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시절 1부...
한쪽 벽이 모두 창문으로 이루어진 공간이었지만
어두운 칼라의 커텐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밝기를 모두 차단하고 있었다.
넷이 누워도 제법 여유있을 듯 한 크기의 침대..
그곳엔 185센치 가량의 장대한 장년이 누워 있었고...
155 겨우 될 법한 하얀 체구의 한 여인은 연신 그의 몸 위를 탐하며 오르내리고 있었다.
“힘들어?”
“아니...괜찮아....즐거워...”
“그래...그래야지.......”
“응....그럴거야...”
짧은 문답을 주고받던 것도 잠시...
그의 체구를 닮아 더욱 굳세 보이는 심볼
그것을 움켜쥔 그녀의 손에는 또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반포의 어느 한 아파트.
지난한 여름 태양의 꼬리도 어느덧 스카이라인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지만..
점심 나절부터 시작된 그들의 정사는 여전히 정오의 고도에서 떨어져 내릴줄을 몰라했고..
그가 일으키는...
혹은
그녀 본인이 자초한 절정의 쾌감 역시 같은 높이에서만 노닐고 있었다.
“애 올 시간 아니야?”
“아니........아직.........”
“중1이라고 했나?”
“응....”
“한참 예민할때구만......”
“자기야......”
“왜?”
“자기 근데....왜 사정을 안해?”
“했잖아...”
“처음에 한 것 말구.....그 이후로는 ..”
“남자들 다 그렇잖아...한번 싸고나면 두 번째부턴 힘들다는거..”
“.................”
“네 전남편은 안그랬어?”
“그 사람 얘기는 이제 내 앞에서 더 이상 안했으면 해..”
“억울해?”
“응?”
“너는 수십번 울부짖고 느끼고 하는데...난 안그러니까 억울하냐고?”
“그것보단........자괴감 비슷한 감정이 들어서.....”
“알아듣기 쉽게 구체적으로 말해..”
“이젠 내가 자기한테 매력적인 존재가 못되나부다 하는 그런 감정.........”
“.................”
“그런거지? 그치?”
“쉰소리 그만하고 자지나 빨아~”
“그렇다면....자기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나 너무...비참해질거 같애.....”
“미친 년.....”
“.......................”
“아래만 걸레인줄 알았더니 입도 걸레...대가리속도 걸레 그 자체구만...”
“자기야!!!!!”
“여러번 말했지만 너의 운명은 고무신 거꾸로 신었던 그 때부터 이미 결정이 났던 거랬지? 시발년...확 죽여불라......”
“죽여줘.....그리 비참하게 사느니 차라리 자기 손에 죽는게 더 나을것 같애......”
“다시한번 경고하는데...이렇게 자꾸 질척거리면 다시는 너 안봐!!!!알겠어!!!?”
“자기야!!!!!!!!!나 자기 사랑해!!!!!영원히 사랑한..”
“사랑? 개같은 소리하고 있네.....사랑이 밥먹여주냐며 늙은놈한테 보지 벌릴땐 언제고....애들 장난 같아서 이렇게 유치한 대사 안읊을려했는데 네가 결국 내 입을 벌리고야 마는구나.... 너 결혼전날 통화할 때 내가 뭐랬어...그 똑똑한 대가리는 날 잊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이 개같은 몸땡이는 절대 못잊을거라 했지?...했어 안했어!!!!!!!!”
“.....................”
“대답해!!!!!!”
“했어......”
“그래.....알콩달콩 신혼생활 할때는 모르겠다가..애 낳고...보지에 바람 좀 들어간다 싶으니 생각나디? 그래서 이놈저놈한테 다 수소문해서 연락처 알아내고 그랬던거구...그래 안그래!!!!”
“그래..............”
“시발년.....창녀같은 게......확~~~”
“자기 때문이잖아.....날 이렇게 만든건....내가 이렇게 된건 모두 자기 때...끼악~~~~”
“좆같은 년....옛정을 생각해서 서너번 만나주고 좋게 헤어질려 했더니 넌 영원히 구제불능이야 시발년아......궁뎅이 더 치켜올려!!!!!!”
“흑.......자기야......”
“이 보지봐라...씹같은년....이런 보지로 어딜 언감생심.....철~~~~썩~~네 눈엔 내가 아직 네가 하자면 말않고 따라올 그런 병신쪼다같은 존재로 보이지?”
“흡................아니....아니요.....”
“보지도 걸렌데...씹물까지 많으니...이건 한강에 노젓는 것도 아니고.....”
“흡흡....너무 커..........흡......”
“크지 쌍년아...그러니 늙은놈한테 만족못하고..1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못 잊고 벌리는거 아니야!!!!!!물큼~~~~”
“크악~~~~~자기야!!!!!!!지금 뭐하는........크악~~~~~~~~”
“시발년....여차하면 주먹도 들어갈 기세구만..뭘 떨어 떨긴 개년아...궁뎅이 더 안들어!!!!”
“흐읍~~~~제발...........자기야 제발........”
“다시한번 말하지만...매장으로 찾아올 생각마..지난번처럼 그랬다간 이번엔 정말 가만안둬..알겠어!”
“흐읍......후아~~~~”
“네 병원에 가서 다시는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해줄테니까...알아들어!!!!!?”
“흑......자기야......자기야 제발......이건 빼고 말해........”
“빼긴 뭘 빼 샹년아...팔목으로 흐르는 네 씹물 안보여? 안보이면 고개돌려서 봐봐.....창녀같은게 어디서 내숭질이야......죽을라고...콱.....”
