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주제 넘은 부탁을 했나? 괜히 미안해지네...."
코치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이였을까? 민수는 그 감정을 잊기 위해서인지 지하실로 향한다.
"지금쯤 물이 다 빠졌겠지? 과연 어떻게 되었을래나...."
그르릉. 휙. 휙. 휙.
민수가 지하실에 도착하니 역시 물은 다 빠져있고 펌프가 물 대신 공기를 빨아 들여서 그런지 소리가 요란하다.
"일단 펌프를 끄고...."
우웅. 우웅. 털. 털. 털. 털.
펌프를 끄고 이제 상태를 확인하러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지하실의 처참한 모습이 보인다.
"역시나 개판이 되어 있구나.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게 도대체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저 흙들은 어디서 들어온 거야. 이래서는 오늘 끝내질 못하잖아"
마치 갯벌처럼 변해있는 지하실의 바닥을 보며 민수가 투정을 부리며 어찌할 바 모른다.
"답이 없네. 그냥 마를 때까지 내버려두는 수밖에....일단 펌프나 치우자"
펌프를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관리실로 향하는 민수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오빠! 고마워잉~"
이서연이였다.
그녀의 고맙다는 말로 보아선 아마도 외출금지가 좋게 해결됐나보다.
"성공했나보네? 축하해"
"오빠도 쓸모가 있네? 헤헷.... 그런데 그거 뭐야?"
"펌프야. 어제 비가 많이 왔잖아 그래서 지하실이 물바다로 변했거든"
그녀가 이해했는지 긍정을 한다. 그리고는 민수가 아프다고 한 게 생각이 났는지 펌프를 대신 든다.
"아.... 참, 오빠 아프다면서? 내가 대신 들어줄게"
아픈 민수와 그 고마운 마음에 자신의 능력도 모르고 의욕만 앞섰는지 몇 미터를 가지도 못하고 이내 주저앉아 울상을 짓는다.
"에잉.... 무거워...."
민수가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한다.
"마음만 받을게. 고마워"
평소에 그녀를 대하는 민수의 모습은 한 마리 싸움 닭이였지만 오늘의 민수는 정말 자상하고 다정하다.
민수가 오늘 아파서 이렇게 변했다고 생각하는지 그녀가 말한다. 또한 마치 그동안 모든 갈등의 원인들은 민수 때문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다시 등을 돌려 코트로 돌아간다.
"나는 오빠가 매일 아팠으면 좋겠다."
"....올라나 가자"
관리실로 들어간 민수가 익숙하게 사다리를 펼치고 천장을 뜯고는 2층에 올라간다.
"조심. 조심."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아직도 2층의 위험천만한 바닥은 민수에게 버겁다.
"조심. 조심."
거북이 속도로 조심스럽게 가니 짧은 거리를 한참만에야 도착한다.
"으랏차!"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내려가기 위해 뒤 돌은 민수의 눈에 그제와 다르게 많은 수증기가 올라오는 게 보인다.
"벌써 저녁시간대인가? 샤워 하는 사람이 많은가보네....그러면 민희씨도 이제 오려나?"
민희씨가 곧 올 거라는 생각에 조급해진 민수가 서둘러 뒷정리를 하고는 카운터로 향한다.
"하루 안 봤을 뿐인데 왜 이렇게 보고 싶냐....그런데 민희씨는 나를 어떻게 생각 할까?.... 쳇, 인기도 많은 민희씨니 나같은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 아니야.... 그렇게 대놓고 붙어 다니면서 구애 하는 남자들 보다는 오히려 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 아니지 민수야....정신 차리자. 눈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민희씨의 생각에 민수는 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리고 때마침 문이 열린다.
끼이익.
"후...."
"안녕하세요. 근심이 많으신가 봐요. 한숨 소리가 크네요"
"안녕하세요"
잊을만하면 운동하러 오는 대학생 커플 박현준, 김소정이였다.
"오랜만에 오시네요. 얼굴 까먹겠어요"
"자주 오고 싶은데 요즘 바빠서...."
박현준이 핑계를 대지만 대충 진실을 알 것만 민수의 눈에는 곱게 안 보인다.
"부모 잘 만나서 외제차 끌고 다니는 지잡대 놈이 퍽이나 바쁘겠다"
민수는 고아인 자신과 다르게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나이는 같지만 너무도 다르게 사는 박현준의 모습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공은 공 사는 사 일 뿐인지 그런 속마음과는 다르게 말한다.
