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우리 부부는 결혼 8주년을 맞았었다. 그리고 난 오늘에사 알아 차렸다. 정말이지 여태 꿈에도 생각치 못했던 일이다. 난 그저 성모 마리아를 닮은 천사와 섹스의 여신이 뭉텅거려진 합체와 같은 나의 아내를 경탄과 함께 살며 지켜보았을 뿐이다.
무언가 낌세를 차렸어야 했다고 다들 말 할것이다. 우리도 예외없이 신혼을 넘기며 부부생활이 점차적으로 시들해져 갔을 것이라 이유를 댈 것이다. 물론 신혼의 열정은 당연히 시간이 감에 시들어 드는것에 우리라 하여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우린 신혼 때는 가지지 못했던 것을 결혼 생활의 세월과 함께 대신 가졌다. 그건 다른게 아니라 침대위에서 나누는 사랑말고도 부부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수많은 것들에 대한 행복한 공유이었다.
우리 부부의 취미 생활은 항상 말 그대로 일심동체였다. 공연 예술들에 대한 사랑이나 문학, 여행, 요리에 대한 관심이나 지인들과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을 즐기는 것 까지 우리는 달리 매번 서로간의 의사를 타진해 볼 필요조차 없을만큼 우리 둘의 생각은 거의 예외없이 매사에 일치를 하였다. TV에서 소개되는 맛집은 어떻게든 이름과 위치를 알아내어 찾아 가 직접 평가를 하여야 했고, 살사 댄스를 배워 보자는 아내의 제의 이후 우리 부부는 라틴 댄스에 매료되어 내친 김에 탱고까지 중급반 코스를 거의 마스터 한 상태이다. 한마디로 우리에겐 권태 나부랭이가 찾아 들 틈이 없었다.
대학 2학년 후반기, 난 그녀와 처음 사귀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녀의 독창적이고 재치가 번쩍이는 위트의 순발력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TV로부터의 유행어를 패러팅하는 썰렁함과는 차원이 틀린 깜찍 발랄의 재치에 그저 속으로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가끔씩은 그녀는 사고(思考)를 하는 뇌의 구조가 보통 사람들과는 좀 틀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다.
나 자신 역시 그닥 재미없는 놈이란 소리는 어디서도 듣지 않던터라 그러면서 우리들은 친구도 같이 사귀고 공유해 나갔다. 당시 2학년 늦가을 주말 그녀를 따라 소래 포구를 갔다가 난생 처음 개불이란 흉칙한 바다생물을 ㅤㅁㅓㄲ어 보았지만 지금도 그녀는 그걸 좋아하나 이것 한가지 만큼은 난 그녀와 미각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신혼 때는 우리들이 만들어 갈 가정에 대한 설계를 저녁 ㅤㅁㅓㄲ는 자리에서나, 잠자리에서 아니면 휴가 여행을 가서 서로 끌어안고 누워 그려 나갔다. 아기는 하나만 놓을지 둘을 만들지..이름은 무얼로 할 건지..한가지 우스운 것은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항상 마래 시재로 이야기를 해 왔었던 것 같다. 구체적 기약이 없는, 언젠가는 그럴 혹은 그럴지도 모를 일로.
사실 우리 부부의 삶은 우리 둘만으로서도 가득 찬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 둘이 아닌 또 다른 인물이 끼어들기에는 너무도 여유가 없었던 것 아닌가 싶다. 나중에사 가로늦게 발견하게 된 것이지만 제 삼자가 끼어들기에 여유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고 단지 애기가 우리 사이에 끼어 들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만.
내 아내인 은서는 나와 동갑으로 올해 마흔 하나이다. 아내는 현재 모 여성 월간지 편집장, 난 국내 대기업 수출 영업 사원으로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래 1년 전 팀장직을 그만 두고 현재 모 미국 백화점의 한국 바잉 오피스 구매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뭐 마누라에 비해 크게 후달리는 캐리어는 아니다. 외모에서도 우리 커플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기의 시선을 받으며 그것을 은근히 즐겼다. 그녀는 아마 탤런트 도지원과 자매라고 하면 다들 전혀 의심없이 믿을만큼 빼어 닮았다. 난 졸업 후 군대를 다녀 왔기에 직장 생활은 그녀가 거의 3년 일찍 시작한 셈이다.
결혼 후 둘이 벌어 들이는 합계의 약 절반은 매달 다양한 형태로의 저축이 되고 있었기에 한 타스가 넘는 은행 및 보험 통장들을 주욱 펼쳐 놓으면 바라만 봐도 마음이 느긋해 질 법도 한데 요즘 서울에서의 삶이 이 정도로 스스로 느긋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않는지라.. 게다기 얼마전의 펀드 열풍에 이은 직격탄을 역시 피해가지 못한 우리는 만져 보지도 못하고 왔다가 입질만 남기고 사라진 금액을 어서 만회하고픈 마음에 소비를 좀 더 줄이도록 노력하며, 그래도 쓸 데는 망설임 없이 질러가며 쓰는 중상류층 생활을 하고 있다.
부의 축적(?)에 대한 열망과는 크게 상관없이 우리 부부에게 각자의 일에 우선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소한 외부에는 그렇게 비쳐진다. 아내도 어디가 되었건, 내가 좋아 하던 말던, 그 어디로의 출장도 한번도 마다 한적이 없으며, 자정이 넘도록 혹은 밤을 새며 편집 회의를 하는 것도 마감일이 임박할 무렵 그녀의 매달 월례 행사이다. 누구든 일에 미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것도 중독성을 띈다. 일에 모든 포커스를 두고 하나씩 만들어 감으로서 점차 고무되는 소속감, 생동감 그리고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자기 만족에 휩싸이게 되는.
그런 연유로 정신적으로는 지칠줄 모를 수 있으나 우리 몸뚱아리는 그래도 한번씩 타임 아웃을 요청한다.
그래도 여태까지는 아프면 약을 한 웅큼 털어넣고 다시 내몸을 일로 내 몰았지만 어느듯 마흔을 넘고 보니 예전이면 곧잘 버티고 이겨나가던 것이 이젠 한계가 오는가 보다.
그 한계가 지난 금요일 점심 시간 때에 찾아 왔다. 아침부터 그냥 약간 몸이 가볍지 않다 느끼고 있던 정도 였었는데 점심때가 되어 오늘은 또 뭘 먹을까 몇가지 생각나는 메뉴들을 떠올리는 와중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져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서는 헛구역질 비슷하게 노란 위액만 토하고 말았다.
올리고 난 뒤에도 계속 식은땀이 흘러 내리고 어질어질하니 바로 설 기운조차 없었다. 가까스로 세면대에서 구토의 뒷수습을 하고 찬물로 얼굴을 적신 후 자리로 돌아오는데 내 방 입구 쪽에 위치하고 있는 생활용품 머쳔다이징 파트의 김차장이 아마 점심 이야기하려 날 쳐다 보다가는 놀란 기색으로 말하였다.
"어머! 이사님 어디 편찮으신가 봐요?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으신게. 병원에 안 가셔도 되겠어요?"
