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와!~”
“......”
“와..우~~.. 진짜 와우다.. 어떻게 이런 여자를 꼬셨냐?”
“글쎄다..”
“와~~ 상지야. 넌 쨉도 안되네. 오늘 꽁으로 뛰어야 겄다.”
“흥! 내가 미쳤냐! 오빠 자꾸 그러면 나 집에 간다!”
“하하하~ 이 지지배는 뭔 말을 못해요.. 그런데.. 진짜 와~~우~~~네.. 안녕하세요. 이 친구의 베스트 프렌드인 고창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와! 진짜 초 A급이네! 우리 어디서 만났었지! 진짜 어디서 봤는데! 혹시 세이노아? 갈대?? 아니면 텐프로에서 봤었나!?”
“텐프로??.. 미친놈.. 그런데서 일하는 여자로 보이냐?”
“그럼 아니야!? 정말 일반인이야?”
이 멍청한 새끼는 정말로 내 마누라였던 한신이를 못 알아보고 있었다.
신혼 초 이후 몇 번 만나진 않은 사이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친구의 와이프였던 여자를 그런 곳에서 일하는 여자로 취급을 하다니....
하긴..
모든 여자의 매력을 얼굴보다 가슴과 엉덩이를 먼저 보고 결정하는 놈이 이 고창구란 놈이었으니.. 빵빵해진 가슴과 잘록한 허리, 거기에 더 업 된 힙으로 변한 신이의 모습을 보고 쉽사리 내 예전의 아내를 떠올리기란 이놈한테는 더 힘들 것이다.
“넌 제정신이냐? 이런 초미녀랑 연애를 하면서 나한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
“아무리 양귀비처럼 예쁜 처자라도 품에 계속 안으면 심심해진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 친구 중에 말로만 듣던 전생을 구한 놈이 있을 줄은 내 상상도 못했네!”
“잔말 말고.. 여기서 가깝다고 했지?”
“......”
“왜? 또 무슨 이상한 말을 하려고 그렇게 똥 씹은 표정으로 쳐다보냐?”
“정말 관전만 할 거냐?”
“...”
“아니면.. 우리 파트너 교환으로 두 쌍으로만 즐길까?”
“미친.. 내가 네 좆만한 자지가 뭐가 궁금해서 파트너 교환을 하냐!”
“아~~ 너 모르는구나! 나 튜닝 제대로 했잖아! 옛날 목욕탕에서 놀림 받던 내가 아니라니까!”
“튜인?”
“그래! 일명 인테리어! T자 링에다가 해바라기까지 아주 그냥~~~~.”
“T는 뭐고 해바라기는 뭐냐?”
“이게 안 보면 몰라요! 그리고 안 겪어보면 모른다는 말씀! 안 그냐 상지야!”
“그럼 뭐하냐고.. 10분을 못 버티는데...쯧쯧~”
“허!! 이 년이 삐쳐가지고 헛소리만 하네. 야! 내가 언제 10분 만에 찍 했냐! 말은 똑바로 해야지!!”
“아~ 네~~엡~~”
창구의 말을 비아냥거리며 받아치는 여자야말로 그 텐프로나 갈대란 곳에서 일하는 여자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창구와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 대충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는 대화와 복장. 상지라는 여자는 신이에 못지않게 짧고 달라붙는 스커트에 커다란 깃이 인상적인 얇은 언밸런스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일명 홀복이라 불리는 그런 복장으로 미사리의 카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 야 이년아! 자꾸 비아냥거릴래!”
“누구부터 비교를 했는데! 나밖에 없다며! 확 언니한테 전화 걸어!?”
“야야야~ 얘가 왜 이런 다냐.. 하하하하하. 알았다니까! 오늘 오빠가 찐하게 놀아줄게.”
“찐하게 놀아주긴.. 어차피 허그에 가면 또 다른 년한테 정신 못 차릴 거면서...”
“에이~ 말은 똑바로 해야지! 너부터 다른 놈하고 씹질 했잖아!”
“내가 언제!!”
“저기.. 쪽팔리니까 그만들 하고.. 가자..”
“하하하하.. 그나저나 진짜 아깝네..”
말을 하면서도 창구새끼가 신이의 전신을 스캔하듯 위아래로 음흉하게 훑어본다. 그런 창구의 시선은 내가 느끼기에도 노골적이었고 느끼할 정도로 징그럽게 느껴졌고 신이는 더 해보였다. 마지못해 그 복장 그대로 나를 따르던 신이는 차에서 내리며 들고 온 긴 가디건을 걸쳤고 그 가디건은 창구의 뱀 같은 집요한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옷깃마저 여미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신이의 모습에도 창구의 노골적인 시선은 좀처럼 걷힐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결국 내 주먹이 창구의 어깨를 한 대 힘껏 때리고서야 그 시선이 걷히고 우린 이동할 수 있었다.
창구의 차를 뒤쫓아 우리는 남이섬 쪽을 지나 가평군청 쪽으로 향했고, 곧 펜션들이 모여 있는 숙박 촌을 지나 용초폭포란 간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반대편으로 이동해 카페들이 띄엄띄엄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일반적인 카페들과 다를 게 없는 건물에 차를 주차한 난 곧 일반 카페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네온들의 간판들이 번쩍이고 있는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주차된 많은 차들에도 불빛조차 찾아볼 수 없는 횅한 건물의 희한한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건 신이도 마찬가지인 듯 차에서 내리다 말고 적막하고 어둑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날 쳐다본다.
“여기가 맞어?”
“크크크~ 걱정마라. 처음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게 여기 장점이잖아. 찌끄러기들은 거르고 알짜배기 회원들만 모이는!”
“알짜배기 회원들이 따로 있냐?”
