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찬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영민이는 싱글벙글하며 열심히 원룸으로 짐들을
옮겼다. 부모님이 도와주셔서 그런지 그렇게 많아보이던 짐들은 어느새 모두 원룸 안으로 다 들어가고
시계를 보니 1시가 다 되어갔다.
"영민아~ 정리는 있다하고 점심 묵어야 안 되긋나?"
"벌써요? 몇 신데요?"
"1시다 자슥아~ 그런디 니 그 느끼하이..어색한 말투는 뭐꼬?"
"헤헤...이상해요? 서울말 해야죠~ 이제 서울서 살껀데~"
"에잉~ 난 영 듣기싫다~ 당신은 저 목소리 듣기 괜찮나?"
"뭐~ 지 좋다면 그리 해야 안되겄슴니꺼~"
"ㅎㅎ 역시 엄마는 내 맘을 잘 안다~ ㅎㅎ"
"됐고~ 얼른 뭐 좀 묵자 배고프다~"
"네에~ 아부지~"
영민이는 원룸 문 앞에 붙어있는 중국집 중 한 곳을 골라 주문을 하고는 다시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좀 쉬고 하라캐도~"
"괜찮아요..ㅎㅎ"
"자슥도~ 니 방 생기가 그리 좋나?"
"당연히 좋죠~ㅎㅎ 매일 누나랑 같이 썼는데~"
"그래..니 공부 열심히 해야된데이~ 한 눈 팔지 말고~"
"알겠습니다!!"
"배달이요~~!!"
"야야~ 배달왔다~ 얼른 나가봐라"
"네~ 아부지"
영민이와 부모님은 아침부터 상주에서 와서 일까지 해서 그런지 허기가 잔뜩 져서 순식간에 음식을
다 해치웠다. 영민이는 그릇을 다 비우자마자 다시 일어나서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좀 쉬다 안하고~"
"괜찮습니다~"
당연히 괜찮을 노릇이었다. 어릴때부터 꿈꿔왔던 서울로 온 데다가 생전 처음으로 혼자서 살 수 있는
이런 들뜨는 일이 생겼는데 어찌 좋지 않을까? 물론 영민이도 남들처럼 상주에서 처음 떠난다고 생각할 때는
친한 친구들과도 헤어지고 부모님이나 가족도 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내 그런
아쉬움은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설레임과 기대감이 채워갔다. 부모님은 잠시 앉아 쉬시다 짐들을 같이
정리하시다 4시가 되자 가방을 들고 일어서셨다.
"영민아~ 이제 우리 가봐야긋다~ 정리 잘 하고~"
"네~ 아부지~ 길 조심해서 가세요"
"자슥~ 서울 말 할라믄 제대로 하든가..아부지가 뭐꼬~ 하튼 도착해서 연락해 주꾸마"
"네에~ 아부지"
영민이는 나오지 말라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밑에 까지 내려가 부모님이 차를 타고 가시는 걸
보고서야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왁자지껄하던 아까의 분위기와 다르게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다. 그리고 부모님이 가시는 모습이 떠오르며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와 이카노~!! 청승스럽게~! 아부지~ 어무이~!! 저 잘 할꺼니까 걱정 마시소!"
영민이는 혼자 굳은 다짐을 하며 다시 방을 마저 치우기 시작했다. 짐들을 다 정리하고 옷들을 걸어놓고,
컴퓨터의 인터넷 연결까지 다 마치니 시간은 어느새 8시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아우~~ 배 고파..뭐 먹지;;"
그 때 누군가 방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십니까?"
"저기 윗 집 사람인데요"
"윗 집? 같은 대학생인가"
영민이는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자 짧은 핫팬츠에 짧은 반팔티를 입은 귀엽게
생긴 여자가 영민이를 보고 웃고 있었다. 영민이는 첫번째로 여자의 패션에..두번째로 여자의 귀여운
외모에 숨이 막혔다.
"허..허업!! 서울 여자들은 겨울에 다 저리 입나~ 게다가 왜 이리 귀엽노~!!!"
영민이는 한참을 여자의 얼굴을 보고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는 창피함이 들어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흐..흐음~ 아~ 저 윗 집에 사세요?"
"네..푸흡~"
"왜..왜 그러세요;;제가 너무 빤히 쳐다봐서요? 죄..죄송합니더;; 아니~ 죄..죄송해요~!! 너무 그 쪽이
귀여워서.."
"그러세요..푸흡!! 푸하핫!! 그게 아니라..그 쪽 말투가..."
