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얘, 너는 옷을 왜 벗니?"
갑자기 속바지를 벗는 걸 보고 의아한 김 아줌마가 묻자 김미애가 야릇한 표정을 짓고는 질문을 회피한다.
"몰라도 돼"
상대방이 무언가 감춘다는 느낌이 들면 더 알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 법이다. 그래서 그런지 김 아줌마가 김미애의 행동을 주시한다.
"왜 속바지를 벗고 팬티로 갈아입니? 너 이제 속바지 안에 팬티 받쳐 입으려고?"
벗어 두었던 속바지를 다시 입지 않고 그대로 사물함으로 옮기는 걸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결국 궁금증이 폭발한 김 아줌마가 김미애의 속바지를 냉큼 잡아챈다.
"너 똥 쌌지? 아니면 오줌이라도 지렸니? 말 안 하면 까뒤집는다?"
무언가 대강 짚이는 게 있다. 물론 그 짚이는 것은 그녀의 약점이 될 것이고.... 김 아줌마가 소심하게 복수를 해본다.
"풉, 뒤집어 봐라"
김미애의 당당함에 김 아줌마가 왠지 헛 다리를 짚은 것 같다.
"이게 뭐니?"
속바지를 뒤집으니 허연 액체가 흥건하다.
"글쎄? 나도 모르겠네? 냄새 한 번 맡아봐서 뭔 줄 알면 알려주라"
왠지 냄새를 맡기는 꺼려지지만 그녀의 계속된 회피에 도저히 궁금증을 참을 방도가 없다. 김 아줌마가 액체가 흥건한 부분을 코에 살짝 대어 본다.
"어머!"
냄새를 맡아 본 김 아줌마가 깜짝 놀란다. 그런데 속바지를 코에서 떼지 않고 놀라는 걸 보니 혐오스러운 냄새는 아닌 것 같다.
그 광경을 지켜 본 김미애가 뿌듯한 얼굴로 말한다.
"냄새가 좀 강하지? 양도 많고? 내 남편이 체력이 좀 좋니"
"너는 무슨 아침부터 이 상태로 오냐? 찝찝하게....그리고 씻지도 않니?"
"찝찝해서 이렇게 갈아입는 거야. 그리고 씻을 시간도 없었단 말이야. 옷 입고 막 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덮치더라니깐? 전에도 말했잖아. 내 남편은 하루에 5번도 끄떡 없다고"
흠이 잡히는가 했더니 결국에는 자기 자랑이다. 김 아줌마가 아쉬운지 계속하여 트집을 잡는다.
"씻을 시간이 왜 없니? 그냥 뒷물만 하면 얼마 시간도 안 걸리는데"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나이가 좀 있지 않니? 그래서 빨리 아이를 가지려고 닦지도 않았지"
무언가 과학적으로 접근을 하면 터무니없는 소리인 게 확실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할 지식이 없는 이 상태에서는 더 이상 트집을 잡으면 필패다.
"다 갈아입었니? 빨리 테니스나 치자"
그녀들이 나가고 이제 민수는 혼자가 된다.
"원래 여자들은 다 저런가? 겉으로는 부끄러운 척 하면서 속으로는 남자보다 더 섹스를 즐기는? 김 아줌마도 그렇고 김미애도 그렇고....서연이랑 민희씨도 그럴까?"
남자인 민수 입장에서는 평생 그 답을 찾아도 해결이 안 될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한참을 생각해보지만 답을 찾지 못 하고 민수는 다시 관리실로 내려온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두 년들 때문에 싫고, 그렇다고 잠을 자기에는 늦잠을 자서인지 피곤하지 않고.... 에이! 그냥 일이나 하자"
자고로 숙련된 노동자는 보는 눈이 있을 때 일을 하는 법이다. 지금 일을 하기엔 무언가 아쉽다.
"...."
이 것도 하기 싫고 저 것도 하기 싫고 결국 민수는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의 승객들이 할 일이 없을 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듯이 수면을 빙자한 명상을 한다.
얼마나 명상을 했을까? 순간 더운 바람이 민수의 살결에 닿고 불쾌감이 급상승한다.
"이놈의 선풍기가 왜 더운 바람을 뱉어!"
짜증스러운 말과 함께 선풍기가 있는 곳을 쳐다보니 김 아줌마가 서 있다. 분명히 혼자만 있어야 하는 곳인데 사람이 보이니 민수가 깜짝 놀란다.
“으악!”
“어머!”
민수의 갑작스러운 비명 때문일까? 김 아줌마도 비명을 지르고 멍하니 서로를 쳐다본다.
“...”
“...”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민수가 김 아줌마에게 ‘인기척도 없이 왜 여기에 왔냐?’라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
김 아줌마가 눈빛을 외면하고 동공이 왼쪽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부자연스럽게 입 꼬리를 올리며 말을 한다.
