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있었던 하린누나와의 일때문에 술이 다 깨버려 거의 뜬 눈으로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이루던
영민은 5시가 거의 다 되어갈 무렵에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너무 피곤해 도저히 눈을 못 뜰거
같던 영민은 너무나 가까이서 소리치는 기차화통 같은 소리에 억지로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이영민!!!"
"하으음~~ 왜에~~ 나 잠 못 잤어!!"
"이 자식이 정말!!"
순간 영민의 옆구리에 거센 킥이 꽂혔고, 영민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아~~!! 정말 아프잖아~ 왜 그래"
영민은 벌떡 일어나 원망섞인 눈빛으로 하린누나를 바라봤다. 근데 하린누나가 아니고 지은누나다.
"지은누나.."
"이게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한 대 더 맞을래??!!"
"아..아니!! 왜 그래 근데!! 좀 알고나 맞자"
"야~! 내가 꼭 설명을 해줘야겠냐?"
영민은 자신의 바로 옆에 곤히 자고 있는 하린누나의 모습을 보고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이 갔다.
"아~~ 그게 그러니까~ 오해야~"
"뭐가 오해??"
"하린누나가 와서 자라 그래서;;"
"와서 자라고 했다고?? 장난해!!"
지은누나는 정말 화가 난 듯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눈초리는 매섭게 영민을 째려보고 있었다. 영민은
일단 지은누나를 방에 앉히고는 어제의 자초지종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일(?)은 빼고!! 영민의
설명이 이어지자 지은누나는 점점 화가 가라앉는 듯 표정은 평정을 찾기 시작했고 이야기가 다 끝나자
알았다겨 고개를 끄덕거렸다.
"흠~ 그랬단 말이지? 거짓말이면 알지!!"
"당연하지~~!! 이웃사촌끼리..;; 내가 왜 거짓말을 해~ 하핫;;"
"그렇군..잠깐 따라나와봐~"
"어?? 뭐 또 할 말 있어? 나 피곤한데;; 좀 자면.."
"따라나오라면 나와라!!"
지은누나의 손이 번쩍 올라갔고, 영민은 또 맞을까 싶어 서둘러 자리에서 박차고 지은누나를 따라나갔다.
"아우~ 왜 이리 폭력적이셔..이 누나!!"
영민은 겉으론 아무 말도 못 하고 속으로만 툴툴대며 말없이 지은누나를 따라갔다. 지은누나는 말없이
편의점에 들어가더니 컨디션 두 병을 들고 나왔다.
"누나~ 나 괜찮은데"
"시끄러~ 얼른 마셔"
"고맙긴 한데.."
"어허~~ 잔 말이 왜 이리 많을까~ 그냥 마셔라"
"알았어;; 근데 왜 두 병이야?"
"난 입 아니냐!!"
지은누나는 다시 영민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아..아니..하핫;; 그게 아니라..누나도 술 마신거야?"
"어~ 망할 선배들~ 어찌나 못 가게 잡는지..이 시간까지 술 마시다 왔다"
"그렇구나;; 난 하린누나가 일 있다길래 학교일때문에 바쁜 줄 알았는데..ㅎㅎ"
"뭐~ 학교 일때문에 바쁜건 맞았어~ 근데 과제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배들이 들이 닥쳐서
그렇지..젠장할!!"
"그..그렇구나..;; 근데 이거 사오라고 시킬꺼면 나 혼자 나갔다 와도 되는데..누나 들어가서
좀 자.."
"괜찮아~ 오전 수업 없어서~ 넌 오전 수업 있냐?"
"아니~ 나도 오늘 없어"
"그래서 이리 느긋하구만~"
"왜 몇 신데??"
영민은 시계를 보다 깜짝 놀랐다. 벌써 9시가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늦게 잤다지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을 줄이야..
"ㅋㅋ 몇 시에 잤길래 시간 감각도 없구만.."
"어..;; 잠을 좀 설쳐서"
"왜? 하린이가 같이 자니까 설레디?"
"어??아..아냐~~"
"오호~ 이거 말까지 더듬는거 봐라~"
지은누나는 아주 잼있는 건수가 잡혔다는 듯이 영민에게 끈적한 눈길을 보냈다.
"뭐..뭐야;; 왜 그렇게 쳐다봐"
"왜 이리 말을 더듬으실까? 너 정말 어제 아무 일 없었어??"
"그..그럼~!! 일은 무슨!!"
영민은 순간 속이 뜨끔했지만 도저히 사실대로 말 할 수가 없었다. 아까 지은누나의 행동으로 봐서
분명히 맞아 죽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 때 지은누나가 갑자기 한 숨을 쉬며 먼 곳을 바라봤다.
"누..누나 갑자기 왜 그래??"
"아니다...영민아.."
"어???"
영민은 갑자기 지은누나가 분위기를 잡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혹시나 하린누나와 사이를 지레
짐작하고 자기를 흠씬 팰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나오라고 했냐면..."