단지내 환하게 켜져있던 가로등은 한낮의 열기를 가득 머금은 듯
그 밝기를 엘리베이터의 한쪽 창문을 통해 그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고..
“응..지금 엘리베이터 탄다니까...그래....그건 내일 만나서 얘기해..응...그래...안녕~”
그는
그녀를 쏙 빼닮은 한 아이의 흘깃거림을 지나치며 텁텁한 대기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나 왔어......”
“..................”
“엄마!!!!!!!”
“응.........왔어? 밖에 아직 덥지?...얼른 씻어..”
“방금 나간 사람 맞지?”
“.........누..구?”
“1층에서 마주쳤는데...그 아저씨 같아서.....맞지?”
“얘가 무슨 이상한 소리야......씻고나서 배고프면 말해...”
“엄마!!!!!!!!!”
그리고..
시야를 어지럽히는 휘황찬란한 도심을 가로지르던 그의 차가 멈춰 선 곳은
잠실의 한 대형쇼핑몰 지하주차장이었다.
“윤 매니저..오늘 매출이 왜 이러니?”
“앗...사장님......”
“날 덥다고 다들 피서가셨나? 왜 이래?”
“죄송합니다..근데 어제 오늘..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네요..”
“윤매니저가 죄송할일은 아니고...그래도 마감시간까지 바짝 좀 해봐...요즘 잠실매장 매출 떨어진다고 본사 시벌넘들이 은근 눈치주더라....”
“네 사장님...그런데...사장님 어디 계세요?”
“주차장...”
“아...오셨구나....그럼 정산 보고 퇴근하실거죠?”
“일찍 집에 들어가본들 반겨주는 마누라가 있는것도 아니고...그래야지...왜? 그냥 가?”
“하하하..아니에요...마감 할때까지 눈 좀 부치시라고.....”
“이 몸땡이 생각해주는건 그래도 우리 윤 밖에 없네....그쟈?”
“매장에 손님들 계세요..길게 통화할 형편이...”
“CCTV 보고 있어 임마....V해봐...”
“푸하.....끊어요...”
허벅지 위에 놓인 노트북을 긁어대던 손길은..
하루의 매상을 확인하던 인상만큼이나 점차 굳어져만 갔고...
“최윤희!!!!!!!”
“사장님......”
“너어 진짜.....하아......너희 종각 매장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 안드냐?”
“죄송합니다...”
“후우.......이런식으로 두어달만 더 운영하다간 나 파산이야....알지?”
“죄송해요 사장님.......그치만.....”
“잠실 애들 보기 쪽팔려서 진짜.....야 거기 매상으로 땜빵하는것도 하루이틀이지..정말....하아...”
“손님이 너무 안들어와서....”
“윤희야....”
“네..........”
“너 이쪽일 몇 년이니?...손님 안들어온다고 마냥 넋놓고 있을 짬밥은 아니잖아..안그래?”
“.............”
“너 힘든 사정은 아는데....후우.....이렇게 나아가다간 세일 시즌 들어가도 월 매출 못맞춰..”
“죄송합니다..”
“미안한데...우리..밥은 먹고 살자...응?”
“네에.....”
“오늘 마감 잘 하고 들어가...내일 오전에 그쪽으로 넘어갈게..”
“네 사장님......들어가세요......”
군데군데 표시되어 있던 ‘금연’의 푯말이 무색하게..
미세하게 내려진 차창 사이로 새어나오던 담배연기만 점차 진해져갔다.
“에이~~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죠...안그래요 유대리님...?”
“사장님 심경은 충분히 알겠지만...잘 아시다시피 저희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위에서 지시하면 그저 따라야 하는 형편인데...”
“김이사가 그리 지시했어요?”
“거기까진 말씀 못드리는 제 사정...사장님이 이해 좀 해주세요...”
“보나마나 뻔하지 뭐....김이사 자리에 있으면 바꿔줘요..그것도 어려우면 내가 직접 전화하고...”
“끙......아닙니다..돌려 드리겠습니다..잠시만 기다리세요...”
“개새끼...아주 날로 쳐먹으시겠다? 시발놈아..그게 그리 쉽냐..조오또....”
“아이구~~~이게 누구시더라.....이사장 아닙니까...그래..요즘 사업은 잘 되시고?”
“형님....”
“하하하하...이 목소리는 오랜만에 들어도 참 정겹단 말이야....그래...내게 용건이 있으시다고?”
“시간 좀 내주시지요.. 저녁 식사 모시겠습니다.”
“허허....요새 내가 할 일 없이 통 바빠서....”
“오늘 내일 안되시면 다음주에라도 한번 뵀으면 합니다.”
“글쎄요...어디보자....시간이.......”
“대표이사 바뀌고나서 형님한테 쏟아지는 압박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사장......말을 너무 쉽게 하신다? 못보던 동안 마음이 어찌 이리 다급해졌을꼬?”
“잠실매장 상가주인이랑은 이미 연장계약 마쳤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렇게 나오는건 상도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사장 섭섭하지 않게 다른쪽에 알아봐드린다잖아요...그쯤하면 됐으니 이제 정리하세요..”
“명동 제외한 전국 최고의 매출입니다...직영으로 운영했을때 이만한 매출 찍어낼수 없다는 사실은 형님이 더욱 잘 아시잖습니까...그거 나중에 전부 형님께 돌아가는 하중이 될겁니다.”
“그건 뚜껑을 따봐야 아는 거고...”
“흠.....”
