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출근해….."
"네..다녀오세요…."
출근을 하면서 강혁은 전과 달라진 명주를 바라보며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고향을 다녀온지 벌써 일주일이 넘어서고 있었지만 그러나 명주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악화 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다 보니 집안분위기도 어두움과 무거움 그 자체였다.
"도대체 뭘까…?"
출근을 하는 내내 강혁은 아내인 명주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그 정체가 궁금했고 그런일이 있었는 게 고향을 다녀오고 난 뒤였기에 더욱 알 수가 없었다.
"왜 그럴까….?"
"뭐지….?"
"혹,….고향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명주….명주…엄마 이름이 명준데…혹시……….?"
운전을 하던 명주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고 있었고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설마……….?"
"아닐거야….."
"엄마는…..아닐거야…..그럼…"
"많고 많은 사람들중에 명주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데….그럼…"
"지금..내가..무슨생각을 하는 거야…참나……….."
"명주가 엄마면…정연이는…."
"별색각을 다하네…..내가..미쳤나…?"
강혁은 그런 생각에 미친 자신이 오히려 이상한 듯이 그렇게 실없이 한 번 빙긋 웃고 있었다.
"퍽……………."
"헉……….뭐야……….."
순간 강혁은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씨팔……..사고났네….."
너무 골똘히 생각을 하다보니 강혁은 신호대기중이던 앞차를 박아버리고 말았다.
"아..씨팔……좆 같네…아침부터…"
다행이 큰사고는 아닌듯 했지만 강혁은 그래도 사고를 낸 뒤라 기분이 영 아니었다.
차문을 열고서 강혁은 뭔저 사고난 부위를 살펴보고 있었다.
"정신을 어디다 두고 운전을 하는 거예요…지금…."
"죄송합니다…."
강혁은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우……………씨…."
강혁은 단번에 눈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얀색 투피스 정장차림의 말끔한 캐리어 우먼.. 단발머리에 활동적인 그녀의 스타일은 말 그대로 프리티우먼이었다.
"죄송합니다..정말…."
"어디 다치신데는…?"
"뭐….다친곳이야..없지만…"
그녀는 그말에 조금은 목소리가 잦아들고 그런뒤 자신의 차량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옷차림과 잘 어울리는 듯한 하얀색 프린스였다.
"오머…차 범퍼가 깨졌네…"
"이를 어째…"
"지금….정비소로 가시죠…"
"아녜요….저… 시간이 없어요..지금…"
"혹 연락처라도…주세요…"
그녀는 얼른 연락처를 받아들고서 차번호와 주민 번호를 적은 뒤 전화번호를 물어 적고 있었다.
그리고는 하얀색 한장의 명함을 함께 건네고 있었다.
"이거..제 연락처예요…"
"제가…차를 고치고 연락 드릴께요…"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고난 뒤 다시 차에 올라타더니 가던 방향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 삼성화재…. 손은영…"
"설계사구나….."
강혁은 그렇게 사고뒷처리를 잘하는 그녀가 예사롭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설계사임을 알고서는 이유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
명주는 일어나 아이를 안고 미장원으로 들렀다.
"오머..사모님…요즈음 얼굴이 너무 아녜요…?"
"그래…그렇지…."
거울을 바라보며 명주도 자신의 초라해지고 수척해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에 그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우신분이 요즈음은…."
"원장님..정연이도 중요하지만…좀 가꾸시면서 사세요…."
"이리오세요…"
"오늘은 제가…원장님의 머리를 만져드릴께요…"
오랜만에 나온 명주를 바라보던 종업원들은 모두들 그렇게 한마디를 하고 있었고 그들의 권유에 의해 명주는 자리에 앉고 있었다.
"아…………..너무해…..정말…."
명주는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냥…..홀로 살 팔자였는 데….."
"어쩌다..그랬니..명주야…."
명주는 그렇게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아들을 몰라보고 아들의 여자가 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아들의 아이까지 낳아버린 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기구하고 가련해 보이기만 했다.
얼마나 보고파하던 아들이었는데…. 잠시라도 잊지를 못하고 자신의 가슴 한구석에 남아 응어리를 만들었던 피맺힌 아들이었는데….
