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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왕이 되자 - 1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1:10 1,013회 0건
12. 부름

수업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성태는 그냥 하교하기로 결심했다. 전화를 하자 엄마는 15분 정도 뒤에 학교에 도착했다. 뒷자석에는 인형처럼 생기없는 정숙이 앉아있었다.

“저건 왜 가지고 온거야?”
“운전 시키려고. 내려요, 언니.”

엄마의 말에 정숙은 차 문을 열고 바깥에 섰다. 그리고 다음 명령을 기다리며 완전히 정지했다.

“운전 같이 섬세한 명령도 가능해?”
“안 해봤는데. 음, 그렇다기보다는 린이 들어가서 조종하면 되지않을까?”

린은 정숙의 몸으로 들어가 운전을 시작했다. 뒷자석에 나란히 앉은 성태와 엄마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엄마는 성태의 손을 만지작 거렸다.

“딸이라도 생긴 것 같네.”

여자 교복을 입은 성태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사랑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었다.

“딸을 원하면 가지면 되지.”

성태가 말하자 엄마가 눈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되면 엄마한텐 딸인데 아들한테는 어떻게 되는거지? 딸이야 동생이야?”
“글쎄.”

성태가 피식 웃었다.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는 엄마의 손을 잡아 입가로 가져갔다. 가볍게 손등에 입맞춤을 해준다. 엄마가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미소지었다.

“뭐가 불안해?”

흠칫하고 엄마가 손을 떨었다. 한숨을 짧게 내뱉는다.

“정말 숨길 수가 없네.”

성태는 대답하지않고 미소띄며 엄마를 바라보았다. 대답을 기다린다.

“아빠가 회사로 오라던데. 그 남자는 왜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고 그러는 건지. 생전 특별한 일 없으면 널 부른적 없었잖아.”

성태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엄마가 투덜거렸다.

“뭐가 걱정이야. 쓸데 없는 소리를 하면 마음을 조종하면 그만인데. 바뀌는건 아무 것도 없어.”

엄마는 감동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아들의 턱과 목 사이에 입을 맞췄다. 기쁨을 담은 눈동자를 성태는 바라보며 손을 엄마의 허리로 가져갔다. 얇은 원피스 너머로 그녀의 허리 라인이 느껴졌다. 엄마는 어떤 기대를 품은 숨결을 성태의 귓가에 토해냈다.

“참나, 어이가 없어.”

린이 운전을 하며 투덜거렸다.

“나는 이런 아줌마 몸 속에 집어넣어서 일 시키고, 두사람은 재미가 좋네요?”
“한명은 운전을 해야지.”

엄마는 찔끔하며 변명했다.

“웃기지도 않아. 그럼 성혜가 운전하면 되잖아.”
“나는 아들하고 붙어다니는 시간이 별로 없는걸. 린은 늘 붙어다니니까 그 정도 양보는 해줄수있잖아.”
“아줌마라 그런지 좋을 대로 떠드네. 어차피 학교는 점령됐어. 학교로 따라나오던가.”
“아줌마는 누가 아줌마야! 나이 이야기 하지마!”

두 여자의 목소리에 날이 서기 시작했다. 엄마는 괜히 성태를 힐끗 힐끗 보다 백미러로 시선을 돌렸다. 파지직. 백미러를 통해 마주친 두 여자의 시선이 스파크를 튀겼다.

“나 정도면 어디가서 아줌마 소리 안듣는다고. 다들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로 본단 말이야.”
“웃겨, 그런다고 나이가 어디가나.”

치명타군. 성태가 그렇게 생각했다. 손에 닿인 허리에서 분노에 찬 떨림이 느껴졌다. 엄마는 씩씩 거리며 할 말을 찾고 있었다. 반격할 무언가를 찾지 못한 듯 고개가 성태에게 돌아간다.

“아들, 나 늙었어?”

뾰족한 음성은 대답을 한가지로 압축했다. 니가 답을 정할 필욘없어. 정해진 대답만 해. 엄마의 시선을 보며 성태는 엄마가 눈으로 말하는 능력을 얻은게 아닌가 생각했다. 물론 아니겠지만.

