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빌려온 손
이윽고 마사오는 시루꼬의 손을 참가시키기 위해, 천천히 허리를 끌어당겨 둥근 부분만 묘우미의 몸 속에 남겨둔 채 기둥을 빼냈다.
잠시 그 상태로 멈추어 있자,
<싫어, 안 돼.>
하고 묘우미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순간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를 쥐더니 안으로 밀어넣는 시늉을 했다.
마사오도 다시 허리를 전진했다.
그러자 묘우미는 마사오에게 바싹 달라붙으며 신음했다.
묘우미의 헐떡임이 점점 거칠어더니 얼마 되지 않아,
<나 지금 곧이에요.>
하고 예고했다.
시루꼬가 존재도 이제는 묘우미의 감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저면 시루꼬로 인해 마사오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더욱 흥분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묘우미는 마사오가 자기 남자라는 사실을 시루꼬에게 분명히 해두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었다.
<벌써요?>
<그래. 함께 해.>
지금까지의 두 사람이 결합해서 끝나는 시간을 감안해 보면, 묘우미의 요청은 많이 성급한 데가 있었다.
마사오가 묘우미 속으로 들어간지 아직 이 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빨리 사정하게 해서, 시루꼬에 대한 접근을 막으려고 한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걱정 말아요. 아무데도 가지않고 이대로 계속 있을 테니까.>
<정말?>
<정말이에요.>
여기 묘우미는 그점을 염려하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입술을 찾았다.
서로의 혀를 휘감으면서 묘우미는 목 깊숙이에서 나오는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그 소리를 시루꼬가 들을 수 있도록 입술을 뗐다.
예상대로 묘우미는 무거운 신음을 토해내더니 허리의 움직임이 격렬해지고 강한 조임이 안쪽에서 생겨났다.
(지금이야.)
마사오는 크게 움직이자 묘우미는 더욱 소리를 높였다.
<안 돼. 안 돼.>
묘우미의 허리가 활 모양으로 크게 꺾여졌다.
마사오는 양팔로 그녀의 어깨를 힘껏 안았다.
절정의 여운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마사오는 입맞춤을 했다.
<잠시 뒤에 또 할 겁니다.>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루꼬는 아무 말 없이 뒤에서 손을 집어넣어 마사오의 허벅지 안쪽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미묘한 손놀림이었다.
(꾀꼬리의 계곡 건너기란, 첫 번째 여자가 한 번 절정을 넘기면 다른 여자에게로 옮겨가는 놀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묘우미는 내가 절정에 달해 잠들기를 바라고 있다.)
묘우미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멈추어 있는 동안 시루꼬는 참을성 있게 계속 애무했다.
마사오에게 자신의 희망을 전하려는 신호였다.
몇 분이 지나자 묘우미의 내부가 마사오에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분명히 의식적인 조임이었다.
이어서 묘우미는 허리를 조용히 움직였다.
마사오도 그에 응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차로 그 폭을 넓혀 갔다.
그에 따라 묘우미의 움직임도 변화했다.
두 사람의 관능의 율동은 번 궤도에 올랐다.
<멋진데!>
뒤에서 시루꼬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낮은 곳에서 들려 왔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주머니를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며 주무르기 시작했다.
연결부를 보다 적나라하게 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루꼬 손가락이 다채롭게 움직였다.
그로 인해 마사오의 상승 곡선이 급해진다는 것쯤은 시루꼬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시루꼬는 최소한 내가 한 번은 폭발해야 묘우미에게서 떨어질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빨리 끝내려고 한다.)
하지만 묘우미가 두 번째 절정을 맞기 전까지는 혼자 그럴 수가 없었다.
이윽고 마사오에게 급상승의 예감이 밀려 왔다.
그래서 움직임을 작게 하며 자신의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왜 그래요? 나오려고 해요?>
시루꼬였다.
조롱하는 말투가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듯했다.
<예.>
<계속해 난 곧 절정이야.>
묘우미가 그렇게 재촉했지만 마사오로서는 고삐를 늦추어야 한다.
(이 상황에선 담배가 필요한데.)
흥분을 진정시키기 위한 수단이지만 묘우미가 좋아하지 않을 방법이었다.
그 순간,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시루꼬는 엎드려서 베개맡에 있는 담배를 한 개비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한 모금 빨더니 그것을 마사오에게 내밀었다.
<한 대 피우면 괜찮아질 거예요.>
(역시 시루꼬는 보통 여자가 아니다. 묘우미에게 불만족스런 상태로 끝나는 것을 진심으로 원치 않고 있다.)
호의를 받아들여 마사오는 담배를 몇 모금 빨았다.
<이제 좀 괜찮죠?>
<예.>
시루꼬는 담배를 재덜이에 눌러서 껐다.
나머지는 나중에 다시 피울 수 있도록 누른 부분을 손으로 잘라냈다.
마사오는 움직임을 재개했다.
묘우미의 반응에 조금씩 변화가 일었다.
점점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시루꼬는 엎드린 채 왼쪽 뺨를 시트에 대고 연결부를 뒤에서 들여다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묘우미의 절정이 가까워진 것을 알고 방해하지 않으려는 자세였다.
그때 묘우미의 내부에 강한 진동이 생겼다.
헐떡이며 묘우미가 울먹였다.
<지금이야. 지금.>
묘우미가 거친 호흡을 내뱉는 가운데 마사오는 격렬한 물결을 일으켰다.
묘우미는 마사오를 안고 허리를 뒤틀었다.
묘우미가 최고조에 달한 것을 확인한 직후 아찔한 순간이 마사오를 엄습해 왔다.
그대로 몸을 내맡겼다.
<놀라운데요.>
시루꼬가 몸을 일으켜 마사오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감탄을 표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육체적 접합성이 깊은 관계였군요.>
생소한 표현이지만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남은 진동을 음미하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좋은 걸 배웠어요.>
그렇게 덧붙이고 시루꼬의 좀전의 남은 담배에 불을 붙여 마사오의 입에 물려 주었다.
<어떻게 할 거예요? 그대로 또 계속 할 건가요?>
시루꼬가 그런 말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연결된 채였으니까.
맥이 좀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상당히 단단한 상태다.
또한 묘우미의 내부에서 마사오는 쾌감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조금 있다가 이 사람을 자유롭게 놔 줄 겁니다.>
<그러세요. 나도 실은 괴로우니까.>
잠시 후 마사오는 묘우미에게 분리를 예고했다.
<그럼 이제...>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사오는 천천히 허리를 띄웠다.
묘우미는 재빨리 옆에 있던 휴지를 주워 들고 분리되어 가는 마사오와 자신의 비경 사이로 넣었다.
마사오는 완전히 떨어져 나가자 묘우미는 왼손으로 자신의 화원에 휴지를 댄 채 오른손으로 다른 휴지를 들고 상체를 일으켰다.
재빠른 행동이었다.
시루꼬에게 마사오를 닦은 기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이불 위에 무릎을 비스듬히 앉더니 묘우미는 옆에서 마사오를 닦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전라의 시루꼬가 보고 있었다.
마사오는 천장을 향해 누워 있었다.
묘우미가 흥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성기를 부드러운 손길로 물기를 닦아냈다.
<아니, 아직도 나오네.>
묘우미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주저하지 않고 성기를 강하게 입으로 빨았다.
그리고는 얼굴을 가까이 대고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시루꼬도 거기에 얼굴을 가까이했다.
<아직도 나와?>
시루꼬가 남자의 그런 생리를 모를 리 없으므로 놀이에 참가하기 위한 구실임에 틀림없다.
<그래. 이것 봐.>
묘우미는 엄지와 검지로 뿌리에 링을 만들어 강하게 조이더니 단숨에 성기의 끝까지 쭉 훑어 올라갔다.
<정말이네. 나한테도 기회를 좀 줘.>
묘우미는 거절하지 않았다.
시루꼬의 입이 둥근 부분에 가까워졌다.
시루꼬는 그냥 희멀건 물방울만 빨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마사오의 몸을 최대한 깊이 삼킨 다음에 빨아들였다.
<조금이라 그런지 거의 맛은 없는데.>
시루꼬는 그렇게 말하면서 영구 근처를 검지로 문질렀다.
평상시 대로라면 마사오는 이미 수그러들어야 하는데 묘우미의 부드러운 손길에다 시루꼬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어정쩡한 흥분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차츰 문지르는 부분을 둥근 부분 전체로 넒혀 가면서 시루꼬가 묘우미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이 사람 항상 이래?>
<뭐가?>
<끝난 다음에도 계속 이런 상태로 있냐구?>
묘우미는 기둥을 조였다.
<잠깐 동안은 그래. 그렇지만 오늘밤은 훨씬 오래가는 것 같아. 시루꼬가 옆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만큼 했는데도, 대단해. 도시 출신은 이런 힘이 없는데.>
<그런 보통은 끝난 즉시 바로 잠잠해져 버려?>
<바로는 아니더라도 대략 그래.>
시루꼬는 애매하게 대답하고는 양해를 구하지 않고 마사오의 성기에 혀를 갖다댔다.
혀를 크게 휘돌리기 시작했다.
묘우미는 질책하지 않고, 절반 이상을 쥔 채 마사오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시루꼬 능숙하지?>
<예. 익숙하는는 게 느껴져요. 자, 이제 두 사람 ㄷ 누우십시오. 나는 물을 좀 마시고 싶군요.>
묘우미는 시루꼬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이제 그 정도로 끝내고 좀 쉬게 해 줘야지.>
시루고는 순순히 마사오에게서 얼굴을 멀리했다.
묘우미도 시루꼬는 동시에 마사오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엎드렸다.
마사오는 엎드린 채 묘우미가 따라주는 물을 마셨다.
<물맛이 좋군요.>
담배에 불을 붙여 몇 모금 진하게 빠는 사이에 묘우미의 팔이 그의 등에 감겼다.
시루꼬도 마사오의 허벅지에 손을 뻗쳤다.
마사오를 가눙데 두고 양쪽에서 두 여자가 달라붙어 있는 형태가 되었다.
묘우미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도 다음에는 시루꼬가 남자와 즐기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
마사오가 재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그건 바람직한 일이 못 돼요.>
<왜죠? 난 묘우미가 좋다고만 하면 언제라도 좋아요.>
반문한 건 시루꼬였다.
<아니, 전 반대입니다.>
<염려 말아요. 묘우미는 나와 달라서 알몸을 다른 남자에게 보이진 않아요. 더구나 몸을 허락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죠. 그저 옷을 입은 채 구경만 하고 있겠죠. 그러니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때 묘우미가 갑자기 마사오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거짓말이야. 사실은 보고 싶은 마음도 없어.>
마사오도 묘우미의 뺨에 입을 멎추었다.
<그러면 저도 안삼입니다.>
그러자 시루꼬가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군. 하지만 결국 묘우미, 넌 속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도 시루꼬는 마사오의 허벅지를 계속 더듬었다.
묘우미에게 마사오를 비난하는 것과 그의 몸을 상대로 한 유희는 별개라는 태도였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손이 허벅지 안쪽 깊숙이로 파고들자 다리를 느슨하게 해 주었다.
그 손은 수그러들기 시작한 성기를 곧장 잡았다.
마사오의 몸은 점차 뜨거워지더니 이윽고 묘우미와 결합할 때와 거의 같은 상태가 되었다.
시루꼬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욱 치밀해졌다.
<이제 자겠어요?>
부드러운 눈길로 묘우미가 물었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가 조금 못 되었다.
(시간상으로 본다면 당연히 자는 게 순서다. 묘우미로서는 시루꼬의 입장을 배려해 줄 여지가 없겠지. 또 묘우미는 시루꼬의 은밀한 음모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묘우미는 똑바로 누워 이불을 어깨까지 덮었다.
그때 시루꼬가 묘우미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아직 나에게 볼일이 있으니까 묘우미는 먼저 자지 그래.>
묘우미가 마사오의 눈을 보았다.
<그래요?>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볼일 없었요.>
시루꼬가 끼어들었다.
<그렇지 않아. 이대로는 난 잘 수 없어. 그렇다고 남자를 옆에 두고 내 손으로 나를 위로한다는 건 너무 비참해. 묘우미,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테니까 이사람 손만 잠시 빌려 줘. 나는 좀전에 이 사람에게 입으로 인사도 했는데 손 정도는 괜찮겠지?>
<그럼 그렇게 할까요?>
마사오는 묘우미에게 의향을 물었다.
<손만?>
<예.>
<그것만으로 될까?>
<충분할 겁니다.>
<포옹하고 그렇게 할 거야?>
시루꼬가 마사오를 쥔 채로 상체를 일으켰다.
<그럴 필요는 없어, 묘우미가 보고 있어도 상관없어. 나도 좀전에 묘우미의 귀여운 그곳을 봤으니 묘우미도 보는 게 어떨까?>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야. 구래야 공평하지.>
시루꼬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반듯이 누워 스스로 이불을 전부 걷었다.
양다리를 쭉 펴고 전신을 드러냈다.
손은 머리 뒤로 가져가 깍지를 켰다.
정감 있는 애무가 아니라 기계적인 자극를 받을 뿐이라는 태도를 묘우미에게 보이기 위해서였다.
마사오와 묘우미가 일어났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중심부를 보고,
<어머! 아직도 그렇게 돼 있어요. 마음을 놓을 수 없겠는데.>
하고 낮게 중얼거렸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내가 자리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시루꼬는 대담하게 다리를 활짝 벌리고 반작이는 눈을 마사오에게서 묘우미에게로 옮겨갔다.
