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장 6페이지(마지막장)
"저 아는 분이세요? 혹시 오빠?"
그녀로부터 답장이 온 것은 그녀가 떠난지 15년이 되는 해 봄이었다.
점심을 먹으며 회사 부하직원이 페이스북이란 것을 알려주며 요즘 이 사이트가 대세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혹시 하는 마음에 페이스북에 가입한 것이 계기였다.
그녀가 떠난 후 남자는 그를 짝사랑하며 그녀와의 만남을 만류하던 선주와 한동안 사귀기도 하였고, 그 뒤로 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머리속 한켠에는 늘 그녀의 이름 석자가 떨어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녀 역시 남자를 떠난 뒤 몇몇의 남자를 만났지만 호기심과 쾌락에 이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예를 들어 재미 삼아 찍은 성행위 사진으로 협박을 하며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고 헤어지자는 요구에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남자에게 해결방법을 의논해 오곤 했는데 남자로서는 어이없으면서도 매번 정성을 다해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애증이라는 감정이 꽤 오랫동안 남자의 마음 한켠에 켜켜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연락이 끊겼다.
이후 그녀에 대한 소식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
어떤 사람은 조신한 가정주부로 돌아갔다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도 했고 어떤 사람은 이민을 갔다는 말도 했지만 어느 것도 신빙성이 있는 소식은 아니었다.
마치 비누방울이 눈 앞에서 터져 사라지듯 그녀가 갑자기 세상에서 종적을 감춘 것이다.
남자는 대책없이 아무 남자나 만나는 그녀가 해꼬지라도 당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달리 도리도 없었다.
세월이 흐르고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멀어져 갔다.
그렇게 몇해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열다섯번의 겨울이 지난 후에야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와 비슷한 몇 사람에게 사람을 찾는다는 쪽지를 보냈고 드디어 그녀로부터 답이 온 것이다.
"오빠, 정말 오랫만이다. 난 오빠 이름도 기억 못하고 있는데..."
그녀가 남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 앞에서 명멸해 간 남자가 어디 한둘이었겠는가.
그리고 그런 많은 사람중에 어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긴 세월이 흐른 뒤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뭐 중요하겠니? 그래도 내가 네 이름을 기억하잖아."
"고맙다. 오빠. 한국에서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은 오빠가 유일한 것 같아."
메신저로 대화를 이어가는 남자의 눈에 "한국"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한국? 그러면 어디 있는거야?"
남자는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끊긴 일이 떠올라 물었다.
"응. 프랑스."
그녀가 어느날 한국에서 사라진 날 그녀는 프랑스를 향하고 있었나 보다.
"그랬구나. 어떻게 거기까지 가게 됐니?"
남자는 그녀가 갑자기 그 먼 곳까지 가게 된 연유가 필시 남자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물었다.
그녀가 남자를 떠난 이후에도 몇번의 남자 일로 상담을 해 온 지라 그렇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그녀의 대답은 그랬다.
"어떤 남자가 집요하게 해꼬지 한다고 해서 도망다니다가 유학 겸 왔어."
"아이들은?"
"아이들도 모두 데리고 왔어."
"신랑은?"
"신랑도 몇달 뒤 이곳에서 사업체 내서 모두 프랑스에서 살고 있어."
그녀는 그동안 내가 모르던 몇가지 이야기도 해줬다.
열살이나 어린 대학생과 섹스한 이야기며 스무살이나 많은 어느 회사 중역과 한동안 섹스파트너로 지낸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
헛웃음이 나온 남자가 그녀에게 말했다.
"다 닳았겠다. 아니, 더 단련됐을까? 하하.."
"ㅎㅎㅎ"
메신저 대화창에 그녀의 웃음이 올라왔다.
들을 수 있다면 가녀리고 갸날픈 목소리에서 나오는 웃음이겠다고 남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빠"
"응"
"나 요즘도 프랑스에서 만나는 사람 있어."
"어련하겠니?"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말에 질투심이 생긴 남자가 말했다.
화상이었다면 입을 삐죽한 남자의 표정을 들켰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떤 사람이니?"
"응,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인데 부부가 함께 왔더라고."
그녀는 그 사람을 만난 계기부터 부인이 있는 사람을 유혹하는 과정과 그 이후 만남에 대해 소상히 이야기했다.
