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같은 내 여친
"남자의 야망은 세상을 정복하고 여자의 욕망은 그 남자를 지배하지.
그렇다면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지 아나? 여자의 욕망의 고삐를
손에 쥐는 자가 모두를 이기는 법이지."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나는 지금 역삼동의 한 룸살롱에서 그와 함께 자리를 하고 있었다.
사실 그를 만나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며칠전 그의 연락을 받고는
나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여기에서 멈추게 된다면, 지민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될 것도 없을터였다.
아직까지 지민의 동의하에 만난 만남에서는 실제 섹스까지 가진 않았었으니까.
나는 그렇게 애써 변명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나오게 된 것은 결국 내게 숨겨진
다른 욕망의 승리일 것이다.
예전에 지민을 흥분시키고 자리를 피했던 그 남자는 정식으로 자기를 소개했다.
아니다, 정식으로 소개라기 보다는 내게 명함을 건내주었다.
그의 이름은 배창훈이었다. 꽤나 큰 회사의 오너이기도 했다. 처음 명함을 받고서는
눈이 휘둥그레 졌었으니까.
"자네에게 강요를 할 생각은 없네. 그냥 내 경험상, 이런일은 한번빠져들고 나면
헤어나오기가 쉽지는 않는 법이지. 그럴바에야 나에게 맡겨보는것이 어떻겠나?
아, 물론 자네 애인이 상당히 마음에 들기도 했고 말이야. 훗, 생각보다 뜨겁던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물론 이 자리에 나왔다고 해서 승락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나 역시도 이런만남은 조심스럽기 마찬가질세, 내 신분도 공개하지 않았나.
나도 사회적 위치가 있으니 불안한만남이 되긴 똑같다는 뜻일세, 일단 내 조건을
한번 들어보겠나?"
"네, 우선 말씀하세요."
"한동안 자네 여친을 내게 맡겨보게."
"네?"
"말 그대로일세, 내가 알아서 해보겠네, 어떤가?"
"알아서 하신다면...?"
"자네는 그냥 연락처만 알려주게, 물론 자네가 알려줬다는 말도 하지 않도록 하지.
그리고 추후 진행상황은 알아서 자네에게 충실히 알려주도록하고
원한다면 영상이나 도청장치까지도 해줄 용의가 있지. 그보다 더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자네에게 흥신소까지 소개해서 붙여줄 생각도 있고 말이야 하핫."
"제가 철저히 배제되는 상황을 만드시겠다는 거군요."
"그래, 자네도 사실 궁금한건 그런거 아닌가? 자네가 없는 상황에서의 애인의 반응이라든가.
뭐 이를테면 자네 애인의 숨겨진 욕망? 그런것들이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긴 합니다만, 불안합니다. 참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통제를 벗어난다는 사실이...."
"그것도 잘 이해하고 있다네, 자네가 이렇게 고민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했었고.
그래서 내가 두가지를 준비했다네, 자네에 대한 보상? 이랄까..."
"뭡니까?"
"첫째는 아까 말했던 것과 같다네, 자네가 드러나지만 않는다면 자네가 훔쳐보든 훔쳐듣든
숨어있든 그와 관계된 모든 것에 대한 것을 철저히 지원할 것을 약속하지.
물론 그에 따르는 제반 비용도 내가 지불할거고 말일세."
"좋습니다. 그럼 두번째는 뭔가요?"
"후훗..난 아마 이것이 더 마음에 들거라고 확신한다네."
그는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
"......?"
난 의아하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빙긋이 웃으며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며
의자에 등을 기댈 뿐이었다.
-똑똑
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고.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 아름다운 여자였다.
후광이 비친다고 해야할까. 가끔씩 거리에서 연예인들도 꽤나 만나봤고
어머니의 친구의 딸 중에서 톱 영화배우도 있어서 만나본적도 있었지만.
아름다움, 매력 무엇하나 떨어지지 않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여자였다.
검은 생머리는 가르마를 탄 채로 앞머리없이 양쪽으로 잘 빗어내렸고.
그 아래로 고운 이마와 하얀 얼굴이 드러났다. 검은색의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치마길이가 무릎위까지 오는 정도였지만, 옆트임으로 인해서 각선미도 숨길 수가 없었다.
검은색 밴드스타킹을 신었는지. 가는 다리를 감싼 스타킹은 치마 옆트임선에서
살짝 밴드라인이 보이는 것이 날 미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날 놀라게 만들었던 것은...
"민아..........."
그랬다. 내가 아는 여자였던 것이다.
물론 그녀가 날 알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내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의 고교 동창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꽤나 친했던.
민아를 알게 된 것은 예전 여친의 사진을 통해서였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여친은 내게서 자주 디카를 빌려갔었고
돌려줄때쯤이면 디카에 갖가지 장난을 치는 동영상이나, 사진들이 찍혀있곤했다.
거기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여자가 바로 민아였다.
거기서도 단연 빛나던 외모인탓에 보면서 얼마나 가슴 설레였는지 모른다.
넌지시 여친에게 그녀에대해서 물어보면서 이름을 알게 되었었고.
