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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49 1,682회 0건


현택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아까 겉으로 봤을 때도 생각보다 깨끗한 성기에 놀랐지만, 삽입에 성공한 지금 자신의 페니스를 압박하는 질의 조임은 그가 여태껏 경험한 어떤 여자도 비할 바가 아니었다.

「씨x.. 씨x..」

현택은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욕설을 내뱉으며 정신없이 허리를 움직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페니스를 뿌리까지 남김없이 그녀에게 밀어 넣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좋냐?」 그의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던 재형이 물었다.

「헉..헉.. 씨x 뒤져. 구멍이.. 헉.. 진짜 존나 좁아..」 현택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수호 사이즈에 맞춰서 길들여졌으면 그럴 만도 하지.」

「흐흐.. 헉.. 그것도 그러네.. 흐흐..」

사실 현택의 물건도 크기에 있어서 특별히 남다를 것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일단 체구에서부터 수호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기에 실제로 페니스 역시 그에 비하면 그 두께나 길이에서 차이가 있기는 했다.

「휴우.. 이제 너 한 번 해야지..?」

「... ...」

「..야 너 이제 와서 발 뺀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아?」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재형을 본 현택이 목소리를 높이며 무서운 얼굴로 쏘아붙였다.

맞는 말이었다. 이제 와서 돌이키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것을 재형은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네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니까.」

재형이 벨트를 끄르며 차갑게 대꾸했다. 그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페니스는 아까 현택이 못지않은 기세로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뭐야..의욕 만땅이네. 그러면서 빼기는.. 흐흐-」

「그거나 하나 줘봐.」 재형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는 콘돔을 가리키며 말했다.

「꺼져 새끼야. 이건 내가 쓰려고 가져온 거거든?」

「치사한 새끼..」

재형은 별 수 없이 서랍을 열어 비치되어 있던 싸구려 콘돔을 꺼냈다. 그리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자신의 물건에 씌웠다. 준비를 마치고 침대 앞으로 다가간 그는 은채의 몸을 다시 한 번 천천히 훑어보았다. 정말이지 여태껏 보지 못한 아름다운 몸이었다. 떨리는 손을 그녀의 가슴에 가져간 그는 그 유려한 곡선을 따라 부드럽게 그녀의 몸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이미 한참 전부터 성이 나있던 그의 물건을 집어넣었다. 현택과 달리 마치 본인의 여자친구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그는 그녀의 몸을 으스러지듯 끌어안으며 절정을 맞이했다.

「흐흐- 어때? 내 말이 맞지? 존나 쪼이지 않냐?」

「헉.. 헉..」

「크크. 씨x 내가 너랑 구멍동서가 되다니..」

재형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현택이 뭐라 하는 얘기들을 전혀 귀담아듣지 않고 있었다. 한 차례 사정이 끝나자 물밀 듯한 허무함이 밀려왔다. 고작 이 찰나의 쾌락을 위해 오랜 친구를 배신하고 그가 사랑하는 여자를 함정에 빠뜨렸다니.. 허무함과 함께 밀려드는 것은 그런 깊은 후회였다.

하지만 현택은 이미 두 번째 콘돔의 포장지를 뜯고 있었다. 그리고 재형이 그녀에게서 떨어지기가 무섭게 은채의 비부를 비집고 들어갔다. 처음에 비해 한결 여유를 찾은 그는 이제 힘없이 늘어진 그녀의 육신을 마음껏 조정하며 다양한 체위로 그녀를 맛보고 있었다. 두 번째 사정까지 마친 그는 다시 재형의 눈치를 살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연이어 세 번째 콘돔을 착용했다. 그는 그렇게 본인이 가지고 온 초박형 콘돔 3개를 전부 소진하고 난 뒤에야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다.

「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물건을 감싸고 있던 콘돔을 벗기자 묽은 액체가 주르륵 흘러 침대시트를 적셨다. 현택은 아까 전 쓰고 버린 것들이 널려있는 방향으로 아무렇게나 그것을 내던진 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은채의 옆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리고 마치 애인이라도 된 것처럼 은채에게 팔베개를 해준 뒤, 군데군데가 빨갛게 된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술값 30 모텔비 7만에 이정도면.. 뭐 어지간한 업소 가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냐? 흐흐.」 현택이 담배연기를 뿜으며 중얼거렸다.