"네??아..제 말투가...하하..;; 그게 아직 서울 올라온지가"
"아니에요~ 그냥 사투리도 아니고..서울말도 아닌 것이 갑자기 너무 웃겨서요~"
"네에;; 저기 그런데 무슨 볼 일로?"
"아~ 오늘 왔다고 들었는데 저녁 먹었어요?"
"아뇨;; 점심은 대충 짜장면으로 때웠는데..짐 푼다고 정신이 없어서.."
"그래요? 그럼 저희랑 같이 먹을래요?"
"저야..좋지만.."
"그럼 됐어요~~ 서로 친해둬야 좋죠~"
"네에..그럼.."
"가요~~"
여자는 영민이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영민이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영민이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멍하게 여자의 손에 이끌려 여자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하린아~~ 밑에 집 총각 모셔왔다~"
"총각?? 남자야?"
"어어~ 그렇더라~"
"안녕하세요~"
영민이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자 상큼한 미소의 하린씨가 눈에 들어왔다. 하린씨는 옆의 여자분과
다르게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에 커다란 눈이 너무도 청순해보였다.
"세..세상에..츄리닝 차림에 저리 청순하다니!! 우리 누나랑 딴 판이잖아!!!"
영민이는 순간 집에서 매일 츄리닝 차림으로 뒹굴거리던 누나의 모습과 여자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어떻게 같은 여자가 이렇게 다를까란 생각으로 가득찼다.
"근데 이름이 뭐에요?"
"네?? 아~ 네~ 제 이름은 이영민이에요~ 이영민"
"그렇구나~ 제 이름은 신지은이에요~ 지은 이 쪽은 박하린~~ㅋㅋ 그래서 별명이 박하사탕~"
"야!! 너 처음 본 남자 앞에서~"
"하핫...좋은데요 뭐~ 박하사탕처럼..너무 청순하신 것 같아요~"
"박하사탕처럼 청순?? 야~ 하린아 영민씨 너한테 꽂힌거 아냐?"
"야~~ 왜 그래;; 꽂히긴.."
"네?? 아..아닙니다~ 그냥 두 분 다 너무 예뻐서...네~ 뭐 그래서..하핫.."
순간 영민이는 땀이 삐질 삐질 났다. 자신이 완전 시골 촌놈으로 보일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어쩌겠는가..사실은 사실이었다. 영민이는 정말 상주에 살면서 저렇게 이쁜 여자가 그것도 동시에
두 명이서 같이 있는 건 정말 처음 보는 일이었다.
"아~ 정신 봐라~ 배고프시죠~ 일루 오세요~ 김치찌갠데 맘에 드실까 모르겠네요"
"맘에 들죠~ 당연히 얻어먹는건데~~ 전 아무꺼나 다 잘 먹어요~"
"그래두 맛 없으면 맛 없다고 하세요~ 하린이가 한 거거든요~ㅋㅋ"
"자꾸 너..그럴꺼야!!"
하린씨는 지은씨가 자꾸 영민이 앞에서 놀려서 그런지 얼굴이 빨개졌다. 부끄러워 하는 하린씨의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영민이는 넋이 나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영민씨 어디 봐요~~ 또 하린이 얼굴본다고 정신없다~"
"지은이 너 자꾸 왜 그래~~ 영민씨 밥도 못 먹겠다"
"오오~~ 벌써부터 배려하는거?"
"무..무슨 소리들 하세요~ 하핫;; 밥 먹어요~ 밥"
"저거봐~~ 영민씨 완전 말도 못하잖아"
"지은아 그만해~~ 진짜루"
"알았어~ 알았어 밥 먹자~~ 사람들 반응하고는;; 반응이 있으니까 더 잼있잖아..하핫;;"
순간 영민이와 하린이의 찌릿한 눈빛이 지은이를 째려봤고 그제서야 지은이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네..네 밥 먹읍시다~"
영민이는 밥을 다 먹고 과일까지 얻어먹으며 즐겁게 지은씨와 하린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은씨와
하린씨는 둘 다 영민이와 같은 한국대학교 2학년 학생으로 영민이보다 한 살씩 누나였다. 지은씨는
시각디자인과였고, 하린씨는 역사교육학과였다.
"진짜~ 그럼 우리 같은 학교네~ 자주 보겠다~ 아 참~~ 영민아 반 말해도 되지?"
"네~ 그러세요~ㅎㅎ 저보다 누난데.."