학교에서 이른바 "여신" 으로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은근히 동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친의 고교 졸업식날 학교 강당에서 2층에 있던 중. 1층에서 정말 빛이 나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계속 아래를 내려다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졸업식이 끝나고 교실로 잠깐 모였을때. 여친에게 줄 꽃을 들고 복도를 서성이던 나는
그녀를 마주칠 수가 있었다. 정말 말이 안나오는 외모였다.
언뜻보면 구혜선을 닮은듯한 외모였지만, 아니, 웃을때는 정말 구혜선 같이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섹시한 맛이 있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스타일이랄까
민아, 그녀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던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가 지금 이렇게 내 앞에 있다니. 그것도 이런 자리에서?
"안녕하세요?"
"아, 네...안녕하세요"
그녀의 눈빛을 보건데, 아마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하긴 인사를 나눈 것은 졸업식날 친구의 남친이라고 한번 눈인사만 나눈 것이 다였으니까
딱히 기억할리는 없었다.
"근데 난 어디 앉아야 되는거야?"
"하핫, 넌 저쪽 오빠옆에 앉아야지. 넌 내가 주는 선물이라니까?"
"알았엉"
그녀는 내 옆에 앉았다. 나는 괜히 얼굴을 마주치면 안될것 같아서 고개를 자꾸 외면했다.
"자네가 내게 주는 선물이 있으니, 나 역시 자네에게 선물을 주는 걸세. 어떤가? 맘에 드나?"
"저기....그게..."
"아, 물론 저 아가씨는 자네가 내게 주는 선물이 뭔지 모르네 흐흐 그렇지만
저 아가씨 정도의 가치, 그 이상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나 할까."
"..........."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고. 민아 역시도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모르는지
그 큰 눈망울만 돌리고 있었다.
"아, 이런데서 만나서 잘못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가씨는 여기서 일하는
그런 아가씨가 아니야. 그냥 일반인이고 평범한 대학생일뿐이지. 물론 다 평범하지는
않지만 흐흐. 이 자리는 말하자면 소개팅 같은 자리인거야. 내가 자네 둘을 여기서
소개시켜주는 자리인거지. 어떤가. 이만하면 내게도 선물을 줄 용의가 생기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 아가씨는 말이야. 평범하지만 평범하지가 않지. 아마 자네 마음에
쏙 들걸세. 안그런가? 민아야?"
"아저씨도 차암...난 완전 평범하거든요오?"
민아는 그렇게 말하며 내 팔짱을 껴왔다. 내 팔꿈치에 그녀의 가슴이 느껴졌고.
무심결에 내 눈이 그녀의 팔을 쳐다보면서 그 아래에 있는 그녀의 다리까지 보게 되었다.
검정 스타킹에 감싸인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앉아있는 탓인지 옆트임이 조금씩 벌어졌고
그 아래로 스타킹의 밴드끝과 묘한 대치를 이루고 있는 새하얀 허벅지 살결이 내 동공을 확장시켰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악마와의 거래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것이 확실할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거절하지 못했다.
아마 배창훈이라는 저 사람은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이 민아라는 여자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카드였다. 한 때 내 상상속에서만 아련히 존재했던 여인이었다.
여친의 친구였기에 더더욱 더 접근 할 수가 없는 그런 여인이었으니까.
그러고보면 난 항상 금지되어 있는 것을 열망하는 것 같다.
"좋아, 거래는 성립된거야. 내 약속은 분명히 지키겠네. 그럼 또 연락함세
아, 내가 처음에 했던 말 기억하지? 혹시 프로이트의 말년의 고민을 알고 있나?
What women want. 거기에 대해서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게나."
그는 웃으며 훌쩍 나가버렸다.
방안에는 나와 민아 둘만 남았다.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머릿속은 그저 멍할뿐이었다.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내 옆에 민아가 있다는 사실도 그때만은 잊어버렸다.
"이봐요"
난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민아를 돌아봤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요? 내가 마음에 안드는 거에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민아는 테이블에 놓여진 양주병을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녀의 앞에는 잔이 없었다.
급히 테이블 중앙에 놓여있는 잔을 들어서 그녀에게 주려는 순간. 민아는 양주병을 든 채로 내게 말했다.
"What women want.....그렇다면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민아는 그대로 양주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천천히 양주를 마시는 장면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였다.
입안에 양주를 머금은 그녀가 내게로 다가왔다.
민아는 두 팔을 들어 내 목을 감았다. 내가 얼어있자. 살짝 웃음을 띄었다.
저 커다란 눈망울이 눈웃음을 쳤다. 나는 점점 더 아찔해졌다.
민아의 술을 머금은 촉촉한 입술이 내게로 다가왔다.
술이 내 입으로 넘어왔다. 뜨거웠다. 양주를 마실땐 희석시켜서 먹었는데. 이렇게 마시게 되니
배속이 화끈거렸다. 아니, 지금은 화끈거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민아는 내게 키스를 하며 천천히 나를 밀어왔다. 나는 살짝 반항을 해보았지만
힘없이 소파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민아는 나를 올라탄 채로 계속해서 키스를 해왔다.
이윽고 그녀의 혀가 거두어지고 민아는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말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알 수 없었다. 아니 함부러 입밖에 낼 수도 없었다. 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뿐이었다.
민아는 내 셔츠사이로 손을 넣었다. 차가운 기운이 내 가슴을 훑고지나갔다.