“더 이상 용건 없으면 이만 통화 합시다..”
“형님........”
“말씀하세요....”
“제게 섭섭하신 감정 있으시면 말씀을 해주십시오..”
“에이~~~그런게 어딨어요...설령 그런게 있다손쳐도..코흘리개 애들도 아니고..뭘 구구절절 늘어놓고 있습니까..남자들끼리....안그래요?”
“알겠습니다...이사님 뜻이 정 그러시다면....정리하죠..그렇게 하겠습니다.”
“허허허허....그 결정 고마워해야 하는데...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후에 시간나면 나중에 소주나 한잔 기울입시다..”
“단...잠실뿐 아니라 종각..상계동..이대 매장...이번참에 전부 한꺼번에 정리하겠습니다.”
“.......................”
“그렇게 알고 준비해주십시오...”
“이사장!!!!!!”
“말이 늙고 병들면 갈아타는게 인지상정....그동안 그나마 안장에 배인 때만큼 들은 정이 있어서 차마 못내쳤는데.....이번에 잘 달리고 힘좋은 놈으로 갈아타야겠네요....4개 매장 한번에 정리할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그때까진 인내해주리라 믿고 이만 끊겠습니다..”
“어허......이사장........이사자......”
“씹쌔끼....존만한게 어디서 갑질이야 갑질은....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어야지..존맹이가....코 찔찔 흘리던 새끼를 때빼고 광내고 다 키워놨더니 이젠 내 뒤통수를 치려고 들어?....나 참..어이가 없어서........여보세요...어디야!!!!....1시간 후에 아파트 단지 앞으로 나와있어......나오라면 나오기나 할 것이지 뭔 잔말이 많아...나오기 싫음 말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절로 찾아든 여유.....
쌓기가 어려워 그렇지...
십여년 동안 공들인 탑..무너뜨리고자 마음 먹으면 하루 아침이란 사실...
그것이
원래의 일상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소요되리란 것 또한 익히 알고 있었기에....
야심한 밤
올림픽대로를 가로지르는 그의 발에도 분노의 여운이 서려 있는 듯 했다.
“언제 오는데?”
“오늘 갔어...예정은 보름인데 경우에 따라 길어질수도 있고.....”
“애를 보호자 없이 그렇게 해외로 내돌려도 괜찮은거야?”
“방학기간 이용해서 두 번 이상 나가는 애들도 많은데 뭐...그리고 애 아빠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여기 있으면서 나랑 볶아대는것 보단 훨씬 낫지 뭐...”
“넌 휴가 언제야?”
“아...자기한테 말안했었나? 나도 애 출국이랑 맞춰서 쉴려고...어제부터...”
“그럼 잠은 모텔가서 안자도 되겠네?”
“애도 아니구....너무 급하게 마시지 마...금방 취해...”
“내 술은 내가 알아서 해....어디서 마누라노릇 할려고 들어!!!”
“피...사십년 넘게 비어있는 그 자리..내가 좀 채워주면 어때서...비싸게 구시긴.....내 잔 비었어...”
“뻔뻔한 건 여전하구나...”
“그것빼면 시체지 뭐...안그래?”
“잠자리에서 앵앵거리는 것도 여전하고......”
“푸합.......자기야!!!!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너희 동네라 신경쓰이나부지?”
“그건 아니지만....아니다...쫌 그렇긴 해....”
“어련하시겠어.......대 닥터님이신데.....그지?”
“베베 꼬인 그 심사는 도대체 언제쯤이면 풀어질런지......에휴.......근데 자기야..자기는 휴가 안가?”
“장사치가 휴가는 무슨 휴가야....하루벌어 하루먹고 살기도 빠듯하구만...남들 논다고 나까지 놀면 내 입에 들어가는 밥은 누가 꽁으로 떠먹여준대?”
“치...내가 떠먹여주지 뭐......말 나온김에...정말 그럴까?”
“애 없는 동안?”
“응...그때만이라도........자기가 좋다면...애 돌아와서도 상관없구...”
“애 너 빼다 박았더라...”
“자기도 봤구나? 풉.........”
“...........?”
“그날........자기 왔다 간날.....은수가 그러대...자기 본것 같다고.....”
“설마 내 애는 아니지?”
“푸하........하하하하하..........자기 정말 웃겨.......진정........하하하하하......”
“아니면 다행이고......”
“기면? 자기 애면 지금와서 어떡할건데?”
“너의 그 뻔뻔하다 못해 독한 심중에 경의는 표해줘야지......”
“피....그건 아니니까...애써 그러지 않아도 되네요............휴.......”
“마셔...일어나자...”
“왜..벌써 일어나려구? 아직 안주랑 술 많이 남았는데...”
“이놈의 에어컨 바람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여기가도 에어컨..저길가도 에어컨....일어나..”
“대리 불러야 해....올때동안만 견뎌보세요..”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피면서 기다리지 뭐....”
“그 담배 좀 끊으라니까...몸에도 안좋은 걸 뭐하러 그리 피워대시는지..”
“네 말대로 40년 넘게 비어있던 자리..그나마 이놈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데...”
“풉.....하여간 말은........여긴 내가 계산할게.......... 자기야!!!!! 어휴~~~”
그리고...
얼마전부터...
정확하게는
전 남편과의 이혼 이후..다시 만나기 시작한 첫사랑(?)의 그녀와 마주한 술자리 내내..
혹은...
술집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데에 위치한 그녀의 아파트에 이르는 시간동안에도...
그 짜증스러움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양미연..