그 아들을 위해 평생을 살고 그런 아들을 위해 자신이 살아간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데…
어려운 시절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아들.. 잃어버린 아들을 의지하며 살아갔는 데…
그런데 그 아들이 자신의 사내..아니 남편이 되어 나타나있고 그것도 아이까지 낳아버린 이 현실이 도저히 받아 들여지지가 않았다.
그 사실을 다른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명주는 홀로 벙어리 냉가슴을 앓듯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20여년만에 만난 아들을 만났으니 기뻐하고 좋아하고 아니 너무 좋아 춤을 덩실덩실 추어도 시원찮을 상황인데도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요즈음 명주는 강혁을 대하는 게 아니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껄끄러웠다.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기에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무섭고 두렸웠다.
그리고 아들을 남편으로 대하기에는 자신이 사실을 알았기에 그것도 받아들이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그렇게 명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란의 상황에서 정신적인 공황을 겪고 있었다.
"왜…몰라 보았을까…?"
"내아들을….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을…"
"내가…미친년이지…."
"20년이 흘렀지만 자식을 몰라보고….. 자식과 결혼을 하며 자식의 자식을 또 낳다니…"
명주는 그런 자신이 한없이 미웠고 또 한없이 저주스러웠다.
"예…너….어제 온..그 사람 알지…?"
"누구… 아… 저 위에 꽃집을 한다는 그 여자 말야…"
"응…."
"그런데..왜….?"
"글쎄…. 그집 아들 너희들도 알지…?"
"응….고등학생 말이지…곱상하게 생겨 지네 엄마랑 몇 번 왔잖아,…"
"아..그 샌님 같이 생긴 그 학생 말이지…."
"그래..맞어 그학생…."
"그런데..왜…?"
"글쎄…어제저녁에 우리 정환씨랑 영화보러 갔는데 그 모자가 와 있는 거 있지.."
"그게 뭐..어땠어…."
명주는 종업원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에 있는 꽃집모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집은 아버지는 일찍 죽었고 단둘이 사는 데 엄마가 굉장히 세련된 미인이고 마치 꽃과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꽃을 닮은 듯한 여자였다.
"그런데 그 영화가 있지…."
말을 하던 종업원은 순간 멈칫거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 영화가..뭐…?"
"왜 그 있잖니….삼류영화….."
"뭐……삼류영화…야한영화 말야….?"
"응……….."
말하는 정양이 자신이 조금은 창피한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보는 데 그 모자가 둘이 나란히 앉아 보고 있더라구…"
"애이..설마………?"
"아냐..정말이야…"
"얼마나 야한지 보는 나도 얼굴이 화끈거려 죽을 지경인데….도…. 둘은 히히덕거리면서 잘 보던 걸..뭐…."
"정말이야..그말이…"
"그럼..그것만 아냐…. 아들의 손이 엄마의 거기를…."
"그만해…..정양…"
순간 명주는 조잘거리는 정양의 입을 다물게 했다.
"정양이..뭘..잘 못 본거겠지…."
"그래….맞어…네가 잘 못 본걸꺼야…..설마 그럴라구…"
명주는 가게를 나오면서 윗집 꽃가게를 힐끔 바라보았다.
강혹 모자간에 상간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적이 있는 것도 같았고 그리고 일본에서는 자주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았다.
명주는 머리를 흔들어 버렸다.
"설마………아닐거야…."
"그래…..혹 나 같이 모르고 그랬다면은 몰라도….."
"아닐거야..알고서야..어떻게 아들이랑…."
명주는 그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순간적이나마 소름이 돋고 있었다.
"내가…지금…나자신을 합리화 하다니…"
명주는 자신을 스스로 합리화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서는 놀라워 하고 있었다.
알고서야 했겠느냐..모르고 한짓이다….. 그래서………..?
그래서…………?
명주는 그래서라는 질문 앞에서는 다시 머리가 아파오고 있었고 그런 질문들과 자신의 힘든 처지에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 정강혁씨 부탁합니다.."
맑고 낭랑한 음성의 여자였다.
"전데요…누구시죠..?"
