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9장..
“갑자기 확~~~쳐져....”
“술이 올라와서 그래...”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하루종일 혜경이 따라다니느라고 피곤했잖아...그래서 더 그렇지 뭐...내일 아줌마 출근한다고 했으니까...설겆이는 내버려두고 그냥 자자..양치했지?”
“응...”
“오랜만에 같이 잘래?”
“난 괜찮은데 넌 안불편하겠어?”
“나도 괜찮아....침대 넓은데 뭐...”
“으갸갸갸갸.....그럼 오랜만에 우리 보라 가슴 좀 만져볼까나...헤헤..”
“어휴 미쳤어 정말.....”
머릿속은 물론...
몸 곳곳에도 그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기에...
“지희도 제법 취한 것처럼 보이던데.....잘 갔겠지?”
“응....미혜 남편이 데려다 주고 간댔어...걱정 안해도 될거야...”
“그래.....휴~~~천장이 막 뱅글뱅글 돌아....”
“얼른 자.......한숨 자야 술도 깨지....”
“보고싶어.....”
“....................”
“이래서 평소엔 술 안마시는데.....너무 보고 싶다.....”
“응...........”
“전화해볼까?”
“풉.....아니 하지마.....”
“그럴 용기도 없어...괜히 술 먹고 호기 부려 보는거지 뭐....”
“일에 치여서 아무생각 없다가도....휴~~~이럴 때마다 정말....”
“앞으론 나 서울 오지 말까봐......”
“.............................”
“서로 안보고 사는게 더 나은것 같애...”
“그렇지만.......휴우~~~~나도 어떡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어찌 하면 더 나은지는.....이럴때마다 미혜의 선택이 어쩌면 현명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믿냐고 몇 번이나 묻던 기억이 나...”
“.............................”
“이젠 그 물음에 대한 대답......예전처럼 쉽게 못 해줄것 같애....”
“맞아..요즘 같아선 시간이 무섭다라는 생각이 너무 절실해..”
“으갸갸~~~좋다...내 침대도 이런걸로 바꿀까봐.......”
“푸흡.....바꾸면 되지...”
“에휴~~동생놈이 자기 화구들까지 내 방에 던져놔서 더 이상 들어갈 틈도 없다....”
“하아~~”
“보고싶지?”
“응..............”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호흡하던 그녀는 불면의 밤을 보낼 수 밖에 없었고....
“그런일 없었더라면.....지금쯤 아장아장 잘 걸어다녔을텐데...”
“누구 닮았더라면....뛰어 다녔을걸?”
“풉....맞아....그랬을지도....”
“생각할때마다 안타까워...”
“본인은 오죽하겠니...그 일 이후로 지희 마음놓고 웃는 모습 본적이 없는데...”
“응.....아까 미혜아가 보는 모습 보니까....더 짠하더라....”
“성호는 아직 몰라....”
“정말? 지연이 너가 말 안했어?”
“그럴 여유도 없었지 뭐....통화하기도 힘들뿐더러...어쩌다 연락이 닿아도 1분도 안돼서 끊기 일쑤였으니까...물론 지금은 그 1분도 모두 옛날 일이 됐지만...”
“휴우~~~~~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파할거야...안그런체 해도.......내가 아는 성호라면..휴우~~~보고 싶어...”
“나도 그립다....많이....아주많이.....”
“하아~~~~”
“너 어제 연락도 없이 어디서 잤어?”
“친구집...........”
“친구 누구? 네 친구들집에 전화해봤더니 안왔다던데....”
“엄마가 내 친구 전부 알아?”
“그러니까 친구 누구 집에서 잤냐구!!!!!!!!!”
“나 학원가야돼....그만 좀 나가줘..”
“일요일인데 무슨 학원이야!!!!이젠 거짓말까지.....”
“.......................”
“누구 집에서 자고 들어왔는지...뭐하느라고 밤새 연락도 없었는지 얼른 말해....”
“그만 나가달라구!!!”
“너 정말 이럴래? 응!!!!!!!”
“엄마가 못나간다면 내가 나가면 돼.......”
“야 최인성!!!!!!!!!최인성!!!!!!!!!!!!!!!!!!!!!!!!!!!!!!”
처한 상황은 달라도......
그의 부재로 인한 그늘이 점점 더 진해져만 갔던 것은 인혜 역시도 그녀들과 같을 수 밖에 없었는데..
“어디야?”
“집........”
“누구랑 있는데?”
“혼자...”
“부모님은?”
“엄마 방금 가게 나갔어....그러는 넌 어딘데?”
“너도 아빠 없어?”
“..........................”
“집은 어디야?”
“그건 왜 물어?”
“문자로 주소 찍어....지금 갈게..”
“야 최인성.......”
툭~~~~~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던 꽃망울을...
스스로 꺽어들어 짓이겨가던 서글픈 인연 역시...
그녀들이 살아가는 삶과 닮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그와 엮인 인물들의 필연 아니었을런지...
“이 건은 기소하는 걸로 보고하면 될 것 같고....얘는 흠...얘는 좀 더 묵혀야하나.......”
“검사님...유성호 검사님이.......”
“응....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전해주세요...거의 끝났어...”
“네 그럼 그리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뭔 일인데 아침부터 이리 보채는지...쯧....사람을 또 얼마나 부려먹을려고.....”
“그래도 다들 검사님 부러워하는거..모르시죠?”
“제가요? 내가 왜 부러움의 대상이............아~~~~~아휴~~그냥 일로만 엮이는 거에요 일로만...쯧......”
“그곳 실무관이 이번에 결혼하고 일 관두게 된 건 검사님 모르시죠?”
“그랬어요?......풉....아무리 결혼했다곤 해도...왜 그 좋은 직장 관두는지 몰라...나 같으면 나가라고 등떠밀때까지 절대 안관둘텐데......”
“남편되는분이 워낙 빵빵하대잖아요....그래서 여성 실무관들 중심으로 그 곳에 배치 받으려고 되게....”
