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지훈의 생일파티. 약속도 약속이었지만 오늘은 꼭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빠지고 지훈의 집으로 향했다. 유미의 손엔 케揚?들려 있었다.
‘약속해 버린 걸… 축하만 해주도록 하자… 사귀자는 건.. 없던 일로 해야 해…’
그렇게 몇번이고 자신에게 들려주듯 다짐해 보았지만 막상 집앞에 도착해서는 선뜻 문을 두드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은 또 다시 희성을 배반하고 말았던 동아리실에서의 기억이 다시 떠 올랐다.
‘이 문을 열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순간 벌컥하고 문이 열리고 말았다. 유미가 오는 기척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고 나오는 지훈이었다.
“정말 와 주셨네요.. 너무 좋아요. 안올 줄 알고 불안했거든요. 자.. 들어오세요”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그렇게 집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전에 얘기 했던가요? 나.. 생일파티 같은 거 해본 적도 없어요. 생일 같은 거..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누구한테 축하받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태어난 거 자체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었으니까… 등에 난 상처 봤잖아요… 그래서 생일날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혼자 있거나 했었죠. 선배한테 그 얘기 들었을 때..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선배한테 축하받고 싶다고… 축하 받는다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응.. 생일 축하해… 지훈아”
케揚?장식 사이로 19개의 초가 꽃혔다. 커다란 생일케?앞에서 눈물마저 글썽이고 있었다. 그런 지훈이에게 사귀자는 건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을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우선 화제라도 돌려보고자 선물을 내밀었다.
“자.. 생일 선물… 열어봐”
“응? 이거…”
잘 포장된 꾸러미를 보며 기쁨과 놀람과 당황스러움이 뒤 섞인 복잡한 표정을 보이는 지훈이었다. 받아도 되는 건지 아닌지를 모른다는 듯 손이 허둥대고 있었다.
“선물이라구요? 내..내게요? 정말이에요? 케躍맛막琯?충분했는데…”
“괜찮아.. 내가 주고 싶었는 걸.. 열어봐”
선물을 살지 말지 망설였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지훈을 보자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머플러네요. 우와~ 이 감촉 좀 봐. 따뜻해 보여요. 유미누나. 고마워요.. 정말…”
머플러를 들어 목에 두르고는 몇번이고 그렇게 고마워하는 지훈을 보자 거절해야 한다는 결심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지훈이 처음으로 누나라고 불렀다. 그런 호칭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기쁜 마음조차 들 정도였다.
“누나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자신도 모르게 그 마음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정말요? 그럼 앞으로 누나라고 불러도 되는 거에요?”
“응 그럼”
“자 그럼 이렇게 하죠. 앞으로 둘만 있을 땐 누나라고 할게요”
“그래..”
조금 간격을 두고 망설이듯 유미가 대답했다.
“잘됐다~ 그럼 또 나랑 둘이서만 만나주는 거죠?”
고개를 숙이고 수줍은 듯 말을 꺼내는 지훈이었다. 지난 날 동아리실에서 보여주었던 거친 태도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지훈이 앞에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나.. 지훈이가 싫지는 않아.. 아..아니야.. 어쩌면 나..’
만약 싫었다면 그에게 안겨서 그렇게 느꼈을 리가 없었다.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강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안겨서 느끼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달리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
말이 끊겼다. 지훈과 눈이 마주쳤다. 지훈의 눈동자에 욕망이 깃드는 것이 느껴졌다.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난 어쩌면… 지훈이를…’
“왜 그래요?
“응?..아..아냐.. 아무것도..”
깜짝 놀라서 고개를 흔들었다. 지훈의 눈동자에서 남자를 느끼고 몸이 먼저 반응해 버리고 말았다.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덮어두려고 했지만 온몸을 만지던 지훈의 손길과 입술의 느낌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안길 때마다 자신안의 무엇인가가 바뀌어가는 것이 무서웠다. 더욱 더 강한 쾌감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과 무서운 마음이 혼재하고 있음에 당황스러웠다. 남자친구에 대한 죄책감. 희성이에 대한 미안함이 뒤섞여 있었다.
‘도대체 나.. 어떻게 된 것일까…’
“누나.. 케?먹죠? 이건 유미 누나 거..”
그런 분위기를 깨버리기라도 하듯 유미의 휴대폰이 울렸다. 벨소리로 희성의 전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화.. 받아요.. 나 나가 있을게요”
유미의 곤란해 하는 표정을 읽은 지훈이 가라앉은 톤으로 말하고 일어섰다. 뭐라고 대답할 사이도 없이 밖으로 나서고 말았다.
