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완결.
“어머니 아들.....자랑스러운 아들....얼마 안있으면 중요한 시험 있어요...그곳에서라도 잘 보듬어주세요...”
“..........................”
“저 이만 갈게요....민수 오면....또 찾아뵐게요...”
가뜩이나 인적 드문 시골 마을은...
도시와는 달리 겨울바람을 피할 작은 공간조차 없었기에..
더욱 차갑게만 느껴졌다.
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원하던 도시의 생활을 포기한 채..
고향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던 그의 친구 ....
고마운 그 친구는...
그의 엄마 묘소가 방치된 모습으로 보이지 않도록 무던히도 애를 썼고..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비록 겨울임에도 따뜻한 온기까지 느껴지는 듯 해..
주제넘지만...
그를 대신해 작은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격히 느려진 일상.......
게을러졌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하겠지만...
난 고향집에 돌아온 지 불과 사흘도 되지 않아...
그 동안의 긴장을 모두 내려놓기에 이르렀고...
밤과 낮이 따로 구분되지 않을 만큼 대부분의 시간을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메우는 것으로 보내고 있었다.
하루....이틀.........일주일...........
또 일주일.........
또 다시 일주일..........
시간이 어쩜 이렇게 느리게 흘러가는 건지...
왜 예전엔 몰랐을까 싶기도 했지만...
어쩌다 걸려오는 그의 전화는 그와는 반대로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있었고...
그에 대한 그리움과...
시간에 대한 원망으로 지새던 날들만 또다시 내 앞에 펼쳐내곤 했었다...........
내려온 지 며칠간은
나의 몸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듯 해서 기분좋게만 느껴졌던 맑은 공기.
그것마저도 점차 싫어지고....
꿈결에서조차 아늑하게만 들려오던 엄마의 잔소리도
점점 지긋지긋해져오기 시작하던 시간...
급격히 추워진 날씨는...
산너머로 해가 떨어지기 전 동네를 한바퀴 돌던 산책마저 등지게 했고...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밖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씻는 것도 점차 귀찮아져...겨우 양치만 하곤 하던 반폐인의 모습을 양산하고 있었다.
“어휴 저 화상!!!!!!빨리 따라나서!!!!!!!”
“매일 샤워 하는데 뜬금없이 웬 목욕탕이야!!!!!!”
“얼른 옷 안입을래!!!!!!!!!!!!”
새해를 맞이하면서도 하지 않았던 목욕..
신년의 해가 이미 내 눈에서 사라진 지 수일이건만..
엄마는 그날 아침부터 유난히도 폐인 딸을 닦달하기만 했고...
터덜터덜.........
당장 길에서 멈춰도 이상하지 않을...
엄마의 오래된 트럭을 타고 나는 결국 목욕탕이 있던 시내로 나서야 했다.
“화장도 좀 하고 이것아......어휴!!!!!!”
가는 내내...
목욕탕에서도.......
돌아오는 길에도 줄곧 잔소리를 내려놓지 않던 나의 엄마...
“나 왔어....”
“...................”
“엄마아들 왔다구!!!!!!!!!!!!”
“.......................”
“엄마 아들....이제 반은 의사야......히히히히.........”
“.......................”
“졸업하고 모자 씌워줄랬는데...졸업식 땐 못올것 같아서......미리 왔지롱.....흐흐흐흐..”
“..........................”
“동률이 놈이 우리 엄마머리 이쁘게도 가꿔놨네...히히......”
“..............................”
“날씨는 좀 춥지만......그래도 울 엄마 품이 제일 따뜻하니까......”
‘벌러덩~~~~~’
“좋다!!!!!!!!!!!!!!!!!!!!!!!!!역시 울 엄마 품이 제일 따뜻해....키키키..........”
“............................”
“좋은데....정말 좋은데................시발!!!!!!!!!.......이 좋은 세상 두고 왜 그렇게........하아........”
“............................”
“울 엄마.....보고 싶다.......진짜로진짜로...한번만 만져봤음..한번만 안겨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
“진짜롱.,.........하아......”
“내일 또 올게.....잘 자 엄마......”
“.....................................”
“앗차차 내 정신 좀 봐라....엄마...내일은 꼬리에 누구 하나 달고 올거야...뭐 먼저 와서 인사 했을수도 있고....잉~~~~..호랑이 아가씨 언제 저기 숨어 있었대?...”
아침부터 서둘러 댄 엄마 덕분에...
그가 나를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와 그의 엄마의 재회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고.......
나를 향해 힘차게 벌어지던 눈물 젖은 그의 품으로...
엄마 앞이라 조금은 주저해야 했지만...
부끄러이 안겨 갈수 있었다.
“흡흡흡......밖에서 들어요...어쩌려구 정말.....흡흡흡.....”
“몰라몰라.....지금은 내가 훨씬 급해......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돌아가신 아빠의 생일상과도 비교가 되지 않던 저녁상..
나의 엄마는....
당신이 준비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뛰어넘은 저녁상을 준비하여 그를 맞았고...
올해 대학 2학년에 올라가던 첫째 동생...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던 막내의 올라간 눈꼬리에도 전혀 개의치 않으며
그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깔깔깔깔...낄낄낄낄.....’
동생들과 엄마가 한데 모여 정담을 나누는 사이...
준비한 양에 비례하는 설거지에 묻혀있어야 있던 나 역시도...
얼굴에 드리워지던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엄마...나 엄마 몸빼 하나 주세요...집이 너무 더워서 땀차...”
“정말 내거 입어도 되겠어? 무지 작을텐데...
“뭐 어때요...집안에서만 입을건데...무릎까지 걷고 입죠 뭐....얼른 주세요..”
“잠깐만 기다려봐....어디보자..........이걸 내가 어디다 뒀더라......”
“푸하하하하하하.........오빠......정말 웃겨요....당장 벗어요...”
“그렇게 웃겨?”
“거울 한번 보세요....지금 모습 얼마나 웃긴데......키키키키키.....”
“쯧쯧.......오빠가 뭐야 오빠가......형부라 불러야지..........쯧....”
엄마를 대하는 태도는 물론..
엄마의 괜한 핀잔에 입가를 샐쭉거리던 동생들과도 허울 없이 어우러지던 그는...
마치 자신의 고향집인양...거실에 드러눕기도 했고...
“요놈은 내가 초여름에 따서 짜낸 거고............그래 고놈은 가을녘에 따서 직접 내린거니까 다 먹고 가.......갈때도 두어병 싸줄테니까 들고가고잉~~~”
엄마가 퍼다 날르는 각종 열매의 액기스와 진액에
발간 얼굴을 드러내며 취해가기도 했다.
“내 보지....딱 먹기좋게 살 올랐구만.......느낌이 달라......퍽퍽퍽퍽퍽!!!!!!”
“흡흡흡흡....정말 다 들리겠어요.......흡흡흡......하아.....”