「넌 나은 정도냐.. 세 번이나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재형이 혀를 내두르며 얘기했다.

「흐흐. 2주간 금딸했다고 했잖아. 근데 넌 더 안 할 거냐?」

「난 이제 됐어.. 이제 다 했으면 정리하고 가자. 수호 여기다가 데려다 놓고 쓰레기통에 콘돔이나 버려놓고 가면 술 취해서 지들끼리 한 줄 알겠지 뭐.」

재형은 서둘러 일을 마무리 짓고 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현택의 다급한 목소리를 재형을 붙잡았다.

「야, 잠깐만!」

「?」

「흐흐. 기왕 도와준 김에 하나만 더 해줘라. 좋은 생각이 났어.」

하지만 그게 대체 어떤 의미로 좋은 생각인 건지 걱정이 앞서는 재형이었고, 그의 예감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야, 한 번 했으면 충분하잖아.」

「아.. 새끼 진짜.. 알았어. ‘이것’까지만 해주면 앞으로는 너 귀찮게 안하고 내가 다 알아서 할게.」

현택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 옷을 주워 입었다. 그러더니 욕실에서 가져온 가운 소매를 은채의 팔에 끼워 넣더니 앞섶을 대충 여며주었다.

「얘 옷만 네가 좀 챙겨줘.」

재형은 한숨을 푹 내쉬었지만 이내 순순히 그녀의 옷가지를 챙기기 시작했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그녀의 속옷을 집어들 때에는 새삼스럽게도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다. 그것은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하게 세탁된 상태였고, 지금 온갖 체액에 범벅이 된 채 침대 위에 널브러져있는 그녀와 사뭇 대조적인 것이었다. 다시금 밀려오는 씁쓸한 기분에 재형은 쓴 웃음을 한 번 짓고는 아까 자신이 받은 방의 키를 챙겼다.

재형이 앞장서는 것을 확인한 현택은 은채를 또다시 등에 업었다. 엉성하게 묶어둔 매듭 때문에 벌어진 가운 사이로 군데군데 그녀의 속살이 드러나고 있었지만, 현택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모텔 복도를 지나쳐 수호가 자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다행히 새벽 2시가 지난 야심한 시간이었고,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방 때문에 도중에 누군가를 마주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풀썩-’

방에 도착한 그는 업고 있던 은채를 수호가 자고 있는 침대 옆에 내려놓았다. 가운의 앞섶은 이제 완전히 풀어헤쳐져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비부를 고스란히 외부에 드러내고 있었다. 그 모습은 겉옷은 물론 신발도 벗지 않은 상태로 나란히 누워있는 남자친구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어 몹시도 외설스럽고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흐흐- 이것 참 걸작인데..」

현택도 그 모습에 새삼 흥분한 듯 다시 몇 장의 사진을 찍었고, 이윽고 재형에게 눈짓을 보내 함께 수호를 조심스럽게 침대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러더니 수호의 겉옷과 바지, 신발 그리고 시계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이럴 때 보면 너도 머리가 나쁘진 않은데..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해보지 그랬냐. 이 머리로 공부했으면 서울대는 못 가도 인서울은 충분히 했을 텐데.」 무슨 생각인지 재형이 벗겨낸 수호의 바지를 추켜 입으며 말했다.

