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閣下)께서 밤늦은 시간까지 국정(國政)에 몰두하시다가 그만 심장마비로 인해 급서(急逝)하시고 마셨다는 소식을 가장 비통(悲痛)한 심정으로 알려드립니다......앞으로 추가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계속해서 속보를 전해드리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면서 이상으로 **뉴스속보를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날, 고작 한 사람의 죽음에 의해 온 세계(世界)가 회색으로 바뀌어 버렸다.
“흐....흐흑........가........각하......”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교실 앞에 틀어져 있던 텔레비전에서는 아나운서가 계속해서 같은 말을 하고 있었고, 선생을 비롯해서 스무 명 남짓 되는 반 전체 일동의 울음소리가 교실(敎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으흐흐흐흐흐흐........으흐흐흐.........으흐흐흐흐.......”
멜론같이 커다란 D컵의 가슴(호기심 많은 남학생 한 명이 미상의 방법을 통해 알아냈었다.)으로 초상화(肖像畵)를 소중하게 꼭 끌어안고 있는 여선생은 아이라인이 번져서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는 것에도 상관없이 대성통곡(大聲痛哭)을 지르고 있었다.
제 남편이 지하철역에서 떨어져 죽었을 때조차 울음소리 한번 내지 않던 사람이었지만, 그날만큼은 그 아꼈던 눈물까지 마구 쏟아내면서 울고 있었다.
“........아.......아버지........각하.......어흐흐흑.”
내 옆자리에서는 여학생 한 명이 자리에 엎드려서 얼굴을 파묻은 채 울고 있었다. 그 아끼던 명품가방에 화장품(化粧品)이 마구 묻어나오고 있었지만,(비싼 가방이 화장품 때문에 더러워졌다면서 온종일 투덜거렸었다.), 그 순간만큼은 그것과는 상관없이 ‘아버지 각하’를 위해 열심히 울고 있었다.
“각하........각하.......이리 가시면 저희들은 어찌 하옵니까...........으허허헝.........”
한 남학생이 자신의 가슴을 탕. 탕 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건설회사 사장을 지내고 있던 그 남학생은 평소에도 나라의 사업을 마치 자신과 자신의 집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던 훌륭한 애국청년(愛國靑年)이었다.
도로 하나가 더 늘어나면 집 주차장에 세워진 외제차가 한대 더 늘어나고, 다리 하나가 더 세워지면 야자나무가 있는 멋진 해변에 근사한 별장 한 채가 새로 생겨나는 상관관계(相關關係) 따위와는 관계없이 정말 순수하게, 그는 정말로 국가와 각하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던 학생이었고, 각하의 갑작스런 죽음에 직면하게 되자 당연한 것처럼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이고오........아이고오........”
다른 학생 괴롭히기를 업으로 삼던 덩치 큰 남학생도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자기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는 부모를 둔 아이들이나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가 그 회사에 물건을 납품(納品)하는 회사에 속하는 아이들(그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가 상당히 커서 양쪽에 속하는 아이들이 열 명은 넘었었다.)을 주요한 타겟으로 했었는데, 그들의 돈을 갈취(喝取)하는 것은 기본이요, 자신의 숙제나 잔심부름까지 모두 그 아이들을 부려서 해결하곤 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그 남학생도 다른 학생들과 같이 각하의 죽음을 추모(追慕)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 기억에서, 나도 분명히 그들과 같이 울고 있었지만, 나는 왜 울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었다.
“조국의 위대한 지도자이신......훌쩍........각하께서는..........불철주야..........오직 조국의 발전과.........훌쩍..............근대화를............위해................훌쩍............지난 20년간...............훌쩍...........매진.........해...............오셨습니다................하지만..........오늘............불의의.............질환으로..............인해....................그.................뜨거웠던..........................심장이.....................마침내.............멈추고 말았으니.................훌쩍.....................이것이......................우리 국민................모두의..............훌쩍.............불행이 아니........고.......................무엇이라고 말할.........훌쩍.................수 있겠습니까........................각하! 각하! 어찌하여 저희들을 버리시고 떠나셨사옵니까? 각하! 각하!”
눈물과 혼란 속에 등교 뒤 한 시간 뒤에나 시작했던 조회시간에서, 배가 터져나갈 것 같이 빵빵한 위에 양복을 걸친 교장은 조명(照明)이 환하게 비치는 무대 위에서 눈물과 콧물로 절반을 때운 추도사를 읽어 내렸고, 교실에서 진탕 울었을 학생들이나 선생들 모두 밑바닥까지 눈물을 짜내면서 그 슬픔을 밖으로 드러냈었다.
하지만 그 때도 나는 울고는 있었지만 전혀 슬프지는 않았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 아닌가? 나와 그 사람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거나 친척관계도 아니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해 준 것은 10원도 없었다.
순전히 우리 집이 잘살게 된 것은 내 부모가 뼈 빠지게 일하고 거만한 공무원(公務員)들 밑에서 열심히 머리를 조아린 대가였지, 그 사람이 우리 집을 부유하게 만들어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이 나라의 공무원들은 그런 우리 집에서 뭐 하나라도 뜯어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던 쪽이었다.