“오랜만에 딸년 품는 사위를 애처로와하시겠지.....그나저나 내 씹보지...맛 정말 죽이는데...퍽퍽퍽!!!”
“흡흡흡......다 찢어져......흡흡........”
“찢어지면 꿰매줄게 걱정마........퍽퍽퍽퍽퍽퍽!!!!!!!!!!!!”
“흐악흐앙......흐악...............”
또한...
“오빠......아니 형부.......”
“어? 왜에~~~?”
“여기 수험생도 있는데... 반가움의 표시는 적당히 좀 하시지...”
“아 막내처제가 이제 수험생이구나......히야...세월 빠르네.....코 찔찔이일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3이라니.......허어.....”
“제가 언제 코 흘렸다구 그래욧!!!!! 그런적 없거든요!!!!”
“에이.......다 기억나는데 뭘.........언니한테 물어볼까 긴지 아닌지?”
“피.......암튼.........둘째언니 부탁....명심해주세용!!!!!!!!”
“뭔 부탁? 아.............그래그래...흐흐흐...”
동생들의 애교 섞인 핀잔에도 전혀 굴하지 않은 채..
“자기야....지금 대낮이에요.....”
“뭐 어때...집에 큰 처제 말곤 아무도 없잖아....”
“그러니깐요....동생 있는데 낮부터....끼악...”
“수험생 공부 방해된다고 밤에는 자제해달라잖아......키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나를 안아오기도 했으며....
나 역시...
그러한 그의 마음과 다를 바 없었기에.....
기꺼이 그의 품을 차지하고야 말았다.
“졸업하고 바로 식 올릴려고 했는데....상황이 좀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레지 시작 전으로 미뤄야 하겠습니다.”
“그래...그런건 뭐 중요한건 아니니까...그저 몸이나 안상하게 조심하구...”
“제 걱정은 안하셔도 되구요....이제부턴 엄마도 건강 체크 꼬박꼬박 하셔야 해요..”
“그래그래.....누구 말인데 허투루 듣겠어...내 그렇게 하도록 할게..”
“졸업식할 때 꼭 오시구요...”
“그려그려...........”
아들 같았던 예비사위...
여자 밖에 없는 집안에 듬직하기 그지없던 그라는 존재의 출현은...
잃어버린 가장의 자리가 메워지는 듯 해...
당신의 눈동자를 촉촉이 젖어들게 하고 있었고...
우리는 ..
멀어져가는 등 뒤의 그녀들을 느끼며...
다시 서울로 되돌아왔다.
“바빠요?”
“눈 코 뜰새 없지....왜?”
“속옷은 있나해서......”
“이틀에 한번 갈아입기도 힘들어...반 넘게 남아있을거야..”
“밥은 먹구 하는거에요?”
“내가 밥을 먹긴 했나? 모르겠다....까먹었어.....키키...”
“이긍.......지난번에 보니까 많이 말랐던데.....끼니 거르지 마요.....알겠죠?”
“금요일날 오프니까....그땐 들어갈 수 있을거야....문단속 잘 하고 자..알겠지?”“네....그럴게요...”
정신없음의 최고봉 중 하나였던 그의 인턴생활....
그는 어렵지 않게 자신의 모교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석사..
추후의 박사 과정까지
물심양면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한 은사님의 도움으로...
오직 공부에만 매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역시...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가 없는 대부분의 밤 시간은...방통대를 다니며...
그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자리해있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었지만...
“제일 바쁜 곳중 하나라면서요?”
“키키키....난 네 말대로 변태가 맞나봐..힘든 게 좋아..”
“또 4년을 어찌 보낼지......휴우.....”
“그 전에....희정아......”
“네?”
“결혼은 해야지......”
“피.....시간이 나야 식을 올리든 뭘 하든 할거 아니에요..”
“프로포즈는 예전에 했고......날만 잡음 되지?”
“정말? 정말 할거에요?”
“당연히...해야지.....약속인데....너 뿐 아니라..네 가족....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인데....지켜야지..안그래?......”
“염치 없지만...나 자기 그말만 들어도 고마운거 있죠.....”
“염치없긴......지금까지 나 안버리고 잘 데리고 산게 어딘데....앞으로도 그럴거구...그치? 나 안버릴거지?”
“피....내가 자길 왜 버려.......말도 안돼.......”
우리는 그의 호언대로...
그의 레지던트 생활 시작 전....
가까운 친지들만 모신 채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르렀고...
모든 것이 하나가 된...
진정한 부부의 2001년 새해를 맞이 하고야 말았다.
비록...
신혼생활은 다 쓰러져가던 혜화동의 귀퉁이집에서 시작되어야 했지만...
일주일에 신랑 얼굴 한번 보기 힘든 새색시의 고된 삶을 살아야 했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기꺼이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의 신혼여행이 있었기에..
어엿한 그의 색시이기를 자부했고...
“계속 잠만 잘거에요?”
“졸려졸려...졸려 죽긋다........”
“신혼여행 와서 잠만 자다 가게 생겼어.......좀 일어나봐요......응?”
그의 나이 27살...
난 그보다 한 살 적은 26살의 청춘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진짜 하루 건너 한번?”
“젊어서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데?....”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하아....대단하다 대단해...난 그냥 나 열받으라고 하는 농담인줄 알았는데.....”
“우린 신혼생활이 없다시피 했으니까......그래서 더 그런 것 같아..”
“그래도 나이를 생각해야지...이제 우리 사십대라구 사십대....이것들이 정말...”
한 살씩 먹어갈수록...
나의 몸은 익을대로 익어갔지만...
그의 바쁜 삶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고....
꽃 같았던 이십대 후반의 그 시간 또한
홀로 지새우다시피 하며...
그렇게 떠나보내야만 했으니...
“펠로우는 다른 병원에서 할까 해...”
“얘기 오간 곳은 있어요?”
“그러니까 옮기지.....여긴 남아있어봐야 세월만 흘러갈거고...이젠 페이도 생각해볼 문제라....옮기기로 했어..”
“그래두.....선생님께선 뭐라고 말씀 안하세요? 설마 아직 말씀 안드리건 아니죠?”
“교수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뭔 소리야...”
“정말요? 휴우...그럼 다행이긴 한데.....”
“어디로 가는지는 안물어봐?”
“히히....자기 일은 자기가 잘 알아서 하잖아요..말을 하고 싶어도 아는게 있어야 제가 참견을 하든가 할텐데...”
“강남 A병원....”
“우와.......진짜?”
“어...전임의 생활만 잘 견디면 될 것 같애......그것두 길어봐야 2년이고...”
“그럼 그 다음은 뭐가 되는거에요?....설마... 교수는 아니죠?”
“언감생심... 꿈도 꾸지마셔......그때 내 나이가 몇인데 벌써 교수야 바보야...키키..”
“하긴.....또 여기저기 다니면서.......그래야겠죠....맞죠?”
