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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에서 섹스까지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08 2,547회 0건
# 1. 몰카 그리고 도촬.


몰카.... 언제부터 몰카를 찍기 시작했을까.

가벼운 취미 혹은 장난으로만 여겼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선을 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가벼운 것이 아니게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무음 카메라 어플을 이용해 보기 좋은 여인들의 몸매를 사진으로 몰래 찍어 남기는 정도였다. 상당히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런 식으로 가장 처음 내 카메라에 몸매가 찍힌 여자는 드라마틱하게도 친구의 여친이었다.

그 당시 학과 내에서도 알아주는 몸짱이었던 3학번 아래의 퀸카녀 소윤이를 차지하게 된 내 동기 종석이는 우리과 남성들에게 있어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될 만 했다. 모두들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속으로는 "저런 여자와 섹스를 할 수 있다니..." 하는 생각이 만연했을 것이다. 가장 친한 친구인 나조차도 내심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말이다.

소윤이는 쭉 뻗은 매끈한 몸매에 보기좋게 붙은 볼륨이 아주 꼴릿한 비율을 자랑하는 편이었지만, 그것 이상으로 그 몸매를 야릇하게 연출할 수 있는 옷차림이나 스타일에 관해서는 거의 통달한 여자였다. 평범한 레깅스나 스타킹이라도 소윤이가 신으면 학과의 남자들은 소윤이의 허벅지와 엉덩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 역시도 소윤이가 스키니를 입고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서는 그 날 내내 소윤이의 볼륨감 있는 탱탱한 엉덩이가 실룩이는 장면을 머릿 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좌우지간 그런 선망의 대상을 친구인 종석이가 차지하게 되었으니 그 때의 내 감정은 부러움과 열등감이 묘하게 뒤섞여 아주 복잡씁쓸한 그런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종석이가 소윤이와 사귀고 난 이후로 자연스럽게 나는 소윤이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 종석이가 여기저기 소윤이를 데리고 다니며 자랑하는걸 즐겼기 때문에 굳이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은 그 당시 소윤이를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소윤이를 자주 보게 될 수록 나는 점점 더 소윤이의 몸에 대한 야릇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친구의 여자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성적인 상상과 그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었다. 아니,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친구의 여자라는 점이 묘하게 더 흥분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종석이의 몸에 올라탄 소윤이의 매끄럽고 멋진 알몸을 생각하면 도저히 성욕을 참을 수가 없었다.

친구의 여자가 아니었다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어떻게 해볼 꿈이라도 꾸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니 나는 좀 다른 방법으로 욕구를 해소하기 시작했다. 종석이와 소윤이를 포함해 3대 3으로 놀이공원으로 놀러갔던 그 날, 나는 핸드폰에 미리 준비한 무음 카메라 어플로 흰색 핫팬츠를 입은 소윤이의 탱탱한 엉덩이와 육감적인 허벅지, 종아리 등을 틈틈이 아무도 모르게 촬영했다.

그런 식의 몰래 촬영은 처음이었던데다가, 들키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움직이는 와중에 찍은 것이라 집에 돌아와서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선명하게 찍힌 것은 전체의 10퍼센트도 될까말까였다. 마구잡이로 찍다보면 괜찮은 장면이 몇 개는 찍히겠지 하는 심정으로 찍은 수백장의 사진들 중 제대로 건진 것은 약 스무 장. 그 스무 장은 지금까지도 기념비적으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소윤이의 가슴, 엉덩이, 허벅지 등을 멀리서 확대하거나 가까이에서 몰래 연속촬영으로 찍은 장면들이었다.

매일 눈으로 보면서 상상했던 몸매였긴 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마음놓고 감상하는 것은 색다른 묘미가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으로 느꼈다. 촬영하는 대상이 모르게 내 카메라에 상대방의 모습을 담는다는 데에서 오는 야릇한 스릴과 긴장감도 한 몫 단단히 했다. 나는 그 날의 경험 이후로 몰카의 재미에 눈을 떴다.

