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소장하시는 건 전혀 상관없습니다만,
자신의 영리(營利)를 목적으로 타 사이트에 올리지는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26-
잠이 오지 않는다. 아니, 잠을 잘 수 있을 리가 없다.
다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면서 방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었다.
아내가 바람을 피운 것은 아니다. 내가 싫어서도 아니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내가 모르는 남자의 의도대로 조교되어, 평범한 주부였던 아내가 남자들의 성노리개가 된 것이다.
연애 같은 것도 없고, 단지 아내를 희롱하면서 즐기고 있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다른 사람의 아내를, 아이가 있는 모친을, 그런 배경을 즐기는 것 처럼...
재차 냉정한 상태가 되어 생각해 본다.
냉정한 상태가 된 것은 심신 모두가 완전히 지쳐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봐왔던 DVD와 같은 객관성이 없는, 나에 대한 메세지를 던져 온 아내.
그런 말을 아내에게 듣는 남편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혼란스럽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어떻게 하면 아내를 만날 수 있을까?
......응?
어제 본 DVD를 생각하자, 한가지 의문이 머리에 떠올랐다.
머리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떠오른 의문.
어쨌든 아내를 만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는다. 아내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내는 실종되고 나서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는다.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떠오른 한가지 의문에 매달리는 수 밖에 없다.
* * *
다음날,
오전중으로 일을 끝마치고 아내의 회사로 향했다.
유급휴가에 이어 조퇴까지 하면 부하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았다.
저녁에 아내의 회사에 도착했다.
인터폰을 누른다. 나의 이름을 대고 아카사카씨를 호출한다.
「저, 아카사카씨, 있습니까?」
잠시 후, 아카사카씨가 나왔다.
「오랜만입니다...」
아카사카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회사의 밖으로 나왔다.
아카사카씨가 입을 연다.
「저, 최근 부인이 회사에 나오지 않는데, 무슨 일이 있습니까?」
「아, 조금 몸이 아파서요. 그것보다, 일이 끝나면 잠시 시간 좀 낼 수 있을까요?」
「예, 이제 30분만 있으면 일이 끝나니까, 그 때라도 괜찮다면...」
그렇게 해서 근처의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아카사카씨에게 아내의 실종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자.
가볍게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이야기다.
그런데도 한가지 아카사카씨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만약 아카사카씨가 아내의 일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면 그것이 한줄기 빛의 희망이 될 것이다.
아카사카씨의 일이 끝나자 약속했던 찻집에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아카사카씨,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아직 아내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카사카씨는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돌아오지 않았다니,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짐작도 가지 않아요. 다만, 최근 2주일 동안 아내가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돌아가지 않는다는 연락을 남기고 나서...」
「부인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까? 설마, 바람기 상대와...?」
「지금은 그것조차 모릅니다. 나도 아내를 찾고 싶지만, 전화조차 받지 않아서, 아무런 단서가 없네요.
경찰서에도, 흥신소에도 의뢰했지만 아무것도 단서가 없기 때문에 방법이 없는 것 같아서...」
「경찰은 어떻게 찾는다고 합니까?」
「그것은 모르겠네요. 다만 적극적이지 않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흥신소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아카사카씨라면 무엇인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서, 이렇게 사실대로 털어
놓는 겁니다.」
「저,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도 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 정도 밖에는 모릅니다. 바람기 상대의
이름도 모르고, 어디서 만나고 있는 것인지도... 바람기 상대와 함께 있는 것이 확실한 것도 아니라서...
미안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람기 상대와의 이야기에서 뭔가
단서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서...」
「네, 물론 알고 있는 것이라면 모두 이야기하겠습니다. 단지,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한정되어
있으니...」
「혹시, 아카사카씨 말고 다른 동료들 중에 무엇인가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마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그런가요? 그럼, 바람기 상대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은 없나요? 어디에 간다고 한다거나, 얼마
만큼의 빈도로 연락하고 있었던가라든지, 뭐든지 좋습니다.」
「장소라면... 특별히 이야기했었던 것은 어떻게 만나고 있다는 것이나, 서로 궁합이 맞는다든가, 그런
이야기 밖에 없어서... 저도 너무 깊게 물어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자세한 것은 듣지 않았습니다.