"운동은 꾸준히 하셔야죠....바쁘시더라도 꼭 들려서 10분만이라도 하고 가세요"
민수의 말에 그가 자신감이 넘치는 듯 당당히 대답한다.
"저는 기본 운동신경이 있어서 꾸준히 안 해도 괜찮습니다"
그의 말에 뭔가 속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어휴! 저 새끼! 24살 쳐 먹고 군대도 안 갔다 온 놈이! 키만 멀대 같이 크면 뭐하냐? 무슨 옥수수마냥 비실하게 생겨가지고.... 너 군대를 안간 게 아니라 못간 거지? 면제지?"
폭발을 겨우 진정시킨 민수는 더 이상 그와 대화하기가 싫은지 립서비스와 함께 작별의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 거 같더라구요. 아 저기 코트가 비었네요? 이제 퇴근족들 몰려 올텐데...."
그가 민수의 말을 의식했는지 황급히 코트로 가고 그녀의 여자친구 김소정 또한 뒤 따라 간다.
"아우! 진짜 저 년 놈들은 세트로 마음에 안 들어 죽겠네. 남자 놈은 능력도 없는 자식이 자기 부모 돈만 믿고는 항상 건방이나 떨고 여자 년은 좀 이쁘기는 하지만 저 따위 놈하고 사귀는 이유가 뭐겠어! 다 그 잘난 돈 때문이지. 창녀나 다를 바 없네"
싫어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와 연관된 모든 것들이 싫은 게 사람 마음이 아닐까 한다. 불쌍하게도 김소정 그녀는 민수에게 한 번도 잘못한 적이 없지만 항상 민수에게 욕을 먹는다.
"후.... 그래도 예쁘네.... 부럽다....쳇"
그래도 예쁜 건 예쁜 거고 부러운 건 부러운 것이다. 부자가 싫다고 자신이 부자가 되기 싫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커플이 들어가고 바통을 터치하는지 곧 이서연이 걸어온다.
"헉. 헉. 오빠 나 죽을 거 같아"
격렬히 운동을 했는지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투정을 부린다.
"김소정 네가 아무리 예뻐봤자 이서연보다 못하다. 쳇"
투정을 부리는 그녀를 보며 좀 전의 부러움을 해소한 민수는 마음을 풀고는 다정하게 말한다.
"왜?"
그녀가 왜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지 이유는 알지만 굳이 모르는 척 묻는 민수였다.
"테니스장....헉.헉. 오는 시간 빼고는 외출금지잖아....헉.헉. 조금이라도 자유를 만끽하려고 너무 오래 쳤더니....헉.헉"
"너무 걱정하지 마. 엄마도 조만간에 기분이 풀...."
끼이익.
민수는 말을 마치지 못하고 멍하니 문을 쳐다본다. 정민희가 들어온 것이다.
"안녕하세요"
역시 좋아하는 감정과 사랑하는 감정은 다른 것일까? 좋아하는 것보다는 사랑이 우선이고 본능인가보다. 하지만 그녀가 민수의 인사에도 답을 안 한다. 왠지 오전의 김 아줌마처럼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민수가 용기를 내서 다시 한 번 인사를 하니 그제서야 민수를 쳐다보며 인사를 한다. 그러나 이제는 민수가 의도적으로 그녀를 피한다. 설레임의 감정으로....그리고 곧 그녀가 탈의실로 들어간다.
"그저께 일이 그렇게 부끄러웠나?"
그 모습을 목격한 이서연이 민수에게 쏘아댄다.
"역시 남자들이란...."
그녀의 말에 민수가 모르겠다는 듯이 되묻는다.
"뭐가?"
"그걸 몰라서 묻는 거야?"
그녀가 황당하다는 듯이 말을 한다. 하지만 민수 또한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다시 되묻는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결국 폭발한 그녀가 직접적으로 말을 한다.
"이 테니스장에는 남자들의 로망이 한 분 계시지! 정민희!"
이미 잡아떼기로 생각한 이상 그런 말에 긍정 할 민수가 아니다.
"정민희가 남자들의 로망? 참나 어이가 없어서.... 네가 더 낫다"
발 연기만 하던 민수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명품 연기를 보여 준다. 그리고 역시 명품 연기의 효과일까? 그녀가 혹 한다.
"정말?"
"그럼! 눈도 네가 더 크고, 코도 네가 더 오똑하고, 머릿결도 네가 더 좋고, 입술도 네가 더 도톰하고...."
