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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59 693회 0건
제3부<유리창의 저쪽에서>



제1화



“다녀왔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그녀의 목소리가 무거운 머리속을 울리듯이 들려왔다. 깜깜한 시야 속으로 뿌옇게 빛이 새어들어 오는 것이 보였다. 언제 집에 돌아온 것인가 싶었다. 부스럭거리는 비닐 봉지 소리와 냉장고를 여닫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집이 아니었다. 분명히 자신은 유미의 동아리실로 뛰어 갔었고, 그 자식의 주소를 물었었다. 그리고…

“늦었잖아.. 벌써 6시라고”

“미..미안.. 수업이 늦게 끝나서.. 그리고 마트에 좀 들르느라..”

“빨리 오라고 했었지? 수업 같은 건 빼먹으면 되잖아”

“미.. 미안해.. 다음부턴 그렇게 할게..”

“그런 거 하나하나 다 가르쳐줘야 하나? 그건 그렇고 오늘 저녁은 뭐야?”

당연하다는 듯이 명령하는 강한 말투의 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랬다. 자신은 저 자식의 집을 찾아왔었다. 유미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따지러.. 유미를 저 자식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응?.. 아.. 카..카레를 할까 했는데.. 싫어..해?”

반응을 살펴보는 겁먹은 목소리로 유미가 되묻고 있었다.

“아니 뭐 별로…”

“그래? 그럼 곧 준비할게.. 조금만 기다려…”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위해서 저녁을 준비하려고 하는 유미의 목소리에 정신이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혼란스러운 의식이 점차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이 되돌아 왔다.


낡은 아파트의 문을 연 지훈이 희성의 얼굴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어.. 어떻게..?”

주먹을 쥐고 평소의 희성이라면 상상도 못할 적의를 드러내면서 지훈을 노려보았다.

“너 이자식..유미를.. “

말과 함께 지훈의 멱살을 틀어쥐고 지훈을 넘어트리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자.. 잠깐만.. 내.. 내가.. 뭘..?”

“오리발 내밀지 마! 어제 밤.. 유미에게.. 유미에게 그 따위 짓을..”

바닥에 넘어진채 올려다 보는 지훈을 올라타고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아.. 아니에요.. 그런 거..”

“닥쳐! 절대 용서 못해.. 너란 자식..”

주먹을 들었다.

“그.. 그건.. 누나가.. 누나가 그렇게 해달라고… 그런 거.. 좋아한다고…”

망설이지 않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지훈의 안면으로 주먹을 내리꽂았다.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온순하던 희성이 누군가를 때린 것은 처음이었다.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주먹이 아픈 것도 느끼지 못했다.

“으윽.. 저.. 정말이에요.. 누나가.. 남자친구랑은 헤어진다고 해서..”

“그런 거짓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나 보지?”

유미는 어제 분명히 싫어하고 있었다. 그것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다시한번 내려찍은 주먹이 지훈의 코를 스치고 비켜났다. 하지만 연이은 주먹이 지훈의 턱을 강타했다. 신음소리를 내면서 코피를 흘리고 있는 지훈은 거의 저항하지 않았다. 희성은 그런 지훈을 몇번이고 내려치고 있었다.

“사..사과할게요.. 선배한테 숨기고 사귄 거.. 빌테니까.. 이.. 이제.. 그..그만..”

“사겼다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경을 거슬렸다. 희성은 떨리는 주먹을 쥔채 지훈을 내려다 보았다.

“때..때리지 마세요.. 잘못했어요..”

“니놈이 유미를 속인 거야.. 그렇지? 아니야?”

“조.. 조금 있으면 누나가 오니까.. 그때.. 다 말할게요..그러니까.. 때리지 마세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약한 모습으로 애원하는 지훈을 보자 어느 정도는 이성이 돌아왔다. 눈물마저 흘리고 있었다. 물론 유미가 헤어지려고 했다던가, 지훈이와 사귀고 있다던가 하는 말은 눈꼽만큼도 믿지 않고 있었다. 유미에게 사과하게 하고 두번다시 접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을 작정이었다.

“잘들어? 니가 한 짓만큼 제대로 유미에게 빌도록 해”

그렇게 주먹다짐을 끝내고.. 지훈이 내어놓은 커피를 한모금 마신 게 탈이었다. 근본적인 희성의 착한 성격은 지훈에게 있어서는 빈틈이나 마찬가지였다. 희성이 방심하는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맞받아 친다고 해서 복수가 되지는 못했었기에 일부러 저항하지 않고 맞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이 났다. 흐려져가는 중에도 지훈이 내뱉은 말이 어렴풋이 떠 올랐다.

“멍청하기는… 두번이나 똑 같은 수법에 당하다니.. 쯧쯧쯧.. 이제부터 네 여자가.. 네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자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테니까 잘 봐두록 해”

그렇게 말하며 비웃던 지훈의 말이 되살아 났다. 자신이 순진했음을 후회하며 일어서려고 해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 자신이 빠진 함정이 비로소 이해가 되고 있었다. 어제와 마찬가지였다. 온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온몸에 이불이 말려져 있었다. 입에는 청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한마디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벽장속에 그렇게 쳐박혀 있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10센티 정도, 지훈이 일부러 열어둔 문틈 사이로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지훈의 뒷머리가 보이고 있었다.

“유미야.. 목 마른데.. 뭐 없어?”

평소와 다르게 지훈은 일부러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물론 희성을 아프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지훈의 작은 손짓하나에도 겁내고 있던 유미는 그런 의도를 눈치도 못채고 있었다.

