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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01:28 649회 0건
4.사랑 그리고 균열의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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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최우석의 시점 ■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 그날 아쉬움을 남긴채 그녀와 헤어진후 아망떼로 복귀해 일하며 매니저에게 그녀의 합격 여부를 확실히 물어보려 하였지만 왠일인지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한채 가게를 정리한후 퇴근하게 되었다. 매니저에게 전화로 물어보려다 귀찮게 하는것 같아 그냥 내일 알아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오피스텔에 돌아와 그녀가 꼭 그곳에서 일하게 되기를 빌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오전 강의를 듣는 중에도 그녀의 모습이 계속해서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 뒷모습만 보고도 헛개비로 취급할정도로 이상형으로 다가와 꿈속에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었던 그녀와 정말로 사귀게 된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흥분되어서 수업에 집중할수가 없었다. 겨우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그녀를 만나고 싶어 메세지를 보냈다.

[오늘 점심 같이 하자!]

-카특

메세지를 보내자 마자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어디서 볼까요!?]

[우리가 식당 건물 앞에서 이야기 했던 곳~!]

[ㅇㅇ, 혜진이도 데려가도 되죠?^^]

[당연하지..나도 친구 데려갈거야^^]

-카특

[이따봐요!]

[그래~~!]

나는 메시지로 점심 약속을 정하고 다음 수업을 마치자 마자 친구들에게 같이 식사를 하러 가자고 했다. 다른곳에 약속이 있다며 김대명은 빠졌고, 어쩔수 없이 지성이와 같이 식당 앞으로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야!, 점심 먹으러 가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

"어, 사람들 몰리기 시작하잖아...빨리 가자!."

-뚜벅.뚜벅.뚜벅.뚜벅.뚜벅.뚜벅.

수업이 끝나고 서둘러 왔는데도 식당앞 여기 저기 학생들이 많이들 모여있었다.

-휘적..휘적

"우석 오빠, 여기요~!"

그녀보다 먼저 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제 왔는지 벌써 저앞에서 그녀가 손을 번쩍들어 흔들며 나를 부르고 있는것이였다. 나는 지성이 녀석을 힐끔 쳐다본뒤 앞장서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

"벌써 와 있었네!?"

"네.."

"안녕 하세요~!, 우석 오빠...!"

"아..네..혜진씨, 오랜만이에요.!"

-으흠.으흠

그녀와 대화를 나누자 옆에 있던 혜진씨가 인사를 해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성이 녀석이 괜한 헛기침을 해서 쳐다보니 자기를 소개시켜 달라는 강한 눈빛을 나에게 보내고 있었다.

"아, 이쪽은 제.."

"잠깐, 소개는 내가 할께, 전 이녀석과 고등학교때 부터 절친이였고..지금도 그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인 영상학과 11학번 강지성입니다~.!"

"아..네, 전 국어국문학과 14학번 이월희라고 합니다!"

"전 얘랑 같은학과 동기인 양혜진이에요!"

지성이의 소개를 시작으로 그녀들도 소개를 마치자 난 첫 인사후 그들이 어색할것 같아 서둘러 식사 할것을 권했다.

"저기, 대충 소개 끝났으면 사람들 더 몰리기 전에 식당으로 들어가자.!"

"네~!"

"어..그러자!"

역시 학생 식당 안에도 사람들이 붐빌정도로 많았고 식사를 대기하는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내가 가장 앞에 있었고 바로 뒤에 그녀가 있어 말을 전했다.

"좀 걸리겠는데!"

"그러게요~!"

-수근..수근

바로 뒤쪽에 있는 혜진과 지성이 내 말을 듣고는 둘이서 약간씩 대화를 나눈다. 그 모습을 보고 난 둘이 친해질수 있을것같아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가하며 월희에게 알바에 대해 이야기 했다.

"혹시 다음 주부터 근무 가능하겠어!?"

"다음주 월요일이요?"

"응, 오늘 가서 매니저에게 말하려고 하는데..."

내 말을 듣고 그녀는 잠시 나를 빤히 쳐다본뒤 대답한다.

"좋아요!, 다음 주부터 시작하죠...그런데 어떤 늙은 오빠는 실망하지 안을려나!?"

"늙은 오빠...?"

"월희야, 뭐야..누가 뭘 실망해?"

갑자기 그녀가 늙은 오빠 운운하며 나를 보고 있는데 뒤에서 제대로 안들렸는지 혜진씨가 그녀에게 묻는다.

"아니야, 그런게 있어...하긴 매일 가게에서도 보게 될테니...괜찮겠네요, 그렇죠!?"

"어!?...그..그래!"

그녀의 물음에 아직 내 자리를 물려주는 거라고 답해 줄수없어 대충 대답하게 되었다.

"두사람 너무 다정해 보이는데...근데 우리 몇일 전에 본적있지 않아요?"

"우석 오빠, 식당에 지성 오빠랑 같이 있었어요?"

"어!, 그래 있었어..."

"뭐야?, 그랬구나..역시, 그때 그 미인들이 이분들이였구나!"

지성은 시험 보기전 내가 그녀들에게 이야기 걸었던 모습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혜진씨의 물음에 내가 답하자 녀석은 나와 월희를 번갈아 보며 히죽거린다.

"지성아!, 뭐냐? 그...웃음은?"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앗, 지성오빠 눈치 채셨나 보네요, 둘이 사귀는거..!"

-헉

"에!?, 혜진씨는 어떻게...?"

지성이의 대답에 의심은 들지만 안도하려는 찰나 혜진씨가 우리가 사귀는 것을 얘기하자 나는 또 그녀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여 월희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러자 그녀는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오빠, 미안해요..혜진이 한테 내가 말했어요.!"

"어제?"

"네~!"

"하하, 역시 그렇구나 둘이...축하한다, 이녀석아~!"

-꾹

"아아, 아파~..그.만..!"

월희가 혜진이에게 바로 말했다는게 그들이 정말 친하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지성이가 내 목에 헤드락을 걸며 축하해 주었다. 우리의 모습을 보고 혜진씨와 월희는 재미있는지 웃었고, 난 월희가 내 목을 조르는 지성이를 말리지 않자 약간 아쉬웠다. 말리는 쉬늉이라도 했으면 참 행복한 마음이 들었을텐데 아직은 무리인것 같아 앞으로 더욱 친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축하한다~!"

"그래, 고마워!"

주위 사람들이 조금 쳐다보긴 했지만 곧 지성이 조였던 팔을 풀고 다시 한번 축하의 말을 전했다. 내 대답을 끝으로 우리의 차례가 와서 식판에 음식을 담아 자리를 찾기 시작했고, 다행이 어렵지 않게 네명이 앉을 자리를 얻어 자잘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마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우석아, 니가 연애라니...그것도 C.C가 될지 정말 몰랐다.!?"

"그러게...!"

"왜요, 우석 오빠는 학교에서 여자 사귀면 안되요!?"

"혜진아!, 너는..."

"왜? 우석 오빠랑 사귀는게 창피해!?"

"그게 아니고..무안해서 그렇지, 너도 참...!"

