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상추좀 더주세요."
"여기 소주 두병이요."
아..주말 저녁..
진짜 바쁜 주말 저녁이다.
난 제대한 이후 바로 복학을 하면서 이제 이 지긋지긋한
돼지 갈비집 서빙에서 해방되는 지 알았다.
하지만, 왠걸 대학에 복학해서도 주말마다...아니 평일에도
수업끝나자마자 달려와서 엄마일을 도와야했고
주말은 아예 가게를 위해 바쳤다.
난 내 일과가 없는 것이 챙피해서 대학 친구들에게는
그냥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지만,
중학교때 갑자기 아버지가 간경화로 돌아가셨을때부터
남모를 책임감이 있었다.
"은수야...이젠 니가 가장이다...엄마를 잘 챙겨둬라."
가끔 술도 드시고, 담배도 하루 한갑정도 피우셨던 아버지지만
절대로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시는 분이 아니었다.
젊은 나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히려 아버지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틈틈히 운동도 하셨다.
하지만 어머니와 나를 부양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함께 있어서
아버지의 식당은 좀처럼 쉬는 날이 없었고,
나는 그 과로의 여파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고 생각한다.
홀어머니.
아..우리 어머니...곱디 고운 우리 어머니.
엄마는 스물한살에 나를 낳았다.
열살차이 나는 아버지와 결혼하고, 그러니까..30대 후반정도에 엄마는 과부가 되셨다.
주변에서는 당연히 가게를 정리하라고 했고,
엄마도 처음부터 가게를 이렇게 끌고 나갈 생각은 없었던것 같다.
그런데 엄마가 적적하던 차에
엄마의 유일한 동생인 윤경이 이모가
이모부가 사업이 망했다며 우리집에 얹혀살게 됐고
마땅히 할일이 없던 이모부가 우리 식당에서 일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활기가 있었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됐을 무렵엔
이모부가 주방을 관리하면서 오히려 손님이 늘면서
가게를 확장하게 됐고 사촌동생인 수연이와 나연이도 제법 크면서
윤경이모도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의 가게는
주방직원 관리와, 숯불 피우는 것은 이모부가
계산은 엄마가
홀서빙은 이모와 내가 맡아서 하게됐고
중고등학생인 이모의 두딸, 수연이와 나연이도
아주 바쁠때는 일손을 거들기도 한다.
"네..갑니다...소주랑 돼지갈비 시키셨죠?"
아버지가 살아계실때는 공부하라고 식당일을 한번도 한적이 없지만,
중학교때부터 하기시작한 서빙일이다.
아직 내가 스무살겨우 넘어간 어린나이지만, 진상피는 손님도 수백번 봐왔고,
이젠 고깃집일이라면 아주 넌더리가 난다.
지금이야 산적같이 생긴 이모부가 홀과 주방을 들락거리면서
분위기를 잡고
나도 제법 청년티가 나니까 망정이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내가 중학생일때는
아버지 친구라는 작자들이 소주 한두잔 걸친후에
술도 못먹는 엄마를 옆에 앉혀두고.."최사장..최사장.."하면서
엄마의 허벅지를 쓰다듬곤 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왜이래요...은수도 있는데 참..."하면서
자리를 힘들게 피하곤 했다.
그러다가 이모부와 일을 같이 하게됐고
나도 이모부가 있었기에 내가 군대간동안 엄마가
가게를 계속한다는 것을 그렇게 말리진 않았었다.
식당에서 서빙을 해본사람은 안다.
자기들이 무슨 특권이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은혜라도 배푼다고 생각하지만,
식당에선 사실 단골이니, 단체손님이니
그저 시끄럽고 드럽고, 서비스나 줄창 요구하는
진상손님인 경우가 많다.
으휴...주말에 단체 두세팀만 와도...돈이 뭔지..
그날도 그랬다. 주말이었다.
"아..오늘도 수고했어 아들.."
새벽 두시가 좀 넘었다.