<그냥 있기 뭐하면 너도 같이 해도 좋아. 난폭하지만 않으면 어떻게 하든 난 상관없으니까.>
마사오는 시루꼬의 다리를 더욱 벌리고 그 사이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시루꼬의 음부는 모든 것이 노출되어 빛나고 있었다.
선홍색 꽃앞은 자연히 입을 벌리고 꽃망울도 보였다.
마사오는 우선 비모를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빗질 하듯이 다섯 손가락을 모두 모아 그 끝으로 위에서 밑으로 다시 밑에서 위로 쓰다듬었다.
묘우미는 손을 마사오의 성기로 뻗쳤다.
그것은 시루꼬 쪽을 향해 맥동하고 있었다.
완전히 되살아나 기세 등등하였다.
시루꼬를 덮쳐 안으며 허리만 쭉 밀면 눈 깜짝할 사이에 결합돼 버릴 상황이었다.
그런 염려에서인지 묘우미는 마사오의 성기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시루꼬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마사오의 애무가 점점 본격적이 되면서 그녀의 허리는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선홍색의 비너스에서는 계속 투명한 샘물이 흘러나와 꽃밭을 가득 채우고 다시 엉덩이 쪽으로 넘쳐 내려갔다.
점차로 허리의 움직임이 커지더니 갑자기 몸을 활처럼 휘어 허리를 띄웠다.
<손가락을 넣어 보세요.>
그때까지와는 다른 탁한 목소리로 그렇게 호소했다.
<알겠습니다.>
마사오는 인지와 검지를 모아 화구에 대고 회전시키면서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묘우미가 마사오를 꽉 조이며 상체를 기대어 왔다.
<그만 둬, 제발.>
<계속해요.>
시루꼬가 날카롭게 소리질렀다.
마사오로서도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묘우미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는 괜찮아요.>
묘우미는 입을 꼭 다물고 뾰로통한 얼굴을 하더니 갑자기 그의 중심부를 향해 엎어졌다.
그리고 마사오를 입 안에 넣고 빨아대기 시작했다.
격렬하고 거칠었다.
이윽고 시루꼬는,
<아이... 멋져요. 으음...>
하고 엉덩이를 크게 들썩이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마사오의 손목을 움켜쥐고 움직임을 중단시켰다.
<이제 그건 됐어요. 손은 이제 싫어요. 살아 움직이는 게 있는데 불합리해요. 일 분이면 충분해요. 아니, 삼십 초라도 좋아요.>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어 또렷하게 말했다.
묘우미도 들으라는 듯이.
그러자 묘우미가 마사오에게서 입을 떼고 단호하게 말했다.
<절대 안 돼.>
<심술 맞군. 할 수 없지 뭐. 그럼 계속해요. 이런 것도 오랜만이니까.>
<이런 것>이란 다른 사람의 손가락에 의해 절정을 맞은 것을 의미하였다.
측은하다는 생각에 마사오는 오른손에 왼손을 더해 애무를 재개했다.
왼손 검지와 인지를 모아 회전하면서 비너스를 드나들었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꽃눈을 쥐고 살랑살랑 흔들었다.
일 분도 채 되지 않아 시루꼬는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중단하지 말아요. 그대로, 그대로 계속해요.>
시루꼬의 허리가 크게 꿈틀거리면서 내부에 강한 조임을 일으켜 마사오의 손가락을 압박했다.
왼손 검지와 인지의 왕복 운동이 부자유스러울 정도로 강하게 조여들었다.
<아아... 좋아요.>
그 직후, 시루꼬는 몸 전체를 경련하며 야수 같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좀전의 묘우미보다 훨씬 높고, 길게 여운을 끌었다.
마사오는 손을 떼고 준비ㅙ둔 휴지로 시루꼬의 음부를 부드럽게 닦아 주었다.
시루꼬는 바르르 몸을 떨며 눈을 감은 채 젖가슴을 양손으로 누르고 숨결을 가다듬고 있었다.
묘우미는 덩어리를 토해내고 올라와 마사오 옆에 누웠다.
마사오도 뒷정리를 끝내고 시루꼬의 몸에 이불을 덮어 주고 천장을 향해 누웠다.
그러자 묘우미가 마사오와 자신의 몸에 이쪽 이불을 덮었다.
호흡이 진정되자 시루꼬는 바짝 다가와 마사오 쪽을 향해 누웠다.
마사오는 다시 벌거벗은 여체들 사이에 끼이게 되었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배를 더듬으며 점점 손을 밑으로 옮겨가 성기를 잡았
다.
<시루꼬, 이 사람 손 능숙해?>
<최고야. 선천적으로 센스를 타고났나 봐.>
<진짜 그것으로 할 때와 어떻게 달랐어?>
<그건 묘우미도 알고 있잖아? 그보다도 너, 이 사람을 빌려주지 않는 이유가 뭐니?>
<이유는 없어. 무조건 안 돼.>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의 가슴 위로 오더니 작은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두 여자는 남자의 몸에 대해 한참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주로 묘우미가 묻고 시루꼬가 설명해 주는 식이었다.
여자들의 얘기를 듣는 중에 몸은 묘우미의 손길에 쾌감을 느끼면서도 정신
은 흐릿하고 졸리기 시작했다.
마치 성기에만 신경만 깨어있는 듯했다.
묘우미에게 말했다.
<저는 한숨 자겠습니다.>
<그럼 먼저 자. 우리는 좀 더 얘기할게. 그런데 이대로 괜찮겠어?>
<예.>
마사오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부드럽고 미묘한 묘우미의 손길을 기분 좋게 느끼면서 마사오는 금방 잠으
로 빠져들었다.
8.바뀐 짝
얼마나 잤을까.
눈을 뜬 마사오는 곧 자신이 아직, 잘 때와 마찬가지로 애무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계속 이러고 있었단 말인가?)
묘우미의 호색성 혹은 친절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맡의 취침용 전구에 불이 켜져 있었다.
마사오는 오른쪽을 향해 누워 있었고 바로 눈앞에 시루꼬의 검은 머리가있었다.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자신의 등을 보고 자고 있는 묘우미의 얼굴이 보였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자신을 애무하고 있는 건 시루꼬라는 사실을 알았다.
시루꼬는 묘우미보다 더 마사오의 몸에 가까이 밀착되어 있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는 건 깨어있다는 뜻이다.
마사오가 나직이 물었다.
<지금 몇 시죠?>
<다섯 시 다 돼 가요.>
시루꼬가 얼굴을 들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짝이는 손이 마사오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마사오의 손이 시루꼬의 알몸에 가 닿았다.
배를 거쳐서 수풀을 더듬었다.
그러자 시루꼬는 다리를 느슨하게 하고 허리를 갖다 붙였다.
마사오의 손이 따뜻한 계곡으로 내려갔다.
<묘우미는 지금 자고 있어요.>
<예.>
<당신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시루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힘껏 움켜쥐었다.
<그럼 시루꼬 씨는 자지 않았어요?>
<두 시간 정도 잤다가 아무래도 부족했는지 깨 버렸어요.>
입맞춤을 하면서 시루꼬는 몸 전체를 마사오에게 밀착시켰다.
시루꼬는 묘우미에게 닿을까 봐 손은 마사오의 등에 두르지 않았다.
부드러운 혀가 마사오의 입술을 가르고 미끄러져 들어왔다.
긴 키스를 나누고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시루꼬는 다리에 다리를 감아오며 마사오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하고 싶어요.>
<위험합니다.>
<두려우세요?>
<예.>
<우습군요. 내가 보증하죠. 눈치을 채더라도 묘우미는 당신을 떠나지 않아요. 미움받는 건 나뿐이에요. 여자가 이렇게 부탁하고 있는데 그래도 거절하면 정말 나에 대한 모욕이에요.>
<그럼 조용히 한다는 조건으로. 허리는 쓰지 않는다면.>
<좋아요.>
두 사람은 묘우미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옆으로 누운 채 서로의 다리를 감았다.
그러자 고개를 쳐들고 있던 마사오의 성기가 시루꼬의 따뜻한 꽃밭에 닿았다.
시루꼬는 그 끝을 비너스에 맞추었다.
마사오는 따듯하게 젖어 있는 여체를 느낄 수 있었다.
시루꼬는 자신의 꽃잎을 펼쳤다.
그때 시루꼬의 상체가 마사오에게 조금 떨어지면서 얼굴도 서로 멀어졌다.
시루꼬의 얼굴 전체가 마사오의 눈에 들어왔다.
입을 반쯤 벌리고, 음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천천히 마사오는 시루꼬의 뜨거운 몸 속으로 밀고 들어갔다.
깊이 잠길수록 쾌감은 더해 가고 감각도 풍부해졌다.
시루꼬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끝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팔을 잡았고 마사오는 왼손으로 시루꼬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시루꼬의 내부에 강한 수축이 일어났다.
의식적인 조임인 듯했다.
마사오도 허리를 한 번 크게 움직이는 동시에 시루꼬의 속살에 휘감겨 있는 덩어리에 힘을 주어 신호를 보냈다.
<당신처럼 분명한 신호는 처음이에요.>
<나는 움직이기 어려운 곳을 움직이는 게 특기거든요. 귀도 움직여요.>
<멋져요. 묘우미는 항상 이런 느낌을 맛볼 수 있어서 부럽군요.>
마사오가 뒤에 있는 묘우미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시루꼬의 조임은 다채롭게 변해 갔다.
자신의 내부 기능을 다 발휘하는 덴 경험만으론 그 한계가 있다.
많은 연구와 훈련이 필요한데 바로 시루꼬가 그렇게 한 것 같았다.
그러는 중, 갑자기 시루꼬의 허리가 서서히 크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안 돼요.>
처음부터 조용히 움직이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아...>
시루꼬는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당황한 마사오는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시루꼬는 허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울상이 되었다.
<부탁해요. 허락해 줘요. 아아...>
마사오는 양손으로 시루꼬의 허리를 잡아 고정시켰다.
시루꼬는 상체를 뒤로 젖혔다.
시루꼬의 내부 전체가 좁혀지며 마사오를 강하게 조여왔다.
<부탁해요. 아아...>
묘우미를 깨울지도 모를 정도의 소리였다.
마사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허리를 끌어당기고 말았다.
마사오의 몸이 시루꼬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아, 싫어.>
시루꼬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고 손으로 마사오의 성기를 잡아 자신에게 다시 집어넣으려고 했다.
허리가 흔들리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마사오는 얽힌 다리를 풀기 시작했다.
<부탁해요, 아, 괴로워.>
묘우미의 존재는 이미 시루꼬의 의식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시루꼬는 완전히 발정하는 암캐 같구나.)
그때 뒤에서 묘우미의 인기척이 났다.
좀전부터 계속 내질렀던 시루꼬의 큰 목소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노릇이었다.
재빨리 마사오는 겨우 다리를 풀었다.
시루꼬의 손도 마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마사오는 반듯이 누워 자신의 손으로 덩어리에 흠뻑 젖어 있는 시루꼬의 꿀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묘우미는 그의 가슴에 손을 얹고 안겨들었다.
<무슨 소리야?>
잠에 취한 목소리였다.
<시루꼬 씨가 잠꼬대를 하는군요.>
마사오는 몸을 묘우미에게 돌려 그 어깨를 안았다.
<이제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다리를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넣으며 허리를 밀착시켰다.
<자, 더 자요.>
<응. 난 당신이 좋아.>
<나도요.>
묘우미는 그의 왼팔을 베개 삼아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묘우미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잠시 기다렸다가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의 허리로 다가왔다.
허리를 더듬으며 밑으로 내려갔다.
마사오는 그 손을 거부하지 않고 허리를 뒤로 물려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시루꼬는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여 마사오를 간지럽혔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잠든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에서 자신의 다리를 빼냈다.
그만큼 시루꼬는 더 깊이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의 율동도 더욱 농후하고 치밀해졌다.
마사오의 손은 시루꼬의 허벅지로 가서 부드러운 살결을 타고 수풀 위로 안착했다.
그리고는 묘우미를 향해 있는 몸을 반듯이 눕히고 손을 음모를 지나 계곡의 원류에 이르러했다.
잠시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왼팔은 아직도 묘우미의 머리를 받치고 있는 상태였다.
<난 참을 수 없어요. 일 분이라도 괜찮으니 제발 이리 와 주세요.>
시루꼬는 상체를 일으키더니 마사오의 위로 올라타려고 했다.
마사오는 움직임을 제압하고 귀에 입을 갖다댔다.
<잠깐 기다려요.>
손을 꽃잎 안으로 밀어넣었다.
금방 손가락 전체가 꿀물로 뒤범벅이 되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조용히 할게요.>
이럴 바에야 빨리 한 번 시루꼬를 만족시켜 주고 잠을 자는 게 상책이라고 마사오는 판단했다.
<알았어요.>
마사오는 우선 묘우미의 머리 밑에서 팔을 빼내야만 했다.
묘우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묘우미는 평화스런 표정으로 자고 있었다.
왼팔이 겨우 자유로워졌다.
이번엔 몸 전체를 묘우미에게서 멀리 옮겨야 할 차례다.
그때였다.
<어머!>
묘우미의 입에서 소리가 튀어나오더니, 눈이 인형 눈처럼 또렷하게 떠졌다.
