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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7 1,065회 0건
5..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만 더...”
“요구사항이 많을수록 자신이 약자라는 걸 인정하는 꼴입니다.”
“어차피 한 수,, 두 세 수는 아래라고 보고 있는 거 알고 있으니까.. 일주일씩.. 아니 삼일씩 각자의 집에 신이가 방문하는 룰로 바꿔줬으면 하는데.. 물론 주말엔 네 집으로 내가 가는 걸로 해도 좋지만.”
“각자의 집이라뇨?”
“처음에 말하길 내가 네 집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걸로 얘기했었잖아.. 하지만 그건 내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아닌가? 홈그라운드의 어드밴티지가 얼마나 큰지 아무리 도박을 안 하는 나라도 알고 있는 건데.”
“흠....”
“주말부터 일요일까진 네 집에서 생활하면 되는 거잖아. 내 나이엔.. 매일이란 것도 버겁고 말이야.”
“하하하. 좋습니다. 그럼 어떤 식으로 할까요?”
“간단해.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만 신이를 내 집으로 보내주면 돼. 아니면 수요일저녁부터 금요일저녁까지 신이를 내 집에서 머물게 해도 되고.”
“기회를 많이 드려야겠죠?”
“..기회?”
“수요일에 보내드리죠. 그래도 일주일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주말로 갈수록 좋을 테니까요.”
“그러던지... 그리고 신이에 대해서 얘기 했던 거 말이야.”
“네?”
“정말 전부 사실이라고?”
“거짓말이라고 해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뭐..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지만.”
“그럼.. 젊은 여자들이 주위에 널리고 널렸는데.. 이혼전적이 있는 신이를 굳이 유혹한 이유는 뭐냐? 너 정도라면.. 굳이 이렇게 번거롭게 살 필요도 없잖아.”
“하하하하하하하.. 글쎄요...”
“...”
“음~~. 지키고 싶은 걸 빼앗는 게.. 그러니까 절망이란 걸 품고 있으면서도 그걸 내색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봤다고 해야 되나?”
“절망?”
“이혼녀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누구보다 밝게 행동하려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손가락질을 받긴 누가 받았다고 그래!?”
“이래서 우리 대한민국 남자들은 안 된다는 겁니다. 눈에서 안 보이면 다 편안하게 살 거 같죠? 이혼하고 잘 먹고 잘 살고.. 오로지 생각하는 거라곤 어떤 놈팽이랑 붙어먹고 자기 흉을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아니에요?”
“....”
“솔직히 형님도 신이를 다시 만났을 때 처음 생각한 게 뭐에요. 이런 젊은 친구랑 눈 맞아서 억울하고 화를 냈던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제 집에도 쫓아온 거고.. 아니에요?”
“그렇다고 치자고.. 그런 걸 다 알면서 왜 게임 같은 걸 제안하는 거냐? 내 마음속까지 꿰뚫어본다면 게임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 아닌가?”
“음.. 확인사살? 하하하하하하.”
“....”
“어차피 형님이 밑지는 거 하나도 없잖아요. 옛 마누라하고 질퍽하게 놀 수도 있고, 잘만하면 집도 생기고 돈도 생기고. 그럼 시작하시는 거죠?”
“좋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나중에 룰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없었던 일로 하는 일은....”
“걱정 마시죠! 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사회 경험은 형님만큼 충분합니다.”
“...알았다.”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이번 주는 쉬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하시는 걸로 하시죠.”
“...”
“아! 그리고 박미지란 분 말이에요.”
“박미지? 네가 미지씨를 어떻게 알고 있나?”
“형님한테 관심이 많던데.. 알고 계셨어요?”
“미지씨가 날?”
“모르셨구나.. 하긴 박미지란 여자가 많이 내숭 적이긴 하던데.”
“그런데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게임에 전념하시려면 방해요소가 없어야 되잖아요.”
“......!?”
“하하하.. 고맙죠? 선수보호 차원에서 이렇게 세세하게 신경까지 써드리고.”
“죽..였냐?”
“네!? 크크~.. 영화를 너무 보셨다~. 제가 무슨 킬럽니까 사람을 막 죽이게?”
“그럼?”
“걱정 마십쇼. 제가 다 알아서 했습니다.”
“뭘 알아서 했다는 건데!!”