사실 손님을 더 받으려면 할수도 있었지만
엄마도 좀 지쳤는지..마감을 했다.
잽싸게 이모와 홀을 치우고
석쇠는 따로 쌓아두면 수거업체가 설겆이를 대신하기 위해 수거를 한다.
으휴..석쇠 설겆이에 바친 내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정말 편해진거다.
엄마와 이모부, 이모와 나
넷은 언제나 처럼 열심히..그리고 즐겁게 일을 끝냈다.
그런데 왠지 윤경이모가 안색이 안좋다.
평소같으면 일 끝내고 나면 안주거리도 좀 만들고
넷이 모여서 소주 한두잔 하기도 하는데
"아..나 감기 걸린거 같어..일찍 들어가야겠네.."
하면서 이모가 코를 훌쩍거리자..엄마가 말한다.
"야..그래도 밤인데 혼자 가지 말고..은수 니가 좀 바래다 줘라.."
하면서..이모부를 바라보는 엄마.
"아니 이모 바래다주는걸 나한테 시키면서 왜 이모부 눈치를 본데?"
난 그렇게만 생각했다.
엄마와 이모부가 잠시 눈을 마주친다.
"여보 마무리 다 한거 아니야? 좀 기다렸다가 같이 가자.."하면서
이모는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아냐..오늘 월말이라서..고기 재고량도 좀 봐야되는데.."
저녁내내 말이 없던 이모부가 조용히 말을 한다.
"그래?나는 월말이라서...회계좀 마춰봐야해..홀 정리는 다 끝났으니까
은수 니가 이모 바래다 주고..집에 먼저 가..내일도 예약 손님 많으니까
둘다 좀 쉬고 있어. 나랑 제부도 끝나는 대로 갈께.."
그래..뭐..
엄마야..이모부가 있으니까..
별일 없겠지뭐..
"그럼 나 셔터 안내리고 가요.."
그렇게 이모와 나는 집으로 먼저 향했다.
"여기 소주 두병이요."
아..주말 저녁..
진짜 바쁜 주말 저녁이다.
난 제대한 이후 바로 복학을 하면서 이제 이 지긋지긋한
돼지 갈비집 서빙에서 해방되는 지 알았다.
하지만, 왠걸 대학에 복학해서도 주말마다...아니 평일에도
수업끝나자마자 달려와서 엄마일을 도와야했고
주말은 아예 가게를 위해 바쳤다.
난 내 일과가 없는 것이 챙피해서 대학 친구들에게는
그냥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지만,
중학교때 갑자기 아버지가 간경화로 돌아가셨을때부터
남모를 책임감이 있었다.
"은수야...이젠 니가 가장이다...엄마를 잘 챙겨둬라."
가끔 술도 드시고, 담배도 하루 한갑정도 피우셨던 아버지지만
절대로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시는 분이 아니었다.
젊은 나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히려 아버지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틈틈히 운동도 하셨다.
하지만 어머니와 나를 부양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함께 있어서
아버지의 식당은 좀처럼 쉬는 날이 없었고,
나는 그 과로의 여파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고 생각한다.
홀어머니.
아..우리 어머니...곱디 고운 우리 어머니.
엄마는 스물한살에 나를 낳았다.
열살차이 나는 아버지와 결혼하고, 그러니까..30대 후반정도에 엄마는 과부가 되셨다.
주변에서는 당연히 가게를 정리하라고 했고,
엄마도 처음부터 가게를 이렇게 끌고 나갈 생각은 없었던것 같다.
그런데 엄마가 적적하던 차에
엄마의 유일한 동생인 윤경이 이모가
이모부가 사업이 망했다며 우리집에 얹혀살게 됐고
마땅히 할일이 없던 이모부가 우리 식당에서 일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활기가 있었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됐을 무렵엔
이모부가 주방을 관리하면서 오히려 손님이 늘면서
가게를 확장하게 됐고 사촌동생인 수연이와 나연이도 제법 크면서
윤경이모도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의 가게는
주방직원 관리와, 숯불 피우는 것은 이모부가
계산은 엄마가
홀서빙은 이모와 내가 맡아서 하게됐고
중고등학생인 이모의 두딸, 수연이와 나연이도
아주 바쁠때는 일손을 거들기도 한다.