"어..어어.."
영민은 긴장감에 손에서 땀까지 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지은누나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하린이가 너한테 무슨 짓 안 하디?"
"어어?????"
순간 나온 전혀 뜻 밖의 얘기...! 영민은 멍하게 지은누나를 바라봤다.
"뭐..뭔소리야 그게;;"
"사실대로 말해봐.."
"누..누나.."
"하린이가 너 건드렸지.."
조용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낮은 음성..영민은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걸 느끼며 사실대로 얘기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누나..난 정말..그게.."
"아냐...알어..하린이가 먼저 그랬겠지..그치?"
"어어...미안해..속여서..속일 생각은 없었는데.."
"됐어..그런 걸 말하는 정신 나간 놈이 어딨냐..오히려 이렇게 지금이라도 얘기해주니 고맙네.."
"그...근데 누나가 어떻게 알어? 나랑 하린누나랑.."
"전에도 비슷한 일이 몇 번 있었거든.."
"비슷한 일??!!!"
순간 영민의 머리는 누군가에게 망치로 얻어맞은 듯 충격이 밀려왔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니..
분명 어제 그 상황에서 영민은 하린누나가 왜 그런지 너무나 궁금했지만.. 단지 충동적으로 그런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있었기때문이다. 비록 어제 그런 일이 있었지만 영민의 머리 속에 하린누나는 아직까지
너무나 청순하고 순수한 사람이었기에..
"놀랬니?"
영민이 너무 놀라 입까지 벌리고 지은을 멍하게 쳐다보자 지은이 영민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알 수 없는 따뜻한 느낌..영민은 지은누나의 미소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어..어..조금"
"조금이 아니라 많이 놀란 표정인데..그럴만 하지.."
"어..사실 너무 놀랐다.."
"영민아..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어..어..알았어.."
영민은 지은누나가 도대체 어떤 얘기를 할 지 귀를 기울이고 집중했다. 지은누나의 얘기는 이랬다.
지은누나와 하린누나는 한국대에 입학할때부터 친구의 소개로 같은 원룸에 살게 돼 지금까지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하린누나가 처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가서 군대를 다녀온 3학년 선배를
보고 한 눈에 반해 하린누나가 고백까지 하게 되서 사귀게 되었다는거다. 그렇게 그 남자와 사귀고 3개월이
되던 시기까지 둘은 아주 잘 사겼는데 조금씩 문제가 생겼다는거다. 그건 바로 스킨쉽의 문제였다는거다.
남자는 바람둥이에 아주 선수라 하린누나와 서둘러 스킨쉽을 하려 했는데 하린누나는 그 선배가 첫번째 남자라
키스 이후로 거의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는거다. 그러던 어느 날 하린누나가 그 남자가 술을 아주 많이 마시고
남자가 하린누나를 모텔에 데려갔는데 남자가 잠시 샤워를 하는 사이 하린누나가 잠에서 깼다는거다. 하린누나는
너무 놀라 모텔에서 그대로 나와버렸는데, 남자는 다음날 이별통지를 했다는거다. 하린누나는 그 일로 충격을
받아 어떤 남자든 같이 술을 먹고 취하면 남자와 스킨쉽을 하려한다는거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희한하게
하린누나가 지은누나에게 문자를 보낸다는거다. 지금 모텔인데 남자랑 자려는데 두렵다고.. 그럴때마다
지은누나는 자신이 어디에 있던지 간에 하린누나를 데리고 나온다는 거다. 그런데 오늘은 하린누나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나랑 자취방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나서 나를 그렇게 때렸다는거다.
이야기를 다 듣고나자 난 아무 이유없이 맞았다는 약간의 원망도 들었지만, 그보단 하린누나에 대한 진한
동정심이 들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영민아.."
"어..어?"
"내가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건..하린이가 아마도 널 조금 좋아하는거 같어.."
"그..그게 무슨 소리야??"
"하린이 한 번도 남자랑 어떤 일이 벌어질 때 나한테 연락을 안 한 적 없었거든.."
"그래서??"
"그런데 어제 연락이 없었다는 얘긴..너가 참 편하고 좋단 얘기겠지.."
"그건 누나가 확대해석 하는거 아닐까?? 설마 하린누나가 날.."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하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그..그래?? 그럼 나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순간 영민의 머리는 복잡했다. 영민도 물론 너무 청순하고 순수해 보이는 하린누나가 좋았지만
아직 그게 누나로써의 감정인지..사랑인지 너무나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너가..하린이랑 사귄다면 상관없는 문제겠지만..그게 아니라면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좀 자제를 해줬으면 해서.."
"내가 자제를??"
"어..물론 너도 남자라 충분히 그런 문제 힘든거 아는데..그래도 하린이는 혼자 제어할 수가
없으니까..너가 좀.."
"휴...알았어.."
