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한번 해봐요!"
상수가 말했다. 상수 역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상수의 결론은 이렇게 나왔다. 이건 남자가 얻는 게 더 많은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와의 성에 대한 인식이 다르지 않나? 남자는 여자가 처녀이길 바라고, 여자는 남자가 총각이길 바라지 않는 것처럼. 그러니까 자신에게 유리할 거라 생각했다.
"그럼 규칙을 몇개 정해야죠. 지금 다들 취한 건 알지만 벌주로 소주 세잔! 아시겠죠?"
지원이 말했다. 소주 세잔? 많다면 많은 양이었다. 소주 반병 정도를 한꺼번에 마시라는 것이니까. 하지만 소주 세잔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만도 않았다. 만약에 소주 한잔이라고 했으면 그냥 거부하는 일도 많았을 양이었다.
"좋아요. 그 정도면 적당하겠네요."
은율이 말했다. 은율이 세잔이 괜찮다고 하는데 상수라고 별수 있겠는가? 상수 역시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게임은 지원으로부터 시작해 은율과 상수로 이어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섹스한 여자가 몇명이에요?"
지원은 이 질문을 받았다.
"음... 섹스... 음... 잠깐만요..."
지원은 자기가 몇명이랑 잤는지 한참을 생각했다. 은율과 상수는 이 질문을 한게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지원이 여러명과 잤다는 것은 알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물어본 나중의 후회였다.
"한 삼십명에서 사십명쯤 되는 것 같아요. 정확한 숫자까지 말해야하나요?"
지원이 말했다. 정확한 숫자까지는 필요없었다. 셋이냐 넷이냐 그 정도의 차이라면 정확한 숫자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삼십이나 사십이냐는 달랐다.
"아뇨. 그 정도면 됐어요. 이제 은율이 차례."
상수가 말했다.
"지금까지 섹스한 남자가 몇명이에요?"
은율은 이 질문을 받았다. 역시나 남자에게 유리한 게임이었다. 상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지원과 은율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 것 아닌가? 하지만 뉘앙스는 완전 다르다. 만약에 은율이 삼십에서 사십이라고 말한다면 지금같은 분위기가 아닐 것이다.
상수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지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상수의 생각도 맞는 생각이라고 생각했으나 지원의 생각은 그것보다도 훨씬 더 고차원에 가있었다. 지금 이 진실게임은 남자에게 유리하다, 여자에게 유리하다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의 이 진실게임은 지원에게 가장 유리했다. 지원이 하는 말로 인해서 누군가가 상처를 입거나 자극을 받을 게 전혀 없었다. 하지만 상수와 은율은 달랐다. 그 둘은 서로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사이였으니까.
은율은 고민했다. 은율은 상수가 처음이 아니었다. 그건 상수도 잘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그것과 직접적인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상수가 몇명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자기가 두번째나 세번째로 알고 있었다가 갑자기 백번째가 되버린다면 기분이 많이 다를 것이다. 물론 은율이 백명과 잤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충격이 있다는 거지. 은율은 고민했다. 술 세잔이야 금방 마실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여기에서 세잔을 마셔버리면 더 큰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냥 마실게요."
은율이 말했다. 은율은 가위 바위 보를 할때 뭔가를 생각하고 내는 게 아닌 것처럼 그냥 입에서 불쑥 튀어나온 말을 뱉은 것이다. 그리고 말을 주워담을 수 없으니 소주를 주워담는 것이고. 은율은 소주를 연거푸 입안에 털어넣었다.
"벌써부터 마시는 거야?"
상수는 은율을 놀리듯이 말했다.
"그러게요. 이 정도는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더 강한 거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지말아야 겠어요."
지원이 말했다.
은율은 살짝 약이 올랐다. 평소 같았어도 그랬을텐데 지금은 아예 술까지 들어간 상태 아닌가? 은율이 약이 올라 상수를 노려봤다. 하지만 상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약올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몇명이랑 잤는데?"
이번에는 은율이 상수에게 물었다.
"나? 여덟명."
상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은율은 더 약이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자기는 상수를 생각해서 술을 마셨는데 상수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하고 있었으니까.
"아오... 속터져."
은율이 말했다.
"속 터져도 술 마실 필요는 없어. 어차피 조금 있으면 또 마시게 될 거니까."
상수는 또 다시 약을 올리듯이 말했다.