나도 모르게 소리를 크게 질렀다.
커피전문점 안의 모든 사람들이 우릴 향해 시선을 집중했어도 그런 시선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강한상의 머리를 후려갈기려고 주먹에 잔뜩 힘을 줘 쥐는데.. 강한상은 오히려 테이블에 바짝 당겨 앉으며 내게 말을 한다.

“창피하게 왜 소리를 지르세요. 혈기왕성한 십대도 아니신데....”
“이 새끼가...”
“참... 신이 때보다도 더 흥분하시니까.. 보기 안 좋네요. 신이는 이미 떠난 여자니까? 어차피 다 끝난 여자니까 장난 같고 박미지란 여자는 현재형이라서? 혹시 형님도 박미지한테 관심이 있었나요?”

박미지씨는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경리과에 있는 아가씨다.
경리과 평균 나이보다는 좀 많은 30살에 노처녀라 불리는 여자이지만 평범함 속에서 스타일도 나름 괜찮고 얼굴도 미인까지는 아니었지만 괜찮은.. 이혼남이라는 꼬리표에도 경리과의 말 많은 곳에서 날 색안경 끼고 보지 않은 유일한 여자였었다.

아직 시작도 안한 아무 사이도 아니었지만 썸싱이란 걸 들자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여자이기도 했다.

“실망이네요. 그래도 와이프였던 사람의 일에 더 발끈해야 되는 거 아닌가?”
“입 닥쳐라.. 네가 뭘 안다고...”
“그래서 제가 먼저 손을 썼습니다.”
“뭐?”
“형님. 대한민국 여자가 가장 바라는 게 뭔지 아세요?”
“....”
“집하고 차. 안정된 직장.. 그런데 그런 걸 초면엔 알 수 없잖아요. 그럼 뭘 보고 호감을 갖냐! 우선 복장이에요. 핸드폰 있다고 시계 안차고 다니시죠? 어차피 유행 따를 나이는 지났다고 만날 가는 미용실이나 이발소 가서 어울리게 커트해 주세요. 라고 하시고..”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대한민국 여자들 내면에는 신데렐라 증후군이 어느 정도는 자리 잡고 있다는 건 많이 아실 테고.. 그냥 내 주제에 단지 꿈일 뿐이지, 라면서 넘어가는 여자들 중에서도 운명을 가장한 만남에도 쉽게 넘어올 수 있다는 건 아세요? 그럼 그 우연을 가장한 만남의 남자와 섹스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일까요?”
“....”
“물론 처녀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요.”
“지금... 미지씨랑도 했다는 말이냐?”
“얼마나 걸렸을까요?”
“........”
“이틀이요.”
“.....”
“첫날에 술집에서 만나서 연락처 주고받고, 그 다음날에 바로 했으니까.. 시간으로는 24시간 안 걸렸네요.”
“미친놈..”
“저도 혼났어요. 진짜 가슴 작은 여자는 취향이 아닌데.. 오죽 했으면 약까지 먹고 가게 해줬다는 거 아닙니까.”
“마음대로 얘기해라.. 지금은 신이가 먼저니까.”
“어라~. 못 믿으시는구나!”
“...”
“그럼 직접 보실래요?”
“뭐?”
“XX호텔 아시죠. 오늘 10시에 거기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612호로 10시에 오세요. 문 열어 놓을 테니까.”
“내가!.. 내가 왜 거길 가냐!?”
“형님은 오실걸요.”
“진짜 네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삶을 살아 가냐?”
“제가 여자를 어떻게 요리하는 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얘기로만 들었지 한 번도 제대로 못 보셨잖아요.”
“.....”
“아차차~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그럼 저녁에 봬요.”
“누가 간다고.. 안 가!”
“네~~”

점심시간을 황당하게 날리게 된 난 생각지도 못한 강한상의 말에 더 짜증이 밀려왔다. 그리 크지 않은 회사인 만큼 소문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 질 잘 알고 있었기에 호감이 있는 여자라고 해도 쉽사리 말을 걸지 못했었다.
더군다나 서른 살에 접어든 경리과의 철의여인이라 불리는 박미지란 여자는 더욱 그랬다.

단체 회식 때 티 나지 않게 날 챙기는 모습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건 이혼남의 처량한 신세를 동정해 했던 의미 없는 행동일 수 있었기에 동료들의 잘 해보라는 말에도 접근조차 안했었는데..
그것보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썸싱을 도대체 강한상이란 놈이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가 더 궁금해졌고 동료들까지 의심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된 내 모습에 애써 고개를 흔들며 부정하게 된다.


