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올립니다. 여기 역시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 그냥 올려버립니다.
중간 중간에 조금 더 자연스럽게 묘사나 상황을 표현한 것 빼고는 그리 크게 변한게 없지만
그래도 재밌게 봐주시길...
이번엔 잡설이 좀 짧네요...흐흐...
그럼 저 카셀 뾰로롱~~ 사라집니다~~
PS.보시고 난뒤의 짧은 리플과 살포시 찍어주시는 추천은 저의 글을 기름지게하고 길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부디 잊지마시고 리플이나마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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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잤을까..무겁게만 느껴지는 눈을 뜨고 시간을 확인 했을땐 시간은 이미 9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 40분 정도 잔 것 같다.
일을 다 끝내고 피곤해서 잠깐 쉰다는 게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보다. 저녁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데 30분도 안돼서 끝내버렸으니..살림에 달인인 나로서도 피곤할만했다..
나는 잔뜩 무거워진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은은한 가로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고 텅 빈 집안은 왠지 모를 허전함이 흐르며 정적만이 가득했다.
누난 아직 안 왔는지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 또 술 퍼마시나?? 하여튼 말은 진짜 안 듣는다.. 그렇게 일찍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꼭 이렇게 엇나가는 걸보면..무슨 청개구리 청소년도 아니고..아니 반항기 청소년도 이거보단 말을 잘들을 것 같다. 모르겠다.. 나도..신경 써서 그런가?? 갑자기 배가 아프네..
딸깍
살살 끓어오르는 배를 부여잡고 전등 스위치를 누르며 화장실로 들어간 나는 어두운 실내에 잠시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불을 안 켰나?? 분명 눌렀는데..
딸깍
이제 환해졌네.. 그럼 어서 작업을 시작...순간 나는 또 다시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불도 환하게 들어왔다. 화장실 내부가 훤히 비칠 정도로.. 내가 놀란 것은 그 환한 불빛에 비치는 하나의 광경 때문 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작품이었다. 신이 빚은 것 같은 작품. 잔뜩 부풀어 오른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봉긋한 젖가슴. 그 젖가슴을 타고 내려오는 군살이나 여타 불필요한 부분이란 전혀 없는 늘씬하고 잘록한 허리. 그 허리를 따라 내려오는 매끈한 라인과 이어지는 탄력 넘치는 히프. 그리고 그 밑으로 가늘고 길게 쭉 뻗은 다리.. 어디 하나 눈 뗄 곳 없는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었다.
<뭐야??>
너무나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나 일상적인 대화를 하듯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누나가 물어왔다. 아름다운 나신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고 촉촉히 젖은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자 예쁜 젖가슴이 진동하듯 흔들거려갔다.
<왜...왜 여기 있는거야??>
<우리 집이니까 여기 있지...그리고 욕실엔 씻을라고 있는거고..>
<아니...오..오늘...늦...늦게 온다고 했...잖아..>
<니가 일찍 오라며..>
<그..그랬지...>
말을 더듬고 있는 와중에서도 나는 누나의 몸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다고 걸음을 옮겨 자리를 피하지도 못했다. 그만큼 누나의 나신은 내 의지를 거스를만큼 아름답고 매혹적이 었다. 물기에 젖은 갈색머리가 물이 고일 것 처럼 푹패인 쇄골을 타고 고운 살결에 달라붙어 예쁜 모양의 젖가슴을 덮고 있는 모습도 그 머릿결을 타고 흘러 하얀 가슴의 곡선을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의 아름다운 모습도 하나하나 모두 내 시선을 잡아 끌어왔다.
<계속 그러구 있을 거냐??>
마치 자기 방에 볼일 보러 들어온 사람에게 묻는 사람처럼 편하게 물어오는 누나의 물음에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갔다.
<아..아니..지...지금 나갈라구..미..미안..>
황급히 문을 닫고 밖을 나온 나는 한동안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요동치던 배는 어느새 잠잠해 졌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놀랄 때 배도 같이 놀랐나보다. 대신 이제는 좀 더 위쪽의 심장이 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거기다 호흡이 가빠졌는지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다. 진정하자 진정해...누나야..누나...미치도록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눈을 감자마자 떠오르는 선명한 누나의 알몸에 나는 다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미끄러질 듯 매끈한 살결에 송글 송글 맺혀 반짝이던 물방울이 눈에 박혀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다. 어느새 아랫도리까지 반응 했는지 내 물건은 커다랗게 부풀어 올라 있다. 건전한 18세 소년에게 이런 18세 장면은 아무래도 충격적이었나 보다. 이 여자는 목욕을 할 라면 문을 잠그고 하던가... 그리고 뭐가 그렇게 당당해...
누나의 알몸을 처음 본 건 아니었다. 옛날에는 같이 샤워도 했었고 옷도 같이 갈아 입은 적도 많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그건 옛날이고 내가 중학교를 들어가고 머리가 조금씩 커가면서는 자연스럽게 그런 일은 없어졌다. 딱히 의식하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나는 남자로 누난 여자로 조금씩 크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지..
그래도 우리 남매는 그쪽으로는 남들보다 좀 개방적인 편이었다, 여름날에 속옷도 안입고 끈 나시에 짧은 반바지를 입는 일도 허다했고 심지어는 위에 옷만 걸친 채 팬티만 입은 채로 집안에 있는 일도 많았다. 오늘처럼 속옷만 입고 다닌 적도 많았고.. 내가 그런 건 아니고 누나가.. 가끔씩 뭐라고 하긴 했지만 나 역시 이것저것 자잘한데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이렇다하게 크게 태클은 가하지 않았다. 아무리 누나가 속살을 내비치는 옷을 입고 돌아 다녀도 누난 누나였으니까... 여자로 보여야지 흥분을 하거나하지..그 성격 파탄자를 누가 여자로 보겠냐고..
라고 지금까지 생각했다...
근데.. 잘못 생각했나보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마치 내 심장이 아닌 것처럼... 내 맘대로 되지가 않는다..
나는 미친 듯이 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안정시키며 천천히 쇼파에 앉았다. 움직일때마다 아랫도리에서 커다랗게 부푼 그놈이 쉴새 없이 꺼덕거리며 바지 안에서 몸을 뒤틀어댔다.
아..이러지마..이러지마... 그만!!그만!! 나는 고개를 도리치며 머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뇌리에 박힌 누나의 하얀 나신은 이제는 360도로 회전하는 센스(?)까지 보여주며 나의 눈가에 아른거렸다.
안되겠다. 마지막 방법이다!!
쇼파에 다리를 올리며 가부좌를 튼 나는 배꼽 밑에 손을 올리며 천천히 호흡을 골랐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 대한민국 온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애국가!! 부르면 경건한 마음이 절로 일러 오직 애국만을 생각하게 된다는 안익태 선생의 그 애국가!! 나는 경건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나즈막히 한소절 한소절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 방법은 언젠가 지환이 자식이 알려준 일명 처치곤란 똘똘이 죽이기라는 방법으로 아침마다 곤두서는 똘똘이를 수그러뜨리기 위해 지환이자식이 고심 끝에 개발한 방책 이였다. 처음 이걸 들었을 때 이런 걸 고심 끝에 개발했다는 소리에 한심하다며 혀를 찼지만 지금은 이것 저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
방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천천히 거칠었던 호흡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타구니에서 쉴새없이 꺼덕거리던 그놈도 경건한 애국가 앞에서 숙연한지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효과 지대 좋다...지환이 자식...의외로 도움 될 때도 있네..
어느새 완전히 쪼그라 들어버린 물건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너 뭐하냐??야~ 하다하다 이젠 요가까지 하냐??>
언제 다가왔는지 젖은 머리를 털며 쇼파에 앉은 누나는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 보았다.
아까 봤던 깊고 아름다운 쇄골과 아름다운 어깨선이 훤히 드러난 끈으로 된 나시에 탄력 넘치는 허벅지가 바로 보이는 짧은 반바지를 입은 누나의 모습이 내 눈에 박혀왔다. 마른 듯 보이면서도 전반적으로 탄력이 넘치는 누나의 몸은 남자라면 누가 봐도 침이 넘어갈 정도로 늘씬하고 멋져보였다. 맨날 보던 건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이상하게 보이냐...겨우 진정 시켰는데... 죽은 줄 알았던 똘똘이가 다시 고개를 치켜뜨기 시작한다.