물론 그날 이후로 우리 집은 더 잘살아지면 잘 살아졌지, 더 못살아지지는 않았다.
생전에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은 그가 죽기 이전과 똑같았다.
그날 후로 한 달 정도는 애도기간이라고 해서 옷도 노출(露出)이 적은, 흰색이나 검은색 혹은 회색만 허용되었고, TV는 전부 그 사람의 죽음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졌었다. 클럽이나 유흥주점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히 금지되었고, 학교에서는 웃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야 했다. 그렇게 한 달의 애도기간이 끝나고 나서는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그때서야 사람들은 마음대로 웃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와 친구들은 부자친구네 집에 설치된 수입산 노래방 기계로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 뒤로 누구도 그날을 입에 올리는 일은 없어졌었다. 하지만 그 날 품었던 의문(疑問)은 계속해서 내 마음 속에 돌덩어리처럼 들어차 있었다. 무엇이 이상한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나 혼자만은 이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더 흐르고, ‘명문대학’이라는 것을 졸업한 나는 내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아버지가 하는 일을 이어받는 쪽을 택했지만, 나의 선택은 달랐다. 그리고.......
“그러고 나서 하는 일이 이딴 거라니, 사람 인생(人生)이라는 건 모를 일이지?”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잘 못들었음다, 지부장(支部長)님?”
담배를 피면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더니, 옆에 있던 부하가 나에게 되묻고 있다. 혀가 짧은 게 단점인데, 우리 지부에서 촬영기사 겸 정보팀장을 맡고 있다. 처음 몇 번은 발음교정을 시켜보기도 했지만 나아지는 것이 별로 없어서 지금은 발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터치를 하지 않는다.
“그냥 혼잣말이다. 자, 이제 다 쉬었으면 다시 촬영(撮影) 시작해야지?”
“알겠슴돠, 야들아! 그만 쉬고 이제 다시 촬영하자!”
음경(陰莖)을 모두 드러낸 채 널브러져서 자고 있던 7명이 고함소리 한번에 빠릿빠릿한 속도로 일어나서 일렬로 줄을 짓기 시작한다. 그 늘어선 모습이 객관적(客觀的)으로 보나 주관적(主觀的)으로 보나 웃기지도 않는 꼴불견이지만 조직의 엄격(嚴格)한 분위기 때문에 누구 하나 반발(反撥)하거나 이의(異議)를 제기하지 않은 채 지시에 따라 1분 만에 정렬을 마친다.
“자, 이제 모두들 좆물 다 충전했냐?”
“예! 다 채워지다 못해 만땅입니다!”
나름 방음대책을 해 놓았지만 주변에 소리가 들리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아주 큰 목소리는 내지 못하지만, 정렬(整列)해 있는 8명의 부하들은 모두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나에게 대답한다.
“그러면 두 사람 가서 방에 가서 여배우(女俳優) 좀 데려와라, 어서 오늘 분 촬영 끝내고 시마이 하자.”
“예!”
내가 지시하는 대로 건장한 체격의 두 명이 옆방에 들어간 다음. 축 늘어진 여자 한명을 끌어낸다. 여자의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은 말라붙은 오징어처럼 아래쪽으로 뻗었고, 입가와 얼굴에는 말라붙은 흰색 자국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방금 전 촬영 때 부하들이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내버려 두었더니 씻기지도 않은 채 방치한 것 같다. 바닥도 끈적끈적한 걸 보니 이쪽도 청소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쯧쯧쯧, 꼴이 이게 뭐냐? 일단 한번 씻기고 해야겠다.
한 명은 바가지에 물 떠서 가져오고, 다른 사람들은 밀대 꺼내서 바닥 청소 좀 해라. 우리가 우리 속 돼지도 아니고 깨끗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냐?”
다른 부하들이 청소도구함에서 대걸레를 꺼내는 동안 한 명이 내 앞으로 물이 담긴 바가지를 가져온다. 말없이 그것을 받아든 나는 여자의 머리 위에 따뜻한 물을 끼얹어 가면서 더러운 것들을 씻어나간다. 말라붙은 머리를 대충 닦아내고, 얼굴을 문질러서 때와 하얀 것들을 벗겨낸다. 그런 다음 가슴과 등에 물을 부어가면서 뽀드득 소리가 나도록 말끔하게 씻기고 있다.
“으.........으.........”
“깨어났냐?”
배꼽까지 씻기는 끝내고 그 아래쪽으로 향하려는데 여자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시팔. 이것 참 귀찮게 되었다.
물론 내가 귀찮을 일은 없고, 순전히 내 부하들이 귀찮아지는 것이지만.
“사....사.....살려......”
