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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6 1,127회 0건

14..


참 어색한 시간을 흘려보낸다.
정작 막걸리엔 손 하나 안대고 나온 걸 후회하게 된다. 운전을 하기 위해 안 마신 막걸리를 신이에게라도 마시게 할 걸... 하여튼 맛있는 막국수로 배를 채우고 신이와 난 드라이브를 하며 시내를 돌기 시작한다. 드라이브라기엔 너무 삭막한 건물들과 화려한 네온사인이 가득한 도로였지만.. 나와 신이는 천천히 움직이는 자동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며 풍경과 시원한 공기를 만끽하는 드라이브가 아닌 사람 구경을 하고 있었다.

내 주장과 의견에 오기를 부리듯 조수석에 앉아 나와 같이 진지한 모습으로 남자들을 평가하기 시작한 신이의 모습을 간간히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느리게 차를 이동한다고 해도 한계가 금방 드러나게 된다. 마지막 차도에서 거의 5~10km로 운전을 하기위해 신경을 쓰느라 인도를 걷고 있는 남자들을 제대로 관찰할 수 없었고, 내 예상대로 소극적인 행동으로 남자를 관찰하는 신이의 모습에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난 미지와의 대화를 나누며 또 한 가지의 가설을 속으로 세워봤었다.

네토리,, 네토라레,, 네토라세..
이 단어들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네토란 단어의 뜻을 몇 번이고 곱씹어 본 결과 강한상이 나와 하는 게임이란 게 이것들과 분명 관련이 있을 거라는 예측을 해보며 그럼 그 대상인 신이의 취향을 머릿속에 그려보길 반복했었다.

주체이며 승패의 요소인 신이의 감정이란 게 내 예상이 맞다면, 그리고 강한상에게 1년이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조교와 조련을 당해 이런 모습으로 급격히 변한 게 맞는다면... 과연 신이가 능동적일까?
미지와의 그 황홀했던 순간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의 확실히 변한 여자를 대하는 신이의 모습은 오히려 내게 더 큰 의문을 갖게 만들었었다. 그녀가 보여준 여자를 희롱하고 농락하는 행동들은 신이 자신의 모습보다는 이상하리만큼 강한상이란 남자의 모습과 겹쳐보였다는 게 새로 세우게 된 내 가설의 핵심이었다.

확실히 신이의 애로 했던 행동 하나하나는 내가 예상했던 범주를 훨씬 뛰어넘는 능숙함으로 미지를 몸서리치게 만들었었다. 같은 여자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과감하고 색스러운 행동으로 예전의 내 아내였던 모습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미지를 희롱했지만,, 그러나 그 모습에서 신이의 본 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더 문제였다. 아무리 사람이 변했어도 버릇과 입장이란 건 변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신이가 보여준 모습은 꼭 남자가 여자를 조련하기 위한 행동과 수단처럼 느껴질 정도로 능숙했기에 더욱 강한상의 모습을 겹쳐 떠올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조교와 교육을 당하는 입장이란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특히나 절대 권력의 주인과 노예 같은 행동으로 온 몸을 수갑과 족갑 같은 구속 체에 의해 강한상이 말했던 방치플래이란 것까지 했던 노예녀의 입장이라면.. 사실상 내가 부탁한 가르침을 자신의 본 모습이 아닌 흉내 내기를 하는 게 아닐까?
태초에 훌륭한 창조는 모방에서 온다는 말이 있듯 신이는 분명 강한상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날 그 흉내 내기를 했던 게 분명하리라는 가설을 세워본다. 그렇다면 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지금까지 시키는 대로, 명령하는 대로 따르기만 했던 신이가 확실하다면....

그걸 확인하기 위해 무리수일지 모를 지금의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행동에 자동차로의 이동은 분명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번화가의 입구에 도달한 난 차를 그냥 도로가 가장 끝 차로에 주차해버렸다.