그 때부터 맘에 드는 여자의 몸매를 무음 카메라를 이용해 도촬하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에는 장소를 신경 쓰느라 공공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못했지만 티 나지 않게 찍는 요령, 이를테면 어플만 실행시켜둔채 핸드폰 케이스를 덮고 렌즈 부분만 자연스럽게 상대방 쪽으로 향하게끔 쥐는 자세 등에 익숙해지고 나니 학교 강의실이나 도서관에서도 맞은 편에 앉은 여학생의 다리를 책상 밑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확대나 축소, 연속촬영 등의 기능을 이용하면 지하철 맞은 편에 앉은 여자의 허벅지 틈새를 아슬아슬하게 찍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촬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 속옷이라던가 하는 깊숙한 부위까지 찍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이렇게 해서 카메라에 찍힌 사진들은 내게 왠지 모를 묘한 흥분을 주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연예인이나 모델 들의 야릇한 사진들이 오직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면, 이런 사진들은 비록 질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내가 직접 담아낸 내 행위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걸어가는 여자의 엉덩이 굴곡을 뒤쫓아가며 촬영,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 여성의 스커트 속을 확대 촬영, 엘리베이터 등의 좁은 공간에서도 핸드폰을 슬그머니 아래로 내려 다리나 엉덩이 등을 촬영.... 기타 등등의 수없이 많은 촬영 행위를 거치면서 어느샌가 이것이 뭔가 하나의 취미처럼 내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갈수록 도촬에 대해 대범해지기 시작하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시작했고, 급기야 촬영의 대상도 점점 다양해져갔다.

처음에는 얼굴을 모르는 길거리의 타인들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에 자주 눈에 띄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시작했다. 기껏해야 한번 보고 말 여자들의 몸매를 찍는 것에도 어느샌가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찍어놓고 오래도록 사진을 감상하며 즐기기 위해서는 촬영의 대상이 나와 어느 정도 지속적인 관계가 있는 여성이어야만 했다. 쉽게 말하면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여야 했다. 도촬이라는게 사진을 찍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물을 어떻게 즐기느냐가 더욱 중요한데, 나의 경우에는 누군가의 몸매를 촬영한 사진을 핸드폰에 간직한 채로 아무 일 없는 듯이 그 사람을 대하는 데에서 오는 그 알 듯 모를 듯한 스릴과 긴장감이 또 무시 못할 요소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고 지내는 주변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촬이 훨씬 즐거운 편이었다.

그렇게 해서 찍어낸 사진첩의 수많은 사진들을 나열해 놓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찍힌 자신의 몸매사진을 감상하며 내가 성욕을 해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사진 속의 여자들을 생각하며. 그렇게, 나만의 소소한 취미를 만들어 온 것이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 이후로 그것은 더 이상 가벼운 취미가 아니게 되었다. 그 경계가 허물어진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단순한 도촬의 대상이었던 것이 어느 순간 정복의 대상으로 바뀌어 버렸던 그 인상적인 경험.

어느새 2년도 더 지난 이야기.... 입사 1년째에 전체 합숙연수를 다녀왔을 무렵의 이야기이다. 지금부터는 그 때로 돌아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 2. 윤서희 팀장.


"OO 에서 오신 분들은 B동 대연수실로 모여주십시오. 5분 후에 교육 시작합니다."

스피커에서 교육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 합숙 연수에서 내 신경을 온통 사로잡고 있는 대상은 오직 한 여자였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자판기 커피를 타고 있는 오피스룩 차림의 한 여인.
기획부 2팀의 윤서희 팀장이었다.

스커트 자락이 타이트하게 솟을 만큼 육감적인 볼륨의 둔부와 허벅지, 커피를 뽑느라 살짝 숙일 때 굴곡이 지는 엉덩이의 윤곽이 가히 환상적이었다. 언제나처럼 나는 이런 탐스러운 몸매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벼운 핸드폰 도촬일 뿐이지만 아까부터 렌즈는 이 색기 있는 여인의 둔부와 허벅지를 향해 있었다.

윤서희 팀장은 사내의 남자들이 둘 이상 모이면 심심찮게 음담패설의 단골 화제로 등장하는 섹시함의 아이콘이었다. 보기만 해도 쫄깃한 찰기가 넘치는 색기 어린 허벅지와 물이 빵빵하게 오른 육덕진 엉덩이는 그녀의 H라인 스커트를 단순한 오피스룩 그 이상으로 그녀의 섹시한 스타일을 부각시켰다.