분명히 진실게임은 지원까지 포함해서 셋이서 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은 은율과 상수 1:1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상수는 은율에게 또 다시 몇명이랑 잤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아까는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던 은율은 이번에는 대놓고 대답했다. 여섯명! 여섯명이란 숫자는 아주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상수에 비해서 두명이나 적은 숫자였으니까. 하지만 상수는 느낌이 달랐다. 저 여섯명이란 숫자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믿지 못하겠는 거다. 원래 여자들은 남자를 만난 횟수를 줄여서 말하고 그러지 않나?
여섯명... 그 숫자 역시 의문이다. 왜 하필 여섯이라고 했을까? 상수는 자기가 여덟명이라고 했다. 거기에서 한명을 빼면 일곱명. 일곱명이라고 하면 자기보다 한명 줄인게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나니까 한명을 더 줄여서 여섯명이라고 한 게 아닐까? 그리고 여섯명이라고 하더라도 적은 숫자는 아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자기를 만나기 전까지 1년에 한명 이상씩은 만나왔다는 게 되니까.
"나랑 사귀고 나서 다른 여자랑 자본 적 있어?"
은율이 물었다.
상수는 그런 적이 있었다. 바람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사고였다고 생각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자 사람 친구와 잠자리를 가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진실 대신 술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술을 마시는 순간 다른 여자와 잤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되어버리니까. 상수에게는 오로지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었다.
"응. 잔 적 있어."
상수가 말했다.
분위기는 심각했다.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은율은 상수를 나무라거나 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상수는 생각했다.
"내가 누군지 맞춰볼까?"
은율이 말했다.
"응? 네가 어떻게 아는데?"
상수가 말했다.
"그러니까 한번 맞춰볼게."
은율이 말했다.
"그럼 그것도 진실게임처럼 하는 거 어때요?"
지원은 중간에 끼어들며 말했다. 지금 분위기가 점점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그것을 조금 진정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래요. 그거 좋겠네요."
은율이 말했다.
"잠깐만. 지금은 은율이가 물어볼 차례 아니잖아요. 제가 대답할 차례도 아니고요."
상수가 말했다. 상수는 그렇게 잠깐의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상수의 차례는 금방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상수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저번에 혜진선배네 가서 그런 거지?"
은율이 말했다. 지원은 혜진선배라는 사람을 아예 모르고 있었지만 그 사람과 상수가 잤을 거라 확신했다. 상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그런거 같네요."
지원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미 다 알고 있었어. 그때 티가 많이 나더라고."
은율이 말했다.
"그래. 그때 잤다. 그냥 너무 취해서 그런 거였어."
상수가 말했다.
"취해서? 취하면 그래도 되나? 그럼 나도 지금 좀 취했는데?"
은율이 말했다.
"그래. 너도 어차피 지원씨랑 할 거잖아."
상수가 말했다.
"그래. 해야지."
은율은 그렇게 말하고 지원의 입술을 덮쳤다. 지원은 너무 갑작스러운 은율의 키스에 당황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이걸 받아들여야하나? 어차피 상수가 허락해서 섹스를 해도 되기는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때와 장소라는게 있지 않나? 지금 이렇게 진한 스킨십을 한다면 상수가 싫어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이 상황을 거절해버린다면 은율이 싫어할 수도 있고. 지원은 잠깐 고민을 하다가 은율을 밀어냈다.
"잠깐만요! 잠깐만."
지원이 말했다. 지원은 순간 자기가 생각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 지금 지원의 편이 누구인지를 잘 구별해낸 것이다. 지금 어차피 은율은 지원의 편이다. 처음부터 은율은 지원을 섹스하기 위해 불러낸 것이니까. 지금 구워삶아야할 사람은 오로지 상수뿐이었다. 그러니 상수의 편을 들어주는 게 맞는 일이겠지.
"왜요?"
은율은 약간 짜증을 내듯이 말했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지원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은율은 상당히 매력적인 여자다. 저 정도 되는 비주얼은 여자를 많이 만나본 지원에게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주는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스스로도 어느 정도 자부심이 있겠지. 그런데 그런 여자를 밀어내니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진정해요.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지원이 말했다. 지원은 더 큰 목표를 위해서는 참을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저 사람도 나 몰래 섹스 했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에요?"
은율이 말했다.
"그래요. 해도 상관없어요. 그리고 어차피 하려고 부른 거잖아요."
상수가 말했다.
"저는 단순히 섹스를 하려고 온 게 아니에요. 어찌보면 단순히 섹스를 하러 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철칙이 있는 사람이라고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커플을 위해서 섹스를 하는 거니까요. 만약에 지금이라도 저보고 가라고 한다면 저는 갈 수 있어요. 그런만큼 여러분들도 이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너무 흥분한 것 같은데 그러지 마세요. 조금 진정하고 대화를 해봐요."
지원이 말했다.
