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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7 970회 0건
6.


“와..왔어?”
“...네.”

수요일 이른 아침..
생각지도 못한 신이의 방문에 열어준 문고리를 잡고 잠시 동안 멍하니 신이의 얼굴만을 바라보게 된다.
저녁에나 올 줄 알았던 신이는 아침 7시에 요즘 유행하는 가슴 터틀넥이라 불리는 원피스를 입고 날 찾아왔다. 목폴라 형식의 흰색원피스 형태로 가슴 부위만 가로로 트여있는, 핫한 아이템이라고 텔레비전에서 한 번 봤던 야한 옷이었다.

“계속 이러고 있을 거예요?”
“응?..아! 미안.. 이렇게 일찍 올 줄 모르고...”
“.....후~”

현관문 앞에서 내가 비켜주자 신이는 익숙한 집으로 높은 하이힐로 인해 익숙지 않은 걸음걸이로 들어와 하이힐도 벗지 않고 멈춰선 채 한숨부터 내쉰다.

“왜..왜??”
“집이 이게 뭐에요?”
“응?”
“혼자 살면 더 깨끗하게 지내야지... 내가 담배는 베란다에서 피라고 몇 번을 말..”

잔소리를 시작하던 신이가 자신의 행동이 후회스러운지 이내 소리 없이 하이힐을 벗고 지저분한 거실로 들어간다.

아내였던 신이의 손때가 묻은 가구들과 물품들.. 난 이혼을 하고도 쉽사리 그런 물건들을 버릴 수 없었다.
보통 가져온 물건들은 다 챙겨간다는 게 이혼이라고 했지만, 신이네 집은 그렇지 않았다. 부족한 게 없는 처갓집에선 위자료도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날 내치듯 이혼을 했었고, 버린 듯 놓고 간 물건들을 몇 번이고 버리려 했던 나였지만.. 미련이란 게 무서운 것인지 난 ‘어차피 쓰는 사람이 중요한 거 아니냐.’라는 변명과 핑계로 그대로 놔둔 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나름 청소를 한다고 했는데도 집안으로 들어온 신이는 계속 못마땅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서 있었다. 하긴.. 그 놈에 집의 거실만한 집의 크기에 더 많은 가구와 가전제품들이 들어차 있으니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말이다.

“빨래도 이게 뭐에요.. 색깔하고 흰색하고 나눠서 빨아야지 여기 다 물들었잖아요.. 그리고 끝에는 꼭 피존을 해야지 땀 냄새가 없어지는데.. 왜 웃어요?”
“응?..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
“변한 게 하나도 없네.”
“많이 변했어요.”
“외모만 변한 거 같은데.. 뭐.. 마누라가 이렇게 튜닝하고 온다면 백번이라도 등을 떠밀겠지만..”
“뭐라고요?”
“하하하~”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고 출근 준비해요. 아침 준비 할게요.”
“아침?”

1년 만에 들어보는 아침소리에 절로 미소가 띠워진다.
비록 게임이라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상황으로 인해 돌아온 전 아내였지만, 집에 들어오자마자 난장판과도 같은 거실과 방의 모습을 보자 다시 예전으로 돌아온 듯 한 착각이 들었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 것이다. 내가 아내는 맞벌이를 하면서도 집안의 청결은 누구보다도 더 신경을 썼던 여자였다. 언제든지 누가 찾아와도 게으른 아내란 소리가 죽기보다 더 듣기 싫다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며 잔소리를 하던 여자. 그게 한신이란 여자였다.

“쌀도 없네... 빵..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산거야..”
“뭐?”
“잠깐 나갔다 올게요.”
“아니야!. 그냥 출근할게.. 아침 안 먹은 지 꽤 됐어.”
“....”
“원래 안 먹기 시작했어. 그런데...... 오늘은 계속 집에 있어?”
“네. 그럼 다녀오세요. 준비 해 놓을게요.”
“준비? 응.. 우선 세수 좀 하고..”