“음료수 주려고 왔는데 자고 있었나봐? 그렇게 문을 두드렸는데 반응이 없더라.... 자 여기 음료수 먹어”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지금 그녀와 관계가 불편하기 때문에 일부러 속아준다.
“네... 잘 먹을게요”
침묵의 시간보다 빠르게 용건을 마치고 그녀가 퇴장한다.
운동을 심하게 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자세가 불안정하다.
사람이 목표가 있을 경우에는 평범한 바위를 보더라도 흥미롭다. 하지만 목표가 없을 경우는 그 재미있다는 게임을 하더라도 흥미를 끌지 못 한다. 지금 민수의 경우가 그러하다.
"아, 답답하다. 더 이상 못 견디겠다. 나가자!"
밖으로 나가니 벌써 출근시간이 다가왔나보다 로비가 웅성이는 소리에 요란하다.
"민수 총각, 요즘 바쁘나봐? 잘 안 보여"
"민수야, 오랜만~"
"헬로우~"
오랜만에 보는 민수가 반가워서 그런지 모두 한 마디씩 민수에게 건넨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구 여사님 안녕하세요"
"그냥 한 번에 인사하지 뭘 귀찮게 한 번씩 인사를 다 하니. 하여튼 총각은 성품도 좋아"
"하하하, 빈말이라도 감사합니다"
"그런데 요즘 사무가 바쁜가봐? 도통 보이지를 않으니 말이야"
"네, 조금 바쁘네요"
"아무리 바빠도 중간에 한 번씩 나와서 운동이나 하지 그래?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으면 나중에 결혼해서 못 써"
"네?"
한 사람이 민수에게 아리송한 말을 하니 나머지 일행의 말문이 트인다.
"이보게 이 사장, 뭘 못 쓴다는 거야 순진한 총각 놀리면 못 써"
"놀리긴 뭘 놀립니까? 미성년자도 아닌데 말입니다. 하하하"
"에이고, 말 좀 가려서 해요"
"왜 저만 가지고 그럽니까. 자꾸 이러시면 내일부터는 독기품고 라켓 휘두릅니다"
누군가 그랬던가? 정년퇴직하고 운동을 하는 노인들은 건강관리를 하기 위함이 아니고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거친 음성이 민수의 머리에 메아리를 칠 때마다 머리가 아파오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래서 있잖아. 내가 부러워서 아들놈한테 라켓을 하나 사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아들놈이 그러는 거야. 돈이 없다고"
"직접적으로 말했어요?"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아니지...아니지... 아들놈이 알고 보니 나를 놀래켜 줄 모양이였나봐. 저녁에 들어오는데 라켓을 들고 오더라고"
"그러면 그 라켓으로 게임을 하시지 왜..."
"얼마나 고대했던 건데 아껴 써야지"
"그러시다가 익숙치 않아서 실전에서..."
첫 마디 이후에 이미 민수는 대화의 일행에서 사실상 제외가 되었지만 노인들이 민수를 둥글게 둘러싸고 그들끼리 대화를 하는 상황상 자연스럽게 빠지긴 애매하다.
"... 이 상태로 빠져나가기에는 좀 예의가 아닌데... 어쩌지..."
이미 그들의 목소리는 자체 생성된 고막의 필터링으로 "웅웅" 거리는 소리만 전해질 뿐 언어로는 전달이 안 된다. 그래서 그런지 로비를 울리는 조그마한 하이힐 소리가 디테일하게 들려온다.
또각. 또각. 또각.
남자의 본능으로 고개가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돌아가고, 대화의 지루함이 가속을 붙인다.
"아씨!"
속과는 다르게 밖으로는 작별인사가 나온다.
"누님, 안녕히 가세요"
민수의 갑작스러운 인사에 김 아줌마가 약간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다.
"그...그래. 민수야 내일 보자"
김 아줌마의 인사를 건성으로 받고 복잡한 감정 때문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니 약간 뒤에서 따라가던 김미애가 보인다.
뒤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일단 앞에서는 조신한 여자이기에 수줍은 듯이 70도 각도로 고개를 들고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걷는다.
"지금 밑에 아무것도 안 입었을텐데..."
그러고보니 평소 조신한 걸음걸이가 신중한 걸음걸이로 바뀌어 보인다.
"싸가지만 있으면 괜찮은 여자인데..."
그녀의 농염스러운 몸매 때문인지 펑퍼짐한 주름치마의 골반에서부터 엉덩이의 반까지 터져나갈 듯이 타이트하게 끼어있다. 하지만 밑 엉덩이의 반부터 무릎까지는 펑퍼짐한 주름치마의 특성이 여지없이 드러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앞뒤좌우로 펄럭인다.
마치 환락가의 분홍 커튼이 흔들리듯이 동공이 치마 밑단을 따라 움직인다.