볼살이 조금 올라 짝퉁 느낌이 나긴 하지만 어딘가 한가인을 닮은 느낌의 단아한 얼굴. 하지만 그 단아한 얼굴과는 대조적일만큼 볼륨 넘치는 농염한 몸매가 그녀를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귀여운 얼굴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진 여자들이 "베이글녀"라고 해서 한창 각광받았던 현상을 생각하면 그녀의 단아한 얼굴과 섹시한 몸매는 이질적인 매력으로 사내 남자들에게 어필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20대 중후반의 젊은 여팀장이란 타이틀 역시 그녀의 이름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하... 씨발년... 궁뎅이가 아주 그냥..."

우연인지 행운인지 오늘 교육에서 서희 팀장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사내의 인기녀 옆자리에 앉아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자극적인 일이건만 문제는 자꾸만 책상 밑 틈새로 보이는 서희 팀장의 매끈한 허벅지와 종아리였다. 일단 연수실 안으로 들어오게 되니 옆자리에서는 몰카를 찍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티가 날 뿐더러 당시 연수실의 구조는 4명이 일렬로 앉는 긴 책상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희 팀장의 반대편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혹시 카메라를 볼까봐 조심스럽기도 했다. 아쉬운대로 곁눈질을 해가며 그녀의 몸매를 훑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이 기회에 꼭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었다.

흥분한 좆이 바지 속에서 날뛰다보니 교육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비단 내가 아니더라도 지루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졸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숨 죽이며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하늘이 도운 것인지 곧 기회가 찾아왔다. 교육 중간에 잠시 주어진 쉬는 시간에 서희 팀장이 책상에 엎드린 것이다. 아까부터 졸음이 오는 낌새가 보이더니 쉬는 시간 동안 잠을 청하려는 모양이었다.

반대편 옆자리를 보니 앉아있었던 남직원은 화장실에라도 간 모양인지 자리에 없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나는 조심스럽게 무음 카메라 어플을 켰다. 책상 밑으로 핸드폰을 슬그머니 밀어넣어 엎드린 서희 팀장의 스커트 아랫 부분을 연속촬영으로 찍기 시작했다. 틈틈히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그림자 때문에 선명하게 찍히지는 않았지만
스타킹에 감싸인 먹음직스런 두 허벅지가 카메라에 찍히고 있었다. 스커트를 타이트하게 조이는 풍만하고 매끈한 허벅지.... 절로 군침이 나오게 만드는 다리였다. 남자들에게 왜 섹시함의 대명사가 되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살짝 앞에서 밑으로 찍으면.... 치마 안쪽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책상 밑에서 앞으로 손을 뻗어 치마 안쪽을 찍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방망이쳤다. 어지간해서 그런 위험한 시도는 잘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그날따라 윤서희 팀장이 옆자리에 앉았다는 행운에 힘입어 이기기 힘든 야릇한 흥분이 나를 계속 유혹하고 있었다. 당시로서는 흔하고 평범한 몸매 도촬사진이 슬슬 시들하게 느껴지는 시기였기도 했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위험한 시도를 하고 싶은 욕구... 때마침 그런 시기에 어찌보면 윤서희 팀장은 내게 "잘못 걸린" 것이었다.

손을 슬금슬금 더 앞쪽으로 뻗어 책상에 엎드린 윤서희 팀장이 모르게 그녀의 오므린 다리 앞으로 무음 카메라가 실행되고 있는 휴대폰의 렌즈를 뻗어갔다. 뒤편에서 보면 수상하게 보이겠지만 다행히 휴식시간에 자리를 비운 사람들이 꽤 많았고, 누가 보더라도 설마 도촬로 생각하겠냐 싶어 과감하게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각도 상 앞에서 찍을 수는 없으니 대신 촬영모드를 셀프촬영으로 바꾸어 휴대폰의 앞쪽 렌즈로 사진을 찍기로 하고 연속촬영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간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므린 다리 때문에 깊숙한 곳을 찍을 수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다리만 좀 벌려도.... 더 깊이 찍힐 것 같은데. 어쩌면 팬티까지...."