그녀는 신부에게 고해하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마친 후 그런 자신의 행위가 큰 죄라는 말을 곁들였다.
남자는 그녀로부터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의외의 말에 깜짝 놀랐다.
"나에게도 죄 지었지?"
남자는 너무 진지해지는 그녀가 그녀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농담을 던졌다.
"오빠에게 제일 큰 죄 지은 것 같아.
오빠는 내가 마음을 열고 모든 걸 말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어.
힘들었을텐데도 오빠는 다 들어줬잖아.
말은 제대로 못했지만 오빠에게 많이 미안해.
지금도 그렇고.."
한동안 조용하던 메신저에 많은 내용의 글이 한번에 올라왔다.
"하나만 묻자."
"뭔데?"
"왜 남자를 그렇게 자주 갈아 치우는데? 좀더 오래 사귈 수 있었잖아."
"..."
남자의 질문에 메신저에 올라오는 글이 멈춘 채 커서만 깜빡거렸다.
그렇게 한동안 깜빡거리던 커서에 글이 올라왔다.
"사실 나 결혼 전에 우리 신랑 너무 사랑했거든.."
"그래? 다 그렇지."
"나는 유달리 신랑을 사랑했어. 뒷바라지도 힘껏 해 줬고.."
"그랬구나."
"오빠도 알다시피 나 약하잖아.."
말끝을 흐리는 그녀의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매번 문제가 생길 때마 남자에게 울먹이며 전화해 오던 일이며 사랑이 채 식기도 전에 다른 사람을 만났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그녀의 갸날프고 가녀린 목소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혼하자마자 신랑이 날 버렸어."
그녀의 대답 속에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서글픔이 뭍어났다.
"에이, 설마 그랬겠어? 갓 결혼한 신부였는데?"
남자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에게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야. 결혼하고 두달도 안됐는데 여자가 생겼어.
그때 나에게 무관심해진 사실을 알면서 평생 그 느낌이 너무 무서웠어.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버림받는 느낌.."
비록 그 말이 여러 남자를 섭렵한 그녀의 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일지라도 여자가 겪을 수 있는 아픔은 진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처음 그녀가 남자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 나이는 고작 스물대여섯살이었으니 핑계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게 남자를 그렇게 급하게 갈아치운 이유라는 거야?"
남자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것은 남자가 15년 동안이나 품고 있던 의문이기도 했다.
그녀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왜 그렇게 급하게 다른 사람을 만들어 떠났을까 하는 해묵은 의문이었다.
"나 오빠 버리고 싶지 않았아. 정말 오빠 좋아했거든...
그런데 있지.."
그녀가 다시 말끝을 흐렸다.
"그런데 뭐?"
조급증이 난 남자가 재차 물었다.
"오빠가 날 버릴까 두려웠어."
"..."
남자가 우물쭈물 했다.
15년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이 풀린 것이 시원했기보다 그런 그녀가 갖게 된 트라우마에 마음이 아파서였다.
"에잇!! 나쁜 남자놈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 아닌가.
호위호식을 내 팽개치고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가는 존재가 여자이고 사랑하는 남자의 사랑한다는 고백에 앞뒤 가리지 않는 존재가 바로 여자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남자가 아는 여자라는 존재는 그랬다.
"그런데 왜 그렇게 유부남만 찾았니?"
남자는 마지막 남은 의문을 물었다.
"전에도 말했나?
나는 와이프 사랑하는 남자가 멋있어 보인다고..
그런 부부를 보고 있으면 그 와이프 자리가 탐났어.
나를 그 자리에 놓고 싶었어."
"그랬구나."
15년동안 가졌던 의문이 연민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남자는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평생을 살았을 그녀가 남자를 전전하면서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차마 물을 수는 없었다.
"한국에는 가끔 와?"
남자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근황을 묻는 질문으로 화제를 돌렸다.
"아이들 방학때 부모님 뵈러 한번씩 가."
"그래, 한국 오면 한번 보자."
"그래, 그럴께."
연락처를 준 남자는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메신저를 껐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이후 다시 소식이 끊겼다.
그리고 남자도 더이상 그녀를 찾지 않았다.
물론 남자가 그녀를 한국에서 다시 보는 일도 없었다.
그렇지만 남자는 이제 더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다.
< 그녀는 바람이었을까.. 끝 >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받은 모든 이에게 바칩니다.
"저 아는 분이세요? 혹시 오빠?"