누가 봐도 코가 더 오똑한 거 빼고는 모든 면에서 정민희에게 밀린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아직 남자 경험이 별로 없는지 이런 저급한 민수의 립서비스에 홀랑 넘어간다.
"얼굴만?"
관객이 연기에 홀랑 빠져들면 연기를 하는 배우도 신이 나는 법이다. 신이 난 민수는 그만 그녀의 말에 수위를 높여서 말한다.
"설마 얼굴만이겠어? 가슴도 네가 더 크고, 엉덩이도 네가 더 크고, 다리도 네가 더 얇고, 허리도 네가 더 가늘고...."
아마 이서연이 원했던 대답은 성격도 더 좋다는 게 아니였을까? 민수의 말에 정색하며 말하는 것을 보니 그런 것 같다.
"아씨.... 변태 오빠랑 안 놀아. 나 갈래!"
그녀가 문을 박차며 나가고 이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민수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하지만 엎친데 덮친 격 일까? 정민희로 추정되는 발소리가 여자 탈의실쪽에서 들려오고 있다.
"민희씨가 대화를 들었을까? 들었으면 어떻게 하지"
다행히 못 들었나보다. 들어 올 때와 같은 표정으로 민수를 지나쳐 코트로 향한다.
"휴...."
밥숟갈만 들 힘이 있다면 남자는 야한 생각을 한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좀 전의 일을 겪었건만 어느새 이서연에 대한 기억은 지우고 정민희에게 집중한다.
"지금 노팬티에 속바지만 입었겠지?"
그녀가 테니스장 구석에 가서는 혼자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들이 서로 앞 다퉈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거의 반강제로 코트로 끌고 간다.
"저 자식들이...."
어짜피 테니스를 치러 와서 그런지 그녀는 마지못해 라켓을 들고 자세를 취하지만 그래도 몸을 덜 푼 게 아쉬운지 짬짬히 몸을 푼다.
"어쩜 이렇게 몸을 푸는 것조차 사랑스러울까"
드디어 게임이 시작된다.
그녀를 자신있게 끌고 간만큼 실력도 출중한가 보다. 빠른 공들이 서로에게 오고 간다.
"나도 테니스를 배울 걸 그랬나...."
요즘 들어 테니스를 안 배운 걸 자주 후회하는 민수다.
"에이....어설프게 칠 바에야 안치고 말지. 어느 세월에 저렇게 쳐"
순간 정민희의 왼발이 미끄러진다. 아무래도 실력이 출중한 남자들 사이에서 끼긴 무리였나보다.
"어떡해!"
그녀가 넘어지지 않으려 몸을 낮추고 오른 발로 버티려고 하지만 이내 과도한 힘을 이기지 못했는지 오른발마저 풀리고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우스꽝스럽게 넘어진다.
"헉!"
신이 민수에게 준 선물인지 하필이면 민수가 볼 때, 민수의 정면에서 엉덩방아를 찧었을까? 덕분의 그녀의 둔부가 훤히 보인다.
"역시 노팬티 맞구나"
팬티를 입지 않고 속바지만 입고 격렬한 운동을 해서 그런지 아주 확연하게 도끼자국이 보인다.
흰색 테니스복과 매치한 듯 새하얀 속바지의 중심부가 일자로 깊게 들어간 모습이 자극적이다.
"아.... 저런 곳에 내 자지가 들어 갈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녀가 넘어지니 마치 사람이 죽은양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접근한다.
"안 돼! 이 변태새끼들아! 치마 속이 그렇게 보고 싶어?"
정말 치마 속을 보기 위해 접근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민수가 지레 짐작을 한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향해 접근을 하니 그녀도 이제 아픔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고통을 참으며 억지로 일어나는 모습이 역력하다.
"휴.... 민희씨 잘했어"
다행히 그녀의 빠른 대처로 민수를 제외한 다른 남자들에게는 각도를 내주지 않은 듯하다.
그때 문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웅성. 웅성. 웅성. 웅성.
이제 퇴근족들이 대거 몰려오려나 보다.
"에잇! 더 보기는 틀렸나...."
카운터에서 코트장이 잘 보이는 만큼 코트장에서도 카운터가 잘 보이는 법이다. 너무 시선이 많다면 민수에게는 부담이 된다.
"폐장하고 민희씨 사물함이나 열어 봐야겠다. 혹시 또 옷을 놓고 갔을지도 모르니"
"내가 주제 넘은 부탁을 했나? 괜히 미안해지네...."