그녀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내 가슴을 그렇게 어루만지며 민아는
내 목덜미와 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바람이 내 귓가를 스쳤고.
그녀의 키스는 나를 한없이 간지럽혔고. 서서히 따뜻해져가는 그녀의 손길은 더욱더 부드러워졌다.
그녀가 다시 내 귓가에 속삭였다.
"What women want?"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녀의 속삭임은 나를 나른하게 해왔다.
이상한 일이었다. 흥분되어 미칠것같은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품이 참 포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아는 내게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여전히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미소지었다.
"아직 어려운 질문이었나요? 그럼 다시 한번 물을게요."
민아는 미소를 지은채로 계속 나를 내려다보았다.
"What do you want?"
"......You, all I ever wanted."
그것도 몇년이나 원해왔었지.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내 기억속에 환상으로만 존재하던 그녀가
이렇게 내 가까이에 있다니.
민아는 나를 올라탄채로 몸을 일으켜세우더니 탁자의 양주병을 다시 들어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따라와."
민아와 내가 도착한 곳은 근처의 어느 모텔이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거칠게 달려들었고. 민아는 그런 나를 밀쳐냈다.
"흐응, 왜 이렇게 급하게 구실까? 밤은 긴데 말이야?"
밤이 긴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지금 당장 이렇게 미칠것만 같은데.
"남자들은 축구나 농구를 하면서 좋아하지? 여자친구들이 싫어해도
경기장에 데려갈때도 있고. 그런 자신들을 이해해달라고들 하지. 스포츠정신이니 뭐니하면서 말이야.
여자에게도 스포츠정신이 필요할때가 있거든? 바로 이럴때 말이지. 후훗"
".......?"
"섹스는 여자들이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스포츠라는 소리야. 이 샌님아.
왜 남자들은 경기를 하면서 이기는걸 좋아하잖아? 나도 지금 이기고 싶어.
그것도 아주 압도적으로. 아, 참고로 이 경기에는 기권이란게 없어. 그러니까.
지금 포기하려면 포기해."
내가 어떻게 지금 이 순간을 포기 할 수가 있을까.
나는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이것으로 대답을 한 셈이었다.
민아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내게로 다가오더니 단추를 푸는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내 셔츠의 단추를 다시 채웠다.
"남자의 셔츠 단추를 푸는 것은 묘한 매력이 있거든. 나의 재미를 방해하지 말아 주겠어?
남자만 여자의 옷을 하나씩 벗겨가면서 쾌감을 느끼는게 아니야. 여자도 마찬가지지.
이 아저씨 영 맹탕인데? 쿠쿡"
나는 그때부터 손을 놓았다. 어차피 지금은 그녀의 분위기다. 순종하는 것이 최고라는 느낌이 들었다.
민아는 조명을 살짝 어둡게 하더니 다시금 하이힐을 신고 들어왔다.
나는 자리에 여전히 서있을뿐이었고. 민아의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민아가 뒤에서 나를 안아왔다. 내 뒷목에 민아의 입술이 느껴졌다. 짜릿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뒷덜미에 그녀의 입술이 닿자 척추까지 찌릿함이 느껴져왔다.
민아의 손길이 나를 안은채로 어루만졌다.
"흐응, 몸이 꽤나 탄탄하네?"
헬스를 한지 6개월쯤 되었을때였다. 보충졔까지 먹어가면서 하루에 3시간씩 6개월을 했으니
어느정도 몸은 만들어진 상태였다.
민아는 뒤에서 내 셔츠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여서
내 셔츠의 단추를 풀어나가는 그녀의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는것도 꽤나 흥분이 되는 일이었다.
셔츠가 다 풀어지자 민아는 또각거리며 내 앞으로 돌아왔다. 내 목의 셔츠를 잡아 당기며
내게 다시 키스를 해왔다.
나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원피스를 살짝 끌어내렸다. 어깨가 넓게 파인 스타일의 옷이어서
그녀가 살짝 팔을 빼내니 원피스가 스르르 흘러내려 허리에 걸쳐졌다. 아무래도 타이트한 옷이어서
허리와 골반라인에서 걸쳐진것같았다. 검은색 브라사이로 새하얀 그녀의 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마른체형답게 그리 큰 가슴은 아니었지만 한손에 쥐기에 딱 알맞을 정도로 적당해보였다.
나는 손을들어 그녀의 브라후크를 풀어냈다.
민아는 다시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나는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달콤한 키스의 여운만을 느낄뿐이었다.
민아는 침대위에 한다리를 척 올리더니
치마를 살짝 걷으며 밴드 스타킹을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뇌쇄적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을 반쯤 생머리가 가리고 있었고.
검은 원피스는 반쯤 벗겨진채 허리에 걸쳐져 있었다. 침대위에 한다리가 올라가서 옆트임이 보이는 사이로
서서히 밴드스타킹이 내려가는 그 모습이란. 심장이 벌떡이는 것이 금새라도 현기증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마치 멀미를 하면서 신기루를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한쪽의 스타킹을 다 내려낸 민아는 하이힐을 벗어 스타킹을 빼내며 다시 나를 보고 웃음지었다.
참 묘한 얼굴이었다. 무표정으로 있을때는 조금은 요염하기도 하고 색기도 있는데
웃음만 지으면 화사하게도 주변까지 다 환해지는 듯한 밝은 웃음이었다.
