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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 : 이웃집 여대생과 - 상편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24 708회 0건
손 가는대로 자유로이 글을 적고 싶은데, 몇 달 쉬어서 감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워밍업 삼아 두편 예정의 단편집을 올립니다.

-



한여름밤의 추억 - 이웃집 여대생과





“정말.. 이래도 괜찮을까요?”
“.... 네.. 저...
역시 싫으세요? 제가 부탁드리는 거라서..
싫으시면 그만 둘게요”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아이쿠 요놈의 입..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요.
마음 편안하게 하세요 하핫, 헤헤헷...”
“쿡...”


꿀꺽.
어떻게 순식간에 이런 행복한 전개가 되었다냐?
조금 전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


-



“이 집인가..”

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나는, 한적한 도시 외곽으로 집을 옮겼다.
깔끔하고 정돈된 환경의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투룸 형식의 작은 빌라인데,
현관을 나서면 복도가 개방되어 있는 구조라서
바깥에서 볼때는 한적한 휴양지 펜션 같기도 하다.

불필요한 이사 경비를 줄이려고 혼자서 차로 짐을 우겨 담았다.
살던 집에서 나올 때 이미 버릴 것들은 다 처분했으니까.
재활용 센터에 물건도 보내두었고, 또 필요한 것은 조금씩 마련할 생각이다.

“휴... 이제야 정돈이 좀 됐구나. 그럴듯하네”


저녁바람이 ‘솨아아-’ 시원하게 콧등을 스친다.
이틀에 걸쳐 짐을 혼자 옮기고 나르느라 체력을 소모했다.
따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옮겼더니 몸 이곳저곳이 쑤신다.

출출하네.
근처 지리도 알겸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 나선다.


“앗.. 안녕하세요?”
“엇, 누구..시더라..?”
“호호- 엊그제 이사오셨을 때 인사드렸는데, 모르시겠어요?”
“아, 예에.. 죄송합니다. 정신이 없어서”

누구였..지?
나도 모르게 말을 떠듬거리며 시선이 부자연스러워진다.
눈 앞에서 생글 생글 웃으며 서있는 아가씨,
스물 넷~다섯 정도 되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다소 차가워보이는 느낌의 이목구비.
서늘한 인상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 같다.

힐끗..
두근거리는 가슴을 감추고 눈길을 약간 아래로 내리깔며
얌전하게 서있는 그녀의 전신을 밑에서부터 조심스레 훑는다.

늘씬한 키에 적당히 볼륨잡힌 체형.
옅은 그레이 톤의 반팔 셔츠에, 슬림하게 밀착하는 블랙진을 입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귀여운 맨발을 감싸고 있는 낮은 굽의 신발이었다.

5cm 정도의 위빙으로 짜여있는 여성스러운 맵시의 웨지힐 슈즈.
아이보리 빛으로 다듬어진 산뜻한 느낌.
물론 슈즈 자체보다 더욱 눈을 잡아끄는 것은 그 안의 예쁜 발..

자꾸만 눈을 힐끔거리면서,
신발 바깥으로 내비치는 그녀의 우윳빛 발을 훔쳐보고 있었다.

이 모든 엉큼한 감상들은 불과 몇초 사이에 이루어졌다.
번개같은 속도로 멋진 여인의 스타일을 훔쳐본다.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바닥에 뭐가 있어요? 호호-”
“앗.. 아닙니다. 주머니에서 흘린 영수증이 있는가 하고”
“아아~”

“저, 아무튼 기억을 못해서 죄송하구요. 다음번엔 제가 꼭 반갑게 인사할게요”
“호호, 어려워하지 마세요.
저야말로 아침에 힘들게 짐 옮기시길래 도와드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못 도와드렸거든요..”
“그래요.. 하하.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싶었는데
나보다 그녀가 더 어색하게 느꼈는지, 곧 양해를 구하고 사라져갔다.

가볍게 목례를 하며 옆을 스쳐지나간 그녀.
부드럽게 웃는 미소가 무척 아름답다.
두근......

하아.
나답지 않게 미모의 아가씨와 용케 대화를 잘 이끌긴 했다만
뭔지 모르게 가슴이 훵하니 뚫리는 기분이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잠깐 집앞 복도에서 마주쳤을 뿐인데, 조금 전을 떠올리니 다시 설렌다.
편의점에서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내내 그녀를 생각했다.
기분 좋아지는 밝은 미소의 여자.
전체적으로 슬림하고 스타일리쉬한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청순한 이미지와 동시에 화장 덕분인지 섹시한 느낌도 났다.
손도 발도 조그맣고, 피부의 톤도 우윳빛으로 화사했던 기억이다.

주체할 수 없는 설레임이 강한 두근거림으로 심장을 자극한다.
두근 두근-

뭐하는 여자일까?
자꾸만 마루 바닥에 누워있는 내내 그녀의 잔상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렇게 우연히 여인을 복도에서 만난 며칠 뒤 아침.
우리는 또다시 아파트 계단 아래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잠깐 나가던 참에 반갑게 마주친 것이다.
예와 다름없게 그녀는 밝고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었다.

“예, 그러면 편안히 일 보시고 돌아오세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돌아서는 그녀.
무의식중에 내 얼굴이 벌개졌다.
티나지 않게 수줍은 마음을 감췄지만, 혹시 알아챘을까 싶어 걱정된다.

나도 참 주책이구만...
설레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상대는 한참 나이차가 나는 20대 중반 아가씨라고.

그런데 며칠 전 첫 인사를 나누었을 때는 감이 안잡히더니
오늘 다시 보니 확실히 젊고 어리다는 느낌이다.

수수하게 한 듯 안한 듯 옅은 화장기의 얼굴 때문인 듯.
게다가 그녀를 더욱 어려보이게 만든 요인은..
어깨 위로 부드럽게 내려오는 긴 생머리였을지 모른다.

저녁에는 조명 탓에 약간 불그스름한 색깔로 착각했는데
밝을 때 보니 정갈한 느낌의 검은 머리카락이었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데...
바람에 흩날리는 가벼운 머릿결이 가슴을 두드린다.

하얀 얼굴 피부와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가볍게 하나로 묶어 내린 모양도 귀엽다.
두상도 이쁘고.. 머리를 풀면 길게 내려오겠구나.

하하하- 나도 참..
글고 보니 내가 생각해도 그 짧은 순간,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오직 그녀의 밝은 피부톤과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만 머리 속에 담고 있네.

-

그렇게 단 두 번의 짧은 만남 이후.
어찌된 일인지.. 일주일 넘게 그녀를 마주칠 일이 없었다.

기분이 묘하다.
오며 가며 잠깐씩이라도 마주칠 확률은 높을텐데.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녀를 볼 수 없다니.
마음에 작은 구멍이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

미쳤구만.
딱 두 번 만났을 뿐이고, 어디서 뭘하는 지도 모르는 신분의 여자를..
겉으로 보이는 아리따운 미색에 홀려서 그새 푹 빠진 건가.

피식-

눈을 감고 거실에 대자로 누워 기지개를 켠다.
끙차~~
몸을 가볍게 풀고 관절을 뚜둑거리며 굳어 있는 몸을 약간 푼다.
운동 부족이야.
그렇잖아도 일도 안하고 놀고 먹는데, 몸 관리라도 해야지.