"흠... 그래. 근데 그게 벌써 1년도 넘었어. 그 이후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
상수가 말했다. 상수의 말은 정말이었다. 1년 동안 혜진이를 종종 만나왔지만 둘 사이에 더 진한 스킨십이나 그런 것을 주고 받은 것은 없었다.
"그건 그래도 어쨌든 계속 만나왔다는 거잖아."
은율이 말했다. 은율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왜 만나야 하는가? 친구끼리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실수였다고 한다면 피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냥 친구잖아. 뭘 또 피해. 서로 그냥 그러고 마는거지."
상수가 말했다.
"아무튼 실망이야."
은율이 말했다.
"그 얘기는 하지말자. 오늘 좋은 날이잖아. 그리고 오늘 복수하면 되는 거잖아."
상수가 말했다. 지원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의 선택이 적중을 한 것이다. 지금 상수는 지원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상수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상수의 말은 지원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그래. 그러면 되겠다. 근데 우리 언제부터 시작해?"
은율이 말했다.
"뭘 언제부터 시작하는데?"
상수가 말했다.
"셋이서 하기는 해야할 거 아니야? 그런데 계속 술만 먹고 있고. 나 지금도 너무 많이 마셨단 말이야."
은율이 말했다. 은율은 정말로 많이 마셨다. 상수와 지원 역시 적은 양을 마신 것은 아니었고.
"그래. 그럼 이제 시작할까?"
상수가 말했다. 말은 아무렇지 않게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떨렸다.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지원이 그냥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랬지만 이제 다시 이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니 속이 울렁울렁 거릴 정도로 심장이 빨리 뛰었다. 게다가 술을 많이 마시기도 했고.
"저야 언제든지 준비됐습니다."
지원이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뒤로 뺄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시작할까요?"
은율이 지원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저희가 먼저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희가 하고 있으면 상수씨가 중간에 들어오는 걸로요."
지원이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해요."
은율이 말했다. 은율은 한번도 쓰리썸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상황을 어떻게 전개해야할 지 모르고 있었고, 옆에서 많은 경험을 해봤다는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걸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옆에 상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기가 나중에 합류한다는 것이 조금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자기는 완전히 초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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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빠서 글을 잘 못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카페 등업도 많이 밀렸던데 오늘 내에 다 마무리 하겠습니다.
상수가 말했다. 상수 역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상수의 결론은 이렇게 나왔다. 이건 남자가 얻는 게 더 많은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와의 성에 대한 인식이 다르지 않나? 남자는 여자가 처녀이길 바라고, 여자는 남자가 총각이길 바라지 않는 것처럼. 그러니까 자신에게 유리할 거라 생각했다.
"그럼 규칙을 몇개 정해야죠. 지금 다들 취한 건 알지만 벌주로 소주 세잔! 아시겠죠?"
지원이 말했다. 소주 세잔? 많다면 많은 양이었다. 소주 반병 정도를 한꺼번에 마시라는 것이니까. 하지만 소주 세잔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만도 않았다. 만약에 소주 한잔이라고 했으면 그냥 거부하는 일도 많았을 양이었다.
"좋아요. 그 정도면 적당하겠네요."
은율이 말했다. 은율이 세잔이 괜찮다고 하는데 상수라고 별수 있겠는가? 상수 역시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게임은 지원으로부터 시작해 은율과 상수로 이어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섹스한 여자가 몇명이에요?"
지원은 이 질문을 받았다.
"음... 섹스... 음... 잠깐만요..."
지원은 자기가 몇명이랑 잤는지 한참을 생각했다. 은율과 상수는 이 질문을 한게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지원이 여러명과 잤다는 것은 알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물어본 나중의 후회였다.
"한 삼십명에서 사십명쯤 되는 것 같아요. 정확한 숫자까지 말해야하나요?"
지원이 말했다. 정확한 숫자까지는 필요없었다. 셋이냐 넷이냐 그 정도의 차이라면 정확한 숫자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삼십이나 사십이냐는 달랐다.
"아뇨. 그 정도면 됐어요. 이제 은율이 차례."
상수가 말했다.
"지금까지 섹스한 남자가 몇명이에요?"
은율은 이 질문을 받았다. 역시나 남자에게 유리한 게임이었다. 상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지원과 은율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 것 아닌가? 하지만 뉘앙스는 완전 다르다. 만약에 은율이 삼십에서 사십이라고 말한다면 지금같은 분위기가 아닐 것이다.