그녀의 웃음에 나는 다시 정신이 들었다. 민아는 그 상태 그대로 한쪽 스타킹은 벗지 않은채
침대에 걸터앉았다.
"어떤 남자는 스타킹을 좋아하고, 어떤남자는 맨다리를 좋아하지. 당신은 어느쪽이야?"
"둘다...당신이라면...무엇이든..."
"후훗..."
민아는 다리를 꼬으며 내게 손가락을 까닥까닥했다. 나는 마리오네트처럼 그녀에게 걸어갔다.
나도 모르게 그녀앞에 무릎꿇어앉으며 그녀의 꼰 다리를 잡고 키스하기 시작했다.
지민과 섹스를 나눌때도 가끔 다리까지 애무해준 적은 있지만. 그다지 즐겨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왠지 모르게 "여신" 앞에서 그녀의 몸을 경배해야 할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민아의 스타킹 신은 다리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민아는 마치 잘한다는 듯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타킹의 까칠함이 내 혀를 자극했고. 나는 민아의 맨다리로 입술을 옮겼다.
민아의 체취가 느껴졌다. 바디로션을 쓴 것인지. 은은한 라벤더향이 나를 자극해왔다.
나는 민아의 원피스 자락을 부여잡고 서서히 끌어내렸다. 민아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렸고
원피스자락은 하이힐에 잠깐 걸렸다가 다시 빠져나왔다.
민아는 내 가슴께를 부여잡고 일으켜세운 후 침대에 걸터앉게 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자리를 바꿔
민아가 내 바지를 풀고 벗겨내었다. 나는 단추풀린 셔츠만 입은채로 침대에 앉았고
민아는 검은색 속옷만 간신히 걸친채로 한쪽에만 검은색 밴드스타킹을 신은채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민아는 터질것같은 나의 자지를 혀끝으로 애무했다.
요도구멍을 간지럽히더니 자지 밑둥부터 혀로 쓸어올리듯했다. 부드러웠다.
예전부터 동경해오던 이 여자가. 이 깨끗해보이는 이 얼굴앞에 내 자지가 있는 것이 묘하게 흥분되었다.
-뽀각뽀각 쭈웁
민아는 내 자지를 정성스레 빨았다. 스킬도 대단했다. 나는 계속되는 자극에 몸을 부르르 떨었고
사정을 참을 수가 없을것 같았다.
"그..그만"
민아는 내 자지를 입에 문 채로 다시 눈웃음을 지었다. 한 순간 장난끼가 어리는가 싶더니
더욱 빠르게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으..으윽"
나는 몸을 떨며 민아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내 자지쪽으로 깊게 끌어당겼다.
"웁..우웁"
민아는 내 무릎을 부여잡으며 바동거렸지만 나는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몸을 일으켜서
민아의 머리를 꽉 잡고 민아의 입에 피스톤질을 했다. 민아가 눈을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눈이 빨간것이 힘든듯 했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민아의 입에다가 사정을 해버리고 싶었다.
나는 결국 민아의 입에다가 좆물을 토해내었고. 민아는 입안가득한 내 좆물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휴지에다가 뱉어내었다.
"휴우...생각보다 짐승인데?"
나는 한숨을 돌리며 침대에 다시 걸터앉았다. 성욕이 조금 해결돼고 나니 조금은 이성이 돌아왔다.
"그 남자와는 어떤관계지?"
"글쎄? 아마 당신이 생각하는 관계는 아닐거야"
"내가 생각하는게 어떤건데?"
"불륜? 아니면 스폰서?"
"부정은 하지 않겠어"
"아니야. 우린 뭐랄까...서로를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있을테지. 나도, 그 아저씨도"
"장난감?"
"아저씨가 내게 어느정도 금전적인 도움을 줬다는걸 부정하진 않겠어.
하지만 그런 도움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야. 그냥 그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콕 찝어주었고
나 역시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찝어주었을 뿐이지. 쉽게 말하면 엔조이, 어렵게 말하면 거래관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당신을 만나는건. 그 사람이 자기보다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소개시켜준 거야. 그 사람도 다른 흥밋거리를 찾은거 같고 말이야."
"그럼 우린 이제 어쩔 생각이지?"
"글쎄? 어느정도는 맘에 들어. 우린 꽤 좋은 파트너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아."
"될 수도?"
"쿡쿡. 지금부터 하는걸 봐서 말이지"
민아는 날 침대에 눕히고는 다시 내 가슴을 애무하며 내 자지를 손으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내 자지는 다시 솟아올랐고 민아는 그런 나를 올라탔다.
"아..."
민아는 내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민아야..."
나는 무심코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민아는 개의치 않는듯했다. 그 사람이 이름을 알려줬으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테니까.
민아와 나는 그 날 밤을 세우며 서로를 탐했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을때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진후
학교를 가던 중 나는 배창훈 그 사람의 문자를 받았다.
-내 선물은 마음에 들었나? 이제 자네의 고양이의 연락처를 알려주게
나는 망설임없이 답장을 보냈다.
-010-xxxx-xxxx 입니다. 첫번째 약속. 꼭 지켜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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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연재가 많이 느리다고들 하시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ㅜㅜ
"남자의 야망은 세상을 정복하고 여자의 욕망은 그 남자를 지배하지.