"그만 됐어요~!, 제가 잘못 말했네요..우석이가 처음으로 여친을 사귀니까 그냥 부러워서 말했던 거에요, 야..너도 뭐라고 말해봐 웃지만 말고...그렇게 좋냐? "

지성의 C.C란 말에 그들이 많은 이야길 주고 받자, 난 그 모습이 즐겁게 느껴져 웃음을 지었고 지성이는 그런 내가 못마땅한지 한소리 하였다. 그후로도 우리는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와 음료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시간을 보냈고, 공강인 우성이 녀석은 도선관으로 향하고 나머지 세명은 각자의 강의실로 향했다. 강의실에 들어서는데 메시지가 왔다.

-카특

[오빠~! 오늘 가게에 내 얘기 잘해 줘요^^♡]

나는 메신져를 무음 설정하고 답장을 하였다.

[걱정하지마! 알바 끝나고 연락할게...^^]

[ㅇㅇ]

"후~"

그녀의 메세지를 끝으로 곧 강의가 시작되었고 감정을 조금 정리하고 수업에 열중했다. 점심 시간후의 첫 강의가 끝난후 대명이가 찾아와 한바탕 내 연애에 대해서 떠들고는 마지막에 축하 한다며, 꼭 행복하게 사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강의를 모두 마치고 레스토랑에 약간 일찍 출근하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어서와요~!

"어서와!"

바쁘게 서빙하고 있던 동료들도 내 인사를 받으며 작게 대답해 주었고, 주방에도 인사를 하자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리고 안쪽 바에 있던 매니저가 그런 나를 보며 걸어왔다.

"일찍 왔네, 우석씨!"

"네, 저 드릴 말씀이.."

"잠깐, 무슨 말 할지 알고 있네, 월희씨라고 했던가!?"

"네, 맞아요..이월희."

"그녀를 채용하겠네, 그러니 더이상 그 일로 걱정하지 말게!"

"정말이요!? 고맙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

"이 친구 참...전에도 말했지만, 자네가 고마워 할일이 아니라니까..그녀가 고마워 해야지.."

"아니에요, 제가 정말 고마워서 그래요~!"

그녀가 채용된걸 너무나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며 매니저는 흐뭇하면서도 야릇한 웃음을 지워보이며 말을 꺼낸다.

"자네, 그녀와 사귀게 되었군..그렇지!?"

"어..어떻게 아셨어요?"

"가게에 들어올때부터 봤는데 표정이 밝더군, 게다가 그녀의 일로 자네가 너무 좋아하는것 같아 알수 있었네!"

"그렇군요, 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알았네, 앞으로 애인한테 잘해 주게!"

"네, 당연하죠~!"

이곳에 일때문에 그녀와 쉽게 말을 할수 있었고 거기다 그녀와 사귈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너무 고마운 가게이고, 그녀의 채용을 쉽게 허락 해준 매니저에게 더욱 고마웠다. 하지만 그녀와 나의 일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그만둘 날짜를 매너저에게 말했다.

"저, 그러면 혹시 다음주 월요일 부터 월희가 일할수 있을까요!?"

"그렇게나 빨리!?

"네...괜찮을까요?"

"휴..그래 알겠네, 필요한 서류는 자네가 알고 있을테니..월희씨에게 말해서 가져 오라고 하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일하러 가볼게요.!"

"그래, 마지막까지 열심히 일해 주게!"

매니저와의 이야기가 잘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와 가게 일에 매진하다 퇴근시간이 되어 정리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그녀에게 알바 일을 알려주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뚜르르..?br />
"네, 오빠!"

"뭐해~!?"

"그냥, 책보고 있었어요!"

"그렇구나!, 저기..월희야...너 월요일 부터 아망떼에서 일할수 있게 됐어!"

"정말요!?, 다행이다..고마워요~!"

"고맙긴, 내가 뭘 했다고..그냥 소개 시켜준것 뿐인데..."

"그래도요, 그렇게 좋은 자리 쉽게 구하기 어려울텐데..오빠 덕분에 수월하게 좋은데서 일할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럼...월희한테 나중에 한턱 얻어 먹어도 될까!?"

"흠..뭐 봐서요, 나 한테 잘해 주면요~!"

"그럼...조만간 크게 한턱 먹을수 있겠네..하하."

"치~, 그건 두고 봐야죠, 근데 지금 집에 가는 중이에요!?"

"응, 조금 있으면 지하철에서 내릴거야."

"그래요, 그럼 들어가세요..내일 봐요~!"

"그래, 월희야..잘자~"

"오빠두요~!"

-뚜..?

아망떼에서 일하게 된것이 좋은지 기뻐하는 그녀의 음성이 내 귀를 간지럽히는 것처럼 느껴지며 나도 기분 좋게 통화를 마칠수 있었다. 역에서 내려 편의점에 잠시 들려 맥주를 비롯한 이것저것 먹을 것들을 산뒤 오피스텔에 도착해 시원한 캔맥주를 마신뒤 즐겁게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하고 내일 그녀를 볼 생각을 하며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다음날 점심시간에 전날처럼 우리들은 식당 건물앞에서 만나게 되었고 대명이가 함께하여 인사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대명이가 궁금해 하며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물어봐서 난 복학 수강때 그녀를 처음 본것과 도서관에서 그녀를 놓칠것을 빼고, 그녀를 식당해서 본후 첫눈에 반해서 아르바이트 이야길 하는 그녀들에게 말을 걸게 되었고 아망떼를 소개 시켜 주면서 그녀와 사귀게 되었다고 간략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지성이는 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나를 쳐다보았고, 월희는 자신의 작은 거짓말 때문에 내가 겨우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한 이야길 쏙 빼고 말하는 내가 재밌었는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한바탕 소리내어 웃었고,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친구들이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우리 둘은 똑같이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며 점심시간을 마친뒤 강의실로 흩어져 자신들의 생활로 돌아갔다.

나는 강의를 들으며 빠진 기운을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그녀와 메시지나 통화를 하며 즐거운 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학교 수업을 마치고 아망떼로 출근하였다.

"안녕하세요~!"

"어서와요! 우석씨."

"어서와~."

인사를 하고 유니폼을 갈아입고 일손을 돕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9시 30분쯤 직원들과 같이 가게를 정리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할말이 있다며 모두 모이게 했다.

"자, 여러분 우석씨가 이번주를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나가게 되었습니다.!"

"네? 정말요!?

"갑자기 왜요?"

-소근.소근

"자..자, 잠시만 조용히 하고 내말을 계속 들어보세요.!"

내가 그만 둔다는 얘기에 궁금해 하며 여기 저기서 이야기를 하며 소란스러워지자 매니저가 다시 집중시키며 말을 이어갔다.

"우석씨 개인 사정도 있으니까...궁금한 점은 나중에 따로 물어보도록 하고, 그동안 같이 고생한 우석씨에게 잘 가라는 의미로 다들 박수로 인사를 합시다.!"

-짝.짝.짝.짝.짝

"우석씨, 그동안 고생했어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생 많았어요~."

"감사합니다! 종종 놀러올게요~."

직원들의 인사에 답하며 일년 조금 넘게 그들과 같이 손님을 맞이하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며 하루 하루 보내면서 때론 힘들고 지칠때 위로하고 응원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조금씩 생각나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는것을 느꼈지만 울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모두 정말 고마웠어요~!"