“미지씨 어디 갔어요?”
“결제 받으러 들어가셨는데.. 왜요?”
“.....”
“오셨었다고 전해드릴까요?”
“아닙니다. 중요한 일도 아닌데.. 전화로 할 걸 그랬네요.”
“전해드릴까요.”
“..네? 아니요.”

점심시간이 지난시간에도 난 내 사무실이 아닌 경리과로 올라왔다. 지금 생각해도 무작정 올라간 내 행동은 충분히 어리석은 행동이었고 즉흥적인 것이었다. 내 것이 아닌데도 꼭 뺏겼다는 기분을 느끼며 업무시간에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행동. 이대로는 강한상이란 놈의 페이스대로 끌려갈 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다시 한 번 여직원에게 내가 왔었다는 건 비밀이라고 당부를 한 후에 사무실로 복귀를 했다.



“웬일이냐. 네가 먼저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고.”
“웬일이긴 그냥 술이 생각나서 전화 한 거지. 창구는?”
“거의 다 왔다고 전화 왔어. 그런데 갑자기 창구는 왜?”
“물어볼게 있어서.”
“별일이네.. 창구는 사가지 없다고 연락도 하지 말라던 놈이 뭔 바람이 불어서...”

“하이~~~”

덩치는 산만한데 목소리는 모기가 앵앵거리는 목소리가 특징인 고창구란 이 친구는 김현민과 마찬가지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다. 정확히는 현민의 친한 친구로, 나하고는 넘어 알게 된 사이였지만 한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게 되어 현민만큼 스스럼없는 친구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다지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다.
고창구란 이놈은 특유의 넉살과 유머로 뜸하게 만나더라도 자주 본 친구처럼 대하는 특이한 놈으로 그 특이한 행동이 남녀 구분 없이 동일하다는 것이 낯을 좀 가리는 나로선 그런 모습이 껄끄럽게 느껴지는 상대였다.

“넌 연락 좀 하고 살아라! 이거 원 가뭄에 콩 나듯 만날까 말까 하니 어디서 친구라고 부르겠냐!?”
“네가 먼저 연락하면 되는 거 아니냐?”
“아! 그러네.. 하하하하하.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모였냐?”

“그러게.. 나야 뭐 술 한 잔 생각나면 만나지만.. 어쩐 일로 창구까지 먼저 만나자고 그런 겨?”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보려고 그런 거지 뭐가 있겠냐. 안본지 한 참 됐잖아.”

“거의 일 년만이다 이노마!”
“벌써 그렇게 됐나? 아! 나랑은 저번 달에도 봤지만 태규랑은 진짜 일 년만이네!”

“내가 사정이 좀 그랬잖아.”
“사정 같은 소리 하네! 야야! 프리하게 돌아왔으면 이 엉아부터 찾았어야지! 프리한 생활을 즐기려면 현민이가 도움이 되겄냐!?”
“크크.. 넌 여전하구나.”
“여전하지!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그건 죽을 때가...”

[따르르릉~~ 따르르릉~~]

“이 시간에 뭔 전화냐!”
“잠깐만.. 여보세요.”

강한상이었다.
난 친구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일어나 주점의 밖으로 나가며 시간을 확인하며 전화를 받았다. 시계가 벌써 10시 50분을 넘기고 있었다.

“지금 시간에 무슨 전화냐?”
[왜 안 오십니까?]
“어딜?”
[낮에 했던 말 잊으셨습니까? 아니면 잊은 척 하는 겁니까?]
“아! 미지씨랑 같이 있는 다고 했던 거? 근데 왜?”
[근데 왜? 분명히 오라고 했잖아요!]
“네가 오라고 명령하면 내가 강아지처럼 꼬리 흔들면서 쫓아가야 돼?”
[......]
“둘이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난 지금 손님들하고 중요한 미팅중이니까.”
[미팅이요?]
“그래 미팅! 미팅 몰라?”
[형님.. 이렇게 나오시면 재미없죠. 제가 형님한테 부탁까지 드렸잖습니까. 10시쯤에 XX호텔로 오시..]
“부탁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사람 뒷조사나 해서 사적인 회사 내에 여자까지 꼬셔놓고는,, 뭐? 부탁? 페어플레이를 한다고 했던 게 누구냐? 너 아니야? 지랄 염병 같은 소리하지 말고 그 아가씨랑 난 상관없으니까 빠구리나 졸라 뜨던가. 그리고! 다시 한 번 내 뒷조사 같은 거 하면 게임이고 뭐고 다 끝이란 것만 알아두라고!”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지랄?]
“아~.. 죄송하네요. 제가 방금 지랄이라고 얘기했었나요? 손님이 기다리고 계셔서 제가 좀 흥분을 했었나 보네요..라고 할 줄 알았냐!?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해서 장난쳐라.”
[크크..박미지씨를 정말로 좋아하셨나보군요.]
“미친놈.. 박미지랑 좆나게 붙어먹으라고! 내 알바 아니니까 때씹을 하던 지 스와핑을 하던지 님 꼴리는 대로 알아서 하시라고요. 끊어 이 새끼야.”
[형..형님.. 뚜뚜~~~~]

