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꾸룩. 꾸룩. 후릅.
"으으... 벌써 싸면...으... 안 되는데... 좀 더 느끼고...흐... 싶은데"
38살이라는 나이에 걸맞게 경험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상황의 특성상 내숭이란 게 필요치 않아 본인의 능력을 100% 쏟을 수 있어서 일까? 빠른 속도로 고개가 움직이지만 가쁜 호흡 소리도, 치아의 긁힘도, 기둥을 타고 흘러내리는 타액도 전혀 없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마르고...닳...도록..."
조금은 구식적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참아 보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 역부족인가 보다. 점점 정액 통로의 통제력을 잃어 간다. 그때 한 가지 불길한 생각이 스친다.
"자고 있는 사람이 사정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
그렇게 세세히 따지면 애초에 발기하지 않은 상태로 자고 있던 사람이 애무를 받았다고 발기를 한 거 자체가 오류가 아닐까?
조금 전까지가 단순히 쾌락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고 참는 거였다면, 이제는 후일과 자신의 삶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참는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철갑을...으으윽! 안 돼!"
애초에 여자 손 한 번 못 잡아본 민수가 능숙한 애무를 견디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도구를 타고 정액이 거세게 분출한다.
그녀가 자신의 행위로 사정을 시킬 생각은 없었나 보다. 쿠퍼선 액이 섞인 첫 번째 액이 입속에 분출하자 기겁하며 입을 뗀다.
"어멋!"
자위행위를 할 때처럼 더 강한 쾌락을 위해 참던 게 아닌, 후일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참아서 일까? 그녀의 입에서 빠져나온 상징이 상하좌우로 꺼떡이며 엄청난 속도로 정액을 방출한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24년 인생에 이렇게 큰 쾌락은 없었다. 사정을 마치고도 여전히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흐으...으으으...으으..."
여운이 줄어들고 눈가의 잔 경련이 점점 완화되어 갈수록 상징 또한 점점 사그라 든다.
"후..."
어느 정도 정신을 추스르니 쾌락으로 잠시 잊었던 불안감이 다시 엄습한다.
"어떡하지? 눈치 챘을까?"
두근. 두근. 두근.
불안감에 실눈을 뜨고 동태를 살피려는 순간 이질적인 감촉이 상징에서 전달되어 온다.
"아... 씨... 사진 찍어야 되는데"
많은 한국 남성들은 강간을 하면 여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여성이 의도치 않게 쾌락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이용하여 강간을 하는 여성에게 "오르가즘"으로 입막음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할까?
김 아줌마 또한 왠지 남성이 의식이 없어도 애무를 하면 발기를 하고 사정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녀가 휴지로 민수의 상징을 닦으며 하는 혼잣말에 이제 막 발광하려던 심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계속 되는 그녀의 말에 다시금 흥분이 밀려온다.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는 않네? 미애 말이 맞긴 하구나"
사이즈에 비례하여 상징의 재생능력 또한 남들보다 더 좋지는 않은가 보다. 흥분이 밀려오지만 상징은 요지부동이다.
휴지로 상징을 다 닦은 그녀가 입술을 씰룩이며 허리를 숙이고 사무실 바닥에 튄 정액을 닦는다. 그 때문인지 실눈을 뜨고 있던 민수의 시야로 치마 뒷단이 올라가 속바지를 드러낸 그녀의 엉덩이가 보인다.
"여자는 여자구나..."
바닥이 더러워서 인지, 무릎이 안 좋아서 인지 무릎을 편 채 허리만 숙이고 여기저기 정액의 흔적을 찾아 옮겨 다닌다.
정액을 닦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정한 자세 때문인지 하얀색 속바지의 가운데가 점점 갈라진다.
"저기에 넣으면 어떤 느낌일까? 당연히 입 보다는 더 좋겠지? 한 번이라도 좋으니깐 넣고 싶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시간도 길어지고 흔적 없애기 작업 또한 마무리가 된다.
"괜히 욕심 부려 가지고... 그냥 빨리 사진만 찍을 걸"
투정을 부리며 민수에게 접근을 하고 들키지 않으려는지 실눈이 완전히 감긴다.
스르륵. 스르륵.
익숙한 소리와 함께 팬티와 바지가 차례로 올라가고 복분자주를 먹고 처음 누웠던 때로 돌아간다.
턱. 턱. 턱. 턱. 턱. 턱. 턱. 턱. 턱.
