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녀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나는 사귄지 6년 가까이 지나가는 지금 이 순간도 그렇게 생각한다.
여자친구를 바라볼때 "예쁘다" 라는 것 그것이 첫 느낌이었고 6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아름답다" 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를 이해해주고
여전히 사랑해주는 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이다.


권태기.
사람들은 흔히들 그렇게 얘기하곤 한다.
사귄지 2년쯤 지났을때 우린 권태기를 느꼈다. 사실 그렇다. 2년쯤 사귀면
진도도 나갈만큼 나갔고 대화도 많이 나눈 상태다.

"그래, 슬슬 지겨워질때도 되었지."

그러나 내가 지금 그녀와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녀가 예쁘기 때문이리라
163정도의 키에 체중이 43정도. 마른듯하면서도 적당한 곡선미도 갖추고 있다.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서 흘러나오는 곡선과 타인보다 넓은 골반으로 이어지는
힙라인은 여태 만나본 그 어떤 여성보다도 예술이었다. 더군다나
재학중인 대학교에서 홍보모델을 할 정도니 어느정도의 미모도 갖추고 있다.

"지금 이 여자와 헤어진다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겠지"

그렇다 이 생각때문에 난 그녀를 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 그녀와의 만남이 따분해진것은 꽤 되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만나서 하는일이라곤 밥먹고 영화보고 커피마시고
그 외엔 모텔가서 늘 하던 애무, 늘 하던 체위, 늘 하던 키스
섹스를 하면서도 지겹다고 생각이 자주든다. 피지도 않는 담배가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
이래서 영화에 보면 주인공들이 섹스를 하고 나서 담배를 입에 무는 것일까.
그녀와의 섹스가 이렇게 허무해지기 시작하면 과연 결혼은 할 수 있는걸까?

문득 그녀의 누워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언뜻보면 참 귀여운 얼굴이다. 그러나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 색기가 흘러넘친다.
이른바 "고양이 눈" 이라고 할까? 마치 스모키화장을 잔뜩해놓은 한예슬같은?
그녀를 만나본 내 친구들은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제수씨 되게 귀여운것 같은데 가끔 눈을 보면 무서워"
나는 안다. 친구들은 무섭다고 표현을 하지만
구의 여친에게 차마 색기가 넘친다는 표현을 하지 못해서
무섭다고 얘기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눈이 말하는것이 진짜라던데, 정말 여친에게도 색기가 있는 것일까?"

내가 20살이 되자마자, 그녀는 고등학생일때부터 사귀어온 나는 그녀가 처녀였던 것도 알고있다.
그녀의 처녀막은 내가 깨줬었으니까.
아직은 나말고 다른 남자가 없다는 것도 알고있다.
엄격한 집안에서 보수적으로 자라왔고 통금시간도 철저하다. 어지간하면 나랑 데이트를 해왔기에
다른남자를 만날 시간조차도 없는게 확실했다.

그런데 궁금했다. 미치도록 궁금했다. 그녀에게도 과연 색녀의 기질이 있는 것인지.
여자든 남자든 섹스에 대해서 호기심이 없고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억눌려있거나 숨겨왔으면 모를까.
나는 궁금함과 동시에 그녀의 위에 다른남자가 올라타고서 씩씩대는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저 가녀린 몸위에 커다란 타인이 올라가서 누르고 있는 모습.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싸고 나와 섹스를 나눌때도
뜨겁게 젖어오긴하지만 입술이 파르르 떨리도록 참는 그 신음소리가
참지 못하고 마침내 터져나오는 그런 상상.
그 섹시한 눈을 들어 나를 바라보면서 다른 남자의 좆을 물고 있는 모습.

그보다 더 나를 전율시키는 상상은 바로
야한복장을 하고서 다른남성들을 유혹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
나 외의 다른남자들을 농락하며 내게는 한 없이 너그러운 그녀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과연 가능할까?"

