그리고, 이틀동안 내내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집과 회사를 오간다.
진수씨에게 따라갈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렇게 해도 될 것인가?
애들만 보면 눈에 밟힌다. 애들만 아니라면 아무 망서림없이 진수씨를 따라가련만…..
그렇다고 진수씨와 헤어지려니 도저히 자신이 없다.
전에야 남편이 자신을 힘들게 해도 그런대로 버텨 나갔지만, 남자의 사랑을 알고 나서..
결혼 후 처음으로 여자로써의 환희를 알고 나서,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기보다 싫다.
그렇게 이틀이 흘러가고 회사에서 오전에 진수씨의 전화가 온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통하지 않고 직접 전화를 했다.
“난데, 지금 나올 수 있어?”
“거기 어딘데요?”
“여기 부산역이야. 다 정리해서 대구에 올라가려고 부산역에 나와 있어.”
“몇 시 차인데요?”
“열 한시 반 차야. 지금이 열시 반이니까 한 시간 정도 남았네.”
“알았어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
최 부장에게 볼일이 있어서 잠시 나갔다가 오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외출을 한다.
부랴부랴 부산역에 도착하니 열 한시가 다 되어간다.
대합실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둘러 보는데, 마침 진수씨가 여행용 트렁크 가방을 들고
내게로 다가온다.
“빨리 왔네? 아직 열차 시간이 이십여분 남았으니까 구내 다방에 가서 차나 한잔하지.”
“그래요..”
같이 역 구내에 있는 다방으로 간다.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시킨다.
진수씨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이야기를 한다.
“당신 마음 흔들림이 없지?”
“…………….”
“왜 대답이 없어?”
“그렇게 할게요..”
“어째 대답이 시원찮은 것 같은데?”
“아니에요..”
“안 그래도 동대구행 열차표를 미리 끊어 놓았어. 내일 당신이 올라올 차표야.”
품에서 열차표를 꺼내 내게 준다.
“내일이에요?”
“그래. 내일 오후 한시 반차야. 어차피 마음을 그렇게 먹었다면 빨리 실행하는 게 좋아.
괜히 시간을 끌어 봤자 마음에 갈등만 생길 거야.
내일 내가 시간에 맞춰 동대구역에 당신을 마중 나갈게.”
“알았어요..”
시간이 돼서 진수씨는 열차를 타고 가버리고, 나는 다시 회사로 돌아온다.
이젠 정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일 미루려고 해도 진수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혹시 내가 내일 올라가지 않는다면 이후에 진수씨가 나에게 연락을 하기 전까지는
진수씨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나에게 다시 진수씨가 연락을 할지도 미지수이고..
퇴근시간까지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계속 허둥댄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서도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계속 안절부절한다.
애들만 자꾸 껴안는다.
애들도 그런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지 작은 애는 계속 내 품만 파고 들고..
밤새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다.
드디어 날이 밝고, 아직도 망서리고 있다.
여느 때처럼 애들을 깨워서 밥을 차려준다.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도 독한 여자인지 웬만해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 결국은 눈물을 흘린다.
애들 모르게 눈물을 훔치고 옷을 갈아 입는다.
일단 회사는 가야겠기에..
아직도 남편은 잠을 자고 있다. 오후 두시에 출근하니..
집을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애들을 불러 한참을 어루만진다.
오늘 내가 집에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른다.
회사에서 오전 업무 중에도 내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어느 듯 점심시간이 되고, 식사를 하지 못한다.
이젠 정말 결정을 해야 한다.
동대구에 가는 열차를 타려면 삼십분 안에 여기서 출발을 해야 하니까..
시간이 코앞에 다가오고, 발작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최 부장에게로 간다.
“저.. 최 부장님.”
“왜요?”
“오늘 일이 있어서 조퇴를 좀 해야겠습니다.”
“그래요? 무슨 일이 있어요?”
“조금 볼일이 있어서요.”
“그럼, 그렇게 해요.”
드디어 회사를 나선다.
그리고, 은행에 가서 통장에 남아 있던 돈을 전부 찾으니 모두 삼십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젠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오로지 동대구로 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려고 한다.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부산역으로 간다.
운명처럼 시간은 흐르고 열차가 플랫포옴에 들어온다.
드디어, 열차가 부산역을 출발한다.
차창으로 지나가는 부산역의 플랫포옴과 그리고 역사의 담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과
역을 벗어나서 보이는 부산 시내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이젠 남편과의 지긋지긋한 생활도 끝이고 나의 사랑스런 애들과도 끝이다.
