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그녀가 아직 탈의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샤워실 내에서 자신의 젖은 몸을 닦는가보다.
"빨리...."
어서 빨리 그녀가 민수의 액이 섞인 화장품을 써주길 바라는가보다.
그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사물함 쪽으로 천천히 걸어온다. 군살이 전혀 없는 몸매라서인지 움직임에도 전혀 살들이 흔들리지 않는다. 풍만한 가슴을 빼고는....
오늘 처음 테니스장에 왔을 때와 반대로 옷을 입기 시작한다. 핑크 빛 골반팬티를 시작으로 흰색 블라우스까지.
"빨리...."
기다림도 잠시 그녀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는 사물함에서 화장품을 꺼낸다.
"어머, 화장 하려고? 지금 11시가 넘었어"
아까 정민희와 샤워실에서 어색하게 대화를 나눈 한 여성이 입 꼬리를 올린 채 말을 한다.
"아니...."
"얘는 무슨...."
말을 끝맺음 하지는 않았지만 그 다음 말이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녀 또한 그 다음 말이 짐작이 되는지 손에 잡았던 비비크림을 다시 바구니로 슬며시 옮겨 놓고는 말한다.
"그냥 스킨하고 로션만 바르려구요"
"치...."
"저년이 자꾸 민희씨한테 왜 그러는 거야"
그녀가 스킨의 뚜껑을 연다.
두근. 두근.
민수의 심장이 급격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범죄를 저지를 때만해도 완벽하다고 느끼고 자신을 하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면 불안감을 느끼고 현장을 찾아가는 범죄자처럼....
"눈치 채면 어쩌나.... 눈치 채면 안 돼.... 닫힌 사물함을 열고 저런 짓을 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그녀가 스킨을 손에 떨어뜨린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이제 그녀의 얼굴에 닿는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더욱 격하게 떨린다.
"얼굴에 바르면 냄새가 느껴질지도 모르는데...."
다행히 냄새가 안 느껴지나 보다 태연스럽게 스킨을 얼굴에 고루 바르고는 로션의 뚜껑을 연다.
"휴.... 다행이다. 아직 남자 경험이 없나? 화장품 냄새에 가려졌나? 이렇게 떨릴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거 였는데"
조금 진정됐다 싶었던 심장이 그녀가 로션을 바르는 모습을 보니 다시 악화되기 시작한다.
"다음부터는 이 따위 짓 하지 말자"
말이 씨가 되 듯 걱정도 씨가 되었을까? 그녀가 뭔가 로션에서 이상 징후를 느낀 듯 로션을 들고는 입구에 가만히 코를 대어본다.
"제기랄!"
그 때 사사건건 그녀에게 태클을 걸던 여성이 정민희에게 말을 건다.
"왜 그러니? 상했어?"
또 입 꼬리가 올라간 채 말을 하는 걸로 보아 악의적인 생략이 느껴진다.
"아니요...."
"휴...."
개똥도 쓸 때가 있다더니 잠시 개똥을 욕한 자신을 반성해본다.
"그럼 내일 보자. 나는 먼저 갈게"
"네...."
밖으로 나서는 그녀의 모습에 정민희 또한 분주하게 나설 준비를 한다.
"이제 나가겠네. 나도 빨리 내려가서 마지막 인사나 하자"
민수가 서둘러 내려와 1층 로비로 오자 마침 탈의실에서 나오는 그녀와 마주친다.
둘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공간에서 야심한 밤에 남녀가 마주치니 어색하고 분위기가 묘하다.
"저....죄송해요. 저 때문에 퇴근 늦게 하셔서...."
그녀가 자신 때문에 퇴근을 못 하는 민수에게 미안했나보다.
"아니에요...."
그녀가 아까 민수의 과도한 액션 때문에 심경에 변화라도 있었음 일까? 전이라면 사과만하고 갈 그녀가 ‘수고 하세요’ 라는 인사말까지 건넨다.
"그럼 내일 뵈요. 수고 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그녀가 작별 인사를 하고 민수를 지나쳐 가니 착각이겠지만 언뜻 밤꽃 냄새가 스친다.
닐리리야. 닐리리야.
어제 심력과 체력을 너무 썼나 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진 민수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에도 도무지 일어나지를 못 한다.