"너가 힘들꺼 알어..참기 힘들겠지..그래도 좀 그렇게 해줘..하린이 참 소중한 친구거든..
여리고 상처도 잘 받는 그런 아이야.."
"어~ 알았어..힘들어도 그렇게 해볼께..아니 꼭 그렇게 할께!!"
"그래..고맙다.."
영민도 자신이 그런 상황에서 잘 참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왠지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린누나가 너무도 안타깝고... 가엾게 느껴졌기에...
영민과 지은은 편의점에서 일어나 천천히 원룸으로 향했고, 짧은 인사를 나누고 지은은 윗층으로
영민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민영은 아직 한 밤 중이었고, 커튼이 쳐져
아침인지 새벽인지 구분도 가지 않았다.
"아우~ 저 왠수 오래도 자네!!"
영민은 민영을 한 번 꼬라보고는 커튼을 열기 위해 창문쪽으로 가다 민영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순간 영민의 몸은 민영의 위를 덮쳤고 영민은 뭔가 불안한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아뿔싸!!"
영민의 몸이 완벽히 민영의 몸 위를 덮어버렸고, 순간 민영의 눈이 커다랗게 떠지며 영민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이윽고 울리는 민영의 커다란 비명소리..!
"꺄악!!!!!!!!!!!!!!"
"아악!!!!"
민영의 비명소리에 영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자신도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야!! 야!! 너 변태!!!!!!!너가 왜 여기 있어!"
"누가 할 소릴!! 장난해!!"
민영은 영민을 죽일듯이 노려보고는 이를 갈고 있었고, 영민은 또 민영과 일이 이렇게 꼬였다는
생각에 머리가 또 다시 지끈지끈해왔다.
"야!! 빨랑 설명해!! 너가 왜 여기 있냐고!!"
"누가 할 소릴 자꾸 할래~~!! 여기 내 집이거든!!"
영민의 말에 민영은 순간 깜짝 놀라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자기의 집이 아니라는 걸
깨닫더니 표정이 일그러지며 서서히 절망적으로 바뀌어갔다. 영민은 민영의 똥 씹은 듯한 표정을 보며
고소해 죽을 것만 같았다.
"ㅋㅋ 어이없지?? 어이 없을꺼다~~!! 이제 너가 당할 차례거든!"
"야~ 상황파악 됐으면 빨랑 내 방에서 꺼지시지!!"
"야~!!! 아직 설명 안 했잖어~ 왜 나 덮쳤어??!!"
"덮치긴 누가 덮쳐!! 커튼 열려다가!! 아우~~!! 돌아가시겠다"
영민은 자신을 또 다시 변태 취급하려는 민영때문에 머리가 터질 거 같았다.
"흥~ 웃기시네~!! 변태 말을 누가 믿어~"
"아우~!! 믿지 마~ 믿지 말라고~~~ 얼른 나가!! 변태 집에 왜 있어~~"
영민은 더 이상 민영과 말을 해봤자 통할 거 같지 않아 민영의 품에 가방을 안긴 체 민영을 현관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야~~ 설명 해~~!! 못 나가~!! 설명 안 하면 못 나가!!"
영민은 민영과 더 이상 말싸움 해봤자 속만 탈 게 뻔하니, 민영의 말은 들은체 만체 하고 민영의 신발을
강제로 신긴 뒤 문 밖으로 쫓아낸 뒤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마자 민영의 문 두들기는 소리와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영민은 신경도 쓰지 않고 아침을 차리기 시작했다.
"ㅋㅋ 아우~ 속이 시원해~ 박민영!! 넌 앞으로 국물도 없어~"
영민은 민영이 나가고 나자 눈에 가시가 빠진 거 같아 밥이 저절로 술술 넘어갔다. 밥을 먹는동안 한참을
시끄럽게 굴던 민영의 소리가 점점 잦아 들어갔다.
"이제 갔나보네~ 질기기도 하셔라;; 내 방 시끄럽다고 항의 들어오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영민은 먹은 걸 설거지를 해놓고는 샤워를 하고 옷을 입으며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들고 문을 열고 나오던 영민은 갑자기 눈 앞에 불이 번쩍거렸다. 민영이 문 앞에 섰다가
따귀를 때린 것이다!!
"야..야 너!!"
"히힛~ 쌤통이다~~ 난 먼저 간다 변태씨~!!"
민영은 메롱을 하고는 유유히 저 멀리 뛰어가 멀어져갔다. 영민은 지금의 상황에 갑자기 좋았던
기분이 확 짜증스럽게 바뀌었다.
"아우~!!!!!!!!!내가 저걸~!!! 박민영!!!"
영민은 학교에 가서 수업시간마다 민영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민영은 자리를 옮겨가며 교묘히
영민을 피해다녔다.