바닥에 깔아놓은 시원한 대나무 카페트 위를 뒹굴거린다.
그만 둔 직장 동료들과 상사의 얼굴도 떠올려보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놈들의 장난스런 얼굴도 떠오른다.
문득,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인턴 여직원 얼굴도 생각나네.


대학교 3학년이라고 했다.
여름 방학에 이어서 겨울 방학에도 잠시 아르바이트로 왔댔는데..
어찌하다보니 운좋게... 내 옆자리에서 보조를 보았다.
마냥 귀엽게 느껴지고 어린 애 같아서 잘 챙겨줬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그 당시 꽤 설레는 감정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랬네...
지금 생각해보니까 주책맞게 좋아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흠..
에이 모르겠다.
불순한 감정까지는 갖지 않았고, 참 풋풋하고 예쁘구나 정도로 생각했어.

아무튼~ 옆집 아가씨를 떠올리니
갑작스러 예전의 그 여직원 얼굴이 생각난다.

-

다시 며칠이 지났다.
같은 빌라의 그녀를 못본지 벌써 보름이 넘어간다.
잠깐의 스침이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이나마 매우 가슴을 뛰게 했던 여자였는데..
머릿속에서 슬슬 잊혀질 무렵이었다.


마냥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기도 지겨워서
동네 근처의 작은 뒷산이라도 오르내리기로 마음 먹었다.

오랜만에, 아침부터 어머니에게 안부 인사를 드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아들 목소리 듣는게 그렇게 반갑고 좋으신가.. 하핫~
가볍게 슬리퍼를 끌며 산으로 향했다.

흐음~
아랫집에 사는 꼬부랑 할머니 말씀으로는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고 했는데.
표지판도 없고, 그닥 등산객을 위한 친절한 환경이 아니었다.
그래도 지저분하지 않게 정돈된 등산길에 마음이 곧 즐거워진다.

어느 정도 산을 오르고 나니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혔다.
다리가 아파서 잠깐 나무 의자에 앉았다.

아아- 시원하다...
고거 잠깐 걸었다고 얼굴과 뺨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었네.
손수건을 챙겨오길 잘했지.
쓱쓱- 가볍게 얼굴을 훔치고, 가지고온 물통을 시원하게 들이킨다.


응?
어딘가에서 남자와 여자 목소리가 섞여서 들렸다.
여기서 거리가 좀 있는가보다.

여자 없이 지낸지 오래된 몸이라, 잠깐의 여자 목소리에도 슬쩍 흥분이 동했다.
목소리도 이쁘던데~~
슬금 슬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근처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 입구의 긴 벤치.
두 남녀가 나란히 앉아 작은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뭐 사랑 싸움이라도 하나?

두 사람은 제법 높아진 톤으로 대화중이다.
남자가 팔짱을 끼고 일어서서 못마땅한 얼굴로 여자를 내려다본다.
엇, 그런데...


다소 격앙된 얼굴로 남자를 올려다보는 여자,..
우왓 이럴 수가!
잠시 잊고 있었던, 이웃의 그녀였다.

!!
반가워라. 이런 곳에서 우연히 보게 되다니!

정말 놀랍고 짜릿한 기분이었다.
두근 두근-
잊고 있던 그녀의 얼굴을 보니 가슴이 또 뛰기 시작한다.


그랬다.
나는 어느 샌가 그녀에게 빠져 있었던 것이다.
얼마 만나지도 못했고 별다른 인연도 아닌데...
싱숭생숭한 노총각의 짝사랑이란 요런 것인가.. 하는 기분이었다.

쩝..
여하튼 지금은 감상에 빠질 상황이 아니다.
보아하니 자못 심각한 어투로 대화를 나누는 듯.
가까운 곳에서 귀를 쫑긋 세워보니 내용이 생생히 들린다.


“그렇게 여러번을 말했잖아. 이미 결론 나온 이야기라고”
“뭘 혼자서 결론짓고 맘대로 얘길 멈춰. 난 납득하지 못했는데..”
“그만하자, 응? 가영아. 나 지쳤어”
“.... 너 정말 이럴꺼야?”


이름이... 가영이구나.
이쁘네.

약간 상기된 얼굴로, 남자친구로 보이는 녀석과 다투는 그녀.
이야기를 더 들어보니..
아마도 남자 녀석이 가영을 두고 딴데 눈을 돌린 모양이다.

처음엔 남자의 복에 겨운 바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듣다보니 남자에게도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녀석은 여자의 얄궂은 오해를 풀어주고자, 얼굴을 붉히며 열변을 토한다.
가영은 묵묵히 눈을 내리깔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한가지를 분명히 느꼈다.
침착한 목소리와 태도로 그에게 묻는 그녀와
흔들림 없이 차분한 그 모습과 달리, 남자는 초조하고 불안한 느낌의 대비였다.
남친 놈이 가영을 꽤 좋아하는게 틀림없는 듯하다.


가영이, 아니 우리 이웃 아가씨도 저놈을 많이 좋아할까.
아까까지 약간 빨개져서 화를 내던 그녀의 기색은 이제 없다.
다소 차가운 얼굴을 유지하며 이야기를 듣는 가영의 자태에...
제 3자인 내 가슴만 엉뚱하게 쿵쿵~ 뛰고 있다.


“알았어. 알겠으니까 그만해”
“그러니까, 믿어주는 거지?”
“믿어주기는 뭘 믿어줘. 계속 똑같은 말 반복이라 듣기 민망해서 그래”
“너.. 내가 그렇게 애써서 설명했더니 태도가 뭐 이러냐..”
“그래도 잘났다고 할 말이 있니?”
“.... 아니다.. 후~”


제풀에 지친 남자를 향해 가영이 살짝 눈을 째린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나 갈게”
“어? 야~ 어디가! 오늘 나랑 같이 영화 보기로 했잖아?”
“몰라~ 기분도 별로고. 갑자기 오후에 할 일이 생각났어”


큭큭큭. 프하하하.
녀석 꼴 좋구만...
멀어져가는 가영을 보며 벙찐 얼굴로 우두커니 서있는 녀석.
황당해하며 서있더니, 곧 산을 내려간다.

-

지난번 집 근처에서 우연히 엿듣게 된 그녀와 남친의 이야기.
며칠이 훌쩍 지나면서..
어느새 내 머릿속은 말끔하게 그녀의 생각에서 달아나 있었다.

사람 마음이 어째 그리 가볍냐!
... 라고 읽는 분은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일단 얘기를 들어보시라.
뭣보다 내가 근 며칠~ 엉뚱하게 빠져 있는 무엇 때문이기도 했으니..


여기서 내가 하고자는 이야기의 흐름은 슬쩍 달라진다.
마냥 순정적으로 보이던 내 이야기를 듣던 이가 있다면 살짝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결국은 이런 너저분한 놈이었구만 하고.
하지만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여러분도 나와 같이 욕망에 충실한 남자라면.. 하하.

-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서 몸을 푹푹 익혀가고 있던 나날.
가영 아가씨에 대한 일도.. 머릿속에서 서서히 지워져 갔고..
떡이 되서 바닥에 헥헥-거리며 드러누워 있었다.