강한상의 정보력과 행동력을 직접경험하게 된 난 나름대로의 어필이 필요했다.
회사 내에서도 몇몇만 알고 있는 시작되지도 않은 썸싱을 강한상은 다 파악한 상태에서 더군다나 그 짧은 시간에 박미지라는 여자를 굴복까지 시킨 게 분명할 거란 생각에 이런 강한 행동을 나로 하여금 행하게 만들었다. 일종의 경고로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고 쥐도 궁지에 몰면 고양이를 물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만 했었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행동하게 되었다.

막말로 박미지란 여자는 나와 인연이 아니었다고 단정을 하게 되자 오히려 그 여자를 이용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지식이 필요했다.


“누구야?”
“또라이새끼.”
“누구?”
“됐고. 우선 한 잔씩 하자. 이모~~”
“목소리가 한 층 업 된 게.. 여자냐?”
“업이 돼? 내가?”
“그래 새끼야.”
“하하.. 그런가? 요즘 계속 당하고만 살았더니.. 작은 걸로 한 방 먹인 것뿐인데 기분이 좋네. 이모~ 여기 얼큰한 부대찌개하고 소주 좀 주세요.”

좀 멀리 살고 있는 을 만나기 위해 늦게 잡은 약속 시간이 우선 허기진 배부터 채우자는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나와 마찬가지로 현민과 창구도 안부를 묻는 식의 얘기를 나누며 찌개와 공기 밥으로 배를 불리기 시작했다.

“진짜 무슨 일로 창구까지 불렀냐? 무슨 일이라도 있어?”

불 꺼진 양은 냄비 안에서 찌개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을 때 현민이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현민이라면 아내의 일에 대해 대충은 짐작하는 게 있는 만큼 오늘의 갑작스러운 모임이 예사롭지 않은 만남임을 예상하고 있는 듯 보였다.

“창구야.”
“...응?”

공기 밥을 그릇까지 핥아 먹던 창구가 진지한 내 불음에 트림을 하며 고개를 든다.

“너 예전에 농담으로 내 마누라 같은 여자 한 번 안아봤으면 소원이 없다고 했었지.”
“...갑자기 그 얘긴 왜 꺼내. 야. 나도 반성 많이 했다고! 아무리 막나가는 나라도 친구 와이프는 놀리면 안 됐는데.. 그런데 그걸로 또 싸우려고 만나자고 한 거냐? 그게 벌써 몇 년 전 얘긴데...”
“그게 아니고 자식아.. 그때 술 먹으면서 했던 말..”
“무슨 말?”
“너 스와핑이란 것도 해봤다면서.”
“그거야 술 먹고 그냥 객기로 한 얘기지...”
“현민이한테 들었어. 너 동호회도 가입했다면서.”

창구가 현민을 쳐다보며 붉어진 얼굴을 어쩔 줄 몰라 했다.
사실 창구란 놈의 음란한 사생활을 굳이 들출 필요가 없었지만, 강한상을 더 잘 알기 위해선 그 놈의 사고방식과 가장 비슷한 생활을 하는 놈의 정신 상태에 대해 알 필요성이 있었다.

곤란한 듯 현민을 바라보는 창구의 시선에 내 사정을 그나마 알고 있는 현민은 어깨를 가볍게 들썩거리며 내 편을 들어준다.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래.”
“뭔데? 미리 말하지만 나 예전에 그 생활 청산했어. 마누라도 알게 돼서 난리도 났었고. 괜히 들쳐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알았으니까. 궁금한 것 좀 물어보자고.”
“뭐가 궁금한데?”
“스와핑이란 걸 하면 뭐가 좋냐?”
“뭐?”