"아우~~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라~"
마지막 수업이 끝나갈 무렵 영민은 이제 민영이 독 안에 든 쥐라 생각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뜻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민영이 수업 중간에 몰래 빠져 나가 버린 것이다!
"아 놔~ 미치겠다 정말~~!! 내일 두고보자~ 언제까지 날 피하나보자"
영민은 치솟는 분노를 억지로 삭이며 내일을 기약했다. 수업이 끝나자 혁민은 영민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했다.
"야~!! 어제 뭔 일 있었냐?? 또 왜 그렇게 으르렁 대냐"
"아우~ 몰라!! 민영이 저 기집애!! 내 손에 잡히기만 하면~ 아오!!"
"야야~~!! 완전 호랑이 같구만;; 그만 좀 해라~ㅎㅎ"
"알았어~ 아휴..그래 오늘은 좀 참자~"
"영민이 너 오늘 바쁘냐?"
"어? 왜??"
"나랑 놀러가자~ㅎㅎ 내가 좋은데 구경 시켜줄께"
"어디??"
"있다 연락할께~~한 10시쯤에~ 학교서 놀든가 아니면 집에 가 있든가 해"
"어~ 알았다~"
혁민은 말을 마치고 어디론가 뛰어갔고, 영민은 학교에서 별로 할 일도 없는지라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며 뒹굴거리고 있던 영민은 10시가 되서 혁민의 전화를 받았다.
"야~~ 나 여기 원룸촌이다~ 너네 집 정확히 못 찼겠는데 나와라~ㅎㅎ"
"어~ 알았어"
영민은 대충 옷을 입고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집에서 대로쪽으로 나오자 혁민이 편의점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새끼..어디 가는데 쫙 빼입고~"
영민이 편의점 앞으로 가자 혁민은 영민을 차에 태우고서 어디론가 출발했다.
"야~ 어디가??"
"기다려봐~ㅋㅋ 이런 금요일 밤에 집에만 있어서 되긋냐~ㅎㅎ 이 형이 좋은데 데려갈테니
기대하라고~"
"새끼..좋은데는.."
혁민은 한참을 차를 몰아 홍대 근처에 세우고는 영민을 말로만 듣던 홍대클럽가로 데려갔다.
"세상에;; 여긴 티비서 보던 거기 아냐!! 아우~ 나쁜 새끼~~!! 진작에 말 좀 해주지~ 완전
허접하게 입었는데~!!"
영민은 혁민의 옷을 한 번 흘끗 살피고 자신의 옷을 보자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야!! 이런데 올꺼면 말 좀 하지~"
"괜찮아~ 임마~ 아무꺼나 입어도~ㅋㅋ 그리고 너가 좀 호감형 얼굴이라~ 괜찮어"
"그래도~ 아우~~"
영민은 못내 혁민이 원망스러웠지만 혁민은 태연하게 웃으며 영민을 클럽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왔고, 조명들 사이로 남자와 여자들이 섞여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나마 다행인건 남자들 중에 영민이처럼 정말 허접하게 입은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는거다.
"나만 그런건 아닌가보네;;"
그런데 여자들은 정말 옷을 착하게 입은게 눈에 들어왔다. 거의 다 미니스커트, 아니면 핫팬츠를
입고 있었다. 영민은 눈을 도저히 어디에 둬야할 지 알 수가 없었다.
"세..세상에..이런 세상이 있다니!! 완전 별천지 아냐!!"
영민은 눈을 쉴새없이 돌리며 주변의 여자들을 구경했다. 그러다 혁민이 생각이 나 주변을 살피니
혁민은 어디갔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혁민을 찼던 영민은 혁민이 여자들 두 명과 섞여
부비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우~ 새끼!! 벌써 난리났구만~ 좋겠다!!"
혁민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던 영민은 순간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잡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뒤를 보자 핫팬츠에 타이트한 반팔티를 입은 여자가 자신을 아주 뇌쇄적인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섹시한 모습..순간 영민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곤 정신이 몽롱해져 오는 걸 느꼈다.
여자는 천천히 몸을 흔들다 점점 자신의 몸에 밀착해 부비부비를 하는데 영민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어..어..어떻게 하지!! 아우~ 미치겠다!"
영민은 처음 겪는 상황에 너무나 난감하며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여자의 몸은 어느새
영민의 몸에 완전히 밀착돼 부벼대고 있었는데 순간 순간 스쳐가는 여자의 물컹한 가슴의 촉감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아우~ 미치겠네!! 좋긴 좋은데~ 어떡하냐~"
어느 순간 영민은 여자의 리름에 맞춰 서서히 여자의 몸을 느끼며 같이 부비부비를 시도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는 그냥 즐기자는 생각에 자신의 느낌에 온 몸을 맡기는 영민이였다.
ps. 역시 두 가지 작품을 동시에 쓰는 건 상당히 힘드네요..ㅎㅎ 그래도 열심히 써야겠죠^^ 오늘도 많은 댓글,
추천 주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들^^
영민은 5시가 거의 다 되어갈 무렵에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너무 피곤해 도저히 눈을 못 뜰거
같던 영민은 너무나 가까이서 소리치는 기차화통 같은 소리에 억지로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이영민!!!"