“안 늙었어. 예뻐.”

성태의 대답에 엄마가 베시시 웃으며 백미러를 봐라봤다. 봤니, 꼬마 악마야? 린은 코웃음 쳤다. 엄마는 발끈하면서도 정숙 언니의 얼굴이 저렇게 시건방져질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

“할말 없으니 주인님한테 매달리기나하고. 나는 아직 한살도 안된 진짜 영계야. 너하고는 다르다고. 그렇죠, 주인님?”

린이 백미러를 조금 고치며 성태를 바라봤다. 성태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그… 렇지?”

린이 다시 백미러를 고친다. 엄마와 린의 시선이 다음 라운드를 알리며 또다시 얽혀들었다. 2라운드 피켓을 든 성태가 뻘쭘한 표정으로 링 위를 한바퀴 돌다가 땡땡땡하는 종이 울리자 후다닥 밖으로 도망간다. 표독한 표정을 지은 두 암컷이 링위에 올라섰다.

“한 살도 안된 애가 뭘 알겠니. 설익어서 떫은 맛이나 나겠지.”
“다 늙어서 물러터진 것보다는 훨씬 괜찮네. 조금 있으면 썩은내가 나겠는데?”
“경험이 없어서 모르나보구나. 그건 썩은내가 아니라 원숙미라는 거야.”
“젖가슴이 쳐지고 보지가 흐물해지는 것을 원숙미라고 부르는군. 나이 많은 여자한테 좋은 걸 배웠네.”
“누가 젖가슴이 쳐져! 누가 흐물해!”

다시 한번 엄마가 발끈한다. 경기는 거의 엄마의 판정패로 흘러가고 있었다. 성태가 흰수건을 링위로 던졌다.

“어, 두사람 다, 그만하지 그래?”

앙칼진 두개의 음성이 차 안을 강타한다.

“아들! 엄마 이야기하잖아.”
“주인님은 끼어들지 말아요!”

선수끼리 치고밖아야 할 레프트 라이트가 성태의 양 볼을 강타했다. 상급 노예는 정말 개성적이군. 나한테 화도 내는데. 성태는 시무룩해져 시트에 몸을 깊숙히 뉘었다.

[운전만 하는 거라도 좋으니 저도 거기 있고 싶어요.]

봄이의 목소리가 성태의 머리속에 울렸다. 아니 너까지 끼어들진 말아줘. 성태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쨌든 차는 달렸다.

집으로 도착하자 성태는 옷을 갈아입기위해 2층으로 향했다. 두여자의 설전은 계속 되고있었다. 놀랍게도 두여자가 치고밖는데 데미지는 고스란히 성태가 받는 형태가 되어있었다. 성태가 옷을 모두 벗고 알몸이 되자 쿵쾅거리며 두여자가 성태의 방에 난입했다. 성태의 자지를 엄마가 손으로 잡았다. 손으로 부드럽고 섬세하게 주물거리자 자지는 금방 꼿꼿해진다.

“나는 이렇게 아들 몸을 잘알아.”

린이 엄마를 노려보다 자지를 입에 물었다. 입속에서 혀를 귀두로 핥으며 기어이 정액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주인님이 뭘 좋아하는지 항상 보고있는 건 나라고.”

린이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성태는 한순을 짧게 쉰뒤 두사람의 몸을 조종했다. 두사람은 어?어? 하면서도 조종에 따라 몸을 움직여 성태의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재밌긴 한데, 회사 갈 준비를 해야하니까.”