“크크크~~~. 이 형님이야 말로 알짜배기 회원이지! 따라 와라.”
이중문..
어둑한 자갈밭을 가로질러 문을 열고 들어가도 그 어둠은 사라지질 않았다.
어둠에 시각이 익숙해지고 나서야 안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되었고 그 문도 그냥 열리는 게 아니라는 걸 창구의 행동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창구가 아주 작게 빛나고 있는 붉은 점을 향해 뭔가를 꺼내 들어 보여줬고, 그제야 문이 열린다.
문이 열리는 동시에 들리는 희미한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 그리고 매캐하게 코를 찌르는 담배연기의 냄새가 많은 사람들이 안을 채우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강한상에게 끌려가듯 갔던 그 음란한 공간과는 뭔가가 다른 공기가 우리를 휘감고 반기기 시작했다.
좀 더 밝고 차분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강한상이 이끈 그 곳이 고급스럽지만 시끄럽고, 시끄럽지만 그래서 더 젊은 분위기로 나와는 맞지 않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던 공간이라면 이곳은 차분하면서도 뇌쇄적인, 하지만 이 뇌쇄적인 공간이 오히려 내겐 좀 더 부드럽게 느껴지고 있다는 걸 사람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30~40대로 보이는 연인들은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뛰어나지도 않은 평범해 보이는 모습처럼 내게 보여졌다. 옷이 허름하거나 못났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한 것 멋을 부리고 나온 연인들도 있었고 섹시하게 차려입은 여자들도 보였지만 그건 그 섹시함속에서도 즐기며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먼저 내 시선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형님!~~ 늦었습니다!”
“왔노! 늦긴 이제 시작인데. 오~ 상지도 왔노. 니 오늘은 자중하래이! 저번처럼 술 꽐라돼서 올라타다가 오바이트 하지 말고!”
“아씨! 큰오빠는 또! 그게 언제 적 얘긴데 자꾸 그래!”
“크크큭~ 닌 벌써 소문 쫘악 났데이! 니 위에 올라타는 건 되는데, 아래에 깔리지 말라고! 신나게 올라타다가 그날 저녁 메뉴까지 확인하게 댄데이~라고 키키키키~”
“아씨!!! 진짜!!!”
“크크~ 야야. 저기 VIP석에 앉으래이~”
“VIP석은 개뿔. 다 똑같구만!!”
“크크크~ 주댕인 그만 털고 니가 앉는 곳이 VIP석 아니겠노! 가서... 어... 휘익~~.. 누구신고??”
“아! 말씀드렸던 친구고요. 이 친구 애인이요.”
“휘~~익.. 와따매... 디따 실한 가스나를 델고 왔네 그려.. 와~”
“실하면 뭐합니까. 오늘은 관전만 한다는데..”
“아따~ 아까 부러.. 창구야. 잠깐 귀 좀 대 보래이!!”
“네??”
둘이서 뭐라고 귓속말을 주고받고는 우리를 가리켰던 그 자리로 이끌었다.
자리라고 해봐야 이전부터 있던 유리테이블과 쿠션이 다 죽은 소파이긴 했지만 사람들에겐 그런 건 별 상관이 없는 듯 보였다.
“뭐라고 한 거야?”
“뭐가?”
“아까 그 큰형님이라는 사람하고 마리야.”
“아~ 너무 과하게 놀지 말라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 사람들이 개, 돼지로 보인다더라.”
“돼지?”
“그런 사람 많거든. 호기심으로 왔다가 막상 뒤엉켜서 노는 거 보고 겪고 나서는 다음날 바로 후회하는 사람들. 괜히 좋은 친구 잃지 말고 적당히 즐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 쓰라는 거지.”
“자유롭네.. 어느 정도 통제가 있을 줄 알았는데..”
“통제야 있지! 꼬장 부리거나 매너 없게 행동하는 사람이나 커플은 무조건 강퇴야! 저 형님이 저렇게 순딩이로 보여도 한때 한 주먹 했었거든.”
“한 주먹? 깡패였어?”
“등에 문신이 아주 땟깔나게 그려져 있으니 뭐. 그래도 과거 얘기 하는 거 싫어하시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해라. 문신에 대해서 말해도 되지만.”
“그럼.. 여기선 뭐하고 노는 거야?”
“똑같지 뭐. 노는 게 뭐 다를 게 있겠냐.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단지 노출이 좀 과하고 행동이 좀 노골적이면서 섹시하다고 해야 할까? 푸하하하하하하~”
“섹시해?”
“보면 알아. 그보다 니 앤이나 간수 잘해 은근히 찝쩝대는 놈들 등장할 테니까. 매너는 있어도 충동조절까지는 쉽지 않은 게 본성 아니냐. 뭐 됐다고만 하면 형님이 무서워서라도 그냥 물러날 테지만..”
그제야 잠시 소홀했던 신이를 신경 쓰게 된다.
조용히 우리말에 귀를 기울이던 신이가 창구의 말에 무심한 듯 고개를 살짝 돌린다. 아마도 창구가 자신을 몰라본 이 상황이 오히려 신이에겐 도움이 되는 듯 보였다. 날 다시 만나고 극도로 내 지인들을 피하는 신이의 모습과 창구의 이름들 들었을 때의 반응으로 신이가 이곳보다 창구를 만나러 온 그 카페를 더 싫어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 괜찮지?”
“......”
“자자~ 우리 한 잔씩 먼저 시작해야지!”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 챈 창구가 먼저 신이의 잔에 술을 따르며 분위기를 돋우기 시작했다. 술잔에 채워진 맥주를 잠시 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신이의 행동에 건배를 재안하듯 잔들을 들게 만드는 창구의 제스처.. 결국 우리는 분위기에 취해 한 잔을 다 비우게 된다.