코치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이였을까? 민수는 그 감정을 잊기 위해서인지 지하실로 향한다.
"지금쯤 물이 다 빠졌겠지? 과연 어떻게 되었을래나...."
그르릉. 휙. 휙. 휙.
민수가 지하실에 도착하니 역시 물은 다 빠져있고 펌프가 물 대신 공기를 빨아 들여서 그런지 소리가 요란하다.
"일단 펌프를 끄고...."
우웅. 우웅. 털. 털. 털. 털.
펌프를 끄고 이제 상태를 확인하러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지하실의 처참한 모습이 보인다.
"역시나 개판이 되어 있구나.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게 도대체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저 흙들은 어디서 들어온 거야. 이래서는 오늘 끝내질 못하잖아"
마치 갯벌처럼 변해있는 지하실의 바닥을 보며 민수가 투정을 부리며 어찌할 바 모른다.
"답이 없네. 그냥 마를 때까지 내버려두는 수밖에....일단 펌프나 치우자"
펌프를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관리실로 향하는 민수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오빠! 고마워잉~"
이서연이였다.
그녀의 고맙다는 말로 보아선 아마도 외출금지가 좋게 해결됐나보다.
"성공했나보네? 축하해"
"오빠도 쓸모가 있네? 헤헷.... 그런데 그거 뭐야?"
"펌프야. 어제 비가 많이 왔잖아 그래서 지하실이 물바다로 변했거든"
그녀가 이해했는지 긍정을 한다. 그리고는 민수가 아프다고 한 게 생각이 났는지 펌프를 대신 든다.
"아.... 참, 오빠 아프다면서? 내가 대신 들어줄게"
아픈 민수와 그 고마운 마음에 자신의 능력도 모르고 의욕만 앞섰는지 몇 미터를 가지도 못하고 이내 주저앉아 울상을 짓는다.
"에잉.... 무거워...."
민수가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한다.
"마음만 받을게. 고마워"
평소에 그녀를 대하는 민수의 모습은 한 마리 싸움 닭이였지만 오늘의 민수는 정말 자상하고 다정하다.
민수가 오늘 아파서 이렇게 변했다고 생각하는지 그녀가 말한다. 또한 마치 그동안 모든 갈등의 원인들은 민수 때문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다시 등을 돌려 코트로 돌아간다.
"나는 오빠가 매일 아팠으면 좋겠다."
"....올라나 가자"
관리실로 들어간 민수가 익숙하게 사다리를 펼치고 천장을 뜯고는 2층에 올라간다.
"조심. 조심."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아직도 2층의 위험천만한 바닥은 민수에게 버겁다.
"조심. 조심."
거북이 속도로 조심스럽게 가니 짧은 거리를 한참만에야 도착한다.
"으랏차!"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내려가기 위해 뒤 돌은 민수의 눈에 그제와 다르게 많은 수증기가 올라오는 게 보인다.
"벌써 저녁시간대인가? 샤워 하는 사람이 많은가보네....그러면 민희씨도 이제 오려나?"
민희씨가 곧 올 거라는 생각에 조급해진 민수가 서둘러 뒷정리를 하고는 카운터로 향한다.
"하루 안 봤을 뿐인데 왜 이렇게 보고 싶냐....그런데 민희씨는 나를 어떻게 생각 할까?.... 쳇, 인기도 많은 민희씨니 나같은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 아니야.... 그렇게 대놓고 붙어 다니면서 구애 하는 남자들 보다는 오히려 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 아니지 민수야....정신 차리자. 눈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민희씨의 생각에 민수는 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리고 때마침 문이 열린다.
끼이익.
"후...."
"안녕하세요. 근심이 많으신가 봐요. 한숨 소리가 크네요"
"안녕하세요"
잊을만하면 운동하러 오는 대학생 커플 박현준, 김소정이였다.
"오랜만에 오시네요. 얼굴 까먹겠어요"
"자주 오고 싶은데 요즘 바빠서...."
박현준이 핑계를 대지만 대충 진실을 알 것만 민수의 눈에는 곱게 안 보인다.
"부모 잘 만나서 외제차 끌고 다니는 지잡대 놈이 퍽이나 바쁘겠다"
민수는 고아인 자신과 다르게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나이는 같지만 너무도 다르게 사는 박현준의 모습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공은 공 사는 사 일 뿐인지 그런 속마음과는 다르게 말한다.