"그럼 영민이도 반 말해~"
"아니에요~ 하린 누나..ㅎㅎ"
"그냥 반 말 해도 돼~ 그치 지은아~"
"그래~ 그냥 편하게 해~ 친척 누나인 척...ㅋㅋ"
"하핫..네~ 그러면 반 말한다~"
"그래~~ 그래야 빨랑 친해지지~"
"뭐..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훨씬 친밀감이 들긴 하네"
"근데 영민이는 무슨 과야?"
"난 무역통상학과야~"
"무역통상?? 아우~~ 과 이름만 들어도 머리 아프당~ 경제는 영 꽝이라~ 하린이 넌 안 그래?"
"하핫;; 나도 뭐~ 딱히 좋아하진 않어~"
"하하;; 저도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걍 성적 맞춰서~"
"그래??ㅋㅋ 과 공부 안 맞아서 고생하는거 아냐?"
"안 그러길 바래야죠~"
영민이는 지은누나와 하린누나와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고 10시가 되어서야 누나들
방에서 나왔다.
"자주 놀러오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네~ 지은누나..ㅋㅋ 내려갈께요"
"그래~"
영민이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피곤함이 몰려와 이불을 펴고 위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바라봤다.
"아...정신없는 하루다~ 어떻게 갔는지 몰겠다~ 휴~ 근데 진짜 이쁘다..ㅎㅎ 지은누나는 귀엽고..
하린누나는 청순하고...서울 여자들은 다 저렇나? 그렇진 않겠지;; 어쨌든 좋은 누나들 알게 된 거
같아 다행이야~ 아~~ 피곤하다 그만 자자...하암~"
영민이는 예쁜 누나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다.
일주일 뒤 입학식
영민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옷장의 옷들을 꺼내 하나씩 대보며 거울을 살폈다.
"아~ 이건 아니야~ 너무 촌스러~ 이것도 아니야! 너무 애같잖아~ 아우!! 뭘 입지!!"
영민이는 순간 지은누나가 생각나 서둘러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하암~ 여보세요.."
"누나!! 아직 자?"
"누구..영민이야?"
"어어~~ 빨랑 일어나서 내려와봐~"
"하아암~~ 어제 술 먹고 늦게 들어와 잠오는데 왜 그래~"
"아~ 글쎄 빨랑!!"
"아고~ 알겠다 알겠어~"
전화를 끊고 한참 옷을 대보고 있을 무렵,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영민이는 재빨리 달려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잠와 죽겠는데 이것이~ 아침부터...하아암~"
지은누나는 잠이 덜 깬 표정으로 후드티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그 패션은;;;"
"몰라~!! 임마~ 쌩얼이라서 안돼~"
"ㅋㅋ 뭐 어때~~;;"
"시끄러~ 그나저나 왜~"
"아~ 옷 좀 봐달라고~"
"옷?? 지금 그거 봐달라고 나 깨운거야~?? 아우~ 이것을 확~~"
"헤헷..미안해~ 나 입학식이잖어~ 좀 봐 주라~"
"에휴..그 노무 입학식 술 마시는 거 밖에 더 하냐~"
"그래도~~~ 잘 입고 가야지~ 나 오리엔테이션도 못 가서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옷이라도
잘 입고 가야지~"
"그래? 왜 안 갔어?"
"그건 설명하자면 길어~~ 얼른 골라줘~"
영민이는 지은누나의 도움을 받아 1시간이나 고르던 옷을 단 10분만에 결정지었다.
"괜찮지??"
"그래~ 캐쥬얼 정장이 무난하게 좋아~ 이쁘구만~"
"그래~ 알았어~ㅋㅋ 누나 안목이니 괜찮겠지~ 미대라며~"
"그래 그래~ 내 안목 좋아~ ㅎㅎ 그 노무 입학식 잘해라~ 난 자러 간다~"
"누난 학교 안 가??"
"입학식 날은 안 가~~ 귀찮어~"
"알았어~"
영민이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ㅋㅋ 자~ 그럼 나가볼까~"
영민이는 가방을 챙겨들고 빠져먹은게 없나 하나씩 확인을 하고는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섰다. 3월 초라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쬐서 그런지 그다지 추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우~~ 날씨 좋네~!! 내 입학식인거 아나?ㅋㅋ 이영민이가 드디어 서울에 대학생이 진짜 된거구만"
아직까진 입학 관계로 몇 번 학교를 가 본적이 없는 영민이에게 입학식은 정말 완벽한 대학생이 된 거 같아
조금 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자 출근시간이라 역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건 처음인 사람들의 숫자에 깜짝 놀랐다.
"뭐가 이리 많어!! 제대로 탈 수나 있나~"
영민이의 걱정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고, 중간에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영민이는 사람들에게 밀려
결국 한 대를 놓쳐버렸다. 잠시 후 두 번째 지하철이 왔고 영민이는 사람들 틈을 파고들어가 겨우 탈 수가
있었다.