<나, 또 잠들었었지?>
<예. 한 십 분 정도요.>
그런데 마사오가 미처 시루꼬에게 알릴 새도 없이 묘우미의 손이 중심을 향해 접근해 갔다.
함께 잠을 잘 땐 언제나 그렇게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묘우미로서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거기에는 시루꼬의 손이 있다.
더구나 좀전과는 달리 시루꼬는 손을 떼려고 생각도 않고 있었다.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식인 모양이었다.
마침내 묘우미의 손이 시루꼬의 손에 닿았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좀전부터 시루꼬 씨가 잡고 있었어요.>
묘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삭빠르군.>
묘우미는 시루꼬의 손을 꼭 덮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고개를 들어 시루꼬를 보았다.
<이걸 갖고 싶어?>
조롱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래. 갖고 싶어.>
<쭉 안 자고 있었던 거야?>
<아니, 자긴 잤어. 좀전에 일어난 거야. 묘우미가 자고 있으면 마사오 씨의 이것은 그냥 있잖아? 어차피 비어 있는 거라면 만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럴 것 같아서 마음 놓고 잠을 못 잤어. 이젠 자지 않겠어.>
<그러지 말고 자.>
<싫어.>
마사오는 왼손을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로 가져갔다.
그 손을 맞아 묘우미는 다리를 벌렸다.
마사오 손은 듬성듬성한 수풀을 지나 계곡으로 파고들었다.
따뜻한 물기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금방 젖은 거다.)
두 손가락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묘우미는 낮게 신음을 냈다.
잠시 사이를 두고 이번엔 마사오는 오른손을 시루꼬의 몸으로 가져갔다.
시루꼬의 위치가 너무 아래여서 손이 목적지에 미치지 않았다.
배꼽 주위를 어루만지자 시루꼬의 몸이 위로 올라왔다.
시루꼬의 비경은 욕망의 강 그 자체였다.
마사오의 손은 그 강으로 빠져들었다.
양손으로 동시에 두 여자를 계속 애무했다.
묘우미도 점점 젖어 들고 있었다.
두 개의 화원은 각각의 개성이 있지만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묘우미의 신음에 시루꼬는 외침으로 대항했다.
묘우미도 시루꼬도 마사오가 양쪽을 함께 애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언제까지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다.
빨리 욕정을 풀만큼 풀고 자고 싶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의논할 게 있어요.>
시루꼬에게도 들리는 목소리였다.
<뭔데?>
<잠깐만 시루꼬 씨를 안아 보고 싶어요. 잠깐이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나보다 시루꼬가 좋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눈을 조금이라도 더 붙이려면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는 마음도 개운치 않구요.>
<내가 끝까지 싫다면?>
<할 수 없죠. 나에게는 당신의 훨씬 소중하니까. 그 뜻을 거역할 수는 없어요.>
<시루꼬가 그렇게 많이 젖어 있어?>
<예.>
<그럼 좋아. 하지만 시루꼬에게서 폭발하면 안 돼. 당신의 에센스를 그녀에게 주는 건 싫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정말 장담할 수 있어?>
<예. 정말로.>
<소리도 지르지 마. 그런 소리를 들으면 분명히 난 질투가 나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거야.>
<알았어요. 약속해요.>
<시루꼬가 도달하면 곧 내게로 와. 나도 좀전부터 참고 있는 중이니까.>
<알았어요.>
마사오는 방향을 바꿔 시루꼬를 보았다.
좀전부터 시루꼬는 아무 말 없이 마사오와 묘우미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자신이 옆에서 거들면 묘우미의 기분을 자극한다고 생각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시루꼬는 마사오와 눈이 마주치자 반듯이 누웠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이불로 들어가 그대로 시루꼬를 올라탔다.
시루꼬는 양다리로 마사오를 감았다.
천천히 마사오는 허리를 밀어 뜨거운 용암 속으로 잠겼다.
<아... 으음...>
시루꼬는 양손으로 마사오의 등을 안으며 몇 번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충분히 들어간 다음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를 조이며 묘우미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미안해. 화내지 말아 줘.>
이미 마사오를 맞이했다는 안도감이 그렇게 말할 여유를 주었다.
묘우미가 다가왔다.
의외의 말을 했다.
<생각해 보니까, 나는 이 다음에 시루꼬의 남편을 두 번 빌릴 권리가 생긴 것 같아.>
<좋아, 알았어. 언제라도 빌려주지.>
묘우미의 손이 마사오의 어깨로 올라오면서 얼굴도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쪽을 봐.>
마사오는 시키는 대로 얼굴을 돌렸다.
시루꼬는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마사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눈을 들여다 보며 물었다.
<기분 좋아?>
<예.>
<나보다 훨씬 좋아?>
<아니오. 그렇지는 않아요.>
시루꼬 안에서 마사오는 정지한 채였다.
시루꼬의 하리는 마사오에게 눌려서 작게 움직였다.
<나도 보고 싶어. 이불 걷어도 괜찮지?>
도전적인 눈빛이었다.
마사오를 대신해 시루꼬가 대답했다.
<좋아. 하지만 후회하지는 말아.>
<후회 같은 건 안 해.>
묘우미는 마사오와 시루꼬를 덮고 있던 이불을 거침없이 걷었다.
그 옆에 앉아서 전라로 엉켜 있는 두 사람를 응시했다.
그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시루꼬가 허리를 밀고 올라왔다.
마사오도 그에 협력했다.
묘우미는 시루꼬가 했던 것 처럼 마사오의 뒤로 돌아갔다.
시루꼬의 움직임이 커지기 시작했다.
<움직여요.>
시루꼬가 그렇게 외친 건 마사오의 움직임이 묘우미를 의식해 너무 미온적이기 때문이었다.
시루꼬의 다리가 마사오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얽어맸다.
그러자 보다 적나라하게 결합부가 묘우미에게 드러났다.
시루꼬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신음이 터져나왔다.
마사오는 아무 말 없이 시루꼬의 격렬한 움직임에 리듬을 맞춰갔다.
그때 갑자기 묘우미의 손이 뒤로 들어와 마사오의 기둥을 움켜쥐었다.
잠시 물러났다가 탄력을 넣어 전진하려던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에 의해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싫어.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이런 걸 한다느 건 정말 싫어.>
시루꼬가 허리를 띄워 마사오에게 달라붙었다.
<싫어, 안 돼. 놔.>
시루꼬는 고개를 들고 계속 옆으로 흔들었다.
그녀의 몸 안에 들어 있는 부분을 시루꼬의 깊숙한 곳에서 강한 흡인력으로 빨아들이려 했다.
시루꼬가 급상승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시루꼬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아래로 뻗어 묘우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묘우미는 말과 동시에 마사오를 놓고 떨어졌다.
마사오는 허리를 전진시켰고, 시루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층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절정이었다.
그 사이에 묘우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반듯이 누워 다리를 약간 벌렸다.
곧바로 마사오가 옮겨와도 좋다는 태도였다.
시루꼬는 마지막으로 야수 같은 소리를 지르고는 마사오에게 달라붙은 채 축 늘어졌다.
마사오는 이제 겨우 의무를 다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시루꼬 내부의 울림이 점차로 멀저지면서 사라져 갔다.
<그럼 이제...>
나지막이 속삭이고 마사오는 시루꼬로부터 떨어지려고 했다.
<싫어요!>
날카롭게 외치며 시루꼬는 양팔로 마사오의 등을 꼭 껴안았다.
동시에 강한 조임이 느껴졌다.
마사오는 순간 당황했다.
절정 후에 재충전의 시간 동안은 여성의 음부가 그런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게 마사오가 아는 상식이었다.
(그럼 그 절정감의 표현은 가짜였단 말인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런 경련은 흉내낸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시루꼬가 강한 거부가 마사오를 망설이게 했다.
그래서 -잠깐만 더 기다려요-라는 눈빛으로 묘우미를 보았다.
<자, 이제 끝내야죠.>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고 우선 결합 부부을 풀었다.
그리고 허리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시루꼬에게 안겨 있어도 이미 중요한 부분은 떨어졌다는 걸 묘우미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 분출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고 싶기도 했다.
<싫어요. 한 번만 더.>
이미 본성을 드러낸 시루꼬는 마사오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두 손 중 하나를 풀고 자신과 마사오의 배 사이로 넣어, 지금 막 빠져 나온 마사오의 성기를 붙잡아 다시 자신에게 맞추려고 허리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마사오는 시루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자랑스럽게 묘우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마사오는 허리를 틀고 시루꼬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상체를 일으키자 한 팔을 마사오의 목에 감은 채 시루꼬도 딸려 올라왔다.
<조그만 더.>
마사오는 고개를 흔들고 그 등을 쓰다듬었다.
<그럼 다음에. 꼭이에요.>
시루꼬는 격렬하게 입을 맞췄다.
마사오는 잠시 입술을 대었다가 고개를 틀어 키스를 중단하고 시루꼬를 진정시켰다.
그의 완강한 태도에 포기한 일단 시루꼬는 양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꼭이에요.>
마사오는 대답하지 않고 묘우미의 자리로 옮겨갔다.
그대로 마사오는 묘우미를 안으려고 했는데 묘우미가 고개를 저었다.
<기다려. 우선 이쪽으로 반듯이 누워.>
마사오의 몸은 기세 등등하게 천정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묘우미는 일어나 부엌으로 가 수건에 물을 적셔왔다.
정성스럽게 마사오를 닦기 시작했다.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다리를 쭉 뻗고 반듯이 누워 있는 시루꼬가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나? 만약 내가 무슨 병을 갖고 있다면 이미 전염됐을 텐데.>
묘우미는 시루꼬의 말에 상관하지 않고 기둥 주위까지 깨끗이 닦아냈다.
<약속 대로 무사히 돌아와 주었군요.>
그것을 향해 사랑스럽게 속삭이고 손으로 감싸더니 천천히 아래 위로 움직였다.
마사오가 시루꼬에게 사정하지 않은 건 묘우미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고 시루꼬는 반대로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묘우미는 시루꼬의 그런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의리 있는 남자니까.>
시루꼬는 화가 풀ㄹ지 않은 듯 그렇게 투덜댔다.
묘우미는 역시 그 말을 무시하고 마사오에 볼을 비비고 입술로 옆 부분을
애무하였다.
부드러운 감촉이 마사오에게 근사한 쾌감을 주었다.
시루꼬의 강한 조임을 받고 난 직후라 그 미묘한 감촉이 더욱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윽고 묘우미의 혀가 둥근 부분의 예민한 감각점을 따라 움직였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시루꼬가 또 간섭을 했다.
<그런 것은 그만두고 바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그래. 난 이제 졸리니까.>
묘우미가 말했다.
<그럼 자면 되잖아?>
<옆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으면 난 잘 수가 없어. 나도 한 번 더 하고 싶거든.>
<이젠 안 돼.>
묘우미는 마사오를 깊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안에서 혀를 부드럽게 돌렸다.
<으음... 좋아요.>
마사오는 자신에게 전해오는 감각을 전했다.
묘우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입술이 젖어서 빨갰다.
이윽고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쥔 채 나란히 누웠다.
마사오는 상체를 일으켜 묘우미를 위에서 덮었고, 묘우미는 마사오를 자신한테로 이끌었다.
그대로 마사오는 허리를 가라앉혔다.
묘우미의 손이 빠져나가고 양쪽 다리가 감겨왔다.
따뜻한 동굴 속으로 마사오가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자 묘우미는 환영의 신음을 연발하며 엉겨붙었다.
서로의 리듬에 맞춰 움직임이 시작됐다.
묘우미는 시루꼬의 존재를 잊은 듯 평상시와 같은 리듬을 탔다.
시루꼬도 이제 잠자코 있었다.
마사오의 등에 있던 묘우미의 손이 그의 목으로 옮겨가더니 힘이 들어갔다.
호흡이 변화했다.
묘우미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이나 절정을 맛본 뒤라 한꺼번에 달리지는 않았다.
정체 상태를 꽤 오래 지속했다.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상태였다.
그것이 묘우미의 내부에 복잡한 조임들로 나타났기 때문에 마사오로서는 쾌감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마사오는 고삐를 풀어 묘우미의 상승에 합세하기로 하고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함께 절정을 맞았다.
묘우미의 여진은 시루꼬와는 달리 마지막 진동이 갑자기 높은 기세로 변했다.
그때 시루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마사오 씨도 끝난 거예요?>
<예.>
<시시해. 그래도 한 번은 더 가능하겠죠?>
<피곤해요. 더 이상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요.>
묘우미의 여진이 막 완전히 사그러졌다.
<나도 이제 됐어.>
묘우미의 피곤한 목소리였다.
9. 숨은 꽃
눈을 뜨자,하얀 커튼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고 있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팔을 베고 자고 있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 시루꼬를 보았다.
시루꼬는 등을 보이며 자고 있었다.
이불 밖으로 드러난 등이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시계를 봤다.
열 시가 조금 못 됐다.
술기운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다지 많이 마시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그 뒤에 두 여자를 옮겨다니며 땀을 많이 빼기 때문일 것이다.
약간 노곤하면서도 가분한 기분이었다.
몸의 욕구도 느껴지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두 번씩이나 절정을 맛본 데다가 밤새도록 거의 쉴 틈 없이 계속해서 흥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당연한 현상이었다.
묘우미는 부드러워진 마사오의 몸을 잡은 채 양다리를 얌전하게 오므리고 자고 있었다.
마사오는 잠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해서 묘우미의 머리 밑에서 팔에서 빼냈다.