“움직이지 못하게 꼭 붙잡아라. 자고로 앞보지랑 뒷보지를 잘 닦아야 성병에 안 걸리지. 안 그러면 너희들이나 나나 진탕 고생한다.”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런 사소한 잡음은 무시한 채 손에서 비누를 문질러서 거품을 만든 다음 여자의 하반신에 듬뿍 칠한다. 두 명이 양쪽 손과 발을 붙잡아서 고정시켜놓는 동안 앞쪽의 풀숲부터 뒤쪽의 주름 하나가지 꼼꼼하게 닦아낸다.
가끔은 귀찮지만 성병 예방을 위해서는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작업이다.
“아...아. 아. 아.”
“뒤집어.”
두 명이 여자를 거꾸로 뒤집으니 여자의 사타구니가 똑똑하게 보인다. 엄지와 검지로 대음순(大陰脣)을 벌려서 입구를 연 다음 물을 부어서 질 안쪽을 꼼꼼하게 세척한다. 이 안쪽을 잘 세척하지 않으면 냄새도 냄새지만, 온갖 성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잘 닦아야 하는 부위다. 물론 굉장히 연약(軟弱)한 부위라서 세척(洗滌)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으켜.”
여자를 일으켜 세우자, 아래쪽에 채워졌던 물을 발 아래로 쏟아낸다. 마지막으로 머리 위에 물을 한 번 더 끼얹은 다음에 손을 씻어서 터는 것으로 모든 세척과정을 끝낸다.
“사.살려.살려 주세요. 저 집에 가고 싶어요. 제발..... 경찰에는 아무 말 안할테니.....”
“내일도 촬영해야 하니까 청소 좀 빨리해라. 촬영이 일찍 끝나야 너희들도 좋고 나도 푹 쉬지. 안 그러냐?”
대걸레로 바닥청소를 하던 부하들이 속력을 더 내기 시작하고, 몇 번의 걸레질을 더하고 난 뒤에야 바닥청소가 끝났다. 물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빼고는 훨씬 깨끗해졌다.
역시 비닐장판도 비싼 게 싸구려보다는 청소하기에 더 편하다. 귀중한 혁명자금을 들여서 새로 사 온 보람이 있다.
“아저씨, 아저씨, 제발 한번만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
“카메라 준비 다 됐냐?”
“준비 다 되었슴돠”
“아....아저씨!”
“그래 그럼 바로 촬영 시작하자. 먼저 내가 분위기 잡을 테니까, 늘 그랬듯이 각자 맡은 배역대로 잘 해보자. 알았냐?”
“예!”
여자를 붙잡고 있던 네 명이 비키고 난 뒤, 나는 여자의 팔을 뒤로 틀어서 두 팔에 수갑을 채운다. 정식 제품이 아니라서 진짜 경찰에서 쓰는 것처럼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튼튼한 녀석이다.
“아악! 아....아저씨?”
“아저씨라고 하지 마라. 우리는 바로 혁명군이다. 혁명군.”
“.......혁명군?”
“그래, 혁명군. 전에도 얘기했잖아.”
“근데.....왜 이러고 있어요?”
“그거야.......너로 동영상을 찍어서 그걸로 혁명자금을 벌어야 하거든.”
“..........네?”
여자가 납득하던 납득하지 못하건, 이 이상 여자에게 자세한 사정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동영상의 컨셉을 잡기 위한 썰은 여기서 끝내고, 기다리는 것을 싫어할 우리들의 소중한 시청자들을 위해 전개를 앞당기는 것이 좋겠다.
한쪽 손으로 양쪽 볼을 잡은 다음 내 얼굴 가까이에 들이댄다. 내 두 눈과 마주한 여자의 두 눈동자에 놀람이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인다.
“읍..읍!읍! 으읍!”
“암전하게 있어. 혀를 깨물기라도 했다가는 정말로 죽을 줄 알아.”
물론 여자가 혀를 깨물기 전에 혀를 빼낼 자신은 있다. 어차피 여자에게 반항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도 충분히 학인한 뒤이다.
그렇지만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여자에게 협박조로 말을 하면서, 혀를 입 안쪽까지 밀어 넣는 약탈적인 키스를 화면에 담는다.
“어휴, 벌써 꼭지가 선 걸 보니 물건은 물건일지도. 내가 만져주니까 그렇게 기분이 좋든?”
“읍......읍....으으읍.”
입이 막혀있는 여자가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지만, 나는 일부러 여자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진다. 상대의 심리를 굴종(屈從)상태로 만들기 위한 화술 중 하나이다.
“휴우. 이제 아래쪽으로 들어가야지. 자 다리 좀 벌려봐.”
키스 뒤에 여자를 밀쳐서 바닥에 쓰러트린 다음 본격적인 삽입(揷入)을 준비한다. 여자는 두 다리를 단단하게 모은 채 나를 쏘아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두려움을 느낄 리는 없다.
“어쭈, 아직 정신을 덜 차렸나 본데? 정보팀장, 오늘 도착한 상자에서 한 자루 꺼내서 줘봐.”
“알겠습니다, 지부장님.”