“응.. 오렌지 주스.. 있는데.. 마실래?”

요리를 멈추고 급하게 냉장고에서 패트병을 꺼내어 컵에 따라 지훈에게 들고 왔다. 하얀 셔츠에 청바치 차림이었다. 앞치마를 두른 채 지훈의 맞은편에 앉았다.

“입으로 먹여줘”

바로 옆에 남자친구가 보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채 망설이지 않고 컵을 들었다. 지훈이 원하는대로 따랐다. 저항해서는 안되었다. 유미는 어제밤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두번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순순히 따르기만 하면 그런 경험 따위는 하지 않아도 좋았다.


“어.. 어디 가는 거야.. 지훈아?”

싸늘한 12월의 심야. 피부를 찌르는 것 같은 추위를 느낄 여유가 없었다. 목소리를 낮춰 물어오는 유미에게 지훈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손으로 가리지 말라고. 뒷짐지고 따라오라고 했을텐데?”

“하.. 하지만…”

‘싫음.. 돌아가던가.. 네 남친 앞에서 쑤셔줄게”

위를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보기 좋은 가슴과 엷은 보지털을 가리고 있는 손을 치우고 주저하면서 뒷짐을 지었다. 롱부츠만을 신었을 뿐이었다. 청초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형광등 조명을 받고 있었다. 누군가가 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원래부터 낯을 별로 가리지 않던 유미는 동네에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거의 대부분 불꺼진 창만 보였지만 이렇게 알몸인 채 복도에 나와 있는 자신이 믿을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왔는데… 신문 배달하는 아저씨라도 타고 있는 거 아냐? 재미있겠는데? 아파트 복도에서 홀딱 벗은 여자랑 딱 마주치면 땡잡는 거지 뭐”

“아… 안돼.. “

“뭐 안심하라고.. 내가 노출증 걸린 년이라서 그런 거라고 잘 얘기해줄 테니까..”

“너.. 너무해..”

전자음이 들리면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제발 아무도 타고 있지 않기를 빌고 있었다. 최악의 사태가 자꾸만 머리속에 떠올라 몸이 떨리고 있었다. 지훈의 말에 입술을 깨물면서 등 뒤에 숨어서 눈을 감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순간의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아깝네.. 아무도 없어서.. 뭐해? 어서 안타고?”

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파트를 나서자 지훈은 자기 앞에서 걸으라고 명령했다.

“어.. 어디로 갈 건데..?”

“거 참.. 시끄러운 년일세.. 닥치고 걷기나 하라고”

가로등이 흔들리는 빨간 리본과 첫눈처럼 하연 피부를 어둠 속에서 밝히고 있었다. 가녀린 어깨서부터 절묘한 라인을 그리며 흘러내리는 몸매의 허리 부분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아래로 뻗어내린 복숭아 같은 엉덩이가 걸을 때마다 흔들리고 있었다. 유미의 그러한 뒷모습이 지훈의 마음을 더 한층 자극하고 있었다.

“엉덩이 더 흔들어봐.. 더 음란하게 흔들면서 걸어 보라고”

제발 그만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창피한 모습으로 심야라고는 하지만 언제 누군가와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거리를 걷고 싶지 않았다. 겁먹은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꺾여진 골목에서 사람이 없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주저하는 걸음으로 걸어갔다. 가슴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젖꼭지는 아플정도로 단단해져 있었다. 거친 숨을 내쉬는 유미의 숨소리만이 조용한 밤 거리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창피했다. 부끄러웠다. 얼마나 걸었는지,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모욕과 수치심, 그리고 긴장과 공포였다. 모든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나무를 스치고 지나는 바람소리, 멀리서 지나는 자동차 소리, 아무리 작아도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몸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한발,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긴장은 더해만 갔다. 도망가고 싶은 기분과 반복되는 모욕과 수치 속에서도 도망치지 못하는 현실이 뒤섞여 있었다. 그렇게 멍해진 머리로 오른쪽, 왼쪽이라며 방향을 알려주는 지훈의 지시에 따라 걷고만 있었다. 자신의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커다란 공원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지훈은 유미의 옆으로 다가와 더 한층 가혹한 명령을 해왔다.

“자, 지금부터는 스스로 가슴을 주무르면서 걷도록 하지?”

저주하는 남자의 애인을 가지고 논다는 충족감 보다도, 그 누가 보아도 돌아볼 수 밖에 없는 미모의 여대생을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지훈을 더 크게 지배하고 있었다.

“아.. 안돼…”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못한다는 말을 끝까지 마치지도 못했다. 거부하려는 듯한 태도의 유미를 노려보며 지훈이 말했다.

“아직 이해가 안돼? 시키는대로 잘 하면.. 공원에서 끝낼 거지만 자꾸 말을 안 듣거나 하면.. 이대로 역까지 걸어갈 거야.. 어떻게 할 거야?”

더.. 이상은 무리였다. 집으로 가고만 싶었다. 주먹을 쥐고 있던 손을 잠시 바라본 후 천천히 가슴으로 올렸다. 어쩌다 이런 모습으로 걷고 있는지… 입술을 깨물었다. 시키는대로 가슴을 받쳐 주무르면서 나무들이 우거진 공원의 안쪽을 향해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시.. 싫어.. 이런 차림.. 이런 행동.. 그런데.. 어째서…?’