엄마와 린은 서로 몸을 엉키며 몸을 부비기 시작했다. 흥분이 빠르게 올라갔고 곧 교태 어린 소리를 질러댔다. 두 여자는 옷을 입은 채 서로의 가슴을 주물렀다. 미처 벗지 못한 팬티를 진득한 액이 마구 적셨다. 서로의 가랑이를 벌려 스커트를 걷어내고 교차되도록 보지를 비볐다. 팬티의 질퍽한 감촉이 직접 맨살을 비비는 것과는 또 다른 쾌감을 선사했다. 두사람은 눈을 감고 도달할 듯 하면서도 계속 닿이지 않는 쾌락을 위해 몸을 열심히 움직였다. 눈거풀이 파르르 떨렸다. 될 거 같은데 계속 도달하지 못한다. 갈증이 짙어졌다. 두사람의 자세가 바뀌었다. 서로의 팬티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다가 혀로 핥았다. 질퍽한 감촉이 혀의 돌기 한올 한올에 엉켜왔다. 옷을 다 갈아입은 성태는 제한해두었던 흥분의 리미터를 풀어내고 두사람의 몸도 자유롭게 했다.

“귀여워.”

엄마가 린의 팬티를 벗기며 보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양 손으로 부드럽게 벌려 클리토리스를 빨기 시작했다. 린이 경련을 했다. 부들거리는 그녀의 허벅지를 엄마가 혀로 한줄기 선을 그었다. 고개가 더 들리지 않자 다시 숙여 아래에서 위로 행위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한손은 중지를 뻗어 보지 속을 공략했다. 손가락을 찌를 때마다 린의 뜨거운 숨결이 팬티에 느껴졌다. 엄마는 린의 숨결이 더 닿길 원했고 손을 빨리 움직였다. 그 속도를 따라 린의 헐떡임이 빨라졌다. 뜨거운 숨이 팬티를 통해 보지에 느껴졌다. 하악… 하악… 입김은 음란한 마수가 되어 엄마의 보지를 유린했다. 린의 몸이 더 떨려왔다.

“잠깐만, 잠깐만!”

린이 애원했지만 엄마는 손을 더 빠르게 놀렸다.

“꺄앙!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린의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의 발가락부터 무릎까지 일자로 세워지며 하나의 기둥을 만들고, 허벅지부터 머리까지 꼿꼿해지며 부들부들 떨렸다. 린은 한쪽 다리가 무너진 브릿지가 되어 몸에 남아있는 최후의 쾌락 한방울까지 음미한 뒤 쓰러졌다. 엄마가 땀에 젖은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교태로운 표정이 자연히 지어지며 의자에 앉아 두사람을 감상하는 아들을 향해 웃었다. 육체는 아니지만 정신적인 오르가즘을 느끼며 상당히 만족한 상태였다. 성태도 그런 엄마를 보며 씨익 웃는다.

“뒤를 조심해.”

성태가 말하자 엄마는 갸웃 거렸다. 뒤? 그때 살금살금 일어나던 린이 엄마를 덮쳤다. 꺄악 하고 엄마가 소리지르며 엎드리는 자세로 쓰러졌다. 등 위에 느껴지는 린의 무게에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원피스 아랫자락이 걷어올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팬티 속으로 린의 손이 들어가며 엉덩이를 매만졌다. 그러다 팬티를 찢어버렸다.

“안돼! 아끼는 건데!”
“꼼짝마! 버둥거리면 원피스도 찢는다!”

린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엄마는 한숨을 푹 쉬며 몸을 린에게 맡겼다. 등위로 린의 가슴이 느껴졌다. 그녀의 손이 엉덩이를 따라 부드럽게 움직인다. 살갗을 스치는 감촉에 엄마는 나직히 한숨을 흘렸다. 린의 손은 엄마의 보지에 도착했다. 천천히 천천히 음부를 스다듬던 손이 질퍽한 골짜기를 만지작 거리다 손가락 두개를 집어넣었다. 남은 손이 엄마 등에 있는 원피스 치퍼를 내리고 옷을 벗기려했다. 엄마는 몸을 일으켜 그 행동을 도왔다. 원피스는 미끄러져 내리며 허리 위를 완전히 노출 시켰다. 매끈한 팔과 어깨, 가슴이 드러났다. 린이 손을 옮겨 가슴을 만졌다. 물론 보지를 쑤시는 손은 쉬지않는다.