“후훗........그 인간 눈길도 안줄텐데...업무량도 장난 아닐테고...”
“훔쳐보는 재미는 있잖아요...특히 아가씨들한텐 거의 뭐.....신이에요 신.......”
“그럼..어디 그 신적인 존재라는 인간... 약이나 올리러 한번 가볼까?”
“풉...다녀오세요...”
“저 늦더라도 눈치보지말고 정시에 퇴근하세요.....유성호 검사가 불러서 일찍 끝나는 업무는 찾아보기 힘드니까...아셨죠?”
“넵.....수고하세요 검사님.......아차...검사님방은 남자분들한테 단연 인기짱인거...”
“에이~~~그건 이미 알고있구!!!!!!!!!!”
“하하하하..........”
그리고 이곳...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인연 역시..
대미가 될 지도 모르는 거사를 위해 동분서주중이던 그와 얼굴을 마주해나가고 있었지만...
“곤란해....아니....절대 안돼.......”
“되게 해야돼.......”
“모든게 오빠 말대로 된다고 해도...영장 안떨어져...그건 나보다 오빠가 더 잘 알잖아...”
“영장 문제는 걱정마...그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부장님은....아니 이 정도 크기면 부장님 의견만으론 어찌 해볼수 있는 게재가 아니야..이건 지검장님....더 나아가선 검찰총장에게까지도...보고될 문제인데....내부에서조차 절대 통과안될 문제야...”
“되도록 할거야...”
“오빠 그렇지만........하아~~~난 정말 모르겠다...오빠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길래.........”
“실무진들에 대한 정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리해 왔어...그 말은 즉 그들에 대한 대비는 대략이나마 된다는 말인데....문제는 우리 손이 뻗치지 못하는 곳...그 여러곳들이.......”
“일단 주식 변동상황을 체크해봐야 알겠지만...물론 장담은 못해...그들도 얽히고 설켜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페이퍼 또한 많을거구...휴우~~~~나 왜 이러니...아냐 안해..못해!!!”
“전담해줘....네가 아무래도 그쪽 방면으로는 검찰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이니까...”
“싫어..안한다니까.....절대 안해..........”
“지수야.........”
“우리 특수부 전부 달려들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야...근데 오빠 혼자 힘으로..아니 내가 합류한다 해도....말그대로 택도 없어......일찌감치 포기하는게.....”
“정말 안되겠어?”
“오빠!!!!!!!!오빠가 누구보다 더 잘 알잖아!!!!하일을........하아~~~공룡 건드려봐야....밟히기만 하지.....절대 못쓰러트려!!”
“쓰러뜨리긴 뭘 쓰러뜨려......너 뭔가 단단히 오해했나본데....그런 문제 아니야...”
“그 말이 그 말이지...안돼...포기해...”
“내가 죽어도?”
“자다가 봉창은 왜 두드려...오빠가 갑자기 왜 죽어.....”
“.....................”
“오빠............”
“......................”
“오빠 뭔가 있지? 그치? 나한테도 숨기는 뭔가...........성호오빠!!!!!!!!!”
볼 수 없어 서러운 여인이나...
다가갈 수 있음에도 슬픈 여인이나....
어쩌면...
그와 엮인 인연들은 남녀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불행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단편적인 쾌감과 행복은 둘째로 치부하고...
기나긴 시간을 되짚어본다면 진정 그리 될 수 밖에 없는 인연은 아닌지.........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그를 제외한 모든이들이 그러하기를 거부했던 시간...
“(주)하일의 지분 중 현재 하성식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전체지분은 17.85%...유언자 사망과 동시 보유지분 17.85% 중 12%를 직계비속인 하송이 양에게 상속한다. 그리고 나머지 3%는 역시 직계비속인 하일훈에게 상속하며 1%는 하일생명(주). 1%는 (주)하일금융, 나머지 0.85%는 하일재단에 증여토록 한다. 상속인들은 이와 관련해 민사상의 소송을 취할 수 없으며 상속시 그에 합당한 각서를 제출해야 한다. 각서 내용은 해당 유언에 대해 불응하여 소송제기시 모든 상속을 포기 해야함을 필히 기재할 것을 요구하며 각서 미제출시 또한 상속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포기자 출현시 그 지분권한은 모두 직계비속 하송이 양에게 상속되어진다. 그 외에 본인 하성식이 지니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 및 부동산. 현물을 다음과 같이 상속한다...#$!@@$#!@!$@$!@@#$#@!”
“모든 지배권한이 하대표측으로 일단락된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는 송이 양이지....”
“실질 지분은 하대표보다 우위에 있으나 쯧.........예상 못한바는 아니지만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형님...”
“자네 등에 달린 두 날개는 이제 더욱 커질 듯 허이..”
“커진들 어디에 쓰겠습니까....죄송한 말씀이지만...몇십년을 종처럼 부려먹었으면서도 어찌 형님껜........하아 나참...”
“나나 자네나...어차피 성이 다르고 피가 다르지 않은가...그 이상을 바라는 것 또한 헛된 욕심인것을....”
“송이 아가씨가 경영일선에 나설 가능성은 지금으로썬 감지되지 않으니...아무래도 조만간 하대표 측에서 해당 주식 매입에 들어갈 것도 같습니다.”
“문제는 자금이지 않겠는가만....글쎌세......부모 자식간인데 영원한 우호세력으로 남는 것도 괜찮을 듯 보이네...하대표에겐 무리하지 말라고 전해주시게...”
“네 전하긴 전하겠습니다만......회장님 똑닮은 손녀의 고집 때문에...아무래도 조금 불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봐야.....그놈이 내 처지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야...제 아무리 난 놈이어도 말이야...”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돌아서면 결국 남남인것을....”
“후훗....이 소주 말이야..오늘따라 맛이 무척 달게 느껴져.....”