<지..집에선 옷 좀 입고 다녀!! 사람이 기본 에티켓이 있어야지!!>
<뭔 헛소리야...언제부터 그런 거 따졌다고..>
<그..그래도 다 큰 처녀가 옷차림이 그게 뭐야!! 다 큰 동생 앞에서!!>
<내 집인데 뭐 어때..그리고 동생 앞이니까 이러고 있지..밖에 나가서 이러고 있을까??>
<몰...몰라!! 빨랑 옷이나 걸쳐!!>
<나 이러는게 하루 이틀이냐?? 너 오늘 이상하다?? 혹시...>
<혹...혹시..뭐??>
설마 알아 차린 걸까?? 의심스러운 듯 누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온다. 쇼파에 다리를 올려 놓고 양반다리처럼 앉아 있는 모습이 내츄럴 하면서도 묘하게 섹시한 느낌이라 가슴이 떨렸다.
<생활비... 떨어졌냐?? 왜 너 돈 떨어지면 막 짜증내고 화내자나.. 여자들 그날처럼..>
그럼 그렇지..이 둔한 아줌마가 뭘 알겠어...그래도 비교를 해도 꼭 그런데다가 비교를 해요..
<그딴 거 아냐!! 나는 그냥 최소한의 예의를 말한 거 라고 같이 한집에 사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에티켓을 말하고 있는거라고!!>
<에티켓은 뭐할 때 쓰는 티켓이냐..>
능청 부리듯 딴청을 피우며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리는 누나의 모습에 나 역시 고개를 저었다.
<됐다!! 말을 말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나는 주방으로 가서 천천히 마음을 가라 앉혔다. 그래..저건 여자가 아냐.. 웬수다 저건 웬수다.. 암시를 걸 듯 같은 말을 되풀이 하니 조금씩 안정이 된다. 아..근데 한바탕 해서 그런가.. 배가 고프네...
<밥은?? 먹었어??>
<어..아까 삼계탕 먹었어..>
<어?? 집에도 삼계탕 해놨는데 먹을 거면 집에 와서 먹지..>
하여간 밖에 빨빨거리며 잘 쏘다니면서도 잘 먹고 다니는거 보면 신기하단 말야.. 잘 됐다. 나 혼자 다 먹어 버려야지~~
주방으로 들어간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가스렌지 위에 놓여있는 냄비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동시에 바로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이거?? 여기 있던 닭..어디간거야?? 분명히 내가 여기다 삼계탕을 했는데.. 왜 국물 밖에 없어?? 닭이 살아서 날아간 것도 아니고..
냄비 안은 썰렁했다. 닭은커녕 고기로 보이는 살점하나도 남지 않은 냄비는 삼계탕에 넣는 대추만이 이제는 국물만 남은 이 요리가 삼계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할뿐이었다.
냄비가 틀린가?? 이 냄비가 맞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수북히 쌓여있는 뼛 더미와 이리저리 대충 놓여져 있는 그릇들을 보고 그제서야 어찌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누나....삼계탕..먹었다구??>
<어..야!! 근데 인삼이 안 들어 가있더라.. 그건 삼계탕에 기본 아냐??>
<아...그 삼계탕이 이 삼계탕이 었어??>
<어..먹으라고 해 논거 아냐?? 근데..담엔 인삼도 넣어라..요즘 몸이 허해서 일하다가 꾸벅꾸벅 조는게 영 맥아리가 없다..아!! 그냥 이참에 보약이나 한 채 먹을까??>
특별히 큰 놈으로 샀었다. 요즘 가사 일에 찌들어 입맛도 없고, 몸이 많이 허해진 것 같아 큰 맘 먹고 산 놈이 었다. 그것도 순수 한국산 토종 닭으로.. 이거 살 때 아줌마랑 얼마나 지독한 사투를 벌였는데.. 가격 깎을라고... 사고 나서 승리감에 눈물까지 흘릴 뻔 했던 나였다.
첨엔 혼자 먹을까도 생각도 해봤다. 이 여편네가 알면 반도 못 먹으니까.. 그래도 천사 같은 내 양심상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오늘 일찍 오라고 해서 같이 먹을 라고 했는데..
싱크대 구석에 쌓여져 있던 그릇위에 보이는 뼛조각들이 눈에 들어 왔다. 토실토실하게 올라있던 다리는 이제 살 한점 안 붙어있는 앙상한 뼈만 남아 이게 어디 붙어 있던 가 하고 생각할 정도로 초라하게 변해 있었다.
부르르하고 분노로 몸이 떨려온다.
<보약 같은 소리 좋아 한다!! 이 아줌마야.. 저 많은 걸 혼자 먹냐?? 먹으면서 내 생각은 안나디??>
<난 너두 먹은 줄 알았지..>
여전히 양반 다리를 하고 쇼파에 기대 앉아 능청스럽게 올려다 보는 누나의 모습에 나의 분노게이지가 정점을 향해 달려갔다.
<뭐?? 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먹었는데 닭이 그렇게 멀쩡하니?? 닭이 무슨 회복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내가 먹은 살점이 뚜껑 덮으니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데?? 닭이 피콜로야?? 재생하게??>
<아..그건 생각을 못했다.>
이제 생각 난다는 듯 누나는 손바닥을 주먹으로 치는 제스쳐를 취해 보였다. 못 한게 아니라 안 한거겠지...
<아..그러셔..그래서 그 큰 걸 다 드셨어?? 고기 한점 안 남기고??>
<그래두 국물은 남겼잖아..원래 삼계탕은 국물이 좋은 거야..>
<하..말은 잘한다!! 그래 고맙네요.. 영양가 많은 국물만 남겨주셔서..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알면 가서 밥 먹어~~>
말이 안 통한다. 반성도 없구... 그저 이리저리 웃음으로 때우려는 듯 미소만 짓는 누나의 모습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약자의 한숨을 지으며 등을 돌렸다. 내가 이러구 살아야 합니까..어머니!! 이 악독한 여자에게 이렇게 착취당하면서 꽃다운 인생을 버려야 하냐구요!! 어머니 대답 좀 해주세요!!
그래....대답할 리가 없지...힘없는 놈이 어쩌겠어..가서 국물에 밥이라도 말아먹자.. 자존심에세울 려고 안먹는다고 하면 저 여자 당장 달려가서 지가 먹을 꺼다..아휴..내 팔자야..
<야~~올 때 쥬스도 가지고 와..샤워 했더니 목이 칼칼하다..>
여전히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반성을 못하고 있다. 이런 뻔뻔한..
<나 지금 밥 먹고 있잖아..누나가 갔다 먹어..>
<그럼 먹고 가져와..가기 귀찮아..>
<지금 목 마르다메..그냥 갔다 먹어..>
<아냐..생각해 보니까 이따 목마른 것 같아..그냥 이따 너 밥 다 먹고 가져다 줘..>
저런...날탱구리를 봤나..어디서 저런 여자가 튀어 나왔을까?? 엄마랑 아빠는 안 저랬는데..
휴..엄마 아빠도 불쌍하다.. 저런 여자를 딸이라고 낳아놓고 미역국을 드셨으니..
<자!!여기 많이 마셔라!!>
<땡큐~~ 야..근데 얼음이 없냐..자식이 센스가 없어요..>
쥬스에 침을 안 뱉은걸 다행으로 여겨라..이 여자야..
<센스 같은 소리 좋아하시네.. 앉아서 시키기만 하면서 몬 그리 투정이 많아?? 그냥 먹어!!>
<아니면 됐지...짜증은...너 요새 히스테리가 많이 늘었다?? 무슨 고민 있냐??>
고민은..당신이 내 인생의 최대 고민거리요!! 빨리 저걸 시집 보내서 분가 시켜야 하는데..
그래야 내가 제명에 살지...
<없어!! 그 딴거!!>
<있는거 같은데...말해봐..무슨 일인데?? 이 누나가 오늘 특별히 상담해주마....>
양반 다리한 자세를 고쳐 잡으며 누나는 나에게 집중하듯 몸을 기울여왔다. 상담?? 고양이 쥐 생각 해준다.
<진짜 없어..>
<빼지 말고.. 아!! 알겠다!! 여자 문제구나?? 좋아하는 여자 생겼냐?? 누군데?? 같은 학교 학생?? 동급생?? 같은 반??>
재미 들렸나 보다.. 이젠 아주 소설까지 쓰는구만..
<여자는 무슨..내 주제에..>
<하긴.. 그래.. 니 주제에 여자가 좀 힘들긴 하지..>
뭐야 그 납득하는 듯 한 표정은!! 그게 동생한테 할 소리냐?? 기분 나쁘게 크게 고개를 끄덕이던 누나는 조금 더 나에게 몸을 기울이며 다가왔다. 아까의 샤워 때문일까??꽤나 익숙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는 달콤하고 상큼한 샤워코롱냄새가 코를 타고 들어왔다. 뭐야...갑자기..
