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이었다.
"오빠, 집에 쌀이없어. 얼른 마트가서 사오자. 응? 얼른~"
회사일로 지쳐 일찍 들어온 나는 근처 마트를 가자는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차를 몰고 함께 집을 나섰다.
우리는 두시간의 지루한 쇼핑 끝에 20kg 쌀 한자루와 반찬거리, 생필품을 한 가득 싣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밤시간이라 지하 주차장은 차들로 빼곡 했다. 운좋게도 주차공간 하나를 발견한 나는 전면 주차를 위해 핸들을 돌리면서 차를 전진 시켰다. 그때
"어머 오빠!"
조수석에 앉아있던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이씨......뭐야."
검은색 그랜져 한대가 내가 주차하려는 공간 건너편으로 이면주차를 하기위해 급히 들어오려다 나와 부딪힐 뻔 한 상황이었다. 그 차는 내가 주차하기위해 확보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시동을 켠 채 잠시 서있었다. 나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오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된 것이다.
"아저씨! 차좀 빼봐요."
장시간의 쇼핑으로 피곤했던 나는 다소 짜증섞인 목소리로 상대방 차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차는 잠시 후진을 하면서 내가 움직이는데 필요한 공간을 내어주는가 싶더니 이내 멈춰섰다. 좁은 공간에서 전진 후진을 반복하면서 주차를 하던 나는 창문이 열려있다는것도 잊은 채 결국 짜증이 폭발하고 말았다.
"아 씨발! 운전도 못하는 새끼가 주차도 못하게 차를 저따위로 세우고 지랄이야!"
"오빠, 그러지마 저쪽에서 들어."
한 마디로 끝날 일이었는데 말리는 아내의 성화에 더 짜증이 치밀어 올라 나도 모르게 더 큰 소리로 성질을 냈다.
"들으면 뭐 어쩌라고! 병신같은게 운전을 할줄 모르면 차를 끌고 나오지나 말던가 씨발."
그저 운전에 미숙한 아줌마려니 하고 별 개념없이 욕을 내뱉으며 상대편 차를 힐끔 쳐다본 순간 나도 모르게 멈칫 하고 말았다.
내 앞에 시동을 켠 채 서있는 그 차의 완전히 내려간 창문안 운전석에서,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의 뒤로 조수석에 앉아있던 나와 비슷한 연배의 30대 남자가 들으라는 듯 한마디를 내질렀다.
"같은 동네에서 배깔고 누워자면서 보자마다 쌍욕을 하는 좃같은 새끼가 다있네. 어디 눈깔 쳐다보고 한번 더 해보지그래?"
"똥차가지고 주차도 못하는 등신새끼가 누구보고 병신이라는거야 씨발."
남자들의 험악함에 우리는 순간 차에서 얼어버렸다.
졸지에 차안에 갇혀버린 우리에게 두명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더니 본넷을 주먹으로 툭툭 치면서 시비를 걸었다.
"욕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지. 마누라 보는데서 쳐 맞기 싫으면."
"안나와? 우리가 열어줄까?"
"오빠...참아..."
순간 욱 하는 마음에 몸에 힘을주던 나의 팔을 잡으며 아내가 조용히...하지만 단호하게 말렸다.
잔뜩 긴장한 상태로 차에서 내린 나는 그 사람들을 최대한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쇼핑한 짐들을 꺼내 들고 주차장을 걸어 나왔다.
"어? 저새끼 사과도 안하고 가네. 한번 맞아야 정신차리나?"
"야. 놔둬. 여기 CCTV 천지다. 이런데서 조져봐야 나중에 골치아파져."
"꼭 좃도아닌 새끼들이 CCTV앞에서 용감한척 하더라. 씨발. 보나마나 좃도 쫄아서 뻔데기만한게."
"그러고보니 저새끼 마누라 치고는 저년은 존나 아깝네."
뒤에서 떠드는 말을 듣다보니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옆에 아내가 있는데다, 정말 저 인간들을 건드리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꾹 참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멀리서 들리는 그놈들의 한마디가 왠지 찜찜했다.
"야 4386 문단속 잘 하고 자라!"
"쾅!"
화풀이로 현관문을 거칠게 닫고서 몰아두었던 화를 한번에 쏟아냈다.
"저런 양아치 개새끼들이 왜 이런동네에 살고 지랄이야!"
"오빠가 먼저 잘못하긴 했지모"
"뭐? 넌 지금 저새끼들 편드는거야?"