"자.자, 이제 그만, 마저 정리하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도록~."

매니저의 말에 우리는 중단 했던 가게 뒷정리를 다시 했고, 그런 가운데 직원들이 저마다 나에게 다시한번 고생했다는 이야길들을 해주었다. 그렇게 정리를 마친 직원들과 나는 집으로 가기위해 레스토랑을 나서려고 하는데 매니저가 나를 따로 불렀다.

"우석씨, 이번주 토요일까지만 나오면 될것 같군.!"

"네!?, 그러면 일요일이 비잖아요?"

"괜찮아요! 하루쯤은, 그리고 월요일에 월희씨 여기로 출근하면 당분간 제대로 데이트도 못할테니..일요일에 둘이서 좋은데도 가도록 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배려해 주시고..."

"하하하, 우석씨도 참..그럼 들어가 봐요, 그리고 남은 기간도 열심히 일해 주면 좋겠군요.!"

"네, 끝까지 잘하겠습니다. 그럼 들어가 볼게요.!"

매니저의 자상한 배려에 너무나 고맙게 생각하며 가게를 나와 집으로 향하며 그가 얘기 해준것처럼 일요일에 그녀를 만날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뚜르르.뚜르르..?br />
"네, 오빠!"

"어..저녁 먹었어!?"

"훗!, 지금이 몇신데 저녁밥 이야기를 꺼내요~!?"

"아...미안!"

"미안해 할건 없어요, 근데 어디쯤이에요?"

"어!, 이제 지하철 타려고."

"그래요?...그럼 잠깐 지하철역앞에서 볼까요!?"

"그럴까!? 아니..알았어 그럼 내가 역에 내려서 다시 전화할게, 그때 내려와~!"

"흠..알았어요~!"

오늘 점심때도 그녀를 보았지만 다시 만날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역에 내려 전화를 거는데 신호는 가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자취방으로 향하는 2번 출구의 계단을 밟고 올라 밖으로 나와 걸어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소리와 함께 나의 왼팔을 감싸는 손길이 느껴졌다.

"왁"

-스윽

"어..!, 뭐야~!"

"흐으, 놀랬죠!?"

"응, 조금."

"생각보다 별로 안 놀라네요...놀려주려고 기다렸는데!"

그녀가 갑자기 내뒤에서 크지 않지만 소리를 지르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우릴 쳐다봤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아했고, 나는 그녀가 내 팔에 손으로 팔짱을 끼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을 의식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람들도 곧 우리의 행동을 보며 그냥 연인끼리의 장난이라고 여기며 각자의 제갈길로 향했고, 우리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난 그냥, 네가 전화가를 안받아서 걱정했지...!"

"늙은 오빠가 나 걱정하고 계셨구나..!"

"뭐!? 늙은 오빠?"

"응, 나보다 세살 많은데다...왠지 좀 올드한 느낌이 들어서요..크.!"

"전에도 늙은 오빠 얘길 꺼내더니...그게 나였단 말이지...그거 너무 한거 아냐? 그냥 오빠라고 불러줘.!"

"앞으로 하는거 봐서요...근데, 난 좋은데...애칭으로 부르면 안되요!?"

-스윽..꼭..

내 나이 아직 23살인데 그녀가 자꾸 늙은 오빠라고 해서 군대 다녀와서 내가 정말 늙어 버렸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하지만 거울을 볼때마다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그녀가 왜이러지?" 라고 생각을 하며, 난 아직 늙은이란 단어에 살짝 반감이 들었지만, 그녀가 애칭으로 부르고 싶다는 부탁의 말과 함께 팔짱낀 손과 몸을 밀착하자 마음이 흔들려 수락하고 말았다.

"휴~!, 그래 알았어...월희 네가 편한대로 불러.!"

"정말이죠!? 나중에 딴 말하기 없기에요? 응?"

"응.."

-시익

"흠..흐흐,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때나 부르진 않을테니까.!"

-시익

"응, 그래!"

내가 약간은 시무룩 해 보이자 그녀가 웃으며 말해 주었고, 나도 그녀의 웃음에 화답했다. 그렇게 걷고 있는데 그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길 건너편을 가르키며 말했다.

"오빠, 아이스크림 먹고 싶지 않아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었구나...먹으러 가자!"

10월도 얼마남지 않아 선선한 날씨여서 보통 시원한 것보단 조금씩 따뜻한 음식을 찾기 시작하는 시기였는데, 굳이 건너편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가리키며 말을 꺼낸 그녀가 정말 먹고 싶어 하는것 같아 나도 먹고 싶다고 말해 주었다. 그때 앞쪽에 있던 행단보도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는게 보였다.

"네, 어서가요~!"

-탁.탁.탁.탁

"응!..어..어.."

그녀는 팔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내 손을 맞잡고 뛰듯이 나를 이끌기 시작했다.

-탁..다다다다닥..다다닥

"후우..후우"

"하아..하아"

-스윽..딸랑

그녀는 길을 건너자 마자 아이스크림 가게 앞까지 거침없이 뛰었고 나도 그녀의 손에 이끌려 그곳에 도착하자 그녀는 숨을 잠깐 고르더니 바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뚜벅.뚜벅.뚜벅

"어서오세요! 어떤걸 드릴까요?"

"전..스튜로 베리로 주세요. 오빠는~ ?"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오빠, 안되요 다른걸로 골라요.!"

"어...음..그럼..초콜렛 무스로 주세요."

"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뚜벅.뚜벅...드륵..드륵....스윽..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 그녀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고 하였고, 나는 서둘러 그녀의 손을 막아서며 얘기 했다.

"내가 계산할께.!"

"음..내가 먹자고 했는데...!"

"나도 먹고 싶었거든...내가 사게 해죠."

"핏..!"

-스윽..씨익

내가 계산 하겠고 말하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놓으니, 그녀는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두팔을 턱에 괴고 표정을 바꿔 예쁜 웃음을 지어주며 말을 꺼낸다.

"고.마.워.요.!"

"응..!"

웃음을 유지한채 작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대답은 짧게 했지만 마음은 속은 행복으로 가득찬듯 느껴졌다. 그녀도 나와 같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려 보았지만 굳이 물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후 주문한 아이스크림이 나와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다시 길을 건너 그녀의 자취방 쪽으로 걸어가며 먹기 시작했다.

-낼름..낼름

"음...맛있다..!"

"그래!?"

"네..오빠건 어때요?...나 한입만 주면 안되요?"

"아..안되긴..자~!"

-사아

"음...그것도 맛있다~!"

곧 그녀의 자취방 앞 건물에 도착할때까지 자잘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틈틈이 그녀의 귀엽게 먹는 모습을 보며 흐믓한 마음과 거리가 짧은 것을 아쉬워하며 그녀가 건물로 들어가는 걸 본뒤 지할철을 다시 타기위해 역으로 걸어갔다. 집으로와 샤워를 하고 나오니 그녀에게 메시지가 와서 서로 3분쯤 간단한 내용을 주고받다가 잘자란 답장을 서로 하며 메신저를 종료하고 잠을 청하며 오늘 짧지만 그녀와 있었던 생각을 하며 웃음지으며 "뭔가 잊어버린게 있는데" 하며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다음날 금요일 평상시와 다름없이 학교 수업을 듣고, 점심을 그녀와 친구들과 같이 한뒤 오후 수업을 마치고 학교 벤치에서 책을 읽다가 시간이 되어 아망떼로 출근을 했다.