“한잔 올리겠습니다...부회장님!!!!”
“부회장은 무슨........이젠 이 허울도 내려놓을 때가 된듯 허이......”
“아직 하실 일이 많습니다 형님....”
“이젠 남은 생.... 땅이나 일구며 살아야겠어..자 내 잔도 받지..”
“넵!!!!!!!!”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의식이 흐려지던 거물의 서울입성과 함께...
대부분의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그룹은 정리가 되고 있었고...
“네.....하일농장을 염두에 두신 것 같습니다.”
“관리인은 끝까지 관리인으로 남겠다?”
“아마도 그런 뜻을 피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건 자네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으로 하되....말안해도 알겠지만 아직은 경거망동들 하지 말라고 일러둬...”
“그럼요...아직 회장님께서.........”
“일간에 한번 들러.....프랑스에서 괜찮은 와인이 몇병 들어왔는데..같이 나눠야 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래...끝까지 긴장의 끈 놓지말고...”
“옙............”
“경사랑 겹치지 말아야 할텐데...그게 걱정이야....”
“그토록 소원하셨는데....보고 가시지 않겠습니까?”
“그래야지.....그랬으면 좋겠지만.......”
“들어가십시오...”
“그래...수고허게나..”
지난했던 여름이 지나감과 동시에...
그동안은 미루고 막아왔던 그들의 결혼소식 또한 언론에 조금씩 노출되고 있었는데...
“선배님......선배님!!!!!!!!”
“.........................”
“유성호 검사님!!!!!!!”
“아...난 또 누구라고........멀리서 보니까 긴가민가했어....”
“어휴 그렇게 불렀는데 어찌........목 다 쉴 뻔 했어요...”
“한동안 국방부에 나가 있는것 같더니.....?”
“얼마전부터 다시 원위치했죠 뭐....그나저나 선배님은 요즘 무척 바빠 보이시네요?”
“쉿!!!!괜히 바쁜척 하는거야...안그럼 월급을 안주거든.”
“푸하....대 검찰의 떠오르는 신성께서 엄살은.....그러지말고 뉴스거리나 하나 주세요..저도 월급은 받아야 할 거 아닙니까..”
“그쪽 신문사 망했다는 소식은 못들었는데?”
“에이 그러지 마시구요...”
“올라와서 차나 한잔 하고 가.....간만에 만났는데 그냥 보내면 우리 후배님께서 또 얼마나 달달 볶아댈지 겁난다..”
“안볶을테니 헤드에 걸릴만한 걸로 하나만 던져주세요...네?”
“나 결혼해...”
“에이...그건 이미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고....뉴스거리도 못되잖아요...”
“그럼 김기자 대박 한번 터트리게 파혼이라도 할까?”
“풉.......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마시구요......”
“얼른 따라와...”
“네..........”
“그렇게 많이 취재했는데..검사방에는 처음 들어와보네요...”
“되도록 이런 곳엔 안오는게 좋잖아..”
“죄만 안지으면 뭐....”
“결혼한다더니...바쁘다는 핑계로 가보지도 못했어...”
“선배님 무심한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저야말로 파혼한 것 못들으셨어요?”
“왜...그 의사놈이 김기자 싫대?”
“정확하게는 우리 집안이 워낙 쳐져서...애당초 안되는 혼사였는데 좀 무리했던거죠 뭐...”
“욕해도 돼?”
“푸하.....아뇨...하지마세요..아무리 끊긴 인연이라곤 해도..쫌,,,,”
“시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없이 사는게 무슨 죄라고......”
“선배님 입에서 그런 말씀 나오니까 무척 현실감 있네요...스트레스 장난 아니신가봐요?”
“내 쪽은 거의 포기상태지 뭐...김기자 알다시피 차이도 어느정도 나야 이것저것 재고 하는데...이건 뭐.....풉......”
“그 말씀도 일리는 있네요....그래서 선배님이 더 대단하다는 거에요...그리 차이 나는데..”
“오늘 온 김에 많이 봐둬..이젠 보고 싶어도 잘 못볼 테니 말이야..”
“그럼 그럴까요? 어디보자.......우와~~~선배님도 늙긴 늙나봐.......미모가 예전같지 않아...”
“이거 왜 이래..아직은 총각인데...총각 가슴 콩쾅거리게....악귀야 물러가라~~훠어이~~”
“뽀뽀나 한번 할까요? 말씀대로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르는데..?”
“검사방에 들어와서 성희롱성 발언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당신이야말로...진정한 위너다.”
“그럼....하나만 넘겨주세요.....저 요즘 휴업상태나 다름없어서 윗분들 보기 민망해죽겠어요”
“기자실이나 잘 지켜...요즘 그쪽 군기가 영 예전같지 않아보이드만...”
“왜요? 무슨 실례라도...”
“그놈의 특종이 뭔지.....똥 오줌 못가리고 아무나 붙잡고 늘어지니까 나오는 말이야..”
“어쩌겠어요..데스크에서 하두 볶아들 대니까....맞다..지난 지방선거 관련 일.....선배님 작품이라는 말이 나오던데....그건 사실이에요?”
“쉿.....그런척 하느냐고 애쓰는 중이야...그래야 월급 나오거든...”
“에잇 정말.....그놈의 월급 타령......내가 줄게..대신 줄테니까....어디 한번 속시원하게 털어 좀 놔봐요...”
“차 다 마셨으면 일어나세요 김기자님...”
“후와......난 아직 반도......엥......언제 이렇게 마신거야...”
“으갸갸갸.....바쁜 척 하기도 힘들어...시간은 죽어라 안가고 말이야...또 누굴 붙잡고 이 하소연을 늘어놓나 몰라....엄검사는 자기방에 있으려나.....”
“선배님!!!!그러지 마시고..”
그 소식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여인들의 가슴 또한
더 이상 무너져 내릴 것도 없을 줄 알았던 착각이 무색하리만치...절절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그로 인해 깊이 패인 상처는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도 않은 채...