“기분 이상해.”
“나도 아까 그랬어. 복수할거야.”

엄마의 눈이 감겼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며 쾌감을 즐겼다. 린은 자신의 손길에 반응하는 엄마의 표정을 보며 키득거렸다. 유두를 손가락으로 한번 퉁긴뒤 빙글빙글 돌린다.

“성혜 표정 되게 귀여워.”
“놀리지마아.”

엄마는 투덜거리면서도 앞으로 몰려올 쾌감의 파도를 떨며 기다렸다. 물길이 뒤로 밀려갔다. 어서 와줘. 계속 뒤로 밀려가기만 하는 물길을 보며 헐떡이는 숨을 내뱉았다. 파도는 뒤로 쭉 뻗으며 몸집을 괴물같이 키워 마침내 엄마를 덮쳤다. 몰려오는 쾌락에 그저 휩쓸리며 엄마는 교성을 질렀다. 온 몸이 파들파들 떨리며 파도가 남긴 새하얀 거품을 즐겼다. 성태가 중얼거렸다.

“역시 화목한게 제일이지.”

***

성태는 차 뒷자석에 앉아있다. 이번에는 양 옆에 린과 엄마가 사이 좋게 앉아서 성태의 몸을 쓰다듬으며 얼굴을 핥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옷을 헝클이면 안된다.”

두여자는 성태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순종했다.

앞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남자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마침 공강인데도 복학한지 얼마 안되서 친해진 애들도 없고, 쓸쓸이 피시방이나 갈 생각을 하고있었다. 학교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데 자신 옆쪽으로 외제차 하나가 섰다. 우와, 저걸 내가 눈으로 보게되다니! 차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 차를 알아보았다. 돈이 있어도 자격이 안되면 팔지 않는다는 콧대높은 회사의 수제 자동차였다. 아무에게나 팔아주지 않기 때문에 돈은 있고 저 회사 차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이 중고차 가격을 신차보다 높게 띄워뒀다. 얼떨떨한 시선으로 차를 구경하는데 운전석에서 여자가 내렸다. 우와, 엄청 예쁘다. 남자는 자신이 연방 감탄만 내뱉는 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침을 한방울 뚝 흘렸다. 가볍게 젖힌 머리때문에 긴 생머리가 매끄럽게 휘둘렸다. 이제 스무살? 아니면 고등학생? 운전을 하니까 스무살은 되겠지. 남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척 봐도 고급스러운 여성용 정장을 갖춰 입은 그녀가 남자를 향해 싱긋 미소짓는다. 주, 죽을뻔했다. 남자가 한숨을 쉬었다. 잠깐이지만 심장이 멈추었다. 여자는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뒷자석 문을 열더니 거기에 몸을 실었다. 남자의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야, 뭐야. 당황할 틈도 없이 열린 운전석 문으로 몸을 집어넣는다. 시동을 걸고 차를 운전했다. 기가막히게 움직였다.

“차를 좋아하는군. 감사히 여기며 운전하도록.”

뒷자석 중앙에 왠 중삐리 애새끼가 떠들었다. 생긴건 운전석에서 내린 여자만큼이나 예쁜데 옷을 입은 걸 보니 남자인듯 했다. 그 옆에 아까 운전을 하던 여자와 삼십대쯤 되어보이는 여자가 앉아있었다. 옆에 여자도 괜찮다. 남자는 생각했다. 운전을 하던 스무살쯤 되는 여자만큼 비현실적인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와닿는 외모였다. 아름다운 얼굴은 단아함을 담고 있었다. 조용하고 독서를 좋아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갑자기 두여자가 중학생 소년을 더듬고 만지더니 소년의 볼에 키스하거나 핥거나 했다.

“차는 어때?”
“어, 엄청 좋습니다.”

어쩐지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대답이 바로바로 튀어나왔다.

“이 차가 뭔지 아는군. 하긴 아는 사람이야 많지.”
“예, 예.”
“참고로 새걸로 샀어. 중고 아니고.”
“예.”
“우리집이 마왕그룹이거든.”