“여보세요~ 응 희성아..”
“오늘은 일찍 끝날 거 같았는데.. 더 걸릴 거 같아서.. 미안해”
미안해 하는 희성이의 익숙한 목소리. 연일 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있어서 피곤할텐데도 밝은 목소리였다.
“으으응. 아냐.. 신경쓰지 마”
“오늘 요리 해주려고 했었는데.. 못지킬 거 같아..미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희성이는 요리에 소질이 없었다. 그래도 유미에게 먹여주겠다고 각종 요라에 도전하고는 했었다. 대회전에 만들어준 것도 제대로 익히지 않아 그대로 버리고 말았었다. 그럴 때마다 진심으로 미안해 하는 희성이었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먹을 것을 다시 챙기는 유미였었다.
“유미는 오늘도 늦어?”
“응? 으응.. 지금 후배네 집에 왔어 조금 있다가 갈 거야”
“그래.. 그럼 나도 되도록 일찍 갈게. 유미도 일찍 와 많이 추워져서 너무 늦음 감기 걸릴라”
“응 그렇게 할게”
“아.. 빨리 가서 유미 얼굴 보고 싶다~”
“나도..”
유미를 생각하는 희성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럴수록 지금 다른 남자의 집에 둘만 있다는 사실이 미안해졌다. 하지만 전화를 끊었을 때 그 기분은 지훈에 대한 미안함으로 서서히 바뀌어 갔다.
낡은 문을 열자 바람이 들이치는 복도에 희성이 기대어 서 있었다. 이미 어두워진 어둠에 쌓인 채 가로등의 불빛만이 그런 지훈을 비쳐주고 있었다.
“끝났어…”
돌아선 지훈은 목에 두른 머플러를 꼭 쥐고 있었다. 추위에 얼어버린 손을 맞잡아 녹여주려고 했지만 그 차가운 감촉에 마음까지 얼어버리는 듯 했다.
“남자친구가 걱정해서 전화했나 보죠? 유미누나한테 참 잘해주는 거 같아요. 어려운 연구도 하고, 여자친구도 챙기고..대단한 거 같아요. 나 같은 건 잘하는 것도 없고, 가난하고, 친구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아직 없는데… 나 같은 거랑 비교도 안되겠죠? 나 같은 건… 역시 선배랑은 그 사람이 더 어울려요..”
시선을 발밑으로 떨구고 있었다. 자기비하였다.
“그런말 하지 마..”
‘나도 마찬가지야.. 하고 싶은 일조차 결정하지 못한 건…’
목표를 향해서 착실하게 걸어나가는 희성이 멀리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왔다.
“나 같은 건 역시.. 태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어요..”
“그런 얘긴 하는 게 아n!”
“아..미안! 늦었죠? 바래다 줄게요”
고개를 돌린 채 말을 마친 지훈이 문을 열고 나가버리고 말았다.
조용하게 가라앉은 주택가를 걸어가고 있었다. 집을 나선 뒤부터 둘은 아무 말도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만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공원 앞을 지나갈 때 둘의 걸음은 멈추고 말았다.
“잠깐 앉았다 가지 않을래요? 누나.. 벌써 보내고 싶지 않거든요… 잠깐이라도 괜찮으니까…”
어색한 침묵을 깨고 지훈이 말을 꺼냈다.
교외에 위치한 꽤 규모가 있는 공원이었다. 나무가 제법 우거지고,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멋진 그런 공원이었다. 겨울에도 따뜻한 날에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긴 했지만 밤이어서 그런지 오고가는 사람들의 인기척은 거의 없었다.
유미는 지훈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공원에 들어가면 그냥 나올 것 같지가 않았다. 유미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지훈이 나무들 사이로 먼저 들어서고 말았다. 키가 큰 나무 아래에서 지훈이 유미를 안아왔다. 별다른 저항없이 유미는 가만히 있었다.
“누나한테 날 더 가르쳐주고 싶어요”
“…응”
“날 혼자 두지 말아요. 또 혼자가 되고 싶진 않거든요..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이렇게 좋은 느낌 처음이란 말이에요. 앞으로 조금만 더 느낄 수 있게 해줄래요?”
뺨에 닿는 지훈의 넓은 가슴이 따뜻했다.