"안녕하세요…저..아침에 사고당한 사람입니다.."
"아..네…손은영씨죠….."
"네…맞아요… 기억력이 좋으시네요…호호호…"
"명함에 씌여있길래…."
"차 수리비가 나왔는데…만났으면 해서요…"
"그렇습니까..얼마나…?"
"자동차 보험을 알아보니 현대에 가입을 하셨네요…."
"네…..그런데요…."
강혁은 자신을 뒷조사한 듯한 말투에 약간은 기분이 나빠지고 있었다.
"저기…만나서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데…."
그녀는 수리비를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붙여도 되는 것을 만났으면 한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고 강혁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죠….그럼…"
"이뇬이..틀림업시 보험가입하라고 하는 짓일꺼야..아마…."
"보고..하나 가입하지 뭐….얼굴도 졸라 반반하던디…히히…."
강혁은 약속 시간을 확인하고자 다시 한 번 기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예요…."
" 먼저 나와 계시네요…"
"그럼요…저희 같은 영업맨들은 항상 먼저 나와야죠…"
"차..견적이 얼마나…?"
"우선 차부터 마시고 이야기 하죠…."
"그러시죠..그럼…"
커피를 마시면서 강혁은 통박을 굴리듯 눈알을 굴리면서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고 있었다.
"음…젖통이 졸라게 큰데….씨팔…"
"엉덩이와 다리도….튼실한 것 같구…."
"와..저…허벅지..좀..봐…씨팔..졸라..야하네…."
하얀색 깃이 넓은 남방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젖통은 정말 애마부인 못지않게 불룩 솟아 올라와 있었고 그 젖가슴을 그 하얀색의 남방이 겨우 받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약간은 날씬하고 아담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섹시미란….
여러 남자를 녹이고도 남을 듯한 여자였다.
단말머리를 한 그녀의 얼굴과 인상은 귀엽다는 느낌과 함께 조금은 자신에 차 있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 사람 훑어 보는 데 취미인가 봐요…"
그말을 듣는 순간 강혁은 다시금 얼굴을 붉어지며 쪽팔려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오머..순진하시긴….호호호…"
"자..이거요….."
"이게..뭐죠…?"
"음……….30만원 나왔네요…"
"네…30만원 나왔어요…"
"어떻게 하실래요…보험으로 하실 건가요…?"
"현금으로 처리하죠…뭐.."
"그러실래요…."
강혁은 얼른 지갑에서 돈을 꺼내들고서는 그녀에게 돈을 주었고 그녀는 보는 앞에서 돈을 세어보고 있었다.
"맞네요…30만원…."
"죄송합니다….아침에 다른생각을 좀 하다가….그만…"
"네…그럴수도 있죠..뭐…."
"거듭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그럼..저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잠시만요…."
일어나려는 강혁은 은영은 제지하고 있었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네…..에……"
강혁은 일어나다 말고 조금은 무안한 듯이 다시 자리에 엉거주춤 앉고 있었다.
"이것도 인연인데…..조금만 더 있다가 가요…"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면서 강혁은 드디어 보험을 권유하겠구나 싶은 생각에 그녀의 표정을 잘 살피고 있었다.
"저….보험만기가… 다음달이던데…?"
"벌써요…?"
강혁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렇게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네….."
"그런데..강혁씨 이름으로 된 차들이 많든데…?"
"네..제가 사업을 좀 하거든요…."
"그래요…젊은 나이에 성공하셨네요…."
"성공은 무슨….아닙니다…"
"보험..저희 회사에 가입하시죠..제가 잘해 드릴께요…"
"삼성화재는 보험료가 다른곳보다는 비싸던데…?"
"아녜요..그건….."
그녀는 그말에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강변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강혁은 열심히 살고있는 듯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대신…저희사는 서비스가 좋아요…"
한참을 설명듣던 강혁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조금만 생각을 할 시간을 주세요…"
"사실…현대에는 아는 사람의 권유로 가입을 한 것이라서…."
그말에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는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제가 자주 연락 드려도 되죠…?"
"그러세요…."
강혁은 그렇게 인사만을 주고받고는 그 장소를 빠져 나왔다.