"아니, 그게아니라 저사람들은 원래 저렇다고 쳐도 오빠는 왜 평소에 하지도 않던 욕을하고그래. 오빠답지않게."
"난 뭐 힘들고 짜증나면 욕도못해? 내가 성인군자야?"
"아냐, 그만해 내가 괜히 마트에 가자고 했나봐. 다음엔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할께. 미안해. 화풀어 오빠."
아내는 늘 모든 상황을 일차적으로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평소에는 그런 착한 아내가 사랑스럽기 그지없지만 오늘은 어디 화풀이할 곳이 없는 나의 옹졸한 마음이 그녀에게서도 돌아선다.
"넌 왜 모든게 너때문이라고 그래! 아까 그새끼들 너 가지고 하는 말 못들었어? 넌 그런말 듣고 화도 안나?"
"화가 나도 거기서 뭘 어떻게 해. 일단 참아야지. 그런사람들 상대해봐야 우리한테 득될게 뭐가 있다고 오빠는 앞뒤 안보고 무조건 싸우려고해. 그게 남자야? 그래야 남자같아보여?"
평소 큰소리 한번 안내던 서른한살의 아내, 하지만 오늘은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면서 하고싶은 말을 쏟아낸다. 아내의 다른 모습에 난 한걸음 물러섰다.
"알았어. 그만해. 그런놈들 상종을 하질말아야지."
"난 혹시라도 그사람들 다시 만날까 불안하단말야.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언제 부딪힐지도 모르고......"
"뭐 그래봐야 지들이 어쩌겠어. 신경쓰지말고 씻고 잘 준비나 해."
과정이야 어찌됐건 먼저 욕을 한건 나였으니 와이프의 힐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날은 그렇게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까 홧김에 문을 닫을때, 현관문이 자물쇠에서 튕겨나와 어그러지는 바람에 문이 제대로 잠겨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헙!"
누군가 억센 손으로 잠자던 나의 입을 막았다.
아내와 다소 서먹한 상황에서, 소파에 누워 보던 TV에서는 심야의 클래식 공연이 방송중이었다.
무척 익숙한 곡이었지만 귀담아 들을 정신이 없었다.
뒤에서 내 목을 움켜쥔 사내는 수갑같은 도구로 나의 손목을 뒤로 묶더니 거실 바닥으로 굴려 떨어뜨렸다.
"윽...누구냐 대체."
사내가 내 등을 발로 밟더니 조용히 되묻는다.
"우리?"
"우리..."... 한놈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른 놈은 어디 있는걸까. 어렴풋한 TV화면을 조명삼아 거실을 둘러봐도 다른 놈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악!"
열정적인 오케스트라 공연 사이로 여성의 작은 비명이 들려왔다. 침실쪽이었다.
"아씨...형님이 벌써 시작하셨나. 급하셨나보네 크..."
"니들 선영이 건드리면 다 죽어"
"선영이? 저 방에 있는 니 조개가 선영이냐?"
등뒤의 사내는 아내의 이름을 한번 불러보더니 내 다리를 묶어 거실 바닥을 질질 끌고 침실로 향했다.
"누구세요. 왜 이러시는데요......"
겁먹은 아내의 목소리가 침실에 떨어진다.
"우리 몰라? 니 서방이 운전 못한다고 욕한 병신들이잖아. 헤헤... 차운전은 좃도 못하겠고 해서 다른거나 운전해볼라고 왔지."
"정말 아내는 건드리지마라. 건드리면 죽여버린다."
"이새끼가 아직 주둥아리는 살아가지고..."
아내를 희롱하던 남자가 구두신은 발로 나의 얼굴을 가격했다. 눈 앞이 번쩍하면서 바로 비릿한 냄새가 났다. 코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
"악! 오빠!...."
"그러니까 이제 그따위로 말하지 말라고...응? 공손하게, 응? 알았어?"
"통장이랑 지갑은 저 옷장안에 있어요. 제발 우리 남편은 때리지마세요. 네?"
남자는 아내의 긴머리를 쓰다듬듯 쓸어올리다가 손을 아내의 목덜미로 가져갔다.
"이봐 아줌마, 우리가 돈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것도 아니고 운전을 못해서 배우러 왔다 잖아. 그러니까 돈은 됐고...남편 더이상 안다치게 하려면 덤비지말고 시키는대로 가만히 있어 응?"
"형님, 이 새끼는 그냥 여기 눕혀놓을까요?"
날 끌고온 남자가 내 목을 누르며 아내 앞에 있는 남자에게 물어본다.