그렇다면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지 아나? 여자의 욕망의 고삐를
손에 쥐는 자가 모두를 이기는 법이지."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나는 지금 역삼동의 한 룸살롱에서 그와 함께 자리를 하고 있었다.
사실 그를 만나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며칠전 그의 연락을 받고는
나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여기에서 멈추게 된다면, 지민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될 것도 없을터였다.
아직까지 지민의 동의하에 만난 만남에서는 실제 섹스까지 가진 않았었으니까.
나는 그렇게 애써 변명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나오게 된 것은 결국 내게 숨겨진
다른 욕망의 승리일 것이다.
예전에 지민을 흥분시키고 자리를 피했던 그 남자는 정식으로 자기를 소개했다.
아니다, 정식으로 소개라기 보다는 내게 명함을 건내주었다.
그의 이름은 배창훈이었다. 꽤나 큰 회사의 오너이기도 했다. 처음 명함을 받고서는
눈이 휘둥그레 졌었으니까.
"자네에게 강요를 할 생각은 없네. 그냥 내 경험상, 이런일은 한번빠져들고 나면
헤어나오기가 쉽지는 않는 법이지. 그럴바에야 나에게 맡겨보는것이 어떻겠나?
아, 물론 자네 애인이 상당히 마음에 들기도 했고 말이야. 훗, 생각보다 뜨겁던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물론 이 자리에 나왔다고 해서 승락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나 역시도 이런만남은 조심스럽기 마찬가질세, 내 신분도 공개하지 않았나.
나도 사회적 위치가 있으니 불안한만남이 되긴 똑같다는 뜻일세, 일단 내 조건을
한번 들어보겠나?"
"네, 우선 말씀하세요."
"한동안 자네 여친을 내게 맡겨보게."
"네?"
"말 그대로일세, 내가 알아서 해보겠네, 어떤가?"
"알아서 하신다면...?"
"자네는 그냥 연락처만 알려주게, 물론 자네가 알려줬다는 말도 하지 않도록 하지.
그리고 추후 진행상황은 알아서 자네에게 충실히 알려주도록하고
원한다면 영상이나 도청장치까지도 해줄 용의가 있지. 그보다 더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자네에게 흥신소까지 소개해서 붙여줄 생각도 있고 말이야 하핫."
"제가 철저히 배제되는 상황을 만드시겠다는 거군요."
"그래, 자네도 사실 궁금한건 그런거 아닌가? 자네가 없는 상황에서의 애인의 반응이라든가.
뭐 이를테면 자네 애인의 숨겨진 욕망? 그런것들이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긴 합니다만, 불안합니다. 참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통제를 벗어난다는 사실이...."
"그것도 잘 이해하고 있다네, 자네가 이렇게 고민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했었고.
그래서 내가 두가지를 준비했다네, 자네에 대한 보상? 이랄까..."
"뭡니까?"
"첫째는 아까 말했던 것과 같다네, 자네가 드러나지만 않는다면 자네가 훔쳐보든 훔쳐듣든
숨어있든 그와 관계된 모든 것에 대한 것을 철저히 지원할 것을 약속하지.
물론 그에 따르는 제반 비용도 내가 지불할거고 말일세."
"좋습니다. 그럼 두번째는 뭔가요?"
"후훗..난 아마 이것이 더 마음에 들거라고 확신한다네."
그는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
"......?"
난 의아하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빙긋이 웃으며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며
의자에 등을 기댈 뿐이었다.
-똑똑
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고.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 아름다운 여자였다.
후광이 비친다고 해야할까. 가끔씩 거리에서 연예인들도 꽤나 만나봤고
어머니의 친구의 딸 중에서 톱 영화배우도 있어서 만나본적도 있었지만.
아름다움, 매력 무엇하나 떨어지지 않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여자였다.
검은 생머리는 가르마를 탄 채로 앞머리없이 양쪽으로 잘 빗어내렸고.
그 아래로 고운 이마와 하얀 얼굴이 드러났다. 검은색의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치마길이가 무릎위까지 오는 정도였지만, 옆트임으로 인해서 각선미도 숨길 수가 없었다.
검은색 밴드스타킹을 신었는지. 가는 다리를 감싼 스타킹은 치마 옆트임선에서
살짝 밴드라인이 보이는 것이 날 미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날 놀라게 만들었던 것은...
"민아..........."
그랬다. 내가 아는 여자였던 것이다.
물론 그녀가 날 알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내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의 고교 동창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꽤나 친했던.
민아를 알게 된 것은 예전 여친의 사진을 통해서였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여친은 내게서 자주 디카를 빌려갔었고
돌려줄때쯤이면 디카에 갖가지 장난을 치는 동영상이나, 사진들이 찍혀있곤했다.
거기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여자가 바로 민아였다.
거기서도 단연 빛나던 외모인탓에 보면서 얼마나 가슴 설레였는지 모른다.
넌지시 여친에게 그녀에대해서 물어보면서 이름을 알게 되었었고.