"하으음~~ 왜에~~ 나 잠 못 잤어!!"
"이 자식이 정말!!"
순간 영민의 옆구리에 거센 킥이 꽂혔고, 영민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아~~!! 정말 아프잖아~ 왜 그래"
영민은 벌떡 일어나 원망섞인 눈빛으로 하린누나를 바라봤다. 근데 하린누나가 아니고 지은누나다.
"지은누나.."
"이게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한 대 더 맞을래??!!"
"아..아니!! 왜 그래 근데!! 좀 알고나 맞자"
"야~! 내가 꼭 설명을 해줘야겠냐?"
영민은 자신의 바로 옆에 곤히 자고 있는 하린누나의 모습을 보고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이 갔다.
"아~~ 그게 그러니까~ 오해야~"
"뭐가 오해??"
"하린누나가 와서 자라 그래서;;"
"와서 자라고 했다고?? 장난해!!"
지은누나는 정말 화가 난 듯 목소리가 점점 커졌고, 눈초리는 매섭게 영민을 째려보고 있었다. 영민은
일단 지은누나를 방에 앉히고는 어제의 자초지종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일(?)은 빼고!! 영민의
설명이 이어지자 지은누나는 점점 화가 가라앉는 듯 표정은 평정을 찾기 시작했고 이야기가 다 끝나자
알았다겨 고개를 끄덕거렸다.
"흠~ 그랬단 말이지? 거짓말이면 알지!!"
"당연하지~~!! 이웃사촌끼리..;; 내가 왜 거짓말을 해~ 하핫;;"
"그렇군..잠깐 따라나와봐~"
"어?? 뭐 또 할 말 있어? 나 피곤한데;; 좀 자면.."
"따라나오라면 나와라!!"
지은누나의 손이 번쩍 올라갔고, 영민은 또 맞을까 싶어 서둘러 자리에서 박차고 지은누나를 따라나갔다.
"아우~ 왜 이리 폭력적이셔..이 누나!!"
영민은 겉으론 아무 말도 못 하고 속으로만 툴툴대며 말없이 지은누나를 따라갔다. 지은누나는 말없이
편의점에 들어가더니 컨디션 두 병을 들고 나왔다.
"누나~ 나 괜찮은데"
"시끄러~ 얼른 마셔"
"고맙긴 한데.."
"어허~~ 잔 말이 왜 이리 많을까~ 그냥 마셔라"
"알았어;; 근데 왜 두 병이야?"
"난 입 아니냐!!"
지은누나는 다시 영민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아..아니..하핫;; 그게 아니라..누나도 술 마신거야?"
"어~ 망할 선배들~ 어찌나 못 가게 잡는지..이 시간까지 술 마시다 왔다"
"그렇구나;; 난 하린누나가 일 있다길래 학교일때문에 바쁜 줄 알았는데..ㅎㅎ"
"뭐~ 학교 일때문에 바쁜건 맞았어~ 근데 과제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배들이 들이 닥쳐서
그렇지..젠장할!!"
"그..그렇구나..;; 근데 이거 사오라고 시킬꺼면 나 혼자 나갔다 와도 되는데..누나 들어가서
좀 자.."
"괜찮아~ 오전 수업 없어서~ 넌 오전 수업 있냐?"
"아니~ 나도 오늘 없어"
"그래서 이리 느긋하구만~"
"왜 몇 신데??"
영민은 시계를 보다 깜짝 놀랐다. 벌써 9시가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늦게 잤다지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을 줄이야..
"ㅋㅋ 몇 시에 잤길래 시간 감각도 없구만.."
"어..;; 잠을 좀 설쳐서"
"왜? 하린이가 같이 자니까 설레디?"
"어??아..아냐~~"
"오호~ 이거 말까지 더듬는거 봐라~"
지은누나는 아주 잼있는 건수가 잡혔다는 듯이 영민에게 끈적한 눈길을 보냈다.
"뭐..뭐야;; 왜 그렇게 쳐다봐"
"왜 이리 말을 더듬으실까? 너 정말 어제 아무 일 없었어??"
"그..그럼~!! 일은 무슨!!"
영민은 순간 속이 뜨끔했지만 도저히 사실대로 말 할 수가 없었다. 아까 지은누나의 행동으로 봐서
분명히 맞아 죽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 때 지은누나가 갑자기 한 숨을 쉬며 먼 곳을 바라봤다.
"누..누나 갑자기 왜 그래??"
"아니다...영민아.."
"어???"
영민은 갑자기 지은누나가 분위기를 잡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혹시나 하린누나와 사이를 지레
짐작하고 자기를 흠씬 팰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나오라고 했냐면..."
