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 그 시간이 왜 이리 길게 느껴질까..
오늘따라 1분 1초가 마치 한 시간 하루처럼 느껴진다.
끝이 보이지 않을 거 같던 물소리가 마침내 그치고 아내가 욕실에서 나왔다.
아직 자지 않고 거실에 앉아 있던 나를 보고 아내의 얼굴에 어색한 웃음이 맴돈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그런 웃음..아내는 나에게 저런 웃음을 보인 적이 없었다.
“왜..안 자?”
“당신..나한테 할 말 없어?”
“없는데..”
생각..잠시의 생각도 하지 않고 아내는 없다는 말을 내뱉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대로 말하고 아내를 추궁해야 하나?
하지만 그러기엔 내가 너무 떳떳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당당하다면 거리낌 없이 아내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있을 텐데..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속이 답답하다. 마치 체한 것처럼..
당장 아내에게 달려가 왜 그 남자와 함께 있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입 안에 그 말이 맴돌 뿐..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까부터 왜 그래..이상하게..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어? 아..아냐...먼저 자..생각할 게 좀 있어서..”
“알았어..오빠도 일찍 자..”
아내가 안방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다.
평소라면 내가 이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쇼파에 앉아 있으면 나에게 와서 애교를
부리며 무슨 일이냐며 살갑게 굴 사람인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어떻게 되도 좋다는 것처럼..
‘아내가 변한 건가...’
“하.....”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내가 지금 이런 질문을 할 자격이 있던가..
아내가 설령 변했다고 하더라도..내가 몇 개월 동안 해 온 짓거리들..
아내가 걱정 돼서 밖에 마중을 나갔다가 정희씨에게 온 연락에 다시 바보처럼
행복해하고 미소를 지어놓고..내가 뭐라고..아내에게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허탈하다. 그리고 무언가 슬프다. 난 지독히도 이기적인 인간인가 보다.
오늘 하루에만 지영에게 몸을 주고, 정희씨에게 마음을 줘 놓고 집에 와서 아내가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고 이토록 이기적이게 아내에게 굴다니...
어쩌면 아내도 나처럼 결혼 생활에 있어서 공허함을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런데 내가 그런 걸 궁금해 한 적이 있었나..
언제나 그저 아내는 행복할 거란 생각만 했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지금 이 상황..그리고 거지같은 기분..
머릿속으로는 아내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아내도 잠시 바람을 쐬고 싶은 거라고
이해를 하고 싶은데 마음으로는 그게 안 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1시간..2시간..어느새 아침..
난 날이 밝을 때까지 쇼파에 앉아 생각 그리고 또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다.
졸린 눈을 비비고 안방에서 나온 아내는 쇼파에 앉아 있던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안 잔거야?”
“어? 어어..잠이 안 와서..”
“대체 왜 그래...하아....”
아내의 한숨 소리가 낮게 깔린다. 근데 그 소리가 날 조롱하는 듯하다.
기분 탓이겠지..조롱이 아니라 날 걱정해서 그런 것일 텐데..
잠을 못 잔 탓인지 신경이 날카로워서 그런 소리마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래서 오늘 제대로 출근할 수 있겠어?”
“어..괜찮아. 해야지..”
“말투가 왜 그래..나한테 화난 거 있어?”
“아니..그런 거 없어. 오늘은 배가 안 고프네. 그냥 씻고 나갈게”
“왜 그래...아침 챙겨 줄게. 먹고 나가..”
“아니 정말 괜찮아. 밥 생각이 없어서 그래..”
계속해서 날 붙잡는 아내의 손길을 뿌리치고, 고양이 세수로 대충 얼굴을 씻어내고 집을 나섰다.
아침공기가 차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벌써 10월 1일이구나..
9월까지는 그래도 조금 덥기도 하고 그랬는데 10월이라 그런지 훨씬 아침 공기가 차게 느껴진다.
-잘 잤어요?
-어..조금 설쳤어요. 잠이 안 와서..
-그래서 어떡해요..피곤해서..
-괜찮아요. 원래 영업 뛰는 사람이라 새벽까지 술 먹고 한 두 시간 자고 출근해도 멀쩡한 걸요..
-그래도 건강관리 좀 하세요..
-그러게요. 맨날 몸에 좋은 약도 챙겨 먹는다고 말만 하고 쌓인 게 냉장고 한 가득이네요..
-에휴..옆에 있으면 제가 매일 챙겨드릴 텐데..
-말이라도 고마워요..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진심인데..
-네 알아요..
-운전하는데 방해 되겠다..출근 잘 하고..좋은 하루 보내요..
-네..정희씨두요..
출근길에 정희씨의 연락.. 나란 놈은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놈인가 보다.
좀 전까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정희씨와의 몇 번의 카톡을 하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정말 어떻게야 할까..
도무지 운전에 집중이 안 된다. 이러다 또 사고 날라..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도는 어제 다른 남자의 차에서 내리던 아내의 모습을 억지로 지우려 노력하며 운전에 집중했다. 일단 그 일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내가 좀 더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을 때 아내에게 묻기로 하고..
“과장님, 좋은 아침~”
“네 정현씨두요..”
“어..근데 과장님 오늘 얼굴이 안 좋으시네~ 어제 술 약속 있으셨어요?”
“어? 어어..좀 피곤 하네”
“오늘 부장님이 회식하자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시간 비워놓으라고 하셨는데 어제 하루는 술 좀 쉬시지..”
“아..그랬나?”
“네..월요일에 말씀 하셨었는데..”
“내 기억도 참..뭐..어쩔 수 없지..”
“많이 안 좋으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부장님께 잘 말씀 드릴게요”
“됐어 괜찮아..”
멍...하루 종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멍을 때리고, 부서회식으로 인해 오랜만에 칼같이 퇴근을 하고 회식장소로 모였다.