여자의 눈동자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오른쪽으로 넘어가고, 그곳에서는 다른 부하에게 카메라를 넘긴 정보팀장이 안간힘을 쓰면서 나무로 된 상자를 열고 있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뚜껑을 강철 크로우 바로 거칠게 뜯어낸 다음, 안쪽에 들어 있는 위장용 종이상자를 뜯고 난 뒤 마른 옥수수가 가득 들어있는 상자에서 회색 막대 하나를 꺼내서 내 손에 쥐어준다.
“오토건이라..........이 정도면 괜찮네?”
어디서 굴러다니던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상태는 괜찮다. 개머리판을 어께에 붙인 상태로 여자를 향해 조준한 다음 장전손잡이를 당겨본다. 그러자 철컥 하는 소리에 여자가 깜짝 놀라면서 뒤로 물러선다. 탄창조차 꼽아져 있지 않은 빈총에 겁먹은 모습을 보니, 웃기기도 하고 해서 조금 더 장난을 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쏘...쏘지 말아 주....주세요..........”
“알았어, 우리말만 잘 들으면 쏘지 않을 테니까 그 대신 말 잘 들어야 돼. 알았지?”
“예...........”
“자, 이제 시작해볼까? 정보팀장, 혹시 이 년이 반항한다 싶으면 바로 머리를 쏴버려라. 명령이다 알았나?”
“예!”
“무......무슨........”
옆에 있던 부하에게 총을 넘긴 다음 여자를 깔고 위에 올라탄다. 어차피 필요 없는 부분은 정보실장이 알아서 편집해 줄 것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잡설(雜說)을 길게 늘어트리는 것 보다는 빨리 본편으로 넘어가는 게 좋다. 전희(前戱)과정은 생략하기로 하고 바로 삽입부터 하기로 할까.
“으......읍읍읍!”
“소리 지르지 마라. 아까 한 말이 농담인 줄 아냐?”
물기가 별로 없어서 상당히 뻑뻑하다. 빠르게 왕복운동을 하려니 마른 사포(砂布)로 음경을 문지르는 것처럼 따갑다. 여자의 입을 틀어막은 손 위로 물기가 흘러내리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사실적이고 더 좋은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으읍....으..........으윽.”
“이제 좀 축축해지네, 역시 한번 개통(開通)한 구멍이라 금방 젖어드는 가 봐?”
입으로는 여자를 비하하는 말을 내뱉고, 하체는 여자의 구멍으로 가는 길을 내면서, 간간히 남아도는 한쪽 손으로 여자의 왼쪽 겨드랑이 털을 뽑아낸다. 여자들이 제모를 할 때처럼 섬세하게 뿌리까지 한 번에 뽑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똑 끊어질 정도로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을 주어서 최대한 아프게 뽑는 방식을 쓰는데, 여자의 겨드랑이에서 이미 절반은 끊어져나가고 아래쪽 절반만 처량하게 남아있는 상태다. 겨드랑이 털을 뽑는 것이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태가 나지 않게 여자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이라서 주로 애용하고 있다.
“으흐흡. 흡. 으으으으읍”
털을 하나 둘 씩 뽑을 때마다 여자는 비명소리를 질러댄다. 음경이 안쪽에 닿을 때마다 비명소리를 지른다. 그 반응이 악기를 연주(演奏)하는 것처럼 재미있어서 두 가지를 번갈아서 하기도 하고, 동시에 하기도 하면서 여자의 반응(反應)을 관찰하고 있다.
“으으읍. 읍. 읍. 으으흐흐흐흐으읍.”
손등 위에 고인 물기가 줄기처럼 내려오면서, 사정신호가 아래로부터 내 뇌를 찌르듯이 들어온다. 조금 더 즐기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겠지만, 촬영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그것에 앞서고 있다.
“으읏! 흡! 하.......이제 니들 차례니까, 싸우지들 말고 차례대로 써라.”
“예!”
“저.......꺄악!”
내 손에서 벗어나서 목소리를 내려고 했던 여자는 또 다른 손에 의해 입을 틀어 막힌다. 다른 부하에게 카메라를 맡긴 정보실장은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바로 여자에게 달려들고, 다른 부하 한명은 여자를 옆으로 눕게 한 다음, 자신도 뒤에서 박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입이 심심한 것 같은데, 지금 안 쓰고 아껴서 뭐하냐?”
“예, 그러면 저도 투입하겠습니다.”
잠시 후 다른 한 명이 여자의 입에 음경을 들이밀고, 여자는 울먹이면서도 그 음경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사실 말로는 여자가 성기(性器)를 이빨로 끊는 것이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여러 명이 주변에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단을 내리기가 더 힘들어진다. 물론 아주 불가능한 것 까지는 아니긴 하다.
“으흡. 흐릅. 츕. 츠읍.”
“헉. 그래. 그렇지.
혹시 이빨이라도 닿기라도 해봐. 망치로 전부 때려 부셔서 평생 동안 죽이나 먹고 살게 해 줄 테니까. 허튼 짓거리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는 그렇게 위계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성교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한 갑에 2500원짜리, 한 개비에 125원짜리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었고, 500원짜리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목 깊이 빨아들인 매캐한 연기가 폐 속을 한 바퀴 휘감아 돈 다음, 하얀 구름을 그리면서 천정 아래쪽으로 쭉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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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라넷 접속이 잘 안되어서 못 올리다가 오늘 올립니다.