"으으.... 5분만...."
닐리리야. 닐리리야.
계속되는 소리에도 알람을 끄진 않는 걸 보니 일어나려는 의지는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곧 알람은 자동으로 꺼져 버리고 민수는 다시금 깊은 수면에 빠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민수가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난다.
"헉! 몇 시지?"
시계가 5시 30분을 가르키고 있다.
"택시 타고 빨리 가자"
대충 모자를 눌러 쓰고 잘 때 입었던 트레이닝복 상하의를 그대로 걸친 채 밖으로 나선다.
"여기요!"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시작부터 운이 좋은가 보다. 이제 일을 시작하려는지 집에서 가져온 듯한 모닝커피와 담배를 즐기고 있는 택시기사가 보인다.
"옥탑방에 사는 학생 아닌가?"
"안녕하세요, 지금 지각할 거 같은데 가능하죠?"
"그럼! 이웃사촌이 좋다는 게 이런 거지"
사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른다. 현대 도시에서의 생활은 다 그런 게 아닐까? 서로 얼굴만 알 뿐 그 외의 부분은 하나도 모르는....
"감사합니다"
"내가 감사하지 첫 개시부터 이렇게 손님이 알아서 찾아오고 말이야"
택시기사의 말에 민수가 찔끔한다.
"이 시간대에 택시 타면 기본료만 나올 텐데...."
남의 첫 개시를 망치기엔 마음 한 구석이 아프지만 뭐 그건 남의 사정 아니겠는가? 민수는 거침없이 목적지를 말한다.
"실내 테니스장 아시죠? 거기로 빨리 가주세요"
목적지를 들어서 일까? 택시기사의 표정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또한 말도 없어진다.
부르릉.
고요한 새벽의 한적한 도로를 달리니 이 어색한 침묵이 더욱 고통스럽다. 하지만 어색하게끔 만든 원인 때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테니스장 정문에 도착한다.
평소 같으면 동전을 꺼내기 귀찮아서 3천원을 주었을 텐데 미안했는지 민수는 온 주머니를 뒤지며 백 원짜리 동전들을 긁어모은다.
"여기 2400원이요.... 수고 하세요"
부르릉.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찝찝하다.
"쳇. 언제는 이웃사촌이라면서"
잠시 택시기사를 욕한 민수는 시계를 확인한다. 다행히 5시 40분으로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그놈의 코리안타임이 뭔지.... 어라? 역시 이미 와 있구만"
이제야 정문 근처 벤치에 앉아 있는 김 아줌마와 김미애가 보인다.
"못 본척 하자"
그녀들과의 껄끄러움 때문인지 민수가 못 본 척 시선을 돌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김미애가 어제의 그 수줍은 눈빛으로 작게 목례를 한다.
"제기랄. 너무 제대로 눈이 마주쳤네"
이제는 모른 척 하면 나쁜 놈이 되어버리는 상황이다. 할 수 없이 민수 또한 작게 목례를 하고 김 아줌마 또한 알아챘는지 목례를 받는다.
"왜 이렇게 시선이 끈적한 거야"
왠지 그녀들이 자신의 상징만을 쳐다보는 것 같다.
-삐리릭. 경비가 해제 되었습니다. 찰칵-
끈적한 시선에 대한 도피 일까? 문을 열자마자 실내에 불을 키고는 관리실로 황급히 들어간다.
"한 년은 이중인격자고 다른 한 년은 성추행범이고 끼리끼리 논다. 재수 없는 년들...."
지금은 찔리는 게 있으니 참지만 언제라도 건들면 폭발 할 것 같다.
"가만.... 또 내 욕 하는 거 아니야?"
사람의 심리는 뻔한 것 같다. 자신을 욕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또한 직접 들으면 뻔히 화가 날 거면서도, 굳이 직접 듣기를 원한다.
철컥. 철컥. 철컥.
훔쳐보려는 대상이 분노의 대상이라서 그런지 정민희를 훔쳐 볼 때와는 다르게 숙련된 구조대원처럼 순식간에 사다리를 오르고 곧 목표 지점에 도달한다.