늘 그렇듯 장소는 부장이 좋아하는 곳, 회사 앞의 돼지갈비 집이다.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고 돈도 잘 버는 놈이 소고기 한 번을 안 쏜다.
전에 나랑 형제처럼 일하던 내 밑에 직원 녀석이 그만둬서 내가 쏜다고 할 때는 잘도 뻔뻔하게 엄청 비싼 소고기 집으로 나를 데려가서 덤태기를 씌우더니..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부장이다.
“자자~ 마셔. 시키고 싶은 거 마음껏 시키고!”
그래봤자 돼지갈비..배터지게 먹는다고 얼마나 나오려고..이 근처에서 가장 싼 가격을 자랑하는 이 갈비 집에서..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겉으론 다들 웃으며 부장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었다. 나만 그런 일을 잘못할 뿐.. 하긴 그러니까 내가 제일 늦게 과장으로 진급을 한 것이겠지..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확실한 건 나와 영업은 정말 안 맞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과장 한 잔 해~ 왜 그러고 있어? 기분 안 좋은 일 있어?”
“아..아닙니다. 부장님. 어제 술을 좀 마셔서..”
“에헤~ 이 양반..내가 월요일부터 금요일 날 부서 회식 있다고 그렇게 시간 비워두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잘 깜빡 거려서..”
“어허~ 우리 김과장님..벌써 그렇게 깜빡 거려서야 되나? 아직 한창인 나이인데..자 여기 한 잔 받아”
“네 부장님”
“자 이거 마시고~ 자자 우리 김과장님 2년 뒤엔 꼭 부장 달 수 있게 다같이 건배~!!”
“건배!!!!”
망할 자식..꼭 아픈 데를 찌른다. 지는 벌써 부장이면서 2년 뒤 부장 진급을 위해서라니..
난 부장이 따라준 술을 그대로 원 샷으로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크으....”
오늘따라 유난히 소주가 쓰다. 원래도 쓰지만..
“자자~ 부장님 제 잔도 받으셔야죠~”
“그래 우리 정현이가 따라주는 건 받아야지~”
박정현..내년이면 대리 진급을 앞두고 있는 우리 팀 막내..부장이 유난히 예뻐하는 친구다.
하긴 내가 봐도 딱 부장의 젊었을 적 시절의 모습이니..윗사람에게 잘해, 눈치 빨라, 일처리도 좋아.. 솔직히 누구라도 싫어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단지 내 눈에만 거슬릴 뿐..
‘술이나 마시자..마음껏 먹고 취해보자..’
1차..2차..3차..어느새 새벽2시가 넘어가는 시간..
갈 사람은 이제 거의 다 가고 이제 정말 부장의 충견들과 나를 포함해서
4명만이 남았다. 물론 나는 충견은 아니고 과장이라 어쩔 수 없이 남은거지만..
부장과 같은 방향이 아닌 정현은 오늘도 충실히 부장의 충견 노릇을 위해서 부장과
함께 택시에 올라탄다.
“과장님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고”
“네~ 과장님두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그렇게 부장과 정현을 태운 택시가 출발하고, 난 완전 인사불성이 된 은주씨를 택시에 태워서 보내고 마지막으로 나도 택시에 올라탔다.
“어디로 갈까요?”
어디로 가야 하지...순간 머릿속이 멍하다. 택시를 타며 수백번 말했던 우리 집 주소가 생각나지 않는다.
“어디로 모셔요??”
내가 계속 대답이 없자 술에 취해 잠이든 줄 알았던 택시기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어..저..상암으로 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상암..나도 모르게 정희씨가 사는 곳을 말해 버렸다.
그리고 문득 정희씨가 떠올라 휴대폰을 확인하니 정희씨에게 부재중 전화 3통, 2개의 카톡이 와 있었다.
-오늘 회식이라 그랬죠?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요..
-많이 늦었는데 걱정 돼서 전화했는데 전화 안 받네요..회식 끝나고 연락 좀 줘요..
마지막 카톡 메시지가 온 시간이 12시38분, 1시간 반 이상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지금 연락을 한다면 아마도 자고 있겠지..
연락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어느새 도착한 정희씨의 집 앞.. 고작 두 번 정희씨를 바래다 준 것이 전부인데 난 정확히 정희씨의 집을 기억하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아 네...”
택시기사에게 요금을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려 난 정희씨의 집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늦은 시간에 다짜고짜 찾아와서 연락을 한다면 그건 너무 실례되는 게 아닐까..
내 손은 계속해서 정희씨의 전화번호를 휴대폰 화면에 띄워놓고 통화 버튼을 누를까 말까 망설였다.
‘어쩌지....’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가야 하는 건가.. 결국 난 한참을 망설이다 통화버튼을 눌렀고, 신호음이 한 번 갔을까.. 바로 정희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에요? 이제 마쳤어요? 왜 연락 안 해요? 얼마나 걱정하고 기다렸는데..술은 많이 마셨어요??”
“하나 하나만...천천히 물어야 대답을 하죠..내가 다 숨이 차네..”
“아..미안해요..너무 궁금해서..”
“회식 자리는 아까 끝났고..연락은 미안해요. 술자리가 워낙 정신이 없어서 연락 온 줄도 몰라서 회식 자리 끝나고 택시 타고 알았어요..술은 뭐..원래 그렇게 약한 편은 아니라..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덜 마신 거 같아요..어딘지는 창문 열어 보면 알 거 같은데..”
“네???”
깜짝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원룸건물의 2층 정희씨의 창문이 드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리고 너무나 놀란 표정으로 환하게 웃는 정희씨..
“뭐에요..이 시간에..진짜 완전 놀랬어요..”
“나 그냥 가요? 아니면 여기 계속 세워둘 꺼에요? 나 연락할까 말까 거의 30분 넘게 고민했어요..자고 있을까봐..”
“바보..그냥 연락하면 되지..기다려요..”