걱정에 대꾸해 줄 기운도 없어 손을 휘저어 괜찮다고 하고 내 방으로 들어 와 앉았지만 도저히 버티기가 힘들어 결국 하던 일을 그대로 덮고는 식사 약속으로 일찍 외출한 지점장에게 메모 메일을 보내고는 차도 놓아 두고 택시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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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집에 도착했을 때 침실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었다. 사실, 그 시간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텅 빈 집이고 침대도 아침에 아내가 가지런히 정돈을 한 그대로이다. 하지만 그건 오만 삭신이 다 쑤시는 내 몸뚱아리를 쓰러지듯 침대위로 던진 후 끓어 오르는 열병과 같은 꿈으로 빠지들기 이전 까지는 그랬다는 이야기다.
그건 정말 기이한, 아주 찜찜한 꿈이었다.
호러 영화의 사운드 트랙만 틀어 놓은 것 같은, 마치 뭉크의 절규를 소리로 옮겨 놓은 듯한 구체적인 형상의 기억이 잡히지 않는 꿈이었다.
신음 소리, 앓는 소리, 심지어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 밑바닥에는 아주 웅얼거리는 낮은 톤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주절거림 같은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 왔던것 같다.
가위 눌리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소리들의 억눌림에 버둥대다 꿈을 깼던 것 같다. 아니 꿈에서 깼다고 끔을 꾼 것만 같다.
목구멍은 마치 바짝 마른 사포로 문지른것 같고 머리는 불에 올려 놓은 것 처럼 화끈지끈 거렸다.
그야말로 비몽사몽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안방 침실에 붙어 있는 화장실로 갈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몽중에 엉뚱한 문을 열었던 듯.
문을 연 나는 자신이 거실로 향하는 비교적 짧은, 거실과 침실 사이의 통로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꿈에서의 그 소리들이 다시 들려왔다. 게다가 그 소리들은 점점 더 격렬하게 가까이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결혼 후 살며 여태 한번인가 두번 어째 은서가 내가 아닌 다름 남자와 몸을 섞는 꿈을 꾼적이 있었다. 왜 그런 꿈을 꾸게 된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으나 자신도 알지 못했던 어떤 변태적 판타지가 꿈으로 나타났던 듯. 화들짝 꿈을 깨고서는 그게 꿈이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혼자 가슴을 쓰려내렸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꿈은 이어졌고 그 꿈은 점점 악몽으로 모습을 굳혀가고 있었다.
내 아내 은서의 다리가 얼마나 섹시하고 매혹적인지 이야기를 했었던가? 하긴, 해도 해도 결코 충분히 다 할 수 없지만.... 지금 그 매끄러운 다리들이 낯선 남자의 벗은 양 어깨위에 걸쳐져 있다.
그녀의 진홍빛 발톱 매니큐어가 내눈에 먼저 들어온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반 정신 나간듯한 외침도 생생히 기억한다.
"아~ㄹ..ㄱㄱㄱ...아흑...악!....엄마...아흑.."
아마 쇼크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아마 고열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마치 시간은 어디 휴가를 가 버린 것 같았고 모든 사물들은 마치 바다속에서 해파리가 유영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은서의 입은 마치 금붕어가 물을 마시듯 열렸다 닫혔다 했다. 입술 주변으로 뭉클어져 번진 연한 립글로스와 함께 입술 옆으로 흘러 내린 침이 한쪽 뺨에 자죽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며 그녀는 자신의 ㅤㅎㅣㅍ을 마치 해변에서 마주오는 파도를 향해 몸을 던지듯 사내를 향해 내 던지고 있었다.
꿈결에 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우아하고도 아름답다고 생각을 했던것 같다. 내 입은 멍하니 벌어진체 시간도 흐르지 않는 그 미친곳 같은 공간에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나를 처음 본 것은 은서였다. 남자는 날 볼 수가 없었다. 그는 등을 나를 향해 있는데다 어쨌거나 너무 바빴다.
아내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는 분명히 촛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그 순간 표정은 무엇이라 읽을 수가 없어 보였다. 눈동자가 화들짝 커진것도 아니고..그냥..정말 무심한 시선의 머뭄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일순간, 곧 그녀의 눈동자는 나로 부터 돌려지고 계속되던 음욕 가득찬 찬가를 이어 나갔다.
"아흑....조..좋아..너무 좋아..아흑..흑...하게 해줘...아익...헉.."
두팔로 아내 양허리 옆 소파를 잡고 버틴 체 용두질에 여념이 없는 남자를 향해 아내가 갈구하는 이젠 촛점 풀린 눈으로 올려다 보며 붉디 붉은 혀를 뾰족하게 만들어 내민다.
남자는 팔은 굽히지 않은 체 고개를 어깨죽지 아래로 깊숙히 숙여 그녀의 혀를 입술로 받아 빨아 들인다. 두 사람의 입술은 서로 맞붙이지 않은 체 침을 잔뜩 머금은 그녀의 혀 끝만 남자의 입술이 맹렬하게 빨며 소리를 낸다.
"츄르..릅"
껌을 십거나 양치질 직후가 아니어도 항상 아카시아 향 비슷한 뭐라 할 수없이 기분 좋은 내음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숨결을 머금은 향극한 그녀의 침을 더 빨아 마시기 위한 것인지 남자는 결국 그녀위로 상체를 포개며 둘의 한껏 벌어진 입은 이제 한치의 바람빠질 공간도 없는 강렬한 흡입력으로 맡붙었다.
두사람의 양 입술 사이 혀가 보이나 둘 다 뺨이 흡입으로 움품 들어간 모양이 누구의 혀가 누구의 입안으로 빨리고 있는지는 짐작을 할 수도 없다...
거의 빠질 듯 귀두 부분까지 입구로 나왔다가 다시 서로의 치모가 맞붙으며 "퍽" 소리가 나게 남자가 자신의 엉덩이 근육이 깊게 파이며 올라 붙도록 힘 주어 내리박자 아내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 비명이 남자의 입안으로 울린다.."우읖..."
남자의 어깨에 걸쳐져 있던 그녀의 양 다리는 발끝이 천장을 가리키며 곧게 위로 치뻗었다.
남자가 순간적으로 펌프질을 멈추고 깊숙이 찍어 눌른 상태에서 그녀의 아랫구멍을 늘리기라도 하려듯이 허리를 천천히 돌리자 그녀가 내뿜는 격한 호흡에 따라 남자의 양뺨이 풍선처럼 부풀러 올랐다 꺼졌다 하며 맞붙은 입술 사이로 삐쳐 나온 두 사람의 침은 그녀의 뺨으로 목으로 흘러 내린다.
이윽고 숨이 차 견딜수 없었던지 그녀가 고개를 소파 등받이 쪽으로 돌려 남자로 부터 입술을 떼고는 타액으로 엉망인 입을 한껏 벌린 체 헐떡인다. 나의 존재를 그 순간 만큼이라도 잊고 싶은 것인지 눈은 꼭 감은 체다..