“실은.. 오늘 만났을 때부터 이렇게 안고 싶었어요.. 누나의 체온.. 느끼고 싶었거든요”
유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미의 엉덩이가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났다. 바지를 내리고 나무를 잡고 엎드린 유미를 지훈이 뒤에서부터 안았다.
“아음… 하아… 으응.. 하아~”
강제로 하는 듯이 허리를 부딪혀 왔다. 조금전까지의 상냥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유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누구인지 마치 그 몸에 새겨넣기라도 하려는 듯 강력한 허리놀림이었다.
“하흑~! 너..무… 세..하으음~”
간신히 소리를 죽이며 밀려오는 쾌감의 파도를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시..싫어.. 아…안돼… 너..너무해… 하아~”
산책로에서 겨우 몇미터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 곳이었다. 산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들킬 것이 너무나도 뻔했다. 그런 곳에서 엉덩이를 드러내고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이 믿을 수가 없었다.
“아앙~ 하아~.. 하흐흑~ 으음~”
지훈이와 하기 전에는 침대에서가 대부분이었다. 더욱이 야외에서 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주위를 신경쓰면 쓸수록 느낌은 더욱 강렬해졌다.
“아흑.. 나.. 나.. 또… 아아아~”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음소리가 커져만 갔다. 절정의 늪에 빠져들어가 이제라도 곧 오를 것만 같았다.
“지,,,지훈아… 얼굴… 보여줘… 나.. 갈거 같아.. 얼굴..보면서 가….갈래”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 생각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나도 누나 얼굴…보고 싶어요”
지훈은 말을 하며 자지를 천천히 뽑았다.
“아으음~ 하아.. 하아..”
뜨겁게 달아오른 보지에서 한줄 애액이 실처럼 늘어졌다. 지훈은 무너질 것 같은 유미의 몸을 안아들어 잔디 위에 눕혔다. 한쪽 다리에서 바지를 빼어낸 후 또다시 따뜻한 느낌의 자지가 유미의 보지를 채워왔다.
‘드..들어오고 있어… 뜨..뜨거워.. 지훈이가 들어오고 있어…’
더 이상 늦가을의 추위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전신이 달아올라 덥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훈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느낄 거 같아.. 지훈이를…’
그저 쾌감만을 쫓고 있는 유미를 애를 태우려는 듯 지훈의 허리움직임이 달라졌다.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유미의 허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혼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자지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죠? 좋은데요?”
“싫어.. 그런말..하으음~”
연하의 지훈이 유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순응의 쾌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처럼 애무를 받고, 강하게 안아주었던 다른 여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질투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지훈이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억누르지 못하고 지훈의 얼굴을 안아 키스를 조르고 있었다. 지훈의 입술을 열고 스스로 혀를 얽어갔다.
“으으음~ 아으음~ 츄릅~”
지훈의 입술이 입안으로 들어온 유미의 혀를 빨아들였다. 유미의 혀가 지훈의 입안에서 타액을 핥아들이고 있었다. 열정적인 입맞춤이었다. 혀와 혀가 부딪혔다. 그 자체만으로도 달콤한 자극이었다. 지훈의 숨결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더.. 더 느껴줘,.. 나…나를 더 많이..느껴봐..”
“유미누나!’
지훈의 허리 놀림이 빨라졌다.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절정이 곧 가까워졌음을 유미는 느낄 수 있었다.
“내 자지로 갈 거 같죠? 누나.. 내 자지로..”
“하악~ 가..갈 거 같아..지훈이..자…자지로..”
“날 받아줄 거죠? 앞으로도…”
“으응… 하아.. 응.. 하흠.. 그..럴게.. 그러니까….”
“싸,,쌀 거 같아.. 누나..같이..해요”
“응..싸..싸줘.. 지훈아… 더… 더…하흑~!”
“나…이..이제.. 아~!”
“하으음~ 기..깊게 싸줘… 기…깊이… 아아아아~”
“누나~~~!”
“아아아~~ 가..가버려~~ 어..어떡해… 하아아아~”
뜨거운 정액이 터져나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유미의 황홀해 하는 표정을 보며 지훈이 몸이 유미의 위로 무너져 내렸다.
‘이..이런 줄도 모르고.. 희성이는 나를.. 하지만…나….’
유미는 생각을 멈추고 두 팔을 벌려 지훈을 마주 안았다.
‘내가.. 필요해.. 지훈이에겐… 조금만 더..옆에.. 있고 싶어..지금은… 이 아이를 안아주고 싶어… 그러니까…’
지훈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지훈의 생일파티. 약속도 약속이었지만 오늘은 꼭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빠지고 지훈의 집으로 향했다. 유미의 손엔 케揚?들려 있었다.