잠시 후 귀여운 곰돌이가 그려진 분홍색 원피스에 슬리퍼를 신고 조금은 부스스한 머리를 한 정희씨가 내려와 문을 열어줬다.
“나 지금 엉망인데...”
“괜찮아요. 엉망은 무슨...예뻐요..”
“치이...거짓말...어서 들어와요. 밤공기 차요..”
정희씨는 나를 향해 혀를 쏙 내밀고는 내 팔을 잡아 2층의 정희씨의 방으로 나를 이끌었다.
“방이 좀 작죠? 정리도 안 해서 지저분한데..”
꽃집을 해서 그런가..여기 저기 예쁘게 말려놓은 꽃들이 걸려 있고, 방 안에서 기분 좋은 꽃 내음이 풍겨왔다.
“아뇨. 괜찮은데요 뭘..”
“올 줄 알았으면 미리 정리라도 했을 건데..”
“아니에요. 진짜 괜찮아요. 자꾸 그러니까 연락도 안하고 찾아와서 오히려 내가 미안하네요..”
“민수씨가 뭐가 미안해요. 거기 잠깐만 앉아 있어요. 내가 꿀물 타 줄게요”
“어..괜찮은데..술 그리 안 마셨어요..”
“안 마시긴요..술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정희씨는 괜찮다는 나를 억지로 침대에 앉히고는 꿀물을 타서 나에게 가져왔다.
“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셔요”
“알았어요..”
난 정희씨가 건네준 꿀물을 받아들고 한참을 후후 불어 조심히 한 모금 마셨다.
달달한 꿀맛과 함께 기분 좋게 온 몸에 전해지는 온기..
부장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거지같던 기분이 한 번에 사르륵 녹아내리는 듯 했다.
“맛있네요..”
“꿀물이 꿀맛이죠 모..”
“정희씨..나 키스해도 되요..?”
“어머..이 사람 봐..무드가 너무 없네..그런 걸 물어보고 해요?”
“나 지금 술 냄새가 너무 나서..미안해서..”
“그런 건 아무 상관 없거든요...”
정희씨가 배시시 웃으며 입술이 다가와 나의 입술에 닿는다.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의 정희씨의 입술..
난 자연스레 입이 벌어졌고, 내 입 안으로 들어온 정희씨의 혀와 내 혀가 뒤엉킨다.
그리고 내 손은 자연스레 정희씨의 가슴을 살짝 감쌌다.
순간 움찔하는 정희씨의 몸..하지만 내 손을 치우거나 몸을 빼지는 않는다.
난 조금 더 자신감을 얻어 정희씨의 원피스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부드러운 정희씨의 살의 감촉이 느껴지고, 까끌한 브래지어의 감촉을 느끼며 내 손은 브래지어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내 손가락이 정희씨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앙증맞은 젖꼭지를 살짝 건드는 순간, 정희씨의 입술이 내 입술에서 떨어지며 애틋한 숨소리가 세어 나온다.
더는 망설일 수 없다.
난 그대로 정희씨를 침대에 눕히고는 정희씨의 입술을 거칠게 탐하며 원피스를 끌어 올렸다.
그리곤 정희씨의 브래지어를 풀기 위해 등 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정희씨는 그런 내가 편하게 해주기 위해 살짝 등을 들어주었고, 내 손은 손쉽게 브래지어 후크를 풀 수 있었다.
순식간에 드러난 정희씨의 뽀얀 가슴..
지영만큼 커다랗고 풍만한 가슴은 아니었지만 아담한 사이즈에 봉긋 나온 뽀얀 가슴은 정희씨와 딱 어울리는 그런 가슴이었다.
난 부드럽게 정희씨의 가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젖꼭지를 살살 간질였다.
내 손이 젖꼭지를 건드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정희씨의 숨소리..
“하아..하아...”
그 소리가 자꾸만 나를 애타게 더욱 더 흥분되게 만든다.
정희씨의 입술을 탐하던 내 입술은 어느새 정희씨의 목선, 쇄골을 타고 내려와 정희씨의 가슴을 부드럽게 혀로 간지럽혔다.
“하아...하으음....”
손이 아닌 혀의 감촉에 정희씨의 숨소리가 점점 신음소리로 바뀌며 나를 달아오르게 만든다.
정희씨의 가슴을 간질이며 내 손은 천천히 정희씨의 팬티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고, 정희씨는 내 손을 조금도 제지하지 않았다.
어느새 정희씨의 발목까지 내려간 팬티..난 조심스레 그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고, 눈부신 정희씨의 나신을 감상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는 아니지만 적당히 봉긋한 가슴과 가느다란 허리, 살짝 나온 골반에 수줍게 위치해 있는 수풀까지.. 정희씨와 딱 어울리는 그 몸매를..
“너무 그렇게 보지 마요..부끄러워요..”
정희씨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그런 정희씨의 얼굴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난 다시 정희씨의 입술에 격정적으로 입을 맞추며 내 손은 정희씨의 온 몸을 건드렸다.
정희씨의 팔에서 가슴, 다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희씨의 소중한 그 곳까지..
내 손이 정희씨의 수풀에 닿자 정희씨의 몸이 살짝 떨려왔고, 난 부드럽게 정희씨의 수풀을 쓰다듬다 천천히 아래로 계곡으로 손을 내렸다.
손 끝에 갈라진 그 곳의 감촉이 생생히 느껴지고, 조금 더 아래로 내리자 살짝 튀어나온 클리토리스가 내 손에 닿았다.
“아흐으윽.....!”
순간 내 입에서 정희씨의 입술이 떨어지며 신음이 터져 나온다.
처음으로 보는 너무나 야릇한 정희씨의 모습..
내 손은 정희씨의 클리토리스를 간질이며, 다른 한 손은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정희씨의 분홍빛 속살을 살짝 헤집었다.