"얘, 너는 옷을 왜 벗니?"
갑자기 속바지를 벗는 걸 보고 의아한 김 아줌마가 묻자 김미애가 야릇한 표정을 짓고는 질문을 회피한다.
"몰라도 돼"
상대방이 무언가 감춘다는 느낌이 들면 더 알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 법이다. 그래서 그런지 김 아줌마가 김미애의 행동을 주시한다.
"왜 속바지를 벗고 팬티로 갈아입니? 너 이제 속바지 안에 팬티 받쳐 입으려고?"
벗어 두었던 속바지를 다시 입지 않고 그대로 사물함으로 옮기는 걸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결국 궁금증이 폭발한 김 아줌마가 김미애의 속바지를 냉큼 잡아챈다.
"너 똥 쌌지? 아니면 오줌이라도 지렸니? 말 안 하면 까뒤집는다?"
무언가 대강 짚이는 게 있다. 물론 그 짚이는 것은 그녀의 약점이 될 것이고.... 김 아줌마가 소심하게 복수를 해본다.
"풉, 뒤집어 봐라"
김미애의 당당함에 김 아줌마가 왠지 헛 다리를 짚은 것 같다.
"이게 뭐니?"
속바지를 뒤집으니 허연 액체가 흥건하다.
"글쎄? 나도 모르겠네? 냄새 한 번 맡아봐서 뭔 줄 알면 알려주라"
왠지 냄새를 맡기는 꺼려지지만 그녀의 계속된 회피에 도저히 궁금증을 참을 방도가 없다. 김 아줌마가 액체가 흥건한 부분을 코에 살짝 대어 본다.
"어머!"
냄새를 맡아 본 김 아줌마가 깜짝 놀란다. 그런데 속바지를 코에서 떼지 않고 놀라는 걸 보니 혐오스러운 냄새는 아닌 것 같다.
그 광경을 지켜 본 김미애가 뿌듯한 얼굴로 말한다.
"냄새가 좀 강하지? 양도 많고? 내 남편이 체력이 좀 좋니"
"너는 무슨 아침부터 이 상태로 오냐? 찝찝하게....그리고 씻지도 않니?"
"찝찝해서 이렇게 갈아입는 거야. 그리고 씻을 시간도 없었단 말이야. 옷 입고 막 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덮치더라니깐? 전에도 말했잖아. 내 남편은 하루에 5번도 끄떡 없다고"
흠이 잡히는가 했더니 결국에는 자기 자랑이다. 김 아줌마가 아쉬운지 계속하여 트집을 잡는다.
"씻을 시간이 왜 없니? 그냥 뒷물만 하면 얼마 시간도 안 걸리는데"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나이가 좀 있지 않니? 그래서 빨리 아이를 가지려고 닦지도 않았지"
무언가 과학적으로 접근을 하면 터무니없는 소리인 게 확실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할 지식이 없는 이 상태에서는 더 이상 트집을 잡으면 필패다.
"다 갈아입었니? 빨리 테니스나 치자"
그녀들이 나가고 이제 민수는 혼자가 된다.
"원래 여자들은 다 저런가? 겉으로는 부끄러운 척 하면서 속으로는 남자보다 더 섹스를 즐기는? 김 아줌마도 그렇고 김미애도 그렇고....서연이랑 민희씨도 그럴까?"
남자인 민수 입장에서는 평생 그 답을 찾아도 해결이 안 될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한참을 생각해보지만 답을 찾지 못 하고 민수는 다시 관리실로 내려온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두 년들 때문에 싫고, 그렇다고 잠을 자기에는 늦잠을 자서인지 피곤하지 않고.... 에이! 그냥 일이나 하자"
자고로 숙련된 노동자는 보는 눈이 있을 때 일을 하는 법이다. 지금 일을 하기엔 무언가 아쉽다.
"...."
이 것도 하기 싫고 저 것도 하기 싫고 결국 민수는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의 승객들이 할 일이 없을 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듯이 수면을 빙자한 명상을 한다.
얼마나 명상을 했을까? 순간 더운 바람이 민수의 살결에 닿고 불쾌감이 급상승한다.
"이놈의 선풍기가 왜 더운 바람을 뱉어!"
짜증스러운 말과 함께 선풍기가 있는 곳을 쳐다보니 김 아줌마가 서 있다. 분명히 혼자만 있어야 하는 곳인데 사람이 보이니 민수가 깜짝 놀란다.
“으악!”
“어머!”
민수의 갑작스러운 비명 때문일까? 김 아줌마도 비명을 지르고 멍하니 서로를 쳐다본다.
“...”
“...”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민수가 김 아줌마에게 ‘인기척도 없이 왜 여기에 왔냐?’라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
김 아줌마가 눈빛을 외면하고 동공이 왼쪽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부자연스럽게 입 꼬리를 올리며 말을 한다.