유수와 같이 흐르는 시간앞에 자신의 벌어진 살갗을 고스란히 드러내야만 했다.
하지만.....
‘털썩~~~~~’
“어떡하니...어떡하니 지연아.....흑흑흑.........”
“...........................”
“이 일을 어떡해야....흑흑흑흑~~~흑흑~~”
“엄마........”
“흑흑흑.......흑 흑........지연아....지연아...흑흑....”
“그럼 경찰서엔 누가 가 있는거야?”
“흑흑흑.....아빠가....아빠가 이미 가봤는데...이미 검찰로.......흑흑........”
“애가 며칠 집에 안들어오는데 엄마는 그동안 연락도 안하고 뭐했어!!!!”
“흑흑흑.....흑흑...지연아 어떡하니...울 지호....지호 어떡하니....흑흑....”
“퇴근하고 내가 바로 그쪽으로 가 볼게.....너무 걱정말고 .......하아~~~”
질기디 질긴 운명의 끈은...
아직 놓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듯....
그녀를 또다시 시험에 들게 하고 있었으니...
“아빠....지호는..지호는 만나봤어?”
‘끄덕~~~~’
“어떻게 된건데..도대체 무슨 짓을 벌였길래 저리 된거냐구....”
“하아~~~~가자......집에 가면서 말해주마...”
“애는 어떡하구...지호도 데리고 가야 될거 아냐!!!!”
‘절레절레~~~~~’
“왜 그놈이.....왜 내 동생이 여기 잡혀 온거냐구!!!”
“그만 울고.....집에 가자 지연아....”
“흑흑......흑흑..........왜.....왜 우리 지호가......”
결국...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했던....
해서는 아니 되었던 그에게로
연락을 다시 취해갈 수 밖에 없었던 그녀였는데..........
“제발.......제발 좀 받아라 이 나쁜놈아......흑흑........흑흑.......”
불러도 불러도 돌아오지 않을 메아리만...
핸드폰 너머로 울려퍼지던 서러운 시간...
‘딸깍~’
“여보세요...”
“성호야.........흑흑........흑흑......나.......”
“왜 찔찔거려!!!!!”
“흑흑흑.......흑흑.......”
“내가 죽었냐? 내가 결혼이라도 했어? 그래서 그래?”
“흑흑........아니.........흑흑.........”
“그럼 이제 더 이상 못믿겠어? 도저히 못믿겠어서...이러는거야?”
“아니......아니아니....흑흑........”
“그럼 왜 우는데? 빨리 말해....일 때문에 나가봐야돼...”
“흑흑흑.........흑흑.......”
“야 이지연!!!!!”
“지호가........지호가..........”
그 오랜 기다림의 시간에 보상이라도 내리고팠던지...
그로부터 들려온 대답은 꽉 막힌 그녀의 가슴을 단번에 뚫어주는 듯 했다.
“내가 직접 내려갈테니까 집에 가 있어...그만 울고...”
“흑흑......그치만...”
“나도 정황파악 할 시간은 필요하잖아.......기다리라고...알겠지?”
그리고......
“오늘 집에 못들어가..”
“왜요? 어디 출장 가는거에요?”
“시골 좀 다녀올게...그리 알어...”
“아~~그럼 나도 준비할까?”
“아니...혼자 다녀올게..그러는 편이 낫겠어...”
“그치만......................네 그럼 그렇게 해요...”
“주말 동안 연락 잘 안될거야....올라오는길에 전화할테니까 ......”
“히잉.....”
모처럼만에 가득 차오르는 활력은
생기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그의 낯빛은 물론이고
어디론가로 걸어가던 전화 목소리에마저 잔뜩 묻어 있었는데.....
“최근 사건 중에 피의자 이지호라고 있지? 담당검사가 당신이라던데...”
“어쩐 일로 바쁘신 분께서...”
“있어 없어 그것만 말해......”
“잠깐만요...어디 한두건이어야......푸하...여기 있네요..누드모델 성폭행사건.....왜 피의자가 당신 친인척이라도 되는 분인지.....?”
“당신 판단하기에 100%야?”
“꼭 그것만도 아니지만....”
“성폭행했다는 증거 있어? 피해자 진술 말고...”
“아직 거기까진 확보하지 못했어요..하지만 피해자 측에서 사건당일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고..이지호 또한 전부는 아니어도 부분긍정 하는 면이 많아서....”
“불기소 처분 내려...”
“유성호 검사님!!!!”
“쌍방 합의간에 이루어진 관계라고 자백 받아내고 그만 접으라는 말이야!!!”
“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은데요? 며칠만에 나타난 피해자 보호자가 워낙 완강하게...”
“보호자가 부모야?”
“그건 아니에요...피해자 부모는 없고 보호자는 먼 친척 오빠라는 사람이..”
“정황근거 부족으로 불기소할거라 통보하고 합의 권유해봐..”
“누구에요?”
“..................”
“대체 이지호가 누구길래 냉철하기로 따지면 둘째가는것도 서러워할 당신이 그토록 평정심을 잃었는지 궁금하네요...이지호가 당신에게 어떤 존재에요?“
“노예년 말 더럽게 많네....”
“풉..........그 표현 참.....”
“이제 출발할거야..서두르면 두어시간이면 충분하니까 그 안으로 마무리해놔.....”
“기다릴게요....”
“간만에 몸 한번 시원하게 풀자.........”
“네....준비하고 있을게요......”
“그 전에....그 이지호라는 놈도 데려다 당신 방에 박아놓고...”
“..............................”
“2시간이야....!!!”
멀리 내려다보이는 고향바다의 수평선이...
그 생기를 더욱 윤택하게 하며 그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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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싫음이 글에서 완연하게 느껴지네요...
이대로 진행해나간다면 계획보다 빨리 끝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지겨우시더라도 조금만 참고 즐기시길.....거의 끝났습니다.