"운동은 꾸준히 하셔야죠....바쁘시더라도 꼭 들려서 10분만이라도 하고 가세요"
민수의 말에 그가 자신감이 넘치는 듯 당당히 대답한다.
"저는 기본 운동신경이 있어서 꾸준히 안 해도 괜찮습니다"
그의 말에 뭔가 속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어휴! 저 새끼! 24살 쳐 먹고 군대도 안 갔다 온 놈이! 키만 멀대 같이 크면 뭐하냐? 무슨 옥수수마냥 비실하게 생겨가지고.... 너 군대를 안간 게 아니라 못간 거지? 면제지?"
폭발을 겨우 진정시킨 민수는 더 이상 그와 대화하기가 싫은지 립서비스와 함께 작별의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 거 같더라구요. 아 저기 코트가 비었네요? 이제 퇴근족들 몰려 올텐데...."
그가 민수의 말을 의식했는지 황급히 코트로 가고 그녀의 여자친구 김소정 또한 뒤 따라 간다.
"아우! 진짜 저 년 놈들은 세트로 마음에 안 들어 죽겠네. 남자 놈은 능력도 없는 자식이 자기 부모 돈만 믿고는 항상 건방이나 떨고 여자 년은 좀 이쁘기는 하지만 저 따위 놈하고 사귀는 이유가 뭐겠어! 다 그 잘난 돈 때문이지. 창녀나 다를 바 없네"
싫어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와 연관된 모든 것들이 싫은 게 사람 마음이 아닐까 한다. 불쌍하게도 김소정 그녀는 민수에게 한 번도 잘못한 적이 없지만 항상 민수에게 욕을 먹는다.
"후.... 그래도 예쁘네.... 부럽다....쳇"
그래도 예쁜 건 예쁜 거고 부러운 건 부러운 것이다. 부자가 싫다고 자신이 부자가 되기 싫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커플이 들어가고 바통을 터치하는지 곧 이서연이 걸어온다.
"헉. 헉. 오빠 나 죽을 거 같아"
격렬히 운동을 했는지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투정을 부린다.
"김소정 네가 아무리 예뻐봤자 이서연보다 못하다. 쳇"
투정을 부리는 그녀를 보며 좀 전의 부러움을 해소한 민수는 마음을 풀고는 다정하게 말한다.
"왜?"
그녀가 왜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지 이유는 알지만 굳이 모르는 척 묻는 민수였다.
"테니스장....헉.헉. 오는 시간 빼고는 외출금지잖아....헉.헉. 조금이라도 자유를 만끽하려고 너무 오래 쳤더니....헉.헉"
"너무 걱정하지 마. 엄마도 조만간에 기분이 풀...."
끼이익.
민수는 말을 마치지 못하고 멍하니 문을 쳐다본다. 정민희가 들어온 것이다.
"안녕하세요"
역시 좋아하는 감정과 사랑하는 감정은 다른 것일까? 좋아하는 것보다는 사랑이 우선이고 본능인가보다. 하지만 그녀가 민수의 인사에도 답을 안 한다. 왠지 오전의 김 아줌마처럼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민수가 용기를 내서 다시 한 번 인사를 하니 그제서야 민수를 쳐다보며 인사를 한다. 그러나 이제는 민수가 의도적으로 그녀를 피한다. 설레임의 감정으로....그리고 곧 그녀가 탈의실로 들어간다.
"그저께 일이 그렇게 부끄러웠나?"
그 모습을 목격한 이서연이 민수에게 쏘아댄다.
"역시 남자들이란...."
그녀의 말에 민수가 모르겠다는 듯이 되묻는다.
"뭐가?"
"그걸 몰라서 묻는 거야?"
그녀가 황당하다는 듯이 말을 한다. 하지만 민수 또한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다시 되묻는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결국 폭발한 그녀가 직접적으로 말을 한다.
"이 테니스장에는 남자들의 로망이 한 분 계시지! 정민희!"
이미 잡아떼기로 생각한 이상 그런 말에 긍정 할 민수가 아니다.
"정민희가 남자들의 로망? 참나 어이가 없어서.... 네가 더 낫다"
발 연기만 하던 민수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명품 연기를 보여 준다. 그리고 역시 명품 연기의 효과일까? 그녀가 혹 한다.
"정말?"
"그럼! 눈도 네가 더 크고, 코도 네가 더 오똑하고, 머릿결도 네가 더 좋고, 입술도 네가 더 도톰하고...."