상수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지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상수의 생각도 맞는 생각이라고 생각했으나 지원의 생각은 그것보다도 훨씬 더 고차원에 가있었다. 지금 이 진실게임은 남자에게 유리하다, 여자에게 유리하다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의 이 진실게임은 지원에게 가장 유리했다. 지원이 하는 말로 인해서 누군가가 상처를 입거나 자극을 받을 게 전혀 없었다. 하지만 상수와 은율은 달랐다. 그 둘은 서로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사이였으니까.
은율은 고민했다. 은율은 상수가 처음이 아니었다. 그건 상수도 잘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그것과 직접적인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상수가 몇명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자기가 두번째나 세번째로 알고 있었다가 갑자기 백번째가 되버린다면 기분이 많이 다를 것이다. 물론 은율이 백명과 잤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충격이 있다는 거지. 은율은 고민했다. 술 세잔이야 금방 마실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여기에서 세잔을 마셔버리면 더 큰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냥 마실게요."
은율이 말했다. 은율은 가위 바위 보를 할때 뭔가를 생각하고 내는 게 아닌 것처럼 그냥 입에서 불쑥 튀어나온 말을 뱉은 것이다. 그리고 말을 주워담을 수 없으니 소주를 주워담는 것이고. 은율은 소주를 연거푸 입안에 털어넣었다.
"벌써부터 마시는 거야?"
상수는 은율을 놀리듯이 말했다.
"그러게요. 이 정도는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더 강한 거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지말아야 겠어요."
지원이 말했다.
은율은 살짝 약이 올랐다. 평소 같았어도 그랬을텐데 지금은 아예 술까지 들어간 상태 아닌가? 은율이 약이 올라 상수를 노려봤다. 하지만 상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약올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몇명이랑 잤는데?"
이번에는 은율이 상수에게 물었다.
"나? 여덟명."
상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은율은 더 약이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자기는 상수를 생각해서 술을 마셨는데 상수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하고 있었으니까.
"아오... 속터져."
은율이 말했다.
"속 터져도 술 마실 필요는 없어. 어차피 조금 있으면 또 마시게 될 거니까."
상수는 또 다시 약을 올리듯이 말했다.
분명히 진실게임은 지원까지 포함해서 셋이서 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은 은율과 상수 1:1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상수는 은율에게 또 다시 몇명이랑 잤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아까는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던 은율은 이번에는 대놓고 대답했다. 여섯명! 여섯명이란 숫자는 아주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상수에 비해서 두명이나 적은 숫자였으니까. 하지만 상수는 느낌이 달랐다. 저 여섯명이란 숫자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믿지 못하겠는 거다. 원래 여자들은 남자를 만난 횟수를 줄여서 말하고 그러지 않나?
여섯명... 그 숫자 역시 의문이다. 왜 하필 여섯이라고 했을까? 상수는 자기가 여덟명이라고 했다. 거기에서 한명을 빼면 일곱명. 일곱명이라고 하면 자기보다 한명 줄인게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나니까 한명을 더 줄여서 여섯명이라고 한 게 아닐까? 그리고 여섯명이라고 하더라도 적은 숫자는 아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자기를 만나기 전까지 1년에 한명 이상씩은 만나왔다는 게 되니까.
"나랑 사귀고 나서 다른 여자랑 자본 적 있어?"
은율이 물었다.
상수는 그런 적이 있었다. 바람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종의 사고였다고 생각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자 사람 친구와 잠자리를 가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진실 대신 술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술을 마시는 순간 다른 여자와 잤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되어버리니까. 상수에게는 오로지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었다.
"응. 잔 적 있어."
상수가 말했다.
분위기는 심각했다.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은율은 상수를 나무라거나 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상수는 생각했다.
"내가 누군지 맞춰볼까?"
은율이 말했다.
"응? 네가 어떻게 아는데?"
상수가 말했다.
"그러니까 한번 맞춰볼게."
은율이 말했다.
"그럼 그것도 진실게임처럼 하는 거 어때요?"
지원은 중간에 끼어들며 말했다. 지금 분위기가 점점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그것을 조금 진정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래요. 그거 좋겠네요."
은율이 말했다.
"잠깐만. 지금은 은율이가 물어볼 차례 아니잖아요. 제가 대답할 차례도 아니고요."
상수가 말했다. 상수는 그렇게 잠깐의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상수의 차례는 금방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상수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저번에 혜진선배네 가서 그런 거지?"
은율이 말했다. 지원은 혜진선배라는 사람을 아예 모르고 있었지만 그 사람과 상수가 잤을 거라 확신했다. 상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그런거 같네요."
지원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미 다 알고 있었어. 그때 티가 많이 나더라고."
은율이 말했다.
"그래. 그때 잤다. 그냥 너무 취해서 그런 거였어."