내 어머님과 동생들.. 그리고 친구인 옥자, 미옥이.. 그리고, 회사의 사장님과 동료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도 끝이다.
오로지 한 사람 진수씨만 있을 뿐이다.
무엇이 나에게 그 모든 것을 버리게 만들었는가?
나를 학대하는 지긋지긋한 내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나를 아내 대접해줬더라면, 나를 조금이라도 사랑하고
따뜻하게 안아줬더라면 이렇게까지 남자의 사랑에 약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가 삼랑진을 지나고 왜관을 지나고 어느 새 동대구역으로 접어든다.
이젠 정말 부산을.. 내 가족을.. 내가 속한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왔구나.
오로지 한 사람만을 바라고…
차가 플랫포옴에 도착하고 열차에서 내린다.
개찰구를 나서니 진수씨가 나를 발견하고 나에게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나를 감싸 안고는 손으로 내 등을 두드린다.
“잘 왔어..”
대답은 못하고 눈물만 내 앞을 가린다.
정말 눈물을 흘릴 줄 몰랐는데 어제, 오늘 계속 눈물만 흘린다.
진수씨가 나의 어깨를 감싸 안고 도로가로 걸어가더니 택시를 잡는다.
한 십오분쯤 갔을까? 진수씨가 택시를 세우더니 지갑에서 돈을 꺼내 택시비를 지불한다.
같이 택시에서 내려 한 골목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오분 쯤 가더니 어떤 아파트 앞에 서서
“여기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아파트야.”
고개를 들어 아파트를 바라보니, 최근에 지었는지 깔끔하고 고급으로 보이는 아파트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어느 동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층으로 올라가더니 한 곳의 아파트 앞에 서서 키를 넣고
아파트 문을 연다.
내가 살던 아파트보다 두 배 정도는 커 보이는 아파트이다.
“32평이야. 전세로 얻었는데 아직 가재도구는 제대로 장만하지 못했어.
내일부터 시간을 내서 같이 장만하도록 하지.”
내부를 둘러보니 방이 세 개에 욕실 겸 화장실이 하나 있고 거실이 제법 크다.
진수씨 말대로 살림살이는 별로 없다.
안방에 붙박이 장이 있고, 거실에는 고급으로 보이는 소파에다가 소파 앞에는
30인치 정도로 보이는 TV가 있고 한쪽에는 신식 냉장고가 보인다.
“자. 이리로 와서 앉지.”
내가 외투를 벗어 거실의 구석에 있는 스탠드식 옷걸이에 걸고 소파로 가서 앉는다.
진수씨가 바로 내 옆에 앉으며 내 어깨를 감싸 앉고 말을 한다.
“이렇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
“당신, 점심식사는 안 했지? 나도 아직 점심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시켜서 같이 먹지?”
진수씨가 전화기를 들고 중국 집에 음식을 시킨다.
그리고, 고량주를 한 병 시킨다.
“여긴 당신 집이야. 당신이 안주인이고.. 여기 대구가 당장은 낮 설지 모르겠지만,
정을 붙이고 살다 보면 괜찮을 거야.”
“저도 이젠 돌아갈 곳이 없어요..”
“그래. 내가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해 줄게.”
잠시 후, 주문했던 음식이 배달되고 같이 점심식사를 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다. 이젠 돌아 갈래도 돌아갈 수가 없다.
하기야 오늘 안에만 돌아가면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돌아간다는 것은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고민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하루가 지난다면 집이나 회사에서 발칵 뒤집힐 것이다.
이젠 될 대로 되라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다.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고 식욕이 돋는다. 조금 많은 듯한 양의 식사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는다.
어제, 오늘 계속 음식을 못 먹었는데..
식사를 다 하고 나서 같이 고량주를 마신다.
고량주는 처음 마셔 보는데, 그 독한 맛에 입에 조금 대다가 만다.
진수씨가 그런 나를 보고 말한다.
“왜 못 마시겠어?”
“아유! 많이 독하네요?”
“원래 고량주는 독한 맛으로 마시는 거야.”
“다시 한번 마셔 볼래요..”
내가 다시 고량주 잔을 들고 마신다.
독한 술을 그대로 다 들이킨다.
목구멍에서 불이 나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 내 심정에 이렇게 독한 술이 약이 될지 모른다.
그렇게 여러 잔을 마신다.
진수씨가 걱정스러운 듯 말한다.