사람과 마주칠 가능성이 작아진 덕분에 조금이라도 안심을 했던 탓인지 자신의 몸의 변화를 알 수 있었다. 몸 깊은 곳에서 또 다른 감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군살없는 날씬한 몸매와 언밸런스할 정도로 풍만한 가슴에 조금씩 미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허벅지를 스치는 걷고 있는 유미를 본 지훈이 뒤에서 킬킬거리며 말을 걸었다.

“설마.. 지금 느끼고 있는 거 아냐? 젖꼭지 빨딱 세우고 말야.. 정말 음탕한 년이라니까.. 젖꼭지 똑바로 비비지 못해?”

“… 아읏.. 아음…”

손 끝이 닿는 순간,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간신히 삼켰다. 젖어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육체가 멋대로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느.. 느낄리가 없어.. 이렇게 창피한데.. 그럴 리가 없어…’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달리 단단한 젖꼭지를 가볍게 문지르고 있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지훈의 혀가 주던 반복되는 자극과 집요한 애무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 몸은 지훈의 말대로 모욕적인 상황에서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느낄 리가 없어….’

젖꼭지로부터 미약한 전류를 닮은 듯한 느낌이 퍼져나갔다. 이성을 덮으려는 듯 자궁 깊은 곳에서 시작된 짜릿한 느낌이 온몸으로 퍼지고 있었다. 만약 이렇게 창피한 자신의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이라는 상상이 뇌리를 스쳤을 뿐인데도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느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끈적하게 온몸을 훑어보는 지훈의 시선이 보이지 않는 애무가 되어 급격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유미의 보지에서 달콤한 보지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어느 사이엔가 나무 숲이 끝이 났다. 달빛이 비치는 공원의 작은 광장으로 나섰다. 추위따위는 전혀 느끼질 못했다.

‘아음… 어.. 어쩌면 좋아.. 어떻게 하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유미는 지금 느끼고 있는 그 느낌보다도 더 느끼고 싶다는 자신의 육체의 갈망에 더 당황하고 있었다. 지금 이대로는 어딘가 부족했다. 유미의 이성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좌우로 농염하게 엉덩이를 흔들면서 넘칠 것 같은 가슴을 스스로 주무르고 있었다. 손가락에 하나씩 젖꼭지를 끼우고 걸어가던 알몸의 유미가 광장의 한가운데 도착했을 무렵,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풀려 있었다.

“아…응… 아.. 아… 아음….”

수치가 주는 마법을 이미 알아버린 탓에 다가올 느낌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볍게 열린 유미의 입술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갖고 싶은가보지?”

“아…”

미간을 찌푸린 유미의 묘한 표정이 요염한 색기를 풍겨내고 있었다. 정글짐에 몸을 기댄 지훈이 언제 꺼냈는지 바지 밖으로 내놓은 굵고 단단한 자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훈의 자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넘쳐난 보지물이 선을 그으며 유미의 허벅지를 따라 흘러 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빨고 싶으면 빨아도 좋아”

비틀거리며 빨려들어가듯이 잔디에 무릎을 꿇고 풀려진 눈동자의 유미가 지훈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얀 손가락이 주저없이 자지를 감싸 쥐었다.

“빨고 싶지? 입에 넣고 싶어서 미칠 것 같지?”

‘아.. 아니야.. 그렇지 않아.. 하고 싶지 않아…’

“그.. 그래요.. 빨고 싶어요.. 빨게 해주세요…”

이성의 끈이 툭하고 풀려버리고 말았다. 본능이 시키는대로 또 다시 음욕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좋아.. 말을 잘들은 상을 주지.. 자.. 빨아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젖은 소리를 내며 입에 머금었다. 뿌리끝까지 입으로 물고 귀두부분의 뒤쪽을 따라 아이스캔디라도 핥는 것처럼 혀 전체를 사용해서 급하게 핥아 올리고 있었다.

“잘하는데? 계속해봐”

지훈이가 느끼고 있었다. 촉촉하게 지훈의 자지에 달라붙어 혀를 통해 더욱 더 단단해지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등줄기게 쭈뼛해지는 것 같은 자극이 밀려왔다. 지훈이가 기분이 좋아지면 더욱 더 느끼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보다 훨씬 더 기분 좋아질 수 있다고 또 한명의 자신이 머리 속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어때? 맛있나?”

“아응.. 하으읏.. 마.. 맏 히퓻?. 아음..”

자지를 입에서 빼지 않고 혀로 감은 채 유미가 혀짧은 소리로 신음을 흘리면서 대답했다. 오른팔을 희성의 허리에 감아 안고, 왼손으로 자지를 잡아 강하게 흔들고 있었다. 귀두를 따라서 원을 그리듯 핥아가며 입술을 오므려 빨아들이기도 했다. 목 깊숙히 빨아들이고는 머리를 움직이기도 했다. 그동안 배운대로 지훈이 좋아하는 방식대로 반복하고 있었다.

“후음… 으응… 하윽… 하아… 하아…”

막힌 듯한 신음소리가 조용한 광장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찰랑거리는 긴 머리카락을 음란하게 흔들면서 머리를 움직이는 유미를 지훈이 만족스럽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제 슬슬 박아줄까? 아래 입술도 그걸 바라고 있는 거 아냐?”

볼을 오므리고 지훈의 자지를 빨아들인채로 위를 쳐다보는 유미의 눈빛이 요염하게 젖어 있었다. 부끄러운 표정으로 지훈을 올려다 보며 작은 목소리로 해달라고 애원을 했다.