"안녕하세요~!"

"어서와, 우석씨!"

"우석씨, 아쉽다 이제 얼마 못보네..."

"어서와요!"

"네!"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들어서면서 이제 내일이면 여기도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며 아쉬움과 추억들이 생각났지만 그녀를 사귀고 있다는 것에 모든 다른 생각들이 희석되는듯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가운데 옷을 갈아입고 홀로 이동하여 일을 시작했다. 세시간 후쯤 레스토랑의 뒷정리까지 끝마치고 가게를 나와 걸으며 어제 잊어버린 일요일날 그녀와 약속 잡을 생각이 떠올라 스마트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뚜르르르.?br />
"네..늙은 오빠~!"

"음..일요일에 시간 있어?"

"내일 모레요!?"

"어, 시간 있어?"

"흠..그땐 안되는데...!"

"왜!? 우리 사귀고 처음 맡는 휴일인데..."

"매달 마지막주 일요일은 집에 내려가야해요.!"

"그..그래!?"

"네...정말 미안해요, 제가 안 내려가면 부모님이 걱정하셔서요.!"

"아...그렇구나, 어쩔수 없지..미안해 할 필요없어, 괜찮아..그럼 토요일에 잠깐 볼까!?"

"밤에는 안되는데...그때 집에 가거든요. 하룻밤 집에서 자고 일요일까지 부모님과 같이 지내다가 올라와서요....!"

"하...그럼 내일 오전 밖에 시간이 없겠구나.!"

"네...어떻하죠!? 미안해서..뭐 하고 싶은거 있었어요?"

"아....아니, 아니야 없었어..그냥 물어본거야..!"

"흠....뭐 하고 싶은거 있었나 보구나, 우리 오빠~!

"그냥 별거 아니야, 영화나 볼까 해서..!"

"영화요? 나도 보고 싶은거 있었는데...그럼 다음주에 갈까요?"

"그래, 꼭 가자..알았지~!"

"흐흐..네, 꼭 가요..우리!"

그렇게 통화를 마쳤다. 그녀가 고향에 가기때문에 이번 일요일에는 약속을 잡지 못했지만, 다음주 그녀와 학교나 그녀의 집 근처가 아닌 다른곳에서 만나기로 하니 왠지 생각만으로도 지금까지완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미 레스토랑에서 식사 한적은 있었지만 그땐 우리가 사귀기 전이였기에 기쁘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남아있었고, 이제부터는 그녀와 여러가지로 다른 연인들처럼 만날것을 떠올리니 가슴이 벅차 오르는것 같았다.

토요일 수업이 없는 날이라 조금 늦게 일어나, 그녀에게 전화해 고향에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전한뒤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느긋하게 오후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근무를 위해 아망떼로 출발했다.

레스토랑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오면서 그녀를 사귀기로 하면서 처음으로 맡는 주말을 얼굴도 못 본체 이곳에서 일을하며 보내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유종의 미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업무를 하기 시작했고, 얼마뒤 마지막 뒷정리까지 마쳤다. 그리고 레스토랑의 한쪽 룸에서 직원들과 매니저와 함께 간단한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나의 환송회를 마치고 늦은 시간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10월 26일 일요일, 어제 마신 술때문인지 마음이 풀어져서 그런건지 낮이 되서야 벨소리에 겨우 잠에서 깨어나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띠리리리..띠리리리..띠리리리..띠리리리.?br />
"네...여보세요.."

"오빠!? 목소리가..왜 그래요?"

"어..월희구나...어제 직원들이랑 술을 좀 마시고..늦게 들어와 자서 그런가..."

"풋!, 얼마나 마셨길래, 목소리가 다 죽어가요!?"

"얼마 안 마셨어!"

"오빠, 술 잘 못마시나 보구나~!"

"아니야~, 그럭저럭 마셔..."

"후후..그래요, 그러면 숙취도 못했겠네요...나가서 해장국이라고 사먹어요~!"

"일요일이라 문 연곳이 거의 없을걸..!"

"흠...그런가?..내가 서울에 있었으면..대충 뭐라도 만들어 줬을텐데, 우리 늙은 오빠한테..!"

"후~!, 말만으로도 고맙네...넌 잘 지내고 있는거지!?"

"네, 전 잘 있어요!. 되도록 빨리 올라갈테니까..있다가 볼수 있으면 그렇게 해요.!"

"그래 알았어, 조심해서 올라와~!"

"네~!"

-?br />
어제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왠일인지 기운이 없었다. 그녀와의 통화로 잠이 싹 달아나자 침대에서 일어나 사놓은 컵다면과 이것저것 먹으며 끼니를 떼웠다.

-후루룹.쩝.쩝..

"후..좀 낫군.!"

식사를 하니 속이 풀리며서 그녀와의 통화를 되뇌일수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빨리 서울로 돌아올지 몰랐지만 그동안 밀어두었던 청소와 세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저녁을 맞이했다. 그녀가 도착했으면 같이 저녁 식사를 할까 생각하고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뚜르르르.?br />
"오빠, 미안!"

"어!? 뭐가 미안한데?"

"나 지금 출발했어요...두시간 넘게 걸릴텐데..엄마가 하도 잡아서 늦게 출발하게 됐어요...!"

"그래..! 알았어, 늦게 오는구나..그럼 오늘은 피곤할텐데 안 만나도 되니까..도착하면 쉬어~."

"알았어요, 고마워요...그리고 미안해요.!"

"아니야, 괜찮아...조심해서 올라오고.."

"네..그럼, 오빠 내일 봐요~"

"응"

-?br />
"휴..애인이 되도 만나기가 쉽지 않구나...내일부터 월희가 일하는데..자주 만날수 있을지 걱정이네.!"

그녀와의 통화를 마치고 넋두리하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내일 그녀가 내가 그만둔걸 알면 어떻게 받아 들일까 생각했다.

"휴..별탈 없어야 될텐데..."

다시 한번 넋두리를 내뱉으며 식사를 하고 책을 읽다 잠자리에 들었다.

10월의 마지막 주이자 11월의 첫주로 이어지는 10월27일 월요일 등교를 하면서 그녀의 안부를 물어보니, 어제 잘 도착해서 푹 잤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해서 강의가 시작되기전 그녀의 얼굴을 잠깐 보고 점심때 다시 만나자고 말하고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향했다.

시간이 흘러 점심때 그녀는 나와 같이 출근 하자고 말해 주었지만 난 어쩔수 없이 거짓말로 약속이 있어 약간 늦게 가게 되었다고 말하고 먼저 레스토랑으로 출발하라고 하였다. 그녀는 약간 의혹의 눈빛을 던졌지만, 난 내 마음을 숨기고 개의치 않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녀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점심을 먹고 각자의 수업을 들으러 헤어졌다.