“왜??”
“응? 차로 움직이니까 사람들을 제대로 볼 수 없잖아. 내려서 걷자. 여기 사람들 많네.”
“........”
“왜?”
“정말.. 생판 모르는 남자를 고르게요?”
“응. 그게 더 덜 할 거 같은데.”
“덜하다뇨?”
“글쎄.... 그냥 그럴 거 같다는 기분이 들더라고. 우선 내리자.”
“태규씨..”
“응?”
“이런 모습.. 태규씨 답지 않아요... 그냥 한상씨한테 제가 부탁할게요. 지금이라면 한상씨가 제 말을 들어줄지도 몰라요. 제가 부탁하면 그 베팅이란 것도..”
“지금 나 걱정 해주는 거야?”
“네??... 그냥.. 너무 안타까워보여서 그래요. 저한테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고요. 우리 이혼한 사이라는 걸.. 굳이 이런 무리한 행동까지 할 필요 없다는 거.. 다른 사람보다 태규씨 본인이 제일 잘 알잖아요. 한상씨.. 태규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잔인한 사람이에요. 나이가 어리다고..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란 걸 말해드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그게 걱정이란 거야.”
“...”
“나도 알아.”
“...알 다뇨?”
“당신 변한 모습을 누구보다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나야. 이 게임이란 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말도 안 된다는 거 나도 아는데.. 어차피 하기로 한 게임이잖아? 그럼 끝까지 발악이라도 해봐야지.”
“발악이란 걸 왜 굳이 하냐고요. 태규씨가 뭐가 아쉽다고.....”
“그 얘긴 그만하고.....당신은 정말 괜찮아?”
“...저요?”
“응. 당신! 한신이 당신 말이야.”
“전 행복해요.”
“행복해?”
“............네.”
“그럼 됐네. 나가자.”
“...”

차 문을 열고 망설임 없이 밖으로 나간다.
이 게임이란 게 신이에게 말했듯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룰과 현실에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걸 속으로 곱씹으면서 천천히 차를 돌아 조수석으로 이동한다. 만약 나와 신이가 보통의 이혼부부처럼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하는, 추억보다는 악몽만이 더 많은 부부였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성조차 못 느꼈을 것이다. 아니.. 성격차이로 이혼한 보통의 부부였다고 해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게임을 제시하며 접근한 강한상이란 놈과 걸레처럼 남자의 자지를 탐하는 신이란 여자를 경멸하며 혀를 찾을 텐데..

아직도 조수석에 앉아 있는 신이를 내려다보곤 차 문을 연다.

“가자.”
“정말....”
“왜? 무서워? 강한상처럼 모든 걸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해서 진행하는 게 아니라서?”
“아니에요. 가요.”

신이가 긴 다리를 쭉 내밀어 차에서 내린다.
역시나 신이의 모습은 내리는 그 순간부터 남자들만이 아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듯 보였다. 차려입은 신이의 모습은 야외촬영이라도 나온 모델이나 탤런트처럼 보일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 이상형이 뭐였지? 권송우? 소간지? 아니면 현본?”
“그런 거 없어요.”
“엥? 옛날에는 소간지 나오는 드라마만 하면 아예 자리 잡고 앉아서 일어날 줄 몰랐잖아.”
“그거야 어릴 때죠.”
“허~.. 3년도 안 된 얘기구만.. 저 남자는 어때?”

걸어가다 키가 훤칠하게 큰 남자를 향해 내가 고갯짓을 했고 신이가 그 남자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족히 185cm는 넘어 보이는 남자는 머리에 잔뜩 힘을 준 젊은 청년으로 오히려 신이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입을 동그랗게 말아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너무 어려요.”
“어려? 내가 보기엔 한상이보다 더 형 같구만..”
“,,,,”
“그럼 저 사람은. 중후한 매력이 괜찮네.”
“너무 말랐어요.”
“...그럼 저 친구는?”
“일행이 많잖아요.. 괜히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싫어요.”
“.....왜요?”
“무섭냐?”
“무..뭐가요?”
“솔직히 말해 봐. 무섭지?”
“참나.. 당신 내 모습 못 봤어요? 바로 앞에서 봤으면서...”

말과 행동이 다른 여자.
정확히는 잠자리 모습과 평소의 모습, 그리고 이런 오기를 부리는 모습이 다 다른 여자가 신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과거의 회상에 잠겨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신이의 모습들은 통통 튀는 매력까지 드러내며 날 다른 쪽으로 설레게 했다. 물론 그 결과의 목적이 섹스란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지만 말이다.