“갑자기 확~~~쳐져....”
“술이 올라와서 그래...”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하루종일 혜경이 따라다니느라고 피곤했잖아...그래서 더 그렇지 뭐...내일 아줌마 출근한다고 했으니까...설겆이는 내버려두고 그냥 자자..양치했지?”
“응...”
“오랜만에 같이 잘래?”
“난 괜찮은데 넌 안불편하겠어?”
“나도 괜찮아....침대 넓은데 뭐...”
“으갸갸갸갸.....그럼 오랜만에 우리 보라 가슴 좀 만져볼까나...헤헤..”
“어휴 미쳤어 정말.....”
머릿속은 물론...
몸 곳곳에도 그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기에...
“지희도 제법 취한 것처럼 보이던데.....잘 갔겠지?”
“응....미혜 남편이 데려다 주고 간댔어...걱정 안해도 될거야...”
“그래.....휴~~~천장이 막 뱅글뱅글 돌아....”
“얼른 자.......한숨 자야 술도 깨지....”
“보고싶어.....”
“....................”
“이래서 평소엔 술 안마시는데.....너무 보고 싶다.....”
“응...........”
“전화해볼까?”
“풉.....아니 하지마.....”
“그럴 용기도 없어...괜히 술 먹고 호기 부려 보는거지 뭐....”
“일에 치여서 아무생각 없다가도....휴~~~이럴 때마다 정말....”
“앞으론 나 서울 오지 말까봐......”
“.............................”
“서로 안보고 사는게 더 나은것 같애...”
“그렇지만.......휴우~~~~나도 어떡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어찌 하면 더 나은지는.....이럴때마다 미혜의 선택이 어쩌면 현명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믿냐고 몇 번이나 묻던 기억이 나...”
“.............................”
“이젠 그 물음에 대한 대답......예전처럼 쉽게 못 해줄것 같애....”
“맞아..요즘 같아선 시간이 무섭다라는 생각이 너무 절실해..”
“으갸갸~~~좋다...내 침대도 이런걸로 바꿀까봐.......”
“푸흡.....바꾸면 되지...”
“에휴~~동생놈이 자기 화구들까지 내 방에 던져놔서 더 이상 들어갈 틈도 없다....”
“하아~~”
“보고싶지?”
“응..............”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호흡하던 그녀는 불면의 밤을 보낼 수 밖에 없었고....
“그런일 없었더라면.....지금쯤 아장아장 잘 걸어다녔을텐데...”
“누구 닮았더라면....뛰어 다녔을걸?”
“풉....맞아....그랬을지도....”
“생각할때마다 안타까워...”
“본인은 오죽하겠니...그 일 이후로 지희 마음놓고 웃는 모습 본적이 없는데...”
“응.....아까 미혜아가 보는 모습 보니까....더 짠하더라....”
“성호는 아직 몰라....”
“정말? 지연이 너가 말 안했어?”
“그럴 여유도 없었지 뭐....통화하기도 힘들뿐더러...어쩌다 연락이 닿아도 1분도 안돼서 끊기 일쑤였으니까...물론 지금은 그 1분도 모두 옛날 일이 됐지만...”
“휴우~~~~~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파할거야...안그런체 해도.......내가 아는 성호라면..휴우~~~보고 싶어...”
“나도 그립다....많이....아주많이.....”
“하아~~~~”
“너 어제 연락도 없이 어디서 잤어?”
“친구집...........”
“친구 누구? 네 친구들집에 전화해봤더니 안왔다던데....”
“엄마가 내 친구 전부 알아?”
“그러니까 친구 누구 집에서 잤냐구!!!!!!!!!”
“나 학원가야돼....그만 좀 나가줘..”
“일요일인데 무슨 학원이야!!!!이젠 거짓말까지.....”
“.......................”
“누구 집에서 자고 들어왔는지...뭐하느라고 밤새 연락도 없었는지 얼른 말해....”
“그만 나가달라구!!!”
“너 정말 이럴래? 응!!!!!!!”
“엄마가 못나간다면 내가 나가면 돼.......”
“야 최인성!!!!!!!!!최인성!!!!!!!!!!!!!!!!!!!!!!!!!!!!!!”
처한 상황은 달라도......
그의 부재로 인한 그늘이 점점 더 진해져만 갔던 것은 인혜 역시도 그녀들과 같을 수 밖에 없었는데..
“어디야?”
“집........”
“누구랑 있는데?”
“혼자...”
“부모님은?”
“엄마 방금 가게 나갔어....그러는 넌 어딘데?”
“너도 아빠 없어?”
“..........................”
“집은 어디야?”
“그건 왜 물어?”
“문자로 주소 찍어....지금 갈게..”
“야 최인성.......”
툭~~~~~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던 꽃망울을...
스스로 꺽어들어 짓이겨가던 서글픈 인연 역시...
그녀들이 살아가는 삶과 닮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그와 엮인 인물들의 필연 아니었을런지...
“이 건은 기소하는 걸로 보고하면 될 것 같고....얘는 흠...얘는 좀 더 묵혀야하나.......”
“검사님...유성호 검사님이.......”
“응....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전해주세요...거의 끝났어...”
“네 그럼 그리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뭔 일인데 아침부터 이리 보채는지...쯧....사람을 또 얼마나 부려먹을려고.....”
“그래도 다들 검사님 부러워하는거..모르시죠?”
“제가요? 내가 왜 부러움의 대상이............아~~~~~아휴~~그냥 일로만 엮이는 거에요 일로만...쯧......”
“그곳 실무관이 이번에 결혼하고 일 관두게 된 건 검사님 모르시죠?”
“그랬어요?......풉....아무리 결혼했다곤 해도...왜 그 좋은 직장 관두는지 몰라...나 같으면 나가라고 등떠밀때까지 절대 안관둘텐데......”
“남편되는분이 워낙 빵빵하대잖아요....그래서 여성 실무관들 중심으로 그 곳에 배치 받으려고 되게....”