“괜찮겠어?”
“죽기보다 더 하겠어요?”
이젠 많이 취한다.
내가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이젠 내 인생 진수씨가 책임져야 해요?”
“알았어. 걱정하지마! 숙이 너의 인생 내가 다 책임질게.”
“나 이제 진수씨 없으면 죽어요.”
“걱정하지 말래두. 내가 있잖아? 숙이 너의 남편..”
남편이란 말이 새롭게 들린다. 이제 이 남자가 내 남편인가?
진수씨가 자리에서 일어서 욕실에 갔다가 온다.
“내가 욕조에 뜨거운 물을 틀어 놨어. 피곤할 텐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몸이 풀릴 거야”
진수씨가 응접탁자 위에 있던 그릇들을 치우고 나는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간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다.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모든 사람들을 다 잊어버리고, 그냥 이곳에서 새롭게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대충 샤워를 하고 타올을 가슴에 두르고 밖으로 나온다.
진수씨가 내게 다가오더니 나를 꼭 껴안아준다.
“침대에 가서 눈을 좀 붙여. 나도 샤워를 좀 해야겠어.”
“그렇게 할게요.”
안방으로 들어가 알몸으로 침대에 드러눕는다.
술도 많이 취하고 몸은 솜처럼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진수씨가 욕실에서 나와 침대로 온다.
“왜 자지 않아?”
“잠이 오질 않아요..”
진수씨가 침대 시트를 들추고 내 옆에 눕는다.
내가 진수씨에게로 몸을 돌린다.
“나를 좀 꼭 껴안아 줘요.”
진수씨가 나를 껴안으며 말을 한다.
“그래.. 많이 힘들어?”
내가 진수씨의 품안으로 파고 들면서 말을 한다.
“내 곁엔 당신만 있으면 돼요..”
내가 진수씨의 입술을 찾는다.
“키스해줘요..”
약간 메마른 듯한 진수씨의 입술을 한없이 빤다.
그리고, 진수씨의 혀를 찾아 내 입안으로 빨아 들인다.
진수씨가 큼지막한 손으로 내 젖가슴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잡아 당긴다.
“아~ 여보~ 날… 많이.. 사랑해.. 줘요..”
“그래..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해 줄게..”
“여보…날… 버리면… 안.. 돼요..”
“그럴.. 일.. 없을 거야.. 절대로…”
진수씨가 손을 아래로 내려 내 꽃잎을 건드린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아래, 위로 꽃잎을 문지른다.
물이 흘러 나와 질꺽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흥! 사랑 해요~”
손가락 하나가 내 질 속을 파고 든다. 그리고, 내 질벽을 자극한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가 더 들어오는 것 같다.
“아~하~~ 여~보!”
온 몸이 달아 오른다.
내가 손을 내려 진수씨의 물건을 잡는다.
그것은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손으로 감싸 쥐고 주물럭 거리다가 귀두를 문지른다.
“현숙아… 못 참겠어..”
진수씨가 몸을 돌려 내 위로 올라온다.
그리고, 잔뜩 발기한 그것을 내 꽃잎에 대고 문지른다.
“아~흥! 어서.. 넣어.. 줘요..”
내가 엉덩이를 아래, 위로 들썩거린다.
어느 순간 그것이 내 보지 속으로 고개를 들이 민다.
조금이라도 그걸 더 깊게 맞아 들이기 위해 엉덩이를 최대한 위로 들어 올린다.
내 자궁 안에 현식씨의 물건이 가득 찬다.
그리곤 홍두깨로 절구를 찍듯이 박아 댄다.
“하..하..하..학.. 여.. 여보..”
내 호흡이 가빠진다.
“넌.. 모두.. 다.. 내 거야.. 네 보지도.. 젖꼭지도.. 모두…”
“그래요… 모두..다.. 당신.. 거예요.. 아~학! 여~보!”
“당신은.. 너무.. 사랑 스런.. 여자야..”
“당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요.. 하~악!”
머리 속에서 폭죽이 터진다.
“헉!”
진수씨가 박는 것을 멈추고 내 몸을 꼭 끌어 안는다.
잠시 후, 서로 떨어져서 천정을 바라보고 나란히 눕는다.
진수씨가 말을 한다.
“정말 아이를 갖고 싶어?”
“당신 생각은 어때요?”
“난 정관 수술을 했어..”
“그래요?”
“꼭 아이를 가지려면 다시 풀면 돼..”