이제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는지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발소리가 계속 울린다.
"뭐 하는 거야?"
완전범죄를 위해 마지막으로 사무실 안을 서성이며 확인을 했나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닫힌다.
턱. 턱. 턱. 찰칵.
오늘은 민수에게 있어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일을 할 생각도 안 날 뿐더러 의욕도 나지 않는다.
"눈치 챘을까? 모른 척 한 건가?"
박 사장이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 동안에도 사무실에 쳐 박혀 오늘 겪은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분명 술기운은 아니야. 수면제였나? 아닌데... 수면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약해"
의문이 의문을 낳고, 근심이 근심을 낳는다.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고 오히려 점점 복잡해진다.
닐리리아. 닐리리아.
메아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거세게 울려대는 핸드폰이 가뜩이나 안 좋은 기분을 다시 뒤집는다.
"아씨, 누구야!"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한 민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풀어지더니 곧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뀐다.
"박 병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이놈아! 병장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깐! 전화상으로도 쪽팔려 죽겠다!"
"입에 붙어서..."
"너 오프라인에서도 병장님이라고 부르면 그 날이 네 제삿날 인줄 알아라"
"... 조심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요즘 별 일은 없고? 작은 아버지한테 들으니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한다면서?"
"박 사장님이 정말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하하하"
"그래, 작은 아버지랑 만나면 항상 네 자랑만 하시더라"
"박 사장님이 잘 해주니깐 저도 열심히 하게 됩니다. 하하하"
"그래서 그런데... 작은 아버지가 너 좋아하고 그러니깐..."
"네?"
"하루쯤은 옆길로 빠져도 괜찮지 않겠니?"
"무슨 말씀인지?"
"지금 나오라고! 술이나 먹자!"
"네? 지금 술이요?"
"오늘 여자친구랑 완전히 끝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 같이 술 먹어줄 친구가 없어서 더 슬프네. 친구 놈들이 또 헤어지고 다시 사귈 거 아니냐면서 날 다 피하네?"
"또 다시 사귈 거 맞잖습니까!"라는 생각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 했지만 민수가 가까스로 참는다.
"병장님이 제게 어떤 분이신데... 정말 당장이라도 병장님께 뛰어가 술 한 잔 사드리고 싶지만... 아직 퇴..."
"그래? 그럼 지금 준비하고 당장 와! 테니스장 걱정은 하지 말고 형이 누군지 잊었냐?"
"그야 저의 선임이신..."
"아니 작은 아버지가 내 한 마디에 껌뻑 죽는다는 걸 잊었냐고! 사무실 문만 잠그고 빨리 나와. 기다리고 있을게! 그럼 끊는다!"
"안..."
문단속은 해야 되니 안 된다면서 거부를 하려 했지만 매번 들을 때마다 기분 나쁜 기계음이 민수의 성대를 밀어낸다.
띠. 띠. 띠.
"다시 전화해서 안 된다고..."
핸드폰을 열고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때마침 문자가 하나 도착한다.
-사거리 막걸리 집으로 와. 기다리고 있을게-
"그냥 먹을까... 기분전환도 할 겸..."
"크으... 그런데 이 년이 죽으려고 자기는 아쉬운 사람이 아니니깐 마음대로 하라는 거야"
"아... "전" 형수님이 정말 너무 하셨네요.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 건데..."
"그래서 내가 어쨋겠어? 너도 알지? 당장 내가 사귀자고 하면 달려들 여자가 한 트럭은 넘는 거?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
"병장님, 정말 잘 하셨습니다"
"거기에 계산도 안 하고 나왔지! 걔 돈도 없었는데 말이야!"
"와우! 정말 남자들의 자랑이십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박 병장과 그의 여자친구의 다툼. 그 다툼이 일어났던 과정과 앞으로 일어나게 될 과정이 한 눈에 보이지만 민수가 눈을 빛내며 계속 맞장구를 쳐준다.
똑같은 말이 정확히 3번째 반복되고 마무리가 되어 갈 때, 박 병장이 뭔가 느낀 듯이 화재전환을 한다.
"아직도 여자 친구는 없고?"
"네..."
"그럼 아직도 동정이겠네?"
동정이라는 말이 나오니 갑자기 김 아줌마가 생각이 난다.
"..."
"첫 경험은 꼭 여자 친구와 해야 되는 거다. 괜히 하고 싶다고 돈 들이고 하면 평생 후회한다. 남자도 여자랑 처음은 비슷하거든"
"아니 병장님! 저를 어떻게 보시고..."