상수가 말했다.
"취해서? 취하면 그래도 되나? 그럼 나도 지금 좀 취했는데?"
은율이 말했다.
"그래. 너도 어차피 지원씨랑 할 거잖아."
상수가 말했다.
"그래. 해야지."
은율은 그렇게 말하고 지원의 입술을 덮쳤다. 지원은 너무 갑작스러운 은율의 키스에 당황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이걸 받아들여야하나? 어차피 상수가 허락해서 섹스를 해도 되기는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때와 장소라는게 있지 않나? 지금 이렇게 진한 스킨십을 한다면 상수가 싫어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이 상황을 거절해버린다면 은율이 싫어할 수도 있고. 지원은 잠깐 고민을 하다가 은율을 밀어냈다.
"잠깐만요! 잠깐만."
지원이 말했다. 지원은 순간 자기가 생각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 지금 지원의 편이 누구인지를 잘 구별해낸 것이다. 지금 어차피 은율은 지원의 편이다. 처음부터 은율은 지원을 섹스하기 위해 불러낸 것이니까. 지금 구워삶아야할 사람은 오로지 상수뿐이었다. 그러니 상수의 편을 들어주는 게 맞는 일이겠지.
"왜요?"
은율은 약간 짜증을 내듯이 말했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지원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은율은 상당히 매력적인 여자다. 저 정도 되는 비주얼은 여자를 많이 만나본 지원에게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주는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스스로도 어느 정도 자부심이 있겠지. 그런데 그런 여자를 밀어내니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진정해요.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지원이 말했다. 지원은 더 큰 목표를 위해서는 참을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저 사람도 나 몰래 섹스 했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에요?"
은율이 말했다.
"그래요. 해도 상관없어요. 그리고 어차피 하려고 부른 거잖아요."
상수가 말했다.
"저는 단순히 섹스를 하려고 온 게 아니에요. 어찌보면 단순히 섹스를 하러 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철칙이 있는 사람이라고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커플을 위해서 섹스를 하는 거니까요. 만약에 지금이라도 저보고 가라고 한다면 저는 갈 수 있어요. 그런만큼 여러분들도 이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너무 흥분한 것 같은데 그러지 마세요. 조금 진정하고 대화를 해봐요."
지원이 말했다.
"흠... 그래. 근데 그게 벌써 1년도 넘었어. 그 이후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
상수가 말했다. 상수의 말은 정말이었다. 1년 동안 혜진이를 종종 만나왔지만 둘 사이에 더 진한 스킨십이나 그런 것을 주고 받은 것은 없었다.
"그건 그래도 어쨌든 계속 만나왔다는 거잖아."
은율이 말했다. 은율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왜 만나야 하는가? 친구끼리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실수였다고 한다면 피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냥 친구잖아. 뭘 또 피해. 서로 그냥 그러고 마는거지."
상수가 말했다.
"아무튼 실망이야."
은율이 말했다.
"그 얘기는 하지말자. 오늘 좋은 날이잖아. 그리고 오늘 복수하면 되는 거잖아."
상수가 말했다. 지원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의 선택이 적중을 한 것이다. 지금 상수는 지원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상수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상수의 말은 지원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그래. 그러면 되겠다. 근데 우리 언제부터 시작해?"
은율이 말했다.
"뭘 언제부터 시작하는데?"
상수가 말했다.
"셋이서 하기는 해야할 거 아니야? 그런데 계속 술만 먹고 있고. 나 지금도 너무 많이 마셨단 말이야."
은율이 말했다. 은율은 정말로 많이 마셨다. 상수와 지원 역시 적은 양을 마신 것은 아니었고.
"그래. 그럼 이제 시작할까?"
상수가 말했다. 말은 아무렇지 않게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떨렸다.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지원이 그냥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랬지만 이제 다시 이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니 속이 울렁울렁 거릴 정도로 심장이 빨리 뛰었다. 게다가 술을 많이 마시기도 했고.
"저야 언제든지 준비됐습니다."
지원이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뒤로 뺄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시작할까요?"
은율이 지원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저희가 먼저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희가 하고 있으면 상수씨가 중간에 들어오는 걸로요."
지원이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해요."
은율이 말했다. 은율은 한번도 쓰리썸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이 상황을 어떻게 전개해야할 지 모르고 있었고, 옆에서 많은 경험을 해봤다는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걸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옆에 상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기가 나중에 합류한다는 것이 조금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자기는 완전히 초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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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빠서 글을 잘 못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카페 등업도 많이 밀렸던데 오늘 내에 다 마무리 하겠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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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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