“그렇게 잔뜩 밝히는 얼굴을 해가지고는.. 쯧.. 좋아.. 그쪽 벤치를 잡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내밀어봐”

매끄러운 피부도 그렇고, 눈길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엉덩이도 그렇고, 안으면 안을수록 한층 더 요염해지는 유미였다. 어깨부터 보기 좋게 올려붙은 엉덩이까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섬세한 피부를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것만으로도 유미가 몸을 휘며 떨었다. 요염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으응.. 하읏.. 아앙~”

“아래 입술도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데? 왜 이렇게 젖은 거야?”

“시..싫어..응… 아응~ 그…그런… 말~”

지훈이 엉덩이를 벌려 보지물로 젖어든 유미의 보지입구에 자지를 가져다 대었다. 유미의 신음소리가 다가올 새로운 쾌감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응.. 지.. 지훈아.. 해…줘… 아흠.. 어..서..”

무의식적으로 달콤한 애원을 늘어놓고 있는 자신에 대한 당혹감도 다가오는 절정의 예감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아흑.. 드.. 들어 와.. 아흣.. 하아…”

잔뜩 젖은 보지살을 열어젖히며 뜨겁게 달궈진 철봉 같은 지훈의 자지가 파고 들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지훈에게 몸을 허락한지 아직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친구와 3년동안 셀수 없을 정도로 쌓아왔던 관계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미칠 것 같은 쾌감이 그 남자친구에 대한 죄책감마저 씻어가며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끝나면 깊은 자기혐오에 빠질 것을 알면서도 멈추질 못했다.

“아음… 뜨..겁고.. 다.. 단단해… 하흑.. 아앙.. 하아.. 조.. 좋아…”

잔뜩 휘어진 등을 떨리는 팔로 간신히 지탱한 유미의 턱에서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때? 더 많이 느껴지지? 좋지?”

“조… 좋아요.. 하응.. 아아.. 더.. 더.. 해주세요.. 아흐읏.. 하앙…”

남자친구의 일도, 공원에서 짐승처럼 뒤에서부터 박히고 있는 사실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등 뒤에서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던 지훈이 앞 뒤로 흔들리는 유미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더 울어봐. 암캐 같은 년.. 아예 짖고 있군..”

“하흑! 그.. 그거 아..안돼... 아학.. 하앙… 이.. 이상해질 거.. 같아…”

노출산책 끝에 이루어진 야외 섹스라고하는 특별한 상황이 평소보다 몇배 더 강한 느낌을 주었다.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마약처럼 유미를 침식해들어갔다.

“안돼? 그만할까?”

“하악.. 아흣,. 제.. 제발.. 더.. 이상,. 안돼요.. 가.. 갈 것 같아.. 아흥.. 제발… 더.. 더.. 해줘요.. 이대로는…. 이… 대로는.. 정말.. 미칠 거 같아… 아흥.. 싸게.. 해주세..요”

새하얀 몸을 뒤틀면서 신음소리의 옥타브가 한층 더 높아지는 유미를 애태우듯이 지훈은 움직임을 늦췄다.

“네 멋대로?”

지훈은 화가난 듯 말을 끝내자 마자 엉덩이를 손바닥을 때렸다.

“하읏…!”

날카로운 아픔에 유미가 고양이 소리 같은 신음을 질렀다.

“장난감 주제에 멋대로 즐겨? 어디서 건방지게.. 자.. 이제 네가 움직여봐.. 나를 즐겁게 해보라고”

지훈은 자지의 각도를 미묘하게 바꾸면서 일부러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아흣.. 자.. 잘못했어요..”

아양을 떠는 듯한 목소리였다. 유미는 애가 타는 듯 허리를 휘었다. 밀려오는 달콤한 파도에 무릎이 꺾일 것만 같아 제대로 허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지를 휘감아 자신의 몸과 보지로 봉사를 하려고 해도 오히려 빠질 것만 같아 그저 보지만 조여댈 뿐이었다.

“그래서야 날 새겠다”

보다 못한 지훈이 자지를 뽑고는 옆에 있던 시소로 다가가 걸터 앉았다.

“어이, 암캐년 이리와봐.. 뭘 머뭇거려?”

지훈이 거들먹거리며 쏘아붙였다. 일방적이고 위압적인 태도였지만 매일 계속되던 지훈의 태도에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네.? 가.. 갈게요”

마치 모델처럼 쭉 뻗은 긴 다리를 들어 지훈의 허벅지에 걸터앉았다. 마주 앉는 자세로 주저하지 않고 오른 손을 뻗어 자지를 잡고 스스로 허리를 내렸다.

“아흣.. 하아.. 아아…”

참을 수 없었다. 이 느낌.. 너무 짜릿해서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뿌리까지 집어넣자 두 팔을 들어 지훈의 목을 감고 안겼다.

“느끼고 싶으면 제대로 부탁해봐”

“아아.. 너무해…”

따로 선택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지훈의 말에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아,, 유.. 유미는.. 창피할.. 수록.. 더.. 느끼는.. 아응… 음란한.. 아.. 암캐년이에요… 지훈이의.. 아아… 지.. 지훈이의.. 자지로.. 느.. 하흑…. 느..끼게.. 해…주세요…”

“안들리는데? “

“싸.. 싸고 싶어..! 제발.. 지훈이의 자지로.. 싸고 싶어요…”

“좋아.. 싸게 해주지”

말을 마치자 마자 지훈이가 땅을 박찼다. 둘을 태운 시소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두사람의 체중을 실은채로 기세좋게 땅으로 떨어졌다. 그 반동으로 지훈의 자지가 더욱 더 깊게 유미의 보지에 틀어박혔다. 벼락을 맞은듯한 느낌이었다. 머리끝까지 강한 충격이 휩싸고 지나갔다. 눈 앞이 하얘지는 것만 같았다. 포니테일로 묶은 긴머리를 흔들면서 허리를 휘었다.