지들이 좋으니까 하는 것일 뿐인데, 내가 생각해도 이기적이고 편협적인 질문임을 알면서도 경험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하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사랑하니까 독점욕이 더 강한 거 아니야? 남하고 같이 어울리는 것도 기분 나쁠 거 같은데 왜 다른 놈한테 지 와이프까지 넘겨주면서 다른 여자를 취하냐고.”
“너.. 이새끼~~”
“...왜?”
“여자 사귀냐? 사귀는 여자가 스와핑이 하고 싶데?”
“....”
“아나~ 그래서 날 부른 겨”
“그러니까 경험자로서 자세히 좀 얘기해봐.”
“이게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데!. 보자.. 우선 성적 취향부터 파악을 해야 되는 거지!”

분위기를 맞춰주자 창구놈이 신이 난 듯 팔까지 걷어붙이며 본격적으로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사실 창구는 실수로 의도치 않게 자신의 음란한 사생활이 회사 내에서 커밍아웃하게 된 케이스로 친구들의 입방아에도 자주 올랐던 사정이 있었다. 사람 만나기 좋아했던 창구에겐 부러움 섞인 조롱만큼 힘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현민의 말을 미안하지만 지금 이용하게 된다.

“너 야동 봤지.”
“야동?”
“북미 쪽 보면 많이 나오잖아. 남자들하고 여자들이 때로 모여서 빠굴을 뜨는 거.”
“보긴 봤지.”
“어떻든?”
“뭐가?”
“막 꼴리고 흥분됐냐?”
“그거야 뭐...”
“혐오스럽진 않고?”
“어차피 야동인데 혐오까지야......”
“그럼 한 여자를 두 세 명의 남자가 같이 박아대는 건?”
“그건 좀...”
“반대로 한 남자한테 두 세 명의 여자가 서비스 해주는 건 어때? 그것도 좀 그러냐?”
“그건 판타스틱이지! 남자라면 로망 아니냐?”
“오케이~그걸 반대로 생각해보자. 여자라면. 물론 1:1을 좋아하는 게 태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굳이 둘 중에 고른다고 하면, 반대로 네가 여자라면 그런 야동 중에 어떤 야동을 고르겠냐고?”
“반대로?”
“그래. 네가 남자새끼니까 한 여자한테 개떼처럼 달라붙어서 하는 건 별로라고 한 거잖아. 대신 여러 여자가 자신한테 서비스 해주는 건 로망이고. 그럼 만약에 네가 여자라면, 너 아닌 다른 여자랑 지 남자친구를 같이 서비스 해주는 게 좋을까? 아니면 멋진 남자들한테 공주님처럼, 머슴들한테 야성적인 서비스를 받는 게 좋을까?”
“.....”
“당연히 남자가 여러 여자한테 서비스 받는 걸 좋아하듯 여자도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그런가?”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원래 스와핑이란 게 1:1로 바꿔 먹는 재미로 하는 거잖아. 바로 옆에서 바꿔 먹든 각자 방에서 따로 바꿔먹든. 내 여자가 다른 놈한테 먹히는 건 가깝든 멀든 사실임은 확실한 거야. 그렇지?”
“그런데?”
“단순히 다른 년이 먹고 싶어서 상대편 남자하고 귀찮게 약속을 잡고 시간을 정하고 교류까지 하면서 만나겠냐? 다른 여자를 안고 싶어서? 그건 아니지. 여기서 본론을 말하자면 스와핑이란 게 근본적으로 네토란 성적취향이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이지!”
“네토? 그건 뭔데?”
“아나~.. 네토라레 몰라?”
“.....”
“와.. 이 새끼 완전히 쑥맥이네! 자! 그럼 처음부터 설명할게. 네토란 뭐냐~”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창구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처음에 속삭이듯 말하던 놈의 말투는 어느새 자랑이라도 늘어놓는 아저씨처럼 간간히 추가로 시킨 맥주로 목까지 축이며 연설이라도 할 기세로 내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네토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네토라레, 네토라세, 네토리 등등.. 이 외에도 수 만 가지가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큰 가지란 거지.”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잘 봐. 네토라레란 내 여자를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철저히 다른 놈에 의해 사랑하는 이를 뺏기면서 느끼는 좌절과 슬픔, 고통 속에서 쾌감을 찾는 아~~주 불행한 경우라고 할 수 있고, 네토라세는 내 주체로 내 여자를 다른 놈과 함께 나누고 즐기고 조정하면서 느끼는 쾌감, 보통의 남자라면 네토라세쪽이 대부분이지 네토라레는 거의 없어.”