<지금까지 너 여자 한 번도 사겨 본적없지??>
<그..그건 왜??>
<그지..없지?? 그렇지..니가 그렇지..>
뭐야!! 대답도 안했는데 왜 인정해버리는 거야??
<어..없긴!! 왜 없어!!>
없다.. 정말 내 입으로도 말하기 창피하지만 중학교 올라와서 애인은커녕 여자 친구도 만든 적이 없다. 근데 그게 누구 때문인데!! 집안일에 파묻혀서 가계부 쓰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느라 아까운 내 청춘 다 보낸 게 누구 때문인데!! 이래 뵈도 나도 나가면 인기 좀 있었다고.. 나한테 관심 보이는 여자도 몇 명 있었고..
근데 그럼 모해..여자 애들이 너 끝나고 뭐해?? 라고 물어 보면 빨래. 라고 말하고 휴일엔 모해?? 라고 물어보면 대청소. 라고 말하는 게 난데.. 누가 나랑 만나겠냐고..
만날 시간이 있어야지 만나지.. 학교 끝나면 집에 와서 청소하고 밥해야지.. 휴일엔 대청소 해야지..시간이 나야지 데이트를 하던가 여자를 만나서 사귀던가 할 거 아냐!! 아.. 슬프다.. 왜 이렇게 사니.. 강혁아.. 너무 슬퍼서 목까지 메인다..
<있어?? 그래 그건 그럴수 있다고 치자.. 죽어라 ?아 다니면 누군가가 만나 줄 순 있으니까..그럼 키스는 해봤냐?? 섹스는??>
예상치 못한 19금 단어에 순간 목구멍으로 넘어가던 쥬스가 온천수가 터지듯 역류하며 도로 내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머야!! 더럽게!!>
당신 말이 더 더럽다!! 세..섹스라니!!
나의 뜻밖의 분사 공격에 누나는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며 몸에 묻은 쥬스를 털어냈다. 고운 피부에 묻은 쥬스를 이리저리 닦아가며 확인하듯 하얀 나시를 들춰 귀여운 배꼽을 들어 내는 등 어딘가 묘한 느낌을 주는 모습에 살짝 침을 삼켰지만 바로 목소리를 높여 누나에게 따져갔다.
<모...못하는 소리가 없어!! 말 많은 처녀가 어디 그런 말을 함부로 올려!!>
<왜?? 요즘 애들 그런 거 빠르잖아.. 초등학생도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
하여튼 어디서 이상한 것 만 보고 와가지고..
<그래도!! 그게 동생한테 할 소리야!! 세..섹...그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말을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냐??>
<그런가?? 좀 심했나??>
모르고 얘기 한 거냐!! 이런 개념 없는...개념원리 재능수학을 배워라!!
<그래 그럼..그건 넘어가고 키스는 해봤어??>
집요하다..이 여자.. 옛날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깨닫게 해주네..흔들리지 말자.. 침착하게...쪽팔리지 않게..
<그..그러는 누나는 해봤어??>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키스도 못했겠냐?? 해도 백번은 했지..>
백번...많아서 좋겠다.. 하긴 누나는 옛날부터 나와는 다르게 인기가 많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매일 마다 편지에 먹을 거에 꽃에 항상 뭔가를 받아 오곤 했다. 덕분에 나도 많이 얻어 먹었고.. 엄마아빠 돌아가시고 딱 끊기긴 해지만 갑자기 인기가 없어져서 끊긴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원체 누나가 자존심이 쎄서 남한테 손 벌리고 동정 받는 걸 싫어했으니까.. 그런 것도 싫었을ㅠ것이다.
성격이 좀 괴팍해서 그렇지 얼굴은 꽤나 이쁜편이니까.. 특히 몸매가 좋아 뭘 입어도 어울
려 언제나 남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저 괴팍한 성격도 털털함과 자신감으로 묻어가버렸고
저 지랄 같은 투정도 나한테만 보여 주는 건지 남들은 모르고...
나는 찬찬히 누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순간 아까 봤던 하얀 나신이 떠올랐다. 생각보다 가냘파 보였던 어깨, 그 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고 가는 팔, 서서도 멋진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예쁜 가슴...그리고 그 밑으로 보이는 매끈한 복근과 긴 다리 사이에 있던 그... 아...몰라!! 에이..씨...왜 갑자기 또 생각나냐.. 나는 머리를 도리질 치며 머릿속에 나신을 지워갔다,
<머해?? 키스 해봤냐고 묻잖아..>
<나..나도 해봤어...키스..>
<그래??>
<그럼!!>
이건 진짜다. 키스 해봤다. 옛날 옆집 살았던 서진이, 건넛동네 사는 지선이..심지어는 선생님이랑도 해봤다. 뭐 그게 내가 초등학교때 일이지만 어쨌든 입 박치기 한거니까.. 나이는 상관없잖아??
<초등학교 때 한거 말고..막 옆집 꼬마 서진이..건너동네 지선이..니네 초등학교 선생님...그런거 다 빼고 진짜 어른들의 키스 말야..>
예리한 아줌마 같으니 라고..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말야..
안돼!! 사나이 자존심에 이대로 물러 설 순 없다,
<해봤다니까!! 열 번도 더 해봤어!!>
<그래..그렇단 말이지..>
지가 어쩌겠어..본 것도 아니고 우기면 장땡이야..
<그럼 증거를 보여봐...>
아니..이 아줌마가 오늘 왜 이래??닭 먹다 조류 독감이라도 걸렸나...
<무슨 증거를 보여 달라고..>
<키스 했다는 증거. 보여줘 봐>
<아니 그걸 어떻게 보여주나?? 키스한 사람을 질질질 끌고 오기라도 하리??>
<아니.. 그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지금 여기서 증거를 보여줘.>
<그니까 어떻게??>
<나한테 해봐.>
지금...뭘 하라는 거야?? 잘못 들었나??
<뭐라고??>
<나한테 해보라고.. 이 누님이 키스 좀 해봤으니까 니가 처음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어.
티가 나거든 초보자는..그니까 나한테 해봐.>
당신이 키스 학 강삽니까?? 그런걸 알게?? 강의하듯 말하던 누나는 아까보다 더 가까이 내 옆으로 바짝 몸을 붙여왔다. 내 밑으로 바짝 다가온 누나의 촉촉한 머리에서 은은한 샴푸냄새가 퍼져 나온다. 그리고 그 냄새가 기폭제가 되어 다시 한 번 내 심장을 두들긴다.
<미..미쳤어!! 남매끼리..무슨 키스야!!>
<남매끼리니까 부담 없이 하는거지.. 니가 나랑 사랑에 빠질 것도 아니고..실험 상대로는 딱아냐??>
그 이전의 도덕적인 문제는 아예 생각 하지 않나보다.
<그래두...난 싫어!!>
<왜?? 겁나?? 첫키슨 거 들킬까봐??>
<무..무슨!! 그런거 아냐!!>
<그럼 해봐..자!!>
가슴팍에서의 물컹하는 느낌과 함께 누나의 몸이 더욱 밀착 해왔다. 워낙 얇은 재질의 티였기에 가슴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봉긋한 가슴의 탄력이 피부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가슴이 닿았어..이 여자가 닭 먹고 진짜 미쳤나??
그리고 이어 쐐기를 박듯 천천히 누나의 가느다란 손이 나의 목을 감아왔다. 어느새 다가온 누나의 얼굴은 내 얼굴과 불과 몇 센치도 떨어져 있지 않다. 완벽한 연인들의 키스 자세였다.
<자..해보라니까..>
해보긴 뭘 해봐!! 속으로 이렇게 외쳤지만 막상 입으로 튀어나오지가 않는다. 눈앞에서 내 얼굴과 맞닿아 있는 누나의 모습을 보자니 갑자기 숨이 멎는 것 같은 느낌이다.
찝어내기라도 한 듯 진하게 쌍커풀 진 매력적인 눈 안에 있는 눈동자가 렌즈를 끼고 있는지 갈색 빛을 띄우며 나를 응시해온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아는 듯한 자신감이 넘치는 그 눈과 마치 조각이라고 한 듯 오똑하게 서있는 콧날 매일 사납게만 느껴졌던 위로 올라간 눈매까지..하나하나가 흠 잡을데 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내 누나지만 여자로서 너무 이쁘다. 괜시리 가슴이 떨려 쳐다볼수가 없다.