누가 봐도 코가 더 오똑한 거 빼고는 모든 면에서 정민희에게 밀린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아직 남자 경험이 별로 없는지 이런 저급한 민수의 립서비스에 홀랑 넘어간다.
"얼굴만?"
관객이 연기에 홀랑 빠져들면 연기를 하는 배우도 신이 나는 법이다. 신이 난 민수는 그만 그녀의 말에 수위를 높여서 말한다.
"설마 얼굴만이겠어? 가슴도 네가 더 크고, 엉덩이도 네가 더 크고, 다리도 네가 더 얇고, 허리도 네가 더 가늘고...."
아마 이서연이 원했던 대답은 성격도 더 좋다는 게 아니였을까? 민수의 말에 정색하며 말하는 것을 보니 그런 것 같다.
"아씨.... 변태 오빠랑 안 놀아. 나 갈래!"
그녀가 문을 박차며 나가고 이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민수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하지만 엎친데 덮친 격 일까? 정민희로 추정되는 발소리가 여자 탈의실쪽에서 들려오고 있다.
"민희씨가 대화를 들었을까? 들었으면 어떻게 하지"
다행히 못 들었나보다. 들어 올 때와 같은 표정으로 민수를 지나쳐 코트로 향한다.
"휴...."
밥숟갈만 들 힘이 있다면 남자는 야한 생각을 한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좀 전의 일을 겪었건만 어느새 이서연에 대한 기억은 지우고 정민희에게 집중한다.
"지금 노팬티에 속바지만 입었겠지?"
그녀가 테니스장 구석에 가서는 혼자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들이 서로 앞 다퉈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거의 반강제로 코트로 끌고 간다.
"저 자식들이...."
어짜피 테니스를 치러 와서 그런지 그녀는 마지못해 라켓을 들고 자세를 취하지만 그래도 몸을 덜 푼 게 아쉬운지 짬짬히 몸을 푼다.
"어쩜 이렇게 몸을 푸는 것조차 사랑스러울까"
드디어 게임이 시작된다.
그녀를 자신있게 끌고 간만큼 실력도 출중한가 보다. 빠른 공들이 서로에게 오고 간다.
"나도 테니스를 배울 걸 그랬나...."
요즘 들어 테니스를 안 배운 걸 자주 후회하는 민수다.
"에이....어설프게 칠 바에야 안치고 말지. 어느 세월에 저렇게 쳐"
순간 정민희의 왼발이 미끄러진다. 아무래도 실력이 출중한 남자들 사이에서 끼긴 무리였나보다.
"어떡해!"
그녀가 넘어지지 않으려 몸을 낮추고 오른 발로 버티려고 하지만 이내 과도한 힘을 이기지 못했는지 오른발마저 풀리고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우스꽝스럽게 넘어진다.
"헉!"
신이 민수에게 준 선물인지 하필이면 민수가 볼 때, 민수의 정면에서 엉덩방아를 찧었을까? 덕분의 그녀의 둔부가 훤히 보인다.
"역시 노팬티 맞구나"
팬티를 입지 않고 속바지만 입고 격렬한 운동을 해서 그런지 아주 확연하게 도끼자국이 보인다.
흰색 테니스복과 매치한 듯 새하얀 속바지의 중심부가 일자로 깊게 들어간 모습이 자극적이다.
"아.... 저런 곳에 내 자지가 들어 갈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녀가 넘어지니 마치 사람이 죽은양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접근한다.
"안 돼! 이 변태새끼들아! 치마 속이 그렇게 보고 싶어?"
정말 치마 속을 보기 위해 접근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민수가 지레 짐작을 한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향해 접근을 하니 그녀도 이제 아픔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고통을 참으며 억지로 일어나는 모습이 역력하다.
"휴.... 민희씨 잘했어"
다행히 그녀의 빠른 대처로 민수를 제외한 다른 남자들에게는 각도를 내주지 않은 듯하다.
그때 문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웅성. 웅성. 웅성. 웅성.
이제 퇴근족들이 대거 몰려오려나 보다.
"에잇! 더 보기는 틀렸나...."
카운터에서 코트장이 잘 보이는 만큼 코트장에서도 카운터가 잘 보이는 법이다. 너무 시선이 많다면 민수에게는 부담이 된다.
"폐장하고 민희씨 사물함이나 열어 봐야겠다. 혹시 또 옷을 놓고 갔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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