“우선 좀 앉을까? 계속 돌아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네.”
“...그래요.”

신이를 데리고 일부러 눈에 띤 테라스가 있는 주점으로 향했다.
칵테일과 과일주류들이 즐비한 메뉴판을 잠시 둘러본 난 가볍게 코코넛이 들어간 칵테일 두 잔을 주문했다. 그리고 앞에 놓인 예쁜 등잔에 시선을 뺏긴 신이를 무시한 채 다시 사람들이 분비는 길 쪽으로 시선을 옮겨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한 명도 비슷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재미가 의외로 괜찮았다. 여러 명이 웃고 떠들며 걸어가는 대학생들부터 술에 잔뜩 취해 일행으로부터 부축을 받고 걸어가는 회사원, 쌍쌍으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까지.. 오랜만에 나온 밤거리는 활기찼고 분산스러웠다. 그건 목요일이라는 내 소심한 걱정을 덜어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거리의 풍경이었다.

“무리해서 찾지 마세요. 그냥 제가 아는 분으로 내일 같이 만나는...”
“잠깐만..”

난 신이의 말을 끊고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 내 모습을 놀랜 듯 쳐다보는 신이의 시선을 그대로 받으며 주점에서 나왔고 그대로 건너편 골목 앞에서 서 있는 한 남자에게 뛰어간다.

“저기요.”
“네? 저 말입니까?
“네. 혹시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그런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아~.. 일행 기다리고 계신가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다른 게 아니고.. 우선 제가 미친놈이 아니란 걸 미리 말씀드릴게요. 그러니까..”
“전 도 같은 거에 관심 없습니다.”
“네? 하하하하하하하.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냥 부탁드릴게 있어서 그런 거죠.”
“부탁.. 말입니까?”
“네! 일행이라면 친구?”
“.....”
“아까부터 보니까 혼자 있는 거 같은데. 방금 휴가 나왔나 봐요.”

수많은 사람들 중 유일하게 어둑한 얼룩무늬의 옷이 눈에 띄는 한 남자에게 난 생각을 그만 접고 달려왔고 뻔뻔하게 말을 걸었다. 그런 행동에 당연히 이 남자는 날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당장이라도 도망가거나 주먹을 날릴 타이밍을 잡고 있는 듯 보였다.

“여자 친구 기다려요?”
“...네?....네.”
“아..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네. 시간 뺏어서 죄송합니다.”
“...왜?.. 그러십니까?”

딱딱한 말투는 왼쪽 가슴에 붙어 있는 작대기 두 개의 계급장이 어울릴 정도로 내겐 친숙했다. 날 경계하던 그의 시선도 내가 정말 아쉽다는 말투로 그냥 물러나려는 행동을 하자 경계보다는 호기심이란 욕구를 채우려 등을 돌리려던 날 붙잡았다.

사실 반신반의였다.
만약 여자 친구가 있다면 그냥 포기하면 된다는 생각과 그렇지 않고 기다리는 일행들이 남자친구들이라면 한 번 건드려나 보자는.. 그래서 넘어오면 오늘 진행하기로 했던 모든 것을 진행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역시나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오늘은 접자라는..

“다른 게 아니고,, 우리 부부가 좀 곤란한 일로 요즘 힘들어서 그래요. 군인아저씨한테 도움 좀 받고 싶어서.”
“도움..말입니까?”
“네. 사실 남한테 말하기도 부끄럽고.. 좀 그런 얘기라서..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이상한 병이 있거나 미친 건 절대 아니고요.”

이미 내 의도된 쭈삣거림에 이 군인총각이 눈치를 깐 듯 보였다.

“내 와이프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거든요. 이게 참....뭐라고 말해야 되는 건지....”
“무슨... 말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기 보이죠.”

내가 등을 돌려 신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던 신이가 내 손짓에 얼떨결에 손인사로 대답을 하다 황급히 손을 내린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주점 안으로 몸을 돌리지만.. 이미 군인총각의 시선엔 신이의 잘빠진 허리와 다리, 그리고 풍만한 가슴이 정찰이라도 된 듯 뚫어져라 각인된 상태였다.