그녀가 레스토랑으로 향하고 있을때쯤 나는 심난한 마음을 겨우 다스리며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들을 반납 및 대출을 하고, 과목 공부와 빌린 책을 읽으며 그녀가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오피스텔로 향하며 시간을 확인하니 저녁 10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막 스마트폰의 시간을 확인하고 주머니에 넣는데 진동이 울렸고 화면을 보니 그녀였다.

-우~웅..우~웅..우~웅

"어, 월희야..!"

"어떻게..그럴수가 있어요..!?

수화기 넘어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촉촉하게 젖어있어 울다가 받은것인지 아니면 울려고 하는것인지 분간이 안되었지만, 전화를 받는 나도 우울해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

"뭐라고 말 좀 해요...왜 날 속인거에요!?"

"속인거 아니야..그냥 니가 조금 늦게 알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괜히 네가 부담 가져서 그 자릴 사양할까봐 끝까지 말 안한것 뿐이야...!"

"그래도..난..오늘 거기서 매니저님이 직원들에게 날 소개하면서 오빠가 그만 두고 내가 새로 일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요!? 난 우리가 그곳에서 같이 근무하니까 얼굴도 자주 볼수 있고, 무슨일이 생기면 오빠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크게 의지할수 있다고 생각했는데...거기에 오빠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녀는 말하며서 목소리가 점점 더 물기있게 느껴져서 지금 울고 있는게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정말 미안해..널 슬프게 할 생각은 없었어...너 어디니!? 지금 만나자, 어?"

"싫어요!, 지금은 울어서 화장도 다 지워지고...오빠 얼굴 보면 더 화날거 같아요..흑.흑.흑.!"

"우..울지마..미안해...!"

"흑.흑.흑"

끝내 그녀를 울리고 말았나 싶어 가슴이 너무 아리며 당장이라도 만나서 무릎이라도 꿇어 그녀가 용서해 줄때까지 빌고 싶은 생각 뿐이였다.

"내가..진심으로 사과 할께 잘못했어!"

"흑흑흑..흠흠..흐으흐, 속았죠!?"

"뭐..!?

"울지 않았어요...물론 울뻔 했지만, 오빠가 당황해 하며 내게 사과하게 만들려고 연기 한거에요..후후..하지만 정말 거기에 오빠가 없으니까..왜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을까..서운하기도 하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요!?"

"미안하다 정말..앞으로는 절대 어떤 거짓말도 하지 않고, 속이는 일도 없을거라고 약속할게..!"

-삐리리리..기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흠..됐어요, 전화로 듣기 싫어요...아..지하철 온다...나 타야 하니까 그만 끊을게요, 내일 만나서 이야기 해요. 알았죠!?"

"어, 그래..알았어!"

"오빠!, 내일 단단히 마음 먹고 와요..나 화낼테니까, 그럼 끊을게요~!"

"어.어......후~"

-?br />
그녀가 울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목소리에선 약간의 물기가 느껴지는 것같아 정말인지 아닌지 정확히 알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녀가 내일 보자며 말해 준것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혹시나 화가나서 당분간 보지 말자고 할까봐 조마조마 했던 내 마음이 조금 풀리며 안도의 숨을 내쉴수 있었다.

다음날 월희를 생각하느라 강의를 받고 있는건지 벌을 서고 있는건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손에서 식은땀이 나며 불안하였다. 그건 그녀가 화를 내겠다고 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어제 나 때문에 상처 입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혹시나 너무 화가나서 헤어지거나 당분간 보지 말자고 하면 어쩌나 생각하며 안절부절 하였다. 드디어 오전 강의가 모두 끝나고 점심시간을 맞이하자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우리가 늘 만나던 장소로 걸어갔다. 마음이 무거워서 인지 내 걸음도 빠르지 못해서 조금 늦게 도착하자 친구 녀석들이 성화다.

"야!, 최우석 왜이리 늦게 오냐..."

"우석 오빠, 오늘 왜이리 늦졌어요!?"

"우석아, 너 표정이 왜그래?"

"...왔어요!? 이제 들어가죠!"

-척..또각.또각...뚜벅.뚜벅.뚜벅.뚜벅

"어..."

대명과 혜진씨는 내가 늦게 온것만을 탓하고, 지성은 내 표정이 침울해 보였는지 상태를 살피며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짧게 말하고 식당으로 앞장서 걸었다.

"너희들 무슨일 있었냐? 월희씨가 너한테 냉정한것 같은데..."

"아..아니 아무일 없어..."

"그래!?"

-수근..수근..웅성

식당 건물로 들어서며 그녀와 내 사이가 이상 했던지 지성은 다시 물어왔지만 솔직히 말하기가 곤란하여 대충 대답했다. 대명과 혜진은 우리의 상태를 별로 신경 쓰지않는지 둘이서 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끔 월희에게 간단한 의견을 물어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평상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조금 늦게 와서인지 대기줄이 상당히 길어져 있었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나와 월희는 별 이야기 없이 음식을 들고 식탁에 앉았다.

-냠.냠.냠..후룩..후루룩

"사과 한다면서요..!"

"어?...여기서!?"

"왜요?, 사람 많은 곳에서는 않되요?, 단둘이 있는 곳에서 할래요?..그럼 저 더 화낼텐데..."

"...."

"왜? 무슨일 있었어?"

그녀가 단둘이 있으면 더 화내겠다는 말을 하자 나는 어떻게 할까 망설이게 되었고, 눈치없는 대명이는 이제야 우리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불어보고, 혜진씨는 이미 뭔가 아는지 조용히 음식만 간간히 먹으며 우리를 주시했다.

"월희야, 정말 내가 잘못했다..거짓말은 아니였지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아서 너를 화나게 해서 진짜 미안해, 그리고 다시는 그런일 없게 할게..용서해줘!"

"흥...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요..그 사실을 말해줘요."

"....."

어제의 통화에서 그녀에게 모든걸 말했는데도 그녀가 친구들 앞에서 다시 아망떼의 일을 말해 달라고 해서 당혹스러웠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고 차라리 말하는게 낫다고 판단하여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레스토랑을 그만 두면서 자리를 그녀에게 넘겨 준다는 사실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은것과 그녀가 출근하는 마지막 날까지도 바보처럼 아망떼에 늦게 간다는 핑계를 대고 그만둔것을 말하지 않아서 더욱 실망 시켰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물론 변명의 말도 할수 있었지만 왠지 너무 구차하고 그녀의 신경을 더 어지럽힐것 같아 생략했다.

"후...월희씨가 화날만 하네, 우석이 니 잘못이야..그냥 사실대로 말할것이지.!"

"그래, 지성이 말이 맞다. 차라리 사실대로 말하지...끝까지 말 안해 주는건 무슨 심보냐!?"

"음..전 우석 오빠가 잘못은 했지만...이해가 되기도 해요.!"

"....."

"흠...혜진아, 뭐가!?"

친구 녀석들이 내 편을 들어주지 않고 잘못을 지적하였지만 난 화나지 않았다. 나도 마지막 날까지 말해 주진 않은것은 잘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혜진씨가 이해 된다고 하니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였고, 월희도 궁금한지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린다.