"어..어어.."
영민은 긴장감에 손에서 땀까지 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지은누나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하린이가 너한테 무슨 짓 안 하디?"
"어어?????"
순간 나온 전혀 뜻 밖의 얘기...! 영민은 멍하게 지은누나를 바라봤다.
"뭐..뭔소리야 그게;;"
"사실대로 말해봐.."
"누..누나.."
"하린이가 너 건드렸지.."
조용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낮은 음성..영민은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걸 느끼며 사실대로 얘기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누나..난 정말..그게.."
"아냐...알어..하린이가 먼저 그랬겠지..그치?"
"어어...미안해..속여서..속일 생각은 없었는데.."
"됐어..그런 걸 말하는 정신 나간 놈이 어딨냐..오히려 이렇게 지금이라도 얘기해주니 고맙네.."
"그...근데 누나가 어떻게 알어? 나랑 하린누나랑.."
"전에도 비슷한 일이 몇 번 있었거든.."
"비슷한 일??!!!"
순간 영민의 머리는 누군가에게 망치로 얻어맞은 듯 충격이 밀려왔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니..
분명 어제 그 상황에서 영민은 하린누나가 왜 그런지 너무나 궁금했지만.. 단지 충동적으로 그런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있었기때문이다. 비록 어제 그런 일이 있었지만 영민의 머리 속에 하린누나는 아직까지
너무나 청순하고 순수한 사람이었기에..
"놀랬니?"
영민이 너무 놀라 입까지 벌리고 지은을 멍하게 쳐다보자 지은이 영민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알 수 없는 따뜻한 느낌..영민은 지은누나의 미소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어..어..조금"
"조금이 아니라 많이 놀란 표정인데..그럴만 하지.."
"어..사실 너무 놀랐다.."
"영민아..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어..어..알았어.."
영민은 지은누나가 도대체 어떤 얘기를 할 지 귀를 기울이고 집중했다. 지은누나의 얘기는 이랬다.
지은누나와 하린누나는 한국대에 입학할때부터 친구의 소개로 같은 원룸에 살게 돼 지금까지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하린누나가 처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가서 군대를 다녀온 3학년 선배를
보고 한 눈에 반해 하린누나가 고백까지 하게 되서 사귀게 되었다는거다. 그렇게 그 남자와 사귀고 3개월이
되던 시기까지 둘은 아주 잘 사겼는데 조금씩 문제가 생겼다는거다. 그건 바로 스킨쉽의 문제였다는거다.
남자는 바람둥이에 아주 선수라 하린누나와 서둘러 스킨쉽을 하려 했는데 하린누나는 그 선배가 첫번째 남자라
키스 이후로 거의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는거다. 그러던 어느 날 하린누나가 그 남자가 술을 아주 많이 마시고
남자가 하린누나를 모텔에 데려갔는데 남자가 잠시 샤워를 하는 사이 하린누나가 잠에서 깼다는거다. 하린누나는
너무 놀라 모텔에서 그대로 나와버렸는데, 남자는 다음날 이별통지를 했다는거다. 하린누나는 그 일로 충격을
받아 어떤 남자든 같이 술을 먹고 취하면 남자와 스킨쉽을 하려한다는거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희한하게
하린누나가 지은누나에게 문자를 보낸다는거다. 지금 모텔인데 남자랑 자려는데 두렵다고.. 그럴때마다
지은누나는 자신이 어디에 있던지 간에 하린누나를 데리고 나온다는 거다. 그런데 오늘은 하린누나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나랑 자취방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나서 나를 그렇게 때렸다는거다.
이야기를 다 듣고나자 난 아무 이유없이 맞았다는 약간의 원망도 들었지만, 그보단 하린누나에 대한 진한
동정심이 들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영민아.."
"어..어?"
"내가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건..하린이가 아마도 널 조금 좋아하는거 같어.."
"그..그게 무슨 소리야??"
"하린이 한 번도 남자랑 어떤 일이 벌어질 때 나한테 연락을 안 한 적 없었거든.."
"그래서??"
"그런데 어제 연락이 없었다는 얘긴..너가 참 편하고 좋단 얘기겠지.."
"그건 누나가 확대해석 하는거 아닐까?? 설마 하린누나가 날.."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하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그..그래?? 그럼 나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순간 영민의 머리는 복잡했다. 영민도 물론 너무 청순하고 순수해 보이는 하린누나가 좋았지만
아직 그게 누나로써의 감정인지..사랑인지 너무나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너가..하린이랑 사귄다면 상관없는 문제겠지만..그게 아니라면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좀 자제를 해줬으면 해서.."
"내가 자제를??"
"어..물론 너도 남자라 충분히 그런 문제 힘든거 아는데..그래도 하린이는 혼자 제어할 수가
없으니까..너가 좀.."
"휴...알았어.."