이미 누가보더라도 상당히 수상할 법한 자세였다. 더이상 과감하게 움직이면 서희 팀장이 깰지도 모르고, 주변에서 확실히 이상하게 여길 법 했다. 하지만 천금같은 기회를 날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미련을 갖게 했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어느 순간 서희 팀장이 엎드린 몸을 벌떡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헉..."

여전히 그녀의 허벅지 부근에 휴대폰을 들이대고 있었던 나는 졸지에 기겁하고 말았다. 책상 밑으로 어정쩡하게 손을 뻗고 있는 나를 서희 팀장이 경계하며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허겁지겁 그 자세 그대로 책상 밑으로 몸을 숙여 공연히 땅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척 하며 딴청을 피웠다.

"......."

서희 팀장은 아무말 않고 딴짓을 하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뭔가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몸을 일으킨 것도 아래쪽에서 뭔가가 자꾸 움직인다는 사실을 느끼고 그랬던 것 같다. 결국 그 날 남은 교육시간 동안 나는 불안한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으로 윤서희 팀장의 시선을 피해야만 했다.

따지고 보면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도촬을 하다가 발각된 날이었다. 비록 완전히 걸린 것은 아니었지만 서희 팀장이 나를 쳐다보는 불쾌한 눈초리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고, 나는 그녀가 회사로 돌아가 혹시나 무언가 소문을 퍼트리지는 않을지 적잖이 우려를 해야 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는 수상한 눈초리만을 보낼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연수를 끝내고 회사로 돌아온 뒤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금새 불안감을 지워버렸다.

다소의 불안함이 있었지만 얻었던 수확도 컸다. 나중에 휴대폰의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서희 팀장이 몸을 일으킬 때 닫혀 있었던 다리가 옆으로 벌어지면서 그 사이의 광경이 휴대폰에 운좋게 찍힌 것이다. 빛이 없었기 때문에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검정색 란제리 팬티의 윤곽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사진이 자동 연속촬영에 의해 서너장 정도 사진첩에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 사진은 오래도록 내 자위행위의 도구가 되었다. 도촬을 하면서 속옷을 찍은 경우는 그 때가 처음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윤서희 팀장은 내게 기념비적인 여자였다.





# 3. 회식자리 화장실에서.


연수 이후로 서희 팀장을 볼 일은 거의 없었다. 부서가 달랐기 때문에 마주칠 일도 잘 없었고, 가끔가다 엘리베이트 등에서 마주치긴 했으나 그녀는 내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잘 되었다 싶어 그럴 때마다 가끔씩 사진첩에 남아있는 그녀의 검은 팬티 사진을 속으로 떠올리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브랜드마케팅 행사 이후 뒤풀이로 영업부와 기획부의 합동 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기획부는 윤서희 팀장이 있는 곳이었으므로 회식 전부터 묘하게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술자리에서는 꽤나 멀찍이 떨어져 앉게 되었다.

"건배! 위하여!"

부장의 인사말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자 과연 윤서희 팀장은 남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차지했다. 상사들의 끈질긴 건배제의도 이어졌고, 기획부 부장은 노골적으로 서희 팀장을 옆에 앉히려고 자꾸 기를 썼다. 회식자리가 깊어질 무렵에는 여기저기서 잔을 받았기 때문인지 서희 팀장도 꽤나 취한 모습이 역력했다.

"잠시 화장실 좀...."

서희 팀장이 부장이 주는 술을 거절하고 자리를 떴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부장이 많이도 먹인 것 같았다. 화장실에 들어간 서희 팀장은 꽤 오래도록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술을 깨고 오려는 모양이겠거니 하며 다들 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나는 왠지 모를 묘한 궁금증이 일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화장실 쪽으로 향했다.

화장실이 바깥에 있는 술집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사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여자 화장실 안이 조용한 것을 보니 칸막이 바깥이나 세면대 쪽에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고 화장실 입구 주변에도 인적이 없었다. 나는 슬쩍 여자 화장실 안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칸막이 안쪽에 있는 사람에겐 어차피 보이지 않을테고, 혹시라도 누군가 있어서 걸리게 되면 술에 취해 화장실을 착각한 척 하면 될 거란 심산이었다.