“우리 가축...또 서당개 풍월 읊는다....그때일은 닥쳐봐야 아는거지 뭘....”
“피........”
내가 30 이라는 수의 나이를 눈앞에 둘 때까지도...
그의 생활은 변함이 없었는데..
“그럼 그때부터?”
“흠.....꼭 그것만은 아니지만...아무래도 그때 되니까...예전보다는 여유가 많이 생기긴 했지..”
“십년 넘게 기다린 보람이 느껴지는 시절이었겠네...”
“아가를 보기 위해서......많이 노력한 시간이기도 했고..”
“이긍......쯧..”
“네 말대로...둘 사이가 너무 좋았나봐....들어올 틈이 없었을만큼...”
“그 말에..............웃어야 할지...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난 그래두....그 시절이 제일 행복했어....그 사람과 함께 한 시간도 많아졌고.. 그 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들도 조금이나마 누리기 시작했으니까....”
“하긴...그땐 아직 나이도 어렸으니까.....그랬겠다..”
“응.....솔직히 삼십대 중반까지는 아가가 간절하지도 않았고...물론 그 사람은 또 달랐겠지만....난 그랬는데.....휴우.....”
“그래도 사이가 워낙 좋으니까...언젠가 들어서두 설거야...너무 스트레스 받지마..”
“응...이젠 안그래........”
군대를 어떠한 이유로 면제받았는지는 몰라도.....
3년이라는 시간을 번 덕택에...
누구보다 연속성이 강했던 탓에..
병원내에서 그의 성장은 다른 이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급진적인 듯 했고..
병원을 옮긴
전임의 초창기시절만 해도
이런저러한 이유로 인한 스트레스로 앓는 일이 다반사였건만...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는 것처럼 느꼈을 땐 이미..
그의 스케줄은 레지던트 1년차를 능가할 만큼 살인적이 되어 있기도 했다.
수술...
또 수술...
또.......
주말이건 휴일이건......
마치 그는 가정도 없고 연인도 없는 만년 솔로이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아닌...
병원과...환자들과 결혼한 사람이 되어버린 듯 했는데....
“헐...........그래서?”
“누구냐고 물었지.....누구길래 한밤중에 이런 내용의 문자를 보내냐....”
“허허...그래...그랬더니 네 잘난 남편.....내 친구 그 개놈이 뭐라고 변명하디?”
“순순히 털어놓더라......전에도 말했지만...그래서 더 싸움이 안되는거야..바로 인정해버리니까....다 말하니까......”
“하하하하하.......내가 미친다 아주......하하하하하.....”
“마냥 좋을 것 같지만....의사 와이프들.....특히 나처럼 그쪽 공부 한 사람이 아니면 더 ...마음 고생이 심해.....보는 눈들이 많으니까 무언가 싸움이 될만한 사건이 터져도 혼자 끙끙 앓다 끝내야 할 경우가 많구.....현재 자신이 누리는 것들을 하루아침에 놓아버리기는 싫으니까..더....이유는 전부 다르지만 다들 그렇게 사는 것 같애...”
“너도 그래? 너도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거야?”
“난 또 다르지...몇번이나 말했지만...난........”
“에라이 이년아.....말을 마라......또 사람 속 뒤집을 소리 할라거든...아예 말을 마..”
또한....
그의 일상에 대해서 아는 것은 쥐뿔도 없었던 나의 무지 덕분에...
바깥을 향해 있던 그의 시선은 좀처럼 내게로 돌아서지 않기도 했고...
“흡흐아........하아..............사랑해요......”
“그래.............”
목각인형 같기만 했던 그에게 안기면서도..
나는 그를 결코 추궁할 수 없기도 했다...
“어떻게 다잡았어?”
“성심을 다했지.....”
“언제는 성심 다 안했냐....아무리 노력해도 한번 바람 난 남자들은 쉽게 안돌아온던데..”
“정말.....성심을 다 했어.....”
“허허허..............그래...그랬겠지.....에혀....”
피눈물이 흘렀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곱게 화장을 한 채...
소화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아침상을 준비했고...
그가 출근하고 없는 시간동안에는 지금도 다니는 수영 마사지 등...
육체적인 미를 유지할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남자의 바람이....
특히나 그의 경우엔
육체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이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모임을 통해 알게 되었고..
짧은 시일내 해결할 수 없다는 그 문제는
그저 침묵과 방관만이 정답이란 것 또한 알았기에 그에 충실하려 했으며...
제대로 이루어지는 날이 거의 없던 퇴근시간에 맞춰..
혼자 먹든....쉬어서 버리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저녁상을 준비한 채 기다리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느지막히 퇴근한 그에게...
많은 대화를 청하지도 않았고...
천한 몸짓으로 그를 원한다 말하지도 않았으며...
오직...
눈으로 그의 그림자만 쫓으며.....시간을 죽여야만 했다.
“야 그렇게 해서 잡힐 것 같으면..세상 여자들 다 그러지.......”
물론...
그러한 이유로 잡힌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의 시선은 점차 내 시선과 맞닿아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듯 했고..
“찰싹!!!!!!!찰싹!!!!!!!찰싹찰싹!!!!!!!!!”
“살려줘요.........흐악.........너무 좋아요.......흐앙.......”
“찰싹찰싹찰싹!!!!!!!!찰싹찰싹!!!!!!!!”
“너무좋아......너무 좋아서.......흐악........까무라칠것 같애.......흐앙.....”
“바로 누워.....”
‘덜덜덜덜...........덜덜덜덜.....’
“찰싹...........”
“흡..........아파..요......”
“여긴 안좋아?”
“아파.............요.....”
“찰싹......찰싹...........”
“그래두.....?”
“흡............넣어줘요........제발.......”
“다시 돌아!!”
“.....................”
“찰싹!!!!!!!!!철썩!!!!!!!!!”
“흐악!!!!!!!!!!!아파....아니 좋아......흐엉......”
“집에서 밥먹고 궁뎅이만 키우냐? 어째 점점 더 커지는것 같애.......찰싹찰싹!!!”
“흐악!!!!!!제발........제발 자기 자지 넣어줘.............흐앙.......”
“넣으면 뭐 해줄건데? 찰싹!!!!!!젖탱이는 아프다고 싫다니까....뺨이라도 맞아볼래? 찰싹!!”
“마구마구 박아줘요.......제발.......네?”
또 점차.....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존재는 나란 년 뿐이란걸
말 대신 몸으로 표현하며..
우리의 보금자리에 서서히 주저 앉아갔다.
“이제 안아프지?”
“하아.......네......나....미친 것 같아요........”
“음란하긴 하지....세상에 누가 알겠어? 네가 이렇게 요부짓을 하는지...안그래?”
“하아......나 막 흘러.......어떡해요......하아.....”
“며칠전엔 설정이 과하다 싶었는데.....단순히 설정만은 아니었나봐?”