신이의 준비라는 말을 저녁이라 생각한 난 서둘러 욕실로 들어갔다.
어차피 출근 시간이란 게 정해져있는 것인데 빨리 출근하면 그만큼 빨리 퇴근을 할 거 같은 생각에 왠지 서두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서둘러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세수를 하고 나온 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신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잔소리를 하던 냄새나는 자신의 옷을, 일 년 동안 처박아뒀기에 진짜 곰팡이 내가 날게 분명한 반바지와 티셔츠를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옷장에서 익숙하게 찾아 갈아입는 신이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어 보였다.

아스팔트에 눌어붙은 껌딱지라고 놀려대던 신이의 가슴이 그 출렁임까지 대범해 보이는 커다란 슴가란 단어가 어울리는 모습으로 정말 낯설어 보이는 브래지어의 사이즈가 날 더 낯설게 했었지만.. 이내 옷을 갈아입고 장롱을 뒤지기 시작한 신이의 모습은 그런 내 감정들을 수그러들게 만들었다.




“뭐가 좋다고 싱글벙글 이냐?”
“응? 내가?”

요즘 난 점심시간마다 현민을 만난다.
그 요란했던 노래방이후 더 적극적으로 날 도와주기 위한 현민의 노력은 조금씩 결과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수요일인 오늘부터는 어제까지와는 달리 점심시간에 날 만나러 와주는 수고까지 감수하며 현민이와 함께 하게 되었다.

“강한상이란 친구보다 그 배경이 대단하긴 하던데.”
“아버지가 대기업 회장이라도 되냐?”
“사업 쪽이 아니라 정계 쪽이더라.”
“정계? 국회의원 같은 거?”
“전 국회의원이긴 한데.. 너도 들어봤을 거야. 한방에게이트라고..”
“한방에? 아~ 그 여자가 비자금 어쩌고 하면서 뉴스에서 계속 나왔던 사람?”
“응.”
“그 사람이 강한상이 아버지라고?”
“그것도 좀 애매한 게..”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 아버지면 아버지지 애매할 게 뭐가 있어?”
“확실한 건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그 전 국회의원의 두 번째 마누라의 아들인데.. 그게 또 소문에는 그 국회의원의 피가 이어진 게 아니고...”
“그럼! 그 마누라란 여자도 다른 놈하고 바람을 피워서 낳은 게 강한상이란 말이야? 첩의 자식도 아니고..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냐?”
“뭐가 어떻게 되느냐. 그냥 남이지.”
“....”
“그런데 아직도 기막힌 타이밍이 3년 전 그런 소문이 퍼질라고 할 때 한방에게이트가 터진 거잖아.”
“그럼 여전히 그 국회의원의 자식으로 살고 있는 거냐? 하긴 그런 놈 아들이니까 그 아파트에 자동차에..”
“글쎄..”
“글쎄라니? 또 뭐가 있는데?”
“그 국회의원이 자살했잖아. 아무리 빼돌린 자산이 많다고 해도 본 아들이랑 딸이 있는데.. 첩에 자식도 아닌데 그 정도 재력을 물려받았을 리도 없고 말이야...”
“그래도 엄마가 물려 준 재산이란 게 있을 거 아니야.”
“그 어머니란 사람도 2년 전에 자살로 사망했다는 게 문제지. 강한상이란 놈은 어머니 죽고 나서 호적에서도 파였다는 얘기도 있고.. 하여튼 많이 복잡한 집안이더라고..”
“..........”
“저 차를 공짜로 줬다는 것도 좀... 알아보니까 6시리즈 중에 1년도 안 된 모델은 중고가로도 5000이 넘던데.. 그런 차를 공짜로 준 걸 보면 허세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저게 그렇게 비싸?”
“넌 그런 것도 모르고 넙죽 받았냐?”
“준다니까...”
“이 미친놈아! 공짜라고 넙죽 받았다가 그게 독약으로도 돌아올 수 있다는 거 모르냐?”
“나도 안 받으려다가... 열 받게 하잖아. 대놓고 돈 지랄하는 걸 바로 앞에서 겪어봐라. 눈이 뒤집혀진다니까.”
“사는 집도.. 전세가 아니더라고.”
“그렇겠지.. 그러니까 게임에서 이기면 다 준다고 했겠지..”
“각서나 공증 같은 거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 1,2억도 아닌데 그런 집을 단지 즐기기 위한 게임에 상으로 건다는 것도 난 도저히 못 믿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잖아.”
“뻥일까?”
“내가 볼 땐 백퍼센트 뻥이다.”
“차는 벌써 내 명의로 돌려 놨다고 했는데.”
“아! 맞네. 그건 벌써 확인했잖아. 그럼 집도 진짜 네가 이기면 주려고 하는 건가?”
“.................”
“제수씨는...”
“응?”
“창구 말대로 돌릴 거냐?”
“돌리긴 뭘 돌려! 넌 지금 신이를 뭐로 보고.. 창구새끼는 내 와이프였던 걸 모르니까 그런 얘길 한 거잖아.”
“아니.. 좀 그렇지 않냐? 아무리 그 강한상이란 놈한테 빠져있다고는 해도.. 그 놈이 전 남편한테 가랑이를 벌려주고 와라! 라고 명령을 했다고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자가 어디 있냐고, 막말로 창구 말대로 사회가 폐륜적으로 다 변했다고 생각해도 그렇지.. 근데 그것도 난 못 믿겠다. 그런 걸 즐기는 부부들이 주위에 찾아보면 다 숨어있다는 것도 말이야.”
“그날 너도 봤잖아.”
“.....”
“그 도우미로 나온 여자들 중에 유부녀도 있더만. 스스럼없이 아이도 두 명이나 있다고 까발리고 신나게 놀던 모습 생각해보면...”
“그 작고 이쁘장한 미씨?”
“응..”