그날, 고작 한 사람의 죽음에 의해 온 세계(世界)가 회색으로 바뀌어 버렸다.
“흐....흐흑........가........각하......”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교실 앞에 틀어져 있던 텔레비전에서는 아나운서가 계속해서 같은 말을 하고 있었고, 선생을 비롯해서 스무 명 남짓 되는 반 전체 일동의 울음소리가 교실(敎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으흐흐흐흐흐흐........으흐흐흐.........으흐흐흐흐.......”
멜론같이 커다란 D컵의 가슴(호기심 많은 남학생 한 명이 미상의 방법을 통해 알아냈었다.)으로 초상화(肖像畵)를 소중하게 꼭 끌어안고 있는 여선생은 아이라인이 번져서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는 것에도 상관없이 대성통곡(大聲痛哭)을 지르고 있었다.
제 남편이 지하철역에서 떨어져 죽었을 때조차 울음소리 한번 내지 않던 사람이었지만, 그날만큼은 그 아꼈던 눈물까지 마구 쏟아내면서 울고 있었다.
“........아.......아버지........각하.......어흐흐흑.”
내 옆자리에서는 여학생 한 명이 자리에 엎드려서 얼굴을 파묻은 채 울고 있었다. 그 아끼던 명품가방에 화장품(化粧品)이 마구 묻어나오고 있었지만,(비싼 가방이 화장품 때문에 더러워졌다면서 온종일 투덜거렸었다.), 그 순간만큼은 그것과는 상관없이 ‘아버지 각하’를 위해 열심히 울고 있었다.
“각하........각하.......이리 가시면 저희들은 어찌 하옵니까...........으허허헝.........”
한 남학생이 자신의 가슴을 탕. 탕 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건설회사 사장을 지내고 있던 그 남학생은 평소에도 나라의 사업을 마치 자신과 자신의 집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던 훌륭한 애국청년(愛國靑年)이었다.
도로 하나가 더 늘어나면 집 주차장에 세워진 외제차가 한대 더 늘어나고, 다리 하나가 더 세워지면 야자나무가 있는 멋진 해변에 근사한 별장 한 채가 새로 생겨나는 상관관계(相關關係) 따위와는 관계없이 정말 순수하게, 그는 정말로 국가와 각하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던 학생이었고, 각하의 갑작스런 죽음에 직면하게 되자 당연한 것처럼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이고오........아이고오........”
다른 학생 괴롭히기를 업으로 삼던 덩치 큰 남학생도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자기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는 부모를 둔 아이들이나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가 그 회사에 물건을 납품(納品)하는 회사에 속하는 아이들(그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가 상당히 커서 양쪽에 속하는 아이들이 열 명은 넘었었다.)을 주요한 타겟으로 했었는데, 그들의 돈을 갈취(喝取)하는 것은 기본이요, 자신의 숙제나 잔심부름까지 모두 그 아이들을 부려서 해결하곤 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그 남학생도 다른 학생들과 같이 각하의 죽음을 추모(追慕)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 기억에서, 나도 분명히 그들과 같이 울고 있었지만, 나는 왜 울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었다.
“조국의 위대한 지도자이신......훌쩍........각하께서는..........불철주야..........오직 조국의 발전과.........훌쩍..............근대화를............위해................훌쩍............지난 20년간...............훌쩍...........매진.........해...............오셨습니다................하지만..........오늘............불의의.............질환으로..............인해....................그.................뜨거웠던..........................심장이.....................마침내.............멈추고 말았으니.................훌쩍.....................이것이......................우리 국민................모두의..............훌쩍.............불행이 아니........고.......................무엇이라고 말할.........훌쩍.................수 있겠습니까........................각하! 각하! 어찌하여 저희들을 버리시고 떠나셨사옵니까? 각하! 각하!”
눈물과 혼란 속에 등교 뒤 한 시간 뒤에나 시작했던 조회시간에서, 배가 터져나갈 것 같이 빵빵한 위에 양복을 걸친 교장은 조명(照明)이 환하게 비치는 무대 위에서 눈물과 콧물로 절반을 때운 추도사를 읽어 내렸고, 교실에서 진탕 울었을 학생들이나 선생들 모두 밑바닥까지 눈물을 짜내면서 그 슬픔을 밖으로 드러냈었다.
하지만 그 때도 나는 울고는 있었지만 전혀 슬프지는 않았다.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 아닌가? 나와 그 사람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거나 친척관계도 아니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해 준 것은 10원도 없었다.
순전히 우리 집이 잘살게 된 것은 내 부모가 뼈 빠지게 일하고 거만한 공무원(公務員)들 밑에서 열심히 머리를 조아린 대가였지, 그 사람이 우리 집을 부유하게 만들어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이 나라의 공무원들은 그런 우리 집에서 뭐 하나라도 뜯어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던 쪽이었다.