"호호호. 민수 걔 어떻게 됐니? 전혀 아닌 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민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나는 너와는 다르거든? 나는 너처럼 무작정 들이대는 스타일이 아니야"
"그러셨어요? 근데 진짜 웃긴 게 뭔 줄 아니? 저렇게 평범하디 평범한 애 하나 가지고 무슨 들이대니 마니 하는 게 웃기 다는 걸?"
"저 년이 또 혈압 오르게 하네"
"너는 얼굴이 밥 먹여주니?"
김 아줌마의 항변에 김미애가 거침없이 대답한다.
"그래 얼굴이 밥 먹여 주지는 않지. 그런데 고작 테니스장 관리 하는 것 가지고는 밥 먹기 힘들겠지"
"내가 더러워서.... 이 년아 안 그래도 다른 직업 알아보는 중이다. 새로운 근무자가 오면 앞으로 너희들은 볼 일 없을 거다"
김미애의 대답에 김 아줌마가 대꾸를 꼭 하고 싶었나 보다. 말은 하지 않지만 계속 김미애를 주시한다.
"어머. 할 말 있으면 하던가, 들어 줄게"
드디어 대꾸할 말이 생각이 났나 보다. 입이 열린다.
"너는 22센티짜리 자지 봤니? 거기에 오른쪽으로 휜 자지! 민수는 꼬실만한 가치가 있는 애야"
기다린만큼 무언가 허를 찌르는 대답을 기대했는지 김미애가 허탈해 하며 대답을 한다.
"참나.... 또 그 얘기니? 그게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확인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내가 사진 찍어 오라는 거고"
회심의 일격이라 생각하고 말을 했지만 너무도 쉽게 막혔다. 그래서인지 김미애의 대답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묵묵히 옷만 갈아입는다.
"너무 신경 쓰지마. 애초에 기대도 안 했으니깐. 우리가 괜히 20년 친구겠니? 다 이해 해"
어제 그렇게 서로 논쟁을 벌이고도 이렇게 같이 테니스장에 오는 걸 보니 분명 20년 친구는 맞는 것 같아 보이는데.... 참 묘한 친구사이다.
김 아줌마가 옷을 다 갈아입을 때쯤 평소 테니스복을 입고 와 운동 시작 전에는 갈아입을 필요가 없는 김미애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한다.
그녀가 아직 탈의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샤워실 내에서 자신의 젖은 몸을 닦는가보다.
"빨리...."
어서 빨리 그녀가 민수의 액이 섞인 화장품을 써주길 바라는가보다.
그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사물함 쪽으로 천천히 걸어온다. 군살이 전혀 없는 몸매라서인지 움직임에도 전혀 살들이 흔들리지 않는다. 풍만한 가슴을 빼고는....
오늘 처음 테니스장에 왔을 때와 반대로 옷을 입기 시작한다. 핑크 빛 골반팬티를 시작으로 흰색 블라우스까지.
"빨리...."
기다림도 잠시 그녀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는 사물함에서 화장품을 꺼낸다.
"어머, 화장 하려고? 지금 11시가 넘었어"
아까 정민희와 샤워실에서 어색하게 대화를 나눈 한 여성이 입 꼬리를 올린 채 말을 한다.
"아니...."
"얘는 무슨...."
말을 끝맺음 하지는 않았지만 그 다음 말이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녀 또한 그 다음 말이 짐작이 되는지 손에 잡았던 비비크림을 다시 바구니로 슬며시 옮겨 놓고는 말한다.
"그냥 스킨하고 로션만 바르려구요"
"치...."
"저년이 자꾸 민희씨한테 왜 그러는 거야"
그녀가 스킨의 뚜껑을 연다.
두근. 두근.
민수의 심장이 급격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범죄를 저지를 때만해도 완벽하다고 느끼고 자신을 하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면 불안감을 느끼고 현장을 찾아가는 범죄자처럼....
"눈치 채면 어쩌나.... 눈치 채면 안 돼.... 닫힌 사물함을 열고 저런 짓을 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그녀가 스킨을 손에 떨어뜨린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이제 그녀의 얼굴에 닿는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더욱 격하게 떨린다.
"얼굴에 바르면 냄새가 느껴질지도 모르는데...."
다행히 냄새가 안 느껴지나 보다 태연스럽게 스킨을 얼굴에 고루 바르고는 로션의 뚜껑을 연다.