창구가 우리를 데리고 갔던 노래방은 보기엔 평범해 보였었다.
단지 몇 번 불렀던 도우미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회사 동료들과 재미로 불렀던 일반적인 노래방 도우미들과는 다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단골인 듯 들어간 노래방에서 노래방 사장이 창구를 보며 ‘또 거기?’라며 물어보자 창구가 뭐라고 대답을 하고 나서야 불러준 도우미들은 한 명의 처녀와 한 명의 미씨였었고 방금 현민과 나눈 대화처럼 들어오자마자 대범하게 벗기부터 했던 여자들이었다.

내가 경험해 본 도우미들은 밀당부터 시작해 최대한 많은 팁을 원하며 2차를 유도하는 패턴이 대부분이었었다. 그러나 창구가 부른 도우미들은 행동부터가 달랐었다. 처음에 들어온 두 명의 여자를 보고 한 명이 뒤늦게 오나보다. 라는 생각도 잠시 곧 창구의 행동으로 오늘의 유희에 대한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창구는 일부러 두 명만을 불렀던 것이다.
처음엔 나와 현민에게 두 여자를 붙여줬고 그 여자들은 들어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앉아 처음부터 우리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었다. 오히려 내가 더 쑥스러워 할 정도로 덥석 내 사타구니를 문지르던 손을 단번에 내 바지 속에 손을 밀어 넣어 자지를 향해 뻗은 그 유부녀의 손길은 오히려 날 당황하게 했었다.

재미나게 놀기 위해 뜸을 들이며 대충 얘길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스킨십으로 이어가다 2차를 나가는...
그런 기본적인 순서란 것도 없이(사실 비비고 빨고 하는 장소에서 이런 순서가 뭐가 있겠냐만은..) 창구놈이 3인분의 요금을 계산하라고 내게 말하며 팁까지 아예 꺼내 놓고 시작해야 재밌다 는 말과 함께 꽁지 빼려면 나가라고 여자들에게 윽박지르듯 한 얘기에 여자들이 위통부터 까기 시작한 장면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시작된 박음질은...
노래를 부르라며 마이크를 손수 들어준 그 유부녀라 자신을 호칭한 여자는 말과는 달리 연신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며 날 괴롭히길 반복했었다. 물건도 실하다며 자기가 더 즐기는 듯 한 형태로, 이건 봉사를 받는 게 아니라 내가 봉사를 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었다.