"나…출근해….."
"네..다녀오세요…."
출근을 하면서 강혁은 전과 달라진 명주를 바라보며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고향을 다녀온지 벌써 일주일이 넘어서고 있었지만 그러나 명주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악화 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다 보니 집안분위기도 어두움과 무거움 그 자체였다.
"도대체 뭘까…?"
출근을 하는 내내 강혁은 아내인 명주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그 정체가 궁금했고 그런일이 있었는 게 고향을 다녀오고 난 뒤였기에 더욱 알 수가 없었다.
"왜 그럴까….?"
"뭐지….?"
"혹,….고향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명주….명주…엄마 이름이 명준데…혹시……….?"
운전을 하던 명주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고 있었고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설마……….?"
"아닐거야….."
"엄마는…..아닐거야…..그럼…"
"많고 많은 사람들중에 명주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데….그럼…"
"지금..내가..무슨생각을 하는 거야…참나……….."
"명주가 엄마면…정연이는…."
"별색각을 다하네…..내가..미쳤나…?"
강혁은 그런 생각에 미친 자신이 오히려 이상한 듯이 그렇게 실없이 한 번 빙긋 웃고 있었다.
"퍽……………."
"헉……….뭐야……….."
순간 강혁은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씨팔……..사고났네….."
너무 골똘히 생각을 하다보니 강혁은 신호대기중이던 앞차를 박아버리고 말았다.
"아..씨팔……좆 같네…아침부터…"
다행이 큰사고는 아닌듯 했지만 강혁은 그래도 사고를 낸 뒤라 기분이 영 아니었다.
차문을 열고서 강혁은 뭔저 사고난 부위를 살펴보고 있었다.
"정신을 어디다 두고 운전을 하는 거예요…지금…."
"죄송합니다…."
강혁은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우……………씨…."
강혁은 단번에 눈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얀색 투피스 정장차림의 말끔한 캐리어 우먼.. 단발머리에 활동적인 그녀의 스타일은 말 그대로 프리티우먼이었다.
"죄송합니다..정말…."
"어디 다치신데는…?"
"뭐….다친곳이야..없지만…"
그녀는 그말에 조금은 목소리가 잦아들고 그런뒤 자신의 차량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옷차림과 잘 어울리는 듯한 하얀색 프린스였다.
"오머…차 범퍼가 깨졌네…"
"이를 어째…"
"지금….정비소로 가시죠…"
"아녜요….저… 시간이 없어요..지금…"
"혹 연락처라도…주세요…"
그녀는 얼른 연락처를 받아들고서 차번호와 주민 번호를 적은 뒤 전화번호를 물어 적고 있었다.
그리고는 하얀색 한장의 명함을 함께 건네고 있었다.
"이거..제 연락처예요…"
"제가…차를 고치고 연락 드릴께요…"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고난 뒤 다시 차에 올라타더니 가던 방향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 삼성화재…. 손은영…"
"설계사구나….."
강혁은 그렇게 사고뒷처리를 잘하는 그녀가 예사롭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설계사임을 알고서는 이유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
명주는 일어나 아이를 안고 미장원으로 들렀다.
"오머..사모님…요즈음 얼굴이 너무 아녜요…?"
"그래…그렇지…."
거울을 바라보며 명주도 자신의 초라해지고 수척해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에 그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우신분이 요즈음은…."
"원장님..정연이도 중요하지만…좀 가꾸시면서 사세요…."
"이리오세요…"
"오늘은 제가…원장님의 머리를 만져드릴께요…"
오랜만에 나온 명주를 바라보던 종업원들은 모두들 그렇게 한마디를 하고 있었고 그들의 권유에 의해 명주는 자리에 앉고 있었다.
"아…………..너무해…..정말…."
명주는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냥…..홀로 살 팔자였는 데….."
"어쩌다..그랬니..명주야…."
명주는 그렇게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아들을 몰라보고 아들의 여자가 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아들의 아이까지 낳아버린 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기구하고 가련해 보이기만 했다.
얼마나 보고파하던 아들이었는데…. 잠시라도 잊지를 못하고 자신의 가슴 한구석에 남아 응어리를 만들었던 피맺힌 아들이었는데….