"어제 네 말을 잠깐 듣고 오늘 오전까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첫 만남에서 우석 오빠가 널 좋아해서 계속 만나고 싶어 사실을 숨겼을지도 몰라, 하지만 정말로 거길 그만 두려고 했을지도 모르잖아..그렇죠!?"

"아니, 그건 아니야...어제 직원들과 말해 보고 알게 되었어, 우석 오빠가 갑자기 그만두었다고...!"

"그..그건 누구한테 들은거야?"

"흥, 말 안해 줄거에요.!"

"윽....."

"하...편들어 줄려고 하는데..안되네요 우석 오빠...!"

"...."

"아니요 우석이 녀석 편들 필요 없었요, 이 녀석 잘못 이니까요..다시 한번 사과 하고 끝내.!"

"그래,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해라...!"

혜진씨가 내 편을 들어준건 고마웠다. 그리고 지성이가 편들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과 하고 끝내라는 말이,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우리가 화해 하길 바라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에 비해 대명이 녀석이 동조한건 어느쪽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잘 마무리 지어야 겠다고 다짐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 인정해, 아까도 그렇게 말했지만...월희야, 네 생각은 안하고 너무 내 위주로 결정해서 사실대로 말 안한것에 대해 정말 미안해..이제 정말 그런일 없을 거라 다시 한번 약속할게...!"

"흠...어쩐다, 마음 상해서..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얘기 할려고 했는데...그럼 이번 한번만 봐줄게요, 앞으로 절대 이런일 없어야 해요..알았죠!?"

"응, 약속할게.!"

"그럼~~!"

-스윽....스윽...

그녀는 말과 함께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서둘려 손을 내밀어 약속의 표시을 하고 도장까지 찍어 주었다.

"자~, 그럼 다시 똘똘 뭉친 커플을 위해 물이라도 들고 건배를 하자...건배~!"

"...건배!"

"커플을 위하여..!"

"술이였으면 더 좋았을텐데..건배!"

"고마워요~! 건배~"

주위에 시선에 창피할텐데도 모두 지성의 건배 제의에 응해 주었다. 나도 좀 쑥스럽기도 하고, 모두 매우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월희에게 평생 잘해 주어야 겠다는 다짐을 또한번 하였다.

그렇게 그녀와 화해를 하고 점심을 마져 먹으니 식당으로 그녀를 만나러 오기전 불편했던 마음들이 모두 달아나 버린듯 남은 음식을 모두 맛있게 먹을수 있었다. 식사를 끝내고 밖에 있는 화단 의자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보내다 시간이 되어 각자의 강의실로 가려하자 마지막으로 내가 그녀를 불렀다.

"월희야, 잠깐만...!"

"혜진아 먼저가 있을래!?"

"그래..."

다른 이들이 모두 사라지자 난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살며시 잡았다.

-스윽.

"흥..!, 왜 이래요!?"

"뭐야!? 아직 화 안풀린거야?"

"흠..그게 사과 한다고 한번에 다 풀리겠어요...!"

"그래..알았어, 그럼 매일 매일 사과 할께..!"

"바보..! 누가 그러래요, 아무튼...앞으로 저한테 정말 잘해 줘야되요..못된 늙은 오빠~ 흐흐.!"

-시익...꽉

"그래, 그렇게 할게 꼭~!"

그녀에게 웃음과 함께 잡았던 손에 힘을주며 다짐을 하고, 우리는 강의실쪽으로 걷다가 갈림길에서 서로 열심히 공부하자며 얘기해 주고 떨어져 각자의 강의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오후 수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틈틈히 월희는 정말 화가 좀 풀렸는지 메신져로 대화를 전해왔고, 나도 성의 있는 답장을 보내 주며 그녀의 기분을 더욱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알바하러 가요!]라는 그녀의 메시지에 잘 다녀오라는 답장을 보내주고, 학교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며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오피스텔로 향하면서 그녀에게 [근무 잘하고 힘들면 얘기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바쁜지 답장이 없다가 내가 집에 도착해서 TV를 보다 샤워를 하고 책을 읽고 있는데 이제야 알바를 끝내고 들어가며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전화를 주었다.

"오빠!, 메시지 이제 확인했어요..뭐해요!?"

"어..그냥 있었어.!"

"내 생각 하면서!?"

"어? 어..당연하지.!"

"흐흐흐, 내 생각 얼마나 했는데요?"

"어? 아주 많이...!"

"흠..봐준다, 나 너무 힘들어요~!"

"그래!? 그럼..내가 몇일 너 대신 일할까?"

"훗, 됐어요..그냥 해본 소리에요..오빠가 힘들면 얘기하라고 메시지 보내줘서~!"

"음..그럼 괜찮은 거야!?"

"네..오랜만에 하는 알바라 조금 힘들 뿐이에요..그래도 괜찮아요.!"

"어...근데 전에도 알바 했었어?"

"네, 고등학교때 편의점에서 조금요..."

"그렇구나...!"

난 조금 놀랬다. 그녀는 왠지 아르바이트나 일을 하지 않고 곱게만 컸을것 같았는데 의외로 고교때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다니, 그러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나마 접했을텐데, 하지만 내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아직도 맑아 보이는 이미지여서 사람들과 별로 접촉이 없었을 것처럼 느꼈기에 그 말에 마치 조금 다른 그녀의 면을 본것 같았다.

"내가 알바 했다는게 이상해요!?"

"아니, 그냥 약간 상상이 안되서..."

"훗흐흐, 앞으로 다른 모습들도 많이 알게 될거에요.!"

"그래..기대할게.!"

-삐리리리..기차가 들어오고....

"앗..지하철 들어온다...나 그럼 집에 들어갈게요~!"

"어, 내일봐~!"

"네에~~"

다음날 10월29일 수요일, 아침에 오랜만에 미국에 있는 아버지와 여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그냥 내가 혼자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묻는 전화였기에 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말해 주고 가볍게 전화를 마치고 학교에 등교해서 수업을 들었다. 오늘 점심은 월희와 혜진씨가 학과 친구들과 밖에서 먹게 되었다고 메시지를 남겨 친구들과 셋이서 먹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수업을 모두 마치고 그녀는 아망떼로 향했고, 나는 오랜만에 일찍 오피스텔로 와서 가볍게 식사를 먹고 공부를 하다가 밤이 되어서 그녀가 보고싶어 레스토랑으로 출발했다. 역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아망떼 앞에 도착하니 얼추 끝나는 시간에 맞출수 있었다.

-스윽..달칵.

"어, 우석씨~!"

"네, 안녕하셨어요. 누나!"

"어쩐 일이야?, 아..그녀가 여기 있었지..호호, 곧 나올거야~!"

"네..그럼, 들어가세요~!"

"그래, 다음에 또 봐요~"

가게 앞에서 직원 누나를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뒤 잠시후 그녀와 매니저가 같이 나오고 있었다.

-스윽...달칵.

"어, 오빠~!"

-다다다닥...스윽..꼭.

"하핫, 우석씨가 오니 월희씨가 힘이 나나보네.!"

"네~!"

"그럼, 나 먼저 가야 되겠군."

"같이 가시죠!?"

"방해 되지 않을까!?"

