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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58 853회 0건
제5화



“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가죽 쇼파에 파묻히듯 몸을 눕힌 지훈이 파티의 시작을 알려왔다. 내던지듯 벌려진 두 다리 사이에 서 있는 유미의 아름다운 바디라인이 역광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유미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지훈이 작은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유미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가늘고 하얀 손가락으로 바지 지퍼를 열고 지훈의 자지를 꺼냈다.

“아음… 하아.. 아응…. 하아…”

요염하고 뜨거운 숨결을 흘리며 촉촉하게 젖은 표정마저 띄우며 손으로 감싸듯 자지를 잡았다. 보다 더 커진 듯한 지훈의 물건을 홀린듯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엇다.

“응? 뭐해? 빨고 싶은 거 아냐?”

“아.. 네.. 하지만.. 지훈이가.. 그.. 허락하지 않아서… 멋대로… 할 수는… 없잖아요…”

요 몇주전만 하더라도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말대답을 늘어놓던 유미와는 달리 순종적인 말투였다. 지훈은 빨간 리본에 묶인 긴 머리카락을 당긴 후 칭찬하듯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좋은자세인걸? 좋아.. 빼지 말고 빨아봐.. 유미가 좋아하는 거잖아”

“아.. 고..맙습니다..”

눈을 올려뜨며 지훈을 보며 대답한 유미가 기쁜듯한 미소를 머금고 지훈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뿌리부터 기둥과 귀두를 따라 할짝이는 소리를 내며 핥아 올렸다. 충분히 타액으로 적셔 입술로 전체적으로 펴 바르는가 싶으면 볼을 오므리고 목 깊이 삼켜가기도 했다. 젖은 소리를 내며 자지를 빨아대고 있었다. 유미는 황홀해진 표정으로 입술과 혀를 사용해 자지를 빠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많이 늘었는데? 최고야.. 어때? 내 자지 맛이? 맛있나?”

“아음.. 마..이써효.. 아흥.. 츄릅”

왜…? 희성에게 있어서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 어느 것도 믿을 수 없었다.

“들었지? 멍청한 새끼… 잘 봐둬.. 이년이 자지 빠는 얼굴… 어때? 졸라 음탕해 보이지 않아? 맛있게도 빨아 쳐먹고 있잖아.. 후후.. 어때? 너도 좀 빨아주라고 할까?”

증오해 마지 않는 남자가 여자친구를 가랑이 사이에 꿇려 앉힌채 당당하게 희성을 향해 고개를 골렸다. 청테이프로 입을 막힌채 로프로 의자에 묶여 꼼짝도 할 수 없는 희성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 미안, 미안.. 말할 수 없는 상태인 걸 잊었네. 뭐 이년한테 빨리고 싶으면… 그래.. 고개를 끄덕거려봐. 혹시 알아? 유미를 좀 빌려줄지도 모르잖아.. 오늘은 특별히 서비스 해줄게 말야.. 아하하하”

지훈의 비웃음을 차마 들을 수가 없어 희성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이었다.

“아응.. 아.. 아파요..”

유미가 짧은 비명을 터트렸다. 지훈의 구둣발이 유미의 새하얀 허적지를 짓밟고 있었다.

“으윽.. 음… 음…”

희성은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지훈에게 거칠게 항의를 했다.

“어이.. 고개 돌리지 말고 똑바로 쳐다보고 있어.. 안그럼.. 이년이.. 알아들어?”

아무리 몸부림을 쳐봐도 손목을 파고든 로프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유미는 그런 희성의 몸부림에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자지를 계속 빨아대고 있었다. 막힌 듯한 신음소리와 함게 봉사를 하는 기쁨에 빠져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유미야.. 그만… 그자식한테서 떨어져…

하지만 지훈의 간절한 소망은 유미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됐어.. 이제 내가 네년을 즐겁게 해줄 테니까.. 일어서봐”

유미는 지훈의 자지에 젖은 입술을 가까이 하고 혀끝으로 찍어 올리며 핥아대고 있었다. 계속되는 유미의 정성어린 입맞춤이 터질듯이 부풀어오른 지훈의 자지에 쏟아지고 있었다. 이윽고 유미는 아쉬운듯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부드러운 피부는 엷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배어나온 땀이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제발.. 제발 그만 둬 유미야.. 날 좀 봐…

어떻게해서라도 그만두게 하고 싶음 마음에 유미를 간절하게 바라보았지만 유미는 전혀 희성을 돌아보려고도 하질 않았다.

“병신 새끼.. 이제부터 이년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유미가 누구 여잔지 잘 봐두도록 하라고”

지훈이 그런 말을 해도 유미는 얼굴색 하나 변하질 않았다. 마치 이 방에 희성의 존재따위는 없는 것처럼 희성의 쪽으로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지훈의 얼굴만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유미가.. 그럴 리가 없어… 희성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안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유미를 가장 많이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건 바로 이몸이란 말이지..”