“제..가 뭘....?”
“이런 부탁도 드리기 쪽팔리지만,,, 아!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린 이상한 부부 아니에요. 아... 이상한 부부는 맞는데 그러니까... 하하하하하하하.. 이거 괜히 긴장되네..”
“...”
“그런데 친구들하고 여기서 만나기로 했어요?”
“네?.. 그건 아니고.. 저기 커피전문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말입니다.. 담배를 태우려고 여기 서 있었습니다.”
“그래요? 그럼 친구들 만나셔야겠네요. 아쉽네.. 모처럼 와이프한테 좋은 남자 붙여주려고 했는데..”
“네? 잘 못 들었...아니.. 뭐라고요?”
“친구들이 기다리시는 거 아닌 가 해서요. 괜히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는 건데.. 이상한 부탁이나 드리는 거 같아서요.”
“혹시.. 꽃뱀이나.. 장기......”
“네? 하하하하하하하하~”

나도 모르게 크게 웃게 된다.
하긴 지금 상황자체가 정말 말이 안 된다는 걸 나 자신도 잘 알고 있었고 요즘 너무 많이 변해버린 내 자신이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저렇게 보일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는 크게 웃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런 부탁들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아닌가 말이다.

“하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걱정이라면 할 필요 없지만.. 그래도 영~ 아닌 거 같으면 친구들 만나러 가세요.”
“.....”
“그럼 전 와이프가 기다려서..”

천천히 신이가 있는 테라스 쪽으로 걸어가는데..
역시나 무리수였던 듯 군인총각은 우리 쪽이 아닌 반대쪽 길로 발걸음을 돌려 걸어갔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런 의심스러운 제안엔 경계부터 하고 미친놈 년들이라 욕을 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당연한 결과였을지 모른다는 허탈감까지 느끼며 피식하고 웃게 된다.
내 웃음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 내 변해버린 모습과 행동, 그리고 이 당연한 결과에 허탈감이란 감정까지 느끼게 된 내 자신에 대한 조롱과도 같은 웃음이었다.

주점의 문을 열고 신이가 있는 테라스로 걸어가는데.. 엉뚱한 모습을 보게 된다.
꽃에는 항상 벌들이 꼬인다고 하더니, 신이에게 파리가 앉으려고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머리에 왁스칠을 덕지덕지 해 번들거리는 헤어스타일의 키가 꽤 큰 남자가 테이블 옆에 서서 신이를 내려다보며 말을 걸고 있었다.

남자의 시선은 분명 신이의 얼굴과 차이나 드레스의 벌어진 앞섬 부분을 몰래 훔쳐보며 두 손 모두 칵테일 잔을 들고 있었다. 반 쯤 빈 잔과 달리 왼손에 들고 있는 새 칵테일로 신이를 꼬시려는 게 분명해 보였다.

‘상황을 지켜봐? 아니면...’

좀 더 가까이 걸어가던 난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데, 시끄러운 사람들의 잡담 속에서 신이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업이란 걸 하려면 먼저 결혼반지부터 빼고 하세요.”
“네?..하하.. 이건 그냥 벌레 방지용입니다. 저 결혼 안 했어요. 하하하하. 그럼 합석해도 괜찮..”
“벌레라... 누가 벌렌지 모르겠네...”
“네???”
“여보!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남자의 능긍 맞은 행동에도 신이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고 날 발견하자마자 ‘여보’라며 한 톤 높은 목소리로 불렀다. 남자의 놀란 시선이 날 쳐다봤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한 내 모습을 그제야 발견하곤 뒤로 물러나는데, 그 시선엔 부러움과 함께 못마땅한 느낌이 가득했다. 자신이 보기엔 자기보다 내가 한 참 모자란데 왜 이런 미인의 남편이 나인지 라는 질투서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다시 내 자리에 앉게 된다.


“지금 헌팅 당한거야?”
“헌팅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신이는 자신이 변한 후 이런 경우가 많았다는 듯 무관심하게 내 질문에 대답을 한다.