“한번 생각해 봐요..”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집과 회사를 오간다.
진수씨에게 따라갈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렇게 해도 될 것인가?
애들만 보면 눈에 밟힌다. 애들만 아니라면 아무 망서림없이 진수씨를 따라가련만…..
그렇다고 진수씨와 헤어지려니 도저히 자신이 없다.
전에야 남편이 자신을 힘들게 해도 그런대로 버텨 나갔지만, 남자의 사랑을 알고 나서..
결혼 후 처음으로 여자로써의 환희를 알고 나서,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기보다 싫다.
그렇게 이틀이 흘러가고 회사에서 오전에 진수씨의 전화가 온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통하지 않고 직접 전화를 했다.
“난데, 지금 나올 수 있어?”
“거기 어딘데요?”
“여기 부산역이야. 다 정리해서 대구에 올라가려고 부산역에 나와 있어.”
“몇 시 차인데요?”
“열 한시 반 차야. 지금이 열시 반이니까 한 시간 정도 남았네.”
“알았어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
최 부장에게 볼일이 있어서 잠시 나갔다가 오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외출을 한다.
부랴부랴 부산역에 도착하니 열 한시가 다 되어간다.
대합실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둘러 보는데, 마침 진수씨가 여행용 트렁크 가방을 들고
내게로 다가온다.
“빨리 왔네? 아직 열차 시간이 이십여분 남았으니까 구내 다방에 가서 차나 한잔하지.”
“그래요..”
같이 역 구내에 있는 다방으로 간다.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시킨다.
진수씨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이야기를 한다.
“당신 마음 흔들림이 없지?”
“…………….”
“왜 대답이 없어?”
“그렇게 할게요..”
“어째 대답이 시원찮은 것 같은데?”
“아니에요..”
“안 그래도 동대구행 열차표를 미리 끊어 놓았어. 내일 당신이 올라올 차표야.”
품에서 열차표를 꺼내 내게 준다.
“내일이에요?”
“그래. 내일 오후 한시 반차야. 어차피 마음을 그렇게 먹었다면 빨리 실행하는 게 좋아.
괜히 시간을 끌어 봤자 마음에 갈등만 생길 거야.
내일 내가 시간에 맞춰 동대구역에 당신을 마중 나갈게.”
“알았어요..”
시간이 돼서 진수씨는 열차를 타고 가버리고, 나는 다시 회사로 돌아온다.
이젠 정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일 미루려고 해도 진수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혹시 내가 내일 올라가지 않는다면 이후에 진수씨가 나에게 연락을 하기 전까지는
진수씨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나에게 다시 진수씨가 연락을 할지도 미지수이고..
퇴근시간까지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계속 허둥댄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서도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계속 안절부절한다.
애들만 자꾸 껴안는다.
애들도 그런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지 작은 애는 계속 내 품만 파고 들고..
밤새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다.
드디어 날이 밝고, 아직도 망서리고 있다.
여느 때처럼 애들을 깨워서 밥을 차려준다.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도 독한 여자인지 웬만해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 결국은 눈물을 흘린다.
애들 모르게 눈물을 훔치고 옷을 갈아 입는다.
일단 회사는 가야겠기에..
아직도 남편은 잠을 자고 있다. 오후 두시에 출근하니..
집을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애들을 불러 한참을 어루만진다.
오늘 내가 집에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른다.
회사에서 오전 업무 중에도 내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어느 듯 점심시간이 되고, 식사를 하지 못한다.
이젠 정말 결정을 해야 한다.
동대구에 가는 열차를 타려면 삼십분 안에 여기서 출발을 해야 하니까..
시간이 코앞에 다가오고, 발작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최 부장에게로 간다.
“저.. 최 부장님.”
“왜요?”
“오늘 일이 있어서 조퇴를 좀 해야겠습니다.”
“그래요? 무슨 일이 있어요?”
“조금 볼일이 있어서요.”
“그럼, 그렇게 해요.”
드디어 회사를 나선다.
그리고, 은행에 가서 통장에 남아 있던 돈을 전부 찾으니 모두 삼십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젠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오로지 동대구로 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려고 한다.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부산역으로 간다.
운명처럼 시간은 흐르고 열차가 플랫포옴에 들어온다.
드디어, 열차가 부산역을 출발한다.
차창으로 지나가는 부산역의 플랫포옴과 그리고 역사의 담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과
역을 벗어나서 보이는 부산 시내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이젠 남편과의 지긋지긋한 생활도 끝이고 나의 사랑스런 애들과도 끝이다.