“네… 맞아요.. 또 기분좋게 해주실 거죠? 좋아요…”

지훈이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핥는 것을 신호로 유미가 지훈의 넓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지훈에게 올라탄 자세로 둥근 엉덩이를 뒤로 잔뜩 내밀고 있는 모습이었다. 허리를 젖히고 풍만한 가슴을 지훈의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깨끗한 피부의 정점에 놓여져 있는 핑크색 돌기를 지훈의 입술에 닿을 정도로 바짝 가져다 대었다.

“잘 보라고.. 멍청한 새끼..”

아.. 안돼… 로프를 풀어보려고 몸부림을 쳤다. 헛된 일이란 걸 알고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미를… 내 유미를…건드리지 마”

“아응.. 하흑.. 아으응…”

몸부림치는 희성을 곁눈으로 보며 지훈이 내밀어진 돌기를 입에 머금었다.

“아응.. 아.. 조.. 좋아…”

유미의 요염한 신음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아응.. 아아.. 아..안돼.. 거기… 하으응…. 좋아.. 느.. 느껴져… 아응…”

민감한 젖꼭지를 혀로 굴리자 그것만으로도 유미는 신음소리를 높이며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해주는 것도 좋아하지?”

지훈은 이빨을 세우고 유미의 젖꼭지를 지긋이 깨물었다.

“좋아요.. 아응.. 하윽.. 조.. 좋아.. 너무.. 좋아요..”

남자친구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부끄러운 몸놀림과 함께 음란한 환성을 터트리고 있었다. 유미가 스스로 저 자식에게.. 그리고 자신은 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초조한 마음이 커져만 갔다. 이대로 유미가 떠나버릴 것만 같은 예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마치 일부러 그러는 듯이 이번엔 소리를 내면서 유미의 젖꼭지를 빨아대고 있었다. 유미는 끊임없이 요염한 신음소리만을 흘려대고 있었다.

“아.. 아응… 좋아.. 하읏… 하아악.. 아응.. 좋아요…”

유미는 저려오는 듯한 쾌감에 무릎이 꺾이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었다. 있는 힘껏 손에 힘을 주고 상반신을 지탱하며 허벅지를 비벼대고 있었다.

“누구한테…어디를… 어떻게 당하는 게.. 좋은지.. 똑바로 말해봐.. 저자식이.. 잘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네…”

유미는 지훈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주저없이 대답했다.

“지훈이가… 하읏… 유.. 유미의… 아응… 유미의 젖꼭지를… 으음.. 으흥… 빠…빨아주는 게… 아흑… 조.. 좋아요,,, 아응.. 젖꼭지가… 좋아요… 아흥… 하아.. 하아…”

“여기도 굉장한데? 질척질척해.. 아주 홍수 났다고”

지훈이 유미의 가랑이 사이로, 우거진 엷은 보지털 사이를 오른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거.. 거기.. 녹을 거.. 같아요.. 아응.. 조.. 좋아요…”

몸을 흠칫하고 떨어대자 땀방울이 튀어 올랐다. 뒤로 젖히며 멀어져가는 유미의 가녀린 허리를 한 손으로 잡은 채 지훈이 유미를 눕혔다. 유미는 빨간 리본으로 묶인 머리를 흔들며 지훈의 손가락이 전해주는 뜨거운 쾌감에 몸을 떨고 있었다.

“아읏.. 하앙… 아응.. 안돼.. 우… 아… 아응…”

지훈의 손놀림이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소리도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민감한 곳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비벼댈 뿐만 아니라 가장 민감한 돌기를 집어대는 듯이 섬세한 터치로 굴려대고 있었다. 지훈의 손가락 놀림에 따라 유미는 스스로 가슴을 쥐어가며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음란한 춤사위를 부끄러움도 없이 남자친구 앞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쭉 뻗어내린 다리라인을 따라 보지물이 흘러내려 바닥에 얼룩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시.. 싫어.. 싸..쌀 거 같아.. 아응.. 하으음..”

천정을 향한 유미의 커다란 눈동자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유미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커다란 신음소리를 터트리는 유미의 입가로 침마저 흘러내리고 있었다.

“뭐야? 벌써 싸버리는 거야? 씨발년.. 너무 빠른 거 아냐?”

“싸… 쌀 거 같아요… 미칠 거 같아요.. 아응… 쌀 거 같아서.. 미.. 미칠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이대로 손가락으로 싸게 해줘?”

“시.. 싫어요!! 손가락.. 보다~~”

더 이상.. 유미는… 마치 포기하는 듯한 감정이 서서히 희성의 마음을 침식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마음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묶인 몸을 뒤틀었다.