“당신이야 말로 뭐 한 거예요?”
“응?..하하..하.....”
“지금 저 군인아저씨를 부른 거예요?”
“응. 그런데 그냥 가네..”
“당연하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제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겠어요? 당신 너무 순진한 거 아니에요?”
“그런가? 그래도 돌려서 잘 말했는데.. 그리고 당신 미모 보고 곧바로 넘어올 줄 알았는데...”
“....말이라도 못 하면...”
“그럼 방금 왔던 남자라도 한 번 꼬셔볼까? 저 남자라면 잘 넘어올 거 같은데..”
“저런 남자는 꼬실 필요도 없어요.”
“왜?”
“얘기 하면 당장 달려들겠죠. 하지만 저런 남자는 제가 싫어요.”
“싫다니? 왜? 내가 보기엔 얼굴도 깔끔하고 키도 크던데.. 양복도 썩 잘 어울리고.. 나보다 훨씬 낫지 않나?”
“유부남에다가 허세만 잔뜩 낀 남자에요.”
“그걸 방금 만난 당신이 어떻게 알아?”
“유부남한테선 총각과 다르게 느껴지는 몇 가지가 있어요. 물론 작업남이라고 결혼 한 걸 작정하고 숨기는 남자는 그 몇 가지를 찾기 힘들지만, 저런 남자는 가정 안에서 쩔쩔매면서도 밖에선 큰소리치는 스타일이에요.”
“그걸 안다고?”
“아직도 훔쳐보는 걸 보면 쿨 하지도 못하고, 어쩌면 찌질 하기까지 할 거 같네요.”
“무..뭐?”

신이의 말에 남자가 걸어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확인하는데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우리를 째려보고 있었다. 그 눈초리엔 의심이란 단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정말 부부가 맞는지 의심하는 눈초리 말이다.

“저렇게 술집에 혼자 와서 사람들만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퇴근 후에 여자랑 어떻게 좀 해보려고 수작 부리려는 남자들이에요.”
“그렇군...”
“저런 남자들이 제일 경멸스럽죠.”
“... 한 번 놀고 버리기엔 저런 남자도 괜찮지 않나?”
“.......”
“응? 왜?”
“아이들의 아빠고 한 여자의 남편인데 거짓말까지 하면서 접근하는 남자라면 제가 거절할래요.”
“.....까놓고 얘기해서,, 당신하고 같이 즐긴 남자들도 다 저렇지 않다는 보장이 없잖아.”
“아뇨.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요.”
“거짓말을 안 하다니?”
“물론 한상씨가 다 알아서 컨트롤을 하지만 아무리 변태스럽고 음란한 놀이를 즐기더라도 최소한의 예의와 매너는 지켰다는 말이에요. 자신이 누구라고 밝히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최소한 저렇게 자신에게까지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는 말이죠.”
“....... 경험이 많아?”
“..네?”
“그 초대남이란 거.. 구릅섹스 같은 거 말이야.”
“그게 중요해요?”
“아니.. 중요한 건 아닌데.. 궁금해서...”
“1년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많아요.”
“근데..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뭐가요?”
“얘기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음~... 이게 참 물어보기도 뭐하네...”
“뭔데요? 왜 그렇게 뜸을 드려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말 하다 마는 건 줄 뻔히 알면서...”
“한상이... 한테 들었는데.. 그 클럽 이후에..”
“클럽이라뇨?”
“한상이랑 처음으로 클럽을 들어갔던 날.. 거기까진 그 놈한테 들었는데 그 이후가 궁금해서 말이야. 도대체 그 놈이 어떤 짓을 했기에 당신이 이렇게 변했는지 궁금해서... 물론 그 놈이라면 별의별 짓으로 당신을 유혹하고 넘어트렸겠지만.. 아무리 그런 유혹을 했다고 해도 당신이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잖아.. 그리고.. 그땐 당신도 섹스란 걸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말이야.”
“....”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지금에 와서 그런 얘길 들어봐야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안 들어도 상관없어.”
“그걸 알고 싶어요? 제가.. 어떻게 이렇게 변했는지가 궁금해요?”
“그렇긴 한데.. 아니야. 한상이 놈한테 듣는 게 차라리 덜 괴롭겠다.”
“후....”