남자의 입이 쩍 벌어졌다. 마왕그룹이 뭔가? 국내 재계 1위. 글로벌 30대 기업에 들어가는 굴지의 회사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억누르지 못하고 남자는 생각했다. 씨발, 존나 부럽다. 금수저가 아니라 다이아수저군.

매끄럽게 움직이는 움직이는 차는 마왕그룹 본사 앞에 도착했다. 하늘을 뚫을 듯 쭉쭉 뻣어있는 마천루를 바라보며 남자는 또 한번 압도되었다. 얼른 운전석에서 내려 뒷자석을 열었다. 세사람이 차레로 내리자 남자가 쭈뼛쭈뼛하며 물었다.

“저 주차는 어떻게…”

말을 다 맺기도 전에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남자가 차키를 건내자 정장은 차를 끌고 어디론가 갔다.

“발레는 기본이지.”

다이아수저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쩌… 쩐다. 남자는 부러움에 몸을 떨었다.

“앞으로도 운전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만족스러웠어.”
“무, 물론입니다!”
“넌 앞으로 운전노예다.”
“옛!”

남자의 허리가 90도로 꺾였다. 물론 성태가 그리 만든 것이었다. 남자의 머릿속에 많은 정보가 쏟아졌다. 감히 먼저 고개를 들 생각도 들지않아 허리를 굽히고 있는데 성태의 손가락이 까딱 하는 것이 보였다. 그제서야

“잠깐 기다려.”

두여자에게 성태가 말했다. 그리고는 남자와 함께 잠깐 걸어나갔다. 거리로 나가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남자의 마음을 확인한 성태는 지나가던 여성 하나를 조종했다.

“철수, 이름이 철수로군.”
“예. 그, 그렇죠.”

주인님의 능력이란 것은 알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자 철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름이 주인공감이네. 저 여자 이름이 영희가 아닌건 좀 아쉽군.”

다가오는 여성을 바라보며 성태가 중얼거렸다. 아니, 저는 이름은 아무래도 좋은데요. 철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했다. 성태는 여자의 마음에 명령을 새겼다. 철수의 요구대로 움직이도록.

“재밌게 놀아. 돌아갈 때는 회사에 가서 내 이름 말해. 타고갈 차를 줄거야.”

철수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성태는 그런 철수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고 다시 두 여자에게 돌아갔다.

“뭐하고 왔어요?”

린의 질문에 성태가 대답했다.

“팁 주고 왔어.”

회사로 걸음을 옮기자 마중을 나와있던 임원진들이 질서있게 서 있다가 고개를 숙였다. 성탠는 고개를 끄덕 하며 걸음을 계속 옮겼다. 한사람이 빠르게 성태 앞으로 달려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공손하게 대기했다.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안내역으로 한사람이 성태 일행을 따랐고 미리 지시받은 층수를 눌렀다. 다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또 도열한 일행이 성태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들 사이를 성태는 걸어갔다. 곧 사장실에 도착했고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성태 일행만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사장인 박찬영이 서 있었다. 성태는 말없이 앞으로 가 왜 불렀나는 시선을 보였다. 애시당초 이사람과 내가 몇번이나 대화해봤더라? 대화 해본 적이 있었나? 성태는 그런 생각을 했다. 엄마가 성태 옆에 섰다. 손을 꼭 잡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을 지키겠다는 그녀의 결이가 성태의 눈에 보였다. 성태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니까 지켜야 할 상황 자체가 안 온다고.

갑자기 박찬영이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무릎앉아 자세로 고개를 푹 숙였다. 성태는 조금 당황했다. 조종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언젠가 모든 악마의 왕이 되실 주군을 뵙습니다.”
“설명을 좀 듣고 싶군.”

박찬영은 그 자세 그대로 머리를 숙인채 예하고 대답했다. 성태가 말했다.

“우선 일어나라.”

자신의 아버지가 분명한 박찬영이 공손히 일어났다. 엄마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한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린은 사태를 흥미롭게 지켜본다. 찬영이 소파를 가르키며 말했다.