그리고 일어나 시루꼬가 준비해 둔 가운을 걸쳤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때 묘우미가 눈을 떴다.
약간 충혈된 눈으로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어디 가려구?>
불안한 목소리였다.
<화장실예요.>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갔다 와.>
애교스런 목소리였다.
마사오가 다시 방에 돌아와 보니 묘우미는 옷을 입고 서 있었다.
<당신은 어디 가려구요?>
<나도 화장실에.>
마사오는 가운을 벗었다.
묘우미가 교태를 부리면 다가왔다.
마사오는 그녀의 어깨를 안고 입술을 포갰다.
긴 키스를 나누면서 묘우미는 마사오의 성기를 잡았다.
손가락을 이리 저리 움직였다.
<자, 이제 갔다 오세요.>
마사오가 입술을 떼고 속삭였다.
<응.>
묘우미는 포옹을 풀고 밖으로 나갔다.
마사오는 천장을 보며 누웠다.
그때 시루꼬의 이불이 들썩거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시루꼬가 비교적 또렷한 눈빛으로 마사오를 보고 있었다.
<언제 깼어요?>
<당신이 밖에 나갔다 돌아 왔을 때.>
시루꼬는 이불에서 몸을 일으켜 얼굴을 마사오 쪽으로 가까이했다.
<마사오 시, 어젯밤 얘기 기억하고 있어요?>
<무슨?>
<묘우미한테 반했다는 사람.>
<아, 기요마즈라는 사람.>
<그래요. 질투하지 않아요? 걱정도 안 돼요?>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
<뺏기게 될지도 몰라요. 괜히 겁을 주려는 게 아니고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런다고 해도 하는 수 없죠. 어차피 언젠가는 내게서 멀어질 사람이니까.>
<나한테 잘 보여 보세요. 그러면 ㄱ 남자 마음을 나한테로 돌리게 할 수도 있으니까.>
<자신 있습니까?>
<물론이죠.>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시루꼬는 더 다가왔다.
허리까지 맨살이 드러났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더듬었다.
<이제 곧 올 겁니다.>
<아직 괜찮아요.>
<불안해요.>
<겁쟁이!>
시루꼬는 자기 이불을 걷어차서 몸 전체를 드러냈다.
그리고 마사오를 바라보며 자신의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이거 빨고 싶지 않아요?>
<아직 술이 덜 깬 겁니까?>
<천만에요. 난 어젯밤에도 취하지 않았어요.>
그때 문이 열리고 묘우미가 들어왔다.
<또 유혹하는 거야? 이제 그만 좀 해.>
시루꼬는 묘우미를 보고도 그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유혹한 게 아니라 기요마즈 씨를 조심하라고 충고했어.>
<그래? 화장실에서 나 옆집 야마시타 씨를 봤어.>
묘우미는 옷을 벗었다.
팬티만 입은 채 마사오와 시루꼬 사이로 헤집고 들어와 배를 깔고 엎드렸다.
시루꼬의 노출된 나신을 보고도 원래 시루꼬가 분방한 성격이니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미 시루꼬와 마사오의 결합을 허락했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불쾌한 내색을 하기도 이상하다.
<뭐라고 하던?>
<후후, 어젯밤 내내 궁금했었나 봐. 이 방에서 네 사람이 묵은 줄 알던데.>
<거기까지 소리가 들렸을 테니까 잠을 못 잤겠지. 그런데 남자는 한 사람 뿐이었다고 말해 줬어?>
<거짓말은 할 수 없잖아. 그랬더니 깜짝 놀라던걸. 순진한 사람이니까 거기까진 생각도 못 했겠지.>
학생들 사이에 같은 방에서 두 쌍의 남녀가 묵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각자 짝끼리 하는 거니까 별로 꺼려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짝을 서로 바꿨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당연히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놓고 즐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마사오는 순진해 보이던 야마시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시루꼬에게 마사오를 빌려 달라는 뜻밖의 부탁을 한 적이 있었던 만큼 대담한 면도 있긴 하지만 꾀꼬리의 계곡 건너기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 사람 당신을 기억하고 있더군. 간단히 사정을 설명하니까 나의 관용에 감탄하더라.>
그러자 시루꼬가 소리내며 웃었다.
<다음엔 자기도 참가하고 싶다는 말은 안 해?>
<아니,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사람이란 모르는 거야. 그렇죠. 마사오 씨?>
야마시타에 대해서 묘우미가 모르는 마사오와 시루꼬만의 비밀이 있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루꼬가 일어서더니 옆집에서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오겠다며서 맨살에 파자마를 입고 화장실로 갔다.
묘우미는 마사오를 향해 돌아누우며 팔을 둘렀다.
마사오도 묘우미를 안았다.
묘우미는 손을 마사오의 앞으로 돌렸고 곧장 성기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마사오도 묘우미의 꽃밭으로 손을 뻗었다.
둘은 서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길보다도 그녀의 비경의 감촉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묘우미의 허리도 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꽃잎을 열고 손가락으로 꽃망울을 만졌다.
묘우미가 신음을 질렀다.
<거기는 안 돼.>
<왜요?>
<그러면 하고 싶어진단 말야.>
그리고는 마사오를 꼭 조여 왔다.
마사오의 성기는 이제 완전히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묘우미의 손바닥에 힘찬 맥박을 전했다.
<그런 또 해요.>
<안 돼.>
<왜요?>
<내가 하면 시루꼬도 할 거 아니야.>
<싫어요?>
<싫어. 실은 오늘 새벽에 나 무척 괴로웠어.>
<그럼 그만 일어나서 나갈까요?>
<그것도 싫어.>
묘우미가 이렇게 떼를 쓰는 것을 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물으면서 마사오는 꽃눈의 애무를 재개했다.
묘우미는 할딱거렸다.
둘이 한참 열중해 있을 때 시루꼬가 돌아왔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환해졌다.
<또?>
그리고 재빨리 문을 걸고 파자마를 훌렁 벗더니 마사오의 등 뒤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당연하다는 듯이 익숙한 행동이었다.
젖가슴을 마사오의 등에 밀착시키고 귓볼을 핥기 시작했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어깨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시루꼬 이제 안 돼.>
단호한 투가 아니라 호소하는 투였다.
<안 돼?>
<그래.>
<이제 익숙해졌을 텐데?>
<이런 일에는 익숙해질 수가 없어.>
<그럼 나는 눈앞에서 사라져 줄까?>
<조용히 있어 주기만 하면 돼.>
<좋아. 그럼 나는 아침 식사 준비나 할게. 둘이서 천천히 즐기도록 해.>
시루꼬는 시원스럽게 말하고 몸을 일으켰다.
금방 벗었던 파자마를 다시 걸치고 부엌으로 갔다.
두 사람은 다시 애무를 재개했다.
이윽고 묘우미가 결합을 재촉했다.
마사오가 그녀의 위로 몸을 실었다.
둘이 리듬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데 시루꼬가 다가와 앉았다.
<정말 묘우미 너도 어지간하다. 어느 새 이렇게까지 변했니?>
그리고는 마사오에게 물었다.
<식사는 죽이 좋겠죠?>
<저는 아무 거나 좋습니다.>
마사오는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죽으로 하겠어요. 아무래도 술 마신 뒤라 위에 부담이 적은 게 좋을 테니까.>
곧 일어나 부엌으로 다시 갔다.
묘우미는 시루꼬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계속 물결치고 있었다.
마사오와 묘우미의 경우는 시루꼬가 친구니까 별로 이상할 건 없다.
더 뻔뻔스러운 얘기를 언젠가 술자리에서 마사오는 학과 선배인 와카미야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와카미야는 애인인 린꼬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완전히 취한 상태로 밤늦게 그녀의 아파트로 쳐들어 갔다.
린꼬는 결사적으로 만류했지만 오늘 반드시 결혼 허락을 받아내고 말겠다고 와카미야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펴 주는 대로 새 이불에서 그대로 혼자 잠들었는데 그 아파트에는 린꼬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물론 밤에는 린꼬가 어머니와 함께 잤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와카미야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옆 이불에서 애인이 혼자 자고 있었고, 어머니는 방 옆에 달린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면을 충분히 취했던 터라 몸은 가뿐하고 그곳은 터질 듯이 부풀어 있었다.
남자는 그만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애인의 젖가슴을 만졌다.
잠시 뒤에 린꼬가 눈을 떴다.
<이리 와.>
남자는 여자의 팔을 잡아끌며 속삭였다.
린꼬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커튼 너머 부엌에 어머니가 있다는 걸 알았다.
<안 돼요.>
<괜찮아. 잠깐만 이리 와 봐.>
두 사람은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고, 어젯밤에 와카미야가 술기운에 둘을 결혼시켜 달라고 어머니에게 절을 하며 졸랐었다.
어머니가 와카야마를 재워 준 것도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어머니 앞에서 결합해도 괜찮을 거라고 와카미야는 생각했다.
주저하는 여자를 반강제로 자기 이불로 끌어들이고 키스를 하며 몸을 더듬었다.
처음에는 다리를 꼭 붙이고 저항하던 린꼬도 점차로 자세가 느슨해져 갔다.
그녀도 욕망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넘쳐나는 꽃밭이 그 사실을 분명히 믈해 주고 있었다.
남자의 손가락이 그곳을 어루만지자 린꼬도 남자의 몸에 손을 뻗었다.
<이렇게 단단해져 있군요. 하지만 지금은 안 돼요.>
어머니 때문이었다.
<이젠 못 참겠어.>
와카미야는 막무가내였다.
<어머니는 이제 우리들 사이를 다 알고 계시잖아. 어머니 앞에서 한다는 것은 우리들 사이가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절대 헤어지지 않겠다는 서약도 되는 거야.>
끈떡지게 설득하면서 농밀하게 애무해 나갔다.
드디어 여자의 욕정이 이성을 억눌러 버렸다.
어머니가 보더라고 뭐 어떠냐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아무 의식도 없었다.
그저 남자의 손길에 몸을 내맡긴 채 욕망의 바다로 빠져가고 있었다.
린꼬의 다리가 벌어지고 기세 등등한 남자의 몸이 그 비너스로 빨려들어갔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신음도 참고 움직임도 작게 조용히 했지만 점점 그 움직임이 커져 갔다.
흥분이 고조되어 감각을 쫓는 데 열중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린꼬는 마침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부엌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무슨 일인가 싶어 커튼을 열고 방으로 들어 왔다.
그리고 두 사람이 엉켜 있는 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순간, 와카미야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린꼬는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깊이 파묻었다.
린꼬의 내부는 한층 강하게 와카미야의 몸을 꽉 조여왔다.
남자와 어머니의 눈이 마주쳤다.
<죄송합니다.>
어머니는 보통이 아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말아요. 이해하니까. 자네들은 젊은 사람들이야.>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다시 부엌으로 갔다.
와카미야가 린꼬에게 속삭였다.
<거 봐. 어머니께서 이해해 주시잖아.>
그리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이제 허락한 일이다.
린꼬의 움직임도 거침이 없었다.
감각의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정상에 다다를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 한 걸음을 내닫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어머니의 존재가 걸림돌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이야?>
와카미야가 몇 번씩이나 물었다.
자신은 이미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그래도 린꼬는 헐떡이며서 호소해 왔다.
<조금만 더요. 거기까지 다 왔는데. 아아...>
와카미야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커튼 뒤의 부엌에서 어머니가 듣고 있었다.
여기서 자신이 애인을 기쁘게 해 주지 못한다면 어머니가 자신을 경멸할지도 모른다.
와카미야가 린꼬에게 속삭였다.
<신경을 다른 데 쓰면 안 돼. 여관방이라 생각하고, 옆에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린꼬는 고개를 흔들었다.
<잘 안 돼요.>
<아냐, 그렇게 생각해야 돼.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마.>
<알았어요.>
두 사람은 계속 움직였다.
린꼬는 때때로 소리를 지르곤 했다.
절정으로 치달을 기회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쉽지 않았다.
도원경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셈이었다.
결국, 린꼬가 말했다.
<난 역시 무리예요. 그냥 당신이나 하세요.>
<아냐, 할 수 있어. 네가 잘 되지 않는 이상 나도 절대 할 수 없어.>
와카미야는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남자는 자신과 싸우면서 여자를 공략했다.
잘못하면 자기 혼자만 폭발해 버릴 염려가 있었다.
여자도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돌라구는 여전히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때 어머니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와 두 사람의 머리맡에 앉았다.
(방해가 되는 척하고 멈추면 일단 내 체면은 깎이지 않는다.)
그렇게 안심하면서 와카미야는 정지했다.
어머니가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며 말했다.
<항상 이렇게 오래 하나?>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오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자에겐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와카미야는 응석부리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이 사람, 오늘 아침엔 웬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습니다. 평소 같으면 벌써 두세 번은 기쁘게 해 주었을 텐데요.>
상황을 그대로 보고하면서 자기 변호도 했다.
어머니는 부드럽게 수긍했다.
<여자는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좀 더 힘을 내 봐요.>
어머니는 일단 딸이 절정에 달하지 못한 이유가 자신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척하고 남자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와카미야는 다시 허리를 물결치기 시작했다.
머리맡에 어머니가 앉아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신경이 쓰여
이윽고 마사오는 시루꼬의 손을 참가시키기 위해, 천천히 허리를 끌어당겨 둥근 부분만 묘우미의 몸 속에 남겨둔 채 기둥을 빼냈다.