“오~ 저긴 벌써 시작했네.”
창구가 가리킨 테이블에 나와 신이의 시선이 한 사람의 것처럼 같이 움직인다.
세 쌍의 커플이 자리 잡고 있는 그 테이블 위에 빈 술병을 빙그르르 돌다가 멈춘 방향에 한 남자가 옷을 벗고 있었다. 무슨 게임을 하고 있다는 걸 분위기로 알 수 있었던 나는 왜 갑자기 옷을 벗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더 뚫어져라 그 테이블을 쳐다보게 된다.
옷을 다 벗은 40대 초중반의 남자가 멋쩍은 듯 이미 상당히 커진 자지를 조물딱거리며 멀뚱히 서 있자 파트너로 보이는 여자가 그의 등짝을 손바닥으로 후려갈기며 행동을 재촉한다. 결국 그 남자는 대충 치워진 테이블 위로 올라가더니 개처럼 엎드린 채 고개를 푹 숙이기 시작했다.
알몸인데 검은색 양말과 구두만을 신고 테이블 위에 엎드린 그 남자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게 되는데, 그 아래에 갑자기 손을 불쑥 집어넣은 한 여자가 다시 맥주병을 돌린다. 멈춘 맥주병이... 다른 한 남자를 가리켰다.
잔뜩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더 뒤로 앉는 그 남자의 행동에도 응원을 하듯 소리를 지르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녀들의 행위는 그 남자를 더 당혹스럽게 만드는 듯 보였는데.
계속 된 재촉에 결국 그 남자가 일어나서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마지막 심호흡을 하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테이블 위에 엎드린 남자의 파트너로 보인 여자가 일어나선 그 엎드린 남자의 얼굴을 잡고는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걸린 남자가 그런 둘의 모습을 찬찬히 감상하며 보다가 마음을 굳혔는지 자리를 옮긴다. 엉뚱하게도 엎드린 남자의 뒤로 자리를 옮긴 남자. 그리곤 불쑥 손을 그 남자의 사타구니 속에 밀어 넣고는 덜렁거리는 자지를 잡아 꺾어 뺀다.
엎드린 남자의 자지를 손으로 잡고는.. 구역질나는 표정으로 ‘우웩’이란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몇 번 더 망설이는데.. 일행들의 재촉에 결국 허리를 숙여 그 남자가 엎드린 남자의 자지에 입을 가져다 댔다.
“무..뭐하는 거냐?”
“크크크크~ 가만히 있어 봐!”
개처럼 엎드린 그 남자의 자지를 사타구니 사이의 뒤로 빼 물기 시작한 남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풍경에 오히려 테이블에 같이 앉아 있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열~~ 아홉~~ 여덟~~ 일곱~~”
발까지 동동거리며 그 숫자를 빨리 세라며 손을 위로 휘젓는 자지를 물고 있는 남자의 행동에도 오히려 카운트다운은 늘어지듯 길어지는데..
“둘~~ 하나~~ 땡!”
“우..우웩!!. 웩웩.. 야! 다시. 다시 해!”
남자가 헛구역질을 하며 뒤로 물러나 앉자 여기저기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들이 내 귀에 들려온다. 그 테이블을 감상하듯 지켜보고 있던 게 나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이 비밀모임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된 나였다.
창구의 말대로 그냥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그러나 강압이나 강제는 전혀 없는 이 자유로운 분위기에도 엄격한 룰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테이블에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이네 테이블 두 개를 붙인 여섯 쌍의 커플이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곤 첫 번째로 지목된 여자가 아까처럼 옷을 다 벗고는 그 테이블 위에 엎드리자 두 번째로 지목된 다른 남자가 아까와는 반대로 기다렸다는 듯 여자의 뒤로 달려가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다.
여자의 허리가 위로 크게 휘는 모습과 함께 시작된 카운터..
남자는 여자의 자궁 속으로 아예 들어가 버릴 작정인 지 엉덩이를 있는 대로 벌리곤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고, 결국 여자는 팔에 힘이 빠진 듯 카운터 2에 얼굴을 테이블에 처박게 된다.
박수와 환호성이 들리며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한 열기에 카페 안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도 묘한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 옆 테이블 남은 한 쌍의 커플은 이미 그 게임을 감상하며 서로의 음부에 손을 집어넣고 흔들어주고 있었다. 들썩거리는 여자의 엉덩이와 더 자극을 받은 듯 보이는 남자..
“윽!.. 깨물지 마라!”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 난 이미 우리 테이블에도 그 분위기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바지를 엉덩이에 걸친 창구놈의 사타구니에 상지란 여자가 허리를 숙여 얼굴을 위아래로 흔들고 있었다.
그 둘 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게 된 내 모습에 창구 놈이 오히려 신이 난 듯 상지의 머리채를 잡고는 더 빠르게 움직이는데..
상지란 여자가 그런 창구의 행동에 손을 뿌리치며 허리를 펴곤 욕을 한다. 그러나 그 욕이 악감정이 담겨 있지 않다는 건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곧 행동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들러리도 아니고! 오빠야 음악 좀 바꿔~”
“음악? 아~~ 하하하. 오케이~~”
창구가 바지춤을 부여잡은 채 일어나선 카운터 같은 공간으로 가더니.. 술을 마시고 있던 큰형님이라 불린 일행에게 뭔가를 얘기 한다.
그리고 또 바뀐 분위기.
잔잔하지만 신이 나던 비트에서 섹시하고 부드러운 선율로 바뀐 음악이 흘러나오자 약한 우리 테이블이 아닌 옆의 사람 없는 탄탄한 나무 탁자에 갑자기 상지란 여자가 올라가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휘파람소리와 환호성.