에어컨은 사치라는 일념 하에 집에 설치도 하지 않은 나.
선풍기로 버티기에는 택도 없는 날씨기에
그나마 선선해질 저녁만 기다린다.

날이 더우니 한동안은, 성욕의 분출도 잠시 뜸해진 때였다.
가까운 동네 할인 마트라도 가게 되면
영락없이 짧은 핫팬츠를 입은 여자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그때마다 눈이 절로 가고 침만 삼키던 모습이 나의 일상이었다.

그런데 그 들끓는 욕정이 한동안 잠잠했다는 이야기다.
왜 그런지 나도 잘 모르겠다.
직장을 그만둔 후 집에 있을땐 훈훈한 야구 동영상과 친구처럼 지냈는데..
새로 이사를 온 뒤로는 오른손이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주지 못했다.

뭐 나름대로 이사온 집 주변을 살피느라 바빴겠지.
집에 필요한 물품들도 하나씩 사들이고 짐 정리를 계속 했으니까.

이제 여유를 회복하니 슬슬 여인의 체취가 그리워지고.
문득 전에 친구 놈이 슬그머니 웃으며 건네주던 아이템이 생각난다.


“야~ 받아”
“이게 뭔데?”
“재생해보면 알아. 너를 위해 내가 준비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뭔 개떡같은... 너 보나마나 야한거 주는 거지?”
“시끄럽고 흐흐.. 집에가서 틀어보고 나한테 연락해라~”
“흠.. 이 새끼는 뭘 이런걸 다..”


건네주는 USB를 받아서 가방에 넣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놓고 집에 와서 던져 놓고는 켜보지도 않았네.
이제 생각이 나는구먼...
꿀꺽.

허겁지겁, 그제야 짐 꾸러미를 뒤졌다.
없는데?
아 제기랄. 어디에 있지.
갑자기 찾는다고 튀어나올리 없는데, 마음이 굉장히 조급해진다.
막상 써먹으려는 이런 타이밍에 나와주면 얼마나 좋아...

드륵 드르륵- 잘 안쓰는 서재용 서랍을 급하게 열어본다.
아!
찾았다..

16기가 용량의 조그만 유에스비.
두근 두근.
서둘러 노트북에 꽂고, 의자를 당겨 앉았다.
젠장 고물 노트북 징하네.
그 짧은 “지잉~” 돌아가며 인식하는 몇초가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응? 이게... 뭐야...”


모니터 화면에 뜬 것은, 화사하고 예쁘게 디자인된 파스텔 톤의 삽화였다.
롤플레잉 게임의 메인 화면 같기도 하고?
호기심에 이끄는 대로 클릭부터 해본다.

“그럼 그렇지. 그놈은 게임 같은거 잘 안하는데..
야겜 아니면 뭔가 했더니, 말 그대로 어른을 위한 동화구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예쁜 삽화가 수록된 일러스트 집이다.
물론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미려한 그림체에 감탄하며,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니..
각각의 일러스트에 딸려 있는 이야기가 있는걸 발견했다.

‘야설인가?’


글을 읽어보니 뭐 크게 와닿는 꼴릿함은 아니다.
두 개의 폴더중에 첫번째 폴더에 담겨 있는 야설과 삽화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이야기들을 색(色)스럽게 구성한 것이었다.
이런 건 요새 웹툰에도 많잖아..

나머지 한 폴더는..
이솝 우화부터 시작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들을 성인판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다.
오~ 이쪽은 좀 흥미가 생기는데.
제법 구미가 당겨, 한 에피소드씩 넘겨보며 이야기와 그림을 탐독한다.


그런데 아까부터 신경쓰이던 이건 뭐지.
MP3 엠피쓰리가 왜 에피소드마다 딸려 있나?
음...... 이거 이거.
혹시라도 야밤에 주변에 들릴까 싶어, 볼륨을 조절하고 플레이해본다.

! !
그렇구만....
친구놈이 실실 쪼개가며 꼭 틀어보라고 건네준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쪽이 메인이었구나!

오호~ 좋구나...
물건너 섬나라도 아니고, 요즘은 대한민국에서도 버젓이 이런걸 파나?
듣다보니 작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로 나레이션을 시작하던 이야기는
어느 므흣한 순간에 이르면, 맑고 깨끗한 목소리로
그...
듣고 마음에 새기기에 참.. 흐뭇한 색소리로 돌변하는 것이다.

야 이거.. 여자들 목소리 진짜 좋은데.

목소리 예쁜 여자들이 애틋한 목소리로 감정 실어주니 제대로구나.
아.. 참 감사한 일이다.
저절로 온 정신을 귀에 덮은 헤드폰에 집중시킨다.

귀를 다정하니 녹여주는 듯한 음색으로 다가오다..
어느 순간 힘과 정성을 다해 내지르는
색향이 듬뿍 담긴 그 콧소리와 교성이라...


아..
적어도 세편은 보고 첫발을 뽑으리라 다짐했건만.
첫 번째 ‘빨간 망토와 늑대’편을 넘기지 못하고 ‘찍~!’ 뿜어버렸다.

조루는 그런대로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나와도 되는거냐.
서글픔을 지울 길 없어 잠시 고개를 숙인다.


그래도 말야.
그 짧은 순간 순간의 대단한 몰입감은.. 정말 굉장했어.

잔잔하게 눈 앞을 스쳐 지나가는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비록 이야기 자체는 크게 문장력이 좋다고 할수 없지만..
염통을 쫄깃~거리게 만드는, 성우의 힘있는 목소리와 연기가 일품이었다.

이 새끼는 어디서 이런 좋은걸 구했다냐.
바로 들뜬 마음에 카톡을 보내본다.

푸핫~ 이놈도 내가 좋아하는 척하니까 신나는 반응이다.
그걸 준게 언젠데 이제 와서야 개봉해봤냐며-
거기 나온 여자들 목소리가 끝내주지 않냐고 너스레를 떤다.
나도 재밌게 답장을 해줬다.
나름 양호한 퀄리티에 여자들 색기가 쩔었다고.

-

그리고 나서 이틀 뒤.
생각지 못했던 그 사건이 드디어 벌어진 날.

오후에 점심 먹고 집 근처 주민센터에 들러 몇가지 서류를 발급받았다.
전에 쓰던 계좌를 분실해서 필요한 김에
집 근처 지역농협에 들러 통장도 하나 개설했다.

집에 돌아와 티비를 켠 뒤, 실실 넋 놓고 웃으며 본다.
익숙한 통조림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끄아~
늘어지게 거실 바닥에 드러누워 몸을 굴려본다.


오늘 낮에 본 은행 아가씨 이름이 뭐였더라..
통장 개설해주면서 싱긋 웃어주는 얼굴이 무지 이뻤는데.
잠시 기다려달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민증을 복사할 때,
나는 그녀의 곧게 뻗은 긴 다리와 늘씬한 허리를 뚫어져라 보았다.

햐.. 그 아가씨.
얼굴도 미모지만 몸매가 참 착하더라.
역시 여자들은 제복을 입었을 때 제일 빛난다니까.
뭐라 표현하기 힘든 타이트한 섹시함과 그 야릇한 색기..
음~ 입안에 침이 고이는구만.

어제 밤 늦게까지 들으며 심취했던 MP3를 다시 찾는다.
그래, 이것만큼 죽이는 자극제가 없더라...