"뭐 그래도 지 조개가 얼마나 달리는지는 봐야하지 않겠냐? 훗...거기 바닥에 눕혀놔"
나는 침실 바닥에 똑바로 눕혀진 채 어둠속의 두 남자를 분간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앗..안돼요."
"아..씨발...거 니 서방 이빨 두어개 나가야 말 들을래?"
짧지만 거친 남자의 말에 아내의 몸은 굳어버렸다. 남자는 이불속에서 뭔가를 뒤적거리더니 내 앞으로 휙 던져버렸다.
"이거 저새끼 입에 물려놔. 시끄럽게 하면 곤란하니까."
"흐흐 네 형님"
동생이라는 놈이 내 입에 그 물건을 사정없이 쑤셔넣었다. 그건......아내가 입고있던 팬티였다.
"흡..읍..읍.."
"딸깍"
아내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침실옆 독서등 하나를 켰다. 슬립하나를 걸친 아내의 여린 목덜미와 어깨가 흔들리는것이 보였다.
"자...니 서방이 널 얼마나 운전을 잘해놨는지 한번 볼까?"
남자는 아내가 움키쥐고 있던 얇은 이불을 훌쩍 제끼더니 서슴없이 아내의 두 허벅지 사이에 손을 집어 넣었다.
"엄마! 안돼요 제발...이렇게는..."
두손으로 남자의 팔뚝을 밀어내며 저항하는 아내에게 남자는 협박하듯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아내를 무언의 압력을 보냈다. 서서히 풀어지는 아내의 손...남자의 손가락이 아내의 허벅지 사이로 서서히 사라졌다.
남자의 팔뚝 힘줄이 움직거리는걸로 봐서 남자의 손가락은 아내의 허벅지 속에서 뭔가 계속 움직이고 있는 듯 했다. 아내는 수치심에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본인도 모르게 나오는 짧은 숨소리의 끊어짐이 조용한 침실안에 은밀히 퍼지고 있었다.
"헉..윽..읍..읍.."
아내의 작은 숨소리는 나를 제외한 두 남자의 사타구니를 흥분시킨듯 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남자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손을 빼자.....남자의 손은 흥건한 맑은 액체로 잔뜩 젖어있었다.
"이년...물건이네..."
"오빠, 집에 쌀이없어. 얼른 마트가서 사오자. 응? 얼른~"
회사일로 지쳐 일찍 들어온 나는 근처 마트를 가자는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차를 몰고 함께 집을 나섰다.
우리는 두시간의 지루한 쇼핑 끝에 20kg 쌀 한자루와 반찬거리, 생필품을 한 가득 싣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밤시간이라 지하 주차장은 차들로 빼곡 했다. 운좋게도 주차공간 하나를 발견한 나는 전면 주차를 위해 핸들을 돌리면서 차를 전진 시켰다. 그때
"어머 오빠!"
조수석에 앉아있던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이씨......뭐야."
검은색 그랜져 한대가 내가 주차하려는 공간 건너편으로 이면주차를 하기위해 급히 들어오려다 나와 부딪힐 뻔 한 상황이었다. 그 차는 내가 주차하기위해 확보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시동을 켠 채 잠시 서있었다. 나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오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된 것이다.
"아저씨! 차좀 빼봐요."
장시간의 쇼핑으로 피곤했던 나는 다소 짜증섞인 목소리로 상대방 차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차는 잠시 후진을 하면서 내가 움직이는데 필요한 공간을 내어주는가 싶더니 이내 멈춰섰다. 좁은 공간에서 전진 후진을 반복하면서 주차를 하던 나는 창문이 열려있다는것도 잊은 채 결국 짜증이 폭발하고 말았다.
"아 씨발! 운전도 못하는 새끼가 주차도 못하게 차를 저따위로 세우고 지랄이야!"
"오빠, 그러지마 저쪽에서 들어."
한 마디로 끝날 일이었는데 말리는 아내의 성화에 더 짜증이 치밀어 올라 나도 모르게 더 큰 소리로 성질을 냈다.
"들으면 뭐 어쩌라고! 병신같은게 운전을 할줄 모르면 차를 끌고 나오지나 말던가 씨발."
그저 운전에 미숙한 아줌마려니 하고 별 개념없이 욕을 내뱉으며 상대편 차를 힐끔 쳐다본 순간 나도 모르게 멈칫 하고 말았다.