“그게 보통이냐? 내 여자를 다른 남자한테 막 넘겨주는 게?.”
“우선 들어 봐봐! 그리고 네토리는 뭐냐! 다른 남자의 여자를 내 능력과 끈기로 천천히 굴복시키면서 점점 내 여자로 만들어가는,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완벽하게 내 여자로 만들어서 그 여자의 본내 주인이었던 남자를 버리도록 하는 게 네토리! 결론은 네토라레랑 네토리는 단순히 시점의 주체가 누가 되냐에 따른 정해진다는 거지.”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네. 그러니까 네토라레란건 지 여자를 뺏기는 거고, 네토리란 건 다른 남자의 여자를 뺏는다는 거잖아.”
“뭐 간단히 말한다면 그렇다는 건데. 이게 웃겨요. 내가 뺏기는 입장이면 ‘라레’고 빼앗는 입장이면 ‘리’인데.. 아! 요즘 나온 영화 봤냐?”
“영화?”
“간신이란 영화 말이야.”
“아니..”
“절대 권력의 왕이 아무 여자나 보이는 대로 다 따먹고 다니는 영환데. 그게 할렘물일까? 아님 네토리일까?”
“할렘이라면 수많은 여자를 품고 다니는 거?”
“그래도 남자라고 할렘은 알고 있네.. 하여튼 거기서 보면 그 왕이 권력으로 마음에 드는 여자마다 다 따먹고 지 여자로 만들잖아. 그럼 그게 할렘물이겠냐고.”
“영화를 안 봐서 잘 모르겠네.”
“할렘이라기보다는 네토리에 가깝다는 거지! 그럼 반대로 그 왕새끼한테 지 마누라를 뺏긴 놈들은? 네토라레일까?”
“그건 아니지 않냐?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지만.. 왕이라고 한다면 좋든 싫든 어쩔 수 없이 뺏겼을 테고.. 아까 네가 말한 네토라레라는 건 뺏기면서도 쾌감을 느끼는 거라고 했으니까.. 네토라레는 아니지 않나?”
“그렇지!! 그건 네토라레가 아니라 그냥 뺏겨서 억울하고 원통한 거지! 그럼 여기서 다른 질문. 네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치자.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그런데 우연찮게 그 여자랑 진짜 똑같이 생긴 여배우가 출연하는 야동을 발견했다면?”
“....”
“그 야동을 보면서 딸딸이를 칠래 안칠래?”
“그..거야..... 칠까?”
“백퍼 친다! 내가 이 열손가락을 다 걸고 맹세하지만. 그 야동은 무조건 보고, 무조건 친다 에 내 열 손가락을 다 걸 수 있다 이거야!”
“그럼 친다고 치고.. 근데 갑자기 딸딸이 얘기는 왜 하는 거냐?”
“봐라. 방금 얘기 한 왕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질색을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오히려 흥미를 더 느끼는 남자나 여자들도 있었을 거란 말이지. 그리고 그 영화를 보면서 자위를 한 사람도 있을 거고, 그럼 더 전진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완전히 닮은 여자가 나오는 그 야동이라는 걸 보면서 흥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변태성 기질이 다분하다는 거란 말이야. 야동이란 게 뭐냐. 놈 년이 만나서 빠굴을 뜨는 게 목적인 영화 아니냐. 그럼 네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하고 똑같이 생긴 여자가 엉뚱한 놈하고 붕가붕가를 하고 있는 걸 보면서 딸딸이를 친다는 건데.. 그 야동을 꼭 본다는 건 네 사랑하는 여자를 그 화면 속 여자한테 대입시키려고 보는 거 아니냐? 그 여자를 대상을 흥분해서 딸딸이를 치는 거고.”
“그런 억지가 어디 있냐!? 상상력이 진짜 풍부해서 그 야동의 주인공 여자를 대입시켜서 딸딸이를 치면서 상대 남자배우에 날 대입시킬 수 있는 거 아니야?”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야동을 보면서 그런 걸 주로 보냐? 아~ 내가 저 남자고 저 여자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다! 라고 하면서? 거의 모든 남자라면 내가 사랑하는 여자랑 똑같은 여자의 보지에 자지가 들어가고 저런 표정으로 느끼면서 저렇게 몸을 흔들고,, 전혀 다른, 그쪽에선 프로인 여자로 쩌는 몸짓으로 의도된 행동인대도 더 흥분상태로 몰입하는 건 아닐까?”