‘약속해 버린 걸… 축하만 해주도록 하자… 사귀자는 건.. 없던 일로 해야 해…’
그렇게 몇번이고 자신에게 들려주듯 다짐해 보았지만 막상 집앞에 도착해서는 선뜻 문을 두드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은 또 다시 희성을 배반하고 말았던 동아리실에서의 기억이 다시 떠 올랐다.
‘이 문을 열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순간 벌컥하고 문이 열리고 말았다. 유미가 오는 기척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고 나오는 지훈이었다.
“정말 와 주셨네요.. 너무 좋아요. 안올 줄 알고 불안했거든요. 자.. 들어오세요”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그렇게 집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전에 얘기 했던가요? 나.. 생일파티 같은 거 해본 적도 없어요. 생일 같은 거..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누구한테 축하받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태어난 거 자체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었으니까… 등에 난 상처 봤잖아요… 그래서 생일날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혼자 있거나 했었죠. 선배한테 그 얘기 들었을 때..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선배한테 축하받고 싶다고… 축하 받는다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응.. 생일 축하해… 지훈아”
케揚?장식 사이로 19개의 초가 꽃혔다. 커다란 생일케?앞에서 눈물마저 글썽이고 있었다. 그런 지훈이에게 사귀자는 건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을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우선 화제라도 돌려보고자 선물을 내밀었다.
“자.. 생일 선물… 열어봐”
“응? 이거…”
잘 포장된 꾸러미를 보며 기쁨과 놀람과 당황스러움이 뒤 섞인 복잡한 표정을 보이는 지훈이었다. 받아도 되는 건지 아닌지를 모른다는 듯 손이 허둥대고 있었다.
“선물이라구요? 내..내게요? 정말이에요? 케躍맛막琯?충분했는데…”
“괜찮아.. 내가 주고 싶었는 걸.. 열어봐”
선물을 살지 말지 망설였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지훈을 보자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머플러네요. 우와~ 이 감촉 좀 봐. 따뜻해 보여요. 유미누나. 고마워요.. 정말…”
머플러를 들어 목에 두르고는 몇번이고 그렇게 고마워하는 지훈을 보자 거절해야 한다는 결심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지훈이 처음으로 누나라고 불렀다. 그런 호칭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기쁜 마음조차 들 정도였다.
“누나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자신도 모르게 그 마음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정말요? 그럼 앞으로 누나라고 불러도 되는 거에요?”
“응 그럼”
“자 그럼 이렇게 하죠. 앞으로 둘만 있을 땐 누나라고 할게요”
“그래..”
조금 간격을 두고 망설이듯 유미가 대답했다.
“잘됐다~ 그럼 또 나랑 둘이서만 만나주는 거죠?”
고개를 숙이고 수줍은 듯 말을 꺼내는 지훈이었다. 지난 날 동아리실에서 보여주었던 거친 태도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지훈이 앞에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나.. 지훈이가 싫지는 않아.. 아..아니야.. 어쩌면 나..’
만약 싫었다면 그에게 안겨서 그렇게 느꼈을 리가 없었다.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강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안겨서 느끼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달리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
말이 끊겼다. 지훈과 눈이 마주쳤다. 지훈의 눈동자에 욕망이 깃드는 것이 느껴졌다.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난 어쩌면… 지훈이를…’
“왜 그래요?
“응?..아..아냐.. 아무것도..”
깜짝 놀라서 고개를 흔들었다. 지훈의 눈동자에서 남자를 느끼고 몸이 먼저 반응해 버리고 말았다.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덮어두려고 했지만 온몸을 만지던 지훈의 손길과 입술의 느낌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안길 때마다 자신안의 무엇인가가 바뀌어가는 것이 무서웠다. 더욱 더 강한 쾌감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과 무서운 마음이 혼재하고 있음에 당황스러웠다. 남자친구에 대한 죄책감. 희성이에 대한 미안함이 뒤섞여 있었다.
‘도대체 나.. 어떻게 된 것일까…’
“누나.. 케?먹죠? 이건 유미 누나 거..”
그런 분위기를 깨버리기라도 하듯 유미의 휴대폰이 울렸다. 벨소리로 희성의 전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화.. 받아요.. 나 나가 있을게요”
유미의 곤란해 하는 표정을 읽은 지훈이 가라앉은 톤으로 말하고 일어섰다. 뭐라고 대답할 사이도 없이 밖으로 나서고 말았다.
