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 나는 수남이의 행동에 의심을 갖을 수밖에 없었다. 행동 하나 하나가 내 눈에는 모두 가시와도 같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나의 의심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것. 설령 드러낸다고 해도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쉽게 자백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그들을 오해하고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장일이 많아 힘이 들었다. 육체는 두 말 할 것도 없고 심리적으로도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적절하게 그런 때와 수남이의 말 한 마디가 맞아 떨어진 거였으니... 오해를 또 다른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는 법, 자중하며 수남이를 관찰해 보기로 했었다. 집 안에서 나의 사정을 알았는지 그들도 마무리 단계인가 보다.
“제수씨, 입으로 받아줄 수 있어요?”
“가슴에다... 가슴에 사정하면 안 될까요?”
“싫어요, 제수씨 입에다 싸고 싶어요.”
“어떻게...”
“갑니다, 입 벌리시고요...!”
“흐음... 하악... 하...”
“간... 간다...!”
“웁...!”
간사하고... 은밀하고... 죽이고픈 새끼...
.....
..........
...............
화창한 날이었던 것 같다. 그날도 나는 정해와 함께 집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 섹스를 하기보다 그냥 일반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전화가 걸려왔다.
“띠리링~ 띠리링~”
“여보세요.”
“뭐해?”
“수남이냐? 그냥 있지 뭐.”
“갈래?”
“어디를 가?”
“낚시.”
“오, 좋은데. 어디 물 좋은 곳 있냐?”
“갈래?”
“그러니까 어디로 갈 거냐고.”
“물가.”
“......”
“싫어?”
“수남아, 내가 진짜 친구로써 말하는 건데 너 언어 장애 있지?”
“꺼져.”
“병신.”
“즐.”
“......”
수남이와 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이렇게 단답형이었다. 그것도 아주 적은 단어와 글자 수를 사용하는 단답형. 정말 이 아이가 언어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맴돌 정도다.
“말해.”
“뭘?”
“갈래?”
“내가 돈 줄게. 5글자 이상 말해 봐.”
“꺼져.”
“병신.”
“즐.”
“하아...”
예전에는 안 그랬다. 어느 순간부터 이 녀석의 말은 굉장히 짧은 단어를 구사하고 있다. 그래서 어쩔 때는 답답하다. 하지만 이게 이 녀석이 살아가는 방법이라면 존중을 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 가자. 가. 이제 어떻게 할까? 나 씻고 준비해?”
“응.”
“그리고? 너 네 집으로 가?”
“응.”
“그 다음은 어떻게 할까? 초인종 누르고 빨리 나오라고 해?”
“응.”
“야이, 개새끼야! 말 좀 하라고!”
“꺼져.”
“아... 놔...”
낚시 장비를 챙기고 수남이네 집으로 향했다. 이 녀석... 역시나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도착해서야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씻기 위해 준비를 한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대충이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더 힘든 것은...
“야, 이 새끼! 도대체 준비하는데 얼마나 걸리는 거야? 해 지겠다!”
“자.”
“몇 시인데 자?”
“마러.”
“병신.”
“반사.”
“꺼져.”
“즐.”
“......”
대화의 구성 자체가 불가능한 놈이다. 내 속만 답답하게 타오른다. 그때 카톡이 왔다.
“카톡~ 카톡~”
“누구지?”
“오빠, 낚시 조심해서 다녀오고 이따가 일찍 들어오세요! 사랑해~”
“정해... 벌써 보고 싶네.”
정해에게 온 카톡 내용은 나를 설레게 한다. 이렇게 말도 없는 놈과 낚시를 갈 바에야 집에서 정해와 있는 것이 훨 낳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나는 이곳에 와 있었고...
“입질 좀 하냐?”
“아니.”
“여기 물 좋은 곳이라며?”
“그래?”
“내가 물어보니까 그렇다며?”
“쓰읍...”
“아... 이 새끼 진짜...”
“조용.”
“뭘? 왜 조용하라고 하는 거야? 입질도 안하는 곳 데리고 와 놓고는!”
적막한 낚시터에 수남이와 함께 와 있는 동안 입질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이 흐른 뒤, 수남이가 나보고 조용히 하란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데 정말 그때 수남이가 뭔가 집중하기 시작하더니 자신의 낚시대를 거칠게 들어 올린다.
“파팍!”
“뭐... 뭐야?”
“왔어.”
“입질이 온 거야? 낚은 거야? 설마...”
“으윽...”
“우와, 이런 대어를 낚네. 대단한데?”
“쉿.”
“또? 왜?”
“해.”
“뭘?”
“낚시.”
“......”