물론 그날 이후로 우리 집은 더 잘살아지면 잘 살아졌지, 더 못살아지지는 않았다.
생전에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은 그가 죽기 이전과 똑같았다.
그날 후로 한 달 정도는 애도기간이라고 해서 옷도 노출(露出)이 적은, 흰색이나 검은색 혹은 회색만 허용되었고, TV는 전부 그 사람의 죽음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졌었다. 클럽이나 유흥주점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히 금지되었고, 학교에서는 웃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야 했다. 그렇게 한 달의 애도기간이 끝나고 나서는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그때서야 사람들은 마음대로 웃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와 친구들은 부자친구네 집에 설치된 수입산 노래방 기계로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 뒤로 누구도 그날을 입에 올리는 일은 없어졌었다. 하지만 그 날 품었던 의문(疑問)은 계속해서 내 마음 속에 돌덩어리처럼 들어차 있었다. 무엇이 이상한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나 혼자만은 이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더 흐르고, ‘명문대학’이라는 것을 졸업한 나는 내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아버지가 하는 일을 이어받는 쪽을 택했지만, 나의 선택은 달랐다. 그리고.......
“그러고 나서 하는 일이 이딴 거라니, 사람 인생(人生)이라는 건 모를 일이지?”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잘 못들었음다, 지부장(支部長)님?”
담배를 피면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더니, 옆에 있던 부하가 나에게 되묻고 있다. 혀가 짧은 게 단점인데, 우리 지부에서 촬영기사 겸 정보팀장을 맡고 있다. 처음 몇 번은 발음교정을 시켜보기도 했지만 나아지는 것이 별로 없어서 지금은 발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터치를 하지 않는다.
“그냥 혼잣말이다. 자, 이제 다 쉬었으면 다시 촬영(撮影) 시작해야지?”
“알겠슴돠, 야들아! 그만 쉬고 이제 다시 촬영하자!”
음경(陰莖)을 모두 드러낸 채 널브러져서 자고 있던 7명이 고함소리 한번에 빠릿빠릿한 속도로 일어나서 일렬로 줄을 짓기 시작한다. 그 늘어선 모습이 객관적(客觀的)으로 보나 주관적(主觀的)으로 보나 웃기지도 않는 꼴불견이지만 조직의 엄격(嚴格)한 분위기 때문에 누구 하나 반발(反撥)하거나 이의(異議)를 제기하지 않은 채 지시에 따라 1분 만에 정렬을 마친다.
“자, 이제 모두들 좆물 다 충전했냐?”
“예! 다 채워지다 못해 만땅입니다!”
나름 방음대책을 해 놓았지만 주변에 소리가 들리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아주 큰 목소리는 내지 못하지만, 정렬(整列)해 있는 8명의 부하들은 모두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나에게 대답한다.
“그러면 두 사람 가서 방에 가서 여배우(女俳優) 좀 데려와라, 어서 오늘 분 촬영 끝내고 시마이 하자.”
“예!”
내가 지시하는 대로 건장한 체격의 두 명이 옆방에 들어간 다음. 축 늘어진 여자 한명을 끌어낸다. 여자의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은 말라붙은 오징어처럼 아래쪽으로 뻗었고, 입가와 얼굴에는 말라붙은 흰색 자국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방금 전 촬영 때 부하들이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내버려 두었더니 씻기지도 않은 채 방치한 것 같다. 바닥도 끈적끈적한 걸 보니 이쪽도 청소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쯧쯧쯧, 꼴이 이게 뭐냐? 일단 한번 씻기고 해야겠다.
한 명은 바가지에 물 떠서 가져오고, 다른 사람들은 밀대 꺼내서 바닥 청소 좀 해라. 우리가 우리 속 돼지도 아니고 깨끗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냐?”
다른 부하들이 청소도구함에서 대걸레를 꺼내는 동안 한 명이 내 앞으로 물이 담긴 바가지를 가져온다. 말없이 그것을 받아든 나는 여자의 머리 위에 따뜻한 물을 끼얹어 가면서 더러운 것들을 씻어나간다. 말라붙은 머리를 대충 닦아내고, 얼굴을 문질러서 때와 하얀 것들을 벗겨낸다. 그런 다음 가슴과 등에 물을 부어가면서 뽀드득 소리가 나도록 말끔하게 씻기고 있다.
“으.........으.........”
“깨어났냐?”
배꼽까지 씻기는 끝내고 그 아래쪽으로 향하려는데 여자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시팔. 이것 참 귀찮게 되었다.
물론 내가 귀찮을 일은 없고, 순전히 내 부하들이 귀찮아지는 것이지만.
“사....사.....살려......”
“움직이지 못하게 꼭 붙잡아라. 자고로 앞보지랑 뒷보지를 잘 닦아야 성병에 안 걸리지. 안 그러면 너희들이나 나나 진탕 고생한다.”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런 사소한 잡음은 무시한 채 손에서 비누를 문질러서 거품을 만든 다음 여자의 하반신에 듬뿍 칠한다. 두 명이 양쪽 손과 발을 붙잡아서 고정시켜놓는 동안 앞쪽의 풀숲부터 뒤쪽의 주름 하나가지 꼼꼼하게 닦아낸다.