미안합니다.」
「장소가 아니어도, 만난 계기라든지, 뭐든지 좋습니다. 현재 의뢰하고 있는 흥신소에는 아무런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흥신소에 지불하는 비용은 늘어나는데 아무것도 진전이 되지 않고 있으니
너무 초조해져서, 이렇게라도 단서를 찾고 싶어서...」
「흥신소에서는 무슨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정보가 없습니까?」
「아무것도 없어요. 바람피고 있었던 사실이라든지, 그러한 단서도 없는 상황이라서, 이렇게 어림짐작으로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렇습니까... 갑자기 생각해 낼 수는 없지만,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생각나면 연락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설마 실종되었다니... 이전까지 함께 있었던 사람이 실종이라니...」
아카사카씨의 얼굴에 쇼크의 색이 보인다.
이전까지 함께 근무하고 있던 동료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알게 되면, 그것이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의지가 되지 않는 흥신소와 아카사카씨 밖에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없는 지금의 이 상황에서는,
이 여성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주는 방법 밖에 없었다.
「꼭 좀 부탁합니다. 실은 흥신소도 이번 주를 끝으로 의뢰를 중지할 예정입니다. 중지한다고 하기보다는
일주일 동안 계속 단서가 없으면 포기한다고 하네요. 무엇인가 단서가 발견되고 나서 재의뢰를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군요.」
「그럼, 그 후는 경찰에 의지할 수 밖에 없겠군요.」
「그렇게 되겠지요...」
아카사카씨와의 이갸기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지만 흥신소나 경찰보다는 아카사카씨가 노리코에 대해 더 알고 있을 것이다.
뭐든지 좋으니까 생각해 내었으면 좋겠다는 기분이었다.
* * *
그날 밤,
단신부임처의 맨션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있었다.
지금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두려웠다.
아내의 회사에는 아내가 입원했다고 전했다. 가벼운 병이니까 다시 연락하겠다고 밖에 전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아내가 2주일 정도 장기 출장을 갔다고 했다.
갑작스럽기 때문에 아마 아이들은 믿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아내에게 전화하거나 하고 있지는 않을까?
언제 가족이 붕괴되는 것인지는 모른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것 같다.
그 때, 인터폰이 울렸다. 설마, 아내인가?
아내가 나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여기에 온 것일지도 모른다.
초조함과 기쁨을 느끼면서 문을 연다.
「소포입니다.」
덩치 좋은 형씨가 봉투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으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것을 느꼈다.
배달부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방의 소파에 앉으면서 봉투를 본다.
발신인은 쓰여져 있지 않았다. 가볍다. 내용물은 종이 같다.
이전의 DVD가 들어간 발신인이 쓰여있지 않은 배달물이 도착해 있었던 것은 어제의 일이다.
같은 사람이 보내온 것이 명백하다.
봉투를 열고 내용물을 꺼낸다.
이번에는 자필이 아니라 PC로 입력해서 프린트 아웃한 문체였다.
무엇이 쓰여져 있는 것일까?
편지를 읽는 것에 용기가 필요했다. 크게 심호흡을 한 후, 편지를 읽는다.
――――――――――――――――――――――――――――――――――――――――――――――――――
처음 뵙겠습니다. 노리코의 소유자입니다. 이름은 밝힐 생각이 없습니다.
어제의 DVD는 보였는지요?
보셨으면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리들은 노리코를 우리들의 여자로 삼기로 했고, 또 그렇게 했습니다.
노리코도 그것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여러 남자들 중에 나의 소유물로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노리코 자신도 그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생을 기꺼이 나에게 바친다고 했습니다.
노리코는 당신과 만나고 가정을 이루어 왔던 것에 대해 소중한 추억으로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가족의 이야기를 하면 울어 버립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유자인 나의 여자로서, 아이도 만들고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결단했습니다.
우리들은 결혼 같은 법적인 절차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귀하가 결혼 관계를 계속하고 싶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절차상의 문제일 뿐, 노리코는 앞으로 우리들과 함께 있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
일반인의 감각으로는 이해하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앞으로 노리코가 나아갈 길로서 우리들의 계획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노리코는 우리들의 소유물로서 소유자가 결정한 부분에, 소유자가 결정하는 문신을 새기는 것.
