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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47 1,235회 0건
* 마지막 회 *


늦은 밤, 놀이터 구석에서 전화기를 든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고 있다.


"그래서...그래서 애초에 당신이 계획한 일이 아니라구요? 지금 그 말 책임질 수 있어요?"

"맞아. 날 너한테 연결한 사람은 성주가 아니라 네 남편이야. 그가 널 길들이도록 요구했고 난 충실히 따랐지.
너도 그 덕에 너의 본능을 뒤늦게 알게되었다고 생각하지않아?"

"믿을수 없어. 나는 그저 당신으로 인해 혼라스러웠지만 그...그 관계가 나도 어쩔수 없이 좋았기때문에 여끼까지 따라왔을 뿐이라고."

"수경아...네가 나에게 호감을 보인덕에 내가 너를 안을 수 있었지만,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너는 그게 사랑이었다고 생각해?"

".......그..그건..."

"그래. 너도 그건 아니라고 말할거야. 넌 수십번의 관계속에서도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지. 너도 그저 그 혼란스럽지만 육체적으로 즐거운 그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을 뿐이야. 물론 양심의 가책은 있었겠지. 하지만 넌 결국 나와의 쾌락을 선택했어. 그건 너도 네 자신에 꿈틀거리고 있었던 욕망이 결코 작지 않았다는것을 보여주는 거야."

"하지만, 나는 남편을 배신하고 있다는 생각에....힘..힘들었다구..당신은, 아니 당신들은 그런 나의 뒤에 숨어서 히히덕 거리며 그걸 즐기고 있었다는 거 밖에 안돼. 이 비열하고 더러운 인간들."

"그건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네 남편이 너를 이용해 단지 자신의 쾌락만을 채우기 위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나? 육신을 지닌 여인으로 태어나 평생 남자로부터 절정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여인의 불행함에 대해 네 남편이 고민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거야?"

수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원하지 않았어."

"물론 그때는 원하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도 남자와 섹스를 하면 오르가즘을 기대하지 않나?"

수경의 침묵에 길상의 말이 이어졌다.

"처음보는 야생의 과일은 누구나 먹기를 주저하지. 하지만 이미 먹어본 사람에 의해 그 맛을 본 사람은 다시금 그 열매를 찾아나서기 마련이야. 자연스러운 거라구."

"남편은...남편은 지금 내 모습을 비웃고 있겠죠..."

".............................기뻐하고 있어. 그리고 행복해하고 있지."

"뭐?...뭐라구..."

"남편은 네가 그에게만 정조를 지키거나 동정을 바치기를 원하지 않아. 단지 네가 그와 섹스를 즐기고 함께 부부생활을 만끽하기를 원할 뿐이야.
너처럼 평생 서로에게 격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맞지도 않는 섹스를 해가며 정절을 지켰다는 자위로 인생의 봄날을 소비하는게 의미가 있다고 고집한다면 결혼이라는 걸 다시 생각해보는게 좋을거야. 적어도 네 남편은 지금 자신이 바람을 피우기 위해 너를 타락시키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너와 한 침대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어서 그러고 있었다는것만 알아준다면...네가 남편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성주에게 사진을 흘린 길상에게 따지기 위해 걸었던 전화.

하지만 수경은 그보다 더 큰 충격에 말문이 막혔다.

다음날, 남편이 출근하고 수경은 몸살을 앓았다. 비뚤어진 남편의 관심. 그건 지금의 그녀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버겁고 역겨운 사실이었다.
하지만......그녀 자신이 그런 시험대에서 스스로 흥분하고 몸이 비틀어질정도로 오르가즘에 중독되어 남자들의 손길에 선선히 자신의 다리를 벌려준 것 또한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틀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운 그녀의 머리맡에 남편의 메모가 접혀 있었다.

"수경아, 죽 끓여놨으니까 이거 먹고 약국에서 사온 약 챙겨먹고 푹 쉬어. 아프지마.....사랑해."



밤새 자신의 머리의 온도를 재며 설 잠을 자던 그가 정작 본인은 아침밥도 먹지 못한 채 자신의 죽을 끓여놓고 일터로 떠났다.
수경은 억지로 죽을 반쯤 먹다가 눈물이 쏟아졌다. 그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 버려졌다고 느꼈던 좌절감에...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욕구에 따라줄 수 없어 헤어짐을 결심하며 앓아 누웠던 그녀였지만...그가 보여준 진심이 무엇인지 너무나 혼란스럽고 서글펐다.




그리고 결심했다...




길상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그는 수경에게 마지막 메세지를 전했다.
"내가 네게 준 그 스마트폰...그걸로 네 남편은 네가 어디서 누구와 무슨 대화를 하는지 다 알 수 있을거야....내가 왜 이걸 알려주는지 영리한 너라면 잘 알겠지..."


그날 이후에도 수경은 성주의 요구대로 그와 만나 몸을 섞었다.