잠시 그 상태로 멈추어 있자,
<싫어, 안 돼.>
하고 묘우미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순간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를 쥐더니 안으로 밀어넣는 시늉을 했다.
마사오도 다시 허리를 전진했다.
그러자 묘우미는 마사오에게 바싹 달라붙으며 신음했다.
묘우미의 헐떡임이 점점 거칠어더니 얼마 되지 않아,
<나 지금 곧이에요.>
하고 예고했다.
시루꼬가 존재도 이제는 묘우미의 감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저면 시루꼬로 인해 마사오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더욱 흥분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묘우미는 마사오가 자기 남자라는 사실을 시루꼬에게 분명히 해두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었다.
<벌써요?>
<그래. 함께 해.>
지금까지의 두 사람이 결합해서 끝나는 시간을 감안해 보면, 묘우미의 요청은 많이 성급한 데가 있었다.
마사오가 묘우미 속으로 들어간지 아직 이 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빨리 사정하게 해서, 시루꼬에 대한 접근을 막으려고 한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걱정 말아요. 아무데도 가지않고 이대로 계속 있을 테니까.>
<정말?>
<정말이에요.>
여기 묘우미는 그점을 염려하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입술을 찾았다.
서로의 혀를 휘감으면서 묘우미는 목 깊숙이에서 나오는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그 소리를 시루꼬가 들을 수 있도록 입술을 뗐다.
예상대로 묘우미는 무거운 신음을 토해내더니 허리의 움직임이 격렬해지고 강한 조임이 안쪽에서 생겨났다.
(지금이야.)
마사오는 크게 움직이자 묘우미는 더욱 소리를 높였다.
<안 돼. 안 돼.>
묘우미의 허리가 활 모양으로 크게 꺾여졌다.
마사오는 양팔로 그녀의 어깨를 힘껏 안았다.
절정의 여운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마사오는 입맞춤을 했다.
<잠시 뒤에 또 할 겁니다.>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루꼬는 아무 말 없이 뒤에서 손을 집어넣어 마사오의 허벅지 안쪽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미묘한 손놀림이었다.
(꾀꼬리의 계곡 건너기란, 첫 번째 여자가 한 번 절정을 넘기면 다른 여자에게로 옮겨가는 놀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묘우미는 내가 절정에 달해 잠들기를 바라고 있다.)
묘우미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멈추어 있는 동안 시루꼬는 참을성 있게 계속 애무했다.
마사오에게 자신의 희망을 전하려는 신호였다.
몇 분이 지나자 묘우미의 내부가 마사오에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분명히 의식적인 조임이었다.
이어서 묘우미는 허리를 조용히 움직였다.
마사오도 그에 응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차로 그 폭을 넓혀 갔다.
그에 따라 묘우미의 움직임도 변화했다.
두 사람의 관능의 율동은 번 궤도에 올랐다.
<멋진데!>
뒤에서 시루꼬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낮은 곳에서 들려 왔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주머니를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며 주무르기 시작했다.
연결부를 보다 적나라하게 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루꼬 손가락이 다채롭게 움직였다.
그로 인해 마사오의 상승 곡선이 급해진다는 것쯤은 시루꼬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시루꼬는 최소한 내가 한 번은 폭발해야 묘우미에게서 떨어질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빨리 끝내려고 한다.)
하지만 묘우미가 두 번째 절정을 맞기 전까지는 혼자 그럴 수가 없었다.
이윽고 마사오에게 급상승의 예감이 밀려 왔다.
그래서 움직임을 작게 하며 자신의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왜 그래요? 나오려고 해요?>
시루꼬였다.
조롱하는 말투가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듯했다.
<예.>
<계속해 난 곧 절정이야.>
묘우미가 그렇게 재촉했지만 마사오로서는 고삐를 늦추어야 한다.
(이 상황에선 담배가 필요한데.)
흥분을 진정시키기 위한 수단이지만 묘우미가 좋아하지 않을 방법이었다.
그 순간,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시루꼬는 엎드려서 베개맡에 있는 담배를 한 개비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한 모금 빨더니 그것을 마사오에게 내밀었다.
<한 대 피우면 괜찮아질 거예요.>
(역시 시루꼬는 보통 여자가 아니다. 묘우미에게 불만족스런 상태로 끝나는 것을 진심으로 원치 않고 있다.)
호의를 받아들여 마사오는 담배를 몇 모금 빨았다.
<이제 좀 괜찮죠?>
<예.>
시루꼬는 담배를 재덜이에 눌러서 껐다.
나머지는 나중에 다시 피울 수 있도록 누른 부분을 손으로 잘라냈다.
마사오는 움직임을 재개했다.
묘우미의 반응에 조금씩 변화가 일었다.
점점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시루꼬는 엎드린 채 왼쪽 뺨를 시트에 대고 연결부를 뒤에서 들여다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묘우미의 절정이 가까워진 것을 알고 방해하지 않으려는 자세였다.
그때 묘우미의 내부에 강한 진동이 생겼다.
헐떡이며 묘우미가 울먹였다.
<지금이야. 지금.>
묘우미가 거친 호흡을 내뱉는 가운데 마사오는 격렬한 물결을 일으켰다.
묘우미는 마사오를 안고 허리를 뒤틀었다.
묘우미가 최고조에 달한 것을 확인한 직후 아찔한 순간이 마사오를 엄습해 왔다.
그대로 몸을 내맡겼다.
<놀라운데요.>
시루꼬가 몸을 일으켜 마사오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감탄을 표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육체적 접합성이 깊은 관계였군요.>
생소한 표현이지만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남은 진동을 음미하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좋은 걸 배웠어요.>
그렇게 덧붙이고 시루꼬의 좀전의 남은 담배에 불을 붙여 마사오의 입에 물려 주었다.
<어떻게 할 거예요? 그대로 또 계속 할 건가요?>
시루꼬가 그런 말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연결된 채였으니까.
맥이 좀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상당히 단단한 상태다.
또한 묘우미의 내부에서 마사오는 쾌감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조금 있다가 이 사람을 자유롭게 놔 줄 겁니다.>
<그러세요. 나도 실은 괴로우니까.>
잠시 후 마사오는 묘우미에게 분리를 예고했다.
<그럼 이제...>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사오는 천천히 허리를 띄웠다.
묘우미는 재빨리 옆에 있던 휴지를 주워 들고 분리되어 가는 마사오와 자신의 비경 사이로 넣었다.
마사오는 완전히 떨어져 나가자 묘우미는 왼손으로 자신의 화원에 휴지를 댄 채 오른손으로 다른 휴지를 들고 상체를 일으켰다.
재빠른 행동이었다.
시루꼬에게 마사오를 닦은 기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이불 위에 무릎을 비스듬히 앉더니 묘우미는 옆에서 마사오를 닦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전라의 시루꼬가 보고 있었다.
마사오는 천장을 향해 누워 있었다.
묘우미가 흥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성기를 부드러운 손길로 물기를 닦아냈다.
<아니, 아직도 나오네.>
묘우미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주저하지 않고 성기를 강하게 입으로 빨았다.
그리고는 얼굴을 가까이 대고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시루꼬도 거기에 얼굴을 가까이했다.
<아직도 나와?>
시루꼬가 남자의 그런 생리를 모를 리 없으므로 놀이에 참가하기 위한 구실임에 틀림없다.
<그래. 이것 봐.>
묘우미는 엄지와 검지로 뿌리에 링을 만들어 강하게 조이더니 단숨에 성기의 끝까지 쭉 훑어 올라갔다.
<정말이네. 나한테도 기회를 좀 줘.>
묘우미는 거절하지 않았다.
시루꼬의 입이 둥근 부분에 가까워졌다.
시루꼬는 그냥 희멀건 물방울만 빨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마사오의 몸을 최대한 깊이 삼킨 다음에 빨아들였다.
<조금이라 그런지 거의 맛은 없는데.>
시루꼬는 그렇게 말하면서 영구 근처를 검지로 문질렀다.
평상시 대로라면 마사오는 이미 수그러들어야 하는데 묘우미의 부드러운 손길에다 시루꼬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어정쩡한 흥분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차츰 문지르는 부분을 둥근 부분 전체로 넒혀 가면서 시루꼬가 묘우미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이 사람 항상 이래?>
<뭐가?>
<끝난 다음에도 계속 이런 상태로 있냐구?>
묘우미는 기둥을 조였다.
<잠깐 동안은 그래. 그렇지만 오늘밤은 훨씬 오래가는 것 같아. 시루꼬가 옆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만큼 했는데도, 대단해. 도시 출신은 이런 힘이 없는데.>
<그런 보통은 끝난 즉시 바로 잠잠해져 버려?>
<바로는 아니더라도 대략 그래.>
시루꼬는 애매하게 대답하고는 양해를 구하지 않고 마사오의 성기에 혀를 갖다댔다.
혀를 크게 휘돌리기 시작했다.
묘우미는 질책하지 않고, 절반 이상을 쥔 채 마사오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시루꼬 능숙하지?>
<예. 익숙하는는 게 느껴져요. 자, 이제 두 사람 ㄷ 누우십시오. 나는 물을 좀 마시고 싶군요.>
묘우미는 시루꼬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이제 그 정도로 끝내고 좀 쉬게 해 줘야지.>
시루고는 순순히 마사오에게서 얼굴을 멀리했다.
묘우미도 시루꼬는 동시에 마사오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엎드렸다.
마사오는 엎드린 채 묘우미가 따라주는 물을 마셨다.
<물맛이 좋군요.>
담배에 불을 붙여 몇 모금 진하게 빠는 사이에 묘우미의 팔이 그의 등에 감겼다.
시루꼬도 마사오의 허벅지에 손을 뻗쳤다.
마사오를 가눙데 두고 양쪽에서 두 여자가 달라붙어 있는 형태가 되었다.
묘우미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도 다음에는 시루꼬가 남자와 즐기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
마사오가 재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그건 바람직한 일이 못 돼요.>
<왜죠? 난 묘우미가 좋다고만 하면 언제라도 좋아요.>
반문한 건 시루꼬였다.
<아니, 전 반대입니다.>
<염려 말아요. 묘우미는 나와 달라서 알몸을 다른 남자에게 보이진 않아요. 더구나 몸을 허락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죠. 그저 옷을 입은 채 구경만 하고 있겠죠. 그러니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때 묘우미가 갑자기 마사오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거짓말이야. 사실은 보고 싶은 마음도 없어.>
마사오도 묘우미의 뺨에 입을 멎추었다.
<그러면 저도 안삼입니다.>
그러자 시루꼬가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군. 하지만 결국 묘우미, 넌 속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도 시루꼬는 마사오의 허벅지를 계속 더듬었다.
묘우미에게 마사오를 비난하는 것과 그의 몸을 상대로 한 유희는 별개라는 태도였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손이 허벅지 안쪽 깊숙이로 파고들자 다리를 느슨하게 해 주었다.
그 손은 수그러들기 시작한 성기를 곧장 잡았다.
마사오의 몸은 점차 뜨거워지더니 이윽고 묘우미와 결합할 때와 거의 같은 상태가 되었다.
시루꼬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욱 치밀해졌다.
<이제 자겠어요?>
부드러운 눈길로 묘우미가 물었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가 조금 못 되었다.
(시간상으로 본다면 당연히 자는 게 순서다. 묘우미로서는 시루꼬의 입장을 배려해 줄 여지가 없겠지. 또 묘우미는 시루꼬의 은밀한 음모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묘우미는 똑바로 누워 이불을 어깨까지 덮었다.
그때 시루꼬가 묘우미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아직 나에게 볼일이 있으니까 묘우미는 먼저 자지 그래.>
묘우미가 마사오의 눈을 보았다.
<그래요?>
마사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볼일 없었요.>
시루꼬가 끼어들었다.
<그렇지 않아. 이대로는 난 잘 수 없어. 그렇다고 남자를 옆에 두고 내 손으로 나를 위로한다는 건 너무 비참해. 묘우미,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테니까 이사람 손만 잠시 빌려 줘. 나는 좀전에 이 사람에게 입으로 인사도 했는데 손 정도는 괜찮겠지?>
<그럼 그렇게 할까요?>
마사오는 묘우미에게 의향을 물었다.
<손만?>
<예.>
<그것만으로 될까?>
<충분할 겁니다.>
<포옹하고 그렇게 할 거야?>
시루꼬가 마사오를 쥔 채로 상체를 일으켰다.
<그럴 필요는 없어, 묘우미가 보고 있어도 상관없어. 나도 좀전에 묘우미의 귀여운 그곳을 봤으니 묘우미도 보는 게 어떨까?>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야. 구래야 공평하지.>
시루꼬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반듯이 누워 스스로 이불을 전부 걷었다.
양다리를 쭉 펴고 전신을 드러냈다.
손은 머리 뒤로 가져가 깍지를 켰다.
정감 있는 애무가 아니라 기계적인 자극를 받을 뿐이라는 태도를 묘우미에게 보이기 위해서였다.
마사오와 묘우미가 일어났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중심부를 보고,
<어머! 아직도 그렇게 돼 있어요. 마음을 놓을 수 없겠는데.>
하고 낮게 중얼거렸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내가 자리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시루꼬는 대담하게 다리를 활짝 벌리고 반작이는 눈을 마사오에게서 묘우미에게로 옮겨갔다.
<그냥 있기 뭐하면 너도 같이 해도 좋아. 난폭하지만 않으면 어떻게 하든 난 상관없으니까.>
마사오는 시루꼬의 다리를 더욱 벌리고 그 사이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시루꼬의 음부는 모든 것이 노출되어 빛나고 있었다.