그 아들을 위해 평생을 살고 그런 아들을 위해 자신이 살아간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데…
어려운 시절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아들.. 잃어버린 아들을 의지하며 살아갔는 데…
그런데 그 아들이 자신의 사내..아니 남편이 되어 나타나있고 그것도 아이까지 낳아버린 이 현실이 도저히 받아 들여지지가 않았다.
그 사실을 다른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명주는 홀로 벙어리 냉가슴을 앓듯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20여년만에 만난 아들을 만났으니 기뻐하고 좋아하고 아니 너무 좋아 춤을 덩실덩실 추어도 시원찮을 상황인데도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요즈음 명주는 강혁을 대하는 게 아니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껄끄러웠다.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기에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무섭고 두렸웠다.
그리고 아들을 남편으로 대하기에는 자신이 사실을 알았기에 그것도 받아들이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그렇게 명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란의 상황에서 정신적인 공황을 겪고 있었다.
"왜…몰라 보았을까…?"
"내아들을….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을…"
"내가…미친년이지…."
"20년이 흘렀지만 자식을 몰라보고….. 자식과 결혼을 하며 자식의 자식을 또 낳다니…"
명주는 그런 자신이 한없이 미웠고 또 한없이 저주스러웠다.
"예…너….어제 온..그 사람 알지…?"
"누구… 아… 저 위에 꽃집을 한다는 그 여자 말야…"
"응…."
"그런데..왜….?"
"글쎄…. 그집 아들 너희들도 알지…?"
"응….고등학생 말이지…곱상하게 생겨 지네 엄마랑 몇 번 왔잖아,…"
"아..그 샌님 같이 생긴 그 학생 말이지…."
"그래..맞어 그학생…."
"그런데..왜…?"
"글쎄…어제저녁에 우리 정환씨랑 영화보러 갔는데 그 모자가 와 있는 거 있지.."
"그게 뭐..어땠어…."
명주는 종업원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에 있는 꽃집모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집은 아버지는 일찍 죽었고 단둘이 사는 데 엄마가 굉장히 세련된 미인이고 마치 꽃과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꽃을 닮은 듯한 여자였다.
"그런데 그 영화가 있지…."
말을 하던 종업원은 순간 멈칫거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 영화가..뭐…?"
"왜 그 있잖니….삼류영화….."
"뭐……삼류영화…야한영화 말야….?"
"응……….."
말하는 정양이 자신이 조금은 창피한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보는 데 그 모자가 둘이 나란히 앉아 보고 있더라구…"
"애이..설마………?"
"아냐..정말이야…"
"얼마나 야한지 보는 나도 얼굴이 화끈거려 죽을 지경인데….도…. 둘은 히히덕거리면서 잘 보던 걸..뭐…."
"정말이야..그말이…"
"그럼..그것만 아냐…. 아들의 손이 엄마의 거기를…."
"그만해…..정양…"
순간 명주는 조잘거리는 정양의 입을 다물게 했다.
"정양이..뭘..잘 못 본거겠지…."
"그래….맞어…네가 잘 못 본걸꺼야…..설마 그럴라구…"
명주는 가게를 나오면서 윗집 꽃가게를 힐끔 바라보았다.
강혹 모자간에 상간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적이 있는 것도 같았고 그리고 일본에서는 자주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았다.
명주는 머리를 흔들어 버렸다.
"설마………아닐거야…."
"그래…..혹 나 같이 모르고 그랬다면은 몰라도….."
"아닐거야..알고서야..어떻게 아들이랑…."
명주는 그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순간적이나마 소름이 돋고 있었다.
"내가…지금…나자신을 합리화 하다니…"
명주는 자신을 스스로 합리화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서는 놀라워 하고 있었다.
알고서야 했겠느냐..모르고 한짓이다….. 그래서………..?
그래서…………?
명주는 그래서라는 질문 앞에서는 다시 머리가 아파오고 있었고 그런 질문들과 자신의 힘든 처지에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 정강혁씨 부탁합니다.."
맑고 낭랑한 음성의 여자였다.
"전데요…누구시죠..?"