눈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몰랐다. 얼굴을 보고 있자니 두근대는 마음을 들킬 것 같은 생각에 아래로 시선을 내리 깔자 도리어 시선 가득 내 가슴과 만나 일그러진 누나의 매력적인 젖가슴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신비한 계곡처럼 융기 져 있는 가슴이 날 숨막히게 만들었다. 젠장..죽겠네..이거.. 왠지....제어가 되지 않는다...
<재미없다...뭔 놈의 사내 자식이 그렇게 용기가 없냐?? >
한참을 굳은 상태로 있는 나의 모습에 흥미를 잃었는지 누나는 천천히 감은 손을 푸르며 혀를 찼다.
<그냥 딱 하고 해버리면 돼지..그래가지고 언제 여자를 사귀겠어.. 참 내 동생이지만 걱정 된다..그래 가지고 장가는 가겠....흡.. >
이유는 모르겠다. 왜 내가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누나에 대한 반발?? 아님 정말 누나가 이뻐서?? 모르겠다.. 그냥 몸이 움직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몸은 움직여 있었다.
누나의 가는 팔목을 낚아 채 끌어 당긴 나는 순식간에 입술로 누나의 입술을 덮쳐 갔고 손을 누나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고 가슴 팍으로 끌어 당겼다. 누나의 젖가슴이 다시 내 가슴에서 일그러져 갔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내 갑작스런 행동에 놀랐는지 누나는 잠깐 내 품에서 흠칫 몸을 경직 시켰지만 몸부림을 치거나 이렇다 할 반항은 보이지 않았다.
서툴고 배려 없는 키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키스는 그런 키스였다. 그저 입만 부딪힌채 입술의 감촉만을 느끼는 키스..공유하는 호흡도 오고가는 감정도 없는 키스.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태어나 처음 해보는 첫 키스였으니까..상대가 누나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을 잊어 버릴 만한 달콤함이 내 몸을 감싸올 뿐이었다.
그렇게 잠깐 스치듯 누나의 입술을 훔친 나의 눈에 누나의 얼굴이 보였다. 나의 갑작스런 키스에 놀란 듯 누나가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나를 올려본다.. 많이 당황한 듯 눈동자가 살짝 떨려온다. 이 여자가 이런 표정도 할 줄 알았나?? 뻔뻔하고 지 잘난 듯 당당한 얼굴만 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귀엽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그리고 그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며 어느새 다시 한번 나의 입술이 누나의 입술을 덮어갔다. 서툴지만 천천히 부드럽게 나의 입술은 누나의 작은 입술을 삼켜버릴 듯 움직이면서도 부드럽게 감싸갔다. 샤워 할 때 한 양치질때문인지 누나의 입을 타고 내 입안 가득 싸한 치약 맛이 퍼진다.
어느새 윗입술을 빨기도 하고 천천히 아랫 입술을 머금고 깊이 빠는가 하면 살짝 입술만 부딪히는 등 서툴지만 어색하게 조금씩 기교를 부려가며 내 입술이 움직여 갔다. 내 움직임에 반응한 것일까?? 저항도 동조도 하지 않던 누나의 입술도 천천히 내 움직임에 맞춰 움직여 갔다. 어느새 내려왔던 누나의 가녀린 두 팔은 내 어깨에 올려져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고개를 틀어가며 좀 더 편한 동작을 유도 하는가 하면 내가 입술을 빨려고 하면 고운 입을 벌리며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처음인 나를 배려 해주는 듯 한 움직임에 아까보다 자연스럽게 누나의 입술을 느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이 공간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붙어서 떨어질 것 같지 않던 두개의 입술이 떨어지고 거실은 정적만이 감돌았다.
내가 지금 뭐한 거냐... 이제야 조금씩 정신이 들기 시작한 나는 갑자기 혼란스러워 졌다. 누나의 입술을..누나의 입을 내가...범했다... 동생인 내가..
나는 천천히 누나를 바라보았다. 당황한 것일까??화가 난 것 일까?? 한동안 누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인 채 앉아 있었다. 호흡이 가쁜 듯 누나의 가녀린 어깨가 들썩 거린다. 아래로 내려간 고개 위로 보이는 짙고 긴 속눈썹이 떨려오는 모습이 너무나 고혹적이다.
누나가 이렇게 가냘펐나?? 마치 손대면 부서 질 것 같은 누나의 몸에 나는 나도 모르게 다시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지금까지 남자다 남자다 하고 하기는 했지만 역시 여자는 여자였다. 그것도 아주 가녀리고 연약한 여자.
<누...누나..>
용기를 짜내어 불러보지만 대답은 없다.
<누나...>
다시 한번 불러 보지만 역시 대답은 없다.
<누..>
벌떡!!
엄마야!!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누나의 행동에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갈 뻔한 몸을 간신히 붙잡고 누나를 바라보았다. 누나의 이런 표정을 본적이 있었던가?? 홍당무처럼 달아오른 얼굴에 당황하는 듯 한 안색. 언제나 능청스럽게 날 엿먹이던 누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이 아줌마 오늘 얼굴에 변화 많이 주네...
<누..누나..>
퍽!!
윽.. 순간적으로 내 정수리에 벼락같은 통증이 느껴져 왔다. 제대로 꽂였다...
<키..키스 더럽게...못하네...이...입 맛만 버렸잖아..>
젖은 입술을 닦으며 분한 듯 말하는 누나의 모습에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멍한 얼굴로 가만히 누나를 바라보았다.
<기분 나뻐... 양치질 하러 가야 겠다.>
몸에 맞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를 하듯 어색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누나를 나는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근데...어이어이..거기가 화장실입니까...
쾅!!
큰 소리와 함께 누나가 자기 방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거실에는 다시 고요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러고 가버리면 어쩌라고... 텅 빈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우두커니 앉아 쇼파에 몸을 기댔다.
왜 그랬지?? 잠깐 미쳤었나?? 어떻게 누나를... 아....미쳤어...미쳤어..
아무리 머리를 쥐어 싸메고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아 내려고 해도 머리만 아플 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몸이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지금까지 이런일은 한번도 없었는데.. 지금 까지 내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와도 누나라는 생각 이외에는 다른 생각은 든 적이 없었다. 하긴.. 지금까지 보여온 모습이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였으니까... 술 퍼 마시고 뻗은 모습, 까탈스럽게 반찬 투정하는 모습, 맘에 안든다며 날 구타하는 모습 등등 생각해 보니 안 좋은 모습만 가득 하다.. 그래서 내가 누나를 남자로 봤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가 누나를 여자로 보겠는가...친 누나를..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오늘 누나는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품에 쏙 들어오는 가녀린 몸과 마쉬멜로우처럼 부드러운 입술.. 처음 느껴보는 누나의 연약한 모습.. 내 눈에는 분명 여자로 보였다. 그것도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로.. 아까 누나의 입술을 덮쳤던 입술에 손을 올렸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지만 그 믿어지지 않는 일을 증명이라도 하듯 부드러운 감촉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그나저나.. 어떡하지..사과할까?? 근데 뭐라고 사과하지?? 뽀뽀해서 미안..이라고 하나??
아님 덮쳐서 미안... 이라고 하나??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똑똑똑!!
<누나...>
문을 두들기며 불러 보지만 대답이 없다. 정말 화났나??
똑똑똑!!
<누나..>
<왜??>
문은 열리지 않은 채 안쪽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조하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래..사과하자..미안하다고..
<저..실은...>
<뭔데....>
말해 어서...미안하다고..
<침대 씨트 갈려고...아까 낮에 못 갈았거든...문 좀 열어줘..>
등신아..거기서 침대씨트가 왜 나오냐..
<됐어..안 갈아도 되니까 그냥 가..>
<누나 침대보 축축하면 잠 못 자잖아..>
<그냥 잘 테니까 신경쓰지말고 그냥 가..>
<그래도..>
<오늘 내가 할 일이 많다....조용히 하고 가라..>
나지막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신경 쓰이게 만드는 목소리. 이상해!! 이상해!! 화난 게 분명해.. 저 여자가 축축한데서 잘 여자가 아닌데..저 정도로 나오는 거 보면 보통 화난 게 아냐.. 모르겠다..나도 이젠 신경 안 쓸래!! 이렇게 있는 다고 아까 했던 게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속편하게 렛 잇 비 할란다..
나는 이내 생각을 접고 복잡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듯 머리를 흔들며 2층으로 올라갔다.
