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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26 886회 0건
일기남녀

남자의 일기
3월 6일 월요일

개강 첫날이다. 저번 학기때 F 를 받은 교양을 다시 듣게 됐다.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도 더럽게 많다.
저번 학기때 공부좀 열심히 할걸..젠장...

항상 이 수업은 교양이라 학생이 무지하게 많다. 이번 학기도 어림잡아 최소 백명은 되지 싶다. 졸라 짜증나는
날이다.

수업이 시작됐다. 아! 씨뱅!! 갑자기 배가 아프다. 아....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화장실로 뛰었다.
근데 화장실 냄새가 완전 재래식이다. 어떤 개새끼가 설사를 하고 물을 안내린 것이 분명했다. 내 코가 쓰라려
온다. 어떤 개새끼인지 죽여버리고 싶다. 아무래도 설사 냄새가 내 옷에 배인거 같다.

볼일을 보고 오니 강의실 뒷문이 잠겼다. 아 나 씨뱅!!

어쩔수 없이 앞문을 열고 들어갔다. 교수가 날 야린다.
"이 좆만한 새끼가 첫날부터 지각이네. 근데 이 병신같은 놈이 지각을 했으면 뒤로 들어올것이지
앞문으로 쳐들어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난 지각을 한게 아니라 화장실을 다녀온 것이기에 전혀
잘못한게 없었다. 그래서 나도 당당히 그 교수놈을 째려봤다.
그렇게 난 뒤로 걸어 들어가 내 자리에 앉았다.

근데 수업중에 중간쯤에 앉은 어떤 병신 같은 년이 날 계속 쳐다보는 거 같다. 눈이 안좋아 인상을 쓰며 계속 쳐다봤다.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날 보고 있는 건 확실한 거 같다. 재수 없는 년..
오늘은 개강 첫날부터 재수가 없다. 안아프던 배가 갑자기 아프질 않나..설사냄새에다가 옷에 배이질 않나..
교수한테도 잘못도 없이 찍힌거 같고..병신 같은 년이 재수없이 쳐다보질 않나..

그렇게 강의가 끝나고 집에 와서 잤다. 기분 더러운 하루다.


여자의 일기
3월 6일 월요일

개강이다. 방학이라 지루했는데 개강이 되니 살거 같다. 오늘은 심리학 수업이 있다.
교양 과목이라 사람이 제법 많았다.

난 수업시작 15분 전쯤에 도착했다. 중간에 앉아 수업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왔다.
아..이런!! 으으읍!! 터질 것 같다. 머리속에 하애졌다. 생각없이 화장실로 무턱대고 뛰었다.

퍽!! 푸쉬쉬싯!! 푸샤샵..푸르르릉!! 푸응..콰콰콰르르뿌지지지~~~뿌뿌뿌쁘아아앙~

아.....살거 같다. 어 근데 물이 안내려 가네? 이런 씨방! 누가 들어오기 전에 어서 나가야했다!
화장실입구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던 난 뭔가 익숙치 않은 물체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저건 소변기....

무작정 강의실을 향해 뛰었다. 아무도 보지 못한거 같아 다행이다. 아니 누가 봤으면 어떻하지?
고민에 휩싸인 나는 수업이 시작됐는데도 그저 멍하니 칠판만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강의실 앞문이 열리며 내 이상형의 남자가 들어왔다.
큰 키는 아니지만 다부진 몸매..뭔가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듯한 저 반항적인 눈빛..
작지만 오똑한 콧날..아 첫눈에 반한다는게 이런 것인가?

교수가 그를 쳐다본다. 아마도 첫날부터 지각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전혀 눌린 기색이 없다! 오히려 교수를 째려보고 있었다!!

멋있다... 진정한 남자란 저런게 아닐까? 강자 앞에서도 강해질수 있는...
그렇게 그 사람은 뒤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가 내옆으로 점점 다가온다.
쿵쾅 쿵쾅 쿵쾅 내 심장이 터질것만 같다..

내 옆을 지나가는 그에게서 뭔가 친숙한 향이 느껴진다.
아~~~ 너무 향기롭다. 사랑이란 것에 향기가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 향이 아닐까?

수업도중에도 난 그를 힐끔힐끔 쳐다볼수 밖에 없었다. 그를 보고 있으면 마치 내 심장이 녹아 내리는 듯했다.
내가 쳐다 볼때마다 그는 눈을 찡그리며 마치 자기는 아무나 소유할수없는 희귀한 보석이라는 듯한
도발적이면서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너무 멋지다...

그렇게 강의가 끝나고 집에 온 난 그사람의 잊지 못할 사랑스런 향기를 회상하며 잠들었다.
끝내주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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