「씨x. 우리 학교가 어때서 임마. 골빈 보지들이 득실득실해서 얼마나 좋은데..크크.」

「..학교 애들도 많이 건드렸냐?」

「흐흐- 당연하지, 새끼야. 대부분 자취하는데다가 술이라면 환장을 하는 골빈 년들이라 뒤풀이 한 번 할라치면 대책 없이 퍼먹고 꽐라되는 년들이 수두룩하거든. 그런 건 먼저 물어가는 사람이 임자지. 뭐.. 과에서 유명한 걸레들 같은 경우에는 상황 봐서 여럿이 돌려먹기도 하고.」

「그래도 죄다 학교 동기거나 선·후배일 텐데.. 다음 날 얼굴 어떻게 보냐?」

「크크. 아무도 신경 안 써. 괜히 똥통은 아니라는 거지.」

「자.. 이제 이 상태로 찍으면 되냐? 근데 너 세 번이나 하고 또 할 수는 있겠어?」 재형이 마지막으로 수호의 시계를 손목에 차면서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꼴리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냐? 흐흐-」 어느새 입고 있던 옷을 전부 탈의한 현택이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은채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이미 세 번이나 사정을 마친 그의 물건은 은채의 매혹적인 나신을 눈앞에 두고서도 어쩐 일인지 좀처럼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준비되면 얘기해라.」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재형이 풀썩 의자에 앉으며 얘기했다.

「에이 씨x..」

그는 또다시 그녀의 비부에 페니스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그의 페니스는 조금씩 경도를 갖추어 나갔지만 여전히 삽입을 이루기에는 부족한 상태였고, 시간이 경과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었다. 결국 그는 은채의 손을 가져다가 그녀의 손끝으로 자신의 젖꼭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숱한 자위행위를 통해 그가 스스로 발견한 성감대였다. 차마 친구의 앞이라 하지 못했던 행위였지만, 은채를 한 번 더 맛보고 싶다는 일념 하에 끝내 그는 체면까지 집어던지고만 것이었다. 당연히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꿰뚫어 버릴 기세로 성이 난 그의 물건은 콘돔이 씌워지자마자 거칠게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헉..헉..찌...찍어...」

그 날만 벌써 네 번째로 이루어진 삽입이었지만 그는 마치 숫총각과 같이 흥분한 상태로 그녀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재형은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REC버튼을 눌렀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수호의 휴대전화였다.


「흐읍-」

액정에 표시되고 있는 시간이 7분을 넘어설 무렵 현택이 허리를 최대한 들이민 채 그녀의 몸 안에서 사정을 끝마쳤다. 녀석은 천천히 자신의 물건을 빼내더니 그 상태로 천천히 재형에게 다가오며 정해진 대사를 능숙하게 처리해냈다.

「휴..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수호야.」


현택은 촬영을 마친 동영상을 확인하면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연신 자지러졌다. 확실히 미리 의도한 대로 자연스럽게 간간히 앵글에 모습을 드러내는 수호의 소지품과 자신의 마지막 대사처리까지.. 이건 누가 봐도 영락없이 수호 본인이 촬영한 영상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 된 거냐?」

「흐흐- 완벽해. 고맙다 야. 근데 넌 진짜 한 번가지고 되겠어? 파이즈리도 해보고 싶다더니..」

「난 신경 쓰지 말고. 아무튼 넌 그걸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지간히 해라. 꼬리가 길면 밟히기 밖에 더하겠냐.」

재형은 그렇게 대꾸하면서 입고 있던 수호의 옷을 벗어 은채의 옷가지와 함께 방 안에 어지러이 흩뿌리기 시작했다.

「자.. 이제 다 된 건가?」 현택이 마지막으로 자신이 사용한 콘돔과 포장지를 집어 휴지통에 버리며 말했다.

「그래.. 이제 나가자.」 재형이 방의 키를 집어 들며 대답했다.

「아.. 근데 너 먼저 가. 난 아까 그 방에서 좀 쉬다가 아침에 나가려고.」

「뭐? 갑자기 왜?」

「갑자기가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 어차피 숙박으로 끊은 거 아깝기도 하고. 지금 새벽 3시가 다 됐는데.. 조금만 있으면 첫 차 다니니까 그거 타고 들어가련다. 여기서 우리 집이 좀 머냐? 택시타면 택시비 존나 깨져.」

「... ...」

그렇게 말한 현택이 먼저 방 밖으로 빠져나갔고, 재형은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어쩐지 그의 태도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의 말 자체에 구태여 흠잡을 만한 구석은 없었기 때문이다.