중간 중간에 조금 더 자연스럽게 묘사나 상황을 표현한 것 빼고는 그리 크게 변한게 없지만
그래도 재밌게 봐주시길...
이번엔 잡설이 좀 짧네요...흐흐...
그럼 저 카셀 뾰로롱~~ 사라집니다~~
PS.보시고 난뒤의 짧은 리플과 살포시 찍어주시는 추천은 저의 글을 기름지게하고 길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부디 잊지마시고 리플이나마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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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잤을까..무겁게만 느껴지는 눈을 뜨고 시간을 확인 했을땐 시간은 이미 9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 40분 정도 잔 것 같다.
일을 다 끝내고 피곤해서 잠깐 쉰다는 게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보다. 저녁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데 30분도 안돼서 끝내버렸으니..살림에 달인인 나로서도 피곤할만했다..
나는 잔뜩 무거워진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은은한 가로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고 텅 빈 집안은 왠지 모를 허전함이 흐르며 정적만이 가득했다.
누난 아직 안 왔는지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 또 술 퍼마시나?? 하여튼 말은 진짜 안 듣는다.. 그렇게 일찍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꼭 이렇게 엇나가는 걸보면..무슨 청개구리 청소년도 아니고..아니 반항기 청소년도 이거보단 말을 잘들을 것 같다. 모르겠다.. 나도..신경 써서 그런가?? 갑자기 배가 아프네..
딸깍
살살 끓어오르는 배를 부여잡고 전등 스위치를 누르며 화장실로 들어간 나는 어두운 실내에 잠시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불을 안 켰나?? 분명 눌렀는데..
딸깍
이제 환해졌네.. 그럼 어서 작업을 시작...순간 나는 또 다시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불도 환하게 들어왔다. 화장실 내부가 훤히 비칠 정도로.. 내가 놀란 것은 그 환한 불빛에 비치는 하나의 광경 때문 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작품이었다. 신이 빚은 것 같은 작품. 잔뜩 부풀어 오른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봉긋한 젖가슴. 그 젖가슴을 타고 내려오는 군살이나 여타 불필요한 부분이란 전혀 없는 늘씬하고 잘록한 허리. 그 허리를 따라 내려오는 매끈한 라인과 이어지는 탄력 넘치는 히프. 그리고 그 밑으로 가늘고 길게 쭉 뻗은 다리.. 어디 하나 눈 뗄 곳 없는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었다.
<뭐야??>
너무나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나 일상적인 대화를 하듯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누나가 물어왔다. 아름다운 나신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고 촉촉히 젖은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자 예쁜 젖가슴이 진동하듯 흔들거려갔다.
<왜...왜 여기 있는거야??>
<우리 집이니까 여기 있지...그리고 욕실엔 씻을라고 있는거고..>
<아니...오..오늘...늦...늦게 온다고 했...잖아..>
<니가 일찍 오라며..>
<그..그랬지...>
말을 더듬고 있는 와중에서도 나는 누나의 몸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다고 걸음을 옮겨 자리를 피하지도 못했다. 그만큼 누나의 나신은 내 의지를 거스를만큼 아름답고 매혹적이 었다. 물기에 젖은 갈색머리가 물이 고일 것 처럼 푹패인 쇄골을 타고 고운 살결에 달라붙어 예쁜 모양의 젖가슴을 덮고 있는 모습도 그 머릿결을 타고 흘러 하얀 가슴의 곡선을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의 아름다운 모습도 하나하나 모두 내 시선을 잡아 끌어왔다.
<계속 그러구 있을 거냐??>
마치 자기 방에 볼일 보러 들어온 사람에게 묻는 사람처럼 편하게 물어오는 누나의 물음에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갔다.
<아..아니..지...지금 나갈라구..미..미안..>
황급히 문을 닫고 밖을 나온 나는 한동안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요동치던 배는 어느새 잠잠해 졌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놀랄 때 배도 같이 놀랐나보다. 대신 이제는 좀 더 위쪽의 심장이 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거기다 호흡이 가빠졌는지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다. 진정하자 진정해...누나야..누나...미치도록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눈을 감자마자 떠오르는 선명한 누나의 알몸에 나는 다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미끄러질 듯 매끈한 살결에 송글 송글 맺혀 반짝이던 물방울이 눈에 박혀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다. 어느새 아랫도리까지 반응 했는지 내 물건은 커다랗게 부풀어 올라 있다. 건전한 18세 소년에게 이런 18세 장면은 아무래도 충격적이었나 보다. 이 여자는 목욕을 할 라면 문을 잠그고 하던가... 그리고 뭐가 그렇게 당당해...
누나의 알몸을 처음 본 건 아니었다. 옛날에는 같이 샤워도 했었고 옷도 같이 갈아 입은 적도 많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그건 옛날이고 내가 중학교를 들어가고 머리가 조금씩 커가면서는 자연스럽게 그런 일은 없어졌다. 딱히 의식하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나는 남자로 누난 여자로 조금씩 크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지..
그래도 우리 남매는 그쪽으로는 남들보다 좀 개방적인 편이었다, 여름날에 속옷도 안입고 끈 나시에 짧은 반바지를 입는 일도 허다했고 심지어는 위에 옷만 걸친 채 팬티만 입은 채로 집안에 있는 일도 많았다. 오늘처럼 속옷만 입고 다닌 적도 많았고.. 내가 그런 건 아니고 누나가.. 가끔씩 뭐라고 하긴 했지만 나 역시 이것저것 자잘한데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이렇다하게 크게 태클은 가하지 않았다. 아무리 누나가 속살을 내비치는 옷을 입고 돌아 다녀도 누난 누나였으니까... 여자로 보여야지 흥분을 하거나하지..그 성격 파탄자를 누가 여자로 보겠냐고..
라고 지금까지 생각했다...
근데.. 잘못 생각했나보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마치 내 심장이 아닌 것처럼... 내 맘대로 되지가 않는다..
나는 미친 듯이 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안정시키며 천천히 쇼파에 앉았다. 움직일때마다 아랫도리에서 커다랗게 부푼 그놈이 쉴새 없이 꺼덕거리며 바지 안에서 몸을 뒤틀어댔다.
아..이러지마..이러지마... 그만!!그만!! 나는 고개를 도리치며 머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뇌리에 박힌 누나의 하얀 나신은 이제는 360도로 회전하는 센스(?)까지 보여주며 나의 눈가에 아른거렸다.
안되겠다. 마지막 방법이다!!
쇼파에 다리를 올리며 가부좌를 튼 나는 배꼽 밑에 손을 올리며 천천히 호흡을 골랐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 대한민국 온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애국가!! 부르면 경건한 마음이 절로 일러 오직 애국만을 생각하게 된다는 안익태 선생의 그 애국가!! 나는 경건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나즈막히 한소절 한소절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 방법은 언젠가 지환이 자식이 알려준 일명 처치곤란 똘똘이 죽이기라는 방법으로 아침마다 곤두서는 똘똘이를 수그러뜨리기 위해 지환이자식이 고심 끝에 개발한 방책 이였다. 처음 이걸 들었을 때 이런 걸 고심 끝에 개발했다는 소리에 한심하다며 혀를 찼지만 지금은 이것 저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
방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천천히 거칠었던 호흡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타구니에서 쉴새없이 꺼덕거리던 그놈도 경건한 애국가 앞에서 숙연한지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효과 지대 좋다...지환이 자식...의외로 도움 될 때도 있네..
어느새 완전히 쪼그라 들어버린 물건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너 뭐하냐??야~ 하다하다 이젠 요가까지 하냐??>
언제 다가왔는지 젖은 머리를 털며 쇼파에 앉은 누나는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 보았다.
아까 봤던 깊고 아름다운 쇄골과 아름다운 어깨선이 훤히 드러난 끈으로 된 나시에 탄력 넘치는 허벅지가 바로 보이는 짧은 반바지를 입은 누나의 모습이 내 눈에 박혀왔다. 마른 듯 보이면서도 전반적으로 탄력이 넘치는 누나의 몸은 남자라면 누가 봐도 침이 넘어갈 정도로 늘씬하고 멋져보였다. 맨날 보던 건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이상하게 보이냐...겨우 진정 시켰는데... 죽은 줄 알았던 똘똘이가 다시 고개를 치켜뜨기 시작한다.