점점 벌어지는 정희씨의 다리..내 손은 이제 여유롭게 정희씨의 그 곳을 간질이고 있었고, 정희씨의 입에선 끊임없이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하아..하아..하으윽...!!”
내 손이 클리토리스를 건드릴 때마다 움찔거리는 정희씨의 몸..그리고 어느새 촉촉하게 젖은 정희씨의 수줍은 그 곳..
난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완전히 옷을 벗고는 내 심볼을 정희씨의 그 곳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천천히 부드럽게 아주 조금씩 정희씨의 그 곳으로 내 것을 밀어 넣었다.
“하..하아아..”
너무나 애초로운 정희씨의 신음소리..
그 신음소리는 아내와도 지영과도 달랐다.
건드리면 부숴 질 듯이 가녀린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은 당장이라도 끊길 듯 위태로우면서도 너무나 야릇하고 섹시했다.
“하으으읍....!”
더욱 더 커진 정희씨의 신음소리와 함께 완전히 내 것이 정희씨의 그 곳으로 들어갔고, 우리는 한참을 끌어안고 서로 그 느낌을 느꼈다. 너무나 포근하고 따뜻한 그 느낌을..
그리고 그 순간 정희씨와 눈이 마주쳤다. 내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는 그녀..
그녀의 입술이 살짝 내 입술에 닿았다 떨어진다.
“나..당신을 사랑하는 거 같아요..어쩌죠...?”
“뭘 어떻게요..나도 당신을 사랑하는 거 같은데...”
난 부드럽게 정희씨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추고는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하아..하아아..
정희씨의 뜨거운 신음소리에 맞춰서 내 몸은 조금씩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끊임없이 내 손은 정희씨의 가슴을 간질였다.
“좋아요..너무 좋아..사랑해..하아..하아..”
“나도..나도 좋아요..”
우리는 마치 오래 헤어져 있다 만난 사이처럼 서로의 입술을 애타게 탐했고, 몸과 몸은 불타오를 듯이 뜨거웠다.
“아흐으윽..!! 하아...하아...하으윽...!!”
계속해서 커지는 신음소리와 함께 정희씨는 고개를 뒤로 저으며 몸을 들썩이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난 그런 정희씨의 몸을 꼭 끌어안고 계속해서 내 물건을 거칠게 정희씨의 그 곳으로 밀어 넣었고 우리는 함께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으윽...!!!”
“하아..나..나와요..”
“그냥 안에 해주세요..안에...”
“정희씨..흐으윽...!!”
마지막 순간, 나는 정희씨의 몸을 부숴 질 듯이 꼭 끌어안고 한참을 정희씨의 소중한 그 곳 안에 울컥울컥 정액을 쏟아냈다.
그리곤 완전히 체력을 소진한 체 그녀의 품위로 그대로 쓰러지듯이 안겼다.
정희씨는 그런 나를 포근하게 꼭 안아주었고, 우리는 한참을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안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그렇게 안고 있었을까..
우리의 그 기분 좋은 분위기를 깬 건 내 휴대폰 알림이었다.
“이 시간에 누구에요...?”
“어..회사 사람일거에요..회식 끝나고 안자고 있나 보네..”
“확인 안 해봐도 되요? 중요한 연락일 수도 있잖아요..”
“이 시간에 무슨..”
“확인 해 봐요..내가 다 궁금한데..”
“알았어요. 확인 할게요..잠깐만..”
이러다간 정말 정희씨가 내 휴대폰을 확인할 거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난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내에게서 온 메시지..
-이젠 그냥 마음대로 외박이야? 안 들어올 거야..?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4시가 넘은 시간..벌써 이렇게 되어 있었나..
“정희씨 미안한데 나 그만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늦었는데 자고 가지..”
“회사 사람이 맞네요. 집에 놓고 온 서류가 있어서..집에 들렀다가 출근하면 출근 늦을 거 같아서 그냥 갈게요..”
“네에..그럼 어쩔 수 없죠...”
정희씨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미안해요..정말..늦게 찾아와서 또 이렇게 가고..”
“아니에요...어쩔 수 없죠..얼른 가요. 일찍 가서 한 숨이라도 자야지..”
언제 그랬냐는 듯 내가 미안해 할까봐 정희씨는 다시 환하게 웃어 보인다.
너무나 착한 사람..예쁜 사람..
난 정희씨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맞췄다.
“고마워요. 이해해줘서..”
“뭘요..당연할 걸요..저도 회사 생활 안 해본 것도 아니고..진짜 늦겠다. 가서 한 시간이라도 자요..”
오히려 나보다 더 급하게 가라고 하는 정희씨 덕에 난 정신없이 정희씨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나와 집으로 가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잠 온다고 휴대폰 보지 말고, 티비 보지 말고 들어가면 바로 자요. 알았죠??
-네 알겠습니다. 정희씨도 얼른 자요. 피곤하겠다
-어허~ 답장도 하지 말고.. 잘 들어가요
-알았어요. 이것만 하고 답장 안 할게..잘 자요..
30분을 조금 넘게 도착한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쇼파에 아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안 잤어?”
“잠이 와 내가...”
날 바라보는 아내의 눈이 빨갛다. 그리고 부어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물자국이 뺨에 가득한 체...
“뭐야 왜 그래..내가 뭐 잘못했어?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아내의 목소리가 울먹인다. 마음이 아프다.
잘못...잘못은 내가 하고 있지..아직까지는...쌍방과실이 아니라 나 혼자만의 잘못이지..
아내가 잘못한 건 아직 아무 것도 없으니까..그저 심증일 뿐..
“갔다 와서 얘기해..나 너무 피곤하다. 잠시라도 자고 싶어..”
“오빠...오빠....!”
난 울면서 날 부르는 아내를 외면하고 안방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지금은 지금은 그저..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다.
정말 너무나 긴 하루였기에...