"너가 힘들꺼 알어..참기 힘들겠지..그래도 좀 그렇게 해줘..하린이 참 소중한 친구거든..
여리고 상처도 잘 받는 그런 아이야.."
"어~ 알았어..힘들어도 그렇게 해볼께..아니 꼭 그렇게 할께!!"
"그래..고맙다.."
영민도 자신이 그런 상황에서 잘 참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왠지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린누나가 너무도 안타깝고... 가엾게 느껴졌기에...
영민과 지은은 편의점에서 일어나 천천히 원룸으로 향했고, 짧은 인사를 나누고 지은은 윗층으로
영민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민영은 아직 한 밤 중이었고, 커튼이 쳐져
아침인지 새벽인지 구분도 가지 않았다.
"아우~ 저 왠수 오래도 자네!!"
영민은 민영을 한 번 꼬라보고는 커튼을 열기 위해 창문쪽으로 가다 민영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순간 영민의 몸은 민영의 위를 덮쳤고 영민은 뭔가 불안한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아뿔싸!!"
영민의 몸이 완벽히 민영의 몸 위를 덮어버렸고, 순간 민영의 눈이 커다랗게 떠지며 영민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이윽고 울리는 민영의 커다란 비명소리..!
"꺄악!!!!!!!!!!!!!!"
"아악!!!!"
민영의 비명소리에 영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자신도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야!! 야!! 너 변태!!!!!!!너가 왜 여기 있어!"
"누가 할 소릴!! 장난해!!"
민영은 영민을 죽일듯이 노려보고는 이를 갈고 있었고, 영민은 또 민영과 일이 이렇게 꼬였다는
생각에 머리가 또 다시 지끈지끈해왔다.
"야!! 빨랑 설명해!! 너가 왜 여기 있냐고!!"
"누가 할 소릴 자꾸 할래~~!! 여기 내 집이거든!!"
영민의 말에 민영은 순간 깜짝 놀라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자기의 집이 아니라는 걸
깨닫더니 표정이 일그러지며 서서히 절망적으로 바뀌어갔다. 영민은 민영의 똥 씹은 듯한 표정을 보며
고소해 죽을 것만 같았다.
"ㅋㅋ 어이없지?? 어이 없을꺼다~~!! 이제 너가 당할 차례거든!"
"야~ 상황파악 됐으면 빨랑 내 방에서 꺼지시지!!"
"야~!!! 아직 설명 안 했잖어~ 왜 나 덮쳤어??!!"
"덮치긴 누가 덮쳐!! 커튼 열려다가!! 아우~~!! 돌아가시겠다"
영민은 자신을 또 다시 변태 취급하려는 민영때문에 머리가 터질 거 같았다.
"흥~ 웃기시네~!! 변태 말을 누가 믿어~"
"아우~!! 믿지 마~ 믿지 말라고~~~ 얼른 나가!! 변태 집에 왜 있어~~"
영민은 더 이상 민영과 말을 해봤자 통할 거 같지 않아 민영의 품에 가방을 안긴 체 민영을 현관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야~~ 설명 해~~!! 못 나가~!! 설명 안 하면 못 나가!!"
영민은 민영과 더 이상 말싸움 해봤자 속만 탈 게 뻔하니, 민영의 말은 들은체 만체 하고 민영의 신발을
강제로 신긴 뒤 문 밖으로 쫓아낸 뒤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마자 민영의 문 두들기는 소리와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영민은 신경도 쓰지 않고 아침을 차리기 시작했다.
"ㅋㅋ 아우~ 속이 시원해~ 박민영!! 넌 앞으로 국물도 없어~"
영민은 민영이 나가고 나자 눈에 가시가 빠진 거 같아 밥이 저절로 술술 넘어갔다. 밥을 먹는동안 한참을
시끄럽게 굴던 민영의 소리가 점점 잦아 들어갔다.
"이제 갔나보네~ 질기기도 하셔라;; 내 방 시끄럽다고 항의 들어오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영민은 먹은 걸 설거지를 해놓고는 샤워를 하고 옷을 입으며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들고 문을 열고 나오던 영민은 갑자기 눈 앞에 불이 번쩍거렸다. 민영이 문 앞에 섰다가
따귀를 때린 것이다!!
"야..야 너!!"
"히힛~ 쌤통이다~~ 난 먼저 간다 변태씨~!!"
민영은 메롱을 하고는 유유히 저 멀리 뛰어가 멀어져갔다. 영민은 지금의 상황에 갑자기 좋았던
기분이 확 짜증스럽게 바뀌었다.
"아우~!!!!!!!!!내가 저걸~!!! 박민영!!!"
영민은 학교에 가서 수업시간마다 민영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민영은 자리를 옮겨가며 교묘히
영민을 피해다녔다.
"아우~~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라~"
마지막 수업이 끝나갈 무렵 영민은 이제 민영이 독 안에 든 쥐라 생각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뜻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민영이 수업 중간에 몰래 빠져 나가 버린 것이다!