그녀로부터 답장이 온 것은 그녀가 떠난지 15년이 되는 해 봄이었다.
점심을 먹으며 회사 부하직원이 페이스북이란 것을 알려주며 요즘 이 사이트가 대세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혹시 하는 마음에 페이스북에 가입한 것이 계기였다.
그녀가 떠난 후 남자는 그를 짝사랑하며 그녀와의 만남을 만류하던 선주와 한동안 사귀기도 하였고, 그 뒤로 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머리속 한켠에는 늘 그녀의 이름 석자가 떨어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녀 역시 남자를 떠난 뒤 몇몇의 남자를 만났지만 호기심과 쾌락에 이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예를 들어 재미 삼아 찍은 성행위 사진으로 협박을 하며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고 헤어지자는 요구에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남자에게 해결방법을 의논해 오곤 했는데 남자로서는 어이없으면서도 매번 정성을 다해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애증이라는 감정이 꽤 오랫동안 남자의 마음 한켠에 켜켜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연락이 끊겼다.
이후 그녀에 대한 소식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
어떤 사람은 조신한 가정주부로 돌아갔다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도 했고 어떤 사람은 이민을 갔다는 말도 했지만 어느 것도 신빙성이 있는 소식은 아니었다.
마치 비누방울이 눈 앞에서 터져 사라지듯 그녀가 갑자기 세상에서 종적을 감춘 것이다.
남자는 대책없이 아무 남자나 만나는 그녀가 해꼬지라도 당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달리 도리도 없었다.
세월이 흐르고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멀어져 갔다.
그렇게 몇해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열다섯번의 겨울이 지난 후에야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와 비슷한 몇 사람에게 사람을 찾는다는 쪽지를 보냈고 드디어 그녀로부터 답이 온 것이다.
"오빠, 정말 오랫만이다. 난 오빠 이름도 기억 못하고 있는데..."
그녀가 남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 앞에서 명멸해 간 남자가 어디 한둘이었겠는가.
그리고 그런 많은 사람중에 어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긴 세월이 흐른 뒤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뭐 중요하겠니? 그래도 내가 네 이름을 기억하잖아."
"고맙다. 오빠. 한국에서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은 오빠가 유일한 것 같아."
메신저로 대화를 이어가는 남자의 눈에 "한국"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한국? 그러면 어디 있는거야?"
남자는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끊긴 일이 떠올라 물었다.
"응. 프랑스."
그녀가 어느날 한국에서 사라진 날 그녀는 프랑스를 향하고 있었나 보다.
"그랬구나. 어떻게 거기까지 가게 됐니?"
남자는 그녀가 갑자기 그 먼 곳까지 가게 된 연유가 필시 남자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물었다.
그녀가 남자를 떠난 이후에도 몇번의 남자 일로 상담을 해 온 지라 그렇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그녀의 대답은 그랬다.
"어떤 남자가 집요하게 해꼬지 한다고 해서 도망다니다가 유학 겸 왔어."
"아이들은?"
"아이들도 모두 데리고 왔어."
"신랑은?"
"신랑도 몇달 뒤 이곳에서 사업체 내서 모두 프랑스에서 살고 있어."
그녀는 그동안 내가 모르던 몇가지 이야기도 해줬다.
열살이나 어린 대학생과 섹스한 이야기며 스무살이나 많은 어느 회사 중역과 한동안 섹스파트너로 지낸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
헛웃음이 나온 남자가 그녀에게 말했다.
"다 닳았겠다. 아니, 더 단련됐을까? 하하.."
"ㅎㅎㅎ"
메신저 대화창에 그녀의 웃음이 올라왔다.
들을 수 있다면 가녀리고 갸날픈 목소리에서 나오는 웃음이겠다고 남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빠"
"응"
"나 요즘도 프랑스에서 만나는 사람 있어."
"어련하겠니?"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말에 질투심이 생긴 남자가 말했다.
화상이었다면 입을 삐죽한 남자의 표정을 들켰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떤 사람이니?"
"응,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인데 부부가 함께 왔더라고."
그녀는 그 사람을 만난 계기부터 부인이 있는 사람을 유혹하는 과정과 그 이후 만남에 대해 소상히 이야기했다.
그녀는 신부에게 고해하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마친 후 그런 자신의 행위가 큰 죄라는 말을 곁들였다.