"휴우~ 못 타는 줄 알았네"
지하철 안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 찰나 영민이는 계속해서 타는 사람들에게 밀려 한 구석까지 밀려 어떤 여자의
바로 뒤에까지 섰다. 영민이는 의식적으로 여자에게 너무 붙지 않으려고 거의 없는 공간을 만들며 억지로
뒤쪽으로 엉거주춤하게 섰다. 그런데 그 순간 영민이와 여자의 사이에 어떤 손이 파고들어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영민이는 깜짝 놀라 누가 그러나 찾으려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도저히 누군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거 어쩌지..말을 해줘야 하나..아우~ 미치겠네.."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손길은 영민이의 허벅지에 닿으면서 계속 느껴졌고 영민이가 난감함을 참지 못하고
여자를 부르려는 찰나 여자가 고개를 홱 돌리며 영민이를 꼬라봤다. 순간 영민이는 여자가 오해한다는걸 알았지만
설명하는 시간보다 여자의 손찌검이 빨랐다. 순식간에 여자의 손이 영민이의 뺨을 때렸고 영민이는 멍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이거 미친새끼 아냐!! 변태새끼!"
"저...저기 그..그게요!"
여자는 영민이가 해명할 틈도 주지 않고 다시 고개를 돌렸고,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영민이에게 쏠렸다.
"왜..왜들 그러세요..아니에요~ 왜들 이래요~ 쳐다보지 마요~"
하지만 여기저기서 욕하며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렸고, 영민이는 점점 속이 탔다.
"아우~ 아침부터 뭐냐고!!"
그 때 지하철이 한국대에 섰고 여자가 내리고, 영민이도 서둘러 주위의 눈길에 고개를 푹 숙인체 지하철에서 내렸다.
"뭐야!! 우리 학교 학생이야??!! 소문 내는거 아냐!"
영민이는 여자에게 해명하기위해 서둘러 따라갔지만, 화장실을 간건지 여자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아우~~ 미치겠네!! 해명해야 되는데!! 아~ 몰라~~~"
하지만 더 이상 지하철역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기에 영민이는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재미없는 입학식
행사가 진행되었고, 저녁이 되자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데리고 술집으로 향했다. 술집에 도착해 영민이는 멀찌감찌 한
테이블에 혼자 쓸쓸히 앉았다. 다들 오리엔테이션을 가서 친해졌는지 이미 서로 친해진 애들도 많았고, 선배들하고도
친해보이는 사람들도 많아보였다. 안 그래도 숙기가 없는 영민이는 구석에서 뻘쭘하게 앉아 물만을 홀짝였다.
"젠장..!! 오리엔테이션은 갔어야 하는건데.."
하지만 그런 후회를 하면 뭘하나..이미 늦었는걸.. 사람들이 다 모일동안 주문은 시작되지 않았고, 영민이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휴대폰만을 쪼물딱 거렸다. 그 때 가방을 거칠게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며 한 여자가 영민이의 테이블에
앉았다. 영민이는 고개를 들어 어색하게 여자에게 인사했다.
"아..안녕..난.."
"어!! 너 변태!"
"뭐..뭐 변태?!!어~ 당신!"
악연..이렇게 악연이 있나! 영민이의 앞에 앉은 여자는 바로 오늘 아침 영민이를 지하철 온 사람 앞에서 치한에 변태로
만들 그 여자였다.
"변태 너가 왜 여기 있어?!"
"뭐래~!! 누가 변태야!! 그게 아니라 내가 설명을 하려니까~"
"됐고~~ 변태씨"
그 때 옆에 있던 한 남자가 우리 둘 사이를 가르며 중재에 나섰다.
"야야~ 왜 그래~!! 하튼 박민영 못 말린다~~ 무슨 오해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본 사이에 왜 그러냐~
여기는 이영민~ 방금 얘 이름은 들었지?? 친하게들 지내~"
"친하게는 무슨~!! 그리고 우린 초면이 아니거든~ 그치~ 변태씨?!!"
"변태 아니래도!!"
영민이는 입학 첫 날부터 왠지 자신의 대학생활이 상당히 꼬일 꺼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슬며시 들었다.
ps. 두 작품을 오늘 동시에 올리네요~ㅋㅋ 앞으로 매일 두 작품을 동시에 올리는건 힘들구요~ 최대한 빠른 업뎃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새로 연재될 두 작품 모두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항상 댓글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되시는거 아시죠??ㅎㅎ
옮겼다. 부모님이 도와주셔서 그런지 그렇게 많아보이던 짐들은 어느새 모두 원룸 안으로 다 들어가고
시계를 보니 1시가 다 되어갔다.