과연 예상대로 화장실 안엔 세면대나 바깥 쪽에는 사람이 없었고, 변기 칸막이만 세 군데가 있었는데 그 중 문이 닫힌 곳은 한 군데 뿐이었다. 혹시 저 안에 서희 팀장이....?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두방망이질 쳤다.

나는 잽싸게 발소리를 죽이고 닫힌 칸막이의 옆 칸으로 들어가 급히 문을 잠궜다. 이렇게 들어오고 나서 나갈 때 누군가의 눈에 띄면 곤란해질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호기심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 처음으로 남자 화장실 변기가 아닌 여자 화장실 변기 앞에 서서 나는 옆칸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았다. 구조를 살펴보니 칸막이의 아래로는 손바닥 한뼘 정도 공간이 뚫려 있었고, 칸막이의 높이가 꽤나 높아 위 쪽으로는 천장까지 공간이 꽤 되었다.

무음 카메라 어플을 켜고 칸막이 아래쪽에 렌즈를 대어 옆칸의 변기 밑 부분을 액정으로 살펴보았다. 미동도 하지 않는 검정색 하이힐 한 쌍이 보였다. 서희 팀장의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누군가가 변기에 가만히 앉아 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안고 여지껏 해본 적 없는 과감한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아주 위험하지만 어쩌면 대단히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위 쪽으로...."

아랫쪽으로 렌즈를 밀어넣었다가는 단번에 걸릴 우려가 있었고, 안전하게 이쪽 칸만이 안에서 비추자니 발목 위로는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위쪽의 공간을 이용해 찍어보기로 했다. 슬그머니 휴대폰을 들어 칸막이 위로 핸드폰 액정을 걸치고는 상태를 셀프촬영 모드로 바꾸어 화면에 옆칸 화장실 내부가 나타나게 했다.

"오우... 씨발...."

핸드폰 화면에 희끄무레하게 나타난 옆칸의 내부 광경에 나는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세련되게 정돈한 단발머리의 뒷통수가 보였다. 틀림없는 윤서희 팀장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뒷통수 뒤에서 렌즈 하나가 옆칸을 통해 삐죽이 튀어 나와 있는 것도 모르고 변기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그녀의 동태를 살피고 있자하니 볼 일을 보는 중인 것 같지는 않음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혹시... 잠든 건가?"

아무래도 취기 때문에 용변을 보던 자세 그대로 변기 위에서 잠이 든 것 같았다. 셀프촬영으로 바꾼 핸드폰의 액정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기기 머리 쪽의 렌즈 부분을 옆칸으로 삐죽 내밀어 놓았기 때문에 액정 화면에는 옆칸의 모습이 그대로 찍히고 있었는데, 서희 팀장의 머리가 꾸벅꾸벅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조느라고 몸을 앞으로 푹 고꾸라뜨리고 있었기 때문에 뒷통수와 등에 가려 몸 아래 부분을 볼 수가 없었다.

"으.. 조금만 더.."

렌즈의 위치를 뒤에서 앞쪽으로 조금씩 움직여 중요한 부위를 찍으려고 해보았지만 숙인 상체 때문에 위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말려올라간 스커트와 무릎 아래에 걸쳐져 있는 스타킹과 팬티.... 적어도 속옷을 벗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게다가 올라간 스커트 때문에 맨허벅지와 종아리가 훤히 드러나 있었고 나는 그 광경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어차피 자는 것 같은데 밑에서 찍어보자..."

칸막이 아래로 렌즈를 집어넣는 것은 이미 말했듯이 위험천만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자고 있는 것 같으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혹시라도 걸리면.... 에라 모르겠다.