가끔은 귀찮지만 성병 예방을 위해서는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작업이다.
“아...아. 아. 아.”
“뒤집어.”
두 명이 여자를 거꾸로 뒤집으니 여자의 사타구니가 똑똑하게 보인다. 엄지와 검지로 대음순(大陰脣)을 벌려서 입구를 연 다음 물을 부어서 질 안쪽을 꼼꼼하게 세척한다. 이 안쪽을 잘 세척하지 않으면 냄새도 냄새지만, 온갖 성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잘 닦아야 하는 부위다. 물론 굉장히 연약(軟弱)한 부위라서 세척(洗滌)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으켜.”
여자를 일으켜 세우자, 아래쪽에 채워졌던 물을 발 아래로 쏟아낸다. 마지막으로 머리 위에 물을 한 번 더 끼얹은 다음에 손을 씻어서 터는 것으로 모든 세척과정을 끝낸다.
“사.살려.살려 주세요. 저 집에 가고 싶어요. 제발..... 경찰에는 아무 말 안할테니.....”
“내일도 촬영해야 하니까 청소 좀 빨리해라. 촬영이 일찍 끝나야 너희들도 좋고 나도 푹 쉬지. 안 그러냐?”
대걸레로 바닥청소를 하던 부하들이 속력을 더 내기 시작하고, 몇 번의 걸레질을 더하고 난 뒤에야 바닥청소가 끝났다. 물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빼고는 훨씬 깨끗해졌다.
역시 비닐장판도 비싼 게 싸구려보다는 청소하기에 더 편하다. 귀중한 혁명자금을 들여서 새로 사 온 보람이 있다.
“아저씨, 아저씨, 제발 한번만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
“카메라 준비 다 됐냐?”
“준비 다 되었슴돠”
“아....아저씨!”
“그래 그럼 바로 촬영 시작하자. 먼저 내가 분위기 잡을 테니까, 늘 그랬듯이 각자 맡은 배역대로 잘 해보자. 알았냐?”
“예!”
여자를 붙잡고 있던 네 명이 비키고 난 뒤, 나는 여자의 팔을 뒤로 틀어서 두 팔에 수갑을 채운다. 정식 제품이 아니라서 진짜 경찰에서 쓰는 것처럼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튼튼한 녀석이다.
“아악! 아....아저씨?”
“아저씨라고 하지 마라. 우리는 바로 혁명군이다. 혁명군.”
“.......혁명군?”
“그래, 혁명군. 전에도 얘기했잖아.”
“근데.....왜 이러고 있어요?”
“그거야.......너로 동영상을 찍어서 그걸로 혁명자금을 벌어야 하거든.”
“..........네?”
여자가 납득하던 납득하지 못하건, 이 이상 여자에게 자세한 사정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동영상의 컨셉을 잡기 위한 썰은 여기서 끝내고, 기다리는 것을 싫어할 우리들의 소중한 시청자들을 위해 전개를 앞당기는 것이 좋겠다.
한쪽 손으로 양쪽 볼을 잡은 다음 내 얼굴 가까이에 들이댄다. 내 두 눈과 마주한 여자의 두 눈동자에 놀람이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인다.
“읍..읍!읍! 으읍!”
“암전하게 있어. 혀를 깨물기라도 했다가는 정말로 죽을 줄 알아.”
물론 여자가 혀를 깨물기 전에 혀를 빼낼 자신은 있다. 어차피 여자에게 반항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도 충분히 학인한 뒤이다.
그렇지만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여자에게 협박조로 말을 하면서, 혀를 입 안쪽까지 밀어 넣는 약탈적인 키스를 화면에 담는다.
“어휴, 벌써 꼭지가 선 걸 보니 물건은 물건일지도. 내가 만져주니까 그렇게 기분이 좋든?”
“읍......읍....으으읍.”
입이 막혀있는 여자가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지만, 나는 일부러 여자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진다. 상대의 심리를 굴종(屈從)상태로 만들기 위한 화술 중 하나이다.
“휴우. 이제 아래쪽으로 들어가야지. 자 다리 좀 벌려봐.”
키스 뒤에 여자를 밀쳐서 바닥에 쓰러트린 다음 본격적인 삽입(揷入)을 준비한다. 여자는 두 다리를 단단하게 모은 채 나를 쏘아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두려움을 느낄 리는 없다.
“어쭈, 아직 정신을 덜 차렸나 본데? 정보팀장, 오늘 도착한 상자에서 한 자루 꺼내서 줘봐.”
“알겠습니다, 지부장님.”
여자의 눈동자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오른쪽으로 넘어가고, 그곳에서는 다른 부하에게 카메라를 넘긴 정보팀장이 안간힘을 쓰면서 나무로 된 상자를 열고 있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뚜껑을 강철 크로우 바로 거칠게 뜯어낸 다음, 안쪽에 들어 있는 위장용 종이상자를 뜯고 난 뒤 마른 옥수수가 가득 들어있는 상자에서 회색 막대 하나를 꺼내서 내 손에 쥐어준다.