오늘따라 1분 1초가 마치 한 시간 하루처럼 느껴진다.
끝이 보이지 않을 거 같던 물소리가 마침내 그치고 아내가 욕실에서 나왔다.
아직 자지 않고 거실에 앉아 있던 나를 보고 아내의 얼굴에 어색한 웃음이 맴돈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그런 웃음..아내는 나에게 저런 웃음을 보인 적이 없었다.
“왜..안 자?”
“당신..나한테 할 말 없어?”
“없는데..”
생각..잠시의 생각도 하지 않고 아내는 없다는 말을 내뱉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대로 말하고 아내를 추궁해야 하나?
하지만 그러기엔 내가 너무 떳떳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당당하다면 거리낌 없이 아내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있을 텐데..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속이 답답하다. 마치 체한 것처럼..
당장 아내에게 달려가 왜 그 남자와 함께 있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입 안에 그 말이 맴돌 뿐..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까부터 왜 그래..이상하게..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어? 아..아냐...먼저 자..생각할 게 좀 있어서..”
“알았어..오빠도 일찍 자..”
아내가 안방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다.
평소라면 내가 이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쇼파에 앉아 있으면 나에게 와서 애교를
부리며 무슨 일이냐며 살갑게 굴 사람인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어떻게 되도 좋다는 것처럼..
‘아내가 변한 건가...’
“하.....”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내가 지금 이런 질문을 할 자격이 있던가..
아내가 설령 변했다고 하더라도..내가 몇 개월 동안 해 온 짓거리들..
아내가 걱정 돼서 밖에 마중을 나갔다가 정희씨에게 온 연락에 다시 바보처럼
행복해하고 미소를 지어놓고..내가 뭐라고..아내에게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허탈하다. 그리고 무언가 슬프다. 난 지독히도 이기적인 인간인가 보다.
오늘 하루에만 지영에게 몸을 주고, 정희씨에게 마음을 줘 놓고 집에 와서 아내가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고 이토록 이기적이게 아내에게 굴다니...
어쩌면 아내도 나처럼 결혼 생활에 있어서 공허함을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런데 내가 그런 걸 궁금해 한 적이 있었나..
언제나 그저 아내는 행복할 거란 생각만 했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지금 이 상황..그리고 거지같은 기분..
머릿속으로는 아내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아내도 잠시 바람을 쐬고 싶은 거라고
이해를 하고 싶은데 마음으로는 그게 안 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1시간..2시간..어느새 아침..
난 날이 밝을 때까지 쇼파에 앉아 생각 그리고 또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다.
졸린 눈을 비비고 안방에서 나온 아내는 쇼파에 앉아 있던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안 잔거야?”
“어? 어어..잠이 안 와서..”
“대체 왜 그래...하아....”
아내의 한숨 소리가 낮게 깔린다. 근데 그 소리가 날 조롱하는 듯하다.
기분 탓이겠지..조롱이 아니라 날 걱정해서 그런 것일 텐데..
잠을 못 잔 탓인지 신경이 날카로워서 그런 소리마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래서 오늘 제대로 출근할 수 있겠어?”
“어..괜찮아. 해야지..”
“말투가 왜 그래..나한테 화난 거 있어?”
“아니..그런 거 없어. 오늘은 배가 안 고프네. 그냥 씻고 나갈게”
“왜 그래...아침 챙겨 줄게. 먹고 나가..”
“아니 정말 괜찮아. 밥 생각이 없어서 그래..”
계속해서 날 붙잡는 아내의 손길을 뿌리치고, 고양이 세수로 대충 얼굴을 씻어내고 집을 나섰다.
아침공기가 차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벌써 10월 1일이구나..
9월까지는 그래도 조금 덥기도 하고 그랬는데 10월이라 그런지 훨씬 아침 공기가 차게 느껴진다.
-잘 잤어요?
-어..조금 설쳤어요. 잠이 안 와서..
-그래서 어떡해요..피곤해서..
-괜찮아요. 원래 영업 뛰는 사람이라 새벽까지 술 먹고 한 두 시간 자고 출근해도 멀쩡한 걸요..
-그래도 건강관리 좀 하세요..
-그러게요. 맨날 몸에 좋은 약도 챙겨 먹는다고 말만 하고 쌓인 게 냉장고 한 가득이네요..
-에휴..옆에 있으면 제가 매일 챙겨드릴 텐데..
-말이라도 고마워요..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진심인데..
-네 알아요..
-운전하는데 방해 되겠다..출근 잘 하고..좋은 하루 보내요..
-네..정희씨두요..
출근길에 정희씨의 연락.. 나란 놈은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놈인가 보다.
좀 전까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정희씨와의 몇 번의 카톡을 하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정말 어떻게야 할까..
도무지 운전에 집중이 안 된다. 이러다 또 사고 날라..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도는 어제 다른 남자의 차에서 내리던 아내의 모습을 억지로 지우려 노력하며 운전에 집중했다. 일단 그 일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내가 좀 더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을 때 아내에게 묻기로 하고..
“과장님, 좋은 아침~”
“네 정현씨두요..”
“어..근데 과장님 오늘 얼굴이 안 좋으시네~ 어제 술 약속 있으셨어요?”
“어? 어어..좀 피곤 하네”
“오늘 부장님이 회식하자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시간 비워놓으라고 하셨는데 어제 하루는 술 좀 쉬시지..”
“아..그랬나?”
“네..월요일에 말씀 하셨었는데..”
“내 기억도 참..뭐..어쩔 수 없지..”
“많이 안 좋으시면 말씀하세요~ 제가 부장님께 잘 말씀 드릴게요”
“됐어 괜찮아..”
멍...하루 종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멍을 때리고, 부서회식으로 인해 오랜만에 칼같이 퇴근을 하고 회식장소로 모였다.