선홍색 꽃앞은 자연히 입을 벌리고 꽃망울도 보였다.
마사오는 우선 비모를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빗질 하듯이 다섯 손가락을 모두 모아 그 끝으로 위에서 밑으로 다시 밑에서 위로 쓰다듬었다.
묘우미는 손을 마사오의 성기로 뻗쳤다.
그것은 시루꼬 쪽을 향해 맥동하고 있었다.
완전히 되살아나 기세 등등하였다.
시루꼬를 덮쳐 안으며 허리만 쭉 밀면 눈 깜짝할 사이에 결합돼 버릴 상황이었다.
그런 염려에서인지 묘우미는 마사오의 성기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시루꼬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마사오의 애무가 점점 본격적이 되면서 그녀의 허리는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선홍색의 비너스에서는 계속 투명한 샘물이 흘러나와 꽃밭을 가득 채우고 다시 엉덩이 쪽으로 넘쳐 내려갔다.
점차로 허리의 움직임이 커지더니 갑자기 몸을 활처럼 휘어 허리를 띄웠다.
<손가락을 넣어 보세요.>
그때까지와는 다른 탁한 목소리로 그렇게 호소했다.
<알겠습니다.>
마사오는 인지와 검지를 모아 화구에 대고 회전시키면서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묘우미가 마사오를 꽉 조이며 상체를 기대어 왔다.
<그만 둬, 제발.>
<계속해요.>
시루꼬가 날카롭게 소리질렀다.
마사오로서도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었다.
묘우미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는 괜찮아요.>
묘우미는 입을 꼭 다물고 뾰로통한 얼굴을 하더니 갑자기 그의 중심부를 향해 엎어졌다.
그리고 마사오를 입 안에 넣고 빨아대기 시작했다.
격렬하고 거칠었다.
이윽고 시루꼬는,
<아이... 멋져요. 으음...>
하고 엉덩이를 크게 들썩이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마사오의 손목을 움켜쥐고 움직임을 중단시켰다.
<이제 그건 됐어요. 손은 이제 싫어요. 살아 움직이는 게 있는데 불합리해요. 일 분이면 충분해요. 아니, 삼십 초라도 좋아요.>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어 또렷하게 말했다.
묘우미도 들으라는 듯이.
그러자 묘우미가 마사오에게서 입을 떼고 단호하게 말했다.
<절대 안 돼.>
<심술 맞군. 할 수 없지 뭐. 그럼 계속해요. 이런 것도 오랜만이니까.>
<이런 것>이란 다른 사람의 손가락에 의해 절정을 맞은 것을 의미하였다.
측은하다는 생각에 마사오는 오른손에 왼손을 더해 애무를 재개했다.
왼손 검지와 인지를 모아 회전하면서 비너스를 드나들었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꽃눈을 쥐고 살랑살랑 흔들었다.
일 분도 채 되지 않아 시루꼬는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중단하지 말아요. 그대로, 그대로 계속해요.>
시루꼬의 허리가 크게 꿈틀거리면서 내부에 강한 조임을 일으켜 마사오의 손가락을 압박했다.
왼손 검지와 인지의 왕복 운동이 부자유스러울 정도로 강하게 조여들었다.
<아아... 좋아요.>
그 직후, 시루꼬는 몸 전체를 경련하며 야수 같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좀전의 묘우미보다 훨씬 높고, 길게 여운을 끌었다.
마사오는 손을 떼고 준비ㅙ둔 휴지로 시루꼬의 음부를 부드럽게 닦아 주었다.
시루꼬는 바르르 몸을 떨며 눈을 감은 채 젖가슴을 양손으로 누르고 숨결을 가다듬고 있었다.
묘우미는 덩어리를 토해내고 올라와 마사오 옆에 누웠다.
마사오도 뒷정리를 끝내고 시루꼬의 몸에 이불을 덮어 주고 천장을 향해 누웠다.
그러자 묘우미가 마사오와 자신의 몸에 이쪽 이불을 덮었다.
호흡이 진정되자 시루꼬는 바짝 다가와 마사오 쪽을 향해 누웠다.
마사오는 다시 벌거벗은 여체들 사이에 끼이게 되었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배를 더듬으며 점점 손을 밑으로 옮겨가 성기를 잡았
다.
<시루꼬, 이 사람 손 능숙해?>
<최고야. 선천적으로 센스를 타고났나 봐.>
<진짜 그것으로 할 때와 어떻게 달랐어?>
<그건 묘우미도 알고 있잖아? 그보다도 너, 이 사람을 빌려주지 않는 이유가 뭐니?>
<이유는 없어. 무조건 안 돼.>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의 가슴 위로 오더니 작은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두 여자는 남자의 몸에 대해 한참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주로 묘우미가 묻고 시루꼬가 설명해 주는 식이었다.
여자들의 얘기를 듣는 중에 몸은 묘우미의 손길에 쾌감을 느끼면서도 정신
은 흐릿하고 졸리기 시작했다.
마치 성기에만 신경만 깨어있는 듯했다.
묘우미에게 말했다.
<저는 한숨 자겠습니다.>
<그럼 먼저 자. 우리는 좀 더 얘기할게. 그런데 이대로 괜찮겠어?>
<예.>
마사오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부드럽고 미묘한 묘우미의 손길을 기분 좋게 느끼면서 마사오는 금방 잠으
로 빠져들었다.
8.바뀐 짝
얼마나 잤을까.
눈을 뜬 마사오는 곧 자신이 아직, 잘 때와 마찬가지로 애무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계속 이러고 있었단 말인가?)
묘우미의 호색성 혹은 친절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맡의 취침용 전구에 불이 켜져 있었다.
마사오는 오른쪽을 향해 누워 있었고 바로 눈앞에 시루꼬의 검은 머리가있었다.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자신의 등을 보고 자고 있는 묘우미의 얼굴이 보였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자신을 애무하고 있는 건 시루꼬라는 사실을 알았다.
시루꼬는 묘우미보다 더 마사오의 몸에 가까이 밀착되어 있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는 건 깨어있다는 뜻이다.
마사오가 나직이 물었다.
<지금 몇 시죠?>
<다섯 시 다 돼 가요.>
시루꼬가 얼굴을 들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짝이는 손이 마사오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마사오의 손이 시루꼬의 알몸에 가 닿았다.
배를 거쳐서 수풀을 더듬었다.
그러자 시루꼬는 다리를 느슨하게 하고 허리를 갖다 붙였다.
마사오의 손이 따뜻한 계곡으로 내려갔다.
<묘우미는 지금 자고 있어요.>
<예.>
<당신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시루꼬는 마사오의 성기를 힘껏 움켜쥐었다.
<그럼 시루꼬 씨는 자지 않았어요?>
<두 시간 정도 잤다가 아무래도 부족했는지 깨 버렸어요.>
입맞춤을 하면서 시루꼬는 몸 전체를 마사오에게 밀착시켰다.
시루꼬는 묘우미에게 닿을까 봐 손은 마사오의 등에 두르지 않았다.
부드러운 혀가 마사오의 입술을 가르고 미끄러져 들어왔다.
긴 키스를 나누고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시루꼬는 다리에 다리를 감아오며 마사오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하고 싶어요.>
<위험합니다.>
<두려우세요?>
<예.>
<우습군요. 내가 보증하죠. 눈치을 채더라도 묘우미는 당신을 떠나지 않아요. 미움받는 건 나뿐이에요. 여자가 이렇게 부탁하고 있는데 그래도 거절하면 정말 나에 대한 모욕이에요.>
<그럼 조용히 한다는 조건으로. 허리는 쓰지 않는다면.>
<좋아요.>
두 사람은 묘우미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옆으로 누운 채 서로의 다리를 감았다.
그러자 고개를 쳐들고 있던 마사오의 성기가 시루꼬의 따뜻한 꽃밭에 닿았다.
시루꼬는 그 끝을 비너스에 맞추었다.
마사오는 따듯하게 젖어 있는 여체를 느낄 수 있었다.
시루꼬는 자신의 꽃잎을 펼쳤다.
그때 시루꼬의 상체가 마사오에게 조금 떨어지면서 얼굴도 서로 멀어졌다.
시루꼬의 얼굴 전체가 마사오의 눈에 들어왔다.
입을 반쯤 벌리고, 음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천천히 마사오는 시루꼬의 뜨거운 몸 속으로 밀고 들어갔다.
깊이 잠길수록 쾌감은 더해 가고 감각도 풍부해졌다.
시루꼬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끝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팔을 잡았고 마사오는 왼손으로 시루꼬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시루꼬의 내부에 강한 수축이 일어났다.
의식적인 조임인 듯했다.
마사오도 허리를 한 번 크게 움직이는 동시에 시루꼬의 속살에 휘감겨 있는 덩어리에 힘을 주어 신호를 보냈다.
<당신처럼 분명한 신호는 처음이에요.>
<나는 움직이기 어려운 곳을 움직이는 게 특기거든요. 귀도 움직여요.>
<멋져요. 묘우미는 항상 이런 느낌을 맛볼 수 있어서 부럽군요.>
마사오가 뒤에 있는 묘우미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시루꼬의 조임은 다채롭게 변해 갔다.
자신의 내부 기능을 다 발휘하는 덴 경험만으론 그 한계가 있다.
많은 연구와 훈련이 필요한데 바로 시루꼬가 그렇게 한 것 같았다.
그러는 중, 갑자기 시루꼬의 허리가 서서히 크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안 돼요.>
처음부터 조용히 움직이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아...>
시루꼬는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당황한 마사오는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시루꼬는 허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울상이 되었다.
<부탁해요. 허락해 줘요. 아아...>
마사오는 양손으로 시루꼬의 허리를 잡아 고정시켰다.
시루꼬는 상체를 뒤로 젖혔다.
시루꼬의 내부 전체가 좁혀지며 마사오를 강하게 조여왔다.
<부탁해요. 아아...>
묘우미를 깨울지도 모를 정도의 소리였다.
마사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허리를 끌어당기고 말았다.
마사오의 몸이 시루꼬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아, 싫어.>
시루꼬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고 손으로 마사오의 성기를 잡아 자신에게 다시 집어넣으려고 했다.
허리가 흔들리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마사오는 얽힌 다리를 풀기 시작했다.
<부탁해요, 아, 괴로워.>
묘우미의 존재는 이미 시루꼬의 의식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시루꼬는 완전히 발정하는 암캐 같구나.)
그때 뒤에서 묘우미의 인기척이 났다.
좀전부터 계속 내질렀던 시루꼬의 큰 목소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노릇이었다.
재빨리 마사오는 겨우 다리를 풀었다.
시루꼬의 손도 마사오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마사오는 반듯이 누워 자신의 손으로 덩어리에 흠뻑 젖어 있는 시루꼬의 꿀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묘우미는 그의 가슴에 손을 얹고 안겨들었다.
<무슨 소리야?>
잠에 취한 목소리였다.
<시루꼬 씨가 잠꼬대를 하는군요.>
마사오는 몸을 묘우미에게 돌려 그 어깨를 안았다.
<이제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다리를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넣으며 허리를 밀착시켰다.
<자, 더 자요.>
<응. 난 당신이 좋아.>
<나도요.>
묘우미는 그의 왼팔을 베개 삼아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묘우미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잠시 기다렸다가 시루꼬의 손이 마사오의 허리로 다가왔다.
허리를 더듬으며 밑으로 내려갔다.
마사오는 그 손을 거부하지 않고 허리를 뒤로 물려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시루꼬는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여 마사오를 간지럽혔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잠든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에서 자신의 다리를 빼냈다.
그만큼 시루꼬는 더 깊이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손가락의 율동도 더욱 농후하고 치밀해졌다.
마사오의 손은 시루꼬의 허벅지로 가서 부드러운 살결을 타고 수풀 위로 안착했다.
그리고는 묘우미를 향해 있는 몸을 반듯이 눕히고 손을 음모를 지나 계곡의 원류에 이르러했다.
잠시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왼팔은 아직도 묘우미의 머리를 받치고 있는 상태였다.
<난 참을 수 없어요. 일 분이라도 괜찮으니 제발 이리 와 주세요.>
시루꼬는 상체를 일으키더니 마사오의 위로 올라타려고 했다.
마사오는 움직임을 제압하고 귀에 입을 갖다댔다.
<잠깐 기다려요.>
손을 꽃잎 안으로 밀어넣었다.
금방 손가락 전체가 꿀물로 뒤범벅이 되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조용히 할게요.>
이럴 바에야 빨리 한 번 시루꼬를 만족시켜 주고 잠을 자는 게 상책이라고 마사오는 판단했다.
<알았어요.>
마사오는 우선 묘우미의 머리 밑에서 팔을 빼내야만 했다.
묘우미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묘우미는 평화스런 표정으로 자고 있었다.
왼팔이 겨우 자유로워졌다.
이번엔 몸 전체를 묘우미에게서 멀리 옮겨야 할 차례다.
그때였다.
<어머!>
묘우미의 입에서 소리가 튀어나오더니, 눈이 인형 눈처럼 또렷하게 떠졌다.
<나, 또 잠들었었지?>
<예. 한 십 분 정도요.>
그런데 마사오가 미처 시루꼬에게 알릴 새도 없이 묘우미의 손이 중심을 향해 접근해 갔다.
함께 잠을 잘 땐 언제나 그렇게 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묘우미로서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거기에는 시루꼬의 손이 있다.