내 어머님과 동생들.. 그리고 친구인 옥자, 미옥이.. 그리고, 회사의 사장님과 동료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도 끝이다.
오로지 한 사람 진수씨만 있을 뿐이다.
무엇이 나에게 그 모든 것을 버리게 만들었는가?
나를 학대하는 지긋지긋한 내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나를 아내 대접해줬더라면, 나를 조금이라도 사랑하고
따뜻하게 안아줬더라면 이렇게까지 남자의 사랑에 약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가 삼랑진을 지나고 왜관을 지나고 어느 새 동대구역으로 접어든다.
이젠 정말 부산을.. 내 가족을.. 내가 속한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왔구나.
오로지 한 사람만을 바라고…
차가 플랫포옴에 도착하고 열차에서 내린다.
개찰구를 나서니 진수씨가 나를 발견하고 나에게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나를 감싸 안고는 손으로 내 등을 두드린다.
“잘 왔어..”
대답은 못하고 눈물만 내 앞을 가린다.
정말 눈물을 흘릴 줄 몰랐는데 어제, 오늘 계속 눈물만 흘린다.
진수씨가 나의 어깨를 감싸 안고 도로가로 걸어가더니 택시를 잡는다.
한 십오분쯤 갔을까? 진수씨가 택시를 세우더니 지갑에서 돈을 꺼내 택시비를 지불한다.
같이 택시에서 내려 한 골목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오분 쯤 가더니 어떤 아파트 앞에 서서
“여기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아파트야.”
고개를 들어 아파트를 바라보니, 최근에 지었는지 깔끔하고 고급으로 보이는 아파트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어느 동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층으로 올라가더니 한 곳의 아파트 앞에 서서 키를 넣고
아파트 문을 연다.
내가 살던 아파트보다 두 배 정도는 커 보이는 아파트이다.
“32평이야. 전세로 얻었는데 아직 가재도구는 제대로 장만하지 못했어.
내일부터 시간을 내서 같이 장만하도록 하지.”
내부를 둘러보니 방이 세 개에 욕실 겸 화장실이 하나 있고 거실이 제법 크다.
진수씨 말대로 살림살이는 별로 없다.
안방에 붙박이 장이 있고, 거실에는 고급으로 보이는 소파에다가 소파 앞에는
30인치 정도로 보이는 TV가 있고 한쪽에는 신식 냉장고가 보인다.
“자. 이리로 와서 앉지.”
내가 외투를 벗어 거실의 구석에 있는 스탠드식 옷걸이에 걸고 소파로 가서 앉는다.
진수씨가 바로 내 옆에 앉으며 내 어깨를 감싸 앉고 말을 한다.
“이렇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
“당신, 점심식사는 안 했지? 나도 아직 점심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시켜서 같이 먹지?”
진수씨가 전화기를 들고 중국 집에 음식을 시킨다.
그리고, 고량주를 한 병 시킨다.
“여긴 당신 집이야. 당신이 안주인이고.. 여기 대구가 당장은 낮 설지 모르겠지만,
정을 붙이고 살다 보면 괜찮을 거야.”
“저도 이젠 돌아갈 곳이 없어요..”
“그래. 내가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해 줄게.”
잠시 후, 주문했던 음식이 배달되고 같이 점심식사를 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다. 이젠 돌아 갈래도 돌아갈 수가 없다.
하기야 오늘 안에만 돌아가면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돌아간다는 것은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고민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하루가 지난다면 집이나 회사에서 발칵 뒤집힐 것이다.
이젠 될 대로 되라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다.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고 식욕이 돋는다. 조금 많은 듯한 양의 식사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는다.
어제, 오늘 계속 음식을 못 먹었는데..
식사를 다 하고 나서 같이 고량주를 마신다.
고량주는 처음 마셔 보는데, 그 독한 맛에 입에 조금 대다가 만다.
진수씨가 그런 나를 보고 말한다.
“왜 못 마시겠어?”
“아유! 많이 독하네요?”
“원래 고량주는 독한 맛으로 마시는 거야.”
“다시 한번 마셔 볼래요..”
내가 다시 고량주 잔을 들고 마신다.
독한 술을 그대로 다 들이킨다.
목구멍에서 불이 나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 내 심정에 이렇게 독한 술이 약이 될지 모른다.
그렇게 여러 잔을 마신다.
진수씨가 걱정스러운 듯 말한다.