“음료수 주려고 왔는데 자고 있었나봐? 그렇게 문을 두드렸는데 반응이 없더라.... 자 여기 음료수 먹어”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지금 그녀와 관계가 불편하기 때문에 일부러 속아준다.
“네... 잘 먹을게요”
침묵의 시간보다 빠르게 용건을 마치고 그녀가 퇴장한다.
운동을 심하게 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자세가 불안정하다.
사람이 목표가 있을 경우에는 평범한 바위를 보더라도 흥미롭다. 하지만 목표가 없을 경우는 그 재미있다는 게임을 하더라도 흥미를 끌지 못 한다. 지금 민수의 경우가 그러하다.
"아, 답답하다. 더 이상 못 견디겠다. 나가자!"
밖으로 나가니 벌써 출근시간이 다가왔나보다 로비가 웅성이는 소리에 요란하다.
"민수 총각, 요즘 바쁘나봐? 잘 안 보여"
"민수야, 오랜만~"
"헬로우~"
오랜만에 보는 민수가 반가워서 그런지 모두 한 마디씩 민수에게 건넨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구 여사님 안녕하세요"
"그냥 한 번에 인사하지 뭘 귀찮게 한 번씩 인사를 다 하니. 하여튼 총각은 성품도 좋아"
"하하하, 빈말이라도 감사합니다"
"그런데 요즘 사무가 바쁜가봐? 도통 보이지를 않으니 말이야"
"네, 조금 바쁘네요"
"아무리 바빠도 중간에 한 번씩 나와서 운동이나 하지 그래?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으면 나중에 결혼해서 못 써"
"네?"
한 사람이 민수에게 아리송한 말을 하니 나머지 일행의 말문이 트인다.
"이보게 이 사장, 뭘 못 쓴다는 거야 순진한 총각 놀리면 못 써"
"놀리긴 뭘 놀립니까? 미성년자도 아닌데 말입니다. 하하하"
"에이고, 말 좀 가려서 해요"
"왜 저만 가지고 그럽니까. 자꾸 이러시면 내일부터는 독기품고 라켓 휘두릅니다"
누군가 그랬던가? 정년퇴직하고 운동을 하는 노인들은 건강관리를 하기 위함이 아니고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거친 음성이 민수의 머리에 메아리를 칠 때마다 머리가 아파오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래서 있잖아. 내가 부러워서 아들놈한테 라켓을 하나 사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아들놈이 그러는 거야. 돈이 없다고"
"직접적으로 말했어요?"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아니지...아니지... 아들놈이 알고 보니 나를 놀래켜 줄 모양이였나봐. 저녁에 들어오는데 라켓을 들고 오더라고"
"그러면 그 라켓으로 게임을 하시지 왜..."
"얼마나 고대했던 건데 아껴 써야지"
"그러시다가 익숙치 않아서 실전에서..."
첫 마디 이후에 이미 민수는 대화의 일행에서 사실상 제외가 되었지만 노인들이 민수를 둥글게 둘러싸고 그들끼리 대화를 하는 상황상 자연스럽게 빠지긴 애매하다.
"... 이 상태로 빠져나가기에는 좀 예의가 아닌데... 어쩌지..."
이미 그들의 목소리는 자체 생성된 고막의 필터링으로 "웅웅" 거리는 소리만 전해질 뿐 언어로는 전달이 안 된다. 그래서 그런지 로비를 울리는 조그마한 하이힐 소리가 디테일하게 들려온다.
또각. 또각. 또각.
남자의 본능으로 고개가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돌아가고, 대화의 지루함이 가속을 붙인다.
"아씨!"
속과는 다르게 밖으로는 작별인사가 나온다.
"누님, 안녕히 가세요"
민수의 갑작스러운 인사에 김 아줌마가 약간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다.
"그...그래. 민수야 내일 보자"
김 아줌마의 인사를 건성으로 받고 복잡한 감정 때문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니 약간 뒤에서 따라가던 김미애가 보인다.
뒤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일단 앞에서는 조신한 여자이기에 수줍은 듯이 70도 각도로 고개를 들고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걷는다.
"지금 밑에 아무것도 안 입었을텐데..."
그러고보니 평소 조신한 걸음걸이가 신중한 걸음걸이로 바뀌어 보인다.
"싸가지만 있으면 괜찮은 여자인데..."
그녀의 농염스러운 몸매 때문인지 펑퍼짐한 주름치마의 골반에서부터 엉덩이의 반까지 터져나갈 듯이 타이트하게 끼어있다. 하지만 밑 엉덩이의 반부터 무릎까지는 펑퍼짐한 주름치마의 특성이 여지없이 드러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앞뒤좌우로 펄럭인다.
마치 환락가의 분홍 커튼이 흔들리듯이 동공이 치마 밑단을 따라 움직인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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