남자는 그녀로부터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의외의 말에 깜짝 놀랐다.
"나에게도 죄 지었지?"
남자는 너무 진지해지는 그녀가 그녀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농담을 던졌다.
"오빠에게 제일 큰 죄 지은 것 같아.
오빠는 내가 마음을 열고 모든 걸 말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어.
힘들었을텐데도 오빠는 다 들어줬잖아.
말은 제대로 못했지만 오빠에게 많이 미안해.
지금도 그렇고.."
한동안 조용하던 메신저에 많은 내용의 글이 한번에 올라왔다.
"하나만 묻자."
"뭔데?"
"왜 남자를 그렇게 자주 갈아 치우는데? 좀더 오래 사귈 수 있었잖아."
"..."
남자의 질문에 메신저에 올라오는 글이 멈춘 채 커서만 깜빡거렸다.
그렇게 한동안 깜빡거리던 커서에 글이 올라왔다.
"사실 나 결혼 전에 우리 신랑 너무 사랑했거든.."
"그래? 다 그렇지."
"나는 유달리 신랑을 사랑했어. 뒷바라지도 힘껏 해 줬고.."
"그랬구나."
"오빠도 알다시피 나 약하잖아.."
말끝을 흐리는 그녀의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매번 문제가 생길 때마 남자에게 울먹이며 전화해 오던 일이며 사랑이 채 식기도 전에 다른 사람을 만났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그녀의 갸날프고 가녀린 목소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혼하자마자 신랑이 날 버렸어."
그녀의 대답 속에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서글픔이 뭍어났다.
"에이, 설마 그랬겠어? 갓 결혼한 신부였는데?"
남자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에게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야. 결혼하고 두달도 안됐는데 여자가 생겼어.
그때 나에게 무관심해진 사실을 알면서 평생 그 느낌이 너무 무서웠어.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버림받는 느낌.."
비록 그 말이 여러 남자를 섭렵한 그녀의 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일지라도 여자가 겪을 수 있는 아픔은 진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처음 그녀가 남자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 나이는 고작 스물대여섯살이었으니 핑계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게 남자를 그렇게 급하게 갈아치운 이유라는 거야?"
남자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것은 남자가 15년 동안이나 품고 있던 의문이기도 했다.
그녀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왜 그렇게 급하게 다른 사람을 만들어 떠났을까 하는 해묵은 의문이었다.
"나 오빠 버리고 싶지 않았아. 정말 오빠 좋아했거든...
그런데 있지.."
그녀가 다시 말끝을 흐렸다.
"그런데 뭐?"
조급증이 난 남자가 재차 물었다.
"오빠가 날 버릴까 두려웠어."
"..."
남자가 우물쭈물 했다.
15년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이 풀린 것이 시원했기보다 그런 그녀가 갖게 된 트라우마에 마음이 아파서였다.
"에잇!! 나쁜 남자놈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 아닌가.
호위호식을 내 팽개치고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가는 존재가 여자이고 사랑하는 남자의 사랑한다는 고백에 앞뒤 가리지 않는 존재가 바로 여자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남자가 아는 여자라는 존재는 그랬다.
"그런데 왜 그렇게 유부남만 찾았니?"
남자는 마지막 남은 의문을 물었다.
"전에도 말했나?
나는 와이프 사랑하는 남자가 멋있어 보인다고..
그런 부부를 보고 있으면 그 와이프 자리가 탐났어.
나를 그 자리에 놓고 싶었어."
"그랬구나."
15년동안 가졌던 의문이 연민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남자는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평생을 살았을 그녀가 남자를 전전하면서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차마 물을 수는 없었다.
"한국에는 가끔 와?"
남자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근황을 묻는 질문으로 화제를 돌렸다.
"아이들 방학때 부모님 뵈러 한번씩 가."
"그래, 한국 오면 한번 보자."
"그래, 그럴께."
연락처를 준 남자는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메신저를 껐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이후 다시 소식이 끊겼다.
그리고 남자도 더이상 그녀를 찾지 않았다.
물론 남자가 그녀를 한국에서 다시 보는 일도 없었다.
그렇지만 남자는 이제 더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다.
< 그녀는 바람이었을까.. 끝 >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받은 모든 이에게 바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
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야동토렌트, 국산야동토렌트, 성인토렌트, 한국야동, 중국야동토렌트, 19금토렌트 |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