올해 나이 마흔의 이혼녀...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기르는 치과 개업의..
그와는...
그녀가 대학 1학년 새내기 시절 학교앞 술집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의 입대 전 1년...
불같은 사랑을 나누며....2년이 넘는 군생활을 모두 기다려주었던...어여쁜 여인...
하지만...
세상의 냉정함과 현실의 달콤함 앞에선...
이미 언급된 바..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어야만 했던 세월.......
그 길고 야속하기만 했던 시간을 뛰어넘으며..
그녀가 그에게 오려 하고 있었다.
쌓이고 쌓여 거대한 산을 이룬 원망을 뒤로 한 채..
예전에도 그랬듯...
자신의 과오는 헤집지 않으려..두꺼운 거죽으로 꽁꽁 싸맨 채...
그렇게...
날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낭창낭창했던 그녀의 몸이 예전의 그녀가 아니듯...
키만 멀대같이 크고...
뿔테 안경너머에 매력적인 눈망울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순진무구의 그도...
이제 더 이상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던 밤....
그 밤은......
그의 나신을 눈앞에 두고
수줍음에 고개도 들지 못하던 스무살 시절의 그녀를 결코 불러올 수 없었고...
핑크빛 일색이던 그때의 그녀를 안아가던...
그의 미세한 떨림도 자아내지 못했다.
그들에게 남은 건 오직......
빛바랜 기와의 단청 마냥....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던 서로의 상처입은 몸과 마음뿐이었으니...
“전 남편이랑 비교가 돼?”
“자꾸 애처럼 그럴거야 오빠?”
“오빠... 그 단어...네 입을 통해 다시 들으리라곤...돌아가신 울 엄니도 모르셨을거야..”
“.....................”
“네 남편도 이리 빨아줬어?”
“오빠......”
“하긴 살 부대끼며 산 세월이 얼만데.....”
“나 정말 화낸다.....이제 그 사람 말은 하지마....알겠지?”
“샹년이 누굴 가르치려 들어..죽을라고.....”
“욕하고 그래도 좋아...하지만...나랑 있을땐 그 인간 안떠오르게 해줘....제발...부탁할게..응?”
“그 새끼 자지 빨아댔냐고 아니냐고..그것만 말해...”
“안해줬어...절대....이 말은 하늘에 맹세코 사실이야..됐지? 이제 만족해?”
“뒷치기는?”
“풉......자기야!!!!!!”
“빨리 대답해!!!!”
“안했어...정상적인 체위 말곤...그 어떠한 행위도....”
“자지 커?”
“하아........정말...........자기 정말 이럴래?”
“다른 새끼 알아보든가....그러게 뭐하러 나같이 찌질한 놈을 만나? 지금이라도 안늦었으니까 말해....당장 되돌아가줄게....”
“하아......자긴 정말 못말리겠다.........안커....자기 반 만 해.....그리고 1년에 한번 할까말까 했어...이제 정말 됐지?”
“그런 새끼가 뭐가 그리좋아서..그 어린 나이에....썅.....”
아물었던 그 상처를 다시 후벼파...
핏자국이 스며나오게 하던 그의 일성은...
어쩌면...
그녀를 위한...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작은 배려였을지도 몰랐다.
물론...
눈에 드러나는 건..
그와는 전혀 상극의 모습뿐이었지만....
적어도...
그의 거대한 심볼을 머금어가던 그녀의 눈에는...
그의 모습이 그렇게 비쳐지고 있었다.
“다 변했는데....이건 그때나 지금이나......쭈웁~~쭙~~~하나도 안변했어...”
“네 보지도 안변했으면 좋았겠지만...”
“아휴 아저씨!!!! 이럴땐 좀 가만히 계세요...괜히 분위기 깨지말구...아시겠죠?”
“요 며칠 무리했더니..잇몸이 부었어...”
“정말? 어디 봐.......”
“올라오지 말고 자지나 빨어.....”
“피.........휴가 끝나고 출근하면 바로 예약잡아놓을테니까 와....알겠지?”
“안가...가더라도 다른데 가지 네 앞에 입 벌리고 있기 싫어..”
“왜..내가 해꼬지라도 할까봐 겁나? 쭙쭙~~~정말 커....어쩜........쭙~~”
“쌀거 같으니까...살살 해....”
“해...언제든 해도 돼......울 오빠..내가 먹어주면 좋아했잖아.....기억 안나? 쫍쫍~”
“엉덩이 이쪽으로 해봐...”
“히이......많이 젖었는데 괜찮겠어?”
“그동안 이러고 어떻게 살았어?”
“오빠!!!!!!”
“이시간부터 자지 입에서 떼지마...뗐다간 오늘밤에 무사하지 못할줄 알아..”
“하아......입으로 해줘.....손 말구.........하아.......”
“이 시발년...닭대가리도 아니고...입에서 떼지 말라고!!!!”
“쭙~~~~~~쭈웁........하아.....오빠...........하아.......자기야..........쭙쭙~~”
“씹물이 어찌나 많이 흐르는지...입대기 겁나네 샹년의 보지.......쭙~~~~”
“하앙......너무 좋아 오빠......나 어떡해 자기야..........하앙~~~하아......”
험악한 표현이 곁들여져 분위기가 이상해질법도 했건만..
그가 쏟아내는 한마디 한마디에 기묘하게 반응하는 자신의 본능 또한..
눈동자에 들어오던 그의 몸에 한데 어우러져..
자신이 여태 느끼지 못한 열락의 공간속으로 밀어넣으며..