과묵한 녀석... 정말 대단히 과묵한 놈... 너란 녀석... 죽이고 싶다. 또 한 시간이 흐른 뒤 수남이가 나를 쳐다본다.
“뭘 봐, 임마!”
“제수씨랑 행복하냐?”
“응. 행복하지... 응? 너 지금 말한 거야?”
“얼마나 행복하냐?”
“이얼, 이게 웬일이야? 이런 긴 문장도 사용하고?”
“얼마나 행복하냐고.”
“죽을 만큼, 땅만큼 하늘만큼.”
“정말?”
“응. 왜? 너도 결혼하고 싶지? 흐흐흐.”
“아니.”
“그런데 그건 왜 물어?”
“그냥.”
“또... 또 단답형이다.”
“해.”
“뭘? 하면 낚시, 이렇게 말하려고 했지?”
“응.”
“씹세...”
해는 어느새 느윗느윗 기울더니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는 시간이 되었다. 하루 종일 낚시를 해서 잡은 물고기는 아까 낮에 수남이가 잡은 대어 한 마리가 전부. 긴 시간 동안 나눈 대화는 짧은 단답형이 전부였다.
“하암... 아, 피곤해. 이제 그만 가자.”
“가자.”
“졸리고 피곤하네. 잡은 물고기도 없고 참...”
“......”
수남이와 함께 낚시 장비를 정리하던 중 다시 한 번 수남이의 질문이 이어졌다.
“행복하냐고.”
“응? 뭐라고?”
“행복하냐고.”
“이 자식은 갑자기 뭔 뜬금포야?”
“제수씨... 예뻐?”
“예쁘지 않으면 살 맞대며 살겠냐?”
“조심해, 다른 놈이 채가기 전에.”
“뭐?”
“가자.”
평소 말이 없고 과묵한 수남이가 한 말에 나의 모든 조직이 반응하는 듯했다. 왜 수남이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을까. 나에게 낚시를 가자고 제안해 놓고 고작 한다는 말이 조심하라는 말.
“뭐야? 낚시하러 가자고 하더니 고작 한다는 소리가 조심해라?”
“혹시...”
“......”
“제수씨가...”
“혹시 뭐? 똑바로 말해.”
“아니야.”
“이 자식이...”
“가자.”
“어딜?”
“집.”
“아...”
수남이는 나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그게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었을 것이다. 감정이 무딘 내가 그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수남아.”
장비를 정리하는 수남이를 향해 내가 물었다.
“너... 혹시...”
“,,,,,,”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수남이가 모든 동작을 멈추고 바닥을 주시했고 나는 그런 수남이에게 다시 말을 했다.
“정해... 좋아하니?”
나는 수남이의 대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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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씨, 입으로 받아줄 수 있어요?”
“가슴에다... 가슴에 사정하면 안 될까요?”
“싫어요, 제수씨 입에다 싸고 싶어요.”
“어떻게...”
“갑니다, 입 벌리시고요...!”
“흐음... 하악... 하...”
“간... 간다...!”
“웁...!”
간사하고... 은밀하고... 죽이고픈 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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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날이었던 것 같다. 그날도 나는 정해와 함께 집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 섹스를 하기보다 그냥 일반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전화가 걸려왔다.
“띠리링~ 띠리링~”
“여보세요.”
“뭐해?”
“수남이냐? 그냥 있지 뭐.”
“갈래?”
“어디를 가?”
“낚시.”
“오, 좋은데. 어디 물 좋은 곳 있냐?”
“갈래?”
“그러니까 어디로 갈 거냐고.”
“물가.”
“......”
“싫어?”
“수남아, 내가 진짜 친구로써 말하는 건데 너 언어 장애 있지?”
“꺼져.”
“병신.”
“즐.”
“......”
수남이와 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이렇게 단답형이었다. 그것도 아주 적은 단어와 글자 수를 사용하는 단답형. 정말 이 아이가 언어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맴돌 정도다.
“말해.”
“뭘?”
“갈래?”
“내가 돈 줄게. 5글자 이상 말해 봐.”
“꺼져.”
“병신.”
“즐.”
“하아...”
예전에는 안 그랬다. 어느 순간부터 이 녀석의 말은 굉장히 짧은 단어를 구사하고 있다. 그래서 어쩔 때는 답답하다. 하지만 이게 이 녀석이 살아가는 방법이라면 존중을 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 가자. 가. 이제 어떻게 할까? 나 씻고 준비해?”
“응.”
“그리고? 너 네 집으로 가?”
“응.”
“그 다음은 어떻게 할까? 초인종 누르고 빨리 나오라고 해?”
“응.”