그리고 나와 한 후 곧바로 창구와 섹스를 시작한 그 유부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창피하지만 다시 내 자지가 서서히 머리를 들기 시작했었다.
방금 전까지 소파에 앉은 날 마주하고 위에 앉아 엉덩이를 위아래로 격렬하게 흔들던 유부녀는 콘돔도 아직 빼지 않아 정액이 꽉 차있는 날 남겨두고 곧바로 다시 창구와의 섹스를 시작했었다.
그것도 잠시 휴지를 찾던 내 허벅지위로 몸을 기댄 그녀는 손수 콘돔을 벗겨주더니 정액들이 잔뜩 묻어있는 내자지를 아무렇지 않게 빨아주며 뒤로는 창구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그런 유부녀에게 몸을 통해 전해지는 반동은 내겐 전혀 색다른 쾌감을 선사하며 다시 완벽한 발기를 유도했었다.

내 자지를 잡고 머리를 위아래로 흔드는 그녀의 입속은 능숙했고 뜨거웠다.
자지를 위아래로 빨던 유부녀는 급기야 자지를 빼내곤 내 자지를 꽉 쥔 채 속삭이듯 얘기까지 했었는데..

<자기께.. 훨 좋다~>

창구가 사정을 하고 난 후 난 콘돔도 끼지 않고 그대로 그녀에게 다시 삽입을 했었다. 정확히 말해 그녀가 다시 내 위에 올라탔다. 처음과는 다른 형태로 부드럽게 시작 된 그녀와의 섹스는 사정 직후의 여유만큼이나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며 대화까지 나눴다.

창구놈의 시끄러운 노래도 상관없었고 한쪽 소파를 다 차지한 채 정신없이 몸을 포개고 흔들어 대던 현민이도 무시한 채 장난치듯 시작 된 유부녀와의 부드러운 섹스는 길진 않았지만 바로 방금 전 두 명의 남자에게 따먹힌 그녀에 대한 내 배려이기도 했고 그런 내 배려를 이미 알고 있는지 그녀도 내 참견과도 같은 질문에 거짓 없이 답변을 해주었다. 아니 거짓은 없다고 난 느꼈었다.


“태규야 정말 알면서도 모른 체 할 수 있을까?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하는 부부가?”
“가능하니까 그렇게 살겠지..”
“정확히 뭐라고 얘기 했냐?”
“처음엔 술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욕심이 났다던데.. 2차 뛰는 동생들 보면 하루에 몇 십만 원씩 쉽게 버는 게 보이니까. 그래서 자기도 2차를 뛰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어차피 돈 버는 거 즐기면서 버는 게 맞다..라고 생각했다던가.”
“남편은? 남편하고 잠자리는 한데?”
“하겠지.”
“즐기면서 한다며, 그럼 즐길 거 다 즐기고 집에 들어가면.. 또 하고 싶겠냐?”
“매일 나오는 게 아니겠지.. 그리고 더듬기만 하고 가는 손님들도 많을 걸..”
“창구 말로는 보통 노래방 도우미 부르면 그렇게 논다고 하던데.”
“그렇게? 우리 회사는 전부 신사들만 모였었네.. 도우미 불러도 같이 노래하면서 좀 주무르다가 마음 맞으면 모텔이나 가는 게 최고였는데..”
“나도 그렇지 뭐.. 거기서 그렇게 놀 줄은 꿈에도 몰랐지.. 나도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니냐. 갑자기 거기에 손이 쑤~욱 하고 들어오더니... 어리둥절한데 너네는 벌써 시작 했고.. 나도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시작한 거지.”
“지랄하네! 창구가 노래 부르라고 마이크를 던져도 정신없이 여자만 따먹던 놈이 누군데!”
“내가 언제... 그런데 진짜 신기하더라.”
“뭐가?”
“처음엔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
“옆에서 진짜 야하게 그러고 있으니까. 나도 더 흥분하는 거 같더라고..그런 거 있잖아.. 딸딸이 치고 있는 거 들키면 졸라 창피하잖아. 그거랑 어떻게 보면 똑같은 건데 말이야.”
“더 흥분이 돼?”
“넌 아니냐? 넌 두 번이나 했잖아.”
“그거야...”
“미리 준비 하냐?”
“준비?”
“게임이란 걸 하기 전에 창구한테 배우면서 미리 준비를 한 거 아니냐고.”
“미친.. 준비를 하긴 뭘 해.”
“너랑 창구랑 같이 한 여자랑 노는 거 보니까.. 더 꼴리던데.”
“...”
“야동으로만 봤지,, 실제로 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잖아. 창구가 뒤에서 신나게 박아대는데 앞으로는 너 걸 빨아주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해보고 싶던데...”
“그래? 그럼 네 와이프로 한다면?”
“뭐!?”
“제수씨를 그렇게 돌릴 수 있겠냐?”
“.......”
“아! 늦었다. 빨리 먹고 가자.”