“흡........대체 어디까지...........하앙......너무 깊이 넣었어요......하아...”
“네개 들어갔는데.....하나 더 넣어볼까?”
“아니..아니아니......하아..........하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쑤신다.......발가락 빨고 있어.....”
“하아하아......네.........흡.........파아..........끼악......”
“이 씹보지.....홍수났네 홍수났어....자지를 그렇게 쳐받아도...또 이러는거 보면 넌 나 없이 못살 년이야........그래 안그래!!!!!!!!”
“흐극흐극......흐극흐극...........자기야...........흐그극.........”
“발 똑바로 안빨아!!!!!!!!!!!!!쭈걱쭈걱~~쭈걱주걱~~~”
“컥컥........쭙쭙..........흐아악!!!!!!!!”
평생의 동반자라 불리우기를 소원했기에...
그때의 난...
그가 농으로 던지던 진정한 한 마리의 가축과 다름없는 생활을 견뎌내야 했고...
그 후로도 한동안은...
계속 그러한 생활에 매몰되어 가야만 했다..
“변명하고 싶진 않지만...압박과 견제가 심했어.....”
“내가 속 좁은 년으로만 보였죠?........”
“말해도 이쪽 생리를 잘 모르니까.. 이해 못할게 뻔하고........그걸 다독여주던 존재이기도 했어......”
“설마 지금도 만나는 건 아니죠?”
“결혼해서 애가 둘이라더라.......난 그런 유부녀에 관심 없다네.....”
“피..........하여간 못됐어.......이유야 어찌됐든...자기가 잘못했으면서.....괜히 나한테 화풀이나 일삼구....”
“3~4년 후엔......개원할까 해......”
“왜요!!!!!!!!!갑자기 그게 무슨....”
“시골 가서 살자........”
“시골이라면 어딜......설마 고향 가자는 말씀은 아니죠?”
“왜....싫어?”
“자기야!!!!!!!!!!!!!!”
“키키.......농담이야.....아직은 아니지.....좀 더 나이들면 모를까...지금은 절대 그럴 수 없지”
“....................”
“우리 씹보지....맛 떨어지면 그때나 내려가서.....맑은공기 맞으며 새롭게 태어나봐야지..키키..”
“이긍....하여간 못말려.........”
변해가던 몸은...
변해갈 수 밖에 없었던 몸은...
그 시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부풀어만 갔고....
터지기 일보직전으로 변하던 몸뚱아리는........
비록 그의 욕구충족을 위해 시작되었지만...나의 육체적정신적 변화를 스스로 도모하며...
그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진정한 색녀로 거듭나게 했다.
“내 몸에서 암내 비슷한 향이 났대..”
“암내? 겨드랑이에서 나는 그 냄새 말하는거야?”
“아니..그런게 아니구......그 사람 표현을 빌리자면....마치 발정난 암컷이 사방에 뿌려대는 그런 향기....”
“풉......살다살다 별소릴 다 듣는다.....도대체 그 냄새 정체가 뭔데? 뭐길래.........”
“그가 완연하게 돌아왔다는 걸 느꼈지만....그때 이미 난 돌이킬 수 없을 만큼....그래 발정 났다는 표현말고는 설명할 게 없다....발정난 암캐나 다름없었어....”
“허어......진짜 미치겠다.....너흰 다른 별에 사는 사람 같애....내가 알던 친구....그 친구들이 맞긴 한거니? 너 혹시 외계인 아니야?”
“퇴근하고 그 사람 저녁식사하는 동안....내가 어떡하고 있었는지 들으면.......풉.....그때 기억만 떠올려도 얼굴 발개진다......에휴......”
비단...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가 반나체로 만든 그를 자극하던 것 뿐 아니라...
그 때의 난..
내 스스로 그어놨던 한계선을 훌쩍 뛰어넘는 요염으로 그의 사랑을 갈구했고...
“보지속에....가득 싸줘요.........하앙....”
‘애가 생기면....무조건 좋아질 수 밖에 없어.....’
꼭 그 조언이 아니었더라도...
그를 닮은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소망이 차올라 왔기에...
한 방울도 놓치지 않으려 애써야 했다.
그러나...
나의 소망은 결국 물밑에서만 잠겨 있어야 했던 날들만 계속되었고......
“연락 갑자기 끊긴 건 미국 갔을때라고 했지?”
“응...그 사람 방문 부교수 자격으로.....볼티모어에서 2년 좀 넘게 있다 왔지......”
“혼자 보냈으면 완전 날개를 달았을거야 그치? 키키키....”
“난 기대도 않았는데...어느날 그 사람이 준비하라고 하더라구...근데 그 사람이 말해줬을땐 이미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제대로된 준비도 못한 채 무작정 따라 나서기만 했는데....덕분에 무지 혼났지 뭐......”
“그래두...촌년이 어뭬리카 구경도 하고.....출세했네 출세했어.....키키키......”
“거기서 2년 반 있다 오니까.....서울이 그렇게 예쁘게 보이더라....그 때의 서울 하늘은 지금도 못잊어........”
“이 더러운 도시가 뭐가 그리 좋다구......쩝...”
“그렇게 괴롭히던 우울증도 금방 나았으니까...내 입장에선 그럴만도 하지 뭐..”
“허어.....설마 거기서도 바람 핀거야?.....”
“아니...그 이후론 그러지 않았어.....오히려 서울 있을때보다 여유가 많아서 놀러도 많이 다니고 했는데...”
“그런데 왜 우울증이 왔대?...하긴...그 몹쓸 병은 무지 행복할때도 느닷없이 찾아오곤 한다더라만..”
그 소망은..
30대의 중반을 훌쩍 넘어선 그때까지도 내겐 너무나 간절했던 기억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래도 귀국하자마자 젊디젊은 나이에 사모님 소리 듣게 되고.....너같은 삶도 흔치 않아 이것아...복에 겨운 줄 알어...”
“휴우..........글쎄......잘 모르겠다...어떤 삶이 더 나은 삶인지는......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애매모호하기만 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한다.....그나저나 세미나 간 그 인간은 언제 귀국해?”
“내일...안그래두 아침에 공항 나가볼까하구......스텝들이랑 같이 움직여서 반길까 싶다만...그래두....”
“이쁘게 단장하고 나가봐.....혹시 알어? 공항에서 막 덮칠지?..키키키키.....”
“행여나.........풉....”
잡히지 않는 것을 어쩌랴.......
현재에 만족하며 살면 그만인 것을...........
아등바등....
잡아야 할 존재는 분명 잡고 살아왔기에...
분명 지금 내 옆에 존재하기에....
더 이상의 미련은 과욕이라는 것 또한 절감하기에....
나는 오늘에 감사 할 뿐이고.....
“주희 이제 집에 오지 말라고 해....당분간 밖에서도 만나지 말고...알겠어?”