"김민수를 못 믿는 게 아니라 남자를 못 믿는 거다"
"그게 그거지..."
"토 달지 말고! 형이 여자나 소개시켜 줄까?"
"괜찮습니다"
"왜? 마음에 드는 여자라도 있냐?"
박 병장의 말에 김 아줌마부터 시작하여 정민희까지 여러 명의 여성들이 머릿속에 스친다.
"..."
"있구나? 형이 도와줄까?"
순간의 침묵을 긍정으로 해석했나보다.
"형이 누구냐? 군복무 중일 때도 6명의 여자를 갈아치운 몸이 아니냐!"
그러고 보니 군 시절 박 병장 앞으로 쏟아지는 우편물과, 주말마다 새로운 여자가 면회가 오는 기억이 난다.
"박 병장님이 분명 잘 생긴 얼굴도, 그렇다고 집안이나 본인 능력이 좋아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여자들이 많았지..."
군시절 박 병장의 능력이 다시금 회상이 되자 뭔가 마음이 동하다.
"정말 없습니다!"
"거짓말인거 알아! 있으면서!"
"정말 없다니깐요!"
목소리 톤을 높이며 강렬히 부정을 하니 박 병장이 꺾인다.
"그래? 여자한테서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는데... 역시 여자와 남자는 다른가?"
조금만 영업을 해도 이 정도쯤의 사람 마음은 충분히 간파할 수 있지만 다시 회상된 군 시절 그의 능력과 겹쳐 보이니 새삼 그가 더 대단해 보인다.
"어쩌면 내 고민을 해결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에이... 괜한 말 꺼내서 미안하다. 분위기 한참 좋았는데"
처음부터 예측 가능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 놨으면서 뭐가 분위기가 좋았단 말인가. 갑자기 그의 능력에 급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아쉬운 사람이 먼저 다가가는 건 아주 당연한가 보다.
"그건 그렇고 제 친구 얘기나 하나 들어 주시지 말입니다"
"네 친구 얘기?"
"부랄 친구인데 제 친구 석이 요즘 여자관계로 너무 힘들어 해서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여자경험이 별로 없기에 친구가 저에게 고민을 털어놔도 도움이 안 되니 너무 미안하지 말입니다"
여자관계라는 말이 나오니 그가 눈을 빛내며 민수의 입에 고정한다. 갑작스레 진지해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시 신뢰감이 럭무럭 자라난다.
"제 친구 녀석이 여자한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뭐라고?"
"그런데 성추행을 당하고 싫지만은 않더랍니다. 왜 있잖습니다. 조선시대 여자들이 보쌈을 당하고 세월이 지나니 정이 생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경우가 분명히 있기는 있지. 나도 구멍을 목적으로 접근을 했는데 나중에 사랑하게 된 적이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 친구의 상황이 무척이나 안 좋습니다"
"상황?"
"알고 보니 그 성추행이 여자끼리의 내기였나 봅니다“
"내기? 자세히 말해봐"
"친구 물건이 상당히 큰데 우연히 어떤 여자가 친구 놈 물건을 봤나봅니다. 그리고 물건을 본 여자가 다른 일행한테 그걸 떠벌렸나 봅니다“
한참을 집중하고 듣던 박 병장이 친구의 물건이 크다는 얘기에 눈을 빛내며 되물어 온다.
"얼마나 크길래?"
역시 남자에게는 물건의 사이즈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임에는 틀림 없나보다.
민수가 박 병장의 말을 흘려듣고는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다른 일행이 그렇게 클리가 없다면서 못 믿자. 결국 감정이 격해져 충동적으로 증거 사진을 찍으려고 성추행을 한 거였답니다"
"아무리 남자라도 그런 사진이 찍히면..."
"사진은 못 찍었답니다. 여자가 욕심에 조금이라도 더 키워 보려고 사까시를 했는데 친구가 그걸 못 참고 사정을 했다고 하더랍니다"
"아... 그래서 여자가 눈치 채고... 그런 말이였구나?"
"아닙니다. 다행히 여자는 눈치를 못 챘답니다"
"아... 아... 이제 뭔가 감이 온다. 그러니깐 네 고민이 뭐냐면 싫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위험부담은 하기가 싫고 결국 엔조이로 즐기고 싶다? 그리고 그 여자가 나중이라도 눈치를 채서 서로의 사이가 뒤틀릴까봐 불안하다?“
이런 식의 "친구 이야기"는 그에 대해 조금만 안 다면 금방 걸리는 게 당연하다. 아무래도 민수가 제 욕심에 실수를 한 듯하다.