실로 여태 나로서는 한번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모습을 아내가 보이고 있었다. 남자의 바짝 올라 붙은 엉덩이와 시커먼 털로 뒤덮인 근육질의 양 허벅지 그리고 그사이 축 쳐서 덜렁이는 음낭 너머로 보이는 아내의 하이얀 엉덩이 사이 검붉게 달아오른 음경. 나만의 것이어야 하는 그것은 삐쳐 나온 애액과 땀으로 엉켜져 붙은 무성한 음모들 사이에서 정확한 모습조차 가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스톤 운동에 짓이겨 지고 있었다.
허연 포말로 변한 그녀의 애액은 남자의 검은 기둥에 올라붙어 서로의 치골이 맞붙을 때 마다 마치 씹다가 붙여 둔 껌 처럼 그녀의 질 주변에서 남자의 음낭에 붙어 실줄로 이어지다 끊겼다를 반복한다.
이제 남자는 마치 제어장치가 고장난 피스톤 기계인양 펌프질을 계속 해대었다.
정지된 듯한 시간이 다시 움직이고 내가 충격에서 정신을 차려 그 상황에 개입을 하려 한발짝 그들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그녀가 절정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난 여태 그녀가 그런 절정을 맞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등은 골반에 실려진 남자의 체중과 상관없이 가죽소파 위로 활처럼 휘어져 아크를 만들고 남자를 떠 받치고 있는 그녀의 엉덩이는 천정을 향해 치ㅤㅅㅗㄷ은 체 마치 누가 그녀의 중추 신경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것처럼 짧은 간격의 움찔거림과 미세한 떨림의 연속이었다.
그야말로 한마리의 짐승이었다.
"정석씬 이젠 가는게 좋겠어." 그녀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가 뭐라 반박을 하려하다 그제서야 뒤에 장승처럼 서 있는 나의 존재를 깨닳았다.
순간적으로 그는 무얼 어찌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듯 보였다.
은서는 아직도 서로의 골반부를 맞붙인 체 엉거주춤 소파위에 웅크리고 있는 남자를 두 손으로 떠 밀었다. 그러자 허우적거리며 소파에서 떠밀려 내려 선 건장한 체구의 남자는 고개를 숙인 체 내 눈과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아직도 시들지 않은 체 애액과 정액 범벅이 되어 번질거리는 건장한 성기를 한손으로 감싸며 흩어진 옷가지 줏어 모아 황급히 꿰차기 시작했다.
아내도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으며 드러난 그녀의 음부를 가릴려 했다. 참 우습고도 때늦은 부끄러움이지만 그녀로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오른쪽 다리를 당겨 굽힌 후 왼 다리위로 붙여 올리어 개구장이들이 장난치고 떠난 진흙웅덩이인듯 엉망진창인 그녀의 질입구를 가린다.
비스듬히 소파 옆으로 일어나 앉은 체 헝클어져 얼굴을 가리고 있는 어깨 길이의 생머리를 오른 손으로 쓸어 넘기려 팔을 들어 올리자 아직 출산의 경험이 없는그녀의 탱탱하다 못해 바르르 떨리기 까지 하는 눈부시도록 탐스러운 젖가슴이 출렁인다.
좀 전의 절정의 여운으로 아직까지 바짝 서있는 하얀 유방위의 선홍빛 굵은 젖꼭지가 그 순간에도 내 눈에 너무도 요염하게 보였다.
정석이라 불린 남자는 이윽고 옷을 대충 다 입었다.
"전화 할께," 은서가 그에서 어서 나가라는 뜻의 손을 내 저으며 쳐다보지도 않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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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기야, 난 자기를 사랑해..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난 언제나 오직 자기만을 사랑할거야"
찰라나마 살인의 충동울 느꼈다. 마누라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그녀의 눈빛 또한 한없이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 심지어 미소를 띄우기까지 했다.
몇분 전 남자가 나간 이후 그때까지 난 아무런 말을 뱉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머리채를 휘어잡고 패댕켜 쳐 지근지근 밟아 주고 안 죽을 만큼 두들겨 패 준 후 이혼 수속을 밟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겠으나 난 그냥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그 자리에 있기만 했다.
사실 그게 아직 꿈이 아닌 생시라는 것도 확실치가 않았고 고열로 인한 오한까지 엄습해 충격과 어우러져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내 몸은 부들 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야기는 아내 혼자서 했고 그것도 나지막히, 또박 또박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남자의 침 범벅인 입술과 이빨위로 짓뭉게지던 빨간 입술을 움직이며 내 뱉었다.
무릎이 아파와 다시 몸을 힘겹게 일으켜 세웠다. 머리는 어깨에서 떨어져 나가 따로 떠 있는듯 했고 들끓는 열로 인해 어질 어질한 것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가는 것 같았다.
"왜?" 아내의 어이없도록 차분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목소리가 스스로 들어도 마치 솜뭉치로 막힌 성대에서 나오는 것 같이 들렸다.
제발 좀 앉으라고 아내가 사정했지만 무시했다. 앉는 대신 어지러움 때문에 옆에 있던 진열장에 몸을 기대었다.
"자기" 그녀의 첫마디에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난 정말 자기가 이렇게 알게 하고자 바랬던 것은 아니야. 하지만... 어쩌면 차라리 잘 되었다 싶기도 해."
이건 확실히 꿈일 수 밖에 없다.
난 그냥 물끄러미 아내를 쳐다 보다 물었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야? 나랑 헤어져 그자랑 같이 살고 싶은거야?"
그러자 그녀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자신은 오직 나만 사랑하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의 사랑에 확신이 없었다면 자기는 이런 짓은 꿈에도 생각치 않았을 것이다란 말까지 했다.
도대체 무슨 회괴망칙한 논리인지는 모르나 그걸 따져 되뭍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다.
"자기가 이해해 줘야 할 것은," 기가 막혀 멍하니 있자니 그녀가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정석씨랑 내가 나눈 것은 나로선 너무 좋은 것이지만 그건 단지 섹스야. 그사람이 내게 주는 기쁨은 결코 내가 자기로부터는 받을 수 없는 것이었어. 그 사람이랑 나누는 섹스는 전적으로 다른 면에서 나를 완전히 채워 줘.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것이지만 날 훨훨 날게 해 준단 말이야. 하지만 그게 사랑은 아니야. 난 절대 그사람이랑 살 수 없을 뿐더러 자기의 사랑없인 하루도 살아 갈 수가 없어. 나의 유일한 사랑은 자기 뿐이야 "
난 그녀에게서 돌아서 침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아내가 내 이름을 불렀다. "제발" 그녀가 말했다. "애처럼 그러지마. 내 말 좀 들어 봐..응? 우리 여태 한번도 한 적 없는 이야기를 이참에 서로 나누어 보자 자기야"
난 침실 문앞에서 멈춰 섰다.
달리 욕이나 가슴에 파고 들 심한 말을 해주고 싶었으나 평상시와 달리 내 두개골 속 뇌는 그순간 그저 무기능하기만 했다.
"나 지금 온몸이 쑤시고 열도 있거던... 이야기를 한다해도 지금은 아니야."
그러고 난 침실로 들어서 잠시 문 앞에 서 있다가는 다시 나와 거실 건너편 손님용 침실로 둔 방으로 들어가 도어를 잠그고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런 상황에서 이상하게도 난 바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자 침대보는 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다. 그래도 머리는 많이 맑아진 것 같았다. 세상 모르고 깊이 자는 동안 발열이 수그러 들었던 모양이다.