“참나.. 뭘 그렇게 어렵게 말하냐.. 그냥 좋아하는 여자랑 닮은 여자의 야한 모습을 보면서 흥분했고, 그래서 자위를 했다.. 그거 아니야?”
“크크크.. 뭐 그렇게 단순히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럼 생리적인 입장에서 보자고. 사랑이란 게 뭐냐?”
“사랑? 그걸 어떻게 정의 하냐. 세상에는 수백 수천,, 수 만 가지의 형태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로맨티스트 나셨네. 근데 말이야. 사랑이란 게 디게 단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단순해?”
“그래. 좋아하는 것 보다 좀 더 큰 거! 그리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
“....”
“사랑하니까 헤어져준다! 이 말 이해할 수 있냐?”
“.........”
“아!.. 미안... 이혼한 너한테 이런 말은 좀 아닌데..”
“됐어. 그럼 행복하게 해주는 게 사랑이다?”
“그것도 다 포함되는 게 사랑이지. 그럼 여기서 또 질문!”
“무슨 장학퀴즈냐? 뭔 질문을 자꾸 해? 그냥 설명만 좀 해달라니까..”
“생체학적으로 남자랑 다르게 여자는 천천히 달궈지기 시작해서 느리게 오르가즘에 도달한다는 건 알고 있지. 그래서 긴 애무와 분위기에 먼저 달궈놓고 삽입을 시작해서 같이 절정을 느낀다는 것도.”
“... 무슨 섹스박사같이 얘기 하냐.”
“자꾸 그런 식으로 나오면 더 이상 얘기 안한다.”
“알았어.. 그래서? 애무를 많이 해줘라?”
“삽입으로만 여자를 가게 만들려면 남자 하나가지고는 택도 없다는 말이지.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프로 아닌 다음에야 삽입하고 피스톤하면서 여자의 모든 성감대를 다 자극할 수 있냐! 남자들이 펌프질 하면서 손하고 입을 따로 움직일 수 있냐고. 힘들걸. 오로지 앞뒤로 허릴 움직이는 대만 정신없지 그리고 그걸로 여자도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이야. 하지만 남자가 둘이라면! 레즈를 좋아하는 여자가 한 명 더 있어도 상관없고, 여튼 한 명이 열정적으로 펌핑을 할 때 또 다른 사람이 집중적으로 성감대를 자극하기 시작한다면 여자가 어떻게 되겠냐?”
“그럼.. 넌 스와핑보다는 다른 남자를 불러서 세 명 이서 즐기는 게 더 좋다?”
“그게 바로 쓰리섬이란 거다.”
“그런 것도 명칭이 따로 있냐?”
“이 세상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원시적이면서, 과학적인 게 바로 섹스란 것이지! 암!!”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놈하고 나눠 먹는다는 건....”
“그게 경험과 생각의 차이란 거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행복을 빌어주는 게 당연한 거라고 아까 말했잖아. 그럼 섹스란 최고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행위에서 더 많은, 더 큰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게 사랑이 아닐까? 내가 능력이 탁월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나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럼 넌 어떻게 할래?”
“.........”
“그게 바로 네토라세란 걸로 넘어갈 수 있다는거지!. 이제 내가 뭘 설명하는 건지 알겠냐?”
“근데.. 그 모든 것들이 남자가 만족만을 느끼기 위한 행위일 수 있는 거 아니냐? 지가 변태니까 지 여자를 다른 놈한테 돌리는 거고. 그 돌리는 모습을 보고 만족을 하는 거고.. 그런 거 아닐까?”
“그게 하수란 거지! 단순히 돌리는데서 쾌감을 얻는다? 그럼 야동 보면서 딸딸이 치는 거랑 뭐가 다르냐?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나와 다른 남자, 그러니까 도우미를 통해서 나 혼자일 땐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쾌감을 느끼고, 그 쾌감에 몸서리치면서 행복해 한다면. 그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게 진정한 사랑이고 고수지 않겠냔 말이지!”