이미 반바지를 벗어 가볍게 무릎에 걸쳐 두고
곽티슈를 불러 곁에 앉힌 다음, ‘탁탁~’ 예열을 시작했다.

폴더 안의 파일과 삽화, 야설은 각기 따로 즐길 수 있게 되어있다.
이런 친절한 배려까지. 홀홀.
물론 목소리만큼 착착 감기는 것은 없지.


잘 들어보니, 성우는 총 3명의 여자가 돌아가며 녹음한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내 취향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어설프고 연기력이 부족해보이는 어린 목소리의 여자였다.

연약한 목소리에 적당히 물기를 머금고 있는.. 맑고 촉촉한 음색.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평범한 이야기를 진행할 때도
마구 괴롭혀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에..
이야~
섹스씬을 연출할 때나, 강간을 당하는 장면에서 내지르는 신음소리는..

......
아 좋구나.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가녀린 그녀의 향기에 흠뻑 취한다.
그러다보니 헤드폰도 잊고 스피커를 틀어 놓은채 손을 흔들고 있는거다.
볼륨은 다행이 좀 줄여놨지.

‘성냥팔이 소녀’를 내가 요 나이 먹고 다시 듣게 되다니!
원작 동화를 약간 각색한 버전같다.
성냥팔이 소녀가 적은 돈 몇푼에,
음흉한 속내를 숨긴 젊은 남자의 초대에 그의 집을 찾아갔다가
늑대로 돌변한 남자에게 꼼짝 못하고 겁탈을 당한다는 구슬픈 이야기..

아.. 참 설정도 좋지만 몰입감이 이거 참..
19금 장면에 이르러, 내 분신을 잡은 손은 거칠게 움직인다.
으흐으..
시원하게 한발 뽑았다.


“하아.. 하아.. 이게 뭐라고 이렇게 빠져들고.. 쳇..
하아.. 기운 다 빠지네”


옷도 안입고 제풀에 지쳐,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구겨버린 티슈 뭉치가 발 아래 굴러다닌다.
으~ 역겨운 냄새.
어제도 치고 오늘도 쳤는데 얼마나 쌓여서 지독한 거야..
‘드르륵~’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다.


그리고 나서 빵을 하나 먹고 마음을 좀 진정시켰다.
영화라도 볼까 하다가,
낮의 농협 아가씨를 또 떠올리니..
젠장!
다시 노트북 앞에 붙어 앉아 바지를 내리게 된다.

하악.. 하악..
잘빠진 그녀의 벗은 몸을 상상하며 금방 빠져든다.
쌔끈한 핫 바디의 미니스커트를 거칠게 벗기고
자잘한 애무 없이 뜨거운 똘똘이를 미친듯이 삽입하는 그 순간..


“띵~동~”

‘헉 시발?!’


이 시간에 누가 찾아올 일이 없는데....
서둘러 바지를 당겨 입었다.
몸에서 이상한 냄새 안나지?
당황스럽지만 빠르게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어제 주문한 택배가 이 시간에..? 하며 현관으로 다가간다.
달칵-


“어..?!”
“저, 안녕하세요..
어엇?? 여기 사세요?”
“앗, 네. 여기 살아요..
근데 어쩐 일.. 이세요? 이 시간에?”


이럴 수가.....
그녀였다.
가영이라는 이름의, 아리따운 아가씨.

서로 놀라서 멀뚱히 서있다.
그녀 못지않게 놀라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떠듬거리는 나.
이런 시간에 어째서..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상상이 될줄 믿는다.
입과 눈동자가 맥시멈으로 확장되며,
꿈뻑 꿈뻑- 붕어마냥 입만 뻐끔거리고 있는 내 모습.


가영은 놀라움에 굳어있는 내 얼굴을 갸웃거리더니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하는 표정으로 그녀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거였다.

아.. 이래선 안돼.
사랑스런 그녀를 앞에 두고 이성을 잃어서야..
정신을 차린 뒤, 용건을 물었다.
아니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겨우 진정되어가던 심장을 또 자극한다.


“저....
진짜 죄송한데요.. 아저씨..
저 옆집 사는데..
베, 베란다에 널어놓은 제 빨래가.. 여기로 잘못해서 넘어왔어요”

“아가씨 바로 우리 옆집이었구나...
..... 아, 참 뭐라고, 빨래요?..
아, 아하하하.. 그럴수도.. 있겠구나..
여기 구조는, 나란히 붙어 있어서 넘어가기도 하고, 그런가 보죠..”

“히힛. 흔한 일은 아닌데.. 가끔 그런 경우가 있어요.
오늘처럼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조금 위험하더라구요..”
“그래요.. 그것 때문에 오셨구나”


“예, 죄송해요. 이런 야밤에.. 놀라셨죠”
“아니예요, 아닙니다. 제가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앗? 어머! 안, 안돼욧...”
“네~?”

가영의 얼굴이 순간, 빨간 토마토처럼 물들었다.


“제, 제가 가지러 들어갈게요..
속옷..이라서 그래요..”
“.. 아하하.. 그렇군요.
그럼 들어오세요..”


휴.. 옆집에 살았었구나.
그전에 몇호에 사는지는 감히 물어볼 엄두를 못냈는데...

그것도 엄청 반갑지만, 대뜸 우리 집에 들어온다니...
조금씩 뛰던 가슴이 더 거칠게 뛰려한다.

몇 년 연애를 못해봤다고 이렇게 소심하게 심장이 반응할 수가.
탁- 탁- 애꿎은 가슴만 두드리며
편하게 들어가라고 그녀에게 웃으며 안내했다.


아아, 이 좋은 향기란...
베란다 쪽을 향해 걸어가는 그녀의 뒤를 쫓으며
몸에서 나는 체취와 샴푸 냄새에 홀려 종종 따라가고 있었다.

빛의 속도로 나의 충혈된 시선이 여인의 전신을 훑어내린다.
그때만큼 동체시력이 빨라질 순간은 없을 것이다.


옅은 하늘색으로 뒤덮인 긴 원피스 형 잠옷을 입었다.
아래에는 두겹으로 침대 밑단 같은 레이스가 달려 있다.
반팔 소매와 목을 하얀 장식이 단정하게 감싼다.
흔한 여자들 잠옷 차림이지만
파자마치고 정말 귀엽게 느껴졌다.
하하...


엇, 잠깐?
뭔가 위험한걸 잊지 않았나?


으앗!!!
아까 전에, 농협 女를 안주 삼아 틀어 놓은 그거...
일러스트가 고스란히 노트북 화면에 떠있던 거다.

좆됐다....
제대로 끄지도 않고.
어떻게 이런 난감한 상황이?
대 위기다.

심장이 잔뜩 쪼그라들어 초조해진 나.
봤을까??
못봤을 수도 있는데.. 하며 그녀의 눈빛을 살핀다.


허메 이미 때는 늦은 기라.
봤구만...
그것도 모니터가 뚫어져라..
가영은 당혹스러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화면을 보고 있었다.


아아..
끝났구나 이제.
내 짧은 여름날의 추억이여, 안녕...


그렇게 씁쓸한 이별을 고하며 고개를 떨궜다.
불안한 기색으로 가영의 눈치만 보고 있는데
그 몇초가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참..