신이는 숨을 가다듬고는 남은 칵테일을 전부 목에 털어 넣었다. 그런 모습에 오늘따라 신이의 목이 더 길어 보인다는 생각도 잠시 난 신이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당신은 몰랐을 거예요. 저랑 헤어지고 난 후에 벌어진 일이니까요.”
“모르다니 뭘?”
“아빠가 좀 많이 힘들었어요. 저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아빠가 교육청에서 정책관리팀에서 일하시는 건 알고 있죠?”
“...응. 그럼 한상이 놈이 당신하고 찍은 사진으로 장인어르신한테 보낸다고 협박이라도 한 거야?”
“아뇨.”
“그럼?”
“그 전부터 무슨 비자금 관련 사건에 아빠가 연관이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비자금??”

신이의 말을 듣던 난 현민이가 내게 말 했던 강한상에 대한 조사를 떠올리게 된다.
‘한방에게이트...’ 3년 전 강한상의 아버지란 의원이 죽어 어처구니없게 무마됐던 그 사건이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3년 전 그 의원이 죽고 2년 전 강한상의 어머니란 분이 자살을 했다는 현민의 얘기가 갑자기 떠오르게 된다.
분명 약간의 시간차가 있었지만 비자금이란 단어와 함께 머릿속에 떠오른 현민의 말을 듣고 찾아본 한방에게이트라 적혔던 헤드라이트 기사가 왠지 모를 연관성이 있게 느껴졌다.

“한상씨가 인맥을 이용해서 제 아빠를 많이 도와줬어요. 제가 몇 번이나 말했죠.. 강한상이라는 남자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강한 남자라고.. 저희 집에 줄초상일 날 뻔한 그 사건도 한상씨는 단 며칠 만에 원래부터 세상에 없던 일처럼 만들어버렸다고요.”
“........”
“그런 큰일을 해주고도 한상씨는 제게 단 한마디의 내색도 없이 절 유혹만 했어요.”
“유혹만 했다고?”
“네. 한상씨와 많은 진전이 있고서야 아빠한테 그 얘길 들었어요. 비자금 관련으로 잠도 못 주무시던 분이 어느 날부터 평온하게 지내셨고 모든 게 해결됐다고 한시름 놓으시더니 며칠 후 제게 강한상이란 남자를 혹시 아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한상씨가 힘 써줬다는 걸 눈치 채게 된 거죠.”
“그런 일을 강한상이 해결해 줬다고? 아무리 국회의원의 아들이었다고 해도.. 아니.. 그땐 이미 아무런 빽도 권력도 없는 종이호랑이였을 텐데...”
“....네? 그건 무슨 말이에요?”
“응? 응?... 아.. 아니야.”
“....”
“그래서? 그 놈 유혹에 넘어갔다고?”

내 물음에 신이는 물이 1/3쯤 남은 잔을 잡고는 찬찬히 테두리를 검지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망설임을 뒤로하고 짙은 눈동자에 여운을 남기듯 물 잔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솔직히 저 그때 정말 힘들었어요. 안식처가 돼야 할 집은 항상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고, 부모님과 같이 있는 자리는 그렇지 않아도 침울한 집안에 이혼한 딸년으로서 죄인처럼 가시방석에 앉아 항상 고개조차 들지 못했고요. 집에 전화가 울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엄마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렸어요. 모든 게 제 잘못처럼 느껴졌어요. 아이를 낳지 못하는 몸뚱이도 스스로 용서 못하겠는데..... 그거 알아요? 차라리.. 차라리 당신이,, 당신이 제 부모님한테 절 지켜주기 위해서 말 한대로 아이를 못 갖는 원인이 당신에게 있었다면.. 정말 당신이 불능이었다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다는 거.. 그래서 제 자신을 더 용서 못 했어요. 그래서 차라리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다고.. 모든 걸 놔버리고 싶다고...”
“그때 한상이가 도와준 건가? 혹시 나한테 연락 할 생각은.. 안 해봤어?”
“당신한테 연락을 한다면.. 당신이 절 도와줄 수 있어요? 설사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우리 아빠가 저지른 그 죄를.... 당신한테 말 할 수 있겠냐고요. 제가...”