“후훗........그 인간 눈길도 안줄텐데...업무량도 장난 아닐테고...”
“훔쳐보는 재미는 있잖아요...특히 아가씨들한텐 거의 뭐.....신이에요 신.......”
“그럼..어디 그 신적인 존재라는 인간... 약이나 올리러 한번 가볼까?”
“풉...다녀오세요...”
“저 늦더라도 눈치보지말고 정시에 퇴근하세요.....유성호 검사가 불러서 일찍 끝나는 업무는 찾아보기 힘드니까...아셨죠?”
“넵.....수고하세요 검사님.......아차...검사님방은 남자분들한테 단연 인기짱인거...”
“에이~~~그건 이미 알고있구!!!!!!!!!!”
“하하하하..........”
그리고 이곳...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인연 역시..
대미가 될 지도 모르는 거사를 위해 동분서주중이던 그와 얼굴을 마주해나가고 있었지만...
“곤란해....아니....절대 안돼.......”
“되게 해야돼.......”
“모든게 오빠 말대로 된다고 해도...영장 안떨어져...그건 나보다 오빠가 더 잘 알잖아...”
“영장 문제는 걱정마...그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부장님은....아니 이 정도 크기면 부장님 의견만으론 어찌 해볼수 있는 게재가 아니야..이건 지검장님....더 나아가선 검찰총장에게까지도...보고될 문제인데....내부에서조차 절대 통과안될 문제야...”
“되도록 할거야...”
“오빠 그렇지만........하아~~~난 정말 모르겠다...오빠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길래.........”
“실무진들에 대한 정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리해 왔어...그 말은 즉 그들에 대한 대비는 대략이나마 된다는 말인데....문제는 우리 손이 뻗치지 못하는 곳...그 여러곳들이.......”
“일단 주식 변동상황을 체크해봐야 알겠지만...물론 장담은 못해...그들도 얽히고 설켜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페이퍼 또한 많을거구...휴우~~~~나 왜 이러니...아냐 안해..못해!!!”
“전담해줘....네가 아무래도 그쪽 방면으로는 검찰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이니까...”
“싫어..안한다니까.....절대 안해..........”
“지수야.........”
“우리 특수부 전부 달려들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야...근데 오빠 혼자 힘으로..아니 내가 합류한다 해도....말그대로 택도 없어......일찌감치 포기하는게.....”
“정말 안되겠어?”
“오빠!!!!!!!!오빠가 누구보다 더 잘 알잖아!!!!하일을........하아~~~공룡 건드려봐야....밟히기만 하지.....절대 못쓰러트려!!”
“쓰러뜨리긴 뭘 쓰러뜨려......너 뭔가 단단히 오해했나본데....그런 문제 아니야...”
“그 말이 그 말이지...안돼...포기해...”
“내가 죽어도?”
“자다가 봉창은 왜 두드려...오빠가 갑자기 왜 죽어.....”
“.....................”
“오빠............”
“......................”
“오빠 뭔가 있지? 그치? 나한테도 숨기는 뭔가...........성호오빠!!!!!!!!!”
볼 수 없어 서러운 여인이나...
다가갈 수 있음에도 슬픈 여인이나....
어쩌면...
그와 엮인 인연들은 남녀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불행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단편적인 쾌감과 행복은 둘째로 치부하고...
기나긴 시간을 되짚어본다면 진정 그리 될 수 밖에 없는 인연은 아닌지.........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그를 제외한 모든이들이 그러하기를 거부했던 시간...
“(주)하일의 지분 중 현재 하성식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전체지분은 17.85%...유언자 사망과 동시 보유지분 17.85% 중 12%를 직계비속인 하송이 양에게 상속한다. 그리고 나머지 3%는 역시 직계비속인 하일훈에게 상속하며 1%는 하일생명(주). 1%는 (주)하일금융, 나머지 0.85%는 하일재단에 증여토록 한다. 상속인들은 이와 관련해 민사상의 소송을 취할 수 없으며 상속시 그에 합당한 각서를 제출해야 한다. 각서 내용은 해당 유언에 대해 불응하여 소송제기시 모든 상속을 포기 해야함을 필히 기재할 것을 요구하며 각서 미제출시 또한 상속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포기자 출현시 그 지분권한은 모두 직계비속 하송이 양에게 상속되어진다. 그 외에 본인 하성식이 지니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 및 부동산. 현물을 다음과 같이 상속한다...#$!@@$#!@!$@$!@@#$#@!”
“모든 지배권한이 하대표측으로 일단락된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는 송이 양이지....”
“실질 지분은 하대표보다 우위에 있으나 쯧.........예상 못한바는 아니지만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형님...”
“자네 등에 달린 두 날개는 이제 더욱 커질 듯 허이..”
“커진들 어디에 쓰겠습니까....죄송한 말씀이지만...몇십년을 종처럼 부려먹었으면서도 어찌 형님껜........하아 나참...”
“나나 자네나...어차피 성이 다르고 피가 다르지 않은가...그 이상을 바라는 것 또한 헛된 욕심인것을....”
“송이 아가씨가 경영일선에 나설 가능성은 지금으로썬 감지되지 않으니...아무래도 조만간 하대표 측에서 해당 주식 매입에 들어갈 것도 같습니다.”
“문제는 자금이지 않겠는가만....글쎌세......부모 자식간인데 영원한 우호세력으로 남는 것도 괜찮을 듯 보이네...하대표에겐 무리하지 말라고 전해주시게...”
“네 전하긴 전하겠습니다만......회장님 똑닮은 손녀의 고집 때문에...아무래도 조금 불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봐야.....그놈이 내 처지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야...제 아무리 난 놈이어도 말이야...”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돌아서면 결국 남남인것을....”
“후훗....이 소주 말이야..오늘따라 맛이 무척 달게 느껴져.....”