이미 익숙한 듯 상지는 그 시선들을 즐기며 몸을 부드럽게 섹시웨이브로 흔들어대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창구 놈이 같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 저질 웨이브로 화답을 하기 시작한다. 쪽팔리다 는 단어가 세상에 아예 없는 듯 창구 놈은 자꾸 흘러내리는 바지를 놔둔 채 자지를 덜렁거리며 연신 상지의 흔들리는 엉덩이 골에 밀착하며 부비부비를 하는데.. 갑자기 상지가 귀찮게 하는 창구를 뒤로 밀어버린다.
소파에 쓰러지듯 넘어진 상구의 발목엔 여전히 바지가 걸쳐진 채로 역V자를 그리며 처박힌 모습에 너무 웃겨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기 시작하는데.. 신이도 그 모습이 웃긴 지 손으로 입을 가리곤 몰래 웃고 있었다.
“언니!!!”
“...”
“언니!!!! 올라와요!”
몰래 웃고 있는 신이를 향해 상지가 손을 뻗어 부르기 시작한다.
그 행동을 애써 회피하며 시선을 돌리는 신이였지만 이미 안의 분위기는 상지로 인해 한껏 달아올랐고 그 상지가 가리킨 신이의 외모에 순간 “오우~~~‘라는 탄성으로 불을 더 지피기 시작한다.
“크크.. 나가 봐.”
“시..싫어요.”
“여기서 안 나가면 분위기 쏴~ 해질 거 같은데.”
“...”
“그냥 분위기만 맞춰주다 내려와.”
“....”
곤란해 하는 신이의 모습에 그냥 넘어가야 되나.. 라는 생각을 할 때, 그런 신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큰형님이란 남자가 천천히 일어나 사람들을 자중시키려는 듯 손을 뻗는데.. 신이가 천천히 일어나 계속 몸을 흐느적거리는 상지에게 다가가 입술을 악물고는 테이블 위로 조신하게 올라간다.
“와~~~~”
“쥑이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환호성에 엉뚱하게도 결혼식 뒤풀이가 생각난다.. 이렇게 음란하고 뇌쇄적인 장소에서 조금은 짓궂기도 했던 그 뒤풀이가 생각이 날 줄은.. 그러나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꼭 결혼식 뒤풀이와도 같아는 느낌을 받은 것만은 확실했다..
아마도 이 모임자체가 단발적인 게 아닌,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의 잘 지켜진 모임이었기에 가능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오~~~~~!!”
갑자기 커진 환호성에 연신 당황하고 있는 신이를 쳐다본다.
뻘쭘하게 서 있던 신이가 어색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고, 그런 신이의 옆에서 몸을 밀착한 상지의 노골적인 섹시댄스에 조금은 더 몸을 움직이게 된 신이였는데.. 갑자기 신이의 짧은 치마를 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상지란 여자의 행동으로 사람들의 환호성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환호성과 열광적인 반응들에도 신이는 상지의 손을 막기에도 급급해보였다. 오히려 허리까지 숙이며 그런 상지의 손을 피하려는 신이의 움직임은 오히려 섹시함을 더 자극시키는 행위처럼 보이며 남자들을 더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는것도 모른체 말이다.
“와~.. 진짜 죽이는 파트너네..”
“응?...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저러다가 신... 저 여자 화나면 힘든데..”
“야야~ 걱정 마~ 클럽 같은 데 가봐라. 저러고 무대에서 놀고 있으면 남자들이 가만히 두냐?! 여긴 한 명도 안 나서잖아.”
창구의 말은 사실이었다.
신나게 웃고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창피해하는 신이의 모습을 환호성과 박수로 즐길 뿐 바짝 다가간 어느 한 명도 그 테이블 위로 손을 뻗진 않았다.
“진짜.. 그냥 관전만 할 거야? 저길 봐라. 벌써 다 뒤엉켜서 즐기기 시작했는데.. 그리고 위층에 가면 전체를 매트리스로 깔아놔서 즐길 공간도 충분하거든.”
“매트리스??”
“그래 인마! 죽인다니까. 오늘은 작은 풀에 오일도 가득 채워놨을 걸.”
“그런 것도 있냐?”
“하~~ 이 친구가 우리 모임을 만만하게 보네! 나름 회비도 있거든! 한 달에 2만원!”
“2만원으로 이런 모임이 운영이 돼? 20만원은 걷어야 되는 거 아니냐?”
“빈 건물 빌리는데 돈이 얼마나 든다고. 술만 조달하면 끝인데 뭔 돈이 필요하냐.”
“아~...”
도저히 안 되겠는지 신이가 손을 저으며 상지에게 내려간다는 행동을 하자 상지가 많이 아쉬운 듯 몇 번 잡아끌긴 했지만.. 결국 무대 같지 않은 무대에서 내려오는 신이였다.
“위에 사람들이 있나?”
“벌써 몇 명 안 보이는 거 보니까 올라간 거 같은데.”
“...우리도 가자.”
“오~~ 그럼 제대로!?”
“아니.. 오늘은 벌을 주려고 온 거니까.. 그냥 약속대로 관전만 할 거야.”
“벌? 무슨 벌??”
“그런 게 있어.. 가자.”
“무슨 소리야.”
“위에 올라가도 관전만 할 수 있는 거지?”
“그야 뭐..”
홍조띤 얼굴로 내게 걸어오던 신이가 우리의 대화라도 들었는지 발걸음을 멈추고 커져서 더 동그래진 두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계속--
갑작스럽게 잡힌 음성으로의 출장에 내일은 오전에 올릴 시간이 없을 듯 합니다. 죄송합니다.