그녀와 나 사이에 이런 따분한 섹스가 아닌, 그런 환상적인 섹스도 가능한 것일까?
우리 사이에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두려웠다. 아니 무섭도록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망가질지 여친이 망가질지 우리가 함께 망가질지 몰라, 그렇지만 난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우선 설득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가 비록 보수적으로 자라서 섹스할때 신음소리를 참거나 하지만,
그녀가 얼마나 흥분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
실제로 예전에 그녀와 첫 키스를 할때, 그녀가 먼저 내 목덜미를 핥은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불과 고2.
사귄지 얼마되지 않은 고2의 처녀가 그 정도의 행동을 한다는 것은
그녀도 어느정도는 성적 자극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나는 섹스를 할 때 말을 꺼내기로 했다.

"헉헉 지민아, 나 소원이 하나 있어"

"읍..뭔데에?"

"그게 말이야..."

"킥 뭔데 그렇게 뜸들이는 거야?"

"남자에겐 말이야, 판타지라는게 있어."

나는 뜸을 들이기로 했다. 그녀의 착한 성격과 비교적 어린나이에 나이가 훨씬 더 많은 나를 만나 사귀면서
어지간하면 나의 말은 인정하고 되도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경청하고 이해해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서 얘기하면 잘 먹힐것 같았다. 막무가내가 아니라
설득하고 이해시켜야만 했다.

"판타지..?"

"응, 남자에겐 섹스판타지라는 것이 있어."

"그게 뭔데?"

"너두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취향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 그게 다 섹스판타지 때문이야
음..첫 경험이 중요하달까? 자신이 최초로 강렬하게 경험했던 자극에 판타지 혹은 로망을 갖게 되는 것이지.
어렸을적에 여고생들에게 흥분했거나 그와 관련된 야설, 야동을 본 사람은 그쪽으로 판타지를 갖는 것이고
변태적인 것을 좋아했다면 그런것이 판타지인 것이지. 뭐 근친인 사람도 있고 말야."

"음...그래? 그럼 오빠는 무슨 판타지가 있는데?"

"나는 청순하고 섹시한 여자. 낮에는 조신하게 밤에는 뜨겁게 그런거? 하하"

"그럼 딱 나네~"

"또 있어"

"뭔데?"

"그런 여자가 남자를 느끼는 모습. 솔직히 말해서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만의 여자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고, 남자를 유혹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해
그 앞에서 헤벌레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남자를 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 여자가
내 여자라는 자부심도 갖고 싶지"

차마 여기에서 내 여자가 짓밟히는 모습도 보고싶어 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아하아.. 정말 그런걸 원해? 그게 오빠의 판타지야?"

내가 어느새 흥분해버려서 피스톤질이 강해져버린것 같았다.

"보고 싶어, 너의 그런 모습이"

"............"

나는 그 날 섹스하는 내내 보채고 또 보챘다.
결국 마지못해서 하는 그녀의 대답.

"아아..알았어...."

"약속이다? 응? 정말 약속한거야."

"하아하아. 알았다구..아아"

대답을 회피하려고 한 대답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보고 변태라면서 완강하게 거부하지 않은것정도?
그것만으로도 사실을 큰 수확이었다.
나는 그냥 이 대답을 핑계로 약속이라고 밀어붙일 계획이었다.
말 그대로 이 대답은 흥분해서 그냥 한 대답일 것이 분명하니까.

그런데 순간 그녀의 질 안이 뜨거워졌다고 느껴진것은 착각이었을까?

어찌되었든 말이나마 대답은 받아내었다.
남은 것은 진행하는 것일뿐.
무엇이든 처음이 중요하다 나는 질질끌지 않고 처음을 바로 실행해버리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세웠다.

"반항하지 못하게, 거부하지 못하게 처음을 바로 해버려야해..어떻게 한다..?"





P.S 지금 아직도 사귀고 있는 여친과의 일을 각색하여 올려봅니다.
사실 몇년이나 지난 일인지라 대화는 잘 기억나지 않고
사건들의 순서도 뒤죽박죽 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조금씩 엮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