“한잔 올리겠습니다...부회장님!!!!”
“부회장은 무슨........이젠 이 허울도 내려놓을 때가 된듯 허이......”
“아직 하실 일이 많습니다 형님....”
“이젠 남은 생.... 땅이나 일구며 살아야겠어..자 내 잔도 받지..”
“넵!!!!!!!!”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의식이 흐려지던 거물의 서울입성과 함께...
대부분의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그룹은 정리가 되고 있었고...
“네.....하일농장을 염두에 두신 것 같습니다.”
“관리인은 끝까지 관리인으로 남겠다?”
“아마도 그런 뜻을 피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건 자네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으로 하되....말안해도 알겠지만 아직은 경거망동들 하지 말라고 일러둬...”
“그럼요...아직 회장님께서.........”
“일간에 한번 들러.....프랑스에서 괜찮은 와인이 몇병 들어왔는데..같이 나눠야 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래...끝까지 긴장의 끈 놓지말고...”
“옙............”
“경사랑 겹치지 말아야 할텐데...그게 걱정이야....”
“그토록 소원하셨는데....보고 가시지 않겠습니까?”
“그래야지.....그랬으면 좋겠지만.......”
“들어가십시오...”
“그래...수고허게나..”
지난했던 여름이 지나감과 동시에...
그동안은 미루고 막아왔던 그들의 결혼소식 또한 언론에 조금씩 노출되고 있었는데...
“선배님......선배님!!!!!!!!”
“.........................”
“유성호 검사님!!!!!!!”
“아...난 또 누구라고........멀리서 보니까 긴가민가했어....”
“어휴 그렇게 불렀는데 어찌........목 다 쉴 뻔 했어요...”
“한동안 국방부에 나가 있는것 같더니.....?”
“얼마전부터 다시 원위치했죠 뭐....그나저나 선배님은 요즘 무척 바빠 보이시네요?”
“쉿!!!!괜히 바쁜척 하는거야...안그럼 월급을 안주거든.”
“푸하....대 검찰의 떠오르는 신성께서 엄살은.....그러지말고 뉴스거리나 하나 주세요..저도 월급은 받아야 할 거 아닙니까..”
“그쪽 신문사 망했다는 소식은 못들었는데?”
“에이 그러지 마시구요...”
“올라와서 차나 한잔 하고 가.....간만에 만났는데 그냥 보내면 우리 후배님께서 또 얼마나 달달 볶아댈지 겁난다..”
“안볶을테니 헤드에 걸릴만한 걸로 하나만 던져주세요...네?”
“나 결혼해...”
“에이...그건 이미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고....뉴스거리도 못되잖아요...”
“그럼 김기자 대박 한번 터트리게 파혼이라도 할까?”
“풉.......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마시구요......”
“얼른 따라와...”
“네..........”
“그렇게 많이 취재했는데..검사방에는 처음 들어와보네요...”
“되도록 이런 곳엔 안오는게 좋잖아..”
“죄만 안지으면 뭐....”
“결혼한다더니...바쁘다는 핑계로 가보지도 못했어...”
“선배님 무심한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저야말로 파혼한 것 못들으셨어요?”
“왜...그 의사놈이 김기자 싫대?”
“정확하게는 우리 집안이 워낙 쳐져서...애당초 안되는 혼사였는데 좀 무리했던거죠 뭐...”
“욕해도 돼?”
“푸하.....아뇨...하지마세요..아무리 끊긴 인연이라곤 해도..쫌,,,,”
“시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없이 사는게 무슨 죄라고......”
“선배님 입에서 그런 말씀 나오니까 무척 현실감 있네요...스트레스 장난 아니신가봐요?”
“내 쪽은 거의 포기상태지 뭐...김기자 알다시피 차이도 어느정도 나야 이것저것 재고 하는데...이건 뭐.....풉......”
“그 말씀도 일리는 있네요....그래서 선배님이 더 대단하다는 거에요...그리 차이 나는데..”
“오늘 온 김에 많이 봐둬..이젠 보고 싶어도 잘 못볼 테니 말이야..”
“그럼 그럴까요? 어디보자.......우와~~~선배님도 늙긴 늙나봐.......미모가 예전같지 않아...”
“이거 왜 이래..아직은 총각인데...총각 가슴 콩쾅거리게....악귀야 물러가라~~훠어이~~”
“뽀뽀나 한번 할까요? 말씀대로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르는데..?”
“검사방에 들어와서 성희롱성 발언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당신이야말로...진정한 위너다.”
“그럼....하나만 넘겨주세요.....저 요즘 휴업상태나 다름없어서 윗분들 보기 민망해죽겠어요”
“기자실이나 잘 지켜...요즘 그쪽 군기가 영 예전같지 않아보이드만...”
“왜요? 무슨 실례라도...”
“그놈의 특종이 뭔지.....똥 오줌 못가리고 아무나 붙잡고 늘어지니까 나오는 말이야..”
“어쩌겠어요..데스크에서 하두 볶아들 대니까....맞다..지난 지방선거 관련 일.....선배님 작품이라는 말이 나오던데....그건 사실이에요?”
“쉿.....그런척 하느냐고 애쓰는 중이야...그래야 월급 나오거든...”
“에잇 정말.....그놈의 월급 타령......내가 줄게..대신 줄테니까....어디 한번 속시원하게 털어 좀 놔봐요...”
“차 다 마셨으면 일어나세요 김기자님...”
“후와......난 아직 반도......엥......언제 이렇게 마신거야...”
“으갸갸갸.....바쁜 척 하기도 힘들어...시간은 죽어라 안가고 말이야...또 누굴 붙잡고 이 하소연을 늘어놓나 몰라....엄검사는 자기방에 있으려나.....”
“선배님!!!!그러지 마시고..”
그 소식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여인들의 가슴 또한
더 이상 무너져 내릴 것도 없을 줄 알았던 착각이 무색하리만치...절절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그로 인해 깊이 패인 상처는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도 않은 채...