어깨를 일으켜 침대 밑으로 구르듯 내려와 엉금 엉금 무릎으로 문을 향해 기었다.
무릎이 쑤시고 방바닥이 아직 배를 타고 있는듯이 흔들린다.
닫힌 방문을 넘어 주방쪽에서 커피향이 난다. 커피 냄세는 속을 울렁거리게 하지 않자 문을 열고 커피향을 향해 몸을 일으켜 나갔다.
아내 은서가 잠옷 차림으로 샤워로 아직 젖은 머리로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나를 보고 일어서서는 커피를 줄까 물어 봤다.
그 순간 어제의 모든 장면들이 되살아 났다.
난 굳은 듯 그 자리에 멈춰섰지만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건들거렸다. 아내가 다가서며 팔을 내뻗쳐 내가 쓰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처럼 했다. 하지만 난 그녀를 피해 몸을 틀어 옆의 식탁 모서리를 짚고 몸을 가누었다.
"자기 괜찮아?" 걱정어린 얼굴로 아내가 물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신음조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그녀의 관심을 부정햇다.
그녀는 안그래도 큰 그녀의 눈을 더 크게 뜨며 말했다. "우리 정말 이야기 좀 하자 성우씨. 더 어긋나기 전 우리 서로 속내를 다 털어 이야기를 나눠보자 자기야. 어때, 이젠 이야기 나눌 수 있겠어?"
"커피 주라."
그녀가 커피를 따라 내 앞에 가져다 놓으며 내 팔을 만지려 하기에 식탁위에 얹었던 팔을 거두어 피했다.
아내의 눈꺼풀이 살짝 떨리더니 돌아서 다시 자기 자리에 가 앉았다.
"정말이지 성우씨, 우린 애들이 아니잖아."
그녀의 그말이 나를 완전히 깨웠다. 뜨거운 피가 내 머리로 쏟구쳐 올랐다.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동댕이 치듯 받침에 내려치자 뜨거운 커피가 식탁위 사방으로 튀었다.
"너 미친거지?"
그녀는 멈칫햇다. 대화의 가닥이 자신이 의도했던 방향에서 벗어나 시작되는 것에 잠시 혼란이 온 것이리라.
"내가 미쳤다고?" 평소 이하로 낮았던 내 목소리보다 한 톤 높은 소리로 그녀가 되물었다.
내 목소리는 떨렸다. 싫었지만 절로 떨려 나왔다. "넌 지금 부부의 관계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겨 치고 짓밟은 것에 전혀 아무런 느낌이 없는 듯 행동하고 말을 하고 있잖아.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것 아니야?"
그녀의 긴 속눈섶이 다시 파르르 떨렸다, 잠옷 위 그녀의 하얀 목이 발그스럼하게 달아 오른다.
"그건...하지만..아.. 정말" 그녀가 한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물을 흘린다.
"자기야 그건 아니야..이번 일을 그렇게 보지 말아줘. 난 그 남자를 사랑하는게 아니야. 난 자기를 사랑해. 그 남자는 그냥 내게 주어진 선물 같은거야...하나의 취미 같은 것.... 제발 자기..."
그녀가 일어서서 내게 다가오려 움직였다.
"거기에 있어!" 내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그녀는 멈춰섰다.
"얼마동안 지속되어 왔던거야?"
아내는 다시 자신의 의자에 주저 앉았다. 그녀의 눈은 내 눈에 고정되어 있었다.
"정말... 자기가 알 필요 없었던건데.." 그녀가 속삭였다. "하나님...왜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여 줄 수가 없는거야?"
그때 난 비로소 정석이란 기껏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던 자가 한번의 "선물"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자식 하나뿐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좀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 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 보고 있어. 당연히 있는 그대로를 보지. 걱정마."
기실 걱정은 지금 그녀가 바로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식탁 위에 얹혀진 체 주먹을 꼭 쥔 그녀의 손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붉어졌던 그녀의 얼굴은 이제 핏기가 가신 창백함으로 변해갔다.
샤워로 촉촉한 수분을 머금은 그녀의 쇄골 주변과 목선에 눈길을 주다 이런 상황에조차 섹시함을 느끼는 나 자신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느끼며 황급히 시선을 그녀 머리 뒤 주방 조명등으로 돌린다.
"자기..." 아내의 목소리가 떨리듯 세어 나왔다. "우리가 가진 모든걸 깨트리지 말아줘. 제발 부탁이야. 그냥 던져 버리지 마.. 정말 믿어줘..그럴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잖아. 나 자기 사랑해..제발!"
내 머리는 빙빙 돌았다. 이 여자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날 보고...날 보고 우리가 가진 모든 걸 깨트려 버리지 말라고 부탁하는 이여자가?
널부러진 커피잔을 옆으로 밀어 치우며 의자 등받이로 몸을 기대었다.
"그래..넌 미친게 맞어..오래 전부터 미쳐 있었던거지만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지."
난 의자를 바닥에 끌려 날카로운 소리를 내도록 밀쳐내며 일어섰다.
아내도 같이 일어섰다. 그녀의 양손은 앞으로 모아 내밀어져 마치 구걸을 하는 모습이다.
"안돼 성우씨. 날 떠나지 마. 내가 설명을 할께."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급박했다.
"자기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냐...그 남자는 내게 아무것도 아냐. 그냥 PC게임 같은 거야. 취미 같은거. 자기로서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그걸 이해할려고 한번 해봐 줘....제발. 그건 내게 지금 내가 타는 렉서스와 같은 거야. 그냥 가지고 싶고 즐기고 싶어 무리해서 산거잖아. 지극히 개인적인 거지만 자긴 달리 별소리 하지 않았잖아?"
아내는 날 올려다 보며 애원 섞인 표정을 지었다.
"갖다 댈걸 대라 이 여자야. 무슨 시나락 까먹는...." 내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 모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쏘아 붙였다.
" 응...생각해봐.. 지난 주 내가 정혜랑 논현동 스파 다녀왔잖아. 기억해? 그것도 그냥 날 위한 것이었어..내자신에게 서비스 하는거..무슨 말인지 알어?"
"노은서, 제발" 내가 말햇다. "니 정신이 다시 제자리 찾아 돌아오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그때까지는 난 자기의 그 따위 얼토당토 않는 궤변을 들어 줄 시간도 정신도 없어."
샤워를 하기 위해 그자리를 떠나려하자 그녀가 다시 날 잡으려 했다. 그녀의 눈에 첨으로 눈물이 ㅤㅁㅐㅊ히는 것 같았다.
-----(계속)
과연 이게 의미나 가치가 있는 작업인지 회의가 많이 들어 일단 여기서 중단을 하고 tester용으로
반응을 지켜보려 합니다. (사실은 발단 자체부터 약간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으로 가지고 간 터
라 이 후의 전개에 대한 가닥을 현실성 있게 정리하기가 조금 더 난감한 이유도 있지만)
아무튼 첨 써 보는 것이지만 이리도 어려운 작업일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작가분들 대단하시다는 것 새삼 느낍니다.