내 앞에 시동을 켠 채 서있는 그 차의 완전히 내려간 창문안 운전석에서,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의 뒤로 조수석에 앉아있던 나와 비슷한 연배의 30대 남자가 들으라는 듯 한마디를 내질렀다.
"같은 동네에서 배깔고 누워자면서 보자마다 쌍욕을 하는 좃같은 새끼가 다있네. 어디 눈깔 쳐다보고 한번 더 해보지그래?"
"똥차가지고 주차도 못하는 등신새끼가 누구보고 병신이라는거야 씨발."
남자들의 험악함에 우리는 순간 차에서 얼어버렸다.
졸지에 차안에 갇혀버린 우리에게 두명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더니 본넷을 주먹으로 툭툭 치면서 시비를 걸었다.
"욕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지. 마누라 보는데서 쳐 맞기 싫으면."
"안나와? 우리가 열어줄까?"
"오빠...참아..."
순간 욱 하는 마음에 몸에 힘을주던 나의 팔을 잡으며 아내가 조용히...하지만 단호하게 말렸다.
잔뜩 긴장한 상태로 차에서 내린 나는 그 사람들을 최대한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쇼핑한 짐들을 꺼내 들고 주차장을 걸어 나왔다.
"어? 저새끼 사과도 안하고 가네. 한번 맞아야 정신차리나?"
"야. 놔둬. 여기 CCTV 천지다. 이런데서 조져봐야 나중에 골치아파져."
"꼭 좃도아닌 새끼들이 CCTV앞에서 용감한척 하더라. 씨발. 보나마나 좃도 쫄아서 뻔데기만한게."
"그러고보니 저새끼 마누라 치고는 저년은 존나 아깝네."
뒤에서 떠드는 말을 듣다보니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옆에 아내가 있는데다, 정말 저 인간들을 건드리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꾹 참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멀리서 들리는 그놈들의 한마디가 왠지 찜찜했다.
"야 4386 문단속 잘 하고 자라!"
"쾅!"
화풀이로 현관문을 거칠게 닫고서 몰아두었던 화를 한번에 쏟아냈다.
"저런 양아치 개새끼들이 왜 이런동네에 살고 지랄이야!"
"오빠가 먼저 잘못하긴 했지모"
"뭐? 넌 지금 저새끼들 편드는거야?"
"아니, 그게아니라 저사람들은 원래 저렇다고 쳐도 오빠는 왜 평소에 하지도 않던 욕을하고그래. 오빠답지않게."
"난 뭐 힘들고 짜증나면 욕도못해? 내가 성인군자야?"
"아냐, 그만해 내가 괜히 마트에 가자고 했나봐. 다음엔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할께. 미안해. 화풀어 오빠."
아내는 늘 모든 상황을 일차적으로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평소에는 그런 착한 아내가 사랑스럽기 그지없지만 오늘은 어디 화풀이할 곳이 없는 나의 옹졸한 마음이 그녀에게서도 돌아선다.
"넌 왜 모든게 너때문이라고 그래! 아까 그새끼들 너 가지고 하는 말 못들었어? 넌 그런말 듣고 화도 안나?"
"화가 나도 거기서 뭘 어떻게 해. 일단 참아야지. 그런사람들 상대해봐야 우리한테 득될게 뭐가 있다고 오빠는 앞뒤 안보고 무조건 싸우려고해. 그게 남자야? 그래야 남자같아보여?"
평소 큰소리 한번 안내던 서른한살의 아내, 하지만 오늘은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면서 하고싶은 말을 쏟아낸다. 아내의 다른 모습에 난 한걸음 물러섰다.
"알았어. 그만해. 그런놈들 상종을 하질말아야지."
"난 혹시라도 그사람들 다시 만날까 불안하단말야.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언제 부딪힐지도 모르고......"
"뭐 그래봐야 지들이 어쩌겠어. 신경쓰지말고 씻고 잘 준비나 해."
과정이야 어찌됐건 먼저 욕을 한건 나였으니 와이프의 힐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날은 그렇게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까 홧김에 문을 닫을때, 현관문이 자물쇠에서 튕겨나와 어그러지는 바람에 문이 제대로 잠겨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헙!"
누군가 억센 손으로 잠자던 나의 입을 막았다.
아내와 다소 서먹한 상황에서, 소파에 누워 보던 TV에서는 심야의 클래식 공연이 방송중이었다.
무척 익숙한 곡이었지만 귀담아 들을 정신이 없었다.
뒤에서 내 목을 움켜쥔 사내는 수갑같은 도구로 나의 손목을 뒤로 묶더니 거실 바닥으로 굴려 떨어뜨렸다.