‘달칵-’

스위치를 내리자 불이 꺼지고 방 안은 깊은 어둠에 잠겼다. 시야 안의 모든 것들이 어둠 속에 파묻힌 지금처럼 부디 오늘 일도 그렇게 묻히길 바라면서 재형은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
.
.

「그래. 씨x 나도 공범이다. 됐냐? 근데 씨x새끼야, 적당히 했어야지! 친구 여친을 한 번 손댄 것도 모자라 아예 뭐..? 너 아까 뭐라고 했냐.. 섹파? 그게 섹파냐?! 씨x 그냥 너 좋을 대로 갖고 노는 성노예지.」 재형이 전에 없이 격양된 목소리로 현택을 다그쳤다.

지난 10년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의 모습에 현택은 살짝 주눅이 들었고, 아까와 달리 한풀 꺾인 목소리로 그를 달래기 시작했다.

「야야 알았어. 앞으로는 오버 싸지 않고 적당히 할게. 응?」

「... ...」

「아 진짜.. 그래 알았다. 앞으로 수호새끼 앞에서는 두 번 다시 그 년 얘기 꺼내지도 않을게.」

「..근데 진짜 수호는 모르는 거야?」 재형이 좀 전에 비해 한껏 누그러진 목소리로 물었다. 이를 놓칠세라 현택이 냉큼 재형에게 팔짱을 끼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몰라. 전~~혀 몰라. 나도 저 새끼가 둔해도 저렇게 둔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크크. 씨x 어떻게 지 여친이 반년을 넘게 남한테 따먹히고 다니는데 그걸 모르지? 보지 한 번만 봐도 바로 알 텐데. 아니지.. 넣어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제 완전히 너덜너덜 걸레 보지 다 됐거든. 분명히 그 새끼 좆으로는 허공에 삽질하는 느낌일 텐데 그걸 끝까지 모르네, 병신이. 흐흐-」

「..그 짓은 언제까지 계속 할 건데?」 재형이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흐흐- 그 년도 이제 완전히 내 좆 맛을 알아버려서 말이지. 이제 우린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랄까?」

그렇게 실없이 쪼개던 현택은 여전히 굳어있는 재형의 표정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말을 바꾸었다.

「씨x 농담이야, 새끼야. 얼굴 좀 풀어라. 무서워서 뭔 얘기를 못 하겠다.」

「..농담할 기분 아니다.」

「알았다고 씨x. 휴우.. 아닌 게 아니라 이제 슬슬 그만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 슬슬 질리기도 하고, 또 그럴 ‘일’도 생겼고..」

「그럴 일이라니?」

「아.. 진짜 이런 것까지 얘기해야 되나..」 그는 괜한 얘기를 했다는 듯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뭔데 새끼야. 말해봐.」 그의 태도에 더욱 불안해진 재형이 채근했다.

「그.. 왜 아까 수호가 오늘 하루 종일 여친이랑 연락이 안 된다고 얘기했잖아?」

「그랬지. 걱정 많이 하던데.. ..설마 그것도 너랑 관계된 일이냐?」

「..아 씨x」 녀석은 난처한 듯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그리고 약간 상기된 얼굴로 어렵사리 하려던 말을 이어갔다.

「오늘 수술했어.」

「뭐?」 재형이 금방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걔 오늘 낙태했다고.」

「!!」

재형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현택은 그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번 달에 얘가 심하게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피임약 먹던 걸 며칠 끊었었나봐. 그 날도 아프다고 누워있었는데 내가 술김에 몸살은 땀 한번 쫙 빼면 다 낫는다고 그냥 했던 게 화근이었던 모양이야. 솔직히 몇 달간 꾸준히 먹던 거 하루 이틀 빼먹었다고 뭔 일이야 있겠냐 싶었는데.. 이번 달 초에 약을 끊었는데도 생리를 안 한다고 하더라고..」

「씨x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재형이 워낙 큰 소리로 낸 나머지 골목 여기저기를 배회하던 학생들조차 깜짝 놀라 둘을 쳐다보았다. 현택도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 커다란 체구를 움츠릴 정도였다. 아무 말 못하고 고개를 숙인 그를 보며 재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사태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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