모쪼록, 매끄럽지 못한 서술이나 문법적 오류등에 대한 해량 있으시기를 바라며..
무언가 낌세를 차렸어야 했다고 다들 말 할것이다. 우리도 예외없이 신혼을 넘기며 부부생활이 점차적으로 시들해져 갔을 것이라 이유를 댈 것이다. 물론 신혼의 열정은 당연히 시간이 감에 시들어 드는것에 우리라 하여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우린 신혼 때는 가지지 못했던 것을 결혼 생활의 세월과 함께 대신 가졌다. 그건 다른게 아니라 침대위에서 나누는 사랑말고도 부부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수많은 것들에 대한 행복한 공유이었다.
우리 부부의 취미 생활은 항상 말 그대로 일심동체였다. 공연 예술들에 대한 사랑이나 문학, 여행, 요리에 대한 관심이나 지인들과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을 즐기는 것 까지 우리는 달리 매번 서로간의 의사를 타진해 볼 필요조차 없을만큼 우리 둘의 생각은 거의 예외없이 매사에 일치를 하였다. TV에서 소개되는 맛집은 어떻게든 이름과 위치를 알아내어 찾아 가 직접 평가를 하여야 했고, 살사 댄스를 배워 보자는 아내의 제의 이후 우리 부부는 라틴 댄스에 매료되어 내친 김에 탱고까지 중급반 코스를 거의 마스터 한 상태이다. 한마디로 우리에겐 권태 나부랭이가 찾아 들 틈이 없었다.
대학 2학년 후반기, 난 그녀와 처음 사귀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녀의 독창적이고 재치가 번쩍이는 위트의 순발력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TV로부터의 유행어를 패러팅하는 썰렁함과는 차원이 틀린 깜찍 발랄의 재치에 그저 속으로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가끔씩은 그녀는 사고(思考)를 하는 뇌의 구조가 보통 사람들과는 좀 틀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다.
나 자신 역시 그닥 재미없는 놈이란 소리는 어디서도 듣지 않던터라 그러면서 우리들은 친구도 같이 사귀고 공유해 나갔다. 당시 2학년 늦가을 주말 그녀를 따라 소래 포구를 갔다가 난생 처음 개불이란 흉칙한 바다생물을 ㅤㅁㅓㄲ어 보았지만 지금도 그녀는 그걸 좋아하나 이것 한가지 만큼은 난 그녀와 미각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신혼 때는 우리들이 만들어 갈 가정에 대한 설계를 저녁 ㅤㅁㅓㄲ는 자리에서나, 잠자리에서 아니면 휴가 여행을 가서 서로 끌어안고 누워 그려 나갔다. 아기는 하나만 놓을지 둘을 만들지..이름은 무얼로 할 건지..한가지 우스운 것은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항상 마래 시재로 이야기를 해 왔었던 것 같다. 구체적 기약이 없는, 언젠가는 그럴 혹은 그럴지도 모를 일로.
사실 우리 부부의 삶은 우리 둘만으로서도 가득 찬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 둘이 아닌 또 다른 인물이 끼어들기에는 너무도 여유가 없었던 것 아닌가 싶다. 나중에사 가로늦게 발견하게 된 것이지만 제 삼자가 끼어들기에 여유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고 단지 애기가 우리 사이에 끼어 들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만.
내 아내인 은서는 나와 동갑으로 올해 마흔 하나이다. 아내는 현재 모 여성 월간지 편집장, 난 국내 대기업 수출 영업 사원으로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래 1년 전 팀장직을 그만 두고 현재 모 미국 백화점의 한국 바잉 오피스 구매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뭐 마누라에 비해 크게 후달리는 캐리어는 아니다. 외모에서도 우리 커플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기의 시선을 받으며 그것을 은근히 즐겼다. 그녀는 아마 탤런트 도지원과 자매라고 하면 다들 전혀 의심없이 믿을만큼 빼어 닮았다. 난 졸업 후 군대를 다녀 왔기에 직장 생활은 그녀가 거의 3년 일찍 시작한 셈이다.
결혼 후 둘이 벌어 들이는 합계의 약 절반은 매달 다양한 형태로의 저축이 되고 있었기에 한 타스가 넘는 은행 및 보험 통장들을 주욱 펼쳐 놓으면 바라만 봐도 마음이 느긋해 질 법도 한데 요즘 서울에서의 삶이 이 정도로 스스로 느긋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않는지라.. 게다기 얼마전의 펀드 열풍에 이은 직격탄을 역시 피해가지 못한 우리는 만져 보지도 못하고 왔다가 입질만 남기고 사라진 금액을 어서 만회하고픈 마음에 소비를 좀 더 줄이도록 노력하며, 그래도 쓸 데는 망설임 없이 질러가며 쓰는 중상류층 생활을 하고 있다.
부의 축적(?)에 대한 열망과는 크게 상관없이 우리 부부에게 각자의 일에 우선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소한 외부에는 그렇게 비쳐진다. 아내도 어디가 되었건, 내가 좋아 하던 말던, 그 어디로의 출장도 한번도 마다 한적이 없으며, 자정이 넘도록 혹은 밤을 새며 편집 회의를 하는 것도 마감일이 임박할 무렵 그녀의 매달 월례 행사이다. 누구든 일에 미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것도 중독성을 띈다. 일에 모든 포커스를 두고 하나씩 만들어 감으로서 점차 고무되는 소속감, 생동감 그리고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자기 만족에 휩싸이게 되는.
그런 연유로 정신적으로는 지칠줄 모를 수 있으나 우리 몸뚱아리는 그래도 한번씩 타임 아웃을 요청한다.
그래도 여태까지는 아프면 약을 한 웅큼 털어넣고 다시 내몸을 일로 내 몰았지만 어느듯 마흔을 넘고 보니 예전이면 곧잘 버티고 이겨나가던 것이 이젠 한계가 오는가 보다.
그 한계가 지난 금요일 점심 시간 때에 찾아 왔다. 아침부터 그냥 약간 몸이 가볍지 않다 느끼고 있던 정도 였었는데 점심때가 되어 오늘은 또 뭘 먹을까 몇가지 생각나는 메뉴들을 떠올리는 와중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져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서는 헛구역질 비슷하게 노란 위액만 토하고 말았다.
올리고 난 뒤에도 계속 식은땀이 흘러 내리고 어질어질하니 바로 설 기운조차 없었다. 가까스로 세면대에서 구토의 뒷수습을 하고 찬물로 얼굴을 적신 후 자리로 돌아오는데 내 방 입구 쪽에 위치하고 있는 생활용품 머쳔다이징 파트의 김차장이 아마 점심 이야기하려 날 쳐다 보다가는 놀란 기색으로 말하였다.
"어머! 이사님 어디 편찮으신가 봐요?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으신게. 병원에 안 가셔도 되겠어요?"