내 질문에 현민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고 끝내 대답을 못 했다.
역시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여자와 소중하고 지켜줘야 할 여자에 대한 경계를 정하기란 쉽지 않은 게 분명했다. 창구의 말대로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라는 말이, 섹스란 행복을 얻기 위한 도구일 뿐일 수 있다는 그 개방적이다 못 해 뇌쇄적인 사고를 쉽사리 받아들이기란 쉽지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아니 굳이 느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란 것이 수 만 가지의 형태로 정의 지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다녀왔어.”

정말 오랜만에 현관문을 열었을 때 불 켜진 거실을 확인하며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더불어 구수하게 코를 자극하는 김치찌개냄새는 스트레스로 인해 항상 더부룩했던 속까지 시원하게 쓸어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왔다.

“와~ 이 냄새 진짜 오랜만이다. 역시 당신이 끓여주는 김치찌......”

옷도 벗지 않고 난 작은 거실에 있는 주방으로 뛰어 들어왔는데.. 아내가 하얀색 팬티스타킹과 하얀색 브래지어 위에 앞치마만을 입고 날 반긴다.

“왔어요?”
“그게 뭐야?”
“김치찌개요. 입맛 안 변해죠?”
“누가 김치찌개를 물었어!.. 그 옷차림이 뭐냐고!?”
“앞치마는 입어야 찌개가 튀어도 안 뜨거워서... 다 끓였어요. 벗을게요.”
“그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한상이 그 친구가 이러고 날 반기라고 했어!?”
“네?.. 그건 아니지만.. 자신과 똑같이 대하라고...”
“강한상이?”
“........네.”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이미 각오했고, 나름 준비했던 순간이었지만 아침의 익숙한 아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행복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듯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려 길게 심호흡을 한다.

“이리 와봐.”
“...”

가스레인지의 불을 끈 후 신이의 팔목을 부드럽게 잡고 안방으로 걸어간다.
하루 종일 청소라도 한 것인지 걸어가는 집 안은 새집처럼 깨끗하다 못 해 광이 나는 듯 느껴졌다. 몰아서 빠는 버릇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양말 등의 빨랫감과 먼지가 수북하던 서랍장과 텔레비전등.. 아내로 있던 그 시절로 돌아온 듯 집안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식사하기 전에... 먼저 하게요?”
“뭘? 섹스?”
“....”
“이리 와서 똑바로 서봐.”

난 신이를 침대 옆에 세워두고 옷장을 열었다. 내 옷들은 전부 빨았는지 텅텅 비어있었지만.. 아내의 옷들은 그대로 서랍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꼭 자신의 흔적에 변화는 필요 없다는 듯 말이다.

난 신이의 앞치마를 벗기고 천천히 스타킹을 아래로 내린다. 돌돌 말아 내려가는 흰색 스타킹이 완전히 벗어났을 때 신이가 가볍게 발을 들어 벗기는 걸 도와준다. 그리곤 스스로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려고 손을 뒤로 움직인다.