“야이, 개새끼야! 말 좀 하라고!”
“꺼져.”
“아... 놔...”
낚시 장비를 챙기고 수남이네 집으로 향했다. 이 녀석... 역시나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도착해서야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씻기 위해 준비를 한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대충이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더 힘든 것은...
“야, 이 새끼! 도대체 준비하는데 얼마나 걸리는 거야? 해 지겠다!”
“자.”
“몇 시인데 자?”
“마러.”
“병신.”
“반사.”
“꺼져.”
“즐.”
“......”
대화의 구성 자체가 불가능한 놈이다. 내 속만 답답하게 타오른다. 그때 카톡이 왔다.
“카톡~ 카톡~”
“누구지?”
“오빠, 낚시 조심해서 다녀오고 이따가 일찍 들어오세요! 사랑해~”
“정해... 벌써 보고 싶네.”
정해에게 온 카톡 내용은 나를 설레게 한다. 이렇게 말도 없는 놈과 낚시를 갈 바에야 집에서 정해와 있는 것이 훨 낳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나는 이곳에 와 있었고...
“입질 좀 하냐?”
“아니.”
“여기 물 좋은 곳이라며?”
“그래?”
“내가 물어보니까 그렇다며?”
“쓰읍...”
“아... 이 새끼 진짜...”
“조용.”
“뭘? 왜 조용하라고 하는 거야? 입질도 안하는 곳 데리고 와 놓고는!”
적막한 낚시터에 수남이와 함께 와 있는 동안 입질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이 흐른 뒤, 수남이가 나보고 조용히 하란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데 정말 그때 수남이가 뭔가 집중하기 시작하더니 자신의 낚시대를 거칠게 들어 올린다.
“파팍!”
“뭐... 뭐야?”
“왔어.”
“입질이 온 거야? 낚은 거야? 설마...”
“으윽...”
“우와, 이런 대어를 낚네. 대단한데?”
“쉿.”
“또? 왜?”
“해.”
“뭘?”
“낚시.”
“......”
과묵한 녀석... 정말 대단히 과묵한 놈... 너란 녀석... 죽이고 싶다. 또 한 시간이 흐른 뒤 수남이가 나를 쳐다본다.
“뭘 봐, 임마!”
“제수씨랑 행복하냐?”
“응. 행복하지... 응? 너 지금 말한 거야?”
“얼마나 행복하냐?”
“이얼, 이게 웬일이야? 이런 긴 문장도 사용하고?”
“얼마나 행복하냐고.”
“죽을 만큼, 땅만큼 하늘만큼.”
“정말?”
“응. 왜? 너도 결혼하고 싶지? 흐흐흐.”
“아니.”
“그런데 그건 왜 물어?”
“그냥.”
“또... 또 단답형이다.”
“해.”
“뭘? 하면 낚시, 이렇게 말하려고 했지?”
“응.”
“씹세...”
해는 어느새 느윗느윗 기울더니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는 시간이 되었다. 하루 종일 낚시를 해서 잡은 물고기는 아까 낮에 수남이가 잡은 대어 한 마리가 전부. 긴 시간 동안 나눈 대화는 짧은 단답형이 전부였다.
“하암... 아, 피곤해. 이제 그만 가자.”
“가자.”
“졸리고 피곤하네. 잡은 물고기도 없고 참...”
“......”
수남이와 함께 낚시 장비를 정리하던 중 다시 한 번 수남이의 질문이 이어졌다.
“행복하냐고.”
“응? 뭐라고?”
“행복하냐고.”
“이 자식은 갑자기 뭔 뜬금포야?”
“제수씨... 예뻐?”
“예쁘지 않으면 살 맞대며 살겠냐?”
“조심해, 다른 놈이 채가기 전에.”
“뭐?”
“가자.”
평소 말이 없고 과묵한 수남이가 한 말에 나의 모든 조직이 반응하는 듯했다. 왜 수남이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을까. 나에게 낚시를 가자고 제안해 놓고 고작 한다는 말이 조심하라는 말.
“뭐야? 낚시하러 가자고 하더니 고작 한다는 소리가 조심해라?”
“혹시...”
“......”
“제수씨가...”
“혹시 뭐? 똑바로 말해.”
“아니야.”
“이 자식이...”
“가자.”
“어딜?”
“집.”
“아...”
수남이는 나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그게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었을 것이다. 감정이 무딘 내가 그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수남아.”
장비를 정리하는 수남이를 향해 내가 물었다.
“너... 혹시...”
“,,,,,,”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수남이가 모든 동작을 멈추고 바닥을 주시했고 나는 그런 수남이에게 다시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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