“우선 앉으시죠.”
“그러지.”

자리에 앉자 양 옆에 린과 엄마가 앉았다. 포메이션이 이대로 굳었군. 성태가 생각했다. 성태의 맞은편에 찬영이 앉았다. 찬영이 테이블에 달린 버튼 하나를 누르며 말했다.

“들어와.”

곧 백칠십 정도 되어보이는 늘씬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미녀가 들어왔다. 얇은 테를 한 안경을 쓰고 가볍게 미소를 지은 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하지만 과하지는 않은 걸음으로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한국인은 아니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을 머리 뒤쪽으로 단정히 모아 꼬리처럼 내리고 있었다. 벽안의 눈동자가 성태를 향하더니 눈을 반달로 만들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손에는 찻잔 하나가 담긴 쟁반이 들려있었다. 차는 성태 앞에 놓였다.

“한잔 뿐이군.”

찬영이 중얼거리자 금발의 미녀는 피식 웃었다.

“내가 너에게 차 심부름이라도 해야 하나? 당신이 대단하다는 건 알지만 내가 당신 아래는 아니라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군.”

여자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독기를 품고 있었다. 찬영은 가볍게 인상을 썼다. 찬영의 표정을 보며 성태는 흥미를 보였다. 저사람도 표정이란게 있긴 있었군. 찬영이 입을 연다.

“그런 말이 아니다. 저분은 주인님을 낳으신 분이다. 그분께 바칠 차 한잔 가져오지 않다니.”

찬영이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움찔 하며 성태에게 조금 다가갔다.

“기껏해야 인간이잖아. 주인님을 낳았는데 뭘 어쩐다는 거지? 주인님의 장난감 중 하나일 뿐이야.”
“천하고 더러운 계집이 무례를 범하는구나.”

찬영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쏟아졌다. 악의와 폭력을 담은 기운이 공기에 무게를 더했다. 금발 여자는 공포를 감추려 애쓰면서 찬영을 노려보았다.

“너... 너…”

금발 여자는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기운에 압도되어 말을 잇지 못했다. 찬영의 입에서 한기가 뿜어져나왔다.

“한쪽 팔을 뜯어내면 조금은 예의를 알게 될까?”

금발여자는 이제 공포를 숨길 수 없었다. 떨리는 몸을 막지 못했다.

성태는 두사람의 실랑이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느껴지는 기운은 찬영도, 꼬리를 말려하는 금발 여자도 자신이 감히 어쩌지 못할 수준임을 깨닫게 했다. 하지만 위축되지는 않았다. 그 둘을 자신의 아래에 까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살짝 분노가 차오른다. 감히 나를 불러 놓고 들러리 취급을 해?

“나가줘야 하나?”

성태의 목소리에 짜증이 담겼다.

***

작가의 말

1. 악마왕을 만드는 게임인데 세계구 급으로 놀아줘야죠! 주무대는 한국이긴 하겠지만요.

2. 메일로 질문이 왔습니다. 성태가 너무 상황을 잘 맞추는 거 아니냐~ 이런 요지였는데요. 맞습니다. 성태는 전부 다 알아맞춥니다. ㅎㅎ 성태를 천재고 했다하면 못하는 거 없는 놈으로 설정해뒀는데, 제가 천재가 아니다보니 성태가 하는 말은 다 맞는 걸로 설정을 커버합니다. 성태가 아 이건 뭐뭐로군 하면 그건 사실로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그 부분은 이제 소설에서 드러난 부분이 되는거죠. 성태가 남을 속이기 위해 하는 말 외에는 전부 사실입니당

3. 오늘 술 약속이 있어서 못쓸뻔했는데 은혜로운 팀장님이 12시에 마쳐주셔서 ㅜ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덕분에 한편 쓰고 나갈 수 있게 됐네요. 성태처럼 초럭셔리한 건 못하겠지만 삼겹살 뜯으며 소주 좀 걸치고 오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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