그렇게......
한쪽 벽이 모두 창문으로 이루어진 공간이었지만
어두운 칼라의 커텐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밝기를 모두 차단하고 있었다.
넷이 누워도 제법 여유있을 듯 한 크기의 침대..
그곳엔 185센치 가량의 장대한 장년이 누워 있었고...
155 겨우 될 법한 하얀 체구의 한 여인은 연신 그의 몸 위를 탐하며 오르내리고 있었다.
“힘들어?”
“아니...괜찮아....즐거워...”
“그래...그래야지.......”
“응....그럴거야...”
짧은 문답을 주고받던 것도 잠시...
그의 체구를 닮아 더욱 굳세 보이는 심볼
그것을 움켜쥔 그녀의 손에는 또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반포의 어느 한 아파트.
지난한 여름 태양의 꼬리도 어느덧 스카이라인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지만..
점심 나절부터 시작된 그들의 정사는 여전히 정오의 고도에서 떨어져 내릴줄을 몰라했고..
그가 일으키는...
혹은
그녀 본인이 자초한 절정의 쾌감 역시 같은 높이에서만 노닐고 있었다.
“애 올 시간 아니야?”
“아니........아직.........”
“중1이라고 했나?”
“응....”
“한참 예민할때구만......”
“자기야......”
“왜?”
“자기 근데....왜 사정을 안해?”
“했잖아...”
“처음에 한 것 말구.....그 이후로는 ..”
“남자들 다 그렇잖아...한번 싸고나면 두 번째부턴 힘들다는거..”
“.................”
“네 전남편은 안그랬어?”
“그 사람 얘기는 이제 내 앞에서 더 이상 안했으면 해..”
“억울해?”
“응?”
“너는 수십번 울부짖고 느끼고 하는데...난 안그러니까 억울하냐고?”
“그것보단........자괴감 비슷한 감정이 들어서.....”
“알아듣기 쉽게 구체적으로 말해..”
“이젠 내가 자기한테 매력적인 존재가 못되나부다 하는 그런 감정.........”
“.................”
“그런거지? 그치?”
“쉰소리 그만하고 자지나 빨아~”
“그렇다면....자기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나 너무...비참해질거 같애.....”
“미친 년.....”
“.......................”
“아래만 걸레인줄 알았더니 입도 걸레...대가리속도 걸레 그 자체구만...”
“자기야!!!!!”
“여러번 말했지만 너의 운명은 고무신 거꾸로 신었던 그 때부터 이미 결정이 났던 거랬지? 시발년...확 죽여불라......”
“죽여줘.....그리 비참하게 사느니 차라리 자기 손에 죽는게 더 나을것 같애......”
“다시한번 경고하는데...이렇게 자꾸 질척거리면 다시는 너 안봐!!!!알겠어!!!?”
“자기야!!!!!!!!!나 자기 사랑해!!!!!영원히 사랑한..”
“사랑? 개같은 소리하고 있네.....사랑이 밥먹여주냐며 늙은놈한테 보지 벌릴땐 언제고....애들 장난 같아서 이렇게 유치한 대사 안읊을려했는데 네가 결국 내 입을 벌리고야 마는구나.... 너 결혼전날 통화할 때 내가 뭐랬어...그 똑똑한 대가리는 날 잊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이 개같은 몸땡이는 절대 못잊을거라 했지?...했어 안했어!!!!!!!!”
“.....................”
“대답해!!!!!!”
“했어......”
“그래.....알콩달콩 신혼생활 할때는 모르겠다가..애 낳고...보지에 바람 좀 들어간다 싶으니 생각나디? 그래서 이놈저놈한테 다 수소문해서 연락처 알아내고 그랬던거구...그래 안그래!!!!”
“그래..............”
“시발년.....창녀같은 게......확~~~”
“자기 때문이잖아.....날 이렇게 만든건....내가 이렇게 된건 모두 자기 때...끼악~~~~”
“좆같은 년....옛정을 생각해서 서너번 만나주고 좋게 헤어질려 했더니 넌 영원히 구제불능이야 시발년아......궁뎅이 더 치켜올려!!!!!!”
“흑.......자기야......”
“이 보지봐라...씹같은년....이런 보지로 어딜 언감생심.....철~~~~썩~~네 눈엔 내가 아직 네가 하자면 말않고 따라올 그런 병신쪼다같은 존재로 보이지?”
“흡................아니....아니요.....”
“보지도 걸렌데...씹물까지 많으니...이건 한강에 노젓는 것도 아니고.....”
“흡흡....너무 커..........흡......”
“크지 쌍년아...그러니 늙은놈한테 만족못하고..1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못 잊고 벌리는거 아니야!!!!!!물큼~~~~”
“크악~~~~~자기야!!!!!!!지금 뭐하는........크악~~~~~~~~”
“시발년....여차하면 주먹도 들어갈 기세구만..뭘 떨어 떨긴 개년아...궁뎅이 더 안들어!!!!”
“흐읍~~~~제발...........자기야 제발........”
“다시한번 말하지만...매장으로 찾아올 생각마..지난번처럼 그랬다간 이번엔 정말 가만안둬..알겠어!”
“흐읍......후아~~~~”
“네 병원에 가서 다시는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해줄테니까...알아들어!!!!!?”
“흑......자기야......자기야 제발......이건 빼고 말해........”
“빼긴 뭘 빼 샹년아...팔목으로 흐르는 네 씹물 안보여? 안보이면 고개돌려서 봐봐.....창녀같은게 어디서 내숭질이야......죽을라고...콱.....”