신이의 눈망울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눈동자가 흔들린 건지 아니면 살짝 맺힌 눈물방울로 커다란 눈망울이 흔들린 듯 보였는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확실한 건 어느 때보다도 신이의 눈이 더 깊고 어두워 보였다는 것만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젠 상관없어요. 어차피 다 끝난 일이니까요.”
“그럼.... 그때부터 한상이 놈의 말을 듣게 된 건가?”
“......네.”
“아무리 그래도 그 놈의 변태적인 성향까지 다 받아줬어야 했어? 아무리 고맙더라도.. 그건 아니잖아. 혹시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너한테 접근 했던 거 아니야!? 그 놈이 널 가지고 놀려고, 그 새끼의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변태적인 취향으로 널 마음껏 주무르려고....”
“아니에요.”
“...뭐? 확신할 수 있어? 어떻게 확신하는데?”
“네.. 확신할 수 있어요.”
“그래.. 확신한다고 치자고.. 그런데 말이야. 우리 같은... 아니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돌아보자고,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변태적인 섹스를 즐겨도 단 둘이서 즐긴다고, 단 둘이서 즐기고 사랑하고.. 음밀하게, 남들 모르게 사랑을 하지 이렇게 같이 공유하고 돌리는 행위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거 몰라?”
“당신은요?”
“..뭐?”
“어제 미지씨와의 섹스가 어땠어요? 만약 제가 당신처럼 평범한 사람이라고 치면.. 다른 여자와 같이 당신을 공유한 것도 미친 짓이었고, 당연히 당신같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발기조차 되지 말았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만약 제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당신이 즐기는 동안 정말 죽여 버리고 싶다는 충동까지 일으켜야 되는 건 아닌가요? 마찬가지에요. 성적인 취향과 방법이 다르다고 사랑이 식거나 줄어든 건 아닌 거죠. 사랑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그걸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 할 수 없어요.”
“그럼 지금 당신은 강한상이를 사랑한다는 말이야?”
“........네. 사랑해요.”

사랑이라는 단어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신이를 노려보지만 신이의 당당하기까지 한 똑바른 시선에 다시 주먹을 풀게 된다. 괜히 느껴지는 갈증에 신이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물 잔을 뺏듯 낚아채 우선 목부터 축이고 냉정하려 애를 쓴다. 이런 대화에서의 흔들림과 조바심, 그리고 화는 내게 결코 도움이 안 되었기에 천천히 물을 삼키며 다시 한 번 침착하게 신이에게 말을 한다.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무리 당신이 한상이에게 빚을 졌다고 해도 그런 행위들을 용납하고 받아들였다는 게 이해가 안가. 내가 알고 있던 한신이라는 여자는 불임이란 자기 몸 상태 때문에 정말 괴로워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그런 행위를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었다고...”
“그건 불임이란 진단을 받기 전이었죠. 그리고 아직도 모르겠어요?”
“모르다니?”
“어제 느꼈던 쾌감.. 당신이라면 잊을 수 있겠어요? 두 여자가 당신에게 지배당하며 몸서리치는 모습을.. 기억에서 영원히 지울 수 있겠어요? 한상씨가 제게 요구한 게 당신과 지내는 동안은 당신만을 사랑하는 여자로 돌아가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어제의 섹스에서도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사랑했었고요.”
“사랑을 해?”
“네.. 아까 말했죠. 사랑이란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그게 혹시 네토라는 걸 말하는 거야?”
“...”

내 입에서 네토란 단어가 나오자 신이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짓고는 이내 표정을 숨긴다.

“나도 네토란 단어 정도는 알아. 그런 것도 모르고 이 게임에 뛰어들 정도로 바보가 아니라고. 하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게.. 어떻게든 한상이 놈이 당신한테 도움을 줬을 거란 예상에도 뭔가가 틀어졌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고.. 그래. 이런 느낌만 아니었으면 내가 미쳤다고 전 재산을 걸면서 그 게임이란 것에 뛰어들 리도 없었겠지..”
“한상씨는요..”