"내가 미쳤지..."
어짜피 걸렸을 때는 그냥 이실직고 하고 진지하게 상담을 받는게 자신과 상대방을 위해서 좋은 일이다. 친밀한 사람에게 뭔가를 숨기면 숨길수록 신뢰감은 깨지고 곧 친밀감 또한 멀어지기 때문이랄까? 반대로 숨기는 걸 꺼내면 꺼낼수록 친밀감은 가까워진다.
"어짜피 걸린 거 그냥 제대로 상담 받자! 박 병장님이 어디가서 내 얘기를 떠 벌릴 사람도 아니고..."
"사실은 어떻게 된 거냐면..."
수 십분이 넘는 민수의 속 마음과 그 상황에 대한 얘기를 말없이 진지하게 듣고만 있던 박 병장이 드디어 결론을 내린 듯 민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조언을 해준다.
"민수야, 솔직히 말해서 내가 어떻게 여자를 잘 꼬시는지 모르瑁?"
"..."
"형은 현실은 직시한다. 형도 형이 뭐 하나 잘난 게 없는 사람인지 알아"
"아닙니다"
"하지만! 형이 다른 사람과 다른점이 있다면! 단점을 이용할 줄 안다는 거야!"
"무슨?"
"솔직히 나 같은 남자에게 먼저 고백을 할 여자는 없을 거야. 아까 말했다시피 형이 뭐 잘난게 있어야지"
"..."
"그럼 반대로 생각해서 형한테 고백을 하는 여자는 뭘까?"
"..."
"그건 그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거야. 이미 나에게 빠져 있다는 뜻이지"
"..."
"잘난 거 없는 사람에게 고백을 한다는 건! 그 사람 자체에게 빠졌다는 뜻이야! 헤어날 수가 없지!"
"... 맞습니다"
"나 같이 능력 없는 사람은 항상 그걸 노리는 거야! 나 같은 남자가 여자한테 들이대면 되겠어? 또 된다고 해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
"여자로써 고백이든 뭐든 남자한테 다가가는 건 힘들 일이야. 하지만 처음이 힘들지 한 번 겪어보면 무뎌진다. 그래서 나한테 고백을 한 여자들은 점점 나에게 끌려 다니게 되지"
이어지는 박 병장의 말에 민수의 고민이 드디어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한 번 겪어 봤으니 이제 무뎌졌을 거야. 네가 미끼를 던져주면 물게 되있지"
"미끼요?"
"복분자 주가 효과가 좋았다느니, 맛이 좋았다느니 또 가져오게끔 만들라고"
"아!"
"그러면 네가 눈치 못 챈줄 알고 똑같은 방법을 또 시도 하려고 하겠지"
"충분히 가능성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수가 무언가 깨달은 듯 감사하다며 대화를 끝내려하자 박 병장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얌마! 그 다음부터가 중요한 거야. 네가 잠들었다고 해도 과연 그 여자가 너한테 오늘 같은 행위를 똑같이 해줄까?"
그러고 보니 박 병장의 말이 맞다. 그녀가 살짝 자극만 시켜놓고 사진만 찍고 갈 수도 있는 거다.
"다음엔 더 큰 걸 받을 생각을 해야지"
박 병장의 다음 말이 이어지길 기다리는 민수의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또 여기서 미끼를 하나 던지는 거야"
"어떤?"
"그런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미끼 말이야"
"박 병장님, 애 좀 그만 태우시지 말입니다"
"콘돔!"
"콘돔이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녀 수중에 콘돔이 있게 만들어! 그 일이 일어나는 날 그녀한테 콘돔이 있다면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할 거야. 물론 생각만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말이지..."
"정말 감사합니다"
박 병장에게 들은 계획을 실행 하려는지 민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러자 박 병장이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른다.
"야 임마! 보험은 들어야지!"
"보험이요?"
"얘기 준비성이 없네"
"무슨...?"
"친구한테 전화통화 하는 척하면서 엿 듣게 만들어. 사무실에서 자다가 몽정해서 쪽팔리다고..."
"아..."
"잊지마. 여자가 원하는 걸 네가 직접 주면 안 돼! 여자가 찾게끔 만들어야 돼!"