“좋아서 찾아오는데..어떻게 그래요?..”
“그리고 그놈에 추억놀인지 뭔지 그것도 이제 그만해!..한번만 더 옛날 기억 끄집어냈다간 정말 그냥 안넘어가!!!!”
“...........................”
“내가 너 처음 그럴 때부터 예상은 했어..,,결국 이 꼴이잖아!!!!!!”
“...........................”
감사하지만....
충분히 감사드리지만...
그 아픔은 그런 감사 따위로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듯 했다.
“말해놓을 테니까....병원 다녀가고...”
“그럴것 까진 없어요...”
“네가 의사야? 네 멋대로 판단하지마...”
“자기야........”
그래....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고집부려 봤자....
결과는 너무 명확하게 나를 덮칠게 뻔하므로....
하지 말아야지....
과거를 돌이키며..
웃음짓고 눈물 흘려야 했던 감정은 그 기복이 점차 심해져갔다.
그것은 누구보다 내 자신이 가장 먼저 인지했지만..
나 못지않게 그 또한 금세 알게 된 듯 했고...
말라면...
말아야지....
난 그런 여자다.............
완결...
“어머니 아들.....자랑스러운 아들....얼마 안있으면 중요한 시험 있어요...그곳에서라도 잘 보듬어주세요...”
“..........................”
“저 이만 갈게요....민수 오면....또 찾아뵐게요...”
가뜩이나 인적 드문 시골 마을은...
도시와는 달리 겨울바람을 피할 작은 공간조차 없었기에..
더욱 차갑게만 느껴졌다.
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원하던 도시의 생활을 포기한 채..
고향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던 그의 친구 ....
고마운 그 친구는...
그의 엄마 묘소가 방치된 모습으로 보이지 않도록 무던히도 애를 썼고..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비록 겨울임에도 따뜻한 온기까지 느껴지는 듯 해..
주제넘지만...
그를 대신해 작은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격히 느려진 일상.......
게을러졌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하겠지만...
난 고향집에 돌아온 지 불과 사흘도 되지 않아...
그 동안의 긴장을 모두 내려놓기에 이르렀고...
밤과 낮이 따로 구분되지 않을 만큼 대부분의 시간을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메우는 것으로 보내고 있었다.
하루....이틀.........일주일...........
또 일주일.........
또 다시 일주일..........
시간이 어쩜 이렇게 느리게 흘러가는 건지...
왜 예전엔 몰랐을까 싶기도 했지만...
어쩌다 걸려오는 그의 전화는 그와는 반대로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있었고...
그에 대한 그리움과...
시간에 대한 원망으로 지새던 날들만 또다시 내 앞에 펼쳐내곤 했었다...........
내려온 지 며칠간은
나의 몸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듯 해서 기분좋게만 느껴졌던 맑은 공기.
그것마저도 점차 싫어지고....
꿈결에서조차 아늑하게만 들려오던 엄마의 잔소리도
점점 지긋지긋해져오기 시작하던 시간...
급격히 추워진 날씨는...
산너머로 해가 떨어지기 전 동네를 한바퀴 돌던 산책마저 등지게 했고...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밖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씻는 것도 점차 귀찮아져...겨우 양치만 하곤 하던 반폐인의 모습을 양산하고 있었다.
“어휴 저 화상!!!!!!빨리 따라나서!!!!!!!”
“매일 샤워 하는데 뜬금없이 웬 목욕탕이야!!!!!!”
“얼른 옷 안입을래!!!!!!!!!!!!”
새해를 맞이하면서도 하지 않았던 목욕..
신년의 해가 이미 내 눈에서 사라진 지 수일이건만..
엄마는 그날 아침부터 유난히도 폐인 딸을 닦달하기만 했고...
터덜터덜.........
당장 길에서 멈춰도 이상하지 않을...
엄마의 오래된 트럭을 타고 나는 결국 목욕탕이 있던 시내로 나서야 했다.
“화장도 좀 하고 이것아......어휴!!!!!!”
가는 내내...
목욕탕에서도.......
돌아오는 길에도 줄곧 잔소리를 내려놓지 않던 나의 엄마...
“나 왔어....”
“...................”
“엄마아들 왔다구!!!!!!!!!!!!”
“.......................”
“엄마 아들....이제 반은 의사야......히히히히.........”
“.......................”
“졸업하고 모자 씌워줄랬는데...졸업식 땐 못올것 같아서......미리 왔지롱.....흐흐흐흐..”
“..........................”
“동률이 놈이 우리 엄마머리 이쁘게도 가꿔놨네...히히......”
“..............................”
“날씨는 좀 춥지만......그래도 울 엄마 품이 제일 따뜻하니까......”
‘벌러덩~~~~~’
“좋다!!!!!!!!!!!!!!!!!!!!!!!!!역시 울 엄마 품이 제일 따뜻해....키키키..........”
“............................”
“좋은데....정말 좋은데................시발!!!!!!!!!.......이 좋은 세상 두고 왜 그렇게........하아........”
“............................”
“울 엄마.....보고 싶다.......진짜로진짜로...한번만 만져봤음..한번만 안겨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
“진짜롱.,.........하아......”
“내일 또 올게.....잘 자 엄마......”
“.....................................”
“앗차차 내 정신 좀 봐라....엄마...내일은 꼬리에 누구 하나 달고 올거야...뭐 먼저 와서 인사 했을수도 있고....잉~~~~..호랑이 아가씨 언제 저기 숨어 있었대?...”
아침부터 서둘러 댄 엄마 덕분에...
그가 나를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와 그의 엄마의 재회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고.......
나를 향해 힘차게 벌어지던 눈물 젖은 그의 품으로...
엄마 앞이라 조금은 주저해야 했지만...
부끄러이 안겨 갈수 있었다.
“흡흡흡......밖에서 들어요...어쩌려구 정말.....흡흡흡.....”
“몰라몰라.....지금은 내가 훨씬 급해......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돌아가신 아빠의 생일상과도 비교가 되지 않던 저녁상..
나의 엄마는....
당신이 준비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뛰어넘은 저녁상을 준비하여 그를 맞았고...
올해 대학 2학년에 올라가던 첫째 동생...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던 막내의 올라간 눈꼬리에도 전혀 개의치 않으며
그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깔깔깔깔...낄낄낄낄.....’
동생들과 엄마가 한데 모여 정담을 나누는 사이...
준비한 양에 비례하는 설거지에 묻혀있어야 있던 나 역시도...
얼굴에 드리워지던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엄마...나 엄마 몸빼 하나 주세요...집이 너무 더워서 땀차...”
“정말 내거 입어도 되겠어? 무지 작을텐데...
“뭐 어때요...집안에서만 입을건데...무릎까지 걷고 입죠 뭐....얼른 주세요..”
“잠깐만 기다려봐....어디보자..........이걸 내가 어디다 뒀더라......”