소유주의 이해관계에 따른 사람에게의 접대부로서 자신의 의사를 버리고 완전한 노예로서 교육시키는 것.
일단, 향후 1년 동안의 예정은 이 정도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까지의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노리코의 삶의 모든 것을 이쪽에서 인수하고 관리하는 취지로 이 편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부디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리들도 귀하도 다른 인생을 걸어가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
눈에서 눈물이 넘쳐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마음속 깊이 느끼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이제 아내는 내가 생각하고 있던 아내가 아닐지도 모른다.
남자들을 추격하려는 의욕마저 꺾이려 하고 있었다.
남자들에 대한 증오와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공허함, 양쪽 모두를 느끼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어느 쪽의 감정이 남는 것인지는 모른다.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이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모친이자 아내인 노리코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일도 할 수 없다.
아내의 마음을 확인하는 일도 할 수가 없다.
아내로부터의 결별 선언이 담긴 편지와 DVD.
바람기 상대로부터 보내져 온 노리코와 새로운 가정을 만들겠다고 하는 편지.
마치 인터넷상에서 성욕을 위해 추잡하게 보이려 하는 여성들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자신의 아내.
평범하게 살고 있었을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일까?
아니면, 사실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생활은 허상이고, 지금 실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뿐일까?
내 안의 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내가 정말로 소중하게 여겨왔던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의미조차 알 수 없게 되어 간다.
아내와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만들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생활을 해 왔다.
그것이 벌써 마지막이라는 갑작스런 선고를 받았다. 아니, 선고가 아니다.
남자로부터의 제멋대로인 생각이었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할 기분도 없고, 다만 솟아 올라오고 있는 감정만을 확인하고 있었다.
* * *
그 주말,
아내가 없는 후쿠오카시의 집에 돌아갔다.
아이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평소의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식사는 딸이 준비했다.
내가 없어도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재차 깨닫는다.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지 그 동기부여조차 솟아 오르지 않는다.
점점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마음속, 근원 부분에서 솟아 올라오는 감정이 있다면 언제 솟아 올라오는 것일까?
중요한 것, 지키고 싶은 것, 해야 할 일을 인식하게 만드는 감정...
* * *
그리고 1주일 후의 일요일 밤,
한 통의 전화로부터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던 마음속에서 확실하게 하나의 감정이 솟아 올라왔다.
무엇이든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을 피해왔던
성격, 그것이 얼마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불러왔는지는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상처받지 않으려고 자신의 마음을 단단한 갑옷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 갑옷이 모두 벗겨지고 떨어져 나갔다.
지금 내 안에 있는 것은 본능으로부터 나오는 단 하나의 감정.
그 일을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되는, 단 하나의 단서를 붙잡은 것이다.
-27-
다음날인 월요일,
회사에 유급휴가를 신청하고 어느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크지는 않은 맨션을 올려다 본다. 월간 맨션이라는 것이다.
안에 사람이 있는지 어떤지조차 모른다. 다만 이곳에 오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
협력을 해 주고 있는 탐정이 여러가지 증거물을 보여주었다. 물론 DVD는 말하지 않았다.
탐정과 함께 맨션의 205호실로 향한다. 귀퉁이에 있는 방 같다. 방의 문 앞에 선다.
혹시 이곳에 아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큰 방은 아닌 것 같다.
외관의 크기를 보면 원룸 맨션과 같은 느낌이다.
문을 열려고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고 단번에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인터폰을 누른다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인터폰을 눌러서 안에 사정을 설명한다거나 우편 배달부로 가장해서 안의 모습을 염탐하자는 탐정의 조언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안에 돌입하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문의 손잡이를 돌려 앞으로 당기려고 했을 때, 방 안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의 소리다. 설마 아내인가?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듣는다. 분명히 여성의 음성이었다.
내 마음 속에서 동요가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내가 이 안에서 DVD와 같은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그것을 박살내기 위해서 나는 여기에 온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동요가 커져가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동요가 커지기 전에 문을 연다.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의 손잡이를 앞으로 당긴다.
문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에 땀이 베이는 것이 느껴졌다.