‘절대.. 절대.. 이대로 둘 수 없어! 절대로!’

“자, 그럼 뭘로 싸고 싶은데? 얘기를 해야 알지 않겠어?”

“자.. 자지요..:

“누구 자지? 저기 있는 저 병신 같은 새끼 자지?”

“아.. 아니에요.. 지훈이 거.. 지훈이 자지가 조.. 좋아요.. 지훈이.. 자지가..”

유미에게 있어서 주저하는 듯한 기색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저속한 말을 몇번이고 내 뱉으며 애원을 했다. 희성은 유미가 마치 주술에라도 걸린 듯이 느껴졌다. 시선을 희성을 향한채 지훈이 보란 듯이 말을 이었다.

“스스로 넣을 수 있지? 네년 손으로 넣고 느끼고 싶은만큼 느껴봐”

“이.. 있어요.. 유미는.. 지훈이 자지.. 넣을 거에요… 아으응~”

지훈이 유미의 보지에 꽂혀있던 손가락을 빼내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유미가 손으로 지훈의 자지를 잡고 허리를 내렸다. 지훈의 자지가 단 한번에 유미의 보지 깊은 곳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아응… 하흣!”

“유미.. 넌 누구 여자지?”

“아응.. 유미.. 유미는.. 지훈이.. 지훈이의…’

아.. 안돼…유미야… 안돼!!!!

튕긴듯이 일어난 멍한 희성의 눈 앞에 형광등만이 횡하니 켜진 실내가 펼쳐졌다. DNA카피 기를 제어하는 컴퓨터의 가동음이 멀리서 들려오고 있었다.

“하아…하아.. 하아…”

이미 해가 지고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서 희성이 악몽에서 깨어났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엎드려 있던 책상 위에 있던 레포트 용지가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꿈이었구나…”

그날 이후부터 거의 잠들지 못했었다. 유미를 향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건 유미도 마찬가지일터였다. 계속 함께 지내왔던만큼 유미의 마음을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믿음을 깨부수려고 하는 악의 탓에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한편 연구 레포트가 저명한 연구자의 눈에 들어 높게 평가 받았던 덕분에 새해부터 출발하는 산학관 합동 프로젝트의 주축 연구진 중 한명이 되어 있기도 했다. 이례적인 대발탁이었다. 최연소자일 뿐만 아니라 일개 대학생이 많은 연구자들을 지휘하는 프로젝트 리더의 입장으로써 지영과 함께 기능해석부분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기로 결정되어 있었다. 사적인 일로 프로젝트 팀에서 나가고 싶다고.. 사람들에게.. 특히 지영이에게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차라리 힘든 일로부터 도망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으로 프로젝트에 주력해오고 있었다. 상처입은 유미의 옆에 있어만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유미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스스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지훈에 대한 부담감 역시 고민으로 다가왔다. 연구에 빠져드는 것으로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고문 같았던 악몽을 떨쳐버리려고 두세번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무거운 마음은 쉽사리 가시질 않았다. 아무리 꿈이라고는 해도 지금의 희성으로써는 가슴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러고 있는 중에도 유미는… 또 다시 지훈이… 까칠해진 목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기분나쁜 통증을 전해주고 있었다.

“…희성아.. 어쩐 일이야?”

“아.. 선생님…”

뒤를 돌아보니 백의차림의 지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 늦은 시간까지…괜찮아? 신음소리 같은 게 들려서… 말야.. 참! 커피 마실래?”

희성의 책상에 컵을 올려 놓으며 지영은 고개를 숙여 희성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긴 머리가 어깨로부터 떨어져 내리며 부드러운 향기가 퍼졌다. 가슴 언저리에서 진주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는 듯한 시선으로부터 피하기라도 하듯이 희성은 고개를 돌렸다.

“뭔가.. 고민이 있는 거 아냐? 요즘.. 좀 이상해.. 꼭 쫓기는 사람처럼…”

“…아…아니에요.. 죄송합니다”

“혹시.. 말야.. 괜찮다면.. 얘기해주지 않을래…? 전에도 말했었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아무일도 없다니까요.. 밤샘 작업을 해서 피곤해졌을 뿐이에요”

수염이 자라 까칠해진 얼굴로 걱정끼지치 않으려고 애써 웃어보이는 희성을 보는 지영의 마음이 아파왔다.

“있잖아.. 희성아…”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걸어오는 지영의 말을 끊어버렸다.

“세수 좀 하고 올게요…”

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구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주름투성이의 희성의 가운차림의 뒷모습을 지영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편 그 무렵 유미는 희성의 생각과 같은 처지였다.

“그렇게 해서는 어디 끝나겠어?”

무릎과 팔꿈치,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콘크리트의 차가운 감촉과는 반대로 딜도가 꽂혀진 보지 안은 펄펄 끓는 용광로 처럼 달구어져 있었다.