학교에서 이른바 "여신" 으로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은근히 동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친의 고교 졸업식날 학교 강당에서 2층에 있던 중. 1층에서 정말 빛이 나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계속 아래를 내려다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졸업식이 끝나고 교실로 잠깐 모였을때. 여친에게 줄 꽃을 들고 복도를 서성이던 나는
그녀를 마주칠 수가 있었다. 정말 말이 안나오는 외모였다.
언뜻보면 구혜선을 닮은듯한 외모였지만, 아니, 웃을때는 정말 구혜선 같이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섹시한 맛이 있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스타일이랄까
민아, 그녀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던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가 지금 이렇게 내 앞에 있다니. 그것도 이런 자리에서?
"안녕하세요?"
"아, 네...안녕하세요"
그녀의 눈빛을 보건데, 아마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하긴 인사를 나눈 것은 졸업식날 친구의 남친이라고 한번 눈인사만 나눈 것이 다였으니까
딱히 기억할리는 없었다.
"근데 난 어디 앉아야 되는거야?"
"하핫, 넌 저쪽 오빠옆에 앉아야지. 넌 내가 주는 선물이라니까?"
"알았엉"
그녀는 내 옆에 앉았다. 나는 괜히 얼굴을 마주치면 안될것 같아서 고개를 자꾸 외면했다.
"자네가 내게 주는 선물이 있으니, 나 역시 자네에게 선물을 주는 걸세. 어떤가? 맘에 드나?"
"저기....그게..."
"아, 물론 저 아가씨는 자네가 내게 주는 선물이 뭔지 모르네 흐흐 그렇지만
저 아가씨 정도의 가치, 그 이상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고나 할까."
"..........."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고. 민아 역시도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모르는지
그 큰 눈망울만 돌리고 있었다.
"아, 이런데서 만나서 잘못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가씨는 여기서 일하는
그런 아가씨가 아니야. 그냥 일반인이고 평범한 대학생일뿐이지. 물론 다 평범하지는
않지만 흐흐. 이 자리는 말하자면 소개팅 같은 자리인거야. 내가 자네 둘을 여기서
소개시켜주는 자리인거지. 어떤가. 이만하면 내게도 선물을 줄 용의가 생기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 아가씨는 말이야. 평범하지만 평범하지가 않지. 아마 자네 마음에
쏙 들걸세. 안그런가? 민아야?"
"아저씨도 차암...난 완전 평범하거든요오?"
민아는 그렇게 말하며 내 팔짱을 껴왔다. 내 팔꿈치에 그녀의 가슴이 느껴졌고.
무심결에 내 눈이 그녀의 팔을 쳐다보면서 그 아래에 있는 그녀의 다리까지 보게 되었다.
검정 스타킹에 감싸인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앉아있는 탓인지 옆트임이 조금씩 벌어졌고
그 아래로 스타킹의 밴드끝과 묘한 대치를 이루고 있는 새하얀 허벅지 살결이 내 동공을 확장시켰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악마와의 거래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것이 확실할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거절하지 못했다.
아마 배창훈이라는 저 사람은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이 민아라는 여자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카드였다. 한 때 내 상상속에서만 아련히 존재했던 여인이었다.
여친의 친구였기에 더더욱 더 접근 할 수가 없는 그런 여인이었으니까.
그러고보면 난 항상 금지되어 있는 것을 열망하는 것 같다.
"좋아, 거래는 성립된거야. 내 약속은 분명히 지키겠네. 그럼 또 연락함세
아, 내가 처음에 했던 말 기억하지? 혹시 프로이트의 말년의 고민을 알고 있나?
What women want. 거기에 대해서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게나."
그는 웃으며 훌쩍 나가버렸다.
방안에는 나와 민아 둘만 남았다.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머릿속은 그저 멍할뿐이었다.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내 옆에 민아가 있다는 사실도 그때만은 잊어버렸다.
"이봐요"
난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민아를 돌아봤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요? 내가 마음에 안드는 거에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민아는 테이블에 놓여진 양주병을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녀의 앞에는 잔이 없었다.
급히 테이블 중앙에 놓여있는 잔을 들어서 그녀에게 주려는 순간. 민아는 양주병을 든 채로 내게 말했다.
"What women want.....그렇다면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민아는 그대로 양주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천천히 양주를 마시는 장면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였다.
입안에 양주를 머금은 그녀가 내게로 다가왔다.
민아는 두 팔을 들어 내 목을 감았다. 내가 얼어있자. 살짝 웃음을 띄었다.
저 커다란 눈망울이 눈웃음을 쳤다. 나는 점점 더 아찔해졌다.
민아의 술을 머금은 촉촉한 입술이 내게로 다가왔다.
술이 내 입으로 넘어왔다. 뜨거웠다. 양주를 마실땐 희석시켜서 먹었는데. 이렇게 마시게 되니
배속이 화끈거렸다. 아니, 지금은 화끈거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민아는 내게 키스를 하며 천천히 나를 밀어왔다. 나는 살짝 반항을 해보았지만
힘없이 소파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민아는 나를 올라탄 채로 계속해서 키스를 해왔다.
이윽고 그녀의 혀가 거두어지고 민아는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말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알 수 없었다. 아니 함부러 입밖에 낼 수도 없었다. 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뿐이었다.
민아는 내 셔츠사이로 손을 넣었다. 차가운 기운이 내 가슴을 훑고지나갔다.