“여보세요~ 응 희성아..”
“오늘은 일찍 끝날 거 같았는데.. 더 걸릴 거 같아서.. 미안해”
미안해 하는 희성이의 익숙한 목소리. 연일 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있어서 피곤할텐데도 밝은 목소리였다.
“으으응. 아냐.. 신경쓰지 마”
“오늘 요리 해주려고 했었는데.. 못지킬 거 같아..미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희성이는 요리에 소질이 없었다. 그래도 유미에게 먹여주겠다고 각종 요라에 도전하고는 했었다. 대회전에 만들어준 것도 제대로 익히지 않아 그대로 버리고 말았었다. 그럴 때마다 진심으로 미안해 하는 희성이었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먹을 것을 다시 챙기는 유미였었다.
“유미는 오늘도 늦어?”
“응? 으응.. 지금 후배네 집에 왔어 조금 있다가 갈 거야”
“그래.. 그럼 나도 되도록 일찍 갈게. 유미도 일찍 와 많이 추워져서 너무 늦음 감기 걸릴라”
“응 그렇게 할게”
“아.. 빨리 가서 유미 얼굴 보고 싶다~”
“나도..”
유미를 생각하는 희성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럴수록 지금 다른 남자의 집에 둘만 있다는 사실이 미안해졌다. 하지만 전화를 끊었을 때 그 기분은 지훈에 대한 미안함으로 서서히 바뀌어 갔다.
낡은 문을 열자 바람이 들이치는 복도에 희성이 기대어 서 있었다. 이미 어두워진 어둠에 쌓인 채 가로등의 불빛만이 그런 지훈을 비쳐주고 있었다.
“끝났어…”
돌아선 지훈은 목에 두른 머플러를 꼭 쥐고 있었다. 추위에 얼어버린 손을 맞잡아 녹여주려고 했지만 그 차가운 감촉에 마음까지 얼어버리는 듯 했다.
“남자친구가 걱정해서 전화했나 보죠? 유미누나한테 참 잘해주는 거 같아요. 어려운 연구도 하고, 여자친구도 챙기고..대단한 거 같아요. 나 같은 건 잘하는 것도 없고, 가난하고, 친구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아직 없는데… 나 같은 거랑 비교도 안되겠죠? 나 같은 건… 역시 선배랑은 그 사람이 더 어울려요..”
시선을 발밑으로 떨구고 있었다. 자기비하였다.
“그런말 하지 마..”
‘나도 마찬가지야.. 하고 싶은 일조차 결정하지 못한 건…’
목표를 향해서 착실하게 걸어나가는 희성이 멀리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왔다.
“나 같은 건 역시.. 태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어요..”
“그런 얘긴 하는 게 아n!”
“아..미안! 늦었죠? 바래다 줄게요”
고개를 돌린 채 말을 마친 지훈이 문을 열고 나가버리고 말았다.
조용하게 가라앉은 주택가를 걸어가고 있었다. 집을 나선 뒤부터 둘은 아무 말도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만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공원 앞을 지나갈 때 둘의 걸음은 멈추고 말았다.
“잠깐 앉았다 가지 않을래요? 누나.. 벌써 보내고 싶지 않거든요… 잠깐이라도 괜찮으니까…”
어색한 침묵을 깨고 지훈이 말을 꺼냈다.
교외에 위치한 꽤 규모가 있는 공원이었다. 나무가 제법 우거지고,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멋진 그런 공원이었다. 겨울에도 따뜻한 날에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긴 했지만 밤이어서 그런지 오고가는 사람들의 인기척은 거의 없었다.
유미는 지훈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꼈다. 공원에 들어가면 그냥 나올 것 같지가 않았다. 유미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지훈이 나무들 사이로 먼저 들어서고 말았다. 키가 큰 나무 아래에서 지훈이 유미를 안아왔다. 별다른 저항없이 유미는 가만히 있었다.
“누나한테 날 더 가르쳐주고 싶어요”
“…응”
“날 혼자 두지 말아요. 또 혼자가 되고 싶진 않거든요..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이렇게 좋은 느낌 처음이란 말이에요. 앞으로 조금만 더 느낄 수 있게 해줄래요?”
뺨에 닿는 지훈의 넓은 가슴이 따뜻했다.