이런 곳에서… 나… 무슨 짓을…

유미의 머리속은 멍하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주위는 온통 뿌옇게만 보였다. 생각을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더 이상 아무래도 좋았다.. 어떻게 된다고 해도…

“어이.. 이쪽이야”

“으.. 으응…”

지훈이 쥐고 있던 줄을 당기자 목줄이 채워진 유미의 가녀린 목에 가죽끈이 파고들었다. 풍성한 털뭉치가 달려있는 딜도를 보지에 꽂고 있는 탓에 마치 꼬리가 달려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 아파..”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지훈이 차갑게 빈정거렸다.

“암캐년 주제에 어디서 말을 지껄이는 거야? 개답게 짖지 못해?!”

“…머..멍멍..”

유미가 고개를 숙이자 긴 머키라락이 등에서부터 흘러내렸다. 인적없는 심야의 캠퍼스. 강의실이 늘어서 있는 일반 교양동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이학부를 향해 나 있는 긴 복도를 걷고 있었다. 조용한 어둠 속을 구두발자국 소리만 울려퍼지고 있었다. 유미는 목줄을 찬 채 네발로 기어가고 있었고, 그 줄을 지훈이 잡고 있었다. 기어가는 움직임에 따라 올려붙은 엉덩이의 계곡 사이에서는 꼬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물론 유미는 알몸인 상태였다. 가죽점퍼에 청바지를 입은 지훈의 발 아래서 누구나가 돌아볼만큼 아름다운 여대생이 알몸인 상태로 기어가고 있었다.

“다..당신들.. 뭐야!?”

그들의 뒤쪽에서 젊은 여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젠장…’

지훈이 유미를 가로막으며 돌아섰다.

“지.. 지훈이…?”

“뭐야.. 지혜잖아.. 아.. 깜짝이야”

지혜는 막 지영을 만나러 가는 중이었다. 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뭐.. 보는대로.. 내 애완견이야.. 암캐년 유미를 산책시키는 중이지”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투였다. 긴장이 풀어져 평소의 모습대로 돌아온 지훈과는 달리 지혜는 몸이 굳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산책이라니… 그런.. 지훈이.. 너… 왜…”

당황스러워하는 지혜의 시선이 지훈의 발 아래서 목줄을 차고 웅크리고 있는 유미의 모습에 꽂혀져 있었다. 지혜는 차마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이런 짓까지… 도대체.. 너…”

“왜그래? 지혜답지 않게? 너도 이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지 않았었나? 보라고.. 네 소원대로 산산히 부서뜨려서 가지고 놀고 잇는 중이라고.. 지금 이년은 그냥 내 애완견이야. 애완견.. 완전 음란해져 갖고는… 아주 끝장이라니까. 변태라고 한번 놀려줘봐..질질 쌀걸? 아 맞다.. 너도 같이 갈래?”

지훈이 쥐고 있던 목줄을 지혜에게 건냈다.

“마..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지훈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돌렸다. 도저히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뭐야.. 답지 않게.. 재미없게스리… 아 맞다.. 재미있는 거 보여줄까? 어이.. 유미.. 지혜에게 인사해봐.. 개인기라도 한번 보여주라고”

지훈은 악의가 가득찬 웃음을 띄운채 목줄을 한번 당겨 보였다. 유미는 고개를 숙인채 머뭇머뭇거리며 지혜 앞으로 기어나오더니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앞으로 맞잡고 기어들어는 목소리로 멍~ 하고 짖어보였다.

“…너..너무해..”

동아리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청초한 유미의 본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지혜가 알고 있던 밝고 명랑하던 유미는 어느덧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후배의 발밑에서 고개를 든 유미는 진한 아이 셰도우와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진한 화장이었다. 요염함을 물씬 풍기고는 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마치 인형처럼 초점을 잃고 있었다. 지혜는 마치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자신도 가담했던 음모의 너무나도 비참한 결과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럼에도 지훈은 더욱더 무자비한 태도였다. 이제와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았다.

“잘했어.. 이번엔 세번 돌고 짖어봐”

“그.. 그만 둬!”

명령대로 움직이려고 하던 유미가 지혜의 외침에 멈추고 말았다.

“서.. 선배…”

지혜는 떨고 있는 유미를 차마 똑바로 바라보질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괴감 탓에 헛구역질마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지혜는 그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유미를 보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마음을 닫은 유미는 생기 없는 표정으로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훈아.. 이제 그만해… 더 이상… 유미 선배한테.. 이런 짓… 하지 말아줘..”

“무슨 헛소리야?”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차가운 지훈의 말투였다. 윽박지르는 듯한 어조였다.