"휴.... 다행이다. 아직 남자 경험이 없나? 화장품 냄새에 가려졌나? 이렇게 떨릴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거 였는데"
조금 진정됐다 싶었던 심장이 그녀가 로션을 바르는 모습을 보니 다시 악화되기 시작한다.
"다음부터는 이 따위 짓 하지 말자"
말이 씨가 되 듯 걱정도 씨가 되었을까? 그녀가 뭔가 로션에서 이상 징후를 느낀 듯 로션을 들고는 입구에 가만히 코를 대어본다.
"제기랄!"
그 때 사사건건 그녀에게 태클을 걸던 여성이 정민희에게 말을 건다.
"왜 그러니? 상했어?"
또 입 꼬리가 올라간 채 말을 하는 걸로 보아 악의적인 생략이 느껴진다.
"아니요...."
"휴...."
개똥도 쓸 때가 있다더니 잠시 개똥을 욕한 자신을 반성해본다.
"그럼 내일 보자. 나는 먼저 갈게"
"네...."
밖으로 나서는 그녀의 모습에 정민희 또한 분주하게 나설 준비를 한다.
"이제 나가겠네. 나도 빨리 내려가서 마지막 인사나 하자"
민수가 서둘러 내려와 1층 로비로 오자 마침 탈의실에서 나오는 그녀와 마주친다.
둘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공간에서 야심한 밤에 남녀가 마주치니 어색하고 분위기가 묘하다.
"저....죄송해요. 저 때문에 퇴근 늦게 하셔서...."
그녀가 자신 때문에 퇴근을 못 하는 민수에게 미안했나보다.
"아니에요...."
그녀가 아까 민수의 과도한 액션 때문에 심경에 변화라도 있었음 일까? 전이라면 사과만하고 갈 그녀가 ‘수고 하세요’ 라는 인사말까지 건넨다.
"그럼 내일 뵈요. 수고 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그녀가 작별 인사를 하고 민수를 지나쳐 가니 착각이겠지만 언뜻 밤꽃 냄새가 스친다.
닐리리야. 닐리리야.
어제 심력과 체력을 너무 썼나 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진 민수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에도 도무지 일어나지를 못 한다.
"으으.... 5분만...."
닐리리야. 닐리리야.
계속되는 소리에도 알람을 끄진 않는 걸 보니 일어나려는 의지는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곧 알람은 자동으로 꺼져 버리고 민수는 다시금 깊은 수면에 빠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민수가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난다.
"헉! 몇 시지?"
시계가 5시 30분을 가르키고 있다.
"택시 타고 빨리 가자"
대충 모자를 눌러 쓰고 잘 때 입었던 트레이닝복 상하의를 그대로 걸친 채 밖으로 나선다.
"여기요!"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시작부터 운이 좋은가 보다. 이제 일을 시작하려는지 집에서 가져온 듯한 모닝커피와 담배를 즐기고 있는 택시기사가 보인다.
"옥탑방에 사는 학생 아닌가?"
"안녕하세요, 지금 지각할 거 같은데 가능하죠?"
"그럼! 이웃사촌이 좋다는 게 이런 거지"
사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른다. 현대 도시에서의 생활은 다 그런 게 아닐까? 서로 얼굴만 알 뿐 그 외의 부분은 하나도 모르는....
"감사합니다"
"내가 감사하지 첫 개시부터 이렇게 손님이 알아서 찾아오고 말이야"
택시기사의 말에 민수가 찔끔한다.
"이 시간대에 택시 타면 기본료만 나올 텐데...."
남의 첫 개시를 망치기엔 마음 한 구석이 아프지만 뭐 그건 남의 사정 아니겠는가? 민수는 거침없이 목적지를 말한다.
"실내 테니스장 아시죠? 거기로 빨리 가주세요"
목적지를 들어서 일까? 택시기사의 표정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또한 말도 없어진다.
부르릉.
고요한 새벽의 한적한 도로를 달리니 이 어색한 침묵이 더욱 고통스럽다. 하지만 어색하게끔 만든 원인 때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테니스장 정문에 도착한다.
평소 같으면 동전을 꺼내기 귀찮아서 3천원을 주었을 텐데 미안했는지 민수는 온 주머니를 뒤지며 백 원짜리 동전들을 긁어모은다.