“푸하하하하하하.........오빠......정말 웃겨요....당장 벗어요...”
“그렇게 웃겨?”
“거울 한번 보세요....지금 모습 얼마나 웃긴데......키키키키키.....”
“쯧쯧.......오빠가 뭐야 오빠가......형부라 불러야지..........쯧....”
엄마를 대하는 태도는 물론..
엄마의 괜한 핀잔에 입가를 샐쭉거리던 동생들과도 허울 없이 어우러지던 그는...
마치 자신의 고향집인양...거실에 드러눕기도 했고...
“요놈은 내가 초여름에 따서 짜낸 거고............그래 고놈은 가을녘에 따서 직접 내린거니까 다 먹고 가.......갈때도 두어병 싸줄테니까 들고가고잉~~~”
엄마가 퍼다 날르는 각종 열매의 액기스와 진액에
발간 얼굴을 드러내며 취해가기도 했다.
“내 보지....딱 먹기좋게 살 올랐구만.......느낌이 달라......퍽퍽퍽퍽퍽!!!!!!”
“흡흡흡흡....정말 다 들리겠어요.......흡흡흡......하아.....”
“오랜만에 딸년 품는 사위를 애처로와하시겠지.....그나저나 내 씹보지...맛 정말 죽이는데...퍽퍽퍽!!!”
“흡흡흡......다 찢어져......흡흡........”
“찢어지면 꿰매줄게 걱정마........퍽퍽퍽퍽퍽퍽!!!!!!!!!!!!”
“흐악흐앙......흐악...............”
또한...
“오빠......아니 형부.......”
“어? 왜에~~~?”
“여기 수험생도 있는데... 반가움의 표시는 적당히 좀 하시지...”
“아 막내처제가 이제 수험생이구나......히야...세월 빠르네.....코 찔찔이일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3이라니.......허어.....”
“제가 언제 코 흘렸다구 그래욧!!!!! 그런적 없거든요!!!!”
“에이.......다 기억나는데 뭘.........언니한테 물어볼까 긴지 아닌지?”
“피.......암튼.........둘째언니 부탁....명심해주세용!!!!!!!!”
“뭔 부탁? 아.............그래그래...흐흐흐...”
동생들의 애교 섞인 핀잔에도 전혀 굴하지 않은 채..
“자기야....지금 대낮이에요.....”
“뭐 어때...집에 큰 처제 말곤 아무도 없잖아....”
“그러니깐요....동생 있는데 낮부터....끼악...”
“수험생 공부 방해된다고 밤에는 자제해달라잖아......키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나를 안아오기도 했으며....
나 역시...
그러한 그의 마음과 다를 바 없었기에.....
기꺼이 그의 품을 차지하고야 말았다.
“졸업하고 바로 식 올릴려고 했는데....상황이 좀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레지 시작 전으로 미뤄야 하겠습니다.”
“그래...그런건 뭐 중요한건 아니니까...그저 몸이나 안상하게 조심하구...”
“제 걱정은 안하셔도 되구요....이제부턴 엄마도 건강 체크 꼬박꼬박 하셔야 해요..”
“그래그래.....누구 말인데 허투루 듣겠어...내 그렇게 하도록 할게..”
“졸업식할 때 꼭 오시구요...”
“그려그려...........”
아들 같았던 예비사위...
여자 밖에 없는 집안에 듬직하기 그지없던 그라는 존재의 출현은...
잃어버린 가장의 자리가 메워지는 듯 해...
당신의 눈동자를 촉촉이 젖어들게 하고 있었고...
우리는 ..
멀어져가는 등 뒤의 그녀들을 느끼며...
다시 서울로 되돌아왔다.
“바빠요?”
“눈 코 뜰새 없지....왜?”
“속옷은 있나해서......”
“이틀에 한번 갈아입기도 힘들어...반 넘게 남아있을거야..”
“밥은 먹구 하는거에요?”
“내가 밥을 먹긴 했나? 모르겠다....까먹었어.....키키...”
“이긍.......지난번에 보니까 많이 말랐던데.....끼니 거르지 마요.....알겠죠?”
“금요일날 오프니까....그땐 들어갈 수 있을거야....문단속 잘 하고 자..알겠지?”“네....그럴게요...”
정신없음의 최고봉 중 하나였던 그의 인턴생활....
그는 어렵지 않게 자신의 모교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석사..
추후의 박사 과정까지
물심양면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한 은사님의 도움으로...
오직 공부에만 매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역시...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가 없는 대부분의 밤 시간은...방통대를 다니며...
그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자리해있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었지만...
“제일 바쁜 곳중 하나라면서요?”
“키키키....난 네 말대로 변태가 맞나봐..힘든 게 좋아..”
“또 4년을 어찌 보낼지......휴우.....”
“그 전에....희정아......”
“네?”
“결혼은 해야지......”
“피.....시간이 나야 식을 올리든 뭘 하든 할거 아니에요..”
“프로포즈는 예전에 했고......날만 잡음 되지?”
“정말? 정말 할거에요?”
“당연히...해야지.....약속인데....너 뿐 아니라..네 가족....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인데....지켜야지..안그래?......”
“염치 없지만...나 자기 그말만 들어도 고마운거 있죠.....”
“염치없긴......지금까지 나 안버리고 잘 데리고 산게 어딘데....앞으로도 그럴거구...그치? 나 안버릴거지?”
“피....내가 자길 왜 버려.......말도 안돼.......”
우리는 그의 호언대로...
그의 레지던트 생활 시작 전....
가까운 친지들만 모신 채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르렀고...
모든 것이 하나가 된...
진정한 부부의 2001년 새해를 맞이 하고야 말았다.
비록...
신혼생활은 다 쓰러져가던 혜화동의 귀퉁이집에서 시작되어야 했지만...
일주일에 신랑 얼굴 한번 보기 힘든 새색시의 고된 삶을 살아야 했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기꺼이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의 신혼여행이 있었기에..
어엿한 그의 색시이기를 자부했고...
“계속 잠만 잘거에요?”
“졸려졸려...졸려 죽긋다........”
“신혼여행 와서 잠만 자다 가게 생겼어.......좀 일어나봐요......응?”
그의 나이 27살...
난 그보다 한 살 적은 26살의 청춘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진짜 하루 건너 한번?”
“젊어서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데?....”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하아....대단하다 대단해...난 그냥 나 열받으라고 하는 농담인줄 알았는데.....”
“우린 신혼생활이 없다시피 했으니까......그래서 더 그런 것 같아..”
“그래도 나이를 생각해야지...이제 우리 사십대라구 사십대....이것들이 정말...”
한 살씩 먹어갈수록...
나의 몸은 익을대로 익어갔지만...
그의 바쁜 삶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고....
꽃 같았던 이십대 후반의 그 시간 또한
홀로 지새우다시피 하며...
그렇게 떠나보내야만 했으니...
“펠로우는 다른 병원에서 할까 해...”