"영민아~ 정리는 있다하고 점심 묵어야 안 되긋나?"
"벌써요? 몇 신데요?"
"1시다 자슥아~ 그런디 니 그 느끼하이..어색한 말투는 뭐꼬?"
"헤헤...이상해요? 서울말 해야죠~ 이제 서울서 살껀데~"
"에잉~ 난 영 듣기싫다~ 당신은 저 목소리 듣기 괜찮나?"
"뭐~ 지 좋다면 그리 해야 안되겄슴니꺼~"
"ㅎㅎ 역시 엄마는 내 맘을 잘 안다~ ㅎㅎ"
"됐고~ 얼른 뭐 좀 묵자 배고프다~"
"네에~ 아부지~"
영민이는 원룸 문 앞에 붙어있는 중국집 중 한 곳을 골라 주문을 하고는 다시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좀 쉬고 하라캐도~"
"괜찮아요..ㅎㅎ"
"자슥도~ 니 방 생기가 그리 좋나?"
"당연히 좋죠~ㅎㅎ 매일 누나랑 같이 썼는데~"
"그래..니 공부 열심히 해야된데이~ 한 눈 팔지 말고~"
"알겠습니다!!"
"배달이요~~!!"
"야야~ 배달왔다~ 얼른 나가봐라"
"네~ 아부지"
영민이와 부모님은 아침부터 상주에서 와서 일까지 해서 그런지 허기가 잔뜩 져서 순식간에 음식을
다 해치웠다. 영민이는 그릇을 다 비우자마자 다시 일어나서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좀 쉬다 안하고~"
"괜찮습니다~"
당연히 괜찮을 노릇이었다. 어릴때부터 꿈꿔왔던 서울로 온 데다가 생전 처음으로 혼자서 살 수 있는
이런 들뜨는 일이 생겼는데 어찌 좋지 않을까? 물론 영민이도 남들처럼 상주에서 처음 떠난다고 생각할 때는
친한 친구들과도 헤어지고 부모님이나 가족도 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내 그런
아쉬움은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설레임과 기대감이 채워갔다. 부모님은 잠시 앉아 쉬시다 짐들을 같이
정리하시다 4시가 되자 가방을 들고 일어서셨다.
"영민아~ 이제 우리 가봐야긋다~ 정리 잘 하고~"
"네~ 아부지~ 길 조심해서 가세요"
"자슥~ 서울 말 할라믄 제대로 하든가..아부지가 뭐꼬~ 하튼 도착해서 연락해 주꾸마"
"네에~ 아부지"
영민이는 나오지 말라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밑에 까지 내려가 부모님이 차를 타고 가시는 걸
보고서야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 왁자지껄하던 아까의 분위기와 다르게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다. 그리고 부모님이 가시는 모습이 떠오르며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와 이카노~!! 청승스럽게~! 아부지~ 어무이~!! 저 잘 할꺼니까 걱정 마시소!"
영민이는 혼자 굳은 다짐을 하며 다시 방을 마저 치우기 시작했다. 짐들을 다 정리하고 옷들을 걸어놓고,
컴퓨터의 인터넷 연결까지 다 마치니 시간은 어느새 8시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아우~~ 배 고파..뭐 먹지;;"
그 때 누군가 방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십니까?"
"저기 윗 집 사람인데요"
"윗 집? 같은 대학생인가"
영민이는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자 짧은 핫팬츠에 짧은 반팔티를 입은 귀엽게
생긴 여자가 영민이를 보고 웃고 있었다. 영민이는 첫번째로 여자의 패션에..두번째로 여자의 귀여운
외모에 숨이 막혔다.
"허..허업!! 서울 여자들은 겨울에 다 저리 입나~ 게다가 왜 이리 귀엽노~!!!"
영민이는 한참을 여자의 얼굴을 보고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는 창피함이 들어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흐..흐음~ 아~ 저 윗 집에 사세요?"
"네..푸흡~"
"왜..왜 그러세요;;제가 너무 빤히 쳐다봐서요? 죄..죄송합니더;; 아니~ 죄..죄송해요~!! 너무 그 쪽이
귀여워서.."
"그러세요..푸흡!! 푸하핫!! 그게 아니라..그 쪽 말투가..."