그런데!
잠시 후, 조용하던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가 뜻밖이었다.


“.......
이거, 들어보셨어요?”
“네..?”
“여기에 같이 동봉된 엠피쓰리 파일, 들어보셨냐구요”
“엠.. 엠피쓰리요?”
“네! 일러스트랑 같이 나오게 설정되어 있는 건데..”


나에게 진지하게 물어보는 그녀.
눈빛은 초롱 초롱, 무언가 호기심이 그득하다.
어?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침착하게 대답해주었다.


“들었죠.. 당연히..”
“그러셨구나...”
“....네”

“여기서 나오는 성우 목소리, 어때요?”
“네? 어.. 어떻다뇨?”
“후훗,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지금 이 에피소드에 맞춰 나오는 목소리, 맘에 드셨어요?”


이게 뭐지....
생각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결코 불길한 흐름 같지는 않았다.


“아, 예.. 그 목소리가 저는 제일 좋았습니다.
약간 아마추어 같긴 하지만.. 여린 목소리면서 귀엽기도 하고..”
“그리고요..?
또, 또 말씀해보세요”
“저기.. 일단 진정하시고요 하하..”


“아, 죄송해요.. 히힛-
실은 말이죠.. 요 에피소드에 나오는게 제 목소리예요..”


........뭐여?!........
이런 급전개가.

그렇다...
가영이라는 이름의 여자.
이 아름답고 청초한 이미지의 아가씨.
다름 아닌 그녀가, 내가 푹 빠져 있는 애교 목소리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가영은 나의 공포에 물든 반응을 보고
자기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갑작스러운 멘트라 여긴 듯..
금방 얼굴이 새빨개지며..
겸연쩍은 얼굴로 잠시 나의 시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렇게 서로 어색해하던 우리 둘.
시간이 조금 지나고 조금씩 평정을 찾는다.

두근 두근-
어색함과 부끄러움을 애써 다스리고 앉은 그녀와 나.
혼자 있을 때는 치워두던 접객용 유리 탁자와 의자를 가져 왔다.

차마 곁에 나란히 앉을 엄두가 나지 않아
수줍어하는 그녀를 마주 보며 마실 것을 권한다.

곧 자야하니 다른 것은 괜찮다는 그녀.
시원한 냉수를 한모금 마신 후, ‘휴우-’ 한숨을 짧게 내쉰다.
그리고는 싱긋-
내가 반했던 그 밝은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하면 좋을까요..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너무 이상하게 생각말고 들어주셨으면 해요..”
“괜찮습니다. 하하..
전혀 이상하게 생각 안할테니까요”


아리따운 그녀의 나긋 나긋한 목소리를 기대하며
귀를 쫑긋 세운 나는 놓치지 않고 그녀의 사연을 들어주었다.


아하..
이야기는 이랬다.
애니와 영화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그녀.
친구의 추천으로 기분 전환 삼아 성우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고 한다.
단기 시간제로 잠깐 하는 것이라 경력도 쌓을 겸 시작하게 됐다고.

그런데 단순한 아이들 동화 녹음인줄 알고 참여했는데
이렇게 19금이 가미된 성인향 동화인줄은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뭐.. 그럴수도 있겠네.
아직 의구심은 조금 있었지만, 상황 이해는 되었다.
가영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작업은 차질없이 진행해야 했으니까..
처음에만 난처했지 할때는 즐겁게 녹음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막상 시중에 유통시키려고.. 제작사 쪽에서 준비할 때, 허가가 안 났다고 하더라고요..”
“허가요?”

“예. 상품으로서 출시할 수 있는지..
그게 최종적으로는 무슨?
정보통신 윤리법에 어긋나서.. 발매가 안된다고 들었어요”
“아하.. 국내 정서상 어쩌고 저쩌고 해서.. 합법이 아니라는 이야기?”
“네..”

“그럼.. 이 일러스트집이랑 파일들은 어떻게 풀린거죠?”
“...... 그게.. 호호.
특정 사이트의 유료 결제 회원들만을 위한..
VIP용 비밀 상품으로 출시된 거예요..”
“아, 그렇게 된 거군요..”


감이 잡혔다.
상품으로 내놓자니 국내 정서상 문제가 될 것 같고
대중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은 결국 무리라고 판단한 제작사.
최소한의 투자한 몫이라도 챙기자는 목적으로
극소수에게만 ‘특전’이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판매한 것이다.


흠... 괜찮은데..
이런 양질(?)의 고운 목소리의 아가씨들이~
정사할 때, 짜릿 짜릿하게.. 기분 야릇한 교성을 터뜨리는데..
어떤 사이트인지, 좀 무리하더라도 꼭 가입해서 결제하고 싶을 정도였다.

호기심에 어느 사이트인지 물었지만
아가씨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알려주기 곤란하다는 대답이다.
그 사이트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런 제품이 비밀리에 유통되었다는 사실도 노출하면 곤란하다고 말한다.
비밀을 지켜달라 할 때 그녀의 얼굴은 약간 초조했다.


“호오~ 그건 좀..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요”
“네..?”
“판매할 수 없는 비밀 상품인데 유출되었다는거 말이죠.
이게~ 나 혼자만 알고 있기는 아쉽기도 하고~”
“그, 그게 무슨..?”

“하하하!
아니예요. 농담한 겁니다~ 얼굴이 너무 당황해서 하얘지셨네요”
“-_- ....”
“죄송합니다. 장난 좀 쳐봤어요. 헤헤.
공유할 사람도 없고 저 혼자만 조심해서 감상할게요”


웃으면서 농담이라는 것을 어필하자,
창백해져 있던 가영의 얼굴은, 나를 잠시 째려보는 표정이 되었다.
그 얼굴마저 엄청 귀엽다.


“하하하”
“풋....
그런데요. 이거 유에스비에 담아서 갖고 계셨어요?”
“아, 그거 실은..
제 친구놈이 좋은게 있다면서 선물로 준거예요”

“선물로요? 으잉..”
“헤헤. 정말이에요. 대신 혼자만 들어야지, 유포하면 안된다고 당부는 하더군요”
“정말로 친구분이 그러셨어요?”
“네. 원래는 불법이 맞긴 하다고”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친구 분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히힛”


이야기하는 중간 중간 다시 느끼지만
전에 짧게 마주쳤을 때는 생각지 못했던 면모를 발견한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정 교육을 잘 받았는지 말투가 참 공손하다는 사실..

또 그런 반면~
농담을 던질 때마다 새초롬한 얼굴로 흘기는 표정이 꽤 귀엽다.

하마터면 이야기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인 ‘가영 씨’를 몇 번 말할 뻔했다.
남친과의 장면을 목격한 것은 숨긴 이상, 나는 지금 그녀 이름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에서-
나의 뒷통수를 세게 때리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 아저씨.. 이렇게 불러드리면 실례죠.
헷. 죄송해요”
“아뇨. 아저씨 맞는데 뭘..”

“힛~ 그럼 호칭이 정해질 때까지만.. 그렇게 부를게요.
아.. 아저씨, 이거, 이 파트에서 제 목소리 들으실 때요.
이 부분~ 이 부분이 아쉽다, 여기는 좀 교정했으면 싶다~ 하는..
그런 부족한 부분들은 없으셨어요?”


응?