나로선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이었다.
창구가 말하는 의도는 다는 아니었지만 대충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가슴으로는 도저히 용납을 못하는.. 제목은 생각나진 않지만 예전에 읽었던 글에서 일부다처제가 아닌 일처다부제가 더 이상적이란 글의 내용으로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건 글 일뿐이었고 일부일처제를 이상적인 생활방식으로 여기고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에서는 결코 현실적이라 할 수 없는 내용일 뿐이었다.

“그럼 말이야. 만약에 그 네토라세인지 네토라레인지.. 네토리인지... 자기 여자를 다른 남자를 이용해 게임을 한다면 그건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거냐?”
“게임?”
“응. 기간을 두고 게임으로 그 여자의 마음을 정하게 한다는.. 그건 뭐에 속하는 거야?”
“본 남편이 다른 남자를 두고 게임을 한다라... 결정이라고 하는 건 자길 떠날지 남을지?”
“뭐.. 그런 거지.”
“그거 어렵네.. 기본적으로 모든 걸 알고 시작하는 거라면 보통은 네토라세인데... 라세의 경우는 결과까지도 다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내포되어 있거든. 내면에는 안정이라는 결정적인 룰이 깔려 있어야 되는 건데..”
“안정?”
“믿음이지. 섹스는 섹스일 뿐 내 여자는 날 떠나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믿음.”
“그럼 말이야.. 그 결과가 확실한데도 굳이 게임이란 걸로 자기 여자를 시험하기도 하나?”
“시험한다기보다는.. 즐기는 거지.”
“즐겨?”
“네토란 게 결과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그 과정을 더 즐기는 사람들이 있거든.”
“그게 말이 돼? 과정을 즐기다니.....”
“그런 게임까지 할 정도면 이미 해볼 건 다 해봤다는 거 아닐까? 더 큰 자극을 위해선 더 대범하고 큰 자극적인 상황이 필요하니까. 섹스란 게 마약하고 똑같은 거 거든.”
“....”

“태규야. 너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자.”

심각한 분위기를 깬 건 현민이었다.
아니..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현민은 나보다 더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어 날 밖으로 불러냈다.

주점에서 나가자 현민이 담배를 나눠준다.

“뭔 소리야?”
“뭐가?”
“혹시... 지금 말 하고 있는 내용이 너랑도 관련 있는 거지?”
“너도 다 봤으니까...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겠네.”
“그럼? 그 어린놈의 새끼가 제수씨하고??”
“네가 좀 도와줘라.”
“내가 뭘 도와줄 수 있냐. 그것보다 제수씨는? 지금 말하는 게 제수씨랑도 다 관련이 있는 거라고? 그 순진한 여자가?”
“더 이상.. 순진하지는 않더라고.”
“허~.. 그..그럼 그 여자..를....막....?”
“아니. 내 방식대로 하려고. 그러니까 도와줘라.”
“솔직히 무슨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고 뭘 도와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런 게임이란 걸 왜 하냐? 어차피 이혼하면 남 아니야?”
“그렇긴 한데...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줄게. 우선은 조용히 나만 좀 도와주면 돼.”
“그런데.. 제수씨는? 제수씨랑도 따로 만나봤냐? 뭐라고 하든?”
“신이는...”

“자자~ 2차 가자!”

나 혼자 해결하기엔 벅찬 게 분명하다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현민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믿을 만한 친구이기에 이런 자리에서 솔직히 고민을 털어놓으며 얘길 했고, 내 예상대로 현민은 침착하게 행동했다.

문제는 창구였다.
이놈에게는 신이의 존재 자체를 절대 얘기하면 안 될 거란 내 생각이 금세 증명되어졌다.

“백 마디 말보다 직접 한 번 하는 게 최고지. 안내해라!”
“어딜?”
“새로 사귄 여자한테 안내하라고! 내가 직접 나서서 다 해결해 줄게!”
“미친... 그런 거 아니야.”
“뭐? 그럼 왜 그런 걸 물어봤냐? 목에서 피 터지도록 다 설명해준 내 입장은 뭐야!?”
“2차도 내가 쏠게. 뭐 먹고 싶냐?”
“그럼 노래방가자.”
“뭐? 뭔 남자들끼리 노래방이야.”
“남자들끼리 노래방을 가야지! 내가 물 좋은 곳을 안다! 가자! 분명 네가 다 쏜다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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