“잘들어 이 미친년아.. 이게 어디서 갑자기 착한 척이야 착한 척은.. 네년도 원했었잖아.. 아주 남자 밖에 모르는 암캐년으로 만들어 버리라고.. 너도 공범이야 이년아.. 이제와서 뭐? 너만 홀랑 빠지겠다고?”

“… 이.. 이러면… 아… 안돼.. 지훈아.. 제발… 이 대로면… 선배는.. 마.. 망가질 뿐이야..”

“뭐가 어쩌고 어째?”

지훈의 짜증이 터지고 말았다.

“야.. 이제 됐어.. 일어나!”

지훈의 지시대로 유미가 비틀거리며 일어서자 가지고 있던 코트를 유미에게 건냈다.

“너 잘들어.. 너까지 날 배신하겠다 이거지? 그래? 하여간에 계집년들이란.. 아주 낯짝하나 변하지 않고 사람을 배신하는 것들이라니까! 이래서 계집년들을 못믿는 거야.. 뭐 여튼.. 잘 들어.. 더 이상 넌 상관하지 마! 혹시라도 누구한테 불기라도 해봐. 네년도 이년이랑 똑같이 만들어 줄 테니까.. 알아들어!?”

유미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지훈은 지혜의 옆을 지나 지금까지 걸어온 복도로 되돌아 걸어가버리고 말았다.

“제발.. 이제 그만해줘.. 부탁이야…”

하지만 지훈은 멈추지도 돌아보지도 않았다.

“놀고 있네? 네년 때문에 흥 다 깨지고 말았어 이년아.. 이대로 자리를 바꿔서 다른 데서 갖고 놀 거야 이년아.. 아 맞다.. 모르는 새끼한테 그냥 던져주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왜? 네가 대신할래? 푸하하하하”

두 사람의 모습이 복도 저편으로 사라지고 나서도 지혜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혜는 치밀어오르는 욕지기에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울면서 바닥에 그렇게 주저앉아 있었다.

유미선배가.. 나 때문에.. 어쩌면… 어쩌면 좋아요.. 희성 오빠…



뒷골목에 있던 낡은 러브호텔에서 3사람이 마주했던 그날 이후로 벌써 2주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 진의는 알 수 없었지만 희성은 약속대로 2일에 한번만 유미를 불러내고 있었다.

“자.. 오늘은 뭐하고.. 놀까…”

지훈이와의 날이면 지훈의 행동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유미는 그런 지훈의 행동에 저항조차 못하고 끌려가고만 있었다. 마음을 닫은 채 그저 쾌락만에 몸을 맡기고 시간이 그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사이엔가 그런 방법을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훈의 호출이 없는 날이면 그 누구와도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없이 하루 종일 희성의 집에서 지내왔었다. 연말이 다가와 휴강이 많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하거나 희성의 책상에서 책을 읽거나 하며 지내왔다. 유미가 그렇게 집에 있는 날이면 희성은 집에 오지 않았었다. 그날 이후로 한번도 얼굴을 마주하지 못했었다. 깊은 상처를 주고 말았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하기가 두렵기도 했지만 보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다. 용기를 내어 연구실에 들러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출장으로 희성은 부재중이었다. 희성으로써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 보였다.

그래.. 희성인 책임감이 강하니까…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길 바래.. 적어도 희성의 꿈만큼은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와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이기는 했지만 유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심한 상처를 주고 말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미에게 있어서는 굴욕적인 생활과 정숙한 생활들이 반복되는 기묘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제도 유미는 희성의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사전을 들고 원서를 읽었다. 돌아올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면서 2인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침대에 누워 잠이 들고 말았었다. 그 다음날 어렴풋한 잠결에 익숙한 온기를 느꼈다.

“…응?”

생각지도 못했었다. 눈을 뜨자 남자친구가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푸석푸석한 열굴로 바로 옆에서 낮게 코를 골고 있었다. 2주만의 재회였다. 희성의 손이 유미의 옷깃을 가만히 잡고 있었다.

‘희성아…’

기뻤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벅차올랐다. 아직 자신은 버려지지 않았었다. 희성의 깊은 마음 씀씀이가 새삼스럽게 크게 느껴졌다. 유미가 끌렸던 희성이만의 매력…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한 희성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희성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마음과 몸이 마치 남자친구를 향한 마음과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남자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는 몸으로 나뉘고 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마음은 희성을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훈을 만나게 되면.. 또….

애써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두었던 잔혹한 현실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 자신은 희성이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고 말았다.