<지..집에선 옷 좀 입고 다녀!! 사람이 기본 에티켓이 있어야지!!>
<뭔 헛소리야...언제부터 그런 거 따졌다고..>
<그..그래도 다 큰 처녀가 옷차림이 그게 뭐야!! 다 큰 동생 앞에서!!>
<내 집인데 뭐 어때..그리고 동생 앞이니까 이러고 있지..밖에 나가서 이러고 있을까??>
<몰...몰라!! 빨랑 옷이나 걸쳐!!>
<나 이러는게 하루 이틀이냐?? 너 오늘 이상하다?? 혹시...>
<혹...혹시..뭐??>
설마 알아 차린 걸까?? 의심스러운 듯 누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온다. 쇼파에 다리를 올려 놓고 양반다리처럼 앉아 있는 모습이 내츄럴 하면서도 묘하게 섹시한 느낌이라 가슴이 떨렸다.
<생활비... 떨어졌냐?? 왜 너 돈 떨어지면 막 짜증내고 화내자나.. 여자들 그날처럼..>
그럼 그렇지..이 둔한 아줌마가 뭘 알겠어...그래도 비교를 해도 꼭 그런데다가 비교를 해요..
<그딴 거 아냐!! 나는 그냥 최소한의 예의를 말한 거 라고 같이 한집에 사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에티켓을 말하고 있는거라고!!>
<에티켓은 뭐할 때 쓰는 티켓이냐..>
능청 부리듯 딴청을 피우며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리는 누나의 모습에 나 역시 고개를 저었다.
<됐다!! 말을 말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나는 주방으로 가서 천천히 마음을 가라 앉혔다. 그래..저건 여자가 아냐.. 웬수다 저건 웬수다.. 암시를 걸 듯 같은 말을 되풀이 하니 조금씩 안정이 된다. 아..근데 한바탕 해서 그런가.. 배가 고프네...
<밥은?? 먹었어??>
<어..아까 삼계탕 먹었어..>
<어?? 집에도 삼계탕 해놨는데 먹을 거면 집에 와서 먹지..>
하여간 밖에 빨빨거리며 잘 쏘다니면서도 잘 먹고 다니는거 보면 신기하단 말야.. 잘 됐다. 나 혼자 다 먹어 버려야지~~
주방으로 들어간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가스렌지 위에 놓여있는 냄비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동시에 바로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이거?? 여기 있던 닭..어디간거야?? 분명히 내가 여기다 삼계탕을 했는데.. 왜 국물 밖에 없어?? 닭이 살아서 날아간 것도 아니고..
냄비 안은 썰렁했다. 닭은커녕 고기로 보이는 살점하나도 남지 않은 냄비는 삼계탕에 넣는 대추만이 이제는 국물만 남은 이 요리가 삼계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할뿐이었다.
냄비가 틀린가?? 이 냄비가 맞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수북히 쌓여있는 뼛 더미와 이리저리 대충 놓여져 있는 그릇들을 보고 그제서야 어찌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누나....삼계탕..먹었다구??>
<어..야!! 근데 인삼이 안 들어 가있더라.. 그건 삼계탕에 기본 아냐??>
<아...그 삼계탕이 이 삼계탕이 었어??>
<어..먹으라고 해 논거 아냐?? 근데..담엔 인삼도 넣어라..요즘 몸이 허해서 일하다가 꾸벅꾸벅 조는게 영 맥아리가 없다..아!! 그냥 이참에 보약이나 한 채 먹을까??>
특별히 큰 놈으로 샀었다. 요즘 가사 일에 찌들어 입맛도 없고, 몸이 많이 허해진 것 같아 큰 맘 먹고 산 놈이 었다. 그것도 순수 한국산 토종 닭으로.. 이거 살 때 아줌마랑 얼마나 지독한 사투를 벌였는데.. 가격 깎을라고... 사고 나서 승리감에 눈물까지 흘릴 뻔 했던 나였다.
첨엔 혼자 먹을까도 생각도 해봤다. 이 여편네가 알면 반도 못 먹으니까.. 그래도 천사 같은 내 양심상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오늘 일찍 오라고 해서 같이 먹을 라고 했는데..
싱크대 구석에 쌓여져 있던 그릇위에 보이는 뼛조각들이 눈에 들어 왔다. 토실토실하게 올라있던 다리는 이제 살 한점 안 붙어있는 앙상한 뼈만 남아 이게 어디 붙어 있던 가 하고 생각할 정도로 초라하게 변해 있었다.
부르르하고 분노로 몸이 떨려온다.
<보약 같은 소리 좋아 한다!! 이 아줌마야.. 저 많은 걸 혼자 먹냐?? 먹으면서 내 생각은 안나디??>
<난 너두 먹은 줄 알았지..>
여전히 양반 다리를 하고 쇼파에 기대 앉아 능청스럽게 올려다 보는 누나의 모습에 나의 분노게이지가 정점을 향해 달려갔다.
<뭐?? 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먹었는데 닭이 그렇게 멀쩡하니?? 닭이 무슨 회복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내가 먹은 살점이 뚜껑 덮으니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데?? 닭이 피콜로야?? 재생하게??>
<아..그건 생각을 못했다.>
이제 생각 난다는 듯 누나는 손바닥을 주먹으로 치는 제스쳐를 취해 보였다. 못 한게 아니라 안 한거겠지...
<아..그러셔..그래서 그 큰 걸 다 드셨어?? 고기 한점 안 남기고??>
<그래두 국물은 남겼잖아..원래 삼계탕은 국물이 좋은 거야..>
<하..말은 잘한다!! 그래 고맙네요.. 영양가 많은 국물만 남겨주셔서..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알면 가서 밥 먹어~~>
말이 안 통한다. 반성도 없구... 그저 이리저리 웃음으로 때우려는 듯 미소만 짓는 누나의 모습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약자의 한숨을 지으며 등을 돌렸다. 내가 이러구 살아야 합니까..어머니!! 이 악독한 여자에게 이렇게 착취당하면서 꽃다운 인생을 버려야 하냐구요!! 어머니 대답 좀 해주세요!!
그래....대답할 리가 없지...힘없는 놈이 어쩌겠어..가서 국물에 밥이라도 말아먹자.. 자존심에세울 려고 안먹는다고 하면 저 여자 당장 달려가서 지가 먹을 꺼다..아휴..내 팔자야..
<야~~올 때 쥬스도 가지고 와..샤워 했더니 목이 칼칼하다..>
여전히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반성을 못하고 있다. 이런 뻔뻔한..
<나 지금 밥 먹고 있잖아..누나가 갔다 먹어..>
<그럼 먹고 가져와..가기 귀찮아..>
<지금 목 마르다메..그냥 갔다 먹어..>
<아냐..생각해 보니까 이따 목마른 것 같아..그냥 이따 너 밥 다 먹고 가져다 줘..>
저런...날탱구리를 봤나..어디서 저런 여자가 튀어 나왔을까?? 엄마랑 아빠는 안 저랬는데..
휴..엄마 아빠도 불쌍하다.. 저런 여자를 딸이라고 낳아놓고 미역국을 드셨으니..
<자!!여기 많이 마셔라!!>
<땡큐~~ 야..근데 얼음이 없냐..자식이 센스가 없어요..>
쥬스에 침을 안 뱉은걸 다행으로 여겨라..이 여자야..
<센스 같은 소리 좋아하시네.. 앉아서 시키기만 하면서 몬 그리 투정이 많아?? 그냥 먹어!!>
<아니면 됐지...짜증은...너 요새 히스테리가 많이 늘었다?? 무슨 고민 있냐??>
고민은..당신이 내 인생의 최대 고민거리요!! 빨리 저걸 시집 보내서 분가 시켜야 하는데..
그래야 내가 제명에 살지...
<없어!! 그 딴거!!>
<있는거 같은데...말해봐..무슨 일인데?? 이 누나가 오늘 특별히 상담해주마....>
양반 다리한 자세를 고쳐 잡으며 누나는 나에게 집중하듯 몸을 기울여왔다. 상담?? 고양이 쥐 생각 해준다.
<진짜 없어..>
<빼지 말고.. 아!! 알겠다!! 여자 문제구나?? 좋아하는 여자 생겼냐?? 누군데?? 같은 학교 학생?? 동급생?? 같은 반??>
재미 들렸나 보다.. 이젠 아주 소설까지 쓰는구만..
<여자는 무슨..내 주제에..>
<하긴.. 그래.. 니 주제에 여자가 좀 힘들긴 하지..>
뭐야 그 납득하는 듯 한 표정은!! 그게 동생한테 할 소리냐?? 기분 나쁘게 크게 고개를 끄덕이던 누나는 조금 더 나에게 몸을 기울이며 다가왔다. 아까의 샤워 때문일까??꽤나 익숙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는 달콤하고 상큼한 샤워코롱냄새가 코를 타고 들어왔다. 뭐야...갑자기..