더구나 좀전과는 달리 시루꼬는 손을 떼려고 생각도 않고 있었다.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식인 모양이었다.
마침내 묘우미의 손이 시루꼬의 손에 닿았다.
마사오가 속삭였다.
<좀전부터 시루꼬 씨가 잡고 있었어요.>
묘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삭빠르군.>
묘우미는 시루꼬의 손을 꼭 덮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고개를 들어 시루꼬를 보았다.
<이걸 갖고 싶어?>
조롱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래. 갖고 싶어.>
<쭉 안 자고 있었던 거야?>
<아니, 자긴 잤어. 좀전에 일어난 거야. 묘우미가 자고 있으면 마사오 씨의 이것은 그냥 있잖아? 어차피 비어 있는 거라면 만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럴 것 같아서 마음 놓고 잠을 못 잤어. 이젠 자지 않겠어.>
<그러지 말고 자.>
<싫어.>
마사오는 왼손을 묘우미의 허벅지 사이로 가져갔다.
그 손을 맞아 묘우미는 다리를 벌렸다.
마사오 손은 듬성듬성한 수풀을 지나 계곡으로 파고들었다.
따뜻한 물기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금방 젖은 거다.)
두 손가락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묘우미는 낮게 신음을 냈다.
잠시 사이를 두고 이번엔 마사오는 오른손을 시루꼬의 몸으로 가져갔다.
시루꼬의 위치가 너무 아래여서 손이 목적지에 미치지 않았다.
배꼽 주위를 어루만지자 시루꼬의 몸이 위로 올라왔다.
시루꼬의 비경은 욕망의 강 그 자체였다.
마사오의 손은 그 강으로 빠져들었다.
양손으로 동시에 두 여자를 계속 애무했다.
묘우미도 점점 젖어 들고 있었다.
두 개의 화원은 각각의 개성이 있지만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묘우미의 신음에 시루꼬는 외침으로 대항했다.
묘우미도 시루꼬도 마사오가 양쪽을 함께 애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언제까지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다.
빨리 욕정을 풀만큼 풀고 자고 싶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돌려 묘우미를 보았다.
<의논할 게 있어요.>
시루꼬에게도 들리는 목소리였다.
<뭔데?>
<잠깐만 시루꼬 씨를 안아 보고 싶어요. 잠깐이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나보다 시루꼬가 좋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눈을 조금이라도 더 붙이려면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는 마음도 개운치 않구요.>
<내가 끝까지 싫다면?>
<할 수 없죠. 나에게는 당신의 훨씬 소중하니까. 그 뜻을 거역할 수는 없어요.>
<시루꼬가 그렇게 많이 젖어 있어?>
<예.>
<그럼 좋아. 하지만 시루꼬에게서 폭발하면 안 돼. 당신의 에센스를 그녀에게 주는 건 싫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정말 장담할 수 있어?>
<예. 정말로.>
<소리도 지르지 마. 그런 소리를 들으면 분명히 난 질투가 나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거야.>
<알았어요. 약속해요.>
<시루꼬가 도달하면 곧 내게로 와. 나도 좀전부터 참고 있는 중이니까.>
<알았어요.>
마사오는 방향을 바꿔 시루꼬를 보았다.
좀전부터 시루꼬는 아무 말 없이 마사오와 묘우미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자신이 옆에서 거들면 묘우미의 기분을 자극한다고 생각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시루꼬는 마사오와 눈이 마주치자 반듯이 누웠다.
마사오는 시루꼬의 이불로 들어가 그대로 시루꼬를 올라탔다.
시루꼬는 양다리로 마사오를 감았다.
천천히 마사오는 허리를 밀어 뜨거운 용암 속으로 잠겼다.
<아... 으음...>
시루꼬는 양손으로 마사오의 등을 안으며 몇 번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충분히 들어간 다음 마사오는 정지했다.
시루꼬는 마사오를 조이며 묘우미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미안해. 화내지 말아 줘.>
이미 마사오를 맞이했다는 안도감이 그렇게 말할 여유를 주었다.
묘우미가 다가왔다.
의외의 말을 했다.
<생각해 보니까, 나는 이 다음에 시루꼬의 남편을 두 번 빌릴 권리가 생긴 것 같아.>
<좋아, 알았어. 언제라도 빌려주지.>
묘우미의 손이 마사오의 어깨로 올라오면서 얼굴도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쪽을 봐.>
마사오는 시키는 대로 얼굴을 돌렸다.
시루꼬는 허리를 꿈틀거리면서 마사오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눈을 들여다 보며 물었다.
<기분 좋아?>
<예.>
<나보다 훨씬 좋아?>
<아니오. 그렇지는 않아요.>
시루꼬 안에서 마사오는 정지한 채였다.
시루꼬의 하리는 마사오에게 눌려서 작게 움직였다.
<나도 보고 싶어. 이불 걷어도 괜찮지?>
도전적인 눈빛이었다.
마사오를 대신해 시루꼬가 대답했다.
<좋아. 하지만 후회하지는 말아.>
<후회 같은 건 안 해.>
묘우미는 마사오와 시루꼬를 덮고 있던 이불을 거침없이 걷었다.
그 옆에 앉아서 전라로 엉켜 있는 두 사람를 응시했다.
그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시루꼬가 허리를 밀고 올라왔다.
마사오도 그에 협력했다.
묘우미는 시루꼬가 했던 것 처럼 마사오의 뒤로 돌아갔다.
시루꼬의 움직임이 커지기 시작했다.
<움직여요.>
시루꼬가 그렇게 외친 건 마사오의 움직임이 묘우미를 의식해 너무 미온적이기 때문이었다.
시루꼬의 다리가 마사오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얽어맸다.
그러자 보다 적나라하게 결합부가 묘우미에게 드러났다.
시루꼬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신음이 터져나왔다.
마사오는 아무 말 없이 시루꼬의 격렬한 움직임에 리듬을 맞춰갔다.
그때 갑자기 묘우미의 손이 뒤로 들어와 마사오의 기둥을 움켜쥐었다.
잠시 물러났다가 탄력을 넣어 전진하려던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에 의해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싫어. 나 아닌 다른 여자에게 이런 걸 한다느 건 정말 싫어.>
시루꼬가 허리를 띄워 마사오에게 달라붙었다.
<싫어, 안 돼. 놔.>
시루꼬는 고개를 들고 계속 옆으로 흔들었다.
그녀의 몸 안에 들어 있는 부분을 시루꼬의 깊숙한 곳에서 강한 흡인력으로 빨아들이려 했다.
시루꼬가 급상승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시루꼬는 숨을 헐떡이며 손을 아래로 뻗어 묘우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묘우미는 말과 동시에 마사오를 놓고 떨어졌다.
마사오는 허리를 전진시켰고, 시루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층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절정이었다.
그 사이에 묘우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반듯이 누워 다리를 약간 벌렸다.
곧바로 마사오가 옮겨와도 좋다는 태도였다.
시루꼬는 마지막으로 야수 같은 소리를 지르고는 마사오에게 달라붙은 채 축 늘어졌다.
마사오는 이제 겨우 의무를 다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시루꼬 내부의 울림이 점차로 멀저지면서 사라져 갔다.
<그럼 이제...>
나지막이 속삭이고 마사오는 시루꼬로부터 떨어지려고 했다.
<싫어요!>
날카롭게 외치며 시루꼬는 양팔로 마사오의 등을 꼭 껴안았다.
동시에 강한 조임이 느껴졌다.
마사오는 순간 당황했다.
절정 후에 재충전의 시간 동안은 여성의 음부가 그런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게 마사오가 아는 상식이었다.
(그럼 그 절정감의 표현은 가짜였단 말인가?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런 경련은 흉내낸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시루꼬가 강한 거부가 마사오를 망설이게 했다.
그래서 -잠깐만 더 기다려요-라는 눈빛으로 묘우미를 보았다.
<자, 이제 끝내야죠.>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고 우선 결합 부부을 풀었다.
그리고 허리를 묘우미에게 돌렸다.
시루꼬에게 안겨 있어도 이미 중요한 부분은 떨어졌다는 걸 묘우미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 분출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고 싶기도 했다.
<싫어요. 한 번만 더.>
이미 본성을 드러낸 시루꼬는 마사오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두 손 중 하나를 풀고 자신과 마사오의 배 사이로 넣어, 지금 막 빠져 나온 마사오의 성기를 붙잡아 다시 자신에게 맞추려고 허리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마사오는 시루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자랑스럽게 묘우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마사오는 허리를 틀고 시루꼬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상체를 일으키자 한 팔을 마사오의 목에 감은 채 시루꼬도 딸려 올라왔다.
<조그만 더.>
마사오는 고개를 흔들고 그 등을 쓰다듬었다.
<그럼 다음에. 꼭이에요.>
시루꼬는 격렬하게 입을 맞췄다.
마사오는 잠시 입술을 대었다가 고개를 틀어 키스를 중단하고 시루꼬를 진정시켰다.
그의 완강한 태도에 포기한 일단 시루꼬는 양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꼭이에요.>
마사오는 대답하지 않고 묘우미의 자리로 옮겨갔다.
그대로 마사오는 묘우미를 안으려고 했는데 묘우미가 고개를 저었다.
<기다려. 우선 이쪽으로 반듯이 누워.>
마사오의 몸은 기세 등등하게 천정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묘우미는 일어나 부엌으로 가 수건에 물을 적셔왔다.
정성스럽게 마사오를 닦기 시작했다.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다리를 쭉 뻗고 반듯이 누워 있는 시루꼬가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나? 만약 내가 무슨 병을 갖고 있다면 이미 전염됐을 텐데.>
묘우미는 시루꼬의 말에 상관하지 않고 기둥 주위까지 깨끗이 닦아냈다.
<약속 대로 무사히 돌아와 주었군요.>
그것을 향해 사랑스럽게 속삭이고 손으로 감싸더니 천천히 아래 위로 움직였다.
마사오가 시루꼬에게 사정하지 않은 건 묘우미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고 시루꼬는 반대로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묘우미는 시루꼬의 그런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의리 있는 남자니까.>
시루꼬는 화가 풀ㄹ지 않은 듯 그렇게 투덜댔다.
묘우미는 역시 그 말을 무시하고 마사오에 볼을 비비고 입술로 옆 부분을
애무하였다.
부드러운 감촉이 마사오에게 근사한 쾌감을 주었다.
시루꼬의 강한 조임을 받고 난 직후라 그 미묘한 감촉이 더욱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윽고 묘우미의 혀가 둥근 부분의 예민한 감각점을 따라 움직였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시루꼬가 또 간섭을 했다.
<그런 것은 그만두고 바로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그래. 난 이제 졸리니까.>
묘우미가 말했다.
<그럼 자면 되잖아?>
<옆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으면 난 잘 수가 없어. 나도 한 번 더 하고 싶거든.>
<이젠 안 돼.>
묘우미는 마사오를 깊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안에서 혀를 부드럽게 돌렸다.
<으음... 좋아요.>
마사오는 자신에게 전해오는 감각을 전했다.
묘우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 입술이 젖어서 빨갰다.
이윽고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쥔 채 나란히 누웠다.
마사오는 상체를 일으켜 묘우미를 위에서 덮었고, 묘우미는 마사오를 자신한테로 이끌었다.
그대로 마사오는 허리를 가라앉혔다.
묘우미의 손이 빠져나가고 양쪽 다리가 감겨왔다.
따뜻한 동굴 속으로 마사오가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자 묘우미는 환영의 신음을 연발하며 엉겨붙었다.
서로의 리듬에 맞춰 움직임이 시작됐다.
묘우미는 시루꼬의 존재를 잊은 듯 평상시와 같은 리듬을 탔다.
시루꼬도 이제 잠자코 있었다.
마사오의 등에 있던 묘우미의 손이 그의 목으로 옮겨가더니 힘이 들어갔다.
호흡이 변화했다.
묘우미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이나 절정을 맛본 뒤라 한꺼번에 달리지는 않았다.
정체 상태를 꽤 오래 지속했다.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상태였다.
그것이 묘우미의 내부에 복잡한 조임들로 나타났기 때문에 마사오로서는 쾌감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마사오는 고삐를 풀어 묘우미의 상승에 합세하기로 하고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함께 절정을 맞았다.
묘우미의 여진은 시루꼬와는 달리 마지막 진동이 갑자기 높은 기세로 변했다.
그때 시루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마사오 씨도 끝난 거예요?>
<예.>
<시시해. 그래도 한 번은 더 가능하겠죠?>
<피곤해요. 더 이상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요.>
묘우미의 여진이 막 완전히 사그러졌다.
<나도 이제 됐어.>
묘우미의 피곤한 목소리였다.
9. 숨은 꽃
눈을 뜨자,하얀 커튼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고 있었다.
묘우미는 마사오의 팔을 베고 자고 있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 시루꼬를 보았다.
시루꼬는 등을 보이며 자고 있었다.
이불 밖으로 드러난 등이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시계를 봤다.
열 시가 조금 못 됐다.
술기운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다지 많이 마시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그 뒤에 두 여자를 옮겨다니며 땀을 많이 빼기 때문일 것이다.
약간 노곤하면서도 가분한 기분이었다.
몸의 욕구도 느껴지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두 번씩이나 절정을 맛본 데다가 밤새도록 거의 쉴 틈 없이 계속해서 흥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당연한 현상이었다.