“와!~”
“......”
“와..우~~.. 진짜 와우다.. 어떻게 이런 여자를 꼬셨냐?”
“글쎄다..”
“와~~ 상지야. 넌 쨉도 안되네. 오늘 꽁으로 뛰어야 겄다.”
“흥! 내가 미쳤냐! 오빠 자꾸 그러면 나 집에 간다!”
“하하하~ 이 지지배는 뭔 말을 못해요.. 그런데.. 진짜 와~~우~~~네.. 안녕하세요. 이 친구의 베스트 프렌드인 고창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와! 진짜 초 A급이네! 우리 어디서 만났었지! 진짜 어디서 봤는데! 혹시 세이노아? 갈대?? 아니면 텐프로에서 봤었나!?”
“텐프로??.. 미친놈.. 그런데서 일하는 여자로 보이냐?”
“그럼 아니야!? 정말 일반인이야?”
이 멍청한 새끼는 정말로 내 마누라였던 한신이를 못 알아보고 있었다.
신혼 초 이후 몇 번 만나진 않은 사이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친구의 와이프였던 여자를 그런 곳에서 일하는 여자로 취급을 하다니....
하긴..
모든 여자의 매력을 얼굴보다 가슴과 엉덩이를 먼저 보고 결정하는 놈이 이 고창구란 놈이었으니.. 빵빵해진 가슴과 잘록한 허리, 거기에 더 업 된 힙으로 변한 신이의 모습을 보고 쉽사리 내 예전의 아내를 떠올리기란 이놈한테는 더 힘들 것이다.
“넌 제정신이냐? 이런 초미녀랑 연애를 하면서 나한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
“아무리 양귀비처럼 예쁜 처자라도 품에 계속 안으면 심심해진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 친구 중에 말로만 듣던 전생을 구한 놈이 있을 줄은 내 상상도 못했네!”
“잔말 말고.. 여기서 가깝다고 했지?”
“......”
“왜? 또 무슨 이상한 말을 하려고 그렇게 똥 씹은 표정으로 쳐다보냐?”
“정말 관전만 할 거냐?”
“...”
“아니면.. 우리 파트너 교환으로 두 쌍으로만 즐길까?”
“미친.. 내가 네 좆만한 자지가 뭐가 궁금해서 파트너 교환을 하냐!”
“아~~ 너 모르는구나! 나 튜닝 제대로 했잖아! 옛날 목욕탕에서 놀림 받던 내가 아니라니까!”
“튜인?”
“그래! 일명 인테리어! T자 링에다가 해바라기까지 아주 그냥~~~~.”
“T는 뭐고 해바라기는 뭐냐?”
“이게 안 보면 몰라요! 그리고 안 겪어보면 모른다는 말씀! 안 그냐 상지야!”
“그럼 뭐하냐고.. 10분을 못 버티는데...쯧쯧~”
“허!! 이 년이 삐쳐가지고 헛소리만 하네. 야! 내가 언제 10분 만에 찍 했냐! 말은 똑바로 해야지!!”
“아~ 네~~엡~~”
창구의 말을 비아냥거리며 받아치는 여자야말로 그 텐프로나 갈대란 곳에서 일하는 여자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창구와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 대충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는 대화와 복장. 상지라는 여자는 신이에 못지않게 짧고 달라붙는 스커트에 커다란 깃이 인상적인 얇은 언밸런스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일명 홀복이라 불리는 그런 복장으로 미사리의 카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 야 이년아! 자꾸 비아냥거릴래!”
“누구부터 비교를 했는데! 나밖에 없다며! 확 언니한테 전화 걸어!?”
“야야야~ 얘가 왜 이런 다냐.. 하하하하하. 알았다니까! 오늘 오빠가 찐하게 놀아줄게.”
“찐하게 놀아주긴.. 어차피 허그에 가면 또 다른 년한테 정신 못 차릴 거면서...”
“에이~ 말은 똑바로 해야지! 너부터 다른 놈하고 씹질 했잖아!”
“내가 언제!!”
“저기.. 쪽팔리니까 그만들 하고.. 가자..”
“하하하하.. 그나저나 진짜 아깝네..”
말을 하면서도 창구새끼가 신이의 전신을 스캔하듯 위아래로 음흉하게 훑어본다. 그런 창구의 시선은 내가 느끼기에도 노골적이었고 느끼할 정도로 징그럽게 느껴졌고 신이는 더 해보였다. 마지못해 그 복장 그대로 나를 따르던 신이는 차에서 내리며 들고 온 긴 가디건을 걸쳤고 그 가디건은 창구의 뱀 같은 집요한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옷깃마저 여미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신이의 모습에도 창구의 노골적인 시선은 좀처럼 걷힐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결국 내 주먹이 창구의 어깨를 한 대 힘껏 때리고서야 그 시선이 걷히고 우린 이동할 수 있었다.
창구의 차를 뒤쫓아 우리는 남이섬 쪽을 지나 가평군청 쪽으로 향했고, 곧 펜션들이 모여 있는 숙박 촌을 지나 용초폭포란 간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반대편으로 이동해 카페들이 띄엄띄엄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일반적인 카페들과 다를 게 없는 건물에 차를 주차한 난 곧 일반 카페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네온들의 간판들이 번쩍이고 있는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주차된 많은 차들에도 불빛조차 찾아볼 수 없는 횅한 건물의 희한한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건 신이도 마찬가지인 듯 차에서 내리다 말고 적막하고 어둑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날 쳐다본다.
“여기가 맞어?”
“크크크~ 걱정마라. 처음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게 여기 장점이잖아. 찌끄러기들은 거르고 알짜배기 회원들만 모이는!”
“알짜배기 회원들이 따로 있냐?”