남자친구의 뺨을 향해 뻗어가던 손을 다시 멈추고, 또 머뭇머뭇 뻗어갔다. 죽은 것처럼 잠들어 있는 희성의 뺨과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두눈에 가득 그의 잠든 얼굴을 담았다.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자신 따위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가만히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 놓고는 가만히 집을 나섰다. 먹어달라고는 바라지 않았다. 손도 대지 않은채 버린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저 그를 위해 만들어 줄 수만 있다면… 무엇인가를 희성이를 위해…

그렇게 남자친구의 곁에서 악마의 곁으로 가야만 했다. 지시받은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날 그의 집에서 지훈은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날 만나러 올 때는 반드시 차고 오도록 해”

차가운 말과 함께 내밀어 진 것은 검은 가죽 목걸이었다.

“뭐.. 뭐야.. 이거? 시.. 싫어.. 이런 거..”

떨리는 목소리로 저항하는 유미를 내려다 보며 지훈은 가녀린 유미의 목에 손수 목줄을 채워주었다.

“역시 암캐한테는 목줄이 어울린다니까.. 뭐해.. 거추장 스러운 것들을 벗어버리지 않고”

그렇게 밤이 되고 유미는 학교까지 노출조교를 당하고 만 것이었다. 길었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었다.

“자.. 짖어봐. 암캐답게 엉덩이도 살랑살랑 흔들면서 짖어! 짖으라고”

언제나 들르던 녹지공원의 구석진 장소에서 벤치에 상반신을 걸치고 유미는 보기 좋은 엉덩이를 내밀고 있었다.

‘아음.. 끄..끝까지 닿는 거 같아.. 아아.. 너무해… 죽을 거 같아…’

보지물을 흘리고 있는 유미의 계곡을 향해 지훈은 딜도를 밀어넣고 있었다. 미친듯이 거칠고 격렬한 움직임이었다. 짜증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용서없는 집요한 움직임이었다.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코트가 벗겨지고,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이미 몇번이나 딜도로 절정에 올랐었지만 지훈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빨간 리본은 이미 풀려버린채였다. 유미는 긴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린 채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입으로는 신음소리조차 사람처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읏,, 멍..멍.. 머어엉~”

어둠 속에서도 유미의 새하얀 등이 뚜렷하게 보였다.

“흐읏.. 으응… 아응.. 아앗.. 멍.. 멍.. 아흥..”

쾌락에 빠져가는 유미와는 반대로 지훈의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 딜도를 잡은 손은 손목까지 젖어 있었고, 또 다른 손으로 멈추지 않고 유미의 클리토리스를 굴려대고 있었다. 쾌락은 이미 쾌락이 아니었다. 차라리 코통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온몸이 산산히 부서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짓을… 누가…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이미 개발되어버린 몸은 스스로 타 올랐고, 감도는 높아져만 갔다. 아직 맛보지 못한 쾌락의 경지로 마음마저도 휩쓸려 떠내려 갈 것만 같았다.

더 이상 무리였다.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죽을 것만 같았다.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지훈이에 의해서 조교되어 왔던 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탐욕스러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딜도를 받아들이기 쉽도록 스스로 엉덩이를 더 높이 쳐들고 있었다.

“우우웃~ 아응.. 멍.. 멍..멍.. 아흣.. 멍.. 멍.. 아으응”

유미의 온몸이 경직되고 무릎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등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뺨을 벤치 등받이에 붙이고, 밀려오는 쾌락의 거센 파도를 받아들이기 위한 자세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본 지훈이 딜도를 깊숙히 찔러넣고 손을 멈췄다.

“아직이야.. 더 크게 느끼게 해줄게”

“시… 싫어.. 싫엇! 멈추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발…”

한겨울 공원에서 가로등에 알몸을 드러낸 채였지만 추위를 느낄 여유따위는 없었다. 온몸에서 풍기는 암컷의 색향을 뿌려대면서 유미는 암컷으로써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주인을 원하고 있었다. 유미의 머리속에서 희성의 존재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가슴속 깊은 곳으로 억지로 쑤셔넣어 버렸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절망적인 혐오감에 또다시 빠져들 것을 알면서도 유미는 쾌락에 저항하지 못했다. 지훈이에 의해서 그런 몸으로 만들어지고 말았고, 피학의 기쁨을 뼈속까지 새겨버리고 말았었다. 쾌락의 노예일수만 있다면 충분했다. 그 밖의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싸..싸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이에요.. 유미를… 유미를 싸게 만들어 주세요.. 미칠 거 같아요..”

“걸려들었군”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지훈은 마치 아이 같은 웃음을 띄우며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어이.. 암캐년이면 암캐년 답게 부탁해봐”

쾌감을 느낄 수만 있다면 아무리 부끄러운 일이라도.. 이제 어떻게 되어도 좋았다. 그저 느끼고만 싶었다. 더욱 더 강하게.. 어서…

“멍~! 멍멍멍! 멍멍멍!”

유미는 암캐가 짖어대는 것처럼 외치며 엉덩이를 크게 흔들어 보였다.