“괜찮겠어?”
“죽기보다 더 하겠어요?”
이젠 많이 취한다.
내가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이젠 내 인생 진수씨가 책임져야 해요?”
“알았어. 걱정하지마! 숙이 너의 인생 내가 다 책임질게.”
“나 이제 진수씨 없으면 죽어요.”
“걱정하지 말래두. 내가 있잖아? 숙이 너의 남편..”
남편이란 말이 새롭게 들린다. 이제 이 남자가 내 남편인가?
진수씨가 자리에서 일어서 욕실에 갔다가 온다.
“내가 욕조에 뜨거운 물을 틀어 놨어. 피곤할 텐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몸이 풀릴 거야”
진수씨가 응접탁자 위에 있던 그릇들을 치우고 나는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간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다.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모든 사람들을 다 잊어버리고, 그냥 이곳에서 새롭게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대충 샤워를 하고 타올을 가슴에 두르고 밖으로 나온다.
진수씨가 내게 다가오더니 나를 꼭 껴안아준다.
“침대에 가서 눈을 좀 붙여. 나도 샤워를 좀 해야겠어.”
“그렇게 할게요.”
안방으로 들어가 알몸으로 침대에 드러눕는다.
술도 많이 취하고 몸은 솜처럼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진수씨가 욕실에서 나와 침대로 온다.
“왜 자지 않아?”
“잠이 오질 않아요..”
진수씨가 침대 시트를 들추고 내 옆에 눕는다.
내가 진수씨에게로 몸을 돌린다.
“나를 좀 꼭 껴안아 줘요.”
진수씨가 나를 껴안으며 말을 한다.
“그래.. 많이 힘들어?”
내가 진수씨의 품안으로 파고 들면서 말을 한다.
“내 곁엔 당신만 있으면 돼요..”
내가 진수씨의 입술을 찾는다.
“키스해줘요..”
약간 메마른 듯한 진수씨의 입술을 한없이 빤다.
그리고, 진수씨의 혀를 찾아 내 입안으로 빨아 들인다.
진수씨가 큼지막한 손으로 내 젖가슴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잡아 당긴다.
“아~ 여보~ 날… 많이.. 사랑해.. 줘요..”
“그래..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해 줄게..”
“여보…날… 버리면… 안.. 돼요..”
“그럴.. 일.. 없을 거야.. 절대로…”
진수씨가 손을 아래로 내려 내 꽃잎을 건드린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아래, 위로 꽃잎을 문지른다.
물이 흘러 나와 질꺽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흥! 사랑 해요~”
손가락 하나가 내 질 속을 파고 든다. 그리고, 내 질벽을 자극한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가 더 들어오는 것 같다.
“아~하~~ 여~보!”
온 몸이 달아 오른다.
내가 손을 내려 진수씨의 물건을 잡는다.
그것은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손으로 감싸 쥐고 주물럭 거리다가 귀두를 문지른다.
“현숙아… 못 참겠어..”
진수씨가 몸을 돌려 내 위로 올라온다.
그리고, 잔뜩 발기한 그것을 내 꽃잎에 대고 문지른다.
“아~흥! 어서.. 넣어.. 줘요..”
내가 엉덩이를 아래, 위로 들썩거린다.
어느 순간 그것이 내 보지 속으로 고개를 들이 민다.
조금이라도 그걸 더 깊게 맞아 들이기 위해 엉덩이를 최대한 위로 들어 올린다.
내 자궁 안에 현식씨의 물건이 가득 찬다.
그리곤 홍두깨로 절구를 찍듯이 박아 댄다.
“하..하..하..학.. 여.. 여보..”
내 호흡이 가빠진다.
“넌.. 모두.. 다.. 내 거야.. 네 보지도.. 젖꼭지도.. 모두…”
“그래요… 모두..다.. 당신.. 거예요.. 아~학! 여~보!”
“당신은.. 너무.. 사랑 스런.. 여자야..”
“당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요.. 하~악!”
머리 속에서 폭죽이 터진다.
“헉!”
진수씨가 박는 것을 멈추고 내 몸을 꼭 끌어 안는다.
잠시 후, 서로 떨어져서 천정을 바라보고 나란히 눕는다.
진수씨가 말을 한다.
“정말 아이를 갖고 싶어?”
“당신 생각은 어때요?”
“난 정관 수술을 했어..”
“그래요?”
“꼭 아이를 가지려면 다시 풀면 돼..”
“한번 생각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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