유수와 같이 흐르는 시간앞에 자신의 벌어진 살갗을 고스란히 드러내야만 했다.
하지만.....
‘털썩~~~~~’
“어떡하니...어떡하니 지연아.....흑흑흑.........”
“...........................”
“이 일을 어떡해야....흑흑흑흑~~~흑흑~~”
“엄마........”
“흑흑흑.......흑 흑........지연아....지연아...흑흑....”
“그럼 경찰서엔 누가 가 있는거야?”
“흑흑흑.....아빠가....아빠가 이미 가봤는데...이미 검찰로.......흑흑........”
“애가 며칠 집에 안들어오는데 엄마는 그동안 연락도 안하고 뭐했어!!!!”
“흑흑흑.....흑흑...지연아 어떡하니...울 지호....지호 어떡하니....흑흑....”
“퇴근하고 내가 바로 그쪽으로 가 볼게.....너무 걱정말고 .......하아~~~”
질기디 질긴 운명의 끈은...
아직 놓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듯....
그녀를 또다시 시험에 들게 하고 있었으니...
“아빠....지호는..지호는 만나봤어?”
‘끄덕~~~~’
“어떻게 된건데..도대체 무슨 짓을 벌였길래 저리 된거냐구....”
“하아~~~~가자......집에 가면서 말해주마...”
“애는 어떡하구...지호도 데리고 가야 될거 아냐!!!!”
‘절레절레~~~~~’
“왜 그놈이.....왜 내 동생이 여기 잡혀 온거냐구!!!”
“그만 울고.....집에 가자 지연아....”
“흑흑......흑흑..........왜.....왜 우리 지호가......”
결국...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했던....
해서는 아니 되었던 그에게로
연락을 다시 취해갈 수 밖에 없었던 그녀였는데..........
“제발.......제발 좀 받아라 이 나쁜놈아......흑흑........흑흑.......”
불러도 불러도 돌아오지 않을 메아리만...
핸드폰 너머로 울려퍼지던 서러운 시간...
‘딸깍~’
“여보세요...”
“성호야.........흑흑........흑흑......나.......”
“왜 찔찔거려!!!!!”
“흑흑흑.......흑흑.......”
“내가 죽었냐? 내가 결혼이라도 했어? 그래서 그래?”
“흑흑........아니.........흑흑.........”
“그럼 이제 더 이상 못믿겠어? 도저히 못믿겠어서...이러는거야?”
“아니......아니아니....흑흑........”
“그럼 왜 우는데? 빨리 말해....일 때문에 나가봐야돼...”
“흑흑흑.........흑흑.......”
“야 이지연!!!!!”
“지호가........지호가..........”
그 오랜 기다림의 시간에 보상이라도 내리고팠던지...
그로부터 들려온 대답은 꽉 막힌 그녀의 가슴을 단번에 뚫어주는 듯 했다.
“내가 직접 내려갈테니까 집에 가 있어...그만 울고...”
“흑흑......그치만...”
“나도 정황파악 할 시간은 필요하잖아.......기다리라고...알겠지?”
그리고......
“오늘 집에 못들어가..”
“왜요? 어디 출장 가는거에요?”
“시골 좀 다녀올게...그리 알어...”
“아~~그럼 나도 준비할까?”
“아니...혼자 다녀올게..그러는 편이 낫겠어...”
“그치만......................네 그럼 그렇게 해요...”
“주말 동안 연락 잘 안될거야....올라오는길에 전화할테니까 ......”
“히잉.....”
모처럼만에 가득 차오르는 활력은
생기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그의 낯빛은 물론이고
어디론가로 걸어가던 전화 목소리에마저 잔뜩 묻어 있었는데.....
“최근 사건 중에 피의자 이지호라고 있지? 담당검사가 당신이라던데...”
“어쩐 일로 바쁘신 분께서...”
“있어 없어 그것만 말해......”
“잠깐만요...어디 한두건이어야......푸하...여기 있네요..누드모델 성폭행사건.....왜 피의자가 당신 친인척이라도 되는 분인지.....?”
“당신 판단하기에 100%야?”
“꼭 그것만도 아니지만....”
“성폭행했다는 증거 있어? 피해자 진술 말고...”
“아직 거기까진 확보하지 못했어요..하지만 피해자 측에서 사건당일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고..이지호 또한 전부는 아니어도 부분긍정 하는 면이 많아서....”
“불기소 처분 내려...”
“유성호 검사님!!!!”
“쌍방 합의간에 이루어진 관계라고 자백 받아내고 그만 접으라는 말이야!!!”
“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은데요? 며칠만에 나타난 피해자 보호자가 워낙 완강하게...”
“보호자가 부모야?”
“그건 아니에요...피해자 부모는 없고 보호자는 먼 친척 오빠라는 사람이..”
“정황근거 부족으로 불기소할거라 통보하고 합의 권유해봐..”
“누구에요?”
“..................”
“대체 이지호가 누구길래 냉철하기로 따지면 둘째가는것도 서러워할 당신이 그토록 평정심을 잃었는지 궁금하네요...이지호가 당신에게 어떤 존재에요?“
“노예년 말 더럽게 많네....”
“풉..........그 표현 참.....”
“이제 출발할거야..서두르면 두어시간이면 충분하니까 그 안으로 마무리해놔.....”
“기다릴게요....”
“간만에 몸 한번 시원하게 풀자.........”
“네....준비하고 있을게요......”
“그 전에....그 이지호라는 놈도 데려다 당신 방에 박아놓고...”
“..............................”
“2시간이야....!!!”
멀리 내려다보이는 고향바다의 수평선이...
그 생기를 더욱 윤택하게 하며 그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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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싫음이 글에서 완연하게 느껴지네요...
이대로 진행해나간다면 계획보다 빨리 끝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지겨우시더라도 조금만 참고 즐기시길.....거의 끝났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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