"네??아..제 말투가...하하..;; 그게 아직 서울 올라온지가"
"아니에요~ 그냥 사투리도 아니고..서울말도 아닌 것이 갑자기 너무 웃겨서요~"
"네에;; 저기 그런데 무슨 볼 일로?"
"아~ 오늘 왔다고 들었는데 저녁 먹었어요?"
"아뇨;; 점심은 대충 짜장면으로 때웠는데..짐 푼다고 정신이 없어서.."
"그래요? 그럼 저희랑 같이 먹을래요?"
"저야..좋지만.."
"그럼 됐어요~~ 서로 친해둬야 좋죠~"
"네에..그럼.."
"가요~~"
여자는 영민이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영민이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영민이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멍하게 여자의 손에 이끌려 여자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하린아~~ 밑에 집 총각 모셔왔다~"
"총각?? 남자야?"
"어어~ 그렇더라~"
"안녕하세요~"
영민이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자 상큼한 미소의 하린씨가 눈에 들어왔다. 하린씨는 옆의 여자분과
다르게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에 커다란 눈이 너무도 청순해보였다.
"세..세상에..츄리닝 차림에 저리 청순하다니!! 우리 누나랑 딴 판이잖아!!!"
영민이는 순간 집에서 매일 츄리닝 차림으로 뒹굴거리던 누나의 모습과 여자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어떻게 같은 여자가 이렇게 다를까란 생각으로 가득찼다.
"근데 이름이 뭐에요?"
"네?? 아~ 네~ 제 이름은 이영민이에요~ 이영민"
"그렇구나~ 제 이름은 신지은이에요~ 지은 이 쪽은 박하린~~ㅋㅋ 그래서 별명이 박하사탕~"
"야!! 너 처음 본 남자 앞에서~"
"하핫...좋은데요 뭐~ 박하사탕처럼..너무 청순하신 것 같아요~"
"박하사탕처럼 청순?? 야~ 하린아 영민씨 너한테 꽂힌거 아냐?"
"야~~ 왜 그래;; 꽂히긴.."
"네?? 아..아닙니다~ 그냥 두 분 다 너무 예뻐서...네~ 뭐 그래서..하핫.."
순간 영민이는 땀이 삐질 삐질 났다. 자신이 완전 시골 촌놈으로 보일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어쩌겠는가..사실은 사실이었다. 영민이는 정말 상주에 살면서 저렇게 이쁜 여자가 그것도 동시에
두 명이서 같이 있는 건 정말 처음 보는 일이었다.
"아~ 정신 봐라~ 배고프시죠~ 일루 오세요~ 김치찌갠데 맘에 드실까 모르겠네요"
"맘에 들죠~ 당연히 얻어먹는건데~~ 전 아무꺼나 다 잘 먹어요~"
"그래두 맛 없으면 맛 없다고 하세요~ 하린이가 한 거거든요~ㅋㅋ"
"자꾸 너..그럴꺼야!!"
하린씨는 지은씨가 자꾸 영민이 앞에서 놀려서 그런지 얼굴이 빨개졌다. 부끄러워 하는 하린씨의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영민이는 넋이 나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영민씨 어디 봐요~~ 또 하린이 얼굴본다고 정신없다~"
"지은이 너 자꾸 왜 그래~~ 영민씨 밥도 못 먹겠다"
"오오~~ 벌써부터 배려하는거?"
"무..무슨 소리들 하세요~ 하핫;; 밥 먹어요~ 밥"
"저거봐~~ 영민씨 완전 말도 못하잖아"
"지은아 그만해~~ 진짜루"
"알았어~ 알았어 밥 먹자~~ 사람들 반응하고는;; 반응이 있으니까 더 잼있잖아..하핫;;"
순간 영민이와 하린이의 찌릿한 눈빛이 지은이를 째려봤고 그제서야 지은이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네..네 밥 먹읍시다~"
영민이는 밥을 다 먹고 과일까지 얻어먹으며 즐겁게 지은씨와 하린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은씨와
하린씨는 둘 다 영민이와 같은 한국대학교 2학년 학생으로 영민이보다 한 살씩 누나였다. 지은씨는
시각디자인과였고, 하린씨는 역사교육학과였다.
"진짜~ 그럼 우리 같은 학교네~ 자주 보겠다~ 아 참~~ 영민아 반 말해도 되지?"
"네~ 그러세요~ㅎㅎ 저보다 누난데.."
"그럼 영민이도 반 말해~"
"아니에요~ 하린 누나..ㅎㅎ"
"그냥 반 말 해도 돼~ 그치 지은아~"
"그래~ 그냥 편하게 해~ 친척 누나인 척...ㅋㅋ"
"하핫..네~ 그러면 반 말한다~"
"그래~~ 그래야 빨랑 친해지지~"
"뭐..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훨씬 친밀감이 들긴 하네"
"근데 영민이는 무슨 과야?"