꾸룩. 꾸룩. 후릅.
"으으... 벌써 싸면...으... 안 되는데... 좀 더 느끼고...흐... 싶은데"
38살이라는 나이에 걸맞게 경험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상황의 특성상 내숭이란 게 필요치 않아 본인의 능력을 100% 쏟을 수 있어서 일까? 빠른 속도로 고개가 움직이지만 가쁜 호흡 소리도, 치아의 긁힘도, 기둥을 타고 흘러내리는 타액도 전혀 없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마르고...닳...도록..."
조금은 구식적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참아 보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 역부족인가 보다. 점점 정액 통로의 통제력을 잃어 간다. 그때 한 가지 불길한 생각이 스친다.
"자고 있는 사람이 사정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
그렇게 세세히 따지면 애초에 발기하지 않은 상태로 자고 있던 사람이 애무를 받았다고 발기를 한 거 자체가 오류가 아닐까?
조금 전까지가 단순히 쾌락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고 참는 거였다면, 이제는 후일과 자신의 삶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참는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철갑을...으으윽! 안 돼!"
애초에 여자 손 한 번 못 잡아본 민수가 능숙한 애무를 견디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도구를 타고 정액이 거세게 분출한다.
그녀가 자신의 행위로 사정을 시킬 생각은 없었나 보다. 쿠퍼선 액이 섞인 첫 번째 액이 입속에 분출하자 기겁하며 입을 뗀다.
"어멋!"
자위행위를 할 때처럼 더 강한 쾌락을 위해 참던 게 아닌, 후일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참아서 일까? 그녀의 입에서 빠져나온 상징이 상하좌우로 꺼떡이며 엄청난 속도로 정액을 방출한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24년 인생에 이렇게 큰 쾌락은 없었다. 사정을 마치고도 여전히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흐으...으으으...으으..."
여운이 줄어들고 눈가의 잔 경련이 점점 완화되어 갈수록 상징 또한 점점 사그라 든다.
"후..."
어느 정도 정신을 추스르니 쾌락으로 잠시 잊었던 불안감이 다시 엄습한다.
"어떡하지? 눈치 챘을까?"
두근. 두근. 두근.
불안감에 실눈을 뜨고 동태를 살피려는 순간 이질적인 감촉이 상징에서 전달되어 온다.
"아... 씨... 사진 찍어야 되는데"
많은 한국 남성들은 강간을 하면 여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여성이 의도치 않게 쾌락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이용하여 강간을 하는 여성에게 "오르가즘"으로 입막음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할까?
김 아줌마 또한 왠지 남성이 의식이 없어도 애무를 하면 발기를 하고 사정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녀가 휴지로 민수의 상징을 닦으며 하는 혼잣말에 이제 막 발광하려던 심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계속 되는 그녀의 말에 다시금 흥분이 밀려온다.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는 않네? 미애 말이 맞긴 하구나"
사이즈에 비례하여 상징의 재생능력 또한 남들보다 더 좋지는 않은가 보다. 흥분이 밀려오지만 상징은 요지부동이다.
휴지로 상징을 다 닦은 그녀가 입술을 씰룩이며 허리를 숙이고 사무실 바닥에 튄 정액을 닦는다. 그 때문인지 실눈을 뜨고 있던 민수의 시야로 치마 뒷단이 올라가 속바지를 드러낸 그녀의 엉덩이가 보인다.
"여자는 여자구나..."
바닥이 더러워서 인지, 무릎이 안 좋아서 인지 무릎을 편 채 허리만 숙이고 여기저기 정액의 흔적을 찾아 옮겨 다닌다.
정액을 닦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정한 자세 때문인지 하얀색 속바지의 가운데가 점점 갈라진다.
"저기에 넣으면 어떤 느낌일까? 당연히 입 보다는 더 좋겠지? 한 번이라도 좋으니깐 넣고 싶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시간도 길어지고 흔적 없애기 작업 또한 마무리가 된다.
"괜히 욕심 부려 가지고... 그냥 빨리 사진만 찍을 걸"
투정을 부리며 민수에게 접근을 하고 들키지 않으려는지 실눈이 완전히 감긴다.
스르륵. 스르륵.
익숙한 소리와 함께 팬티와 바지가 차례로 올라가고 복분자주를 먹고 처음 누웠던 때로 돌아간다.
턱. 턱. 턱. 턱. 턱. 턱. 턱. 턱. 턱.
이제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는지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발소리가 계속 울린다.