“글쎄요..? 있긴 있었죠. 그래도 대체로 무난하게 잘하신 것 같아요”
“에~ 그러지 말구요. 솔직하게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저는 제 스스로의 연기가 한참 부족하다고 보거든요.
마음에 안드는 목소리가 여러군데가 있고.. 또..”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면서 이야기를 재촉했다.


“또.. 어떤 거 말인가요?”
“....... 이야기 그냥 해도 되나..
그냥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여자랑.. 남자랑 사랑을 나눌 때, 제 목소리 톤이.. 너무 어색하지 않았나요?”


!?
아니.. 이 아가씨가 얌전하게만 봤더니.
갈수록 바람직한 이야기만 하는군...


“그다지? 하하~ 아주 어색하지는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아니.. 그렇게 진지하게 물으시면..”
“호호, 저한테는 되게 중요한 문제거든요..”
“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 연기에 대한 집착의 이유가 있었다.
단기 아르바이트만 하고 말 생각이었던 성우 일이었는데
한번 경험을 하고 나니 괜찮은 직업같기도 하고,
더 열심히 연습해서, 다음 방학때는 정식으로 재도전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다.
기특하네...
어, 잠깐.


“가만, 방학때라는 말은.. 학생이예요?”
“네?
아, 저 대학생인거 모르셨어요..?”


아하, 여대생이구나!
오호... 왠지 더 상큼하고 반갑게 느껴진다.
그렇자나.

여대생과 옆집 구린내 나는 아저씨와의 풋풋한 로맨스라.
하하하하..

학생이었군.
저번에 화장을 다소 짙게 했을 때는 세련된 직딩같았는데.
그때와 지금의 화장기 없는 모습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첫인상이 그래서 나이를 맞추기 어려웠나보다.


“무튼.. 그래서 말이예요.
다른 부분도 사실 서툰 건 마찬가지지만..
특히 섹스.. 씬에서 많이 어설픈 것 같아서 좀 걱정이 되어요”


이거 이거.. 가면 갈수록 꼴릿한 대화내용.
그 얘길 들으면서 사실 이런 생각도 했다.

‘직업적으로 전문 마인드를 갖는건 보기 좋지만
그렇고 그런.. 장면에서까지 프로가 될 필요는 없잖은가.
다음에 녹음해도 출시도 안될 상품인데..’

또 한편으로는

‘아니.. 멀쩡한 남친 놔두고 고민을 해.
직접 같이 실습해보고 체험을 살려서 녹음하면 되잖수’ 라고.

그 말은 차마 곧이곧대로 할 수 없어서.. 완곡하게 돌려서 물어보았다.
순간 당혹스런 표정이 된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여는 그녀.


“저.. 사실은.. 그게..
아직 남자껄.. 입으로 해본 경험이.. 없어요...”


헉...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아가씨.
얼굴이 빨개진 채 조용 조용히 말하는 그녀를 보자
내가 왠지 더 민망해진다.


“그래서 문제예요..
특히 성기... 애무 연기를 하려면 리얼리티가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고, 고민하다가?”

“네.. 저..
그냥, 손가락을.. 입에 물고 했었어요..”
“우왓~ 손가락을? 입으로 빨면서..요?”
“네... 히힛..”


캬하하하.
순간적으로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볼을 꼬집고 싶었다.
아니면 확~ 덮치면서 안아버리고 뽀뽀하든가..

손가락을 입으로 빨면서 연기한다고 했을 때,
가영은 실제로 그녀의 손가락을 입에 넣고 오물거렸기 때문이다..


귀여워 미친다는 말은 이런 경우일 거다.
아니면, 다른 한편으로 색기를 은은히 띄우는 그 얼굴을 못참겠다든가..

아가씨의 창피스러워하는 얼굴과
동시에 약간의 ‘끼 있어 보이는’ 미묘한 표정이 엿보이는 것은..
나의 절제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자, 여기부터 일은 시작된다.
생각해보면 어디에서 이런 미친 용기가 솟아났는지 모르겠다.
적당히 몸에 열이 오른 나는, 꿀꺽 침을 삼키며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꿀꺽...
아가씨, 그게 그렇게 고민이면 말이죠”
“네..”
“내가 도와줄까요?”
“...? 어떻게요?”

“... 제꺼를..
빨아보시면 되잖아요..”
“....?!...”


가영은 뜻밖의 말을 듣자,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생뚱맞은 발언이라는 황당함은 물론이고
동시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어떻게 나올 것이뇨..


“........
정말 그래도 돼요?”
“네?....”
“정말 아저씨꺼.. 빨아봐도 되냐구요오..”


우왓!


“그, 그럼요!! 되죠!! 당연히 되고 말고요!”
“그래도 괜찮을..까요?”


너무 목소리를 크게 질러 옆집에 들릴 정도였다.
내가 부탁하고 싶어 죽을 지경인데,
자기가 알아서 내 자지를 빨겠다니!

오늘 계탔구나...
내 입은 헤벌레~ 벌써부터 벌어져있었다.

아가씨는 그런데 힘찬 내 고개짓에도,
무언가를 망설이며 얼굴만 붉히고 있었다.


“왜 그래요?”
“........
그게 저.. 저기 아직..
바지를 안 벗으셨다는..”
“아!...”


아이쿠.
마음 변하기 전에 얼른 후딱 벗자.
너무 티나지 않게...
좋아 죽겠는 마음을 최대한 숨기며, 점잖게 벗느라 고생이다.

두근 두근.
팬티까지 마침내 벗어내리자-
나의 주니어를 눈 앞에 둔 그녀, 잠시 꼬옥 감고 있던 눈을 뜬다.

처음에는 한쪽 눈만 조심스레 떠서 실물을 살피더니
곧 용기가 나는지 천천히.. 신중한 눈으로 내 것을 훑었다.


꼴깍..
바짝 바짝 침이 마른다.
금방이라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며
마음 변하며 일어설까봐 불안했다.

고만 좀 보고 얼른 실습을...


오홋!
이제 당당하기 맘먹은 걸까.
차가운 습기의 접촉이 귀두 표면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 츠릅.. 츱..”
“.........”
“챠릅...
하아.. 어, 어떠세요, 아저씨?..”

“.... 좋, 좋아요.. 최곱니다..”
“우음.. 혀만 닿았는데도요?..”
“흐으.. 네엣.. 짜릿해요”
“호호, 그래요오?”


솔직한 나의 반응에, 가영은 금방 얼굴이 밝아진다.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으니 자세가 불편해서,
잠시 기다리게 하고 쿠션으로 올라가 편안히 앉았다.

바라보던 그녀.
허리를 펴고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내게는 무척 공손하게 느껴졌다.
쿠션 의자가 조금 높아서, 무릎을 꿇고 내 사타구니에 얼굴을 기댄다.
헉...
빠는 행위보다 이런 모션 하나가 더 흥분된다고.


“그럼 다시 실례할게요..
츠읍.. 음..
이런 맛이구나.. 쪼릅..”
“..........”

“쮸릅.. 후훗, 아저씨.. 좋아요?
좋은거 맞죠.. 쯔습..”


흐.......
동경해오던 소녀가
내 더럽고 냄새나는 분신을 입으로 애무해주다니.
그 짜릿한 행복감을 표현할 길이 없다.