"난 무역통상학과야~"
"무역통상?? 아우~~ 과 이름만 들어도 머리 아프당~ 경제는 영 꽝이라~ 하린이 넌 안 그래?"
"하핫;; 나도 뭐~ 딱히 좋아하진 않어~"
"하하;; 저도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걍 성적 맞춰서~"
"그래??ㅋㅋ 과 공부 안 맞아서 고생하는거 아냐?"
"안 그러길 바래야죠~"
영민이는 지은누나와 하린누나와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고 10시가 되어서야 누나들
방에서 나왔다.
"자주 놀러오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네~ 지은누나..ㅋㅋ 내려갈께요"
"그래~"
영민이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피곤함이 몰려와 이불을 펴고 위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바라봤다.
"아...정신없는 하루다~ 어떻게 갔는지 몰겠다~ 휴~ 근데 진짜 이쁘다..ㅎㅎ 지은누나는 귀엽고..
하린누나는 청순하고...서울 여자들은 다 저렇나? 그렇진 않겠지;; 어쨌든 좋은 누나들 알게 된 거
같아 다행이야~ 아~~ 피곤하다 그만 자자...하암~"
영민이는 예쁜 누나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다.
일주일 뒤 입학식
영민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옷장의 옷들을 꺼내 하나씩 대보며 거울을 살폈다.
"아~ 이건 아니야~ 너무 촌스러~ 이것도 아니야! 너무 애같잖아~ 아우!! 뭘 입지!!"
영민이는 순간 지은누나가 생각나 서둘러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하암~ 여보세요.."
"누나!! 아직 자?"
"누구..영민이야?"
"어어~~ 빨랑 일어나서 내려와봐~"
"하아암~~ 어제 술 먹고 늦게 들어와 잠오는데 왜 그래~"
"아~ 글쎄 빨랑!!"
"아고~ 알겠다 알겠어~"
전화를 끊고 한참 옷을 대보고 있을 무렵,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영민이는 재빨리 달려나가
문을 열어주었다.
"잠와 죽겠는데 이것이~ 아침부터...하아암~"
지은누나는 잠이 덜 깬 표정으로 후드티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그 패션은;;;"
"몰라~!! 임마~ 쌩얼이라서 안돼~"
"ㅋㅋ 뭐 어때~~;;"
"시끄러~ 그나저나 왜~"
"아~ 옷 좀 봐달라고~"
"옷?? 지금 그거 봐달라고 나 깨운거야~?? 아우~ 이것을 확~~"
"헤헷..미안해~ 나 입학식이잖어~ 좀 봐 주라~"
"에휴..그 노무 입학식 술 마시는 거 밖에 더 하냐~"
"그래도~~~ 잘 입고 가야지~ 나 오리엔테이션도 못 가서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옷이라도
잘 입고 가야지~"
"그래? 왜 안 갔어?"
"그건 설명하자면 길어~~ 얼른 골라줘~"
영민이는 지은누나의 도움을 받아 1시간이나 고르던 옷을 단 10분만에 결정지었다.
"괜찮지??"
"그래~ 캐쥬얼 정장이 무난하게 좋아~ 이쁘구만~"
"그래~ 알았어~ㅋㅋ 누나 안목이니 괜찮겠지~ 미대라며~"
"그래 그래~ 내 안목 좋아~ ㅎㅎ 그 노무 입학식 잘해라~ 난 자러 간다~"
"누난 학교 안 가??"
"입학식 날은 안 가~~ 귀찮어~"
"알았어~"
영민이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ㅋㅋ 자~ 그럼 나가볼까~"
영민이는 가방을 챙겨들고 빠져먹은게 없나 하나씩 확인을 하고는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섰다. 3월 초라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쬐서 그런지 그다지 추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우~~ 날씨 좋네~!! 내 입학식인거 아나?ㅋㅋ 이영민이가 드디어 서울에 대학생이 진짜 된거구만"
아직까진 입학 관계로 몇 번 학교를 가 본적이 없는 영민이에게 입학식은 정말 완벽한 대학생이 된 거 같아
조금 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자 출근시간이라 역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건 처음인 사람들의 숫자에 깜짝 놀랐다.
"뭐가 이리 많어!! 제대로 탈 수나 있나~"
영민이의 걱정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고, 중간에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영민이는 사람들에게 밀려
결국 한 대를 놓쳐버렸다. 잠시 후 두 번째 지하철이 왔고 영민이는 사람들 틈을 파고들어가 겨우 탈 수가
있었다.