칸막이 아래쪽으로 핸드폰의 렌즈 부분을 슬쩍 밀어넣으니 이번엔 서희 팀장의 발목에서부터 돌돌 말려 내려져있는 스타킹과 팬티를 지나 허벅지의 넓적다리 부분이 훤히 보였다. 변기 시트에 눌려있는 탱글탱글한 허벅지의 굴곡이 액정에 잡혔다. 스커트 자락에 아슬아슬하게 가려 절반 쯤 보이는 통통한 엉덩이의 윤곽도 보였다. 은밀한 속살이 화면에 보이기 시작하니 도저히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단발머리에 가려져 있는 서희 팀장의 얼굴이 액정에 비추어졌는데, 꾸벅꾸벅 조느라 눈은 감겨있었고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세상에...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내친 김에 보지까지 찍어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옆칸에서 그 부분을 촬영하는 것은 각도가 나오지 않아서 불가능했다. 상체를 일으킨 상태라면 위에서 아래로 찍어볼 수 있겠지만 아래에서 밑으로는 변기 아랫 부분에 가려져 찍기가 힘들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혹시 칸막이 앞에서 밑으로 렌즈를 밀어넣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과감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칸막이 앞에서 렌즈를 넣으려면 지금 숨어있는 칸에서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랬다가 다른 사람이 들어와 나를 보게 되면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 때는 단순히 둘러대는 것으로 해결되는 사태가 아닐 것이기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이성이 흥분에 굴복하여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그 순간 찬물을 끼얹듯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윤 팀장! 윤 팀장 안에 있어?"

기획부 부장의 걸걸한 목소리.... 부장이 여자 화장실 바깥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주변에서 웅성이는 여자 목소리 몇이 들리는 걸로 봐서 여직원들도 있는 듯 했다. 중요한 순간에 훼방을 받은 셈이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문제는 졸지에 칸막이 안에서 나갈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는 거였다.

서희 팀장이 대답이 없자 여직원들이 여자 화장실로 들어와 서희 팀장을 찾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숨 죽인 채 핸드폰 카메라를 종료하고 쥐 죽은 듯 변기 위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들키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등줄기가 뻣뻣해졌다.

"안에 계세요?"

- 똑똑...

기획부 2팀 직원의 목소리가 들리며 내가 숨어있는 칸막이의 문을 두어차례 노크했다. 내가 떨리는 손으로 가볍게 문을 똑똑 하고 두드리자 여직원이 옆칸으로 움직이는 발소리가 들렸다.

"팀장님?"

서희 팀장이 있는 옆칸에 여직원이 노크를 하자 옆칸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으, 응...?"

비몽사몽하는 서희 팀장의 대답소리가 들렸다. 순간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혹시라도 여직원들이 칸막이 안을 들여다보려고 했다면 끝장이었으니.

"팀장님, 괜찮으세요?"

"으, 응... 내가 깜빡 잤나봐."

"얼른 나오세요 팀장님. 부장님 기다리세요."

"어...응... 그래..."

겨우 정신을 차린 서희 팀장이 속옷과 스타킹을 끌어올리고 칸막이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옆칸에 남자가 숨어 있는줄 꿈에도 모르는 그녀가 화장실 밖으로 나가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기획부 부장의 목소리가 드문드문 이어졌다.

"윤 팀장, 많이 마셨나본데. 괜찮아?"

"예..."

"내 차로 바래다줄테니 슬슬 들어가지."

"아녜요.... 택시 타고 갈 수 있어요 부장님."

"어허, 여자가 취한 몸으로 택시는 무슨.... 가자구."

사람들의 발소리가 저만치 멀어진 다음에도 나는 한동안 칸막이 안에서 조용히 숨어있다가, 인적이 완전히 뜸해졌다고 생각됐을 때 쯤에야 조심스럽고 잽싼 발걸음으로 여자 화장실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화장실 입구를 나올 때 멀리서 걸어오던 여자 두 명이 걸음을 멈추고 이상하게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화장실을 착각한 척 행세하며 서둘러 그 자리를 떴다.





# 4. 화장실 도촬.


변기에 앉은 서희 팀장의 사진을 찍은 이후로, 나는 그녀에게 갈수록 집중하기 시작했다. 속옷 사진에 이어 그런 은밀한 사진까지 찍고 나니 왠지 "윤서희는 뭔가가 자꾸 생긴다." 라는 막연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단순히 사진을 찍고 즐기기만 했던 수준을 넘어서 도촬의 대상을 실제로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구체적으로 생긴 것도 그 무렵이 처음이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혹시 화장실 사진을 빌미로 협박 같은 것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얼토당토 않는 망상도 해봤지만, 따지고보면 협박을 할 만한 사진도 아니었거니와 그 정도로 협박을 했다간 오히려 고소를 당해 철창 신세를 질 수가 있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더욱 특별한 윤서희 몰카" 를 찍기 위한 계획을 짜기 시작했던 것 같다. 갈수록 나는 윤서희 팀장의 기획부 근처에서 얼쩡이는 일이 많아졌고, 점점 더 스토커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기획부 부서 근처의 여자 화장실 구조를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샅샅이 연구했다. 기획부가 있는 5층의 여자화장실은 총 네 개의 칸으로 되어 있었고, 술집 화장실과는 다르게 바깥에서는 안의 구조를 거의 볼 수가 없도록 ㄱ 자로 설계가 되어 있었다.