"아니요, 여쭤 볼것도 있구요.."

"...."

가게를 나온 그녀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걸음에 달려와 내 팔짱을 끼었고, 그 모습을 보고 매니저가 한마디 했다. 그녀가 가게에서 어떤지 물어보기 위해 먼저 간다는 매니저를 붙잡고 함께 걸어갔다. 월희는 아무말 없이 나를 살짝 째려 보았지만 나를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발걸음을 옮겼다.

-뚜벅.뚜벅..뚜벅.뚜벅.뚜벅.뚜벅

"저기, 매니저님 월희가 제대로 일하나요?"

"뭐야!? 왜 오빠가 그런걸 물어...!?"

"하하하, 잘 하고 말고..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손님들 한테도 싹싹하고 직원들과도 벌써 친해 졌다네.!"

"네, 다행이네요.!"

"흥, 내가 뭐 어린앤줄 알아요? 걱정은..!"

그녀가 약간 염려되어 매니저에게 물어보았지만, 의외로 싹싹하기까지 하다며 칭찬하는 매니저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내게 핀잔을 주었지만 걱정했던 마음이 안심 되었다.
곧 큰길에 도착하여 우리는 지하철역으로 들어갔고, 매니저는 큰길을 따라 걸어갔다. 우린 역 플래폼에 도착해 전철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흠..그거 물어보러 연락도 없이 마중나온 거예요!?"

"그냥..겸사 겸사.!"

"그럼, 그냥 나 보러 왔다고 하면 되지..흥~!"

"미안~!"

"....."

-씨익

내 대답을 들으며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보며 잠시 말없이 서있었고, 나도 그녀의 맑은 눈동자를 보며 웃어주었다.

"왜 웃어요!, 평상시 얼굴 담을려고 쳐다보고 있었는데..."

"하, 미안...그럼, 다시 볼래~?"

"됐어요~!"

-삐리리리..기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전선 밖으로.....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차의 진입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고 곧 도착한 전철에 몸을 실었다. 우리는 전철 안에서도 손을 잡고 이야길 나눴다.

"월희야, 이번주 토요일 수업 없지?"

"네, 없어요! 왜요!?"

"어, 저번에 약속한 영화 보자고.!"

"흠..그럼 일요일날 보죠?"

"아니 일요일엔 네가 1시간 일찍 나가니까...토요일날 만났으면 해서..일요일엔 쉬어야지~!"

"흠...내 생각해서 그런거에요!?"

"응~"

"알았어요, 아참..그리고 가게 쉬는 셋째주 일요일날 고향집에 내려가기로 약속했는데..내가 말 안했죠!?"

"어...어, 그래..그렇구나, 알았어...!"

그녀가 피곤할까봐 일요일에는 푹 쉬길 바라며 토요일에 약속을 정했는데, 그녀는 가게 쉬는 날 고향에 간다는 말을 하자 너무 당황스러웠다. 한달에 한번 있는 자유로운 시간에 그녀와 하루종일 있을 생각도 해봤는데, 그 상상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것 같았다. 그녀가 내리는 역까지 가려고 하는데 그녀가 만류하며 내일 보자고 말해서 어쩔수 없이 인사를 나누며 먼저 내려서 헤어졌다. 나는 그대로 오피스텔에 들어와 그녀가 잘 들어갔는지 메시지로 안부를 확인하고 출출함에 컵라면을 하나 먹고 샤워뒤 잠자리에 들었다.

수요일 이후 11월 1일 토요일 전까지 나는 학교를 다니고 그녀와 점심을 함께 먹기도 하고 데이트날 볼 영화도 정하는등 일상적인 생활를 하며 그녀와 본격적인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보냈다. 그리고 토요일 당일 낮에 그녀와 점심을 먹기위해 길을 나섰다. 영화관이 멀지 않은곳에 위치하고 있어 금방 도착했고 먼저 들어가 애매한 표를 티켓팅하였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다시 마중나가 곧 도착한 그녀와 식사를 하기 위해 영화관 건물에 있는 푸드 코트에서 점심을 먹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점심을 금방 먹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작은 팝콘 세트를 구입하고 시간이 되어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잔잔한 로맨스 영화라서 조용했고 간혹 유머스러운 부분이 있을때만 사람들이 웃음소리를 내었다. 나는 영화가 상영되는 중간 중간 그녀를 쳐다보았고, 그녀도 내 눈빛이 느껴졌는지 간혹 내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었다. 그리고 영화 중간쯤 부터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으니 그녀가 나에게 팝콘을 못 먹게 한다고 작게 투정을 부렸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극장에서 나오니 3시가 좀 넘었다. 어떻게 할까 혼자 생각하다가 그녀가 하고 싶은게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제 뭐할까!?"

"글쎄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토요일이라 사람들로 북적이는 길 위에서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한채 서성이다가 한쪽 길을 정하고 그녀에게 말을 이었다.

"이 쪽길로 좀 걸을까!?"

"음..좋아요!?"

-스윽..또각.또각.또각..뚜벅.뚜벅.뚜벅...

길을 정하고 걸어가려고 하는데 그녀가 내게 팔짱을 끼고 웃음을 보여주고 먼저 나를 이끌었다. 그렇게 5분쯤 걸었을까 여러 상가와 가게들을 보며 걷다가 그녀가 무엇인가 보았는지 손으로 가르켰다. 그곳엔 [황제 노래방]이라고 적힌 간판이 보였다.

"노래방 가자고!"

"네! 싫어요?"

"아니, 그냥 배 꺼질가봐!"

"훗~, 역시 늙은 오라버니..흐흐."

-씨익

내 농담에 그녀도 웃으며 장난을 치자 나도 얼굴을 마주보고 웃어준뒤 그녀를 이끌고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계산을 마치고 음료를 두개 사고 룸안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나만 돈을 쓰는게 그랬는지 노래방 비를 주겠다고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려 하자, 나는 그걸 말리고 다음에 얼마든지 쓸 기회가 많다고 말 해준뒤 그녀를 자리에 앉히고 노래를 선곡하여 부르기 시작했다.

곧 5번째 곡인 듀엣곡 [그남자 그여자]를 입력하고 반주가 시작되자 그녀가 작은 홀로 나가 나에게 나오라고 손짓하였다. 나는 못이기는척 그녀의 요구에 응하여 옆에 서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잠시후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 반주중에 왠일인지 촉촉히 젖은 그녀의 눈동자를 본 순간 내 마이크를 끄고 테이블위해 내려 놓고, 그녀의 손에 들린 마이크도 꺼놓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반주보다 조금 큰 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월희야 너한테 키스 해도돼!?"

"흥..바보!"

-스윽

-쪽.쪽...쪼옥..쪽

내 물음에 바보라 답한 그녀는 두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 어서 하라는듯 입술을 살짝 내밀었고, 나는 그녀의 촉촉하게 젖어 있는 입술이 노래방 조명에 반짝 반짝 여러가지 색을 비추며 나의 입술을 부르는것 같아 살며시 고개를 내려 입을 마추었다. 달콤해 보이는 그녀의 입술에 윗 입술과 아랫 입술에 한번씩 짧게 그리고 반듯하고 길게 중앙에 한뒤 그녀의 고개를 살짝 내려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쪽.