"여기 2400원이요.... 수고 하세요"
부르릉.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찝찝하다.
"쳇. 언제는 이웃사촌이라면서"
잠시 택시기사를 욕한 민수는 시계를 확인한다. 다행히 5시 40분으로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그놈의 코리안타임이 뭔지.... 어라? 역시 이미 와 있구만"
이제야 정문 근처 벤치에 앉아 있는 김 아줌마와 김미애가 보인다.
"못 본척 하자"
그녀들과의 껄끄러움 때문인지 민수가 못 본 척 시선을 돌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김미애가 어제의 그 수줍은 눈빛으로 작게 목례를 한다.
"제기랄. 너무 제대로 눈이 마주쳤네"
이제는 모른 척 하면 나쁜 놈이 되어버리는 상황이다. 할 수 없이 민수 또한 작게 목례를 하고 김 아줌마 또한 알아챘는지 목례를 받는다.
"왜 이렇게 시선이 끈적한 거야"
왠지 그녀들이 자신의 상징만을 쳐다보는 것 같다.
-삐리릭. 경비가 해제 되었습니다. 찰칵-
끈적한 시선에 대한 도피 일까? 문을 열자마자 실내에 불을 키고는 관리실로 황급히 들어간다.
"한 년은 이중인격자고 다른 한 년은 성추행범이고 끼리끼리 논다. 재수 없는 년들...."
지금은 찔리는 게 있으니 참지만 언제라도 건들면 폭발 할 것 같다.
"가만.... 또 내 욕 하는 거 아니야?"
사람의 심리는 뻔한 것 같다. 자신을 욕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또한 직접 들으면 뻔히 화가 날 거면서도, 굳이 직접 듣기를 원한다.
철컥. 철컥. 철컥.
훔쳐보려는 대상이 분노의 대상이라서 그런지 정민희를 훔쳐 볼 때와는 다르게 숙련된 구조대원처럼 순식간에 사다리를 오르고 곧 목표 지점에 도달한다.
"호호호. 민수 걔 어떻게 됐니? 전혀 아닌 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민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나는 너와는 다르거든? 나는 너처럼 무작정 들이대는 스타일이 아니야"
"그러셨어요? 근데 진짜 웃긴 게 뭔 줄 아니? 저렇게 평범하디 평범한 애 하나 가지고 무슨 들이대니 마니 하는 게 웃기 다는 걸?"
"저 년이 또 혈압 오르게 하네"
"너는 얼굴이 밥 먹여주니?"
김 아줌마의 항변에 김미애가 거침없이 대답한다.
"그래 얼굴이 밥 먹여 주지는 않지. 그런데 고작 테니스장 관리 하는 것 가지고는 밥 먹기 힘들겠지"
"내가 더러워서.... 이 년아 안 그래도 다른 직업 알아보는 중이다. 새로운 근무자가 오면 앞으로 너희들은 볼 일 없을 거다"
김미애의 대답에 김 아줌마가 대꾸를 꼭 하고 싶었나 보다. 말은 하지 않지만 계속 김미애를 주시한다.
"어머. 할 말 있으면 하던가, 들어 줄게"
드디어 대꾸할 말이 생각이 났나 보다. 입이 열린다.
"너는 22센티짜리 자지 봤니? 거기에 오른쪽으로 휜 자지! 민수는 꼬실만한 가치가 있는 애야"
기다린만큼 무언가 허를 찌르는 대답을 기대했는지 김미애가 허탈해 하며 대답을 한다.
"참나.... 또 그 얘기니? 그게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확인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내가 사진 찍어 오라는 거고"
회심의 일격이라 생각하고 말을 했지만 너무도 쉽게 막혔다. 그래서인지 김미애의 대답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묵묵히 옷만 갈아입는다.
"너무 신경 쓰지마. 애초에 기대도 안 했으니깐. 우리가 괜히 20년 친구겠니? 다 이해 해"
어제 그렇게 서로 논쟁을 벌이고도 이렇게 같이 테니스장에 오는 걸 보니 분명 20년 친구는 맞는 것 같아 보이는데.... 참 묘한 친구사이다.
김 아줌마가 옷을 다 갈아입을 때쯤 평소 테니스복을 입고 와 운동 시작 전에는 갈아입을 필요가 없는 김미애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한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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