"뭐 하는 거야?"
완전범죄를 위해 마지막으로 사무실 안을 서성이며 확인을 했나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닫힌다.
턱. 턱. 턱. 찰칵.
오늘은 민수에게 있어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난 날이다. 일을 할 생각도 안 날 뿐더러 의욕도 나지 않는다.
"눈치 챘을까? 모른 척 한 건가?"
박 사장이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 동안에도 사무실에 쳐 박혀 오늘 겪은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분명 술기운은 아니야. 수면제였나? 아닌데... 수면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약해"
의문이 의문을 낳고, 근심이 근심을 낳는다.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고 오히려 점점 복잡해진다.
닐리리아. 닐리리아.
메아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거세게 울려대는 핸드폰이 가뜩이나 안 좋은 기분을 다시 뒤집는다.
"아씨, 누구야!"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한 민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풀어지더니 곧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뀐다.
"박 병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이놈아! 병장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깐! 전화상으로도 쪽팔려 죽겠다!"
"입에 붙어서..."
"너 오프라인에서도 병장님이라고 부르면 그 날이 네 제삿날 인줄 알아라"
"... 조심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요즘 별 일은 없고? 작은 아버지한테 들으니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한다면서?"
"박 사장님이 정말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하하하"
"그래, 작은 아버지랑 만나면 항상 네 자랑만 하시더라"
"박 사장님이 잘 해주니깐 저도 열심히 하게 됩니다. 하하하"
"그래서 그런데... 작은 아버지가 너 좋아하고 그러니깐..."
"네?"
"하루쯤은 옆길로 빠져도 괜찮지 않겠니?"
"무슨 말씀인지?"
"지금 나오라고! 술이나 먹자!"
"네? 지금 술이요?"
"오늘 여자친구랑 완전히 끝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 같이 술 먹어줄 친구가 없어서 더 슬프네. 친구 놈들이 또 헤어지고 다시 사귈 거 아니냐면서 날 다 피하네?"
"또 다시 사귈 거 맞잖습니까!"라는 생각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 했지만 민수가 가까스로 참는다.
"병장님이 제게 어떤 분이신데... 정말 당장이라도 병장님께 뛰어가 술 한 잔 사드리고 싶지만... 아직 퇴..."
"그래? 그럼 지금 준비하고 당장 와! 테니스장 걱정은 하지 말고 형이 누군지 잊었냐?"
"그야 저의 선임이신..."
"아니 작은 아버지가 내 한 마디에 껌뻑 죽는다는 걸 잊었냐고! 사무실 문만 잠그고 빨리 나와. 기다리고 있을게! 그럼 끊는다!"
"안..."
문단속은 해야 되니 안 된다면서 거부를 하려 했지만 매번 들을 때마다 기분 나쁜 기계음이 민수의 성대를 밀어낸다.
띠. 띠. 띠.
"다시 전화해서 안 된다고..."
핸드폰을 열고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때마침 문자가 하나 도착한다.
-사거리 막걸리 집으로 와. 기다리고 있을게-
"그냥 먹을까... 기분전환도 할 겸..."
"크으... 그런데 이 년이 죽으려고 자기는 아쉬운 사람이 아니니깐 마음대로 하라는 거야"
"아... "전" 형수님이 정말 너무 하셨네요.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 건데..."
"그래서 내가 어쨋겠어? 너도 알지? 당장 내가 사귀자고 하면 달려들 여자가 한 트럭은 넘는 거?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
"병장님, 정말 잘 하셨습니다"
"거기에 계산도 안 하고 나왔지! 걔 돈도 없었는데 말이야!"
"와우! 정말 남자들의 자랑이십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박 병장과 그의 여자친구의 다툼. 그 다툼이 일어났던 과정과 앞으로 일어나게 될 과정이 한 눈에 보이지만 민수가 눈을 빛내며 계속 맞장구를 쳐준다.
똑같은 말이 정확히 3번째 반복되고 마무리가 되어 갈 때, 박 병장이 뭔가 느낀 듯이 화재전환을 한다.
"아직도 여자 친구는 없고?"
"네..."
"그럼 아직도 동정이겠네?"
동정이라는 말이 나오니 갑자기 김 아줌마가 생각이 난다.
"..."
"첫 경험은 꼭 여자 친구와 해야 되는 거다. 괜히 하고 싶다고 돈 들이고 하면 평생 후회한다. 남자도 여자랑 처음은 비슷하거든"
"아니 병장님! 저를 어떻게 보시고..."