나는 고심 끝에 새로운 몰카 장비를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그 때까지의 나는 핸드폰 무음 카메라 어플로 가벼운 촬영을 하는 정도에서 만족해 왔지만, "윤서희" 라는 특별한 사냥감을 건져올리기 위해 나는 도촬과 몰카의 세계에 더욱 깊숙히 발을 내딛기로 했다.

인터넷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시중에 퍼진 위장용 카메라의 각종 종류들을 구할 수 있었다. 안경이나 시계, 볼펜 따위의 일상용품으로 꾸며진 몰래카메라 기종이 있는가 하면 차량 키홀더나 단추 등으로 되어 있는 초소형 캠코더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화재경보기형 무선 캠코더였다. 나는 천장에 부착하는 화재경보기형 캠코더 모델을 4개 구입하였다.

그 때부터 나는 윤서희 팀장의 주변을 더욱 끈질기게 배회하며 기회를 노렸다. 몇 주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최적의 기회가 찾아왔다.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느라 서희 팀장의 2팀이 저녁 늦게까지 남아 작업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나는 사전에 5층 기획부 여자화장실에 몰래 침입하여 천장에 각 칸막이마다 화재경보기형 무선 캠코더를 하나씩 설치해두었다. 핸드폰 카메라와는 차원이 다른 화질인데다가, 칸막이 바로 앞 천장 한가운데에서
찍는 것이기 때문에 혹시 누가 아래에서 소변을 본다면 보지까지 생생하게 찍힐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휴지통 뒤에는 라이터로 된 소형 캠코더를 하나씩 더 설치해두었다. 라이터의 경우에는 분실될 우려가 있긴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쓰다 버린 라이터로 보일 것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았다. 화재경보기는 생각보다 모델이 자연스러워서, 원래부터 거기에 붙어 있었는지 의심을 가지고 보지 않는 이상 도저히 카메라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제발... 값어치를 했으면 좋겠는데."

하다못해 서희 팀장의 소변 배설 장면이라도 찍었으면 했을 만큼 나는 윤서희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저녁 여자 화장실의 청소용구 보관용 칸막이에 들어가 줄곧 서희 팀장이 화장실에 들어오기만을 죽치고 기다렸다.

"검은 구두에 금색 장식..."