늘 그렇듯 장소는 부장이 좋아하는 곳, 회사 앞의 돼지갈비 집이다.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고 돈도 잘 버는 놈이 소고기 한 번을 안 쏜다.
전에 나랑 형제처럼 일하던 내 밑에 직원 녀석이 그만둬서 내가 쏜다고 할 때는 잘도 뻔뻔하게 엄청 비싼 소고기 집으로 나를 데려가서 덤태기를 씌우더니..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부장이다.
“자자~ 마셔. 시키고 싶은 거 마음껏 시키고!”
그래봤자 돼지갈비..배터지게 먹는다고 얼마나 나오려고..이 근처에서 가장 싼 가격을 자랑하는 이 갈비 집에서..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겉으론 다들 웃으며 부장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었다. 나만 그런 일을 잘못할 뿐.. 하긴 그러니까 내가 제일 늦게 과장으로 진급을 한 것이겠지..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확실한 건 나와 영업은 정말 안 맞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과장 한 잔 해~ 왜 그러고 있어? 기분 안 좋은 일 있어?”
“아..아닙니다. 부장님. 어제 술을 좀 마셔서..”
“에헤~ 이 양반..내가 월요일부터 금요일 날 부서 회식 있다고 그렇게 시간 비워두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잘 깜빡 거려서..”
“어허~ 우리 김과장님..벌써 그렇게 깜빡 거려서야 되나? 아직 한창인 나이인데..자 여기 한 잔 받아”
“네 부장님”
“자 이거 마시고~ 자자 우리 김과장님 2년 뒤엔 꼭 부장 달 수 있게 다같이 건배~!!”
“건배!!!!”
망할 자식..꼭 아픈 데를 찌른다. 지는 벌써 부장이면서 2년 뒤 부장 진급을 위해서라니..
난 부장이 따라준 술을 그대로 원 샷으로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크으....”
오늘따라 유난히 소주가 쓰다. 원래도 쓰지만..
“자자~ 부장님 제 잔도 받으셔야죠~”
“그래 우리 정현이가 따라주는 건 받아야지~”
박정현..내년이면 대리 진급을 앞두고 있는 우리 팀 막내..부장이 유난히 예뻐하는 친구다.
하긴 내가 봐도 딱 부장의 젊었을 적 시절의 모습이니..윗사람에게 잘해, 눈치 빨라, 일처리도 좋아.. 솔직히 누구라도 싫어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단지 내 눈에만 거슬릴 뿐..
‘술이나 마시자..마음껏 먹고 취해보자..’
1차..2차..3차..어느새 새벽2시가 넘어가는 시간..
갈 사람은 이제 거의 다 가고 이제 정말 부장의 충견들과 나를 포함해서
4명만이 남았다. 물론 나는 충견은 아니고 과장이라 어쩔 수 없이 남은거지만..
부장과 같은 방향이 아닌 정현은 오늘도 충실히 부장의 충견 노릇을 위해서 부장과
함께 택시에 올라탄다.
“과장님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고”
“네~ 과장님두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그렇게 부장과 정현을 태운 택시가 출발하고, 난 완전 인사불성이 된 은주씨를 택시에 태워서 보내고 마지막으로 나도 택시에 올라탔다.
“어디로 갈까요?”
어디로 가야 하지...순간 머릿속이 멍하다. 택시를 타며 수백번 말했던 우리 집 주소가 생각나지 않는다.
“어디로 모셔요??”
내가 계속 대답이 없자 술에 취해 잠이든 줄 알았던 택시기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어..저..상암으로 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상암..나도 모르게 정희씨가 사는 곳을 말해 버렸다.
그리고 문득 정희씨가 떠올라 휴대폰을 확인하니 정희씨에게 부재중 전화 3통, 2개의 카톡이 와 있었다.
-오늘 회식이라 그랬죠?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요..
-많이 늦었는데 걱정 돼서 전화했는데 전화 안 받네요..회식 끝나고 연락 좀 줘요..
마지막 카톡 메시지가 온 시간이 12시38분, 1시간 반 이상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지금 연락을 한다면 아마도 자고 있겠지..
연락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어느새 도착한 정희씨의 집 앞.. 고작 두 번 정희씨를 바래다 준 것이 전부인데 난 정확히 정희씨의 집을 기억하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아 네...”
택시기사에게 요금을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려 난 정희씨의 집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늦은 시간에 다짜고짜 찾아와서 연락을 한다면 그건 너무 실례되는 게 아닐까..
내 손은 계속해서 정희씨의 전화번호를 휴대폰 화면에 띄워놓고 통화 버튼을 누를까 말까 망설였다.
‘어쩌지....’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가야 하는 건가.. 결국 난 한참을 망설이다 통화버튼을 눌렀고, 신호음이 한 번 갔을까.. 바로 정희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에요? 이제 마쳤어요? 왜 연락 안 해요? 얼마나 걱정하고 기다렸는데..술은 많이 마셨어요??”
“하나 하나만...천천히 물어야 대답을 하죠..내가 다 숨이 차네..”
“아..미안해요..너무 궁금해서..”
“회식 자리는 아까 끝났고..연락은 미안해요. 술자리가 워낙 정신이 없어서 연락 온 줄도 몰라서 회식 자리 끝나고 택시 타고 알았어요..술은 뭐..원래 그렇게 약한 편은 아니라..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덜 마신 거 같아요..어딘지는 창문 열어 보면 알 거 같은데..”
“네???”
깜짝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원룸건물의 2층 정희씨의 창문이 드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리고 너무나 놀란 표정으로 환하게 웃는 정희씨..
“뭐에요..이 시간에..진짜 완전 놀랬어요..”
“나 그냥 가요? 아니면 여기 계속 세워둘 꺼에요? 나 연락할까 말까 거의 30분 넘게 고민했어요..자고 있을까봐..”
“바보..그냥 연락하면 되지..기다려요..”