<지금까지 너 여자 한 번도 사겨 본적없지??>
<그..그건 왜??>
<그지..없지?? 그렇지..니가 그렇지..>
뭐야!! 대답도 안했는데 왜 인정해버리는 거야??
<어..없긴!! 왜 없어!!>
없다.. 정말 내 입으로도 말하기 창피하지만 중학교 올라와서 애인은커녕 여자 친구도 만든 적이 없다. 근데 그게 누구 때문인데!! 집안일에 파묻혀서 가계부 쓰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느라 아까운 내 청춘 다 보낸 게 누구 때문인데!! 이래 뵈도 나도 나가면 인기 좀 있었다고.. 나한테 관심 보이는 여자도 몇 명 있었고..
근데 그럼 모해..여자 애들이 너 끝나고 뭐해?? 라고 물어 보면 빨래. 라고 말하고 휴일엔 모해?? 라고 물어보면 대청소. 라고 말하는 게 난데.. 누가 나랑 만나겠냐고..
만날 시간이 있어야지 만나지.. 학교 끝나면 집에 와서 청소하고 밥해야지.. 휴일엔 대청소 해야지..시간이 나야지 데이트를 하던가 여자를 만나서 사귀던가 할 거 아냐!! 아.. 슬프다.. 왜 이렇게 사니.. 강혁아.. 너무 슬퍼서 목까지 메인다..
<있어?? 그래 그건 그럴수 있다고 치자.. 죽어라 ?아 다니면 누군가가 만나 줄 순 있으니까..그럼 키스는 해봤냐?? 섹스는??>
예상치 못한 19금 단어에 순간 목구멍으로 넘어가던 쥬스가 온천수가 터지듯 역류하며 도로 내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머야!! 더럽게!!>
당신 말이 더 더럽다!! 세..섹스라니!!
나의 뜻밖의 분사 공격에 누나는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며 몸에 묻은 쥬스를 털어냈다. 고운 피부에 묻은 쥬스를 이리저리 닦아가며 확인하듯 하얀 나시를 들춰 귀여운 배꼽을 들어 내는 등 어딘가 묘한 느낌을 주는 모습에 살짝 침을 삼켰지만 바로 목소리를 높여 누나에게 따져갔다.
<모...못하는 소리가 없어!! 말 많은 처녀가 어디 그런 말을 함부로 올려!!>
<왜?? 요즘 애들 그런 거 빠르잖아.. 초등학생도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
하여튼 어디서 이상한 것 만 보고 와가지고..
<그래도!! 그게 동생한테 할 소리야!! 세..섹...그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말을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냐??>
<그런가?? 좀 심했나??>
모르고 얘기 한 거냐!! 이런 개념 없는...개념원리 재능수학을 배워라!!
<그래 그럼..그건 넘어가고 키스는 해봤어??>
집요하다..이 여자.. 옛날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깨닫게 해주네..흔들리지 말자.. 침착하게...쪽팔리지 않게..
<그..그러는 누나는 해봤어??>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키스도 못했겠냐?? 해도 백번은 했지..>
백번...많아서 좋겠다.. 하긴 누나는 옛날부터 나와는 다르게 인기가 많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매일 마다 편지에 먹을 거에 꽃에 항상 뭔가를 받아 오곤 했다. 덕분에 나도 많이 얻어 먹었고.. 엄마아빠 돌아가시고 딱 끊기긴 해지만 갑자기 인기가 없어져서 끊긴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원체 누나가 자존심이 쎄서 남한테 손 벌리고 동정 받는 걸 싫어했으니까.. 그런 것도 싫었을ㅠ것이다.
성격이 좀 괴팍해서 그렇지 얼굴은 꽤나 이쁜편이니까.. 특히 몸매가 좋아 뭘 입어도 어울
려 언제나 남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저 괴팍한 성격도 털털함과 자신감으로 묻어가버렸고
저 지랄 같은 투정도 나한테만 보여 주는 건지 남들은 모르고...
나는 찬찬히 누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순간 아까 봤던 하얀 나신이 떠올랐다. 생각보다 가냘파 보였던 어깨, 그 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고 가는 팔, 서서도 멋진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예쁜 가슴...그리고 그 밑으로 보이는 매끈한 복근과 긴 다리 사이에 있던 그... 아...몰라!! 에이..씨...왜 갑자기 또 생각나냐.. 나는 머리를 도리질 치며 머릿속에 나신을 지워갔다,
<머해?? 키스 해봤냐고 묻잖아..>
<나..나도 해봤어...키스..>
<그래??>
<그럼!!>
이건 진짜다. 키스 해봤다. 옛날 옆집 살았던 서진이, 건넛동네 사는 지선이..심지어는 선생님이랑도 해봤다. 뭐 그게 내가 초등학교때 일이지만 어쨌든 입 박치기 한거니까.. 나이는 상관없잖아??
<초등학교 때 한거 말고..막 옆집 꼬마 서진이..건너동네 지선이..니네 초등학교 선생님...그런거 다 빼고 진짜 어른들의 키스 말야..>
예리한 아줌마 같으니 라고..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말야..
안돼!! 사나이 자존심에 이대로 물러 설 순 없다,
<해봤다니까!! 열 번도 더 해봤어!!>
<그래..그렇단 말이지..>
지가 어쩌겠어..본 것도 아니고 우기면 장땡이야..
<그럼 증거를 보여봐...>
아니..이 아줌마가 오늘 왜 이래??닭 먹다 조류 독감이라도 걸렸나...
<무슨 증거를 보여 달라고..>
<키스 했다는 증거. 보여줘 봐>
<아니 그걸 어떻게 보여주나?? 키스한 사람을 질질질 끌고 오기라도 하리??>
<아니.. 그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지금 여기서 증거를 보여줘.>
<그니까 어떻게??>
<나한테 해봐.>
지금...뭘 하라는 거야?? 잘못 들었나??
<뭐라고??>
<나한테 해보라고.. 이 누님이 키스 좀 해봤으니까 니가 처음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어.
티가 나거든 초보자는..그니까 나한테 해봐.>
당신이 키스 학 강삽니까?? 그런걸 알게?? 강의하듯 말하던 누나는 아까보다 더 가까이 내 옆으로 바짝 몸을 붙여왔다. 내 밑으로 바짝 다가온 누나의 촉촉한 머리에서 은은한 샴푸냄새가 퍼져 나온다. 그리고 그 냄새가 기폭제가 되어 다시 한 번 내 심장을 두들긴다.
<미..미쳤어!! 남매끼리..무슨 키스야!!>
<남매끼리니까 부담 없이 하는거지.. 니가 나랑 사랑에 빠질 것도 아니고..실험 상대로는 딱아냐??>
그 이전의 도덕적인 문제는 아예 생각 하지 않나보다.
<그래두...난 싫어!!>
<왜?? 겁나?? 첫키슨 거 들킬까봐??>
<무..무슨!! 그런거 아냐!!>
<그럼 해봐..자!!>
가슴팍에서의 물컹하는 느낌과 함께 누나의 몸이 더욱 밀착 해왔다. 워낙 얇은 재질의 티였기에 가슴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봉긋한 가슴의 탄력이 피부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가슴이 닿았어..이 여자가 닭 먹고 진짜 미쳤나??
그리고 이어 쐐기를 박듯 천천히 누나의 가느다란 손이 나의 목을 감아왔다. 어느새 다가온 누나의 얼굴은 내 얼굴과 불과 몇 센치도 떨어져 있지 않다. 완벽한 연인들의 키스 자세였다.
<자..해보라니까..>
해보긴 뭘 해봐!! 속으로 이렇게 외쳤지만 막상 입으로 튀어나오지가 않는다. 눈앞에서 내 얼굴과 맞닿아 있는 누나의 모습을 보자니 갑자기 숨이 멎는 것 같은 느낌이다.
찝어내기라도 한 듯 진하게 쌍커풀 진 매력적인 눈 안에 있는 눈동자가 렌즈를 끼고 있는지 갈색 빛을 띄우며 나를 응시해온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아는 듯한 자신감이 넘치는 그 눈과 마치 조각이라고 한 듯 오똑하게 서있는 콧날 매일 사납게만 느껴졌던 위로 올라간 눈매까지..하나하나가 흠 잡을데 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내 누나지만 여자로서 너무 이쁘다. 괜시리 가슴이 떨려 쳐다볼수가 없다.