“얘기 오간 곳은 있어요?”
“그러니까 옮기지.....여긴 남아있어봐야 세월만 흘러갈거고...이젠 페이도 생각해볼 문제라....옮기기로 했어..”
“그래두.....선생님께선 뭐라고 말씀 안하세요? 설마 아직 말씀 안드리건 아니죠?”
“교수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뭔 소리야...”
“정말요? 휴우...그럼 다행이긴 한데.....”
“어디로 가는지는 안물어봐?”
“히히....자기 일은 자기가 잘 알아서 하잖아요..말을 하고 싶어도 아는게 있어야 제가 참견을 하든가 할텐데...”
“강남 A병원....”
“우와.......진짜?”
“어...전임의 생활만 잘 견디면 될 것 같애......그것두 길어봐야 2년이고...”
“그럼 그 다음은 뭐가 되는거에요?....설마... 교수는 아니죠?”
“언감생심... 꿈도 꾸지마셔......그때 내 나이가 몇인데 벌써 교수야 바보야...키키..”
“하긴.....또 여기저기 다니면서.......그래야겠죠....맞죠?”
“우리 가축...또 서당개 풍월 읊는다....그때일은 닥쳐봐야 아는거지 뭘....”
“피........”
내가 30 이라는 수의 나이를 눈앞에 둘 때까지도...
그의 생활은 변함이 없었는데..
“그럼 그때부터?”
“흠.....꼭 그것만은 아니지만...아무래도 그때 되니까...예전보다는 여유가 많이 생기긴 했지..”
“십년 넘게 기다린 보람이 느껴지는 시절이었겠네...”
“아가를 보기 위해서......많이 노력한 시간이기도 했고..”
“이긍......쯧..”
“네 말대로...둘 사이가 너무 좋았나봐....들어올 틈이 없었을만큼...”
“그 말에..............웃어야 할지...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난 그래두....그 시절이 제일 행복했어....그 사람과 함께 한 시간도 많아졌고.. 그 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들도 조금이나마 누리기 시작했으니까....”
“하긴...그땐 아직 나이도 어렸으니까.....그랬겠다..”
“응.....솔직히 삼십대 중반까지는 아가가 간절하지도 않았고...물론 그 사람은 또 달랐겠지만....난 그랬는데.....휴우.....”
“그래도 사이가 워낙 좋으니까...언젠가 들어서두 설거야...너무 스트레스 받지마..”
“응...이젠 안그래........”
군대를 어떠한 이유로 면제받았는지는 몰라도.....
3년이라는 시간을 번 덕택에...
누구보다 연속성이 강했던 탓에..
병원내에서 그의 성장은 다른 이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급진적인 듯 했고..
병원을 옮긴
전임의 초창기시절만 해도
이런저러한 이유로 인한 스트레스로 앓는 일이 다반사였건만...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는 것처럼 느꼈을 땐 이미..
그의 스케줄은 레지던트 1년차를 능가할 만큼 살인적이 되어 있기도 했다.
수술...
또 수술...
또.......
주말이건 휴일이건......
마치 그는 가정도 없고 연인도 없는 만년 솔로이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아닌...
병원과...환자들과 결혼한 사람이 되어버린 듯 했는데....
“헐...........그래서?”
“누구냐고 물었지.....누구길래 한밤중에 이런 내용의 문자를 보내냐....”
“허허...그래...그랬더니 네 잘난 남편.....내 친구 그 개놈이 뭐라고 변명하디?”
“순순히 털어놓더라......전에도 말했지만...그래서 더 싸움이 안되는거야..바로 인정해버리니까....다 말하니까......”
“하하하하하.......내가 미친다 아주......하하하하하.....”
“마냥 좋을 것 같지만....의사 와이프들.....특히 나처럼 그쪽 공부 한 사람이 아니면 더 ...마음 고생이 심해.....보는 눈들이 많으니까 무언가 싸움이 될만한 사건이 터져도 혼자 끙끙 앓다 끝내야 할 경우가 많구.....현재 자신이 누리는 것들을 하루아침에 놓아버리기는 싫으니까..더....이유는 전부 다르지만 다들 그렇게 사는 것 같애...”
“너도 그래? 너도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거야?”
“난 또 다르지...몇번이나 말했지만...난........”
“에라이 이년아.....말을 마라......또 사람 속 뒤집을 소리 할라거든...아예 말을 마..”
또한....
그의 일상에 대해서 아는 것은 쥐뿔도 없었던 나의 무지 덕분에...
바깥을 향해 있던 그의 시선은 좀처럼 내게로 돌아서지 않기도 했고...
“흡흐아........하아..............사랑해요......”
“그래.............”
목각인형 같기만 했던 그에게 안기면서도..
나는 그를 결코 추궁할 수 없기도 했다...
“어떻게 다잡았어?”
“성심을 다했지.....”
“언제는 성심 다 안했냐....아무리 노력해도 한번 바람 난 남자들은 쉽게 안돌아온던데..”
“정말.....성심을 다 했어.....”
“허허허..............그래...그랬겠지.....에혀....”
피눈물이 흘렀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곱게 화장을 한 채...
소화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아침상을 준비했고...
그가 출근하고 없는 시간동안에는 지금도 다니는 수영 마사지 등...
육체적인 미를 유지할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남자의 바람이....
특히나 그의 경우엔
육체적인 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이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모임을 통해 알게 되었고..
짧은 시일내 해결할 수 없다는 그 문제는
그저 침묵과 방관만이 정답이란 것 또한 알았기에 그에 충실하려 했으며...
제대로 이루어지는 날이 거의 없던 퇴근시간에 맞춰..
혼자 먹든....쉬어서 버리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저녁상을 준비한 채 기다리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느지막히 퇴근한 그에게...
많은 대화를 청하지도 않았고...
천한 몸짓으로 그를 원한다 말하지도 않았으며...
오직...
눈으로 그의 그림자만 쫓으며.....시간을 죽여야만 했다.
“야 그렇게 해서 잡힐 것 같으면..세상 여자들 다 그러지.......”
물론...
그러한 이유로 잡힌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의 시선은 점차 내 시선과 맞닿아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듯 했고..
“찰싹!!!!!!!찰싹!!!!!!!찰싹찰싹!!!!!!!!!”
“살려줘요.........흐악.........너무 좋아요.......흐앙.......”
“찰싹찰싹찰싹!!!!!!!!찰싹찰싹!!!!!!!!”
“너무좋아......너무 좋아서.......흐악........까무라칠것 같애.......흐앙.....”
“바로 누워.....”
‘덜덜덜덜...........덜덜덜덜.....’
“찰싹...........”
“흡..........아파..요......”
“여긴 안좋아?”
“아파.............요.....”
“찰싹......찰싹...........”
“그래두.....?”
“흡............넣어줘요........제발.......”
“다시 돌아!!”
“.....................”