걱정에 대꾸해 줄 기운도 없어 손을 휘저어 괜찮다고 하고 내 방으로 들어 와 앉았지만 도저히 버티기가 힘들어 결국 하던 일을 그대로 덮고는 식사 약속으로 일찍 외출한 지점장에게 메모 메일을 보내고는 차도 놓아 두고 택시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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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집에 도착했을 때 침실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었다. 사실, 그 시간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텅 빈 집이고 침대도 아침에 아내가 가지런히 정돈을 한 그대로이다. 하지만 그건 오만 삭신이 다 쑤시는 내 몸뚱아리를 쓰러지듯 침대위로 던진 후 끓어 오르는 열병과 같은 꿈으로 빠지들기 이전 까지는 그랬다는 이야기다.
그건 정말 기이한, 아주 찜찜한 꿈이었다.
호러 영화의 사운드 트랙만 틀어 놓은 것 같은, 마치 뭉크의 절규를 소리로 옮겨 놓은 듯한 구체적인 형상의 기억이 잡히지 않는 꿈이었다.
신음 소리, 앓는 소리, 심지어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 밑바닥에는 아주 웅얼거리는 낮은 톤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주절거림 같은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 왔던것 같다.
가위 눌리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소리들의 억눌림에 버둥대다 꿈을 깼던 것 같다. 아니 꿈에서 깼다고 끔을 꾼 것만 같다.
목구멍은 마치 바짝 마른 사포로 문지른것 같고 머리는 불에 올려 놓은 것 처럼 화끈지끈 거렸다.
그야말로 비몽사몽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안방 침실에 붙어 있는 화장실로 갈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몽중에 엉뚱한 문을 열었던 듯.
문을 연 나는 자신이 거실로 향하는 비교적 짧은, 거실과 침실 사이의 통로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꿈에서의 그 소리들이 다시 들려왔다. 게다가 그 소리들은 점점 더 격렬하게 가까이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결혼 후 살며 여태 한번인가 두번 어째 은서가 내가 아닌 다름 남자와 몸을 섞는 꿈을 꾼적이 있었다. 왜 그런 꿈을 꾸게 된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으나 자신도 알지 못했던 어떤 변태적 판타지가 꿈으로 나타났던 듯. 화들짝 꿈을 깨고서는 그게 꿈이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혼자 가슴을 쓰려내렸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꿈은 이어졌고 그 꿈은 점점 악몽으로 모습을 굳혀가고 있었다.
내 아내 은서의 다리가 얼마나 섹시하고 매혹적인지 이야기를 했었던가? 하긴, 해도 해도 결코 충분히 다 할 수 없지만.... 지금 그 매끄러운 다리들이 낯선 남자의 벗은 양 어깨위에 걸쳐져 있다.
그녀의 진홍빛 발톱 매니큐어가 내눈에 먼저 들어온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반 정신 나간듯한 외침도 생생히 기억한다.
"아~ㄹ..ㄱㄱㄱ...아흑...악!....엄마...아흑.."
아마 쇼크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아마 고열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마치 시간은 어디 휴가를 가 버린 것 같았고 모든 사물들은 마치 바다속에서 해파리가 유영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은서의 입은 마치 금붕어가 물을 마시듯 열렸다 닫혔다 했다. 입술 주변으로 뭉클어져 번진 연한 립글로스와 함께 입술 옆으로 흘러 내린 침이 한쪽 뺨에 자죽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며 그녀는 자신의 ㅤㅎㅣㅍ을 마치 해변에서 마주오는 파도를 향해 몸을 던지듯 사내를 향해 내 던지고 있었다.
꿈결에 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우아하고도 아름답다고 생각을 했던것 같다. 내 입은 멍하니 벌어진체 시간도 흐르지 않는 그 미친곳 같은 공간에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나를 처음 본 것은 은서였다. 남자는 날 볼 수가 없었다. 그는 등을 나를 향해 있는데다 어쨌거나 너무 바빴다.
아내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는 분명히 촛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그 순간 표정은 무엇이라 읽을 수가 없어 보였다. 눈동자가 화들짝 커진것도 아니고..그냥..정말 무심한 시선의 머뭄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일순간, 곧 그녀의 눈동자는 나로 부터 돌려지고 계속되던 음욕 가득찬 찬가를 이어 나갔다.
"아흑....조..좋아..너무 좋아..아흑..흑...하게 해줘...아익...헉.."
두팔로 아내 양허리 옆 소파를 잡고 버틴 체 용두질에 여념이 없는 남자를 향해 아내가 갈구하는 이젠 촛점 풀린 눈으로 올려다 보며 붉디 붉은 혀를 뾰족하게 만들어 내민다.
남자는 팔은 굽히지 않은 체 고개를 어깨죽지 아래로 깊숙히 숙여 그녀의 혀를 입술로 받아 빨아 들인다. 두 사람의 입술은 서로 맞붙이지 않은 체 침을 잔뜩 머금은 그녀의 혀 끝만 남자의 입술이 맹렬하게 빨며 소리를 낸다.
"츄르..릅"
껌을 십거나 양치질 직후가 아니어도 항상 아카시아 향 비슷한 뭐라 할 수없이 기분 좋은 내음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숨결을 머금은 향극한 그녀의 침을 더 빨아 마시기 위한 것인지 남자는 결국 그녀위로 상체를 포개며 둘의 한껏 벌어진 입은 이제 한치의 바람빠질 공간도 없는 강렬한 흡입력으로 맡붙었다.
두사람의 양 입술 사이 혀가 보이나 둘 다 뺨이 흡입으로 움품 들어간 모양이 누구의 혀가 누구의 입안으로 빨리고 있는지는 짐작을 할 수도 없다...
거의 빠질 듯 귀두 부분까지 입구로 나왔다가 다시 서로의 치모가 맞붙으며 "퍽" 소리가 나게 남자가 자신의 엉덩이 근육이 깊게 파이며 올라 붙도록 힘 주어 내리박자 아내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 비명이 남자의 입안으로 울린다.."우읖..."
남자의 어깨에 걸쳐져 있던 그녀의 양 다리는 발끝이 천장을 가리키며 곧게 위로 치뻗었다.
남자가 순간적으로 펌프질을 멈추고 깊숙이 찍어 눌른 상태에서 그녀의 아랫구멍을 늘리기라도 하려듯이 허리를 천천히 돌리자 그녀가 내뿜는 격한 호흡에 따라 남자의 양뺨이 풍선처럼 부풀러 올랐다 꺼졌다 하며 맞붙은 입술 사이로 삐쳐 나온 두 사람의 침은 그녀의 뺨으로 목으로 흘러 내린다.
이윽고 숨이 차 견딜수 없었던지 그녀가 고개를 소파 등받이 쪽으로 돌려 남자로 부터 입술을 떼고는 타액으로 엉망인 입을 한껏 벌린 체 헐떡인다. 나의 존재를 그 순간 만큼이라도 잊고 싶은 것인지 눈은 꼭 감은 체다..
실로 여태 나로서는 한번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모습을 아내가 보이고 있었다. 남자의 바짝 올라 붙은 엉덩이와 시커먼 털로 뒤덮인 근육질의 양 허벅지 그리고 그사이 축 쳐서 덜렁이는 음낭 너머로 보이는 아내의 하이얀 엉덩이 사이 검붉게 달아오른 음경. 나만의 것이어야 하는 그것은 삐쳐 나온 애액과 땀으로 엉켜져 붙은 무성한 음모들 사이에서 정확한 모습조차 가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스톤 운동에 짓이겨 지고 있었다.