잠시 후 귀여운 곰돌이가 그려진 분홍색 원피스에 슬리퍼를 신고 조금은 부스스한 머리를 한 정희씨가 내려와 문을 열어줬다.
“나 지금 엉망인데...”
“괜찮아요. 엉망은 무슨...예뻐요..”
“치이...거짓말...어서 들어와요. 밤공기 차요..”
정희씨는 나를 향해 혀를 쏙 내밀고는 내 팔을 잡아 2층의 정희씨의 방으로 나를 이끌었다.
“방이 좀 작죠? 정리도 안 해서 지저분한데..”
꽃집을 해서 그런가..여기 저기 예쁘게 말려놓은 꽃들이 걸려 있고, 방 안에서 기분 좋은 꽃 내음이 풍겨왔다.
“아뇨. 괜찮은데요 뭘..”
“올 줄 알았으면 미리 정리라도 했을 건데..”
“아니에요. 진짜 괜찮아요. 자꾸 그러니까 연락도 안하고 찾아와서 오히려 내가 미안하네요..”
“민수씨가 뭐가 미안해요. 거기 잠깐만 앉아 있어요. 내가 꿀물 타 줄게요”
“어..괜찮은데..술 그리 안 마셨어요..”
“안 마시긴요..술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정희씨는 괜찮다는 나를 억지로 침대에 앉히고는 꿀물을 타서 나에게 가져왔다.
“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셔요”
“알았어요..”
난 정희씨가 건네준 꿀물을 받아들고 한참을 후후 불어 조심히 한 모금 마셨다.
달달한 꿀맛과 함께 기분 좋게 온 몸에 전해지는 온기..
부장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거지같던 기분이 한 번에 사르륵 녹아내리는 듯 했다.
“맛있네요..”
“꿀물이 꿀맛이죠 모..”
“정희씨..나 키스해도 되요..?”
“어머..이 사람 봐..무드가 너무 없네..그런 걸 물어보고 해요?”
“나 지금 술 냄새가 너무 나서..미안해서..”
“그런 건 아무 상관 없거든요...”
정희씨가 배시시 웃으며 입술이 다가와 나의 입술에 닿는다.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의 정희씨의 입술..
난 자연스레 입이 벌어졌고, 내 입 안으로 들어온 정희씨의 혀와 내 혀가 뒤엉킨다.
그리고 내 손은 자연스레 정희씨의 가슴을 살짝 감쌌다.
순간 움찔하는 정희씨의 몸..하지만 내 손을 치우거나 몸을 빼지는 않는다.
난 조금 더 자신감을 얻어 정희씨의 원피스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부드러운 정희씨의 살의 감촉이 느껴지고, 까끌한 브래지어의 감촉을 느끼며 내 손은 브래지어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내 손가락이 정희씨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앙증맞은 젖꼭지를 살짝 건드는 순간, 정희씨의 입술이 내 입술에서 떨어지며 애틋한 숨소리가 세어 나온다.
더는 망설일 수 없다.
난 그대로 정희씨를 침대에 눕히고는 정희씨의 입술을 거칠게 탐하며 원피스를 끌어 올렸다.
그리곤 정희씨의 브래지어를 풀기 위해 등 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정희씨는 그런 내가 편하게 해주기 위해 살짝 등을 들어주었고, 내 손은 손쉽게 브래지어 후크를 풀 수 있었다.
순식간에 드러난 정희씨의 뽀얀 가슴..
지영만큼 커다랗고 풍만한 가슴은 아니었지만 아담한 사이즈에 봉긋 나온 뽀얀 가슴은 정희씨와 딱 어울리는 그런 가슴이었다.
난 부드럽게 정희씨의 가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젖꼭지를 살살 간질였다.
내 손이 젖꼭지를 건드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정희씨의 숨소리..
“하아..하아...”
그 소리가 자꾸만 나를 애타게 더욱 더 흥분되게 만든다.
정희씨의 입술을 탐하던 내 입술은 어느새 정희씨의 목선, 쇄골을 타고 내려와 정희씨의 가슴을 부드럽게 혀로 간지럽혔다.
“하아...하으음....”
손이 아닌 혀의 감촉에 정희씨의 숨소리가 점점 신음소리로 바뀌며 나를 달아오르게 만든다.
정희씨의 가슴을 간질이며 내 손은 천천히 정희씨의 팬티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고, 정희씨는 내 손을 조금도 제지하지 않았다.
어느새 정희씨의 발목까지 내려간 팬티..난 조심스레 그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고, 눈부신 정희씨의 나신을 감상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는 아니지만 적당히 봉긋한 가슴과 가느다란 허리, 살짝 나온 골반에 수줍게 위치해 있는 수풀까지.. 정희씨와 딱 어울리는 그 몸매를..
“너무 그렇게 보지 마요..부끄러워요..”
정희씨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그런 정희씨의 얼굴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난 다시 정희씨의 입술에 격정적으로 입을 맞추며 내 손은 정희씨의 온 몸을 건드렸다.
정희씨의 팔에서 가슴, 다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희씨의 소중한 그 곳까지..
내 손이 정희씨의 수풀에 닿자 정희씨의 몸이 살짝 떨려왔고, 난 부드럽게 정희씨의 수풀을 쓰다듬다 천천히 아래로 계곡으로 손을 내렸다.
손 끝에 갈라진 그 곳의 감촉이 생생히 느껴지고, 조금 더 아래로 내리자 살짝 튀어나온 클리토리스가 내 손에 닿았다.
“아흐으윽.....!”
순간 내 입에서 정희씨의 입술이 떨어지며 신음이 터져 나온다.
처음으로 보는 너무나 야릇한 정희씨의 모습..
내 손은 정희씨의 클리토리스를 간질이며, 다른 한 손은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정희씨의 분홍빛 속살을 살짝 헤집었다.