오히려 더욱 강한 신음소리를 내며 성주와 함께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를 자극하면서 쾌락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날 밤이면, 남편은 자신의 몸을 더욱 집요하게 건드리며 탐했다. 그녀도 남편에게 정성을 다해 몸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항상 남편을 의식하면서도 그에게 진실을 말해주지는 않았다. 마지막 남은 그녀의 자존심이기도 했고, 서운함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이렇게 방치한 채 끊임없이 관찰하는 남편의 불안함과 긴장감을 즐겼다.


어느날, 성주선배가 자신의 친한 동기 두명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수경은 묵묵히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며 난생 처음 집에서 세 남자와 연달아 섹스를 했다.
남편의 체취가 묻어있는 침대...그곳에서 남자들은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음부를 농락하며 한명씩 번갈아가며 사정을 했다.
그녀도 남자들의 육체가 자신의 치골을 짓누르고 두꺼운 남근이 그녀의 자궁을 휘저을때마다 정신을 잃을만큼의 짜릿한 오르가즘을 느꼈다.
선배들은 짐승처럼 뒹구는 두 남녀 앞에서 담배를 피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고, 수경또한 교성을 내뱉으며 그들에게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그 날 밤,
남편과의 섹스는 그보다 더 질펀했다.

그녀는 남편의 대답을 그렇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밤 늦게 엘리베이터를 타면 가끔 마주치는 고등학생이 있었다.

한창 공부할 나이의 학생 옆에서 술냄새와 술집에서 밴 담배냄새를 솔솔 피워내는것이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내가 가야할 층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곤 했었다.

어젯밤, 성주선배를 주차장에서 받아들이고 집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다시 그를 마주쳤다.
평소에도 조금 껄렁해 보이긴 했지만, 그날따라 수경을 바라보는 눈에 경멸이 담겨있는 듯 했다.
수경은 여느날 처럼 올라갈 층을 누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아랫도리에는 닦아내긴 했지만, 성주가 쏟아낸 정액들이 조금씩 새어나와 요실금처럼 그녀의 팬티를 적시고 있었다. 더군다나 성주의 요구로 지나치게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터라 수경은 뒤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학생의 시선이 적잖이 신경쓰였다.

그 순간, 수경은 뒤에서 전해지는 자극에 몸이 굳었다.
뒤에는 분명 그 학생 한명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는 것은 좀 전에 자신을 경멸에 찬 눈으로 쳐다보던 그 학생이란 말인가...아무런 반항도 하지못한 채 가만히 서 있는 수경의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쥐어보던 학생은 그녀의 무반응에 자신감이 생겼는지 손을 내리더니 짧은 그녀의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순간 성주의 정액으로 축축해진 그녀의 팬티에 그의 손이 닿았다. 움찔한 그녀는 수치심과 놀란마음으로 "학.."하는 짧은 비명을 내며 엘리베이터 밖으로 튀어나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뒤를 돌아본 그녀는 씨익 웃으며 그녀를 건드렸던 손에 묻은 액체를 쳐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날 밤, 수경은 처음으로 남편에게 먼저 섹스를 요구했다.
그리고 자신의 엉덩이를 만진 그 손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다리를 벌리고 질에 힘을주며 교성을 질러 오르가즘을 느꼈다.





남편은 확실히 수경의 변화에 만족한것 처럼 보였다.
그런 남편을 위해서도 수경은 그가 주목하고있는 관계들을 지속시켜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정말 남편의 만족만을 위해서인지는 딱히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다른남자들에게 유린당하는 수경의 모습에 그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반응하지만, 정작 본인 스스로는 수경에게 그런 제안을 해본 적도...색다른 관계에 대해서도 요구한 적은 없었다. 오로지 이것은 남편과 그녀가 서로에게 암묵적으로 제공하는 은밀한 서비스 인 셈이었다. 성주와의 관계에 남편이 식상해졌다고 생각할 무렵, 그녀도 그와의 관계가 시들해졌다. 그는 역시 길상만큼 유능한 길 안내자는 아닌 듯 했다.

그녀는 몇가지 이유로 남자를 바꿔가며 그런 생활을 계속 했다.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서로 파트너를 교환한다는 생각이거나 여자를 넘기고 넘겨받는 재미로 순진한 유부녀를 농락한다는 우월감을 갖고 그녀를 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들이 자신에게 길들여진 그녀의 몸을 갖고노는 것 처럼 보였지만....그녀에게도 무기가 있었다.


수경은 그날 이후로 이 관계에 대해 주도권을 한번도 놓은 적이 없었다.

성주를 비롯한 다른 남자들과의 섹스는 그녀가 몰래 설치한 카메라에 모두 녹화되고 있었고, 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그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할 생각이었다. 만일 그런일이 생길경우, 그녀 또한 파멸이겠지만.....이미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3~40대의 가장들이 그걸 두려워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 적당한 긴장과 적정선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했다.



남편은 아내의 사생활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수경은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연약함을 내보이며 더욱 관심받고 사랑받을 수 있었다.


오늘도 그녀는 성주가 자신의 사업때문에 그녀를 넘긴 중년의 사업가를 만나기 위해 단장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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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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