허연 포말로 변한 그녀의 애액은 남자의 검은 기둥에 올라붙어 서로의 치골이 맞붙을 때 마다 마치 씹다가 붙여 둔 껌 처럼 그녀의 질 주변에서 남자의 음낭에 붙어 실줄로 이어지다 끊겼다를 반복한다.
이제 남자는 마치 제어장치가 고장난 피스톤 기계인양 펌프질을 계속 해대었다.
정지된 듯한 시간이 다시 움직이고 내가 충격에서 정신을 차려 그 상황에 개입을 하려 한발짝 그들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그녀가 절정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난 여태 그녀가 그런 절정을 맞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등은 골반에 실려진 남자의 체중과 상관없이 가죽소파 위로 활처럼 휘어져 아크를 만들고 남자를 떠 받치고 있는 그녀의 엉덩이는 천정을 향해 치ㅤㅅㅗㄷ은 체 마치 누가 그녀의 중추 신경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것처럼 짧은 간격의 움찔거림과 미세한 떨림의 연속이었다.
그야말로 한마리의 짐승이었다.
"정석씬 이젠 가는게 좋겠어." 그녀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가 뭐라 반박을 하려하다 그제서야 뒤에 장승처럼 서 있는 나의 존재를 깨닳았다.
순간적으로 그는 무얼 어찌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듯 보였다.
은서는 아직도 서로의 골반부를 맞붙인 체 엉거주춤 소파위에 웅크리고 있는 남자를 두 손으로 떠 밀었다. 그러자 허우적거리며 소파에서 떠밀려 내려 선 건장한 체구의 남자는 고개를 숙인 체 내 눈과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아직도 시들지 않은 체 애액과 정액 범벅이 되어 번질거리는 건장한 성기를 한손으로 감싸며 흩어진 옷가지 줏어 모아 황급히 꿰차기 시작했다.
아내도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으며 드러난 그녀의 음부를 가릴려 했다. 참 우습고도 때늦은 부끄러움이지만 그녀로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오른쪽 다리를 당겨 굽힌 후 왼 다리위로 붙여 올리어 개구장이들이 장난치고 떠난 진흙웅덩이인듯 엉망진창인 그녀의 질입구를 가린다.
비스듬히 소파 옆으로 일어나 앉은 체 헝클어져 얼굴을 가리고 있는 어깨 길이의 생머리를 오른 손으로 쓸어 넘기려 팔을 들어 올리자 아직 출산의 경험이 없는그녀의 탱탱하다 못해 바르르 떨리기 까지 하는 눈부시도록 탐스러운 젖가슴이 출렁인다.
좀 전의 절정의 여운으로 아직까지 바짝 서있는 하얀 유방위의 선홍빛 굵은 젖꼭지가 그 순간에도 내 눈에 너무도 요염하게 보였다.
정석이라 불린 남자는 이윽고 옷을 대충 다 입었다.
"전화 할께," 은서가 그에서 어서 나가라는 뜻의 손을 내 저으며 쳐다보지도 않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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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기야, 난 자기를 사랑해..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난 언제나 오직 자기만을 사랑할거야"
찰라나마 살인의 충동울 느꼈다. 마누라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그녀의 눈빛 또한 한없이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 심지어 미소를 띄우기까지 했다.
몇분 전 남자가 나간 이후 그때까지 난 아무런 말을 뱉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머리채를 휘어잡고 패댕켜 쳐 지근지근 밟아 주고 안 죽을 만큼 두들겨 패 준 후 이혼 수속을 밟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겠으나 난 그냥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그 자리에 있기만 했다.
사실 그게 아직 꿈이 아닌 생시라는 것도 확실치가 않았고 고열로 인한 오한까지 엄습해 충격과 어우러져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내 몸은 부들 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야기는 아내 혼자서 했고 그것도 나지막히, 또박 또박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남자의 침 범벅인 입술과 이빨위로 짓뭉게지던 빨간 입술을 움직이며 내 뱉었다.
무릎이 아파와 다시 몸을 힘겹게 일으켜 세웠다. 머리는 어깨에서 떨어져 나가 따로 떠 있는듯 했고 들끓는 열로 인해 어질 어질한 것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가는 것 같았다.
"왜?" 아내의 어이없도록 차분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목소리가 스스로 들어도 마치 솜뭉치로 막힌 성대에서 나오는 것 같이 들렸다.
제발 좀 앉으라고 아내가 사정했지만 무시했다. 앉는 대신 어지러움 때문에 옆에 있던 진열장에 몸을 기대었다.
"자기" 그녀의 첫마디에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난 정말 자기가 이렇게 알게 하고자 바랬던 것은 아니야. 하지만... 어쩌면 차라리 잘 되었다 싶기도 해."
이건 확실히 꿈일 수 밖에 없다.
난 그냥 물끄러미 아내를 쳐다 보다 물었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야? 나랑 헤어져 그자랑 같이 살고 싶은거야?"
그러자 그녀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자신은 오직 나만 사랑하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의 사랑에 확신이 없었다면 자기는 이런 짓은 꿈에도 생각치 않았을 것이다란 말까지 했다.
도대체 무슨 회괴망칙한 논리인지는 모르나 그걸 따져 되뭍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다.
"자기가 이해해 줘야 할 것은," 기가 막혀 멍하니 있자니 그녀가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정석씨랑 내가 나눈 것은 나로선 너무 좋은 것이지만 그건 단지 섹스야. 그사람이 내게 주는 기쁨은 결코 내가 자기로부터는 받을 수 없는 것이었어. 그 사람이랑 나누는 섹스는 전적으로 다른 면에서 나를 완전히 채워 줘.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것이지만 날 훨훨 날게 해 준단 말이야. 하지만 그게 사랑은 아니야. 난 절대 그사람이랑 살 수 없을 뿐더러 자기의 사랑없인 하루도 살아 갈 수가 없어. 나의 유일한 사랑은 자기 뿐이야 "
난 그녀에게서 돌아서 침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아내가 내 이름을 불렀다. "제발" 그녀가 말했다. "애처럼 그러지마. 내 말 좀 들어 봐..응? 우리 여태 한번도 한 적 없는 이야기를 이참에 서로 나누어 보자 자기야"
난 침실 문앞에서 멈춰 섰다.
달리 욕이나 가슴에 파고 들 심한 말을 해주고 싶었으나 평상시와 달리 내 두개골 속 뇌는 그순간 그저 무기능하기만 했다.
"나 지금 온몸이 쑤시고 열도 있거던... 이야기를 한다해도 지금은 아니야."
그러고 난 침실로 들어서 잠시 문 앞에 서 있다가는 다시 나와 거실 건너편 손님용 침실로 둔 방으로 들어가 도어를 잠그고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런 상황에서 이상하게도 난 바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자 침대보는 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다. 그래도 머리는 많이 맑아진 것 같았다. 세상 모르고 깊이 자는 동안 발열이 수그러 들었던 모양이다.