문이 열리면서 조금씩 안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물쇠는 잠겨있지 않았다.
안을 보면 체인같은 것도 걸려 있지 않고 있다.
안에서 울리고 있는 여성의 소리가 분명하게 들려온다. 10cm 정도 열린 문에서 안을 살펴본다.
원룸의 방, 욕실 같은 장소, 부엌 같은 장소, 그 안쪽에 문이 있었다. 현관에는 신발이 5켤레 있었다.
남자의 것이 3켤레, 여자의 것이 2켤레. 이곳을 대여한 사람의 신발도 몇 켤레 정도는 있을 것이다.
안에 몇 명이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은 확실히 있을 것이다.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린다. 전신이 맥박치고 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뒤에 있는 탐정의 얼굴을 본다. 탐정은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사전에, 내가 안에 들어갈테니까 탐정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달라고 부탁해 두었다.
탐정은 인터폰을 눌러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것을 거부했다.
지금까지의 상황도 모르는 녀석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탐정의 목표에 부합되지 않는 것 처럼, 갑자기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범죄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생각하는 것으로 지금 내 안에 있는 감정이 꺾이는 요소, 그것은 모두 차단하고 싶었다.
탐정의 얼굴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여 지금부터 돌입하겠다고 신호를 보낸다.
탐정도 각오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여준다.
시선을 방 안으로 되돌린다. 안에서는 변함없이 여성의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아내를 그런 식으로 능욕한 남자들.
원인은 나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모두 그 남자들 때문이다. 그 남자들의 계획으로 나의 가정이 반붕괴 상태가 된 것이다.
단지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아오고 있었던 나의 가족. 그것을 희롱하듯이 부수어버린 적들.
지켜야 할 딸과 아들, 그리고 아내. 지금 나는 나의 가족을 위해서 싸우려 하고 있다.
이 안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또 내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지켜야 할 것을 위해 싸운다.
문의 손잡이를 단번에 당기고 그 안에 들어간다. 현관에 있는 신발을 짓밟으면서 구둣발로 마구 들어갔다.
3m 정도의 거리, 전등도 켜져 있지 않고, 창문도 없는 어슴푸레한 공간의 안쪽에 있는 문을 향해 걸었다.
아직 현관 문은 닫히지 않았다. 문이 닫히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닫히는 타입의 문인 것 같다.
아직 안에 있는 녀석들도 나의 존재를 눈치재지 않았을 것이다.
2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안쪽에 있는 문의 손잡이에 잡는다. 그때서야 겨우 현관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안에 있는 녀석들도 이제 누군가가 안에 들어온 것을 눈치챘겠지.
그것과 동시에 문을 연다.
이 문을 열면 어떤 광경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는 모른다.
적어도 여자의 추잡한 소리가 들리고 있는 것으로 상상은 된다.
물론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 기세로 안으로 돌입할 뿐이었다. 여는 문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진다.
안에는 창문이 있는 것 같았다.
창 밖에서 비쳐오는 햇빛이 어슴푸레한 현관의 저편을 비춘다. 마치 나를 비추는 것 처럼.
각오는 되어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그 빛이 모두 나에게 쏟아지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모든 것이 1초도 걸리지 않는 동안이었다. 그런데도 마치 유성우가 쏟아지는 것처럼 선명한 기억이었다.
쏟아져 내려오는 빛의 안, 방의 안쪽에 있는 큰 창문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 시야의 양단에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우측은 인간의 피부색이 크게 보인다.
침대 위에 있는 것 같다. 시선을 아래쪽으로 옮긴다. 아내라면... 아내라면 어떻게 하지?
좌측에 한 명, 침대 위에 두 명. 적어도 3명은 있다.
아니, 침대의 옆, 방의 구석에 해당하는 장소에도 한 명이 앉아있는 것 같다. 4명.
아내가 아니기를 빌면서 침대 위를 본다.
남자의 등이 크게 보였다. 그 아래에 여성이 있는 것 같다. 시선을 머리쪽으로 옮긴다.
목으로부터 턱, 입술, 코... 목... 그리고 얼굴 전체가 분명하게 나의 눈에 비추어졌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3명보다, 그 여성이 아내인지 그렇지 않은지, 그것만을 확인하려는 듯이 여성의 얼굴을 보았다.