“그래 그래.. 잘했어”

연상의 유미를 마치 아이처럼 어르던 지훈이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검붉게 빛나는 자지를 엉덩이 사이에 가져다 대었다.

“어떻게 된 거야? 항상 해야할 말을 벌써 잊었나?”

“엉덩이.. 너.. 너무 좋아요.. 부탁드려요.. 유미의… 유..유미의 똥구멍에 넣어..주세요..”

한번에 찔러 넣었다. 그날 이후로 만날 때마다 지훈은 애널 섹스를 원했었고, 마침내 유미의 항문은 굵은 지훈의 자지를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익숙해져 있었다.

“아응.. 하아.. 아으응.. 부..부딪히는 게…느..느껴져요.. 하흑”

엷은 육벽을 사이에 두고 지훈이 자지는 위쪽에서 딜도는 아래쪽에서 서로 부딪히고 있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충격이 몸속 깊은 곳에서 머리끝까지 퍼져나가고 있었다.

“아응.. 너.. 너무 좋아요.. 이런 거.. 처..처음이에요.. 아으흑”

지훈의 자지가 유미의 보지를 꿰뚫을 때마다, 각도를 바꾸어가며 거칠게 박아댈 때마다 꼭감은 눈 안쪽에서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 머리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며 의식이 흐려져갔다.

“아응.. 더.. 더 이상은.. 아.. 안돼.. 하으응.. 아흑.. 하아…하아..”

유미는 신음소리조차 흘리지 못했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이성이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똥구멍에 싸주지.. 너도 좋지?”

“아읏.. 네.. 조.. 좋아요..”

등 뒤에서 유미에게 올라타고는 아래를 향한 커다란 가슴을 주물러 대면서 목덜미와 귓볼을 빨아대고 있었다. 허리를 흔들면서 쫄깃한 항문의 감촉을 느끼고 있던 지훈이 몸을 일으켰다. 땀이 찬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자세를 잡은 지훈이 마음껏 거칠게 움직여가기 시작했다.

파고 들었다가 빠져나가고, 또 파고드는 자지의 느낌에 하반신이 저려왔다. 달콤한 불꽃은 자신도 어찌하지 못할 만큼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죄악감따위는 언제부터인가 없어지고 말았다. 애널섹스가 주는 쾌감까지 이제 유미는 몸에 새겨넣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거 까지 알게 되면.. 더.. 더 이상.. 하지만… 이미…’

“간다..씨발년..”

“해주세요.. 아응… 아… 안에.. 뜨거운… 지훈이의 뜨거운 거.. 유.. 유미 안에,,, 자..잔뜩 싸주세요… 아응.. 너… 무.. 너무 좋아요.. 아응.. 미칠 거 같아요.. 더.. 더 이상… 아읏”

달궈진 철봉 같은 지훈의 자지가 꿈틀거리며 뜨거운 정액을 항문 깊이 싸넣는 것과 동시에 유미는 절정에 오르고 말았다.

“아흐흑~ 하앗!”

활처럼 휘어져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는 유미의 눈동자는 이미 흐려져 있었다. 하지만 황홀함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 보던 유미는 천천히 벤치에 쓰러져 눕고 말았다.


“으..응?”

눈을 떴을 때 벤치에 누워 있는 유미의 몸에는 코트가 덮여져 있었다.

“여~ 이제 깼어? 음란한 강아지양?”

“응? 지훈이…? 응? 꺄악~!”

눈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지훈이가 아니었다. 뚱뚱한 몸집에 대머리가 까진 중년 남자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시.. 싫엇!”

급하게 일어나 도망치려고 해 보았지만 목줄이 벤치에 묶여 있었다.

“읏.. 시.. 싫어.. 아.. 사.. 살려주세요.. 살려..”

어째서 모르는 사람이..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벤치의 뒤쪽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유미를 향해서 양복차람의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

“흐흐흐.. 제법 즐겼나 보네.. 잘 봤어요~ 이렇게 이쁜 얼굴을 하고.. 말이지.. 너 같은 애를 마조키스트라고 한다지?”

“아.. 아니에요.. 나.. 그.. 그런 거 아니에요.. 꺄아악~”

중년남자는 유미의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입맛을 다시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유미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잡았다.

“몸매도 죽이고 말야.. 이런 년이랑 할 수 있다니.. 우와.. 못참겠는 걸?”

“시.. 싫어요.. 제발.. 그.. 그만.. 싫어~~”

“씨발년 좀 보게… 그만 질질 짜고 얼른 가랑이나 벌리라고.. 어서!”

머리채를 잡아챈 탓에 휘청거리는 유미의 몸을 밀어젖혔다. 목줄이 그녀의 목을 파고 들었다.

“아.. 아파.. 꺄악!”