묘우미는 부드러워진 마사오의 몸을 잡은 채 양다리를 얌전하게 오므리고 자고 있었다.
마사오는 잠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해서 묘우미의 머리 밑에서 팔에서 빼냈다.
그리고 일어나 시루꼬가 준비해 둔 가운을 걸쳤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때 묘우미가 눈을 떴다.
약간 충혈된 눈으로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어디 가려구?>
불안한 목소리였다.
<화장실예요.>
묘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갔다 와.>
애교스런 목소리였다.
마사오가 다시 방에 돌아와 보니 묘우미는 옷을 입고 서 있었다.
<당신은 어디 가려구요?>
<나도 화장실에.>
마사오는 가운을 벗었다.
묘우미가 교태를 부리면 다가왔다.
마사오는 그녀의 어깨를 안고 입술을 포갰다.
긴 키스를 나누면서 묘우미는 마사오의 성기를 잡았다.
손가락을 이리 저리 움직였다.
<자, 이제 갔다 오세요.>
마사오가 입술을 떼고 속삭였다.
<응.>
묘우미는 포옹을 풀고 밖으로 나갔다.
마사오는 천장을 보며 누웠다.
그때 시루꼬의 이불이 들썩거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시루꼬가 비교적 또렷한 눈빛으로 마사오를 보고 있었다.
<언제 깼어요?>
<당신이 밖에 나갔다 돌아 왔을 때.>
시루꼬는 이불에서 몸을 일으켜 얼굴을 마사오 쪽으로 가까이했다.
<마사오 시, 어젯밤 얘기 기억하고 있어요?>
<무슨?>
<묘우미한테 반했다는 사람.>
<아, 기요마즈라는 사람.>
<그래요. 질투하지 않아요? 걱정도 안 돼요?>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
<뺏기게 될지도 몰라요. 괜히 겁을 주려는 게 아니고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런다고 해도 하는 수 없죠. 어차피 언젠가는 내게서 멀어질 사람이니까.>
<나한테 잘 보여 보세요. 그러면 ㄱ 남자 마음을 나한테로 돌리게 할 수도 있으니까.>
<자신 있습니까?>
<물론이죠.>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시루꼬는 더 다가왔다.
허리까지 맨살이 드러났다.
시루꼬는 마사오의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더듬었다.
<이제 곧 올 겁니다.>
<아직 괜찮아요.>
<불안해요.>
<겁쟁이!>
시루꼬는 자기 이불을 걷어차서 몸 전체를 드러냈다.
그리고 마사오를 바라보며 자신의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이거 빨고 싶지 않아요?>
<아직 술이 덜 깬 겁니까?>
<천만에요. 난 어젯밤에도 취하지 않았어요.>
그때 문이 열리고 묘우미가 들어왔다.
<또 유혹하는 거야? 이제 그만 좀 해.>
시루꼬는 묘우미를 보고도 그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유혹한 게 아니라 기요마즈 씨를 조심하라고 충고했어.>
<그래? 화장실에서 나 옆집 야마시타 씨를 봤어.>
묘우미는 옷을 벗었다.
팬티만 입은 채 마사오와 시루꼬 사이로 헤집고 들어와 배를 깔고 엎드렸다.
시루꼬의 노출된 나신을 보고도 원래 시루꼬가 분방한 성격이니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미 시루꼬와 마사오의 결합을 허락했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불쾌한 내색을 하기도 이상하다.
<뭐라고 하던?>
<후후, 어젯밤 내내 궁금했었나 봐. 이 방에서 네 사람이 묵은 줄 알던데.>
<거기까지 소리가 들렸을 테니까 잠을 못 잤겠지. 그런데 남자는 한 사람 뿐이었다고 말해 줬어?>
<거짓말은 할 수 없잖아. 그랬더니 깜짝 놀라던걸. 순진한 사람이니까 거기까진 생각도 못 했겠지.>
학생들 사이에 같은 방에서 두 쌍의 남녀가 묵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각자 짝끼리 하는 거니까 별로 꺼려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짝을 서로 바꿨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당연히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놓고 즐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마사오는 순진해 보이던 야마시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시루꼬에게 마사오를 빌려 달라는 뜻밖의 부탁을 한 적이 있었던 만큼 대담한 면도 있긴 하지만 꾀꼬리의 계곡 건너기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 사람 당신을 기억하고 있더군. 간단히 사정을 설명하니까 나의 관용에 감탄하더라.>
그러자 시루꼬가 소리내며 웃었다.
<다음엔 자기도 참가하고 싶다는 말은 안 해?>
<아니,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사람이란 모르는 거야. 그렇죠. 마사오 씨?>
야마시타에 대해서 묘우미가 모르는 마사오와 시루꼬만의 비밀이 있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루꼬가 일어서더니 옆집에서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오겠다며서 맨살에 파자마를 입고 화장실로 갔다.
묘우미는 마사오를 향해 돌아누우며 팔을 둘렀다.
마사오도 묘우미를 안았다.
묘우미는 손을 마사오의 앞으로 돌렸고 곧장 성기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마사오도 묘우미의 꽃밭으로 손을 뻗었다.
둘은 서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손길보다도 그녀의 비경의 감촉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묘우미의 허리도 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꽃잎을 열고 손가락으로 꽃망울을 만졌다.
묘우미가 신음을 질렀다.
<거기는 안 돼.>
<왜요?>
<그러면 하고 싶어진단 말야.>
그리고는 마사오를 꼭 조여 왔다.
마사오의 성기는 이제 완전히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묘우미의 손바닥에 힘찬 맥박을 전했다.
<그런 또 해요.>
<안 돼.>
<왜요?>
<내가 하면 시루꼬도 할 거 아니야.>
<싫어요?>
<싫어. 실은 오늘 새벽에 나 무척 괴로웠어.>
<그럼 그만 일어나서 나갈까요?>
<그것도 싫어.>
묘우미가 이렇게 떼를 쓰는 것을 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물으면서 마사오는 꽃눈의 애무를 재개했다.
묘우미는 할딱거렸다.
둘이 한참 열중해 있을 때 시루꼬가 돌아왔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환해졌다.
<또?>
그리고 재빨리 문을 걸고 파자마를 훌렁 벗더니 마사오의 등 뒤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당연하다는 듯이 익숙한 행동이었다.
젖가슴을 마사오의 등에 밀착시키고 귓볼을 핥기 시작했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어깨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시루꼬 이제 안 돼.>
단호한 투가 아니라 호소하는 투였다.
<안 돼?>
<그래.>
<이제 익숙해졌을 텐데?>
<이런 일에는 익숙해질 수가 없어.>
<그럼 나는 눈앞에서 사라져 줄까?>
<조용히 있어 주기만 하면 돼.>
<좋아. 그럼 나는 아침 식사 준비나 할게. 둘이서 천천히 즐기도록 해.>
시루꼬는 시원스럽게 말하고 몸을 일으켰다.
금방 벗었던 파자마를 다시 걸치고 부엌으로 갔다.
두 사람은 다시 애무를 재개했다.
이윽고 묘우미가 결합을 재촉했다.
마사오가 그녀의 위로 몸을 실었다.
둘이 리듬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데 시루꼬가 다가와 앉았다.
<정말 묘우미 너도 어지간하다. 어느 새 이렇게까지 변했니?>
그리고는 마사오에게 물었다.
<식사는 죽이 좋겠죠?>
<저는 아무 거나 좋습니다.>
마사오는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죽으로 하겠어요. 아무래도 술 마신 뒤라 위에 부담이 적은 게 좋을 테니까.>
곧 일어나 부엌으로 다시 갔다.
묘우미는 시루꼬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계속 물결치고 있었다.
마사오와 묘우미의 경우는 시루꼬가 친구니까 별로 이상할 건 없다.
더 뻔뻔스러운 얘기를 언젠가 술자리에서 마사오는 학과 선배인 와카미야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와카미야는 애인인 린꼬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완전히 취한 상태로 밤늦게 그녀의 아파트로 쳐들어 갔다.
린꼬는 결사적으로 만류했지만 오늘 반드시 결혼 허락을 받아내고 말겠다고 와카미야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펴 주는 대로 새 이불에서 그대로 혼자 잠들었는데 그 아파트에는 린꼬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물론 밤에는 린꼬가 어머니와 함께 잤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와카미야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옆 이불에서 애인이 혼자 자고 있었고, 어머니는 방 옆에 달린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면을 충분히 취했던 터라 몸은 가뿐하고 그곳은 터질 듯이 부풀어 있었다.
남자는 그만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애인의 젖가슴을 만졌다.
잠시 뒤에 린꼬가 눈을 떴다.
<이리 와.>
남자는 여자의 팔을 잡아끌며 속삭였다.
린꼬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커튼 너머 부엌에 어머니가 있다는 걸 알았다.
<안 돼요.>
<괜찮아. 잠깐만 이리 와 봐.>
두 사람은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고, 어젯밤에 와카미야가 술기운에 둘을 결혼시켜 달라고 어머니에게 절을 하며 졸랐었다.
어머니가 와카야마를 재워 준 것도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어머니 앞에서 결합해도 괜찮을 거라고 와카미야는 생각했다.
주저하는 여자를 반강제로 자기 이불로 끌어들이고 키스를 하며 몸을 더듬었다.
처음에는 다리를 꼭 붙이고 저항하던 린꼬도 점차로 자세가 느슨해져 갔다.
그녀도 욕망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넘쳐나는 꽃밭이 그 사실을 분명히 믈해 주고 있었다.
남자의 손가락이 그곳을 어루만지자 린꼬도 남자의 몸에 손을 뻗었다.
<이렇게 단단해져 있군요. 하지만 지금은 안 돼요.>
어머니 때문이었다.
<이젠 못 참겠어.>
와카미야는 막무가내였다.
<어머니는 이제 우리들 사이를 다 알고 계시잖아. 어머니 앞에서 한다는 것은 우리들 사이가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절대 헤어지지 않겠다는 서약도 되는 거야.>
끈떡지게 설득하면서 농밀하게 애무해 나갔다.
드디어 여자의 욕정이 이성을 억눌러 버렸다.
어머니가 보더라고 뭐 어떠냐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아무 의식도 없었다.
그저 남자의 손길에 몸을 내맡긴 채 욕망의 바다로 빠져가고 있었다.
린꼬의 다리가 벌어지고 기세 등등한 남자의 몸이 그 비너스로 빨려들어갔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신음도 참고 움직임도 작게 조용히 했지만 점점 그 움직임이 커져 갔다.
흥분이 고조되어 감각을 쫓는 데 열중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린꼬는 마침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부엌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무슨 일인가 싶어 커튼을 열고 방으로 들어 왔다.
그리고 두 사람이 엉켜 있는 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순간, 와카미야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린꼬는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깊이 파묻었다.
린꼬의 내부는 한층 강하게 와카미야의 몸을 꽉 조여왔다.
남자와 어머니의 눈이 마주쳤다.
<죄송합니다.>
어머니는 보통이 아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말아요. 이해하니까. 자네들은 젊은 사람들이야.>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다시 부엌으로 갔다.
와카미야가 린꼬에게 속삭였다.
<거 봐. 어머니께서 이해해 주시잖아.>
그리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이제 허락한 일이다.
린꼬의 움직임도 거침이 없었다.
감각의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정상에 다다를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 한 걸음을 내닫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어머니의 존재가 걸림돌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이야?>
와카미야가 몇 번씩이나 물었다.
자신은 이미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그래도 린꼬는 헐떡이며서 호소해 왔다.
<조금만 더요. 거기까지 다 왔는데. 아아...>
와카미야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커튼 뒤의 부엌에서 어머니가 듣고 있었다.
여기서 자신이 애인을 기쁘게 해 주지 못한다면 어머니가 자신을 경멸할지도 모른다.
와카미야가 린꼬에게 속삭였다.
<신경을 다른 데 쓰면 안 돼. 여관방이라 생각하고, 옆에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린꼬는 고개를 흔들었다.
<잘 안 돼요.>
<아냐, 그렇게 생각해야 돼.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마.>
<알았어요.>
두 사람은 계속 움직였다.
린꼬는 때때로 소리를 지르곤 했다.
절정으로 치달을 기회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쉽지 않았다.
도원경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셈이었다.
결국, 린꼬가 말했다.
<난 역시 무리예요. 그냥 당신이나 하세요.>
<아냐, 할 수 있어. 네가 잘 되지 않는 이상 나도 절대 할 수 없어.>
와카미야는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남자는 자신과 싸우면서 여자를 공략했다.
잘못하면 자기 혼자만 폭발해 버릴 염려가 있었다.
여자도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돌라구는 여전히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때 어머니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와 두 사람의 머리맡에 앉았다.
(방해가 되는 척하고 멈추면 일단 내 체면은 깎이지 않는다.)
그렇게 안심하면서 와카미야는 정지했다.
어머니가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며 말했다.
<항상 이렇게 오래 하나?>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오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자에겐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와카미야는 응석부리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이 사람, 오늘 아침엔 웬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습니다. 평소 같으면 벌써 두세 번은 기쁘게 해 주었을 텐데요.>
상황을 그대로 보고하면서 자기 변호도 했다.
어머니는 부드럽게 수긍했다.
<여자는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좀 더 힘을 내 봐요.>
어머니는 일단 딸이 절정에 달하지 못한 이유가 자신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척하고 남자의 움직임을 재촉했다.
와카미야는 다시 허리를 물결치기 시작했다.
머리맡에 어머니가 앉아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신경이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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