점점 벌어지는 정희씨의 다리..내 손은 이제 여유롭게 정희씨의 그 곳을 간질이고 있었고, 정희씨의 입에선 끊임없이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하아..하아..하으윽...!!”
내 손이 클리토리스를 건드릴 때마다 움찔거리는 정희씨의 몸..그리고 어느새 촉촉하게 젖은 정희씨의 수줍은 그 곳..
난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완전히 옷을 벗고는 내 심볼을 정희씨의 그 곳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천천히 부드럽게 아주 조금씩 정희씨의 그 곳으로 내 것을 밀어 넣었다.
“하..하아아..”
너무나 애초로운 정희씨의 신음소리..
그 신음소리는 아내와도 지영과도 달랐다.
건드리면 부숴 질 듯이 가녀린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은 당장이라도 끊길 듯 위태로우면서도 너무나 야릇하고 섹시했다.
“하으으읍....!”
더욱 더 커진 정희씨의 신음소리와 함께 완전히 내 것이 정희씨의 그 곳으로 들어갔고, 우리는 한참을 끌어안고 서로 그 느낌을 느꼈다. 너무나 포근하고 따뜻한 그 느낌을..
그리고 그 순간 정희씨와 눈이 마주쳤다. 내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는 그녀..
그녀의 입술이 살짝 내 입술에 닿았다 떨어진다.
“나..당신을 사랑하는 거 같아요..어쩌죠...?”
“뭘 어떻게요..나도 당신을 사랑하는 거 같은데...”
난 부드럽게 정희씨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추고는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하아..하아아..
정희씨의 뜨거운 신음소리에 맞춰서 내 몸은 조금씩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끊임없이 내 손은 정희씨의 가슴을 간질였다.
“좋아요..너무 좋아..사랑해..하아..하아..”
“나도..나도 좋아요..”
우리는 마치 오래 헤어져 있다 만난 사이처럼 서로의 입술을 애타게 탐했고, 몸과 몸은 불타오를 듯이 뜨거웠다.
“아흐으윽..!! 하아...하아...하으윽...!!”
계속해서 커지는 신음소리와 함께 정희씨는 고개를 뒤로 저으며 몸을 들썩이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난 그런 정희씨의 몸을 꼭 끌어안고 계속해서 내 물건을 거칠게 정희씨의 그 곳으로 밀어 넣었고 우리는 함께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으윽...!!!”
“하아..나..나와요..”
“그냥 안에 해주세요..안에...”
“정희씨..흐으윽...!!”
마지막 순간, 나는 정희씨의 몸을 부숴 질 듯이 꼭 끌어안고 한참을 정희씨의 소중한 그 곳 안에 울컥울컥 정액을 쏟아냈다.
그리곤 완전히 체력을 소진한 체 그녀의 품위로 그대로 쓰러지듯이 안겼다.
정희씨는 그런 나를 포근하게 꼭 안아주었고, 우리는 한참을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안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그렇게 안고 있었을까..
우리의 그 기분 좋은 분위기를 깬 건 내 휴대폰 알림이었다.
“이 시간에 누구에요...?”
“어..회사 사람일거에요..회식 끝나고 안자고 있나 보네..”
“확인 안 해봐도 되요? 중요한 연락일 수도 있잖아요..”
“이 시간에 무슨..”
“확인 해 봐요..내가 다 궁금한데..”
“알았어요. 확인 할게요..잠깐만..”
이러다간 정말 정희씨가 내 휴대폰을 확인할 거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난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내에게서 온 메시지..
-이젠 그냥 마음대로 외박이야? 안 들어올 거야..?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4시가 넘은 시간..벌써 이렇게 되어 있었나..
“정희씨 미안한데 나 그만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늦었는데 자고 가지..”
“회사 사람이 맞네요. 집에 놓고 온 서류가 있어서..집에 들렀다가 출근하면 출근 늦을 거 같아서 그냥 갈게요..”
“네에..그럼 어쩔 수 없죠...”
정희씨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미안해요..정말..늦게 찾아와서 또 이렇게 가고..”
“아니에요...어쩔 수 없죠..얼른 가요. 일찍 가서 한 숨이라도 자야지..”
언제 그랬냐는 듯 내가 미안해 할까봐 정희씨는 다시 환하게 웃어 보인다.
너무나 착한 사람..예쁜 사람..
난 정희씨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맞췄다.
“고마워요. 이해해줘서..”
“뭘요..당연할 걸요..저도 회사 생활 안 해본 것도 아니고..진짜 늦겠다. 가서 한 시간이라도 자요..”
오히려 나보다 더 급하게 가라고 하는 정희씨 덕에 난 정신없이 정희씨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나와 집으로 가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잠 온다고 휴대폰 보지 말고, 티비 보지 말고 들어가면 바로 자요. 알았죠??
-네 알겠습니다. 정희씨도 얼른 자요. 피곤하겠다
-어허~ 답장도 하지 말고.. 잘 들어가요
-알았어요. 이것만 하고 답장 안 할게..잘 자요..
30분을 조금 넘게 도착한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쇼파에 아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안 잤어?”
“잠이 와 내가...”
날 바라보는 아내의 눈이 빨갛다. 그리고 부어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물자국이 뺨에 가득한 체...
“뭐야 왜 그래..내가 뭐 잘못했어?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아내의 목소리가 울먹인다. 마음이 아프다.
잘못...잘못은 내가 하고 있지..아직까지는...쌍방과실이 아니라 나 혼자만의 잘못이지..
아내가 잘못한 건 아직 아무 것도 없으니까..그저 심증일 뿐..
“갔다 와서 얘기해..나 너무 피곤하다. 잠시라도 자고 싶어..”
“오빠...오빠....!”
난 울면서 날 부르는 아내를 외면하고 안방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지금은 지금은 그저..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다.
정말 너무나 긴 하루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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