"윽...누구냐 대체."
사내가 내 등을 발로 밟더니 조용히 되묻는다.
"우리?"
"우리..."... 한놈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른 놈은 어디 있는걸까. 어렴풋한 TV화면을 조명삼아 거실을 둘러봐도 다른 놈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악!"
열정적인 오케스트라 공연 사이로 여성의 작은 비명이 들려왔다. 침실쪽이었다.
"아씨...형님이 벌써 시작하셨나. 급하셨나보네 크..."
"니들 선영이 건드리면 다 죽어"
"선영이? 저 방에 있는 니 조개가 선영이냐?"
등뒤의 사내는 아내의 이름을 한번 불러보더니 내 다리를 묶어 거실 바닥을 질질 끌고 침실로 향했다.
"누구세요. 왜 이러시는데요......"
겁먹은 아내의 목소리가 침실에 떨어진다.
"우리 몰라? 니 서방이 운전 못한다고 욕한 병신들이잖아. 헤헤... 차운전은 좃도 못하겠고 해서 다른거나 운전해볼라고 왔지."
"정말 아내는 건드리지마라. 건드리면 죽여버린다."
"이새끼가 아직 주둥아리는 살아가지고..."
아내를 희롱하던 남자가 구두신은 발로 나의 얼굴을 가격했다. 눈 앞이 번쩍하면서 바로 비릿한 냄새가 났다. 코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
"악! 오빠!...."
"그러니까 이제 그따위로 말하지 말라고...응? 공손하게, 응? 알았어?"
"통장이랑 지갑은 저 옷장안에 있어요. 제발 우리 남편은 때리지마세요. 네?"
남자는 아내의 긴머리를 쓰다듬듯 쓸어올리다가 손을 아내의 목덜미로 가져갔다.
"이봐 아줌마, 우리가 돈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것도 아니고 운전을 못해서 배우러 왔다 잖아. 그러니까 돈은 됐고...남편 더이상 안다치게 하려면 덤비지말고 시키는대로 가만히 있어 응?"
"형님, 이 새끼는 그냥 여기 눕혀놓을까요?"
날 끌고온 남자가 내 목을 누르며 아내 앞에 있는 남자에게 물어본다.
"뭐 그래도 지 조개가 얼마나 달리는지는 봐야하지 않겠냐? 훗...거기 바닥에 눕혀놔"
나는 침실 바닥에 똑바로 눕혀진 채 어둠속의 두 남자를 분간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앗..안돼요."
"아..씨발...거 니 서방 이빨 두어개 나가야 말 들을래?"
짧지만 거친 남자의 말에 아내의 몸은 굳어버렸다. 남자는 이불속에서 뭔가를 뒤적거리더니 내 앞으로 휙 던져버렸다.
"이거 저새끼 입에 물려놔. 시끄럽게 하면 곤란하니까."
"흐흐 네 형님"
동생이라는 놈이 내 입에 그 물건을 사정없이 쑤셔넣었다. 그건......아내가 입고있던 팬티였다.
"흡..읍..읍.."
"딸깍"
아내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침실옆 독서등 하나를 켰다. 슬립하나를 걸친 아내의 여린 목덜미와 어깨가 흔들리는것이 보였다.
"자...니 서방이 널 얼마나 운전을 잘해놨는지 한번 볼까?"
남자는 아내가 움키쥐고 있던 얇은 이불을 훌쩍 제끼더니 서슴없이 아내의 두 허벅지 사이에 손을 집어 넣었다.
"엄마! 안돼요 제발...이렇게는..."
두손으로 남자의 팔뚝을 밀어내며 저항하는 아내에게 남자는 협박하듯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아내를 무언의 압력을 보냈다. 서서히 풀어지는 아내의 손...남자의 손가락이 아내의 허벅지 사이로 서서히 사라졌다.
남자의 팔뚝 힘줄이 움직거리는걸로 봐서 남자의 손가락은 아내의 허벅지 속에서 뭔가 계속 움직이고 있는 듯 했다. 아내는 수치심에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본인도 모르게 나오는 짧은 숨소리의 끊어짐이 조용한 침실안에 은밀히 퍼지고 있었다.
"헉..윽..읍..읍.."
아내의 작은 숨소리는 나를 제외한 두 남자의 사타구니를 흥분시킨듯 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남자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손을 빼자.....남자의 손은 흥건한 맑은 액체로 잔뜩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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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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