“벗지 마.”
“...네?”

내 저지에 신이가 손을 멈추곤 날 쳐다본다.

“밥 먹어야 되는데.. 그러고 있으면 찌개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겠냐? 이거라도...”

옷장 안에서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이의 팬티와 티셔츠를 꺼내드는데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희미하지만 분명 내 코에 전해졌다.

당장 달려 나가 편의점에서 팬티라도 사올까?
200m정도 떨어진 곳에 여자 속옷 가게가 있던 거 같은데..... 아니면...

그 찰나에 온갖 잡생각을 하던 난 그나마 깨끗하게 빨아놓은 내 속옷들이 들어있는 옆 서랍장을 열어본다. 다행히 속옷까지는 세탁기에 돌리지 않았는지 대충 개서 집어넣은 속옷들이 몇 장 남아있었다.

“이..거라도 입을래?”
“이걸요?”
“좀.. 그런가?”
“...”

내가 멋쩍게 집어든 청색 사각팬티를 신이가 피식하고 웃으며 건네받고는 긴 다리를 들어 하나씩 구멍에 맞춰 넣고는 단번에 허리까지 끌어 올렸다. 트렁크 팬티까지 어울리는 신이의 변화 된 몸매에 감탄을 마지않던 난 우선 신이가 입을만한 윗도리를 찾기 위해 다시 옷장을 뒤지는데.. 곰팡이 내가 나는 신이의 옷들과 몇 장 안남은 속옷 외에는 텅텅 빈 옷장 속엔 신이가 입을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팬티와 함께 들어있던 반팔 메리야스를 꺼내 신이에게 건넸다.
결혼 때였다면 질색하며 자신의 추리닝을 입을 여자였던 신이가 내가 건넨 메리야스를 아무 말 없이 받아 입는다. 목이 다 늘어나서 한쪽 어깨까지 드러내는 메리야스를 입은 신이는 힐끗 자신의 모습을 화장대 거울로 훔쳐보고는 또 한 번 피식 하곤 웃었고 이내 웃음을 감추며 거실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시작 된 저녁만찬은 거의 매일 먹던 라면이나 바깥음식과는 차원이 다른 안도를 내 배에 느끼게 해줬다. 거의 1년이 넘는 시간 만에 먹어보는 집 밥은 날 식탐이 넘치는 머슴처럼 두공기의 밥을 단번에 해치우는 모습으로 돌변하게 만들 정도였다.

“천천히 먹어요.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닌데...”
“진짜 이 맛이 그리워서 혼났다니까. 이게 참... 솔직히 밖에서 먹는 찌개보다 특별히 맛있는 것도 아닌데...”
“뭐라고요!!”
“그런데 아무리 이 맛을 찾아 돌아다녀 봐도 못 찾겠더라고..”
“.....어머님한테 해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엄마? 1년 동안 두 번 봤나? 설이랑 추석 때 몇 시간 보고 온 게 다였는데.. 솔직히 뵐 면목이 있어야 말이지.. 만나도 새장가 가가로 언성이나 높이시고.. 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밥 한 그릇만 더 줘.”
“그만 먹어요. 그러다가 체해요.”
“걱정 말고 밥이나 한 그릇 더 주세요. 내 위는 내가 알아서 하니까.”

“... 어머님한테 좀 잘해요. 어머님도 속상해서 그런 건데..”

내게서 등을 돌린 채 신이가 중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이혼을 할 그때에도 신이는 나만큼이나 어머니에게 미안해했었고 눈물도 많이 흘렸었다. 못난 놈이 가지가지 한다는 말대로 돈도 잘 벌어다주지 못하는 남편이란 나란 놈은 진씨 가문의 3대 독자이기도 했기에 내가 문제가 있다고 먼저 말을 꺼낸 상황에서도 항상 죄인처럼.. 자신의 몸을 탓하며 많이 괴로워했던 신이였었다.