“하악~! 가.. 갈 거 같아..”

유미는 그렇게 절규하면서 지훈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긴 머리카락으로부터 달콤한 향기가 느껴졌다. 그렇게 얼마동안 쾌락의 여운에 빠져서 호흡을 가다듬던 유미가 고개를 들었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가 지훈을 바라보았다. 밝고 쾌활하고, 청순하게만 보이던 유미의 표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금 유미의 표정은 그저 음욕의 색으로 물들어 있을 뿐이었다.

“미.. 미안..해요… 나만…”

혼자 절정을 맞은 것에 대한 사과였다. 지훈의 수중에 완전히 빠져버리고 말았다고 인정하는 듯한 말투였다.

“느꼈나?”

“응.. 아주 많이..”

“이제부터 매일, 그렇게 느끼게 해주지”

“좋아요…”

“그래.. 그렇게 솔직하면 그 자식은 안건드리도록 하지. 나쁘게 하진 않을 테니까 잘 기억해 두라고”

더 이상 지훈을 등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희성이에게만 들키지 않는다면 이렇게 시키는대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셍각했다. 이렇게 안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고마워요…”

지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코트를 벗어 땀에 젖은 유미에게 걸쳐주었다.

“입어.. 감기 걸려”

악몽 같은 심야의 산책에서 유미는 자신에게 복종의 사슬이 채우진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몸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 누군인가를 너무나도 분명히 알게 되었다.


하루밤이 지나고 유미에게 남은 것은 포기와 닮은 심정이었다. 쾌락을 얻는 대신 자신안의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유미는 지훈의 옆에 앉아 주스를 입에 머금고 두손으로 감싸 안았다. 틈새로 정확히 입술을 겹치고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여자친구가 입맙춤을 하는 옆 얼굴 따위는 당연히 처음보는 것이었다.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밑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좋아.. 이번엔 내가 먹여주지”

긴 눈썹을 내려깔고 고개를 끄덕이는 유미의 턱을 손으로 잡아 올렸다. 지훈은 컵으로 손을 뻗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포니테일로 묶인 긴 머리를 쓰다듬고 있어도 유미는 눈을 감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조금의 저항도 없었다. 지훈은 벽장쪽을 쳐다보고 씨익 하고 웃었다. 이제부터 희성의 눈 앞에서 그 여자친구를 모욕해 보일 것이라는 악의가 너무나도 분명하게 전해져 왔다.

‘그만 둬! 유미한테 손 대지 마!’

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도, 작은 소리조차도 내뱉질 못했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나가야 한다는 초조한 마음과는 달리 강하게 묶인 몸인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뒷머리를 붙잡힌 채 지훈이가 입으로 흘려주는 음료수를 받아마시는 유미의 입술 옆으로 한줄기 가는 물줄기가 목덜미를 따라 흘러내려 가슴으로 흘러들어갔다. 두팔을 내린채로 딥 키스로 이어졌다.

“아음..으응… “

유미는 막힌듯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혀와 잇몸, 그리고 입안을 휘여져 오는 지훈의 혀를 가만히 맞아들이고 있었다. 둘의 입술이 떨어지자 가는 침이 서로의 입술을 잇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숨이 찬 모습이었다. 가볍게 눈을 뜬 유미를 바라보며 지훈이 혀를 내밀었다. 유미는 망설이지 않고 지훈이 원하는대로 자신의 혀를 내밀어 스스로 지훈의 혀와 얽어가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혀와 혀가 만나 부딪혀가며 빨고 있었다.

‘유..유미야!’


울부짖듯이 외쳐보았다. 하지만 테이프로 막혀는 입에서는 그 어떤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희성은 몇번이고 외치고 있었다. 울부짖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었다.

“아음… 으으응.. 아응… “

또 다시 입술이 겹쳐졌다. 유미의 목을 꿀꺽이고 있었다. 이번엔 주스 따위가 아니었다. 보라는 듯이 지훈이 흘려넣는 침을 아무것도 모른채 빨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입술을 빨면서 지훈의 천천히 유미를 넘어트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몸이 침대의 그늘 속으로 들어가버려 희성의 눈에는 유미가 세운 청바지 차림의 무릎만이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아응.. 하아.. 아응… 하읏~!”

옷이 벗겨지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유미의 신음소리가 달콤한 색을 띄우기 시작했다. 어느 사이엔가 세워진 유미의 무릎이 맨다리로 바뀌었다.

‘떠..떨어져! 당장 유미한테 떨어져!’

강한 분노로 쥐고 있는 주먹에 조금씩 힘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몸이 약간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시라도 빨리 몸의 자유를 되찾고자 온힘을 다 했다. 빨리 유미를 구해내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어때? 조금씩 느껴지나?”

“네… 느껴져요..”

“더 느끼고 싶나?”

“네.. 더 느끼게 해주세요..”

언제나 당당하던 유미가 마치 꺼져들어가는 듯한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침대가 삐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훈은 일부러 희성의 정면이 되는 위치에 벌렁 드러누웠다. 다음 순간 희성은 숨이 멎는 듯 했다. 발가벗은 유미의 하반신이 지훈의 얼굴 위를 덮어가시 시작했던 것이다.