나의 머릿속에서 몇번이나 그 여성과 내가 알고 있는 아내를 겹치고 맞춘다.
나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얽혀있는 광경은 보고 싶지 않다.
그런 것을 좋아하는 남성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인생까지 부수어진 현재의 상태로서는, 다만 여기에 있는 여성이 아내가 아니기를 빌 뿐이다.
그 여성이 아내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두려웠다.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은 감각이었다.
남자의 아래에 깔려 있는 여성... 여성은 아내가 아니었다. 본 적도 없는 여성이다.
아내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만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 여성이 아내가 아닌 것에 안도하는 것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될 것 같았다.
아내가 아니다. 그럼, 이 여성은... DVD에 나왔던 다른 여성?
그제서야 그 여성이 나의 존재를 눈치채고 이쪽을 본다.
어슴푸레한 공간에서 눈이 빛에 익숙해지자 남자도 놀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창문의 좌측에 서 있던 남성도 이쪽을 보고 있었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는 남성.
침대에서 얽히고 있는 전라의 남녀.
문득 생각난 것처럼 침대쪽 모퉁이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본다.
무심코 소리가 나왔다.
「아... 아카사카씨...」
* * *
아내가 있을 것 같은 장소를 알았다고 하는 보고가 탐정으로부터 온 것은 어제였다.
「아무래도 부인은, 부인의 회사 사장의 명의로 대여하고 있는 맨션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탐정을 만나 직접 그 증거물을 보았다.
사진으로 확인해 보면, 그 방에 도착해 있는 우편물의 이름과 아내의 회사 사장의 이름이 같았다.
거기에 출입하는 사람의 사진도 보았다. 거기에 비치고 있는 여성, 그것은 아카사카였다.
아내의 DVD에서 나에게 보내는 메세지, 그 안에서 아내는 말했다.
「탐정에게 의뢰한 것 같은데, 그것은 이제 그만두어 주세요.」
그것을 들은 당시에는 그 영상으로부터 받는 충격 때문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아내가 남자의 몸 위에서 허리를 흔들면서 DVD를 통해 나에게 결별의 메세지를 남기고 있다.
미칠 것 같을 정도의 충격, 그리고 질투,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이 뒤섞이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아내로부터의 메세지가 몇번이나 머릿속을 뛰어 돌아다녔다.
그리고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다.
어째서 아내는 내가 탐정에게 의뢰를 한 것을 알고 있는 것이지?
그 의문의 대답을 생각하는 가운데, 하나의 실마리 보이기 시작했다.
탐정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물론 이런 일을 상담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탐정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일단, 일주일간 조사한 것을 보고하겠습니다. 부인의 동료 직원 2명과 대화를 해 보았습니만, 그 동안
부인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내의 동료 직원 2명.
그 말은 아내의 동료 직원 2명은 적어도 아내의 일로 무엇인가 질문을 받았던 것이 확실했다.
탐정의 이야기로는 자신이 탐정이라고 자칭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탐정인 것은 모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노리코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의 청취는 그 2명뿐이라는 이야기.
아내의 동료 직원 2명이 탐정인 것을 눈치챘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남자들에게 탐정이 왔던 것이
알려져 있다고 하면 회사 밖에 없다. 그리고 아내의 동료 직원 2명이 겪었던 것을 회사 안에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했다고 하면, 회사의 인간은 알고 있게 된다.
그래서 탐정에게 상담했다. 지금부터는 아내의 회사 사람을 조사해 달라고...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거기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
남자들의 경계심을 풀기 위해서 탐정은 이번주 동안은 조사를 멈춘다고 하는 정보를 아카사카에게 전했다.
그래서 방심한 것인지, 원래 탐정에게 알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 않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곧바로
단서를 잡을 수 있었다.
회사로부터 나온 한 명의 여성이 방문한 장소가 그 월간 맨션이었다.
그리고 같은 맨션의 거주자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 맨션에서 아내를 닮은 여성이 나왔던 것을 보았다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거주자의 이야기를 얼마나 신용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 무엇인가가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 보고가 있었던 것이 어젯밤이었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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