"휴우~ 못 타는 줄 알았네"
지하철 안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 찰나 영민이는 계속해서 타는 사람들에게 밀려 한 구석까지 밀려 어떤 여자의
바로 뒤에까지 섰다. 영민이는 의식적으로 여자에게 너무 붙지 않으려고 거의 없는 공간을 만들며 억지로
뒤쪽으로 엉거주춤하게 섰다. 그런데 그 순간 영민이와 여자의 사이에 어떤 손이 파고들어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영민이는 깜짝 놀라 누가 그러나 찾으려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도저히 누군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거 어쩌지..말을 해줘야 하나..아우~ 미치겠네.."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손길은 영민이의 허벅지에 닿으면서 계속 느껴졌고 영민이가 난감함을 참지 못하고
여자를 부르려는 찰나 여자가 고개를 홱 돌리며 영민이를 꼬라봤다. 순간 영민이는 여자가 오해한다는걸 알았지만
설명하는 시간보다 여자의 손찌검이 빨랐다. 순식간에 여자의 손이 영민이의 뺨을 때렸고 영민이는 멍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이거 미친새끼 아냐!! 변태새끼!"
"저...저기 그..그게요!"
여자는 영민이가 해명할 틈도 주지 않고 다시 고개를 돌렸고,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영민이에게 쏠렸다.
"왜..왜들 그러세요..아니에요~ 왜들 이래요~ 쳐다보지 마요~"
하지만 여기저기서 욕하며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렸고, 영민이는 점점 속이 탔다.
"아우~ 아침부터 뭐냐고!!"
그 때 지하철이 한국대에 섰고 여자가 내리고, 영민이도 서둘러 주위의 눈길에 고개를 푹 숙인체 지하철에서 내렸다.
"뭐야!! 우리 학교 학생이야??!! 소문 내는거 아냐!"
영민이는 여자에게 해명하기위해 서둘러 따라갔지만, 화장실을 간건지 여자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아우~~ 미치겠네!! 해명해야 되는데!! 아~ 몰라~~~"
하지만 더 이상 지하철역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기에 영민이는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재미없는 입학식
행사가 진행되었고, 저녁이 되자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데리고 술집으로 향했다. 술집에 도착해 영민이는 멀찌감찌 한
테이블에 혼자 쓸쓸히 앉았다. 다들 오리엔테이션을 가서 친해졌는지 이미 서로 친해진 애들도 많았고, 선배들하고도
친해보이는 사람들도 많아보였다. 안 그래도 숙기가 없는 영민이는 구석에서 뻘쭘하게 앉아 물만을 홀짝였다.
"젠장..!! 오리엔테이션은 갔어야 하는건데.."
하지만 그런 후회를 하면 뭘하나..이미 늦었는걸.. 사람들이 다 모일동안 주문은 시작되지 않았고, 영민이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휴대폰만을 쪼물딱 거렸다. 그 때 가방을 거칠게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며 한 여자가 영민이의 테이블에
앉았다. 영민이는 고개를 들어 어색하게 여자에게 인사했다.
"아..안녕..난.."
"어!! 너 변태!"
"뭐..뭐 변태?!!어~ 당신!"
악연..이렇게 악연이 있나! 영민이의 앞에 앉은 여자는 바로 오늘 아침 영민이를 지하철 온 사람 앞에서 치한에 변태로
만들 그 여자였다.
"변태 너가 왜 여기 있어?!"
"뭐래~!! 누가 변태야!! 그게 아니라 내가 설명을 하려니까~"
"됐고~~ 변태씨"
그 때 옆에 있던 한 남자가 우리 둘 사이를 가르며 중재에 나섰다.
"야야~ 왜 그래~!! 하튼 박민영 못 말린다~~ 무슨 오해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본 사이에 왜 그러냐~
여기는 이영민~ 방금 얘 이름은 들었지?? 친하게들 지내~"
"친하게는 무슨~!! 그리고 우린 초면이 아니거든~ 그치~ 변태씨?!!"
"변태 아니래도!!"
영민이는 입학 첫 날부터 왠지 자신의 대학생활이 상당히 꼬일 꺼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슬며시 들었다.
ps. 두 작품을 오늘 동시에 올리네요~ㅋㅋ 앞으로 매일 두 작품을 동시에 올리는건 힘들구요~ 최대한 빠른 업뎃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새로 연재될 두 작품 모두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항상 댓글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되시는거 아시죠??ㅎㅎ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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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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