“우리 내일은 영화 보러 갈까?”
“영화요?”
“응. 이번에 나온 한국 영화가 무지 재미있다고 하더라고. 형사물인데 가볍게 볼만하면서도 재미도 많다고. 강력하게 추천하던데.”
“....”
“나야 물론 이 집 밥이 외식보다 훨씬 맛있지만.. 그래도 연애 때처럼 분위기도 낼 겸 외식하고 영화도 보는 건 어때?”
“여보.. 두 달 밖에 안 남았어요. 아니.. 이젠 7주 밖에 안 남았네요. 정말 그렇게 허비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허비?.. 그것보다 지금 날 여보라고 불렀지?”
“......실..수였어요. 태규씨한테”
“그냥 여보라고 부르지. 어차피 게임 룰에도 마음대로 하기로 한 거잖아.”
“...그건 한상씨한테 물어보고.....”
“됐어. 그 친구가 모든 걸 다 아는 신도 아닌데, 그런 것까지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되는 것도 웃기잖아. 그 정도 유두리는 있는 친구 같던데. 아닌가?”
“생..생각해 볼게요.”
“계속해.”
“...네?”
“7주밖에 안 남았는데. 그 다음 말을 계속하라고.”
“.......”
“어차피 섹스의 횟수나 오르가즘이란 걸로 승부한다는 규칙은 없는 거잖아. 아닌가? 혹시 몇 번 느꼈고 몇 번이나 실신했다! 라고 일기에라도 적어서 기록하는 거야?”
“아..아니에요..... 그래도 점수에 반영은 된다고 생각하세요.”

정색하며 부정하던 신이가 이내 얼굴에 평점심을 되찾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 예상대로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낸 강한상과의 관계에서는 상하위치나 복종 같은 질서에 대해선 확실할지 몰라도 이런 평범함은 없었음이 분명한 듯 느껴졌다.

“그거야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그런데 그 점수란 게 지극히 개인적인 거잖아. 안 그래? 당신이랑 단 둘이 만났을 때 했던 얘기대로.. 어디까지나 당신이 느끼고 변하는 그 감정이란 것에 절대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거 아니야?”
“한 가지.. 전 예전에 당신이 알던 여자가 아니에요. 섹...스 란 것이 얼마나 중독석이 강하고.. 얼마나 큰 쾌감을,, 다른 것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응어리들까지 모두 잊게 만들 정도로 화려한 것인지를 이미 알고 있는 여자에요. 아무리 당신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려고 해도.. 추억정도를 회상할 뿐 더도 덜도 아니라고요.”
“그래서? 나보고 강한상처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당신을 쾌감에 절게 만들라고?”
“그게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당신은 내가 이겼으면 좋겠어?”
“네?”
“아니.. 꼭 내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듯 편을 들어주는 거 같아서.”
“전 누구 편도 아니에요. 약속대로.. 내기에서 공정하게 평가를 하려고 노력할 뿐이죠.”
“공정?”

“씻을게요.... 오늘 하루 종일 청소를 했더니 땀을 많이 흘렸어요.”

다 먹은 저녁을 대충 정리한 신이는 씻는다는 말을 남겨두고 욕실로 들어간다.
자신의 모습을 애써 지우듯 샤워기소리가 한참동안이나 들리도록 씻은 신이는 생각에 잠긴 날 놔두고 안방에 들어갔고, 내가 준 메리아스를 다시 입고 여전히 식탁에 앉아 있던 내게 천천히 걸어왔다.

늘어날 대로 늘어난 메리아스를 입은 신이는 더 섹시해 보였다.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긴 신이는 메리아스 속에 아무것도 입질 않았는지 봉긋하게 솟은 가슴과 유두의 도드라진 모양을 젖은 몸에 의해 투명해지며 달라붙기 시작한 메리아스 아래로 섹시함의 극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천천히 다가와 천천히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 신이.
신이의 행동을 넋이 나간 놈처럼 쳐다보기만 한 난 금세 신이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직도 벗지 않은 양복바지의 허리띠를 풀고는 천천히 지퍼를 내린다.