정신적으로 대단한 기쁨을 만끽하며 다리를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촌스러워 보일까봐, 벅찬 감동을 가까스로 숨기려 했다.

내가 그렇게 애써 태연한 척 굴자-
잠시 내쪽을 보던 가영도 장난끼가 생기는 모양이었다.

자지 기둥을 오른 손으로 살며시 쥔다.
입도 여전히 쉬지 않고 움직인다.

처음에는 부끄러움에 주저 주저하면서..
천천히 입 안으로 밀어넣던 그녀.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내 터질 것 같은 육봉을 자신의 입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크....앗.....”
“..... 하앙... 쮸릅.. 쫍.. 음...”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마치 맛있는 막대사탕을 빨 듯-
시뻘개진 자지를.. 천천히 음미한다..

정성스럽게 “쫍- 쫍-”
흥분되는 접촉음을 내며 자지를 위아래로 입에 넣었다 빼고 있었다.


“챠압.. 후후..
아저씨.. 끝에 쿠퍼액인가? 맞죠..
츠릅..
그거가 조금 새어나왔어요”

“맞아요.. 으흐..
아.. 가영 씨의 입 너무 따듯하고 좋다 진짜..”
“...... 호호, 그렇게 기분 좋으세요?”
“예..”

“쪼릅.. 하앙..
응?.. 근데..
아저씨 제 이름 어뜨케 아시지?”


헉...
무심결에 이름을 말해버렸다.
잠깐 눈이 마주치자 당황스럽다.


“네?? 아니 저 그..
아, 아랫집 할머니께서 부르시는 걸 들었죠?..
아하하!..”

“ ? 아.. 그래요?
그럼 제 이름을 진작에 알고 계셨군요.. 힛”
“그럼요~ 그럼요.. 헤헤~”

“호호.. 저..
이름 불러주시니까 왠지 더 흥분되는 것 같아요..”
“그.. 그러면, 가영씨..”

“네.. 츄릅.. 하앙♡.. 쫍..”
“으크웃! 가, 가영씨..”
“쮸릅.. 이거.. 맛있어요..”


검고 긴 그녀의 생머리.
집에 들어올 때부터, 평소와 다르게 고운 머릿결을 풀어서 늘어뜨리고 있었다.
잘 시간이니 준비를 했겠지.
연 푸른색의 파자마가 샤락~ 선풍기 바람에 가벼이 흐트러진다.

어느새 예쁜 눈을 감고 내 것을 입에 담기에 집중하고 있다.
크...... 행복하다..

위에서 내려다본 그녀의 눈매는 아름답다.
길고 조금 진한 속눈썹.
화장끼 없는 수수한 맨 얼굴인데도 미모가 상당했다.


“우음.. 츄릅..”
“.........”
“하앙..”


허리까지 드리우는 긴 머리카락을 뽐내는 자태.
어느새 황홀하기 짝이 없는 표정으로..
몽롱한 눈빛을 취하며 내 자지를 빨고 있는 그 모습..

그 자태에..
너무나 강렬한 자극이 느껴져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본인 말대로 처음이라 그런지 천~천~히.. 완급 조절을 하는 듯.
스무스하게 자지 기둥을 타고 미끄러지는 그녀의 혀..


아.. 싸겠는데.
참아야 되는데..

조금 더 천국을 즐기고 싶은데..ㅠ
씨발, 그냥 나올 것 같아, 어떡하지?

금방이라도 페니스의 혈관들이 불룩- 불룩-
징그럽게 일어서면서
좆끝이 파밧~~ 터지며 나올 분위기였다.

안돼....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버텨본다.


쭈욱~ 쭈욱~
부드럽고 미끌 미끌..
최고급 오일을 고루 고루 발라놓은 듯 자르르.. 미끄러지는 그녀의 혀와 입.

촉촉하게 젖어드는 그 입 안에서 자지가 녹아내린다.


“츄릅.. 응..
아찌.. 자지.. 맛있어요.. 하앙..”


환장하겠네..
그런 말 안해도 돼요 아가씨..
말이 사람을 더 미치게 하는걸 모르나.

가영의 애교 섞인 콧소리와 자극적인 입맛은..
그렇잖아도 감격과 흥분으로 떨리는 내 심장을 부추기고 있었다.

엠피로만 듣던 귀를 달콤하게 간질이는 그 목소리..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달달함이 지금 눈 앞에서 살아 숨쉬고 있으니..
그 어떤 최고급 음향시설보다도 생생하다.


“후훗, 우음♡.. 쪼릅.. 하앙..”
“큭.... 가영씨잇...”
“하앙..”


살아 움직이는 그녀의 입천장과 속살..
엄청 따듯한 혀와 살갗에 자지가 미끄러지는 것도 까무러치겠는데..
알아서 착~착~ 자지를 휘 감싸오며 빨아주기까지.

그녀의 혀는 매끄러운 빨판처럼
깊고 뜨거운 숨결을 그대로 담은채, 옅은 습기를 흩뿌리고 있다.


오늘 축복 받은 내 자지..
촉촉하게 살갗의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것 같다.

부끄러워하던 기색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가영은 더 적극적으로 맛있게 나의 자지를 입안 가득 담는다.
이보다 세상에 더 맛있는 음식은 없다는 듯이..

나의 추잡한 좆을 물고 빠는, 그녀의 황홀한 얼굴 표정.
그 모습은 세상 그 어떤 미색보다도 더욱 아름다웠다.


“아.. 흑.. 으후..”
“츄릅.. 쫍.. 후음..
하앙.. 츠릅..”

“가, 가영 씨이..”
“츄릅.. 왜요.. 하앙..”
“너무 세게 빨지마..
나, 지금 쌀 것 같아”

“쮸릅.. 웅?”
“싸, 싸겠다고..”
“..........
쮸릅.. 후훗.. 그럼.. 입 안에다 해주세요..”

“뭐?...”
“호호.. ?.. 입 안에.. 쮸릅.. 하셔도 좋아요..”
“.....!....”


땡 잡았네...
내가 부탁해도 아쉬울 판에..
스스로 입 안에 싸달라고?!

사정할 것 같다고 말하자
가영은 귀여운 눈웃음을 지으며, 더 세게 빠는 것이었다.
아악....
이건 스크류바가 아니라고, 가영씨..

엄청 따듯하고 기분 좋은 조임이-
내 사타구니 전체를 행복하게 감싸는 기분이다.
그 쾌감이란 정말...


쮸릅.. 쮸즈릅..
음탕한 소리를 계속 내며 내 좆을 빠는 가영.

나는 마침내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그녀의 작은 머리를 꽈악-
두 손으로 붙잡고 힘을 주었다.


“흐읏..? 웁.. 츄릅..”
“으흐.......”

나온다!

“?... 읍? ...”
“.......아하....”


쮸와악~~!
힘차게 터진 좆끝...

파도처럼 거세게 나온 백탁액이-
여인의 아름다운 입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가영은 순간 놀라서,
예쁜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가만히 입을 대고 있었다.

자기가 예상한 것보다, 입으로 들어오는 기세가 강했던 모양이다.

거칠게 가영의 입 안에서 “푸르륵~ 푸륵!”
거친 말처럼 숨결을 토하는 뜨거운 주니어.