‘유.. 유미야.. 안돼…’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마치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은 격통이 느껴졌다.

“하흑.. 하앙..”

지훈의 손이 옅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는 유미의 맨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제.. 빨아도 좋아.. 유미 너,. 좋아하잖아 내 좆대가리를…”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질컥이는 젖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벌써 보지공알이 이렇게 빨딱 섰어? 좆대가리를 빠는 것만으로도 느껴진다는 거야? 정말 밝히는 년이라니까.. 유미는…”

“아응.. 그.. 그런 말… 하으응.. 부.. 부끄러워요..”

“지도 즐기는 주제에.. 말은… 훗.. 더 느끼고 싶지?”

말을 마치자 마자 지훈은 가는 허리를 잡고는 코 앞에 있던 유미의 보지에 얼굴을 묻었다.

“하읏~!.. 시.. 싫어.. 너.. 너무.. 가.. 강해요.. 아흐응”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를 내며 빨아들였다. 입 전체로 거칠게 유미의 젖은 보지를 헤집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일어선 유미의 클리토리스를 굴리고, 보지 안쪽 깊숙히 혀를 찔러넣어 흘러나오는 보지물을 빨아들였다.

“아.. 안돼,,, 하으응.. 하아.. 아흑.. 너.. 너무.. 아응…”

“아주 질질 싸는데? 유미가 흘린 보지물이 허벅지까지 흠뻑 적시는 걸? 그렇게 좋아?”

“아응.. 조.. 좋아요.. 하응..”

‘그만 둬! 그만 두란 말이야…’

평소 희성이에게 안길 때 흘리던 달콤하고 부드러운 신음소리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밀려오는 쾌감에 떨고 있는 음란하기 그지 없는 유미의 신음소리가 보이지 않는 저쪽에서 들리고 있었다.

“하악.. 조.. 좋아.. 아.. 아읏.. 더.. 이상.. 하응.. 조.. 좋아…”

유미의 발끝이 꼿꼿해졌다. 유미는 그런 발끝으로 시트를 밀어내고 있었다.

“느.. 느껴져.. 하악~! 싸..쌀 거 같아..”

69자세가 되고 5분도 지나지 않았다. 유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올라갔다. 남자친구 앞에서 남자친구가 아닌 남자에 의해서 절정을 맞이한다고 하고 있었다. 지훈이 ‘넣어줄까’ 라고 물었다. 유미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넣어주세요.. 해 주세요..” 라는 애교마저 섞인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네 발로 엎드린 유미는 그대로 지훈의 다리 위로 자리를 잡으며 단단하게 일어서 있는 자지를 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으읏! 아응…”

강한 신음소리와 함께 망설임 없이 스스로 엉덩이를 내려 뿌리까지 박아 넣었다.

“아흣! 아학.. 하응.. 하아.. 아응…”

지금이라도 곧 오를 것만 같은 상태에서 더 이상은 진전이 없었다. 지훈은 절묘한 리듬으로 유미를 쾌락의 늪으로 이끌고 있었다. 몸 전체가 녹아들 것만 같은 느낌을 수동적인 자세로 기다리고 있지만 말고 스스로 움직여 맞이하라는 것만 같았다. 몇번이고 그렇게 유미를 애태우고 있었다.

“너.. 너무해.. 하흑.. 제발.. 부탁해요,, 싸.. 싸게.. 만들어.. 하으읏”

남자친구에는 들려준 적 없는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는 목소리가 용서없이 희성의 귓가를 파고 들고 있었다. 죠교의 성과를 증오하는 남자 앞에서 충분히 보여준 지훈은 열려진 문틈을 향해 웃어보였다.

“좋아… 싸게 해주지..”

지훈이 체위를 바꾸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지훈이와 마주 앉은채 넓은 어깨와 단단해 보이는 목덜미에 두 팔을 감고 안은채 유미가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10센티의 틈 사이로 드디어 유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날씬한 각선미와 투명한 피부, 보기 좋은 가슴까지 유미의 알몸이 하나도 남김없이 드러났다. 그렇게 유미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절정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 좋아요.. 아흑.. 느,, 느껴져요…”

지훈의 단단한 가슴에 눌려진 유방이 위 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그 형태를 바꾸었다. 땀으로 젖은 유미의 귓볼을 핥거나 빨고 있던 지훈이 무엇인가 유미의 귓가에 속삭였다. 유미는 주저없이 머리를 묶고 있던 리본을 풀었다. 긴 머리가 흩어지며 드러난 하얀 어깨와 등에 퍼지기 시작했다. 믿을 수 없었다. 그정도까지 유미가 지훈이에 의해서 망가져 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될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자신이 한심해 참을 수가 없었다.

“하응.. 싸..쌀 것 같아요.. 아아앙~”

자신에게만 보여주던 머리를 풀어헤친 얼굴을 하고 유미가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을 지훈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유미의 옆 얼굴이 만족한 듯한 편안한 표정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 그나마 구원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옷을 고쳐 입고 부엌에 서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유미의 등 뒤에서 “어이, 좋은 것 보여줄까?” 라는 지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본 유미가 눈도 깜빡이지 못했다. 비닐끈으로 묶여있는 이불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그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응? 아앗!”

지훈이 희성을 말고 있던 이불을 끌어내려 침대위로 굴렸다.

“희..희성아.. 어.. 어떻게.. 아… 안돼!”