어깨를 일으켜 침대 밑으로 구르듯 내려와 엉금 엉금 무릎으로 문을 향해 기었다.
무릎이 쑤시고 방바닥이 아직 배를 타고 있는듯이 흔들린다.
닫힌 방문을 넘어 주방쪽에서 커피향이 난다. 커피 냄세는 속을 울렁거리게 하지 않자 문을 열고 커피향을 향해 몸을 일으켜 나갔다.
아내 은서가 잠옷 차림으로 샤워로 아직 젖은 머리로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나를 보고 일어서서는 커피를 줄까 물어 봤다.
그 순간 어제의 모든 장면들이 되살아 났다.
난 굳은 듯 그 자리에 멈춰섰지만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건들거렸다. 아내가 다가서며 팔을 내뻗쳐 내가 쓰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처럼 했다. 하지만 난 그녀를 피해 몸을 틀어 옆의 식탁 모서리를 짚고 몸을 가누었다.
"자기 괜찮아?" 걱정어린 얼굴로 아내가 물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신음조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그녀의 관심을 부정햇다.
그녀는 안그래도 큰 그녀의 눈을 더 크게 뜨며 말했다. "우리 정말 이야기 좀 하자 성우씨. 더 어긋나기 전 우리 서로 속내를 다 털어 이야기를 나눠보자 자기야. 어때, 이젠 이야기 나눌 수 있겠어?"
"커피 주라."
그녀가 커피를 따라 내 앞에 가져다 놓으며 내 팔을 만지려 하기에 식탁위에 얹었던 팔을 거두어 피했다.
아내의 눈꺼풀이 살짝 떨리더니 돌아서 다시 자기 자리에 가 앉았다.
"정말이지 성우씨, 우린 애들이 아니잖아."
그녀의 그말이 나를 완전히 깨웠다. 뜨거운 피가 내 머리로 쏟구쳐 올랐다.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동댕이 치듯 받침에 내려치자 뜨거운 커피가 식탁위 사방으로 튀었다.
"너 미친거지?"
그녀는 멈칫햇다. 대화의 가닥이 자신이 의도했던 방향에서 벗어나 시작되는 것에 잠시 혼란이 온 것이리라.
"내가 미쳤다고?" 평소 이하로 낮았던 내 목소리보다 한 톤 높은 소리로 그녀가 되물었다.
내 목소리는 떨렸다. 싫었지만 절로 떨려 나왔다. "넌 지금 부부의 관계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겨 치고 짓밟은 것에 전혀 아무런 느낌이 없는 듯 행동하고 말을 하고 있잖아.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것 아니야?"
그녀의 긴 속눈섶이 다시 파르르 떨렸다, 잠옷 위 그녀의 하얀 목이 발그스럼하게 달아 오른다.
"그건...하지만..아.. 정말" 그녀가 한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물을 흘린다.
"자기야 그건 아니야..이번 일을 그렇게 보지 말아줘. 난 그 남자를 사랑하는게 아니야. 난 자기를 사랑해. 그 남자는 그냥 내게 주어진 선물 같은거야...하나의 취미 같은 것.... 제발 자기..."
그녀가 일어서서 내게 다가오려 움직였다.
"거기에 있어!" 내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그녀는 멈춰섰다.
"얼마동안 지속되어 왔던거야?"
아내는 다시 자신의 의자에 주저 앉았다. 그녀의 눈은 내 눈에 고정되어 있었다.
"정말... 자기가 알 필요 없었던건데.." 그녀가 속삭였다. "하나님...왜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여 줄 수가 없는거야?"
그때 난 비로소 정석이란 기껏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던 자가 한번의 "선물"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자식 하나뿐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좀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 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 보고 있어. 당연히 있는 그대로를 보지. 걱정마."
기실 걱정은 지금 그녀가 바로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식탁 위에 얹혀진 체 주먹을 꼭 쥔 그녀의 손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붉어졌던 그녀의 얼굴은 이제 핏기가 가신 창백함으로 변해갔다.
샤워로 촉촉한 수분을 머금은 그녀의 쇄골 주변과 목선에 눈길을 주다 이런 상황에조차 섹시함을 느끼는 나 자신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느끼며 황급히 시선을 그녀 머리 뒤 주방 조명등으로 돌린다.
"자기..." 아내의 목소리가 떨리듯 세어 나왔다. "우리가 가진 모든걸 깨트리지 말아줘. 제발 부탁이야. 그냥 던져 버리지 마.. 정말 믿어줘..그럴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잖아. 나 자기 사랑해..제발!"
내 머리는 빙빙 돌았다. 이 여자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날 보고...날 보고 우리가 가진 모든 걸 깨트려 버리지 말라고 부탁하는 이여자가?
널부러진 커피잔을 옆으로 밀어 치우며 의자 등받이로 몸을 기대었다.
"그래..넌 미친게 맞어..오래 전부터 미쳐 있었던거지만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지."
난 의자를 바닥에 끌려 날카로운 소리를 내도록 밀쳐내며 일어섰다.
아내도 같이 일어섰다. 그녀의 양손은 앞으로 모아 내밀어져 마치 구걸을 하는 모습이다.
"안돼 성우씨. 날 떠나지 마. 내가 설명을 할께."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급박했다.
"자기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냐...그 남자는 내게 아무것도 아냐. 그냥 PC게임 같은 거야. 취미 같은거. 자기로서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그걸 이해할려고 한번 해봐 줘....제발. 그건 내게 지금 내가 타는 렉서스와 같은 거야. 그냥 가지고 싶고 즐기고 싶어 무리해서 산거잖아. 지극히 개인적인 거지만 자긴 달리 별소리 하지 않았잖아?"
아내는 날 올려다 보며 애원 섞인 표정을 지었다.
"갖다 댈걸 대라 이 여자야. 무슨 시나락 까먹는...." 내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 모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쏘아 붙였다.
" 응...생각해봐.. 지난 주 내가 정혜랑 논현동 스파 다녀왔잖아. 기억해? 그것도 그냥 날 위한 것이었어..내자신에게 서비스 하는거..무슨 말인지 알어?"
"노은서, 제발" 내가 말햇다. "니 정신이 다시 제자리 찾아 돌아오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그때까지는 난 자기의 그 따위 얼토당토 않는 궤변을 들어 줄 시간도 정신도 없어."
샤워를 하기 위해 그자리를 떠나려하자 그녀가 다시 날 잡으려 했다. 그녀의 눈에 첨으로 눈물이 ㅤㅁㅐㅊ히는 것 같았다.
-----(계속)
과연 이게 의미나 가치가 있는 작업인지 회의가 많이 들어 일단 여기서 중단을 하고 tester용으로
반응을 지켜보려 합니다. (사실은 발단 자체부터 약간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으로 가지고 간 터
라 이 후의 전개에 대한 가닥을 현실성 있게 정리하기가 조금 더 난감한 이유도 있지만)
아무튼 첨 써 보는 것이지만 이리도 어려운 작업일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작가분들 대단하시다는 것 새삼 느낍니다.
모쪼록, 매끄럽지 못한 서술이나 문법적 오류등에 대한 해량 있으시기를 바라며..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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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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