“크크크~~~. 이 형님이야 말로 알짜배기 회원이지! 따라 와라.”
이중문..
어둑한 자갈밭을 가로질러 문을 열고 들어가도 그 어둠은 사라지질 않았다.
어둠에 시각이 익숙해지고 나서야 안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되었고 그 문도 그냥 열리는 게 아니라는 걸 창구의 행동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창구가 아주 작게 빛나고 있는 붉은 점을 향해 뭔가를 꺼내 들어 보여줬고, 그제야 문이 열린다.
문이 열리는 동시에 들리는 희미한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 그리고 매캐하게 코를 찌르는 담배연기의 냄새가 많은 사람들이 안을 채우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강한상에게 끌려가듯 갔던 그 음란한 공간과는 뭔가가 다른 공기가 우리를 휘감고 반기기 시작했다.
좀 더 밝고 차분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강한상이 이끈 그 곳이 고급스럽지만 시끄럽고, 시끄럽지만 그래서 더 젊은 분위기로 나와는 맞지 않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던 공간이라면 이곳은 차분하면서도 뇌쇄적인, 하지만 이 뇌쇄적인 공간이 오히려 내겐 좀 더 부드럽게 느껴지고 있다는 걸 사람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30~40대로 보이는 연인들은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뛰어나지도 않은 평범해 보이는 모습처럼 내게 보여졌다. 옷이 허름하거나 못났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한 것 멋을 부리고 나온 연인들도 있었고 섹시하게 차려입은 여자들도 보였지만 그건 그 섹시함속에서도 즐기며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먼저 내 시선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형님!~~ 늦었습니다!”
“왔노! 늦긴 이제 시작인데. 오~ 상지도 왔노. 니 오늘은 자중하래이! 저번처럼 술 꽐라돼서 올라타다가 오바이트 하지 말고!”
“아씨! 큰오빠는 또! 그게 언제 적 얘긴데 자꾸 그래!”
“크크큭~ 닌 벌써 소문 쫘악 났데이! 니 위에 올라타는 건 되는데, 아래에 깔리지 말라고! 신나게 올라타다가 그날 저녁 메뉴까지 확인하게 댄데이~라고 키키키키~”
“아씨!!! 진짜!!!”
“크크~ 야야. 저기 VIP석에 앉으래이~”
“VIP석은 개뿔. 다 똑같구만!!”
“크크크~ 주댕인 그만 털고 니가 앉는 곳이 VIP석 아니겠노! 가서... 어... 휘익~~.. 누구신고??”
“아! 말씀드렸던 친구고요. 이 친구 애인이요.”
“휘~~익.. 와따매... 디따 실한 가스나를 델고 왔네 그려.. 와~”
“실하면 뭐합니까. 오늘은 관전만 한다는데..”
“아따~ 아까 부러.. 창구야. 잠깐 귀 좀 대 보래이!!”
“네??”
둘이서 뭐라고 귓속말을 주고받고는 우리를 가리켰던 그 자리로 이끌었다.
자리라고 해봐야 이전부터 있던 유리테이블과 쿠션이 다 죽은 소파이긴 했지만 사람들에겐 그런 건 별 상관이 없는 듯 보였다.
“뭐라고 한 거야?”
“뭐가?”
“아까 그 큰형님이라는 사람하고 마리야.”
“아~ 너무 과하게 놀지 말라고.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 사람들이 개, 돼지로 보인다더라.”
“돼지?”
“그런 사람 많거든. 호기심으로 왔다가 막상 뒤엉켜서 노는 거 보고 겪고 나서는 다음날 바로 후회하는 사람들. 괜히 좋은 친구 잃지 말고 적당히 즐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 쓰라는 거지.”
“자유롭네.. 어느 정도 통제가 있을 줄 알았는데..”
“통제야 있지! 꼬장 부리거나 매너 없게 행동하는 사람이나 커플은 무조건 강퇴야! 저 형님이 저렇게 순딩이로 보여도 한때 한 주먹 했었거든.”
“한 주먹? 깡패였어?”
“등에 문신이 아주 땟깔나게 그려져 있으니 뭐. 그래도 과거 얘기 하는 거 싫어하시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해라. 문신에 대해서 말해도 되지만.”
“그럼.. 여기선 뭐하고 노는 거야?”
“똑같지 뭐. 노는 게 뭐 다를 게 있겠냐.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단지 노출이 좀 과하고 행동이 좀 노골적이면서 섹시하다고 해야 할까? 푸하하하하하하~”
“섹시해?”
“보면 알아. 그보다 니 앤이나 간수 잘해 은근히 찝쩝대는 놈들 등장할 테니까. 매너는 있어도 충동조절까지는 쉽지 않은 게 본성 아니냐. 뭐 됐다고만 하면 형님이 무서워서라도 그냥 물러날 테지만..”
그제야 잠시 소홀했던 신이를 신경 쓰게 된다.
조용히 우리말에 귀를 기울이던 신이가 창구의 말에 무심한 듯 고개를 살짝 돌린다. 아마도 창구가 자신을 몰라본 이 상황이 오히려 신이에겐 도움이 되는 듯 보였다. 날 다시 만나고 극도로 내 지인들을 피하는 신이의 모습과 창구의 이름들 들었을 때의 반응으로 신이가 이곳보다 창구를 만나러 온 그 카페를 더 싫어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 괜찮지?”
“......”
“자자~ 우리 한 잔씩 먼저 시작해야지!”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 챈 창구가 먼저 신이의 잔에 술을 따르며 분위기를 돋우기 시작했다. 술잔에 채워진 맥주를 잠시 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신이의 행동에 건배를 재안하듯 잔들을 들게 만드는 창구의 제스처.. 결국 우리는 분위기에 취해 한 잔을 다 비우게 된다.