"김민수를 못 믿는 게 아니라 남자를 못 믿는 거다"
"그게 그거지..."
"토 달지 말고! 형이 여자나 소개시켜 줄까?"
"괜찮습니다"
"왜? 마음에 드는 여자라도 있냐?"
박 병장의 말에 김 아줌마부터 시작하여 정민희까지 여러 명의 여성들이 머릿속에 스친다.
"..."
"있구나? 형이 도와줄까?"
순간의 침묵을 긍정으로 해석했나보다.
"형이 누구냐? 군복무 중일 때도 6명의 여자를 갈아치운 몸이 아니냐!"
그러고 보니 군 시절 박 병장 앞으로 쏟아지는 우편물과, 주말마다 새로운 여자가 면회가 오는 기억이 난다.
"박 병장님이 분명 잘 생긴 얼굴도, 그렇다고 집안이나 본인 능력이 좋아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여자들이 많았지..."
군시절 박 병장의 능력이 다시금 회상이 되자 뭔가 마음이 동하다.
"정말 없습니다!"
"거짓말인거 알아! 있으면서!"
"정말 없다니깐요!"
목소리 톤을 높이며 강렬히 부정을 하니 박 병장이 꺾인다.
"그래? 여자한테서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는데... 역시 여자와 남자는 다른가?"
조금만 영업을 해도 이 정도쯤의 사람 마음은 충분히 간파할 수 있지만 다시 회상된 군 시절 그의 능력과 겹쳐 보이니 새삼 그가 더 대단해 보인다.
"어쩌면 내 고민을 해결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에이... 괜한 말 꺼내서 미안하다. 분위기 한참 좋았는데"
처음부터 예측 가능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 놨으면서 뭐가 분위기가 좋았단 말인가. 갑자기 그의 능력에 급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아쉬운 사람이 먼저 다가가는 건 아주 당연한가 보다.
"그건 그렇고 제 친구 얘기나 하나 들어 주시지 말입니다"
"네 친구 얘기?"
"부랄 친구인데 제 친구 석이 요즘 여자관계로 너무 힘들어 해서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여자경험이 별로 없기에 친구가 저에게 고민을 털어놔도 도움이 안 되니 너무 미안하지 말입니다"
여자관계라는 말이 나오니 그가 눈을 빛내며 민수의 입에 고정한다. 갑작스레 진지해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시 신뢰감이 럭무럭 자라난다.
"제 친구 녀석이 여자한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뭐라고?"
"그런데 성추행을 당하고 싫지만은 않더랍니다. 왜 있잖습니다. 조선시대 여자들이 보쌈을 당하고 세월이 지나니 정이 생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경우가 분명히 있기는 있지. 나도 구멍을 목적으로 접근을 했는데 나중에 사랑하게 된 적이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 친구의 상황이 무척이나 안 좋습니다"
"상황?"
"알고 보니 그 성추행이 여자끼리의 내기였나 봅니다“
"내기? 자세히 말해봐"
"친구 물건이 상당히 큰데 우연히 어떤 여자가 친구 놈 물건을 봤나봅니다. 그리고 물건을 본 여자가 다른 일행한테 그걸 떠벌렸나 봅니다“
한참을 집중하고 듣던 박 병장이 친구의 물건이 크다는 얘기에 눈을 빛내며 되물어 온다.
"얼마나 크길래?"
역시 남자에게는 물건의 사이즈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임에는 틀림 없나보다.
민수가 박 병장의 말을 흘려듣고는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다른 일행이 그렇게 클리가 없다면서 못 믿자. 결국 감정이 격해져 충동적으로 증거 사진을 찍으려고 성추행을 한 거였답니다"
"아무리 남자라도 그런 사진이 찍히면..."
"사진은 못 찍었답니다. 여자가 욕심에 조금이라도 더 키워 보려고 사까시를 했는데 친구가 그걸 못 참고 사정을 했다고 하더랍니다"
"아... 그래서 여자가 눈치 채고... 그런 말이였구나?"
"아닙니다. 다행히 여자는 눈치를 못 챘답니다"
"아... 아... 이제 뭔가 감이 온다. 그러니깐 네 고민이 뭐냐면 싫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위험부담은 하기가 싫고 결국 엔조이로 즐기고 싶다? 그리고 그 여자가 나중이라도 눈치를 채서 서로의 사이가 뒤틀릴까봐 불안하다?“
이런 식의 "친구 이야기"는 그에 대해 조금만 안 다면 금방 걸리는 게 당연하다. 아무래도 민수가 제 욕심에 실수를 한 듯하다.