"아 놔~ 미치겠다 정말~~!! 내일 두고보자~ 언제까지 날 피하나보자"
영민은 치솟는 분노를 억지로 삭이며 내일을 기약했다. 수업이 끝나자 혁민은 영민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했다.
"야~!! 어제 뭔 일 있었냐?? 또 왜 그렇게 으르렁 대냐"
"아우~ 몰라!! 민영이 저 기집애!! 내 손에 잡히기만 하면~ 아오!!"
"야야~~!! 완전 호랑이 같구만;; 그만 좀 해라~ㅎㅎ"
"알았어~ 아휴..그래 오늘은 좀 참자~"
"영민이 너 오늘 바쁘냐?"
"어? 왜??"
"나랑 놀러가자~ㅎㅎ 내가 좋은데 구경 시켜줄께"
"어디??"
"있다 연락할께~~한 10시쯤에~ 학교서 놀든가 아니면 집에 가 있든가 해"
"어~ 알았다~"
혁민은 말을 마치고 어디론가 뛰어갔고, 영민은 학교에서 별로 할 일도 없는지라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며 뒹굴거리고 있던 영민은 10시가 되서 혁민의 전화를 받았다.
"야~~ 나 여기 원룸촌이다~ 너네 집 정확히 못 찼겠는데 나와라~ㅎㅎ"
"어~ 알았어"
영민은 대충 옷을 입고 밖으로 천천히 나갔다. 집에서 대로쪽으로 나오자 혁민이 편의점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새끼..어디 가는데 쫙 빼입고~"
영민이 편의점 앞으로 가자 혁민은 영민을 차에 태우고서 어디론가 출발했다.
"야~ 어디가??"
"기다려봐~ㅋㅋ 이런 금요일 밤에 집에만 있어서 되긋냐~ㅎㅎ 이 형이 좋은데 데려갈테니
기대하라고~"
"새끼..좋은데는.."
혁민은 한참을 차를 몰아 홍대 근처에 세우고는 영민을 말로만 듣던 홍대클럽가로 데려갔다.
"세상에;; 여긴 티비서 보던 거기 아냐!! 아우~ 나쁜 새끼~~!! 진작에 말 좀 해주지~ 완전
허접하게 입었는데~!!"
영민은 혁민의 옷을 한 번 흘끗 살피고 자신의 옷을 보자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야!! 이런데 올꺼면 말 좀 하지~"
"괜찮아~ 임마~ 아무꺼나 입어도~ㅋㅋ 그리고 너가 좀 호감형 얼굴이라~ 괜찮어"
"그래도~ 아우~~"
영민은 못내 혁민이 원망스러웠지만 혁민은 태연하게 웃으며 영민을 클럽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왔고, 조명들 사이로 남자와 여자들이 섞여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나마 다행인건 남자들 중에 영민이처럼 정말 허접하게 입은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는거다.
"나만 그런건 아닌가보네;;"
그런데 여자들은 정말 옷을 착하게 입은게 눈에 들어왔다. 거의 다 미니스커트, 아니면 핫팬츠를
입고 있었다. 영민은 눈을 도저히 어디에 둬야할 지 알 수가 없었다.
"세..세상에..이런 세상이 있다니!! 완전 별천지 아냐!!"
영민은 눈을 쉴새없이 돌리며 주변의 여자들을 구경했다. 그러다 혁민이 생각이 나 주변을 살피니
혁민은 어디갔는지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혁민을 찼던 영민은 혁민이 여자들 두 명과 섞여
부비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우~ 새끼!! 벌써 난리났구만~ 좋겠다!!"
혁민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던 영민은 순간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잡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뒤를 보자 핫팬츠에 타이트한 반팔티를 입은 여자가 자신을 아주 뇌쇄적인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섹시한 모습..순간 영민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곤 정신이 몽롱해져 오는 걸 느꼈다.
여자는 천천히 몸을 흔들다 점점 자신의 몸에 밀착해 부비부비를 하는데 영민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어..어..어떻게 하지!! 아우~ 미치겠다!"
영민은 처음 겪는 상황에 너무나 난감하며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여자의 몸은 어느새
영민의 몸에 완전히 밀착돼 부벼대고 있었는데 순간 순간 스쳐가는 여자의 물컹한 가슴의 촉감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아우~ 미치겠네!! 좋긴 좋은데~ 어떡하냐~"
어느 순간 영민은 여자의 리름에 맞춰 서서히 여자의 몸을 느끼며 같이 부비부비를 시도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는 그냥 즐기자는 생각에 자신의 느낌에 온 몸을 맡기는 영민이였다.
ps. 역시 두 가지 작품을 동시에 쓰는 건 상당히 힘드네요..ㅎㅎ 그래도 열심히 써야겠죠^^ 오늘도 많은 댓글,
추천 주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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