남자친구였다. 왜 그가 이자리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유를 모른채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들키고 말았다. 희성이에게만큼은 들키고 싶지 않았었다. 희성이와의 관계만큼을 깨트리고 싶지 않았었다. 그 마음 때문에 지훈이가 시키는대로 어떤 명령이든 복종을 해 왔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훗.. 이걸로 우리 사이.. 들키고 말았네?”

“너.. 너무해! 약속이랑 다라잖아.. 희성이한테만은 심한 짓 안하겠다고…”

“나도 말이지.. 그럴 생각은 없었다고.. 그런데 이 바보자식이 어떻게 알았는지 오늘 아침에 쳐들어왔지 뭐야. 어쩔 수 없잖아? 그래서 알려준 것 뿐이라고… 지금 네가 누구 여자인지를 말야”

희성을 묶고 있던 노끈을 풀고 이불을 저만치로 차 던졌다. 침대에서 굴러떨어진 희성은 간신히 몸을 일으키면서도 지훈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부엌 바닥에서 머리를 감싸 안은채 주저 앉아 미안하다는 말만 중얼거리는 유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자.. 감동의 재회로군”

마치 이긴 듯한 지훈의 말투였다.

지훈은 유미의 어깨를 가만히 잡고서 조용히 말을 건넸다.

“유미야.. 이제 괜찮아..”

“희성아…?”

모든 사실을 들키고 결국은 전부 끝이라는 생각에 뭐라고 빌어야할지도 모르고 있던 유미였다. 희성이에게 경멸당하고 원망을 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유미는 생각지도 못했던 따뜻한 말에 고개를 들었다.

“유미가.. 저 자식하고.. 좋아서.. 그.. 랬던 건 아니잖아. 저놈에게 뭔가.. 이유가 있어서 강제로 당한 거잖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감싸안아주는 것 같은 눈길로 자신을 보고 있는 희성을 향해 유미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희성이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많이 힘들었지…? 미리 알아채지 못해서.. 미안… 내가 옆에 있었으면서도… 유미가 이렇게 힘들었는데도.. 알지 못해서.. 미안…”

“희성아…”

그렇게 얘기해주는 희성에게 유미는 안겨들었다.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희성아..”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괜찮아..”

자신의 옷깃을 잡고 있는 가녀린 팔을 통해 부드러운 유미의 체온이 느껴졌다. 희성은 그런 유미를, 조금전까지만해도 지훈에게 깔려 있던 그 몸을 으스러져라 하고 안아 주었다.

“뭐야 니들”

예상밖의 전개에 지훈이 질렸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어이.. 너 같은 새끼가 그 잘난 연구인가 뭔가를 한다며 정신팔려 있는 동안 얘는 나한테 깔려서 좋아 죽으려고 했었다고… 바쁜 너 대신에 말야 이몸이 몸소 가르쳐줬었지.. 그런데 뭐? 몰랐다..? 그것도 모르는 빙신, 개새끼 주제에.. 뭘 폼 잡고 지랄이야? 기가 막혀서.. 얘는 말이지.. 이젠 나 없이는 안되는 몸이라고… 알기나 해? 병신 자식..”

희성은 그제서야 지훈을 돌아 보았다.

“너 이자식.. 유미한테 잘도 그딴 짓을..”

희성이 지훈을 노려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고 논 남자를 향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지훈은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

“그딴짓? 난.. 유미가 좋아하는 일만 해준 것 뿐이라고. 너도 방금 봤잖아? 좋아죽는 거..... ‘좋아.. 쌀 거 같아..이러면서 질질 싸는 거 봤잖아? 말해두지만 말야 날 선택한 것도, 나한테 안긴 것도 전부 저년이 스스로 결정한 거라고.. 강제로 한 기억은 없단 말이지… 합의라는 거.. 알지? 안그래? 정유미?”

마치 재미있다는 듯이 주절거리는 지훈의 말에 유미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희성의 품안에서 떨고만 있었다. 밝은 성격의 유미를 그정도까지 떨게 만드는 지훈에게 더욱 더 강한 분노를 느꼈다.

“헛소리 하지마! 유미가 원했으면.. 왜 이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건데? 넌 이자식아 유미한테서 웃음을 빼앗아 간거라고? 알아? 이새끼야!”

맞받아치는 희성이에게는 아랑곳하지도 않은채 지훈이 말을 이었다.

“남자친구 몰래 즐기고 나서.. 이젠 남자 없이는 못사는 그런 더러운 몸으로 이제 와서 남자친구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지?”

교묘하게 유미를 몰아붙여서 희성이로부터 떼어놓을 속셈이었다.

“유미.. 너.. 나랑 몇번이나 했지? 매일 셀수 없을 정도로 안겼잖아. 어제만 해도 말야 공원에서 알몸으로 산책까지 했잖아? 좆빠는 것도 아주 늘었어.. 전부 다 내가 가르쳐 준 거잖아? 그것 뿐이 아니잖아..”

“그만.. 그만해.. 희성이가 듣는데서.. 그러지 마”

유미가 소리쳤다. 목소리를 떨면서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유미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유미가 다른 남자와… 희성이 역시 충격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미는 당하고 있었다. 덫에 걸린 것 뿐이었다. 가장 힘든 것은 유미였다. 유미가 자신을 속였을 리가 없었다. 믿어야 했다. 자신은 유미를 믿어야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유미를 믿어야 했다. 그 때,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옆에 있어준 유미와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믿기로 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믿어야 했다. 저자식에게 몇번이나 당했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유미를 버릴 생각이 없었다. 버린다던가 헤어진다던하 하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자, 유미야 집에 가자. 난 이 자식 말 따위는 믿지 않아.. 괜찮아 유미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옆에 있어줄게. 두번 다시 이딴 자식이 얼씬거리지 않게 해줄게”

희성은 유미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어이어이~ 아직 이해 못했나 본데.. 이 년 몸은 이제 내거라고. 내 허락없이 멋대로 어딜 데려가겠다는 거야? 싫어하는 척 해도 박아주기만 하면 스스로 물고 빠는 그런 년이라고. 안그래? 유미.. 네 몸은 이제 나 없이 만족 못하지 않아? 네년 몸은 잘 알텐데 말야..”