"월희야, 사랑해..!"

"나두..오빠, 사랑해요.!"

그리고 상체만 살짝 떨어지니 그녀가 눈을 뜨며 내 눈을 찾아 마주보다가 고개를 다가와 살짝 발을 들고는 내 입술에 가볍게 입술을 포갠뒤 떨어졌다. 나는 그런 월희를 보고 사랑한다 말했고, 그녀도 그렇다고 대답해 주었다.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는것 같았고, 월희와 함께라면 앞으로도 계속 그 행복감을 누릴수 있을거 같았다. 그렇게 우리의 첫 키스는 2014년 11월의 첫날 이루어졌다.

난 더이상 룸안에 둘만이 있기가 쑥스러워 나갈까 생각했는데,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이였는지 내 손을 잡고 노래방 문을 나왔다. 둘을 각자 화장실에 잠깐 다녀온뒤 다시 길을 배회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되어 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레스토랑이 있는 곳에 내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를 개찰구까지 배웅해 준뒤 다시 전철을 타고 오피스텔로 돌아와 침대에 잠시 누워 노래방에서 나누었던 키스를 떠올리며 그녀의 입술 감촉을 되뇌여 보였다. 너무나 달콤하고 솜사탕처럼 부드러웠던 그녀의 입술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리속을 가득 채우는 가운데 피곤함이였을까 아니면 그녀와 키스를 하면서 긴장했던 몸이 풀어져서 그랬을까, 나의 감은 눈이 무거워지며 살며시 잠이 들었다.

=================================================================================
차갑게 느껴지는 하얀 방안이 보였다. 고개를 살짝 움직여 봐도 주위의 모든것이 새하얗기만해서 어디를 쳐다 보고 있는지, 또 어디를 봐야 하는지 모를 그곳에 나 홀로 서 있었다 그런데 곳 내 등뒤에서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통증들이 하나 둘씩 계속해서 증가하며 흡사 수십발 화살이 꽂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통증에도 그 고통의 원인을 알고 싶어 몸을 돌리려 하지만 왠 일인지 고개 조차 잘 돌아가지 않아 뒤를 확인할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화살은 조금씩 계속 내 등에 박히며 고통을 주고 있어 차라리 주저앉아 죽고 싶었지만, 내몸은 그것도 허락하지 않는지 무언가에 묶인듯 움직일수 없었다.

하지만 곧 왼쪽 팔을 움직일수 있다는 느낌을 받고 뒤로 뻗어 내등에 박힌 물건을 확인하자, 그것은 확실히 길게 늘어져 내 몸속에 화살촉을 꽂고 있는 화살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무엇일까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할까 그리고 수많은 화살을 내 등에 쏘고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생각하고 있는데 이윽코 내 왼팔에도 화살이 박히는 통증이 밀려오며더니 더이상 팔도 움직일수 없었다. 고통에 눈을 감고 꿈이라고 생각하고 깨어나자고 생각을 하며 외친뒤 눈을 떠 보았지만 아직도 그 하얀 방안에 있었고, 다만 더이상은 화살이 안 날라오는지 새롭게 박히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처지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워서 어찔할줄 몰라하고 있는데 전면에 전체가 새하얀 침대가 나타나더니 옆쪽에서 문같은 것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서는 것이다. 주위와 대조적으로 온통 검정 옷을 입은 남자가 앞장서서 들어왔고 곧 그 뒤를 따라 긴 머리를 풀어헤쳐 누군인지 알수 없는 여성이 새하얀 옷을 입고 남자의 손에 이끌려 침대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곧 남자는 여자를 침대에 내팽겨치듯 눕히고 자신도 그 옆에 나를 보며 옆으로 누워 손으로 여성의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얼굴을 들어내게 하였다.

그러자 곧 난 그 여성이 월희인것을 알게 되었고, 그 순간 남자는 그녀의 입술에 긴 입맞춤을 하더니 그녀의 입술을 벌려 프렌치 키스를 시작하는 것이였다.

-추..추룹.춥..추룹..춥..쪽..쪽...추룹...낼름..낼름..추릅.

남자의 입술과 혀는 그녀를 농락했고, 월희도 반응하는지 곧 혀를 내밀며 그에게 맞춰 움직였다. 그러자 남자는 손을 천천히 사용해서 그녀의 목에서 부터 가슴을 타고 배를 지나 치골 부위에 얹어놓고 키스를 멈춘뒤 나를 바라보는 것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그 남자의 얼굴은 왜 그런지 전혀 알아볼수 없는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도 두눈만은 또렷하게 나를 보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그는 곧 상체를 숙여 월희가 입고 있는 흰 치마자락의 중간부분을 손으로 잡더니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그녀의 다리에 걸려 더이상 안 올라오자 상체를 펴고 그녀의 귀에 뭐라하고 속삭이자 월희가 두다리의 무릎을 굽혀 세워 그가 치마를 들추기 쉽게 만들어 주는 것이였다.

"안돼...안돼 월희야~~"

나는 애원했다. 그녀가 그만 멈추기를 그리고 그곳에서 벗어나길 바라면서, 하지만 곧 나의 바람은 한낱 거품처럼 느껴지는듯, 그들의 행위는 점점 수위를 더해갔다. 남자의 손에 그녀의 하체는 완전히 드러나게 되었고, 그러자 곧 그의 손은 치골을 거쳐 중요 부위를 애무 하는듯 손목을 돌려가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에 맞춰 월희는 신음소리를 내었다.

-스윽..슥..슥..찌걱..찌걱..찌걱..슥..찌걱.찌걱.찌걱.찌걱..질겅..질겅..지겅

"음..으음..으..아아앙..하악..학..아아아..아~악..으윽으..악..앙."

"그만, 제발 그만~~~ 흐흑.흑.흑..월희야~!"

-쭙.추룹.추룹..춥..쪽..쪽. 낼름..낼름.추룹..낼름..낼름..추릅..추룹

그녀는 말은 하지 않은채 신음과 교성만을 내뱉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울며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그녀는 들리지 않는지 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와 시선을 맞춘채 다시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으음..으음..흐윽..음"

-찌걱..찌걱..찌걱.찌걱..질겅..질겅..질겅..스윽

신음과 그녀의 그곳에서 나는 소리만이 내귀를 가득 채워갈때쯤 갑자기 남자가 손의 놀림을 멈추고 푹 젖어 끈적거리고 있는 손을 내게 보여준후 그녀의 배와 치부에 물기를 닦아냈다. 그리고 남자는 곧 몸을 일으켜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하체를 끼고 발기되어 있는 성기를 맞추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나는 소리를 질렀다.
=================================================================================

"그만, 죽여 버릴거야~, 그~~만."

-헉.헉.헉.헉.헉..허~억..후~.후우

나는 숨을 몰아쉬며 꿈에서 깨어났다. 몸의 고통은 없었지만 죽을것 같은 마음의 고통이 내 심장과 머리속을 아직도 계속해서 할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무나 생생해서 아직도 눈앞에서 그 광경이 남아 있는듯 느껴지고, 당장이라도 눈에 그 남자가 보이면 죽이고 싶은 충동이 내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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