그녀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내 가슴을 그렇게 어루만지며 민아는
내 목덜미와 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바람이 내 귓가를 스쳤고.
그녀의 키스는 나를 한없이 간지럽혔고. 서서히 따뜻해져가는 그녀의 손길은 더욱더 부드러워졌다.
그녀가 다시 내 귓가에 속삭였다.
"What women want?"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녀의 속삭임은 나를 나른하게 해왔다.
이상한 일이었다. 흥분되어 미칠것같은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품이 참 포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아는 내게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여전히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미소지었다.
"아직 어려운 질문이었나요? 그럼 다시 한번 물을게요."
민아는 미소를 지은채로 계속 나를 내려다보았다.
"What do you want?"
"......You, all I ever wanted."
그것도 몇년이나 원해왔었지.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내 기억속에 환상으로만 존재하던 그녀가
이렇게 내 가까이에 있다니.
민아는 나를 올라탄채로 몸을 일으켜세우더니 탁자의 양주병을 다시 들어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따라와."
민아와 내가 도착한 곳은 근처의 어느 모텔이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거칠게 달려들었고. 민아는 그런 나를 밀쳐냈다.
"흐응, 왜 이렇게 급하게 구실까? 밤은 긴데 말이야?"
밤이 긴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지금 당장 이렇게 미칠것만 같은데.
"남자들은 축구나 농구를 하면서 좋아하지? 여자친구들이 싫어해도
경기장에 데려갈때도 있고. 그런 자신들을 이해해달라고들 하지. 스포츠정신이니 뭐니하면서 말이야.
여자에게도 스포츠정신이 필요할때가 있거든? 바로 이럴때 말이지. 후훗"
".......?"
"섹스는 여자들이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스포츠라는 소리야. 이 샌님아.
왜 남자들은 경기를 하면서 이기는걸 좋아하잖아? 나도 지금 이기고 싶어.
그것도 아주 압도적으로. 아, 참고로 이 경기에는 기권이란게 없어. 그러니까.
지금 포기하려면 포기해."
내가 어떻게 지금 이 순간을 포기 할 수가 있을까.
나는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이것으로 대답을 한 셈이었다.
민아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내게로 다가오더니 단추를 푸는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내 셔츠의 단추를 다시 채웠다.
"남자의 셔츠 단추를 푸는 것은 묘한 매력이 있거든. 나의 재미를 방해하지 말아 주겠어?
남자만 여자의 옷을 하나씩 벗겨가면서 쾌감을 느끼는게 아니야. 여자도 마찬가지지.
이 아저씨 영 맹탕인데? 쿠쿡"
나는 그때부터 손을 놓았다. 어차피 지금은 그녀의 분위기다. 순종하는 것이 최고라는 느낌이 들었다.
민아는 조명을 살짝 어둡게 하더니 다시금 하이힐을 신고 들어왔다.
나는 자리에 여전히 서있을뿐이었고. 민아의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민아가 뒤에서 나를 안아왔다. 내 뒷목에 민아의 입술이 느껴졌다. 짜릿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뒷덜미에 그녀의 입술이 닿자 척추까지 찌릿함이 느껴져왔다.
민아의 손길이 나를 안은채로 어루만졌다.
"흐응, 몸이 꽤나 탄탄하네?"
헬스를 한지 6개월쯤 되었을때였다. 보충졔까지 먹어가면서 하루에 3시간씩 6개월을 했으니
어느정도 몸은 만들어진 상태였다.
민아는 뒤에서 내 셔츠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여서
내 셔츠의 단추를 풀어나가는 그녀의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는것도 꽤나 흥분이 되는 일이었다.
셔츠가 다 풀어지자 민아는 또각거리며 내 앞으로 돌아왔다. 내 목의 셔츠를 잡아 당기며
내게 다시 키스를 해왔다.
나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원피스를 살짝 끌어내렸다. 어깨가 넓게 파인 스타일의 옷이어서
그녀가 살짝 팔을 빼내니 원피스가 스르르 흘러내려 허리에 걸쳐졌다. 아무래도 타이트한 옷이어서
허리와 골반라인에서 걸쳐진것같았다. 검은색 브라사이로 새하얀 그녀의 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마른체형답게 그리 큰 가슴은 아니었지만 한손에 쥐기에 딱 알맞을 정도로 적당해보였다.
나는 손을들어 그녀의 브라후크를 풀어냈다.
민아는 다시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나는 여전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달콤한 키스의 여운만을 느낄뿐이었다.
민아는 침대위에 한다리를 척 올리더니
치마를 살짝 걷으며 밴드 스타킹을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뇌쇄적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을 반쯤 생머리가 가리고 있었고.
검은 원피스는 반쯤 벗겨진채 허리에 걸쳐져 있었다. 침대위에 한다리가 올라가서 옆트임이 보이는 사이로
서서히 밴드스타킹이 내려가는 그 모습이란. 심장이 벌떡이는 것이 금새라도 현기증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마치 멀미를 하면서 신기루를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한쪽의 스타킹을 다 내려낸 민아는 하이힐을 벗어 스타킹을 빼내며 다시 나를 보고 웃음지었다.
참 묘한 얼굴이었다. 무표정으로 있을때는 조금은 요염하기도 하고 색기도 있는데
웃음만 지으면 화사하게도 주변까지 다 환해지는 듯한 밝은 웃음이었다.