단지내 환하게 켜져있던 가로등은 한낮의 열기를 가득 머금은 듯
그 밝기를 엘리베이터의 한쪽 창문을 통해 그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고..
“응..지금 엘리베이터 탄다니까...그래....그건 내일 만나서 얘기해..응...그래...안녕~”
그는
그녀를 쏙 빼닮은 한 아이의 흘깃거림을 지나치며 텁텁한 대기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나 왔어......”
“..................”
“엄마!!!!!!!”
“응.........왔어? 밖에 아직 덥지?...얼른 씻어..”
“방금 나간 사람 맞지?”
“.........누..구?”
“1층에서 마주쳤는데...그 아저씨 같아서.....맞지?”
“얘가 무슨 이상한 소리야......씻고나서 배고프면 말해...”
“엄마!!!!!!!!!”
그리고..
시야를 어지럽히는 휘황찬란한 도심을 가로지르던 그의 차가 멈춰 선 곳은
잠실의 한 대형쇼핑몰 지하주차장이었다.
“윤 매니저..오늘 매출이 왜 이러니?”
“앗...사장님......”
“날 덥다고 다들 피서가셨나? 왜 이래?”
“죄송합니다..근데 어제 오늘..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네요..”
“윤매니저가 죄송할일은 아니고...그래도 마감시간까지 바짝 좀 해봐...요즘 잠실매장 매출 떨어진다고 본사 시벌넘들이 은근 눈치주더라....”
“네 사장님...그런데...사장님 어디 계세요?”
“주차장...”
“아...오셨구나....그럼 정산 보고 퇴근하실거죠?”
“일찍 집에 들어가본들 반겨주는 마누라가 있는것도 아니고...그래야지...왜? 그냥 가?”
“하하하..아니에요...마감 할때까지 눈 좀 부치시라고.....”
“이 몸땡이 생각해주는건 그래도 우리 윤 밖에 없네....그쟈?”
“매장에 손님들 계세요..길게 통화할 형편이...”
“CCTV 보고 있어 임마....V해봐...”
“푸하.....끊어요...”
허벅지 위에 놓인 노트북을 긁어대던 손길은..
하루의 매상을 확인하던 인상만큼이나 점차 굳어져만 갔고...
“최윤희!!!!!!!”
“사장님......”
“너어 진짜.....하아......너희 종각 매장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 안드냐?”
“죄송합니다...”
“후우.......이런식으로 두어달만 더 운영하다간 나 파산이야....알지?”
“죄송해요 사장님.......그치만.....”
“잠실 애들 보기 쪽팔려서 진짜.....야 거기 매상으로 땜빵하는것도 하루이틀이지..정말....하아...”
“손님이 너무 안들어와서....”
“윤희야....”
“네..........”
“너 이쪽일 몇 년이니?...손님 안들어온다고 마냥 넋놓고 있을 짬밥은 아니잖아..안그래?”
“.............”
“너 힘든 사정은 아는데....후우.....이렇게 나아가다간 세일 시즌 들어가도 월 매출 못맞춰..”
“죄송합니다..”
“미안한데...우리..밥은 먹고 살자...응?”
“네에.....”
“오늘 마감 잘 하고 들어가...내일 오전에 그쪽으로 넘어갈게..”
“네 사장님......들어가세요......”
군데군데 표시되어 있던 ‘금연’의 푯말이 무색하게..
미세하게 내려진 차창 사이로 새어나오던 담배연기만 점차 진해져갔다.
“에이~~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죠...안그래요 유대리님...?”
“사장님 심경은 충분히 알겠지만...잘 아시다시피 저희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위에서 지시하면 그저 따라야 하는 형편인데...”
“김이사가 그리 지시했어요?”
“거기까진 말씀 못드리는 제 사정...사장님이 이해 좀 해주세요...”
“보나마나 뻔하지 뭐....김이사 자리에 있으면 바꿔줘요..그것도 어려우면 내가 직접 전화하고...”
“끙......아닙니다..돌려 드리겠습니다..잠시만 기다리세요...”
“개새끼...아주 날로 쳐먹으시겠다? 시발놈아..그게 그리 쉽냐..조오또....”
“아이구~~~이게 누구시더라.....이사장 아닙니까...그래..요즘 사업은 잘 되시고?”
“형님....”
“하하하하...이 목소리는 오랜만에 들어도 참 정겹단 말이야....그래...내게 용건이 있으시다고?”
“시간 좀 내주시지요.. 저녁 식사 모시겠습니다.”
“허허....요새 내가 할 일 없이 통 바빠서....”
“오늘 내일 안되시면 다음주에라도 한번 뵀으면 합니다.”
“글쎄요...어디보자....시간이.......”
“대표이사 바뀌고나서 형님한테 쏟아지는 압박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사장......말을 너무 쉽게 하신다? 못보던 동안 마음이 어찌 이리 다급해졌을꼬?”
“잠실매장 상가주인이랑은 이미 연장계약 마쳤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렇게 나오는건 상도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사장 섭섭하지 않게 다른쪽에 알아봐드린다잖아요...그쯤하면 됐으니 이제 정리하세요..”
“명동 제외한 전국 최고의 매출입니다...직영으로 운영했을때 이만한 매출 찍어낼수 없다는 사실은 형님이 더욱 잘 아시잖습니까...그거 나중에 전부 형님께 돌아가는 하중이 될겁니다.”
“그건 뚜껑을 따봐야 아는 거고...”
“흠.....”