눈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몰랐다. 얼굴을 보고 있자니 두근대는 마음을 들킬 것 같은 생각에 아래로 시선을 내리 깔자 도리어 시선 가득 내 가슴과 만나 일그러진 누나의 매력적인 젖가슴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신비한 계곡처럼 융기 져 있는 가슴이 날 숨막히게 만들었다. 젠장..죽겠네..이거.. 왠지....제어가 되지 않는다...
<재미없다...뭔 놈의 사내 자식이 그렇게 용기가 없냐?? >
한참을 굳은 상태로 있는 나의 모습에 흥미를 잃었는지 누나는 천천히 감은 손을 푸르며 혀를 찼다.
<그냥 딱 하고 해버리면 돼지..그래가지고 언제 여자를 사귀겠어.. 참 내 동생이지만 걱정 된다..그래 가지고 장가는 가겠....흡.. >
이유는 모르겠다. 왜 내가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누나에 대한 반발?? 아님 정말 누나가 이뻐서?? 모르겠다.. 그냥 몸이 움직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몸은 움직여 있었다.
누나의 가는 팔목을 낚아 채 끌어 당긴 나는 순식간에 입술로 누나의 입술을 덮쳐 갔고 손을 누나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고 가슴 팍으로 끌어 당겼다. 누나의 젖가슴이 다시 내 가슴에서 일그러져 갔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내 갑작스런 행동에 놀랐는지 누나는 잠깐 내 품에서 흠칫 몸을 경직 시켰지만 몸부림을 치거나 이렇다 할 반항은 보이지 않았다.
서툴고 배려 없는 키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키스는 그런 키스였다. 그저 입만 부딪힌채 입술의 감촉만을 느끼는 키스..공유하는 호흡도 오고가는 감정도 없는 키스.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태어나 처음 해보는 첫 키스였으니까..상대가 누나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을 잊어 버릴 만한 달콤함이 내 몸을 감싸올 뿐이었다.
그렇게 잠깐 스치듯 누나의 입술을 훔친 나의 눈에 누나의 얼굴이 보였다. 나의 갑작스런 키스에 놀란 듯 누나가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나를 올려본다.. 많이 당황한 듯 눈동자가 살짝 떨려온다. 이 여자가 이런 표정도 할 줄 알았나?? 뻔뻔하고 지 잘난 듯 당당한 얼굴만 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귀엽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그리고 그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며 어느새 다시 한번 나의 입술이 누나의 입술을 덮어갔다. 서툴지만 천천히 부드럽게 나의 입술은 누나의 작은 입술을 삼켜버릴 듯 움직이면서도 부드럽게 감싸갔다. 샤워 할 때 한 양치질때문인지 누나의 입을 타고 내 입안 가득 싸한 치약 맛이 퍼진다.
어느새 윗입술을 빨기도 하고 천천히 아랫 입술을 머금고 깊이 빠는가 하면 살짝 입술만 부딪히는 등 서툴지만 어색하게 조금씩 기교를 부려가며 내 입술이 움직여 갔다. 내 움직임에 반응한 것일까?? 저항도 동조도 하지 않던 누나의 입술도 천천히 내 움직임에 맞춰 움직여 갔다. 어느새 내려왔던 누나의 가녀린 두 팔은 내 어깨에 올려져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고개를 틀어가며 좀 더 편한 동작을 유도 하는가 하면 내가 입술을 빨려고 하면 고운 입을 벌리며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처음인 나를 배려 해주는 듯 한 움직임에 아까보다 자연스럽게 누나의 입술을 느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이 공간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붙어서 떨어질 것 같지 않던 두개의 입술이 떨어지고 거실은 정적만이 감돌았다.
내가 지금 뭐한 거냐... 이제야 조금씩 정신이 들기 시작한 나는 갑자기 혼란스러워 졌다. 누나의 입술을..누나의 입을 내가...범했다... 동생인 내가..
나는 천천히 누나를 바라보았다. 당황한 것일까??화가 난 것 일까?? 한동안 누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인 채 앉아 있었다. 호흡이 가쁜 듯 누나의 가녀린 어깨가 들썩 거린다. 아래로 내려간 고개 위로 보이는 짙고 긴 속눈썹이 떨려오는 모습이 너무나 고혹적이다.
누나가 이렇게 가냘펐나?? 마치 손대면 부서 질 것 같은 누나의 몸에 나는 나도 모르게 다시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지금까지 남자다 남자다 하고 하기는 했지만 역시 여자는 여자였다. 그것도 아주 가녀리고 연약한 여자.
<누...누나..>
용기를 짜내어 불러보지만 대답은 없다.
<누나...>
다시 한번 불러 보지만 역시 대답은 없다.
<누..>
벌떡!!
엄마야!!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누나의 행동에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갈 뻔한 몸을 간신히 붙잡고 누나를 바라보았다. 누나의 이런 표정을 본적이 있었던가?? 홍당무처럼 달아오른 얼굴에 당황하는 듯 한 안색. 언제나 능청스럽게 날 엿먹이던 누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이 아줌마 오늘 얼굴에 변화 많이 주네...
<누..누나..>
퍽!!
윽.. 순간적으로 내 정수리에 벼락같은 통증이 느껴져 왔다. 제대로 꽂였다...
<키..키스 더럽게...못하네...이...입 맛만 버렸잖아..>
젖은 입술을 닦으며 분한 듯 말하는 누나의 모습에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멍한 얼굴로 가만히 누나를 바라보았다.
<기분 나뻐... 양치질 하러 가야 겠다.>
몸에 맞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를 하듯 어색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누나를 나는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근데...어이어이..거기가 화장실입니까...
쾅!!
큰 소리와 함께 누나가 자기 방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거실에는 다시 고요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러고 가버리면 어쩌라고... 텅 빈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우두커니 앉아 쇼파에 몸을 기댔다.
왜 그랬지?? 잠깐 미쳤었나?? 어떻게 누나를... 아....미쳤어...미쳤어..
아무리 머리를 쥐어 싸메고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아 내려고 해도 머리만 아플 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몸이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지금까지 이런일은 한번도 없었는데.. 지금 까지 내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와도 누나라는 생각 이외에는 다른 생각은 든 적이 없었다. 하긴.. 지금까지 보여온 모습이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였으니까... 술 퍼 마시고 뻗은 모습, 까탈스럽게 반찬 투정하는 모습, 맘에 안든다며 날 구타하는 모습 등등 생각해 보니 안 좋은 모습만 가득 하다.. 그래서 내가 누나를 남자로 봤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가 누나를 여자로 보겠는가...친 누나를..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오늘 누나는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품에 쏙 들어오는 가녀린 몸과 마쉬멜로우처럼 부드러운 입술.. 처음 느껴보는 누나의 연약한 모습.. 내 눈에는 분명 여자로 보였다. 그것도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로.. 아까 누나의 입술을 덮쳤던 입술에 손을 올렸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지만 그 믿어지지 않는 일을 증명이라도 하듯 부드러운 감촉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그나저나.. 어떡하지..사과할까?? 근데 뭐라고 사과하지?? 뽀뽀해서 미안..이라고 하나??
아님 덮쳐서 미안... 이라고 하나??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똑똑똑!!
<누나...>
문을 두들기며 불러 보지만 대답이 없다. 정말 화났나??
똑똑똑!!
<누나..>
<왜??>
문은 열리지 않은 채 안쪽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조하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래..사과하자..미안하다고..
<저..실은...>
<뭔데....>
말해 어서...미안하다고..
<침대 씨트 갈려고...아까 낮에 못 갈았거든...문 좀 열어줘..>
등신아..거기서 침대씨트가 왜 나오냐..
<됐어..안 갈아도 되니까 그냥 가..>
<누나 침대보 축축하면 잠 못 자잖아..>
<그냥 잘 테니까 신경쓰지말고 그냥 가..>
<그래도..>
<오늘 내가 할 일이 많다....조용히 하고 가라..>
나지막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신경 쓰이게 만드는 목소리. 이상해!! 이상해!! 화난 게 분명해.. 저 여자가 축축한데서 잘 여자가 아닌데..저 정도로 나오는 거 보면 보통 화난 게 아냐.. 모르겠다..나도 이젠 신경 안 쓸래!! 이렇게 있는 다고 아까 했던 게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속편하게 렛 잇 비 할란다..
나는 이내 생각을 접고 복잡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듯 머리를 흔들며 2층으로 올라갔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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