“저..저기...”

주위의 소음조차 잊을 정도로 집중을 하던 난 갑자기 끼어든 낯선 목소리에 짜증이 확 밀려왔다. 방금 전 신이에게 작업을 걸던 남자일 게 분명했고 신이의 말대로 찌질 하고 집요한 남자에게 욕을 한 사발 퍼부어주려고 고개를 돌리며 벌떡 일어나는데..

“아까 저기서....”

군인총각이었다.

“아...아. 안녕하세요.”
“네?...안녕하십니까.”

얼떨결에 인사를 하게 된 난 또 엉뚱하게도 인사를 하는 군인의 경례를 반쯤 하다 만 손을 보며 움찔거리듯 고개를 숙이다 만다.
신이와의 대화로 몇 가지의 의문을 풀게 된 난 더 많은 걸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대화가 끊기질 않도록 군인총각을 돌려보내려 하는데..

“두 분 뭐하세요. 앉으세요..”

신이가 군인총각을 빈자리에 앉혔다.





“갑자기 보자고 하셔서 놀랐습니다. 저도 스케줄이란 게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연락하시면 곤란하죠.”
“그건 미안한데.. 알고 싶은 게 있어서..”
“뭐가요? 그런데 형님. 오늘은 근무 안하세요?”
“외근 나온 김에.. 전화 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리 게임이 중요해도 생업만큼 중요한 게 없잖아요. 일은 제대로 하셔야죠.”
“.....”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내 입장을 조롱하는 강한상의 모습에도 태연함을 잃지 않는다. 이 남자는 어차피 이런 남자였으니까 말이다.

“어제는 어땠습니까? 형님과 밖에 나가서 외식한다는 소리까지는 들었는데.. 그 이후로 아직 보고를 못 받아서..”
“신이가 매일 보고를 하나?”
“보고랄 것까진 없죠. 그냥 의무? 오늘 하루는 어떤 놀이로 즐기고 놀았다~ 그 정도가 다입니다. 연인들끼리 사사로운 것들까지도 통화하는 거 아시잖아요.”
“연인이라... 어제 젊은 군인과 처음으로 초대란 걸 해봤다.”
“네!? 와우~~ 형님이 말입니까? 어제는 제대로 섰어요!?”
“....”
“크크크큭큭.. 죄송합니다. 장족의 발전이네.. 그래서 어제는 어땠습니까? 형님이 먼저 제안한건가요? 아니면 신이가 교육차원에서?”
“그 군인은 내가 데리고 왔는데... 먼저 신이를 어떻게 굴복시켰는지부터 말해주면.. 나도 자세히 말해 주지.. 아니.. 어차피 넌 신이와의 옛 얘기를 나한테 직접 하는 걸 즐기잖아? 아닌가?”
“크큭..하하하하하하하하. 형님.”
“...왜?”
“형님도 이제 즐길 줄 아시는 군요. 좋습니다. 형님 말대로 신이와 클럽에서의 첫 만남 이후 어떻게 길들이기를 했는질 알려드리죠. 얘기가 엄청 길어질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어차피 곧바로 퇴근한다고 하고 나왔으니까 상관없다.”
“음~~... 그럼 보자...”



----계속----

"얘기가 엄청 길어질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오늘도 읽어주셔서 먼저 감사드립니다.(__).
사실 초반부터 떡밥을 넌지시 던져놨었는데.. 많은 분들이 너무 궁금해 하셔서 그 중 한 가지를 풀어드립니다.

네토라는 비주류의 특성상 너무 길지 않은 단편정도의 지루하지 않은 스펙터클하고 빠르게 진행하려던 방향을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전환 해 봤습니다.ㅋㅋㅋ.

이곳에서도 네토로 분류된 글들은 장편이 거의 없습니다. 욕도 많이 먹고 그만큼 인기도 덜한 편이죠(^^). 그런데도 계속 잔상처럼 남는 글은 이상하리만큼 네토만한 게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극히 싫어하시고 경멸하는 분들도 많지만요. 그래서 저도 길게 쓰지 않으려 했던 겁니다.
야설은 야설일 뿐인데 말이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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