“닥쳐! 더 이상 유미를 모욕하지 마! 유미가 너 따위 것일 리가 없어. 두번 다시 얼씬 거리지 마!”

“… 그럼 내기해 볼래? 유미가 누구 여잔지.. 너랑 나 누가 더 어울리는지 해볼래? 되찾고 싶지? 이 여자를.. 그럼 한번 해 보라고..”

“되찾아…? 헛소리 하지 마”

당장이라도 한대 치고 싶을 정도의 분노를 희성은 간신히 참아내고 있었다.

“너 이자식.. 어디까지 썩은 거야… 그런.. 말도 안되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유미의 헬쓱한 얼굴이 아프게만 보였다. 희성은 유미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안고 현관을 향했다. 어서 빨리 이 집을 나가려는 생각에 손잡이를 잡았을 때였다.

“내가 지금가지 맛본 지옥을 이젠 너도 맛봐야 하지 않겠어? 이대로 이년을 뺏아봐야 재미도 없고…”

지금까지의 여유만만하던 말투와 확연히 달라진 말투였다.

“신희성.... 너.... 이 꽃.. 알지?”

처음으로 지훈이 이름을 불렀다. 무슨 말을 하는지 영문을 모른채 고개를 돌리는 희성의 눈 앞에 지훈이 들고 있는 화분이 보였다.

“..너..?”

검붉은 피빛 같은 짙은 붉은 색의 꽃을 보자마자 희성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고 말았다.

“너한텐 말야.. 이 게임… 거부할 권리 같은 건 없는 거라고… 알아들어?”

“서..설마..”

손을 잡고 있던 희성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희성아.. 왜…그래?”

희성은 멍하니 내밀어진 꽃을 보고 있는 채였다. 유미의 말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너.. 설마… 설마… 이제와서…”

“내가 누군지 이제 알겠나 보지?”

지훈이 화분을 탁자 위에 올려두고 희성이 앞으로 다가와 멱살을 틀어쥐었다. 눈만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있는 희성의 얼굴에 얼굴을 들이대었다.

“희성이.. 이 개자식.. 배가 고파서 잔반통 뒤져 본적 없지..?”

평소엔 거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지훈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희성에 대한 명백한 증오가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눈 속에 알몸으로 쫓겨나본 적 없지?”

“몇시간이고..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렇게 맞아본 적은 있나?”

어릴 적의 고통을 그렇게 늘어놓고 있었다.

“너 같은 자식은…”

창백한 얼굴로 떨고만 있는 희성을 강하게 후려쳤다.

“너 같은 자식은.. 뒤져버리라고”

강한 소리와 함께 희성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벽 저쪽으로 피가 튀었다.

“사람은 말이지.. 이렇게 때리는 거야..”

흘러내리는 피를 막으며 숙이고 있는 희성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너 같은 개 자식 주먹은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또 다시 후려쳤다.

“죽어..! 죽어 이 개자식아”

그렇게 소리지르며 휘두르는 주먹과 발길질을 희성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받아내고 있었다. 마치 마음대로 하라는 듯이 휘두르는 주먹을 향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그만해.. 그만하란 말이야!”

갑작스런 전개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영문도 모른채 유미가 둘 사이를 파고들어 희성을 감싸 안았다.

“그만둬.. 게임이던 뭐든 시키는대로 할 테니까”

“아.. 안돼.. 유미야.. 죽여.. 그걸로 네 기분이 풀린다면 날 죽여…”

간신히 말을 쥐어짜내고 있는 희성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희성아.. 난 괜찮아.. 그러니까..”

말을 하며 유미가 지훈을 향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해 부탁이야.. 희성이를…”

“안돼…더 이상 유미를… 끌어들이지… 마.. 제발..”

목이라도 졸라서 희성을 괴롭히고 싶은 지훈에게 있어서 유미를 건 게임이야 말로 바라던 바였다.

“자, 그럼 게임 성립이군”

“대신 가르쳐 줘.. 희성이랑 너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피가 묻은 주먹을 쥔 채로 서 있었던 지훈이 차갑게 말을 끊었다.

“안돼! 나던 이 자식이던 네가 한쪽을 선택했을 때 그 때 가르쳐 주지… 어이 희성이.. 너도 말했다간 가만 안둬”

한달 뒤, 유미가 선택하지 않은 쪽이 손을 떼고 유미 앞에서 사라지기로 한다.

유미를 건 게임의 룰이라고 지훈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희성아.. 괜찮아?”

바쁘게 응급처치를 하는 유미를 내려다 보면서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작은 목소리로 지훈이 중얼거렸다.

“마음의 끈과 육체의 끈.. 어떤 게 더 강한지 가르쳐 주겠어…”

드디어 복수의 때가 되었다. 희성이 이자식.. 네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자.. 네 눈앞에서 빼앗아 줄게.. 넌 그대로 보고만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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