...............
어여쁜 옆집 아가씨는-
그렇게 내가 쏟아낸 정액들을 입으로 받아주었다.


“푸흡.. 흡... 우우음...”
“하아....”


분출된 엑기스 일부는 그녀의 앵두빛 입술 바깥으로..
담아내지 못하고 “쮸르륵...” 흘러내리는게 보인다.
그 모습이 꽤나 자극적이다.

희뿌연 정액이 여인의 고운 입술과
하얀 턱을 타고 흐르면서..
역시 새하얀 속살을 능히 짐작하게 하는 목 아래로 아래로..

쪼르르..
계곡물이 타고 내려가듯 흘러내리는 모습.

실로 장관이 따로 없다.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온 더러운 체액들이
아름답고 청초한 그녀를 더럽힌다는 쾌감은, 실로 엄청나다.

눈으로 즐기는 시각적인 즐거움에 짜릿한 행복을 누리는 나.


시원하게 싼 것은 좋은데..
나머지 뜨거운 정액은 어디로?
뻔하지!

가영은 의외로 개의치 않고
나의 올챙이들을 마시고 있었다...


“흡... 꿀꺽..
우흠... 음... 꼴깍...”


아...
상당히 많이 쌌는데..
그걸 마셔버리다니..

눈물나게 고마웠다.
가영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나의 새하얀 정액을 망설임없이 삼키고, 또 삼켜주었다.


“...... 쮸르릅... 쫍♥..
후훗.. 다 나왔나요?..”
“가, 가영 씨..”


살포시 입을 떼고 부드럽게 웃는 그녀.

“호호..
아저씨, 저 어땠어요.. 잘 했어요?”
“잘, 잘하다마다요.. 아주 뿅갔어요..
처음 하는게 정말인가, 싶을 만큼.. 진짜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진심어린 나의 멘트에
가영은 갑자기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너무 속없이 대놓고 얘기했나..


“호호호~ 웃겨요..
어설픈 아마추어 솜씬데.. 뭐 그리 기분 좋았을려구요”

“정말입니다!...
처음 하는 거라면서 날 속인건가? 생각했다니깐요~ 흐흐”
“에~~ 말도 안돼, 후후”


가영은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며 정말로 즐거워했다.
무엇보다 남자의 흉물을 입으로 애무해본 적 없었다던 그녀 자신이
드디어 무엇인가 해냈다는 작은 기쁨을 느낀 듯했다.


“아찌, 그러면..
소리는.. 제가 입으로 할 때, 소리는.. 그럴 듯 했구요?”
“소리?
소리야 당연히.. 엄청나게 음란하고 야했죠..”

“풋! 뭐라구요~?”
“하하하. 왜~ 그런 반응을 원했던 거 아닌가요?”

“깔깔~ 그런가.. 네, 맞아요.
그거 다행이네요. 호호.
앞으로도 연기할 때 잘 참고해서 응용해야겠어요..”


이제 처음 알게 되었지만
참하게 생긴 얼굴과 다르게 무척 솔직한 여자다.
대담한 면도 있을 것 같고..

나 역시 이 순간 감정 조절을 못하고 주책이지만-
눈 앞의 그녀 또한 있는 그대로의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후훗...
아무튼, 아저씨 자지.. 생각보다..”
“생각보다? 왜 말을 하다말죠..”
“호호..”

가영은 갑자기 자신의 입을 손으로 가리며 부끄러워했다.


“말해봐요~ 흐흐 자지라고 부르면 어때”
“힛...
그.. 아저씨 자지.. 되게 딱딱해요.
저 솔직히 많이 놀랐어요..”
“그래요?”


오오~ 대화 흐름 좋다. 좋아.

“네.. 남자꺼는 원래 다들 이런가요?”
“흠~~ 남자 따라 다 다르죠..
제꺼가 많이 단단한 것 같긴 해요”
“그렇구나...
이런게 내 안에 들어온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어?
이건 또 무슨 희망에 불을 지피는..
행복을 심어주는 멘트인가?


말똥 말똥-
물끄러미 그 말을 한 뒤 그녀의 눈만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영도 엉겁결에 말을 해놓고 자기 입을 다시 가린다.
이제까지 본적 없을 정도로 얼굴이 새빨개짐과 동시에.


“........꺅..
죄송합니다.. 지가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 줄도 모르고 막 나와요..
미쳤나봐.. 호호..”

“아니.. 괜찮은데.. 흐흐흐..
그럼, 꿀꺽.. 가영씨”
“네..”

“아, 아닙니다”
“...??..”
“아하하~ 요거는 쫌 있다가.. 다시 물어보기로 하죠”
“모지~? 훗.. 그러세요”


생각한 것을 바로 말하면 질겁할까봐
잠시만 뜸을 들이기로 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날로 먹으려는(?) 도둑 심보 같아서...

잘~하면..
분위기 무르익었을 때 그곳까지 정복하자는 결심이었다.

이런 음탕한 내 꿍꿍이를 알리 없는 그녀.
가영은 내 얼굴을 보며 소리 없이 웃더니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입가에 묻은 것을 정리한다.

그리고서 내게 다시
스윽- 가까이 다가와 물었다.


“아저씨”
“네~”
“아저씨라고 계속 부르면 기분 나쁘죠.. 힛”
“뭐 별로.. 아저씨 맞는데요- 헤헷”

“쿡~ 그런게 어디 있어~
남자는 누구나 아저씨라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살포시 웃으며 말하는 입꼬리가 귀엽다.
그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와락 껴안고 입을 “쪽~” 맞추고 싶었다.


“그렇게들 말해요? 하하”
“네~ 남자들이.. 언니들도 그러구요 호호.
그러니까 말씀해보세요. 호칭을 어떻게 부를까요?”
“호칭 까짓거 뭐.. 아무거나 상관은 없는데”
“그래두요”
“음...”

“참, 그럼 먼저 물어볼게요.
아저..씨 올해 나이는, 몇 살이에요?”
“저요..?
마흔 하나인데..”


썩 내키는 질문은 아니다.
새파랗게 어린, 나보다 띠동갑도 한참 넘게 어릴 아가씨한테..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의 반응이 또 놀라웠다.
아니 기왕 솔직한 김에 덧붙이면, 엄청 고마웠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무척 신기하다는 표정의 그녀.


“진짜?! 진짜 41 예요?”
“놀래라. 마흔 하나 맞아요.. 더 삭아보이나.. 흑”
“에~~~ 아뇨.. 그게 아니라.
그 반대인데~ 41 정도로는 안 보였어요”

“에?”
“호호.. 저는 저보다 일곱 여덟살 정도..
29이나 서른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크~~~~
말도 안돼.... 하하하핫”


내 기분이 무척 즐겁다는 걸 알고
가영이 바싹~ 가까이 팔을 붙이며 내게 기댄다.

“이건 정말이에요. 약간의~ 과장이 쫌 섞이긴 했지만~? 호호~
마흔 하나 정도로는 절대 안보이세요”
“야.. 이거 고맙습니다~
말만 들어도 감동이네요 하핫..”
“후훗~”
“그럼요, 가영 씨”
“네”

“가영 씨는, 정확히 몇 살인데요?”
“저요..? 아~~ 저 나이 모르셨구나.
저는 스물 하나예요. 올해 2학년이고요”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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