“오토건이라..........이 정도면 괜찮네?”
어디서 굴러다니던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상태는 괜찮다. 개머리판을 어께에 붙인 상태로 여자를 향해 조준한 다음 장전손잡이를 당겨본다. 그러자 철컥 하는 소리에 여자가 깜짝 놀라면서 뒤로 물러선다. 탄창조차 꼽아져 있지 않은 빈총에 겁먹은 모습을 보니, 웃기기도 하고 해서 조금 더 장난을 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쏘...쏘지 말아 주....주세요..........”
“알았어, 우리말만 잘 들으면 쏘지 않을 테니까 그 대신 말 잘 들어야 돼. 알았지?”
“예...........”
“자, 이제 시작해볼까? 정보팀장, 혹시 이 년이 반항한다 싶으면 바로 머리를 쏴버려라. 명령이다 알았나?”
“예!”
“무......무슨........”
옆에 있던 부하에게 총을 넘긴 다음 여자를 깔고 위에 올라탄다. 어차피 필요 없는 부분은 정보실장이 알아서 편집해 줄 것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잡설(雜說)을 길게 늘어트리는 것 보다는 빨리 본편으로 넘어가는 게 좋다. 전희(前戱)과정은 생략하기로 하고 바로 삽입부터 하기로 할까.
“으......읍읍읍!”
“소리 지르지 마라. 아까 한 말이 농담인 줄 아냐?”
물기가 별로 없어서 상당히 뻑뻑하다. 빠르게 왕복운동을 하려니 마른 사포(砂布)로 음경을 문지르는 것처럼 따갑다. 여자의 입을 틀어막은 손 위로 물기가 흘러내리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사실적이고 더 좋은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으읍....으..........으윽.”
“이제 좀 축축해지네, 역시 한번 개통(開通)한 구멍이라 금방 젖어드는 가 봐?”
입으로는 여자를 비하하는 말을 내뱉고, 하체는 여자의 구멍으로 가는 길을 내면서, 간간히 남아도는 한쪽 손으로 여자의 왼쪽 겨드랑이 털을 뽑아낸다. 여자들이 제모를 할 때처럼 섬세하게 뿌리까지 한 번에 뽑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똑 끊어질 정도로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을 주어서 최대한 아프게 뽑는 방식을 쓰는데, 여자의 겨드랑이에서 이미 절반은 끊어져나가고 아래쪽 절반만 처량하게 남아있는 상태다. 겨드랑이 털을 뽑는 것이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태가 나지 않게 여자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이라서 주로 애용하고 있다.
“으흐흡. 흡. 으으으으읍”
털을 하나 둘 씩 뽑을 때마다 여자는 비명소리를 질러댄다. 음경이 안쪽에 닿을 때마다 비명소리를 지른다. 그 반응이 악기를 연주(演奏)하는 것처럼 재미있어서 두 가지를 번갈아서 하기도 하고, 동시에 하기도 하면서 여자의 반응(反應)을 관찰하고 있다.
“으으읍. 읍. 읍. 으으흐흐흐흐으읍.”
손등 위에 고인 물기가 줄기처럼 내려오면서, 사정신호가 아래로부터 내 뇌를 찌르듯이 들어온다. 조금 더 즐기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겠지만, 촬영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그것에 앞서고 있다.
“으읏! 흡! 하.......이제 니들 차례니까, 싸우지들 말고 차례대로 써라.”
“예!”
“저.......꺄악!”
내 손에서 벗어나서 목소리를 내려고 했던 여자는 또 다른 손에 의해 입을 틀어 막힌다. 다른 부하에게 카메라를 맡긴 정보실장은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바로 여자에게 달려들고, 다른 부하 한명은 여자를 옆으로 눕게 한 다음, 자신도 뒤에서 박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입이 심심한 것 같은데, 지금 안 쓰고 아껴서 뭐하냐?”
“예, 그러면 저도 투입하겠습니다.”
잠시 후 다른 한 명이 여자의 입에 음경을 들이밀고, 여자는 울먹이면서도 그 음경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사실 말로는 여자가 성기(性器)를 이빨로 끊는 것이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여러 명이 주변에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단을 내리기가 더 힘들어진다. 물론 아주 불가능한 것 까지는 아니긴 하다.
“으흡. 흐릅. 츕. 츠읍.”
“헉. 그래. 그렇지.
혹시 이빨이라도 닿기라도 해봐. 망치로 전부 때려 부셔서 평생 동안 죽이나 먹고 살게 해 줄 테니까. 허튼 짓거리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는 그렇게 위계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성교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한 갑에 2500원짜리, 한 개비에 125원짜리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었고, 500원짜리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목 깊이 빨아들인 매캐한 연기가 폐 속을 한 바퀴 휘감아 돈 다음, 하얀 구름을 그리면서 천정 아래쪽으로 쭉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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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라넷 접속이 잘 안되어서 못 올리다가 오늘 올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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