"안녕하세요…저..아침에 사고당한 사람입니다.."
"아..네…손은영씨죠….."
"네…맞아요… 기억력이 좋으시네요…호호호…"
"명함에 씌여있길래…."
"차 수리비가 나왔는데…만났으면 해서요…"
"그렇습니까..얼마나…?"
"자동차 보험을 알아보니 현대에 가입을 하셨네요…."
"네…..그런데요…."
강혁은 자신을 뒷조사한 듯한 말투에 약간은 기분이 나빠지고 있었다.
"저기…만나서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데…."
그녀는 수리비를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붙여도 되는 것을 만났으면 한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고 강혁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죠….그럼…"
"이뇬이..틀림업시 보험가입하라고 하는 짓일꺼야..아마…."
"보고..하나 가입하지 뭐….얼굴도 졸라 반반하던디…히히…."
강혁은 약속 시간을 확인하고자 다시 한 번 기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예요…."
" 먼저 나와 계시네요…"
"그럼요…저희 같은 영업맨들은 항상 먼저 나와야죠…"
"차..견적이 얼마나…?"
"우선 차부터 마시고 이야기 하죠…."
"그러시죠..그럼…"
커피를 마시면서 강혁은 통박을 굴리듯 눈알을 굴리면서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고 있었다.
"음…젖통이 졸라게 큰데….씨팔…"
"엉덩이와 다리도….튼실한 것 같구…."
"와..저…허벅지..좀..봐…씨팔..졸라..야하네…."
하얀색 깃이 넓은 남방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젖통은 정말 애마부인 못지않게 불룩 솟아 올라와 있었고 그 젖가슴을 그 하얀색의 남방이 겨우 받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약간은 날씬하고 아담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섹시미란….
여러 남자를 녹이고도 남을 듯한 여자였다.
단말머리를 한 그녀의 얼굴과 인상은 귀엽다는 느낌과 함께 조금은 자신에 차 있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 사람 훑어 보는 데 취미인가 봐요…"
그말을 듣는 순간 강혁은 다시금 얼굴을 붉어지며 쪽팔려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오머..순진하시긴….호호호…"
"자..이거요….."
"이게..뭐죠…?"
"음……….30만원 나왔네요…"
"네…30만원 나왔어요…"
"어떻게 하실래요…보험으로 하실 건가요…?"
"현금으로 처리하죠…뭐.."
"그러실래요…."
강혁은 얼른 지갑에서 돈을 꺼내들고서는 그녀에게 돈을 주었고 그녀는 보는 앞에서 돈을 세어보고 있었다.
"맞네요…30만원…."
"죄송합니다….아침에 다른생각을 좀 하다가….그만…"
"네…그럴수도 있죠..뭐…."
"거듭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그럼..저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잠시만요…."
일어나려는 강혁은 은영은 제지하고 있었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네…..에……"
강혁은 일어나다 말고 조금은 무안한 듯이 다시 자리에 엉거주춤 앉고 있었다.
"이것도 인연인데…..조금만 더 있다가 가요…"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면서 강혁은 드디어 보험을 권유하겠구나 싶은 생각에 그녀의 표정을 잘 살피고 있었다.
"저….보험만기가… 다음달이던데…?"
"벌써요…?"
강혁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렇게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네….."
"그런데..강혁씨 이름으로 된 차들이 많든데…?"
"네..제가 사업을 좀 하거든요…."
"그래요…젊은 나이에 성공하셨네요…."
"성공은 무슨….아닙니다…"
"보험..저희 회사에 가입하시죠..제가 잘해 드릴께요…"
"삼성화재는 보험료가 다른곳보다는 비싸던데…?"
"아녜요..그건….."
그녀는 그말에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강변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강혁은 열심히 살고있는 듯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대신…저희사는 서비스가 좋아요…"
한참을 설명듣던 강혁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조금만 생각을 할 시간을 주세요…"
"사실…현대에는 아는 사람의 권유로 가입을 한 것이라서…."
그말에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는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제가 자주 연락 드려도 되죠…?"
"그러세요…."
강혁은 그렇게 인사만을 주고받고는 그 장소를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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