“오~ 저긴 벌써 시작했네.”
창구가 가리킨 테이블에 나와 신이의 시선이 한 사람의 것처럼 같이 움직인다.
세 쌍의 커플이 자리 잡고 있는 그 테이블 위에 빈 술병을 빙그르르 돌다가 멈춘 방향에 한 남자가 옷을 벗고 있었다. 무슨 게임을 하고 있다는 걸 분위기로 알 수 있었던 나는 왜 갑자기 옷을 벗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더 뚫어져라 그 테이블을 쳐다보게 된다.
옷을 다 벗은 40대 초중반의 남자가 멋쩍은 듯 이미 상당히 커진 자지를 조물딱거리며 멀뚱히 서 있자 파트너로 보이는 여자가 그의 등짝을 손바닥으로 후려갈기며 행동을 재촉한다. 결국 그 남자는 대충 치워진 테이블 위로 올라가더니 개처럼 엎드린 채 고개를 푹 숙이기 시작했다.
알몸인데 검은색 양말과 구두만을 신고 테이블 위에 엎드린 그 남자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게 되는데, 그 아래에 갑자기 손을 불쑥 집어넣은 한 여자가 다시 맥주병을 돌린다. 멈춘 맥주병이... 다른 한 남자를 가리켰다.
잔뜩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더 뒤로 앉는 그 남자의 행동에도 응원을 하듯 소리를 지르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녀들의 행위는 그 남자를 더 당혹스럽게 만드는 듯 보였는데.
계속 된 재촉에 결국 그 남자가 일어나서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마지막 심호흡을 하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테이블 위에 엎드린 남자의 파트너로 보인 여자가 일어나선 그 엎드린 남자의 얼굴을 잡고는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걸린 남자가 그런 둘의 모습을 찬찬히 감상하며 보다가 마음을 굳혔는지 자리를 옮긴다. 엉뚱하게도 엎드린 남자의 뒤로 자리를 옮긴 남자. 그리곤 불쑥 손을 그 남자의 사타구니 속에 밀어 넣고는 덜렁거리는 자지를 잡아 꺾어 뺀다.
엎드린 남자의 자지를 손으로 잡고는.. 구역질나는 표정으로 ‘우웩’이란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몇 번 더 망설이는데.. 일행들의 재촉에 결국 허리를 숙여 그 남자가 엎드린 남자의 자지에 입을 가져다 댔다.
“무..뭐하는 거냐?”
“크크크크~ 가만히 있어 봐!”
개처럼 엎드린 그 남자의 자지를 사타구니 사이의 뒤로 빼 물기 시작한 남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풍경에 오히려 테이블에 같이 앉아 있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열~~ 아홉~~ 여덟~~ 일곱~~”
발까지 동동거리며 그 숫자를 빨리 세라며 손을 위로 휘젓는 자지를 물고 있는 남자의 행동에도 오히려 카운트다운은 늘어지듯 길어지는데..
“둘~~ 하나~~ 땡!”
“우..우웩!!. 웩웩.. 야! 다시. 다시 해!”
남자가 헛구역질을 하며 뒤로 물러나 앉자 여기저기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들이 내 귀에 들려온다. 그 테이블을 감상하듯 지켜보고 있던 게 나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이 비밀모임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된 나였다.
창구의 말대로 그냥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그러나 강압이나 강제는 전혀 없는 이 자유로운 분위기에도 엄격한 룰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테이블에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이네 테이블 두 개를 붙인 여섯 쌍의 커플이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곤 첫 번째로 지목된 여자가 아까처럼 옷을 다 벗고는 그 테이블 위에 엎드리자 두 번째로 지목된 다른 남자가 아까와는 반대로 기다렸다는 듯 여자의 뒤로 달려가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다.
여자의 허리가 위로 크게 휘는 모습과 함께 시작된 카운터..
남자는 여자의 자궁 속으로 아예 들어가 버릴 작정인 지 엉덩이를 있는 대로 벌리곤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고, 결국 여자는 팔에 힘이 빠진 듯 카운터 2에 얼굴을 테이블에 처박게 된다.
박수와 환호성이 들리며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한 열기에 카페 안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도 묘한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 옆 테이블 남은 한 쌍의 커플은 이미 그 게임을 감상하며 서로의 음부에 손을 집어넣고 흔들어주고 있었다. 들썩거리는 여자의 엉덩이와 더 자극을 받은 듯 보이는 남자..
“윽!.. 깨물지 마라!”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 난 이미 우리 테이블에도 그 분위기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바지를 엉덩이에 걸친 창구놈의 사타구니에 상지란 여자가 허리를 숙여 얼굴을 위아래로 흔들고 있었다.
그 둘 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게 된 내 모습에 창구 놈이 오히려 신이 난 듯 상지의 머리채를 잡고는 더 빠르게 움직이는데..
상지란 여자가 그런 창구의 행동에 손을 뿌리치며 허리를 펴곤 욕을 한다. 그러나 그 욕이 악감정이 담겨 있지 않다는 건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곧 행동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들러리도 아니고! 오빠야 음악 좀 바꿔~”
“음악? 아~~ 하하하. 오케이~~”
창구가 바지춤을 부여잡은 채 일어나선 카운터 같은 공간으로 가더니.. 술을 마시고 있던 큰형님이라 불린 일행에게 뭔가를 얘기 한다.
그리고 또 바뀐 분위기.
잔잔하지만 신이 나던 비트에서 섹시하고 부드러운 선율로 바뀐 음악이 흘러나오자 약한 우리 테이블이 아닌 옆의 사람 없는 탄탄한 나무 탁자에 갑자기 상지란 여자가 올라가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휘파람소리와 환호성.