“더 이상 용건 없으면 이만 통화 합시다..”
“형님........”
“말씀하세요....”
“제게 섭섭하신 감정 있으시면 말씀을 해주십시오..”
“에이~~~그런게 어딨어요...설령 그런게 있다손쳐도..코흘리개 애들도 아니고..뭘 구구절절 늘어놓고 있습니까..남자들끼리....안그래요?”
“알겠습니다...이사님 뜻이 정 그러시다면....정리하죠..그렇게 하겠습니다.”
“허허허허....그 결정 고마워해야 하는데...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후에 시간나면 나중에 소주나 한잔 기울입시다..”
“단...잠실뿐 아니라 종각..상계동..이대 매장...이번참에 전부 한꺼번에 정리하겠습니다.”
“.......................”
“그렇게 알고 준비해주십시오...”
“이사장!!!!!!”
“말이 늙고 병들면 갈아타는게 인지상정....그동안 그나마 안장에 배인 때만큼 들은 정이 있어서 차마 못내쳤는데.....이번에 잘 달리고 힘좋은 놈으로 갈아타야겠네요....4개 매장 한번에 정리할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그때까진 인내해주리라 믿고 이만 끊겠습니다..”
“어허......이사장........이사자......”
“씹쌔끼....존만한게 어디서 갑질이야 갑질은....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어야지..존맹이가....코 찔찔 흘리던 새끼를 때빼고 광내고 다 키워놨더니 이젠 내 뒤통수를 치려고 들어?....나 참..어이가 없어서........여보세요...어디야!!!!....1시간 후에 아파트 단지 앞으로 나와있어......나오라면 나오기나 할 것이지 뭔 잔말이 많아...나오기 싫음 말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절로 찾아든 여유.....
쌓기가 어려워 그렇지...
십여년 동안 공들인 탑..무너뜨리고자 마음 먹으면 하루 아침이란 사실...
그것이
원래의 일상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소요되리란 것 또한 익히 알고 있었기에....
야심한 밤
올림픽대로를 가로지르는 그의 발에도 분노의 여운이 서려 있는 듯 했다.
“언제 오는데?”
“오늘 갔어...예정은 보름인데 경우에 따라 길어질수도 있고.....”
“애를 보호자 없이 그렇게 해외로 내돌려도 괜찮은거야?”
“방학기간 이용해서 두 번 이상 나가는 애들도 많은데 뭐...그리고 애 아빠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여기 있으면서 나랑 볶아대는것 보단 훨씬 낫지 뭐...”
“넌 휴가 언제야?”
“아...자기한테 말안했었나? 나도 애 출국이랑 맞춰서 쉴려고...어제부터...”
“그럼 잠은 모텔가서 안자도 되겠네?”
“애도 아니구....너무 급하게 마시지 마...금방 취해...”
“내 술은 내가 알아서 해....어디서 마누라노릇 할려고 들어!!!”
“피...사십년 넘게 비어있는 그 자리..내가 좀 채워주면 어때서...비싸게 구시긴.....내 잔 비었어...”
“뻔뻔한 건 여전하구나...”
“그것빼면 시체지 뭐...안그래?”
“잠자리에서 앵앵거리는 것도 여전하고......”
“푸합.......자기야!!!!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너희 동네라 신경쓰이나부지?”
“그건 아니지만....아니다...쫌 그렇긴 해....”
“어련하시겠어.......대 닥터님이신데.....그지?”
“베베 꼬인 그 심사는 도대체 언제쯤이면 풀어질런지......에휴.......근데 자기야..자기는 휴가 안가?”
“장사치가 휴가는 무슨 휴가야....하루벌어 하루먹고 살기도 빠듯하구만...남들 논다고 나까지 놀면 내 입에 들어가는 밥은 누가 꽁으로 떠먹여준대?”
“치...내가 떠먹여주지 뭐......말 나온김에...정말 그럴까?”
“애 없는 동안?”
“응...그때만이라도........자기가 좋다면...애 돌아와서도 상관없구...”
“애 너 빼다 박았더라...”
“자기도 봤구나? 풉.........”
“...........?”
“그날........자기 왔다 간날.....은수가 그러대...자기 본것 같다고.....”
“설마 내 애는 아니지?”
“푸하........하하하하하..........자기 정말 웃겨.......진정........하하하하하......”
“아니면 다행이고......”
“기면? 자기 애면 지금와서 어떡할건데?”
“너의 그 뻔뻔하다 못해 독한 심중에 경의는 표해줘야지......”
“피....그건 아니니까...애써 그러지 않아도 되네요............휴.......”
“마셔...일어나자...”
“왜..벌써 일어나려구? 아직 안주랑 술 많이 남았는데...”
“이놈의 에어컨 바람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여기가도 에어컨..저길가도 에어컨....일어나..”
“대리 불러야 해....올때동안만 견뎌보세요..”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피면서 기다리지 뭐....”
“그 담배 좀 끊으라니까...몸에도 안좋은 걸 뭐하러 그리 피워대시는지..”
“네 말대로 40년 넘게 비어있던 자리..그나마 이놈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데...”
“풉.....하여간 말은........여긴 내가 계산할게.......... 자기야!!!!! 어휴~~~”
그리고...
얼마전부터...
정확하게는
전 남편과의 이혼 이후..다시 만나기 시작한 첫사랑(?)의 그녀와 마주한 술자리 내내..
혹은...
술집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데에 위치한 그녀의 아파트에 이르는 시간동안에도...
그 짜증스러움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양미연..