"내가 미쳤지..."
어짜피 걸렸을 때는 그냥 이실직고 하고 진지하게 상담을 받는게 자신과 상대방을 위해서 좋은 일이다. 친밀한 사람에게 뭔가를 숨기면 숨길수록 신뢰감은 깨지고 곧 친밀감 또한 멀어지기 때문이랄까? 반대로 숨기는 걸 꺼내면 꺼낼수록 친밀감은 가까워진다.
"어짜피 걸린 거 그냥 제대로 상담 받자! 박 병장님이 어디가서 내 얘기를 떠 벌릴 사람도 아니고..."
"사실은 어떻게 된 거냐면..."
수 십분이 넘는 민수의 속 마음과 그 상황에 대한 얘기를 말없이 진지하게 듣고만 있던 박 병장이 드디어 결론을 내린 듯 민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조언을 해준다.
"민수야, 솔직히 말해서 내가 어떻게 여자를 잘 꼬시는지 모르瑁?"
"..."
"형은 현실은 직시한다. 형도 형이 뭐 하나 잘난 게 없는 사람인지 알아"
"아닙니다"
"하지만! 형이 다른 사람과 다른점이 있다면! 단점을 이용할 줄 안다는 거야!"
"무슨?"
"솔직히 나 같은 남자에게 먼저 고백을 할 여자는 없을 거야. 아까 말했다시피 형이 뭐 잘난게 있어야지"
"..."
"그럼 반대로 생각해서 형한테 고백을 하는 여자는 뭘까?"
"..."
"그건 그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거야. 이미 나에게 빠져 있다는 뜻이지"
"..."
"잘난 거 없는 사람에게 고백을 한다는 건! 그 사람 자체에게 빠졌다는 뜻이야! 헤어날 수가 없지!"
"... 맞습니다"
"나 같이 능력 없는 사람은 항상 그걸 노리는 거야! 나 같은 남자가 여자한테 들이대면 되겠어? 또 된다고 해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
"여자로써 고백이든 뭐든 남자한테 다가가는 건 힘들 일이야. 하지만 처음이 힘들지 한 번 겪어보면 무뎌진다. 그래서 나한테 고백을 한 여자들은 점점 나에게 끌려 다니게 되지"
이어지는 박 병장의 말에 민수의 고민이 드디어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한 번 겪어 봤으니 이제 무뎌졌을 거야. 네가 미끼를 던져주면 물게 되있지"
"미끼요?"
"복분자 주가 효과가 좋았다느니, 맛이 좋았다느니 또 가져오게끔 만들라고"
"아!"
"그러면 네가 눈치 못 챈줄 알고 똑같은 방법을 또 시도 하려고 하겠지"
"충분히 가능성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수가 무언가 깨달은 듯 감사하다며 대화를 끝내려하자 박 병장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얌마! 그 다음부터가 중요한 거야. 네가 잠들었다고 해도 과연 그 여자가 너한테 오늘 같은 행위를 똑같이 해줄까?"
그러고 보니 박 병장의 말이 맞다. 그녀가 살짝 자극만 시켜놓고 사진만 찍고 갈 수도 있는 거다.
"다음엔 더 큰 걸 받을 생각을 해야지"
박 병장의 다음 말이 이어지길 기다리는 민수의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또 여기서 미끼를 하나 던지는 거야"
"어떤?"
"그런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미끼 말이야"
"박 병장님, 애 좀 그만 태우시지 말입니다"
"콘돔!"
"콘돔이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녀 수중에 콘돔이 있게 만들어! 그 일이 일어나는 날 그녀한테 콘돔이 있다면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할 거야. 물론 생각만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말이지..."
"정말 감사합니다"
박 병장에게 들은 계획을 실행 하려는지 민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러자 박 병장이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른다.
"야 임마! 보험은 들어야지!"
"보험이요?"
"얘기 준비성이 없네"
"무슨...?"
"친구한테 전화통화 하는 척하면서 엿 듣게 만들어. 사무실에서 자다가 몽정해서 쪽팔리다고..."
"아..."
"잊지마. 여자가 원하는 걸 네가 직접 주면 안 돼! 여자가 찾게끔 만들어야 돼!"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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