나는 그날 미리 서희 팀장의 구두 색깔과 모양을 봐두었기 때문에 그날 저녁 화장실에 들어오는 여자들의 신발을
칸막이 밑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서희 팀장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었다. 굳이 서희 팀장이 아니더라도 캠코더에 찍히고 있을 5층 여직원들의 화장실 몰카는 내게 희귀한 수확이 될 것임이 분명했다. 이걸 인터넷에다가 올리면 어떤 반응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메인 사냥감인 윤서희가 들어오기만을 꾸준히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윤서희는 나타나지 않았다. 청소용구를 보관하는 칸막이는 변기가 있는 칸막이와는 아예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거울로 계속 칸막이 아래쪽을 살피고 있으면 나갔다 들어오는 여자들의 구두 모양 정도는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윤서희 팀장은 한번도 화장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장장 세시간을 냄새나는 밀대 걸레들 사이에서 가만히 있었더니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이렇게 캠코더의 값어치를 하지 못하고 기회를 날린건가.... 싶어 씁쓸한 마음이 들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또각또각 소리와 함께 울리는 한 쌍의 하이힐 소리. 선명한 발자국 소리가 맞은편 두번째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칸막이의 문을 딸깍 하고 걸어잠궜다. 나는 잽싸게 거울을 내려 맞은편 칸막이 안의 구두를 확인했다. 검은 구두에 금색 장식.... 다름 아닌 윤서희 팀장이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드디어 서희 팀장이 들어왔다는 사실에 나는 감격하여 천장과 쓰레기통 뒤의 두 캠코더가 이 진귀한 장면을, 윤서희가 팬티를 내리는 장면 하나하나까지 다 세세히 찍고 있기를 바라며 조용히 옆칸에서 숨을 죽였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오줌줄기가 변기에 부딪히는 소리라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큰 일을 보는 소리라도 들려야 마땅한데 한참이 지나도록 서희 팀장 쪽에선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속옷을 내리는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듯 했다. 그렇게 한 5분 정도 가만히 있었을까? 별안간 화장실 입구 쪽에서 또 한 쌍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다. 뚜벅뚜벅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여자들의 구두굽 소리와는 뭔가 다른, 그러니까 흡사 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무거운 구두굽 소리가 몇 차례 울리고 난 후, 내 맞은편 두 번째 칸... 그러니까 윤서희 팀장이 있는 문 앞에서 멈췄다.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울리고.... 그 후 문이 열렸다. 나는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어 조용히 청소용구함 벽에 귀를 대고 기울였다. 서희 팀장이 나가고 그 후 누군가가 들어온건가 싶었지만 누군가가 나가는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거울을 칸막이 아래로 내려보았다.

여전히 서 있는 서희 팀장의 검은색 구두.... 만이 있어야 할 곳에 누군가 한 명이 더 있었다. 각각 한 쌍씩, 총 네 개의 구두 중에서 윤서희 팀장의 하이힐을 제외한 나머지 두 발의 신발은 믿기지 않게도 남성의 구두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혼란스러운 내 머릿 속을 뒤로하고 희미하지만 낮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맞은편에서 나기 시작했다.

"부장님... 여기서는..."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부장님이라니?

"뭐 어때서 그래... 애들 다 퇴근시켰어."

낮게 내리깔린 걸걸한 목소리. 서희 팀장보다 한층 더 또렷한 목소리였다. 분명 기획부 부장이었다.

"그래도 누가 오면 어떡해요...."

"괜찮아. 5층에 아무도 없어. 경비 돌려면 한참 멀었으니 빨리 한번 빼자구."

기획부 부장의 목소리.... 맞은편의 칸막이에는 내가 있었지만 청소용구를 보관하는 곳이기 때문에 안에 사람이 있을거란 생각을 못하는게 분명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내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 곧이어 혀와 살이 얽히는 특유의 쩝쩝거리는 소리가 맞은편에서 울려나오기 시작했다.

"세상에... 저것들 지금 뭐하는 거야?"

부장새끼는 마누라도 있는 인간인데.... 설마 불륜인가? 기껏해야 오줌 누는 장면이나 찍으려고 했던 캠코더가 지금 무슨 장면을 찍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궁금증이 치밀어 당장에라도 캠코더를 확인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여기서는 기껏해야 칸막이 밑 틈새로 두 사람의 발을 보는 것 정도밖에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곧 불가능해졌다. 문 쪽에 더 가까이 서있었던 부장의 구두발 아래로 벨트가 풀린 부장의 바지가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칸막이 아래 틈새를 가려버린 것이다.

도대체 안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이걸로 하나는 확실해졌다. 바지를 벗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 못 할 일이 저 작은 칸막이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거고.... 그리고 천장과 휴지통 뒤에 있는 내 몰래카메라들이 그 장면들을 찍고 있다는 것.

그 날 나는 그 작은 공간 안에서 20여분이 흐를 동안 온갖 상상을 하며 조용히 숨 죽이고 있어야 했고, 부장과 서희 팀장의 발소리가 화장실을 떠나고 난 후 다행히도 분실되지 않은 라이터형 캠코더와 천장에 붙은 캠코더를 전부 회수해 회사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캠코더의 내용물을 급히 확인했다.

상상 이상의 결과물에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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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가 힘들어 소라에 오기가 정말 힘들군요.
예전에 쓰던 것들도 언젠간 끝을 내야 하는데 여유가 없어 이렇게 단편만 써올리게 됩니다...
소라님들은 잘 지내고 계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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