“실은.. 오늘 만났을 때부터 이렇게 안고 싶었어요.. 누나의 체온.. 느끼고 싶었거든요”
유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미의 엉덩이가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났다. 바지를 내리고 나무를 잡고 엎드린 유미를 지훈이 뒤에서부터 안았다.
“아음… 하아… 으응.. 하아~”
강제로 하는 듯이 허리를 부딪혀 왔다. 조금전까지의 상냥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유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누구인지 마치 그 몸에 새겨넣기라도 하려는 듯 강력한 허리놀림이었다.
“하흑~! 너..무… 세..하으음~”
간신히 소리를 죽이며 밀려오는 쾌감의 파도를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시..싫어.. 아…안돼… 너..너무해… 하아~”
산책로에서 겨우 몇미터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 곳이었다. 산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들킬 것이 너무나도 뻔했다. 그런 곳에서 엉덩이를 드러내고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이 믿을 수가 없었다.
“아앙~ 하아~.. 하흐흑~ 으음~”
지훈이와 하기 전에는 침대에서가 대부분이었다. 더욱이 야외에서 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주위를 신경쓰면 쓸수록 느낌은 더욱 강렬해졌다.
“아흑.. 나.. 나.. 또… 아아아~”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음소리가 커져만 갔다. 절정의 늪에 빠져들어가 이제라도 곧 오를 것만 같았다.
“지,,,지훈아… 얼굴… 보여줘… 나.. 갈거 같아.. 얼굴..보면서 가….갈래”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 생각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나도 누나 얼굴…보고 싶어요”
지훈은 말을 하며 자지를 천천히 뽑았다.
“아으음~ 하아.. 하아..”
뜨겁게 달아오른 보지에서 한줄 애액이 실처럼 늘어졌다. 지훈은 무너질 것 같은 유미의 몸을 안아들어 잔디 위에 눕혔다. 한쪽 다리에서 바지를 빼어낸 후 또다시 따뜻한 느낌의 자지가 유미의 보지를 채워왔다.
‘드..들어오고 있어… 뜨..뜨거워.. 지훈이가 들어오고 있어…’
더 이상 늦가을의 추위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전신이 달아올라 덥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훈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느낄 거 같아.. 지훈이를…’
그저 쾌감만을 쫓고 있는 유미를 애를 태우려는 듯 지훈의 허리움직임이 달라졌다.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유미의 허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혼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자지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죠? 좋은데요?”
“싫어.. 그런말..하으음~”
연하의 지훈이 유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순응의 쾌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처럼 애무를 받고, 강하게 안아주었던 다른 여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질투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지훈이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억누르지 못하고 지훈의 얼굴을 안아 키스를 조르고 있었다. 지훈의 입술을 열고 스스로 혀를 얽어갔다.
“으으음~ 아으음~ 츄릅~”
지훈의 입술이 입안으로 들어온 유미의 혀를 빨아들였다. 유미의 혀가 지훈의 입안에서 타액을 핥아들이고 있었다. 열정적인 입맞춤이었다. 혀와 혀가 부딪혔다. 그 자체만으로도 달콤한 자극이었다. 지훈의 숨결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더.. 더 느껴줘,.. 나…나를 더 많이..느껴봐..”
“유미누나!’
지훈의 허리 놀림이 빨라졌다.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절정이 곧 가까워졌음을 유미는 느낄 수 있었다.
“내 자지로 갈 거 같죠? 누나.. 내 자지로..”
“하악~ 가..갈 거 같아..지훈이..자…자지로..”
“날 받아줄 거죠? 앞으로도…”
“으응… 하아.. 응.. 하흠.. 그..럴게.. 그러니까….”
“싸,,쌀 거 같아.. 누나..같이..해요”
“응..싸..싸줘.. 지훈아… 더… 더…하흑~!”
“나…이..이제.. 아~!”
“하으음~ 기..깊게 싸줘… 기…깊이… 아아아아~”
“누나~~~!”
“아아아~~ 가..가버려~~ 어..어떡해… 하아아아~”
뜨거운 정액이 터져나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유미의 황홀해 하는 표정을 보며 지훈이 몸이 유미의 위로 무너져 내렸다.
‘이..이런 줄도 모르고.. 희성이는 나를.. 하지만…나….’
유미는 생각을 멈추고 두 팔을 벌려 지훈을 마주 안았다.
‘내가.. 필요해.. 지훈이에겐… 조금만 더..옆에.. 있고 싶어..지금은… 이 아이를 안아주고 싶어… 그러니까…’
지훈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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