몸을 조금이라도 가리려고 스스로 감싸안았다. 엉덩방아를 찧은 유미의 얼굴을 새파랑게 질렸다.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당하게 될 지도 몰랐다. 두려움에 온몸이 돌처럼 굳어버리고 말았다. 무서웠다.


“도..도와주세요.. 제발…”

“어쩌나..남자친구.. 널 팽개치고 가바린 것 같은데?”

‘모르는 남자새끼한테 던져주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은데..’ 라던 지훈의 말이 떠 올랐다. 그랬나 보았다. 지훈이가 자신을.. 자신을 이 남자에게…

그런 생각이 들자 눈 앞이 캄캄해지며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가슴이 차갑게 식어버리고 있었다.

“이제 그럴 맘이 생겼나 보지? 얌전히 있으면 거칠게는 하지 않을게”

“으읏.. 싫어..”

중년남자의 손이 유미의 가슴을 잡아왔다. 기분나쁜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우와.. 이 빨통 좀 봐.. 느낌 죽이는데? 최고야 최고.. 가끔은 잔업도 할만 하다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보면.. 흐흐흐흐”

유미가 저항을 하지 않게 되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중년 남자는 웃으면서 마음껏 유미의 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오호호.. 뭐야? 벌써 젖꼭지가 선 거야?”

중년 남자가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튕겼다.

‘이.. 이런 사람까지.. 나에게.. 날.. 어디까지… 난… 더 이상.. ‘

유미는 눈을 감고 당하는대로 가만히 있었다. 중년남자는 유미의 허벅지와 가녀린 허리라인을 따라 쓰다듬어대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마음을 닫고.. 그러고 있으면 편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만 하고 있으면 참을 수 있었다. 이 힘든 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어차피 더렵혀진 몸… 이제와서… 더 얼마나 더 더렵혀진다고 해도.. 마찬가지.. 라고 생각했다.

“흐흐흐.. 자 그럼.. 윗입이랑 아랫입.. 어느 입부더 먹어줄까?”

주름투성이의 바지를 내리고 중년남자는 자지를 꺼내들었다. 눈앞에 드러난 자지에서 중년 특유의 비릿한 내음이 코를 찔렀다. 체격과 같이 짧고 굵은 자지는 벌써부터 투명한 물을 흘려대고 있었다.

“자.. 빨아봐.. 고 귀여운 입술로 할짝할짝 핥아보라고”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숙인채 유미는 입을 작게 벌리고 혀를 내밀었다.

“오호오~”

혀끝에서 쓴맛이 느껴졌다. 혐오감으로 진저리가 쳐져졌다. 정말 싫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머리 위에서 무엇인가 둔탁한 소리가 나고 중년남자의 뚱뚱한 몸이 쓰러져 가고 있었다.

“우왓!”

“누가.. 유미에게 손대라고 했어?”

언제 돌아왔는지 지훈이 서 있었다. 굳게 말아쥔 주먹이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지..지훈아..?”

지훈이가 이 남자에게 자신을 넘긴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어이쿠~”

뒷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은 중년남자의 복부에 지훈의 발길질이 꽃혔다. 남자의 몸이 잠깐 떠 오른 것처럼 보였다.

“이 개 자식이..”

“하…한번만.. 한번만… 봐주세요.. 괘…괜찮지 않나요.. 조금은.. 나도…”

지훈의 둔중한 발길질이 다시한번 옆구리에 작렬했다.

“으으윽! 콜록 콜록 콜록”

눈을 부릅뜨고 상기된 지훈의 표정을 유미는 처음 보았다. 희성을 대할때도, 이렇게까지 강렬한 분노를 드러낸 적은 없었다.

“…유미한테.. 내 여자한테…그 따위 짓을… 죽여버리겠어”

이성을 잃은 듯이 중년남자를 두들겨 패는 지훈이에게 목줄이 매어져 있던 탓에 움직일 수 없는 유미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그만해 지훈아!”

남자의 몸에 걸터 앉아 지훈은 주먹으로 남자를 내리찍고 있었다. 지훈의 주먹은 온통 피투성이었다. 내 소중한.. 이란 말만 반복하며 남자를 내려치고 있었다.

“지훈아.. 제발 그만… 이제 됐으니까 그만해.. 그러다가 죽이겠어…”

비틀거리며 일어나 사라지는 중년남자를 지훈은 거친 숨을 내쉬며 바라보고 있었다. 지훈의 발치에 떨어진 종이봉투 사이로 유미의 스웨터와 청바지가 삐져나와 있었다. 바닥에는 아직 따뜻한 캔커피 2개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지훈이 천천히 몸을 돌리고 벤치에서 목줄을 풀어내고는 유미의 어깨에 코트를 걸쳐줬다. 차갑게 식어서 떨고 있는 유미의 몸을 가만히 끌어안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미안.. 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유미의 손이 지훈의 가죽점퍼를 꼭 붙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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