팬티를 잡고 내리는 신의 손을 보며 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앉은 신이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벌써부터 고동치는 심장과 아찔한 쾌감이 머릿속의 욕구란 감정의 호르몬들을 펌프질하듯 자극하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신이를 일으켜 세워 그대로 식탁에 엎드리도록 밀어붙이고 자지를 밀어 넣고 싶은 엄청난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난 신이의 손이 아직 커지지 않은 자지를 잡는 그 순간에도 자지에 몰리기 시작한 혈액들을 안간힘을 주며 억누르며 잡생각을 하기 위해 눈을 감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 맞아! 어제 과장님이 시켰던 PT자료 안 해놨는데. 내일 출근하면 난리치겠지? 그 넙대대한 오징어 같은 얼굴을 하고 으윽!~~.. 그 새끼는 얼굴도 그렇지만 입 냄새도 장난이.....’

좀처럼 커지지 않는 자지를 신이는 급기야 입술로 문지르기 시작한다.
도톰한 입술을 살짝 벌려 혀를 낼름거리며 적시더니 귀두의 가장 위쪽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듯이 맞대고는 아직 커지지 않아 흐물거리는 자지를 잡은 손을 돌리기 시작했다.

등골까지 아찔한 전기가 뒷목으로 전해지는 정말 자극적인 신이의 키스에 확~!!이란 생각을 겨우 숨기며 더 필사적이 되어버린 나였다.

‘어머니가 이번엔 꼭... 오라고.. 하셨는...으..... 영화! 영화표를 예매 안했는데.. 표가 있을까?.. 엄청 인기 있다고 하던데.. 영화 보기 전에 뭘.....으~~.. 진짜 미치겠네..... 안 돼.. 여기서 커지면 넌 내 분신이 아니야! 요새끼야.. 날 배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그래도 좀 봐줘라.. 똘똘아.. 제발 좀 도와줘.... 여기서 너 혼자 날뛰기 시작하면 내가 뭐가 되냐! 알았지! 나중을 기약하고 오늘은... 당분간만 참아라!!!!’

급기야 내 자지와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나였다.

“어디.. 아파요?”

‘휴우~~~~~’

“응?”
“이..게.....”
“그럴 마음이 안 든다.”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참았던 내 자신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속으론 환호를 부르며 크게 웃고 싶었지만, 난 최대한 진지한 시선으로 여전해 내 자지를 잡고 무릎을 꿇고 있는 신이를 내려다본다.

“네?”
“여긴 우리 집이잖아. 너랑 나랑 행복해지려고 필사적으로 살았던..”
“....”

신이가 내 시선을 피해 눈을 내려 잡고 있는 생명 꺼진 자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이게 게임이란 건... 잘 알겠는데.. 널 보고 있으니까 꼭 내 아내였던 시절로 돌아온 거 같아서... 그런데 하는 행동은 너무 낯설게 보여서 흥분이 되도 반응이 안 되네....”
“......”
“한상이가 날 뿅 가게 해주라고 했지?”
“......”

역시나 신이가 대답을 못 한다.

“신이야.”

신이의 팔뚝을 잡고 일으켜 식사를 하며 앉았던 의자에 다시 앉힌 난 천천히 얼굴을 바라보며 얘길 이어갔다.

“포기할 수 있는데.. 포기하기가 싫어. 어차피 한상이의 여자라고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냥 신나게 놀아보자고,, 걸레로 변한 여편네 나도 한 번 막 돌려먹고.... 가지고 놀아보자는 각오까지 해봤는데... 그런데 우리 집에 돌아온 네 모습을 보니까 도저히 못하겠다. 아니!.. 진짜 끝까지 해보려고..”
“....”
“나 씻을게.. 먼저 자. 오늘은 난 거실에서 잘게.”

신이를 남겨 놓고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일부러 양복도 욕실 안에서 벗었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찬 물을 틀었다.

‘잘했어! 제대로 전해 졌을 거야!.. 착한 놈.. 똘똘아 수고했다!’

난 자신을 칭찬하며 차가운 물을 온 몸으로 몸서리치며 받아냈다.

그리고..

‘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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