이미 익숙한 듯 상지는 그 시선들을 즐기며 몸을 부드럽게 섹시웨이브로 흔들어대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창구 놈이 같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 저질 웨이브로 화답을 하기 시작한다. 쪽팔리다 는 단어가 세상에 아예 없는 듯 창구 놈은 자꾸 흘러내리는 바지를 놔둔 채 자지를 덜렁거리며 연신 상지의 흔들리는 엉덩이 골에 밀착하며 부비부비를 하는데.. 갑자기 상지가 귀찮게 하는 창구를 뒤로 밀어버린다.
소파에 쓰러지듯 넘어진 상구의 발목엔 여전히 바지가 걸쳐진 채로 역V자를 그리며 처박힌 모습에 너무 웃겨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기 시작하는데.. 신이도 그 모습이 웃긴 지 손으로 입을 가리곤 몰래 웃고 있었다.
“언니!!!”
“...”
“언니!!!! 올라와요!”
몰래 웃고 있는 신이를 향해 상지가 손을 뻗어 부르기 시작한다.
그 행동을 애써 회피하며 시선을 돌리는 신이였지만 이미 안의 분위기는 상지로 인해 한껏 달아올랐고 그 상지가 가리킨 신이의 외모에 순간 “오우~~~‘라는 탄성으로 불을 더 지피기 시작한다.
“크크.. 나가 봐.”
“시..싫어요.”
“여기서 안 나가면 분위기 쏴~ 해질 거 같은데.”
“...”
“그냥 분위기만 맞춰주다 내려와.”
“....”
곤란해 하는 신이의 모습에 그냥 넘어가야 되나.. 라는 생각을 할 때, 그런 신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큰형님이란 남자가 천천히 일어나 사람들을 자중시키려는 듯 손을 뻗는데.. 신이가 천천히 일어나 계속 몸을 흐느적거리는 상지에게 다가가 입술을 악물고는 테이블 위로 조신하게 올라간다.
“와~~~~”
“쥑이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환호성에 엉뚱하게도 결혼식 뒤풀이가 생각난다.. 이렇게 음란하고 뇌쇄적인 장소에서 조금은 짓궂기도 했던 그 뒤풀이가 생각이 날 줄은.. 그러나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꼭 결혼식 뒤풀이와도 같아는 느낌을 받은 것만은 확실했다..
아마도 이 모임자체가 단발적인 게 아닌,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의 잘 지켜진 모임이었기에 가능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오~~~~~!!”
갑자기 커진 환호성에 연신 당황하고 있는 신이를 쳐다본다.
뻘쭘하게 서 있던 신이가 어색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고, 그런 신이의 옆에서 몸을 밀착한 상지의 노골적인 섹시댄스에 조금은 더 몸을 움직이게 된 신이였는데.. 갑자기 신이의 짧은 치마를 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상지란 여자의 행동으로 사람들의 환호성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환호성과 열광적인 반응들에도 신이는 상지의 손을 막기에도 급급해보였다. 오히려 허리까지 숙이며 그런 상지의 손을 피하려는 신이의 움직임은 오히려 섹시함을 더 자극시키는 행위처럼 보이며 남자들을 더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는것도 모른체 말이다.
“와~.. 진짜 죽이는 파트너네..”
“응?...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저러다가 신... 저 여자 화나면 힘든데..”
“야야~ 걱정 마~ 클럽 같은 데 가봐라. 저러고 무대에서 놀고 있으면 남자들이 가만히 두냐?! 여긴 한 명도 안 나서잖아.”
창구의 말은 사실이었다.
신나게 웃고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창피해하는 신이의 모습을 환호성과 박수로 즐길 뿐 바짝 다가간 어느 한 명도 그 테이블 위로 손을 뻗진 않았다.
“진짜.. 그냥 관전만 할 거야? 저길 봐라. 벌써 다 뒤엉켜서 즐기기 시작했는데.. 그리고 위층에 가면 전체를 매트리스로 깔아놔서 즐길 공간도 충분하거든.”
“매트리스??”
“그래 인마! 죽인다니까. 오늘은 작은 풀에 오일도 가득 채워놨을 걸.”
“그런 것도 있냐?”
“하~~ 이 친구가 우리 모임을 만만하게 보네! 나름 회비도 있거든! 한 달에 2만원!”
“2만원으로 이런 모임이 운영이 돼? 20만원은 걷어야 되는 거 아니냐?”
“빈 건물 빌리는데 돈이 얼마나 든다고. 술만 조달하면 끝인데 뭔 돈이 필요하냐.”
“아~...”
도저히 안 되겠는지 신이가 손을 저으며 상지에게 내려간다는 행동을 하자 상지가 많이 아쉬운 듯 몇 번 잡아끌긴 했지만.. 결국 무대 같지 않은 무대에서 내려오는 신이였다.
“위에 사람들이 있나?”
“벌써 몇 명 안 보이는 거 보니까 올라간 거 같은데.”
“...우리도 가자.”
“오~~ 그럼 제대로!?”
“아니.. 오늘은 벌을 주려고 온 거니까.. 그냥 약속대로 관전만 할 거야.”
“벌? 무슨 벌??”
“그런 게 있어.. 가자.”
“무슨 소리야.”
“위에 올라가도 관전만 할 수 있는 거지?”
“그야 뭐..”
홍조띤 얼굴로 내게 걸어오던 신이가 우리의 대화라도 들었는지 발걸음을 멈추고 커져서 더 동그래진 두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계속--
갑작스럽게 잡힌 음성으로의 출장에 내일은 오전에 올릴 시간이 없을 듯 합니다. 죄송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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