그녀의 웃음에 나는 다시 정신이 들었다. 민아는 그 상태 그대로 한쪽 스타킹은 벗지 않은채
침대에 걸터앉았다.
"어떤 남자는 스타킹을 좋아하고, 어떤남자는 맨다리를 좋아하지. 당신은 어느쪽이야?"
"둘다...당신이라면...무엇이든..."
"후훗..."
민아는 다리를 꼬으며 내게 손가락을 까닥까닥했다. 나는 마리오네트처럼 그녀에게 걸어갔다.
나도 모르게 그녀앞에 무릎꿇어앉으며 그녀의 꼰 다리를 잡고 키스하기 시작했다.
지민과 섹스를 나눌때도 가끔 다리까지 애무해준 적은 있지만. 그다지 즐겨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왠지 모르게 "여신" 앞에서 그녀의 몸을 경배해야 할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민아의 스타킹 신은 다리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민아는 마치 잘한다는 듯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타킹의 까칠함이 내 혀를 자극했고. 나는 민아의 맨다리로 입술을 옮겼다.
민아의 체취가 느껴졌다. 바디로션을 쓴 것인지. 은은한 라벤더향이 나를 자극해왔다.
나는 민아의 원피스 자락을 부여잡고 서서히 끌어내렸다. 민아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렸고
원피스자락은 하이힐에 잠깐 걸렸다가 다시 빠져나왔다.
민아는 내 가슴께를 부여잡고 일으켜세운 후 침대에 걸터앉게 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자리를 바꿔
민아가 내 바지를 풀고 벗겨내었다. 나는 단추풀린 셔츠만 입은채로 침대에 앉았고
민아는 검은색 속옷만 간신히 걸친채로 한쪽에만 검은색 밴드스타킹을 신은채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민아는 터질것같은 나의 자지를 혀끝으로 애무했다.
요도구멍을 간지럽히더니 자지 밑둥부터 혀로 쓸어올리듯했다. 부드러웠다.
예전부터 동경해오던 이 여자가. 이 깨끗해보이는 이 얼굴앞에 내 자지가 있는 것이 묘하게 흥분되었다.
-뽀각뽀각 쭈웁
민아는 내 자지를 정성스레 빨았다. 스킬도 대단했다. 나는 계속되는 자극에 몸을 부르르 떨었고
사정을 참을 수가 없을것 같았다.
"그..그만"
민아는 내 자지를 입에 문 채로 다시 눈웃음을 지었다. 한 순간 장난끼가 어리는가 싶더니
더욱 빠르게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으..으윽"
나는 몸을 떨며 민아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내 자지쪽으로 깊게 끌어당겼다.
"웁..우웁"
민아는 내 무릎을 부여잡으며 바동거렸지만 나는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몸을 일으켜서
민아의 머리를 꽉 잡고 민아의 입에 피스톤질을 했다. 민아가 눈을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눈이 빨간것이 힘든듯 했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민아의 입에다가 사정을 해버리고 싶었다.
나는 결국 민아의 입에다가 좆물을 토해내었고. 민아는 입안가득한 내 좆물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휴지에다가 뱉어내었다.
"휴우...생각보다 짐승인데?"
나는 한숨을 돌리며 침대에 다시 걸터앉았다. 성욕이 조금 해결돼고 나니 조금은 이성이 돌아왔다.
"그 남자와는 어떤관계지?"
"글쎄? 아마 당신이 생각하는 관계는 아닐거야"
"내가 생각하는게 어떤건데?"
"불륜? 아니면 스폰서?"
"부정은 하지 않겠어"
"아니야. 우린 뭐랄까...서로를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있을테지. 나도, 그 아저씨도"
"장난감?"
"아저씨가 내게 어느정도 금전적인 도움을 줬다는걸 부정하진 않겠어.
하지만 그런 도움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야. 그냥 그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콕 찝어주었고
나 역시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찝어주었을 뿐이지. 쉽게 말하면 엔조이, 어렵게 말하면 거래관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당신을 만나는건. 그 사람이 자기보다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소개시켜준 거야. 그 사람도 다른 흥밋거리를 찾은거 같고 말이야."
"그럼 우린 이제 어쩔 생각이지?"
"글쎄? 어느정도는 맘에 들어. 우린 꽤 좋은 파트너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아."
"될 수도?"
"쿡쿡. 지금부터 하는걸 봐서 말이지"
민아는 날 침대에 눕히고는 다시 내 가슴을 애무하며 내 자지를 손으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내 자지는 다시 솟아올랐고 민아는 그런 나를 올라탔다.
"아..."
민아는 내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민아야..."
나는 무심코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민아는 개의치 않는듯했다. 그 사람이 이름을 알려줬으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테니까.
민아와 나는 그 날 밤을 세우며 서로를 탐했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을때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진후
학교를 가던 중 나는 배창훈 그 사람의 문자를 받았다.
-내 선물은 마음에 들었나? 이제 자네의 고양이의 연락처를 알려주게
나는 망설임없이 답장을 보냈다.
-010-xxxx-xxxx 입니다. 첫번째 약속. 꼭 지켜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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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연재가 많이 느리다고들 하시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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