올해 나이 마흔의 이혼녀...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기르는 치과 개업의..
그와는...
그녀가 대학 1학년 새내기 시절 학교앞 술집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의 입대 전 1년...
불같은 사랑을 나누며....2년이 넘는 군생활을 모두 기다려주었던...어여쁜 여인...
하지만...
세상의 냉정함과 현실의 달콤함 앞에선...
이미 언급된 바..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어야만 했던 세월.......
그 길고 야속하기만 했던 시간을 뛰어넘으며..
그녀가 그에게 오려 하고 있었다.
쌓이고 쌓여 거대한 산을 이룬 원망을 뒤로 한 채..
예전에도 그랬듯...
자신의 과오는 헤집지 않으려..두꺼운 거죽으로 꽁꽁 싸맨 채...
그렇게...
날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낭창낭창했던 그녀의 몸이 예전의 그녀가 아니듯...
키만 멀대같이 크고...
뿔테 안경너머에 매력적인 눈망울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순진무구의 그도...
이제 더 이상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던 밤....
그 밤은......
그의 나신을 눈앞에 두고
수줍음에 고개도 들지 못하던 스무살 시절의 그녀를 결코 불러올 수 없었고...
핑크빛 일색이던 그때의 그녀를 안아가던...
그의 미세한 떨림도 자아내지 못했다.
그들에게 남은 건 오직......
빛바랜 기와의 단청 마냥....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던 서로의 상처입은 몸과 마음뿐이었으니...
“전 남편이랑 비교가 돼?”
“자꾸 애처럼 그럴거야 오빠?”
“오빠... 그 단어...네 입을 통해 다시 들으리라곤...돌아가신 울 엄니도 모르셨을거야..”
“.....................”
“네 남편도 이리 빨아줬어?”
“오빠......”
“하긴 살 부대끼며 산 세월이 얼만데.....”
“나 정말 화낸다.....이제 그 사람 말은 하지마....알겠지?”
“샹년이 누굴 가르치려 들어..죽을라고.....”
“욕하고 그래도 좋아...하지만...나랑 있을땐 그 인간 안떠오르게 해줘....제발...부탁할게..응?”
“그 새끼 자지 빨아댔냐고 아니냐고..그것만 말해...”
“안해줬어...절대....이 말은 하늘에 맹세코 사실이야..됐지? 이제 만족해?”
“뒷치기는?”
“풉......자기야!!!!!!”
“빨리 대답해!!!!”
“안했어...정상적인 체위 말곤...그 어떠한 행위도....”
“자지 커?”
“하아........정말...........자기 정말 이럴래?”
“다른 새끼 알아보든가....그러게 뭐하러 나같이 찌질한 놈을 만나? 지금이라도 안늦었으니까 말해....당장 되돌아가줄게....”
“하아......자긴 정말 못말리겠다.........안커....자기 반 만 해.....그리고 1년에 한번 할까말까 했어...이제 정말 됐지?”
“그런 새끼가 뭐가 그리좋아서..그 어린 나이에....썅.....”
아물었던 그 상처를 다시 후벼파...
핏자국이 스며나오게 하던 그의 일성은...
어쩌면...
그녀를 위한...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작은 배려였을지도 몰랐다.
물론...
눈에 드러나는 건..
그와는 전혀 상극의 모습뿐이었지만....
적어도...
그의 거대한 심볼을 머금어가던 그녀의 눈에는...
그의 모습이 그렇게 비쳐지고 있었다.
“다 변했는데....이건 그때나 지금이나......쭈웁~~쭙~~~하나도 안변했어...”
“네 보지도 안변했으면 좋았겠지만...”
“아휴 아저씨!!!! 이럴땐 좀 가만히 계세요...괜히 분위기 깨지말구...아시겠죠?”
“요 며칠 무리했더니..잇몸이 부었어...”
“정말? 어디 봐.......”
“올라오지 말고 자지나 빨어.....”
“피.........휴가 끝나고 출근하면 바로 예약잡아놓을테니까 와....알겠지?”
“안가...가더라도 다른데 가지 네 앞에 입 벌리고 있기 싫어..”
“왜..내가 해꼬지라도 할까봐 겁나? 쭙쭙~~~정말 커....어쩜........쭙~~”
“쌀거 같으니까...살살 해....”
“해...언제든 해도 돼......울 오빠..내가 먹어주면 좋아했잖아.....기억 안나? 쫍쫍~”
“엉덩이 이쪽으로 해봐...”
“히이......많이 젖었는데 괜찮겠어?”
“그동안 이러고 어떻게 살았어?”
“오빠!!!!!!”
“이시간부터 자지 입에서 떼지마...뗐다간 오늘밤에 무사하지 못할줄 알아..”
“하아......입으로 해줘.....손 말구.........하아.......”
“이 시발년...닭대가리도 아니고...입에서 떼지 말라고!!!!”
“쭙~~~~~~쭈웁........하아.....오빠...........하아.......자기야..........쭙쭙~~”
“씹물이 어찌나 많이 흐르는지...입대기 겁나네 샹년의 보지.......쭙~~~~”
“하앙......너무 좋아 오빠......나 어떡해 자기야..........하앙~~~하아......”
험악한 표현이 곁들여져 분위기가 이상해질법도 했건만..
그가 쏟아내는 한마디 한마디에 기묘하게 반응하는 자신의 본능 또한..
눈동자에 들어오던 그의 몸에 한데 어우러져..
자신이 여태 느끼지 못한 열락의 공간속으로 밀어넣으며..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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