"네..갑니다...소주랑 돼지갈비 시키셨죠?"
아버지가 살아계실때는 공부하라고 식당일을 한번도 한적이 없지만,
중학교때부터 하기시작한 서빙일이다.
아직 내가 스무살겨우 넘어간 어린나이지만, 진상피는 손님도 수백번 봐왔고,
이젠 고깃집일이라면 아주 넌더리가 난다.
지금이야 산적같이 생긴 이모부가 홀과 주방을 들락거리면서
분위기를 잡고
나도 제법 청년티가 나니까 망정이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내가 중학생일때는
아버지 친구라는 작자들이 소주 한두잔 걸친후에
술도 못먹는 엄마를 옆에 앉혀두고.."최사장..최사장.."하면서
엄마의 허벅지를 쓰다듬곤 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왜이래요...은수도 있는데 참..."하면서
자리를 힘들게 피하곤 했다.
그러다가 이모부와 일을 같이 하게됐고
나도 이모부가 있었기에 내가 군대간동안 엄마가
가게를 계속한다는 것을 그렇게 말리진 않았었다.
식당에서 서빙을 해본사람은 안다.
자기들이 무슨 특권이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은혜라도 배푼다고 생각하지만,
식당에선 사실 단골이니, 단체손님이니
그저 시끄럽고 드럽고, 서비스나 줄창 요구하는
진상손님인 경우가 많다.
으휴...주말에 단체 두세팀만 와도...돈이 뭔지..
그날도 그랬다. 주말이었다.
"아..오늘도 수고했어 아들.."
새벽 두시가 좀 넘었다.
사실 손님을 더 받으려면 할수도 있었지만
엄마도 좀 지쳤는지..마감을 했다.
잽싸게 이모와 홀을 치우고
석쇠는 따로 쌓아두면 수거업체가 설겆이를 대신하기 위해 수거를 한다.
으휴..석쇠 설겆이에 바친 내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정말 편해진거다.
엄마와 이모부, 이모와 나
넷은 언제나 처럼 열심히..그리고 즐겁게 일을 끝냈다.
그런데 왠지 윤경이모가 안색이 안좋다.
평소같으면 일 끝내고 나면 안주거리도 좀 만들고
넷이 모여서 소주 한두잔 하기도 하는데
"아..나 감기 걸린거 같어..일찍 들어가야겠네.."
하면서 이모가 코를 훌쩍거리자..엄마가 말한다.
"야..그래도 밤인데 혼자 가지 말고..은수 니가 좀 바래다 줘라.."
하면서..이모부를 바라보는 엄마.
"아니 이모 바래다주는걸 나한테 시키면서 왜 이모부 눈치를 본데?"
난 그렇게만 생각했다.
엄마와 이모부가 잠시 눈을 마주친다.
"여보 마무리 다 한거 아니야? 좀 기다렸다가 같이 가자.."하면서
이모는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아냐..오늘 월말이라서..고기 재고량도 좀 봐야되는데.."
저녁내내 말이 없던 이모부가 조용히 말을 한다.
"그래?나는 월말이라서...회계좀 마춰봐야해..홀 정리는 다 끝났으니까
은수 니가 이모 바래다 주고..집에 먼저 가..내일도 예약 손님 많으니까
둘다 좀 쉬고 있어. 나랑 제부도 끝나는 대로 갈께.."
그래..뭐..
엄마야..이모부가 있으니까..
별일 없겠지뭐..
"그럼 나 셔터 안내리고 가요.."
그렇게 이모와 나는 집으로 먼저 향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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