“찰싹!!!!!!!!!철썩!!!!!!!!!”
“흐악!!!!!!!!!!!아파....아니 좋아......흐엉......”
“집에서 밥먹고 궁뎅이만 키우냐? 어째 점점 더 커지는것 같애.......찰싹찰싹!!!”
“흐악!!!!!!제발........제발 자기 자지 넣어줘.............흐앙.......”
“넣으면 뭐 해줄건데? 찰싹!!!!!!젖탱이는 아프다고 싫다니까....뺨이라도 맞아볼래? 찰싹!!”
“마구마구 박아줘요.......제발.......네?”
또 점차.....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존재는 나란 년 뿐이란걸
말 대신 몸으로 표현하며..
우리의 보금자리에 서서히 주저 앉아갔다.
“이제 안아프지?”
“하아.......네......나....미친 것 같아요........”
“음란하긴 하지....세상에 누가 알겠어? 네가 이렇게 요부짓을 하는지...안그래?”
“하아......나 막 흘러.......어떡해요......하아.....”
“며칠전엔 설정이 과하다 싶었는데.....단순히 설정만은 아니었나봐?”
“흡........대체 어디까지...........하앙......너무 깊이 넣었어요......하아...”
“네개 들어갔는데.....하나 더 넣어볼까?”
“아니..아니아니......하아..........하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쑤신다.......발가락 빨고 있어.....”
“하아하아......네.........흡.........파아..........끼악......”
“이 씹보지.....홍수났네 홍수났어....자지를 그렇게 쳐받아도...또 이러는거 보면 넌 나 없이 못살 년이야........그래 안그래!!!!!!!!”
“흐극흐극......흐극흐극...........자기야...........흐그극.........”
“발 똑바로 안빨아!!!!!!!!!!!!!쭈걱쭈걱~~쭈걱주걱~~~”
“컥컥........쭙쭙..........흐아악!!!!!!!!”
평생의 동반자라 불리우기를 소원했기에...
그때의 난...
그가 농으로 던지던 진정한 한 마리의 가축과 다름없는 생활을 견뎌내야 했고...
그 후로도 한동안은...
계속 그러한 생활에 매몰되어 가야만 했다..
“변명하고 싶진 않지만...압박과 견제가 심했어.....”
“내가 속 좁은 년으로만 보였죠?........”
“말해도 이쪽 생리를 잘 모르니까.. 이해 못할게 뻔하고........그걸 다독여주던 존재이기도 했어......”
“설마 지금도 만나는 건 아니죠?”
“결혼해서 애가 둘이라더라.......난 그런 유부녀에 관심 없다네.....”
“피..........하여간 못됐어.......이유야 어찌됐든...자기가 잘못했으면서.....괜히 나한테 화풀이나 일삼구....”
“3~4년 후엔......개원할까 해......”
“왜요!!!!!!!!!갑자기 그게 무슨....”
“시골 가서 살자........”
“시골이라면 어딜......설마 고향 가자는 말씀은 아니죠?”
“왜....싫어?”
“자기야!!!!!!!!!!!!!!”
“키키.......농담이야.....아직은 아니지.....좀 더 나이들면 모를까...지금은 절대 그럴 수 없지”
“....................”
“우리 씹보지....맛 떨어지면 그때나 내려가서.....맑은공기 맞으며 새롭게 태어나봐야지..키키..”
“이긍....하여간 못말려.........”
변해가던 몸은...
변해갈 수 밖에 없었던 몸은...
그 시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부풀어만 갔고....
터지기 일보직전으로 변하던 몸뚱아리는........
비록 그의 욕구충족을 위해 시작되었지만...나의 육체적정신적 변화를 스스로 도모하며...
그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진정한 색녀로 거듭나게 했다.
“내 몸에서 암내 비슷한 향이 났대..”
“암내? 겨드랑이에서 나는 그 냄새 말하는거야?”
“아니..그런게 아니구......그 사람 표현을 빌리자면....마치 발정난 암컷이 사방에 뿌려대는 그런 향기....”
“풉......살다살다 별소릴 다 듣는다.....도대체 그 냄새 정체가 뭔데? 뭐길래.........”
“그가 완연하게 돌아왔다는 걸 느꼈지만....그때 이미 난 돌이킬 수 없을 만큼....그래 발정 났다는 표현말고는 설명할 게 없다....발정난 암캐나 다름없었어....”
“허어......진짜 미치겠다.....너흰 다른 별에 사는 사람 같애....내가 알던 친구....그 친구들이 맞긴 한거니? 너 혹시 외계인 아니야?”
“퇴근하고 그 사람 저녁식사하는 동안....내가 어떡하고 있었는지 들으면.......풉.....그때 기억만 떠올려도 얼굴 발개진다......에휴......”
비단...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가 반나체로 만든 그를 자극하던 것 뿐 아니라...
그 때의 난..
내 스스로 그어놨던 한계선을 훌쩍 뛰어넘는 요염으로 그의 사랑을 갈구했고...
“보지속에....가득 싸줘요.........하앙....”
‘애가 생기면....무조건 좋아질 수 밖에 없어.....’
꼭 그 조언이 아니었더라도...
그를 닮은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소망이 차올라 왔기에...
한 방울도 놓치지 않으려 애써야 했다.
그러나...
나의 소망은 결국 물밑에서만 잠겨 있어야 했던 날들만 계속되었고......
“연락 갑자기 끊긴 건 미국 갔을때라고 했지?”
“응...그 사람 방문 부교수 자격으로.....볼티모어에서 2년 좀 넘게 있다 왔지......”
“혼자 보냈으면 완전 날개를 달았을거야 그치? 키키키....”
“난 기대도 않았는데...어느날 그 사람이 준비하라고 하더라구...근데 그 사람이 말해줬을땐 이미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제대로된 준비도 못한 채 무작정 따라 나서기만 했는데....덕분에 무지 혼났지 뭐......”
“그래두...촌년이 어뭬리카 구경도 하고.....출세했네 출세했어.....키키키......”
“거기서 2년 반 있다 오니까.....서울이 그렇게 예쁘게 보이더라....그 때의 서울 하늘은 지금도 못잊어........”
“이 더러운 도시가 뭐가 그리 좋다구......쩝...”
“그렇게 괴롭히던 우울증도 금방 나았으니까...내 입장에선 그럴만도 하지 뭐..”
“허어.....설마 거기서도 바람 핀거야?.....”
“아니...그 이후론 그러지 않았어.....오히려 서울 있을때보다 여유가 많아서 놀러도 많이 다니고 했는데...”
“그런데 왜 우울증이 왔대?...하긴...그 몹쓸 병은 무지 행복할때도 느닷없이 찾아오곤 한다더라만..”
그 소망은..
30대의 중반을 훌쩍 넘어선 그때까지도 내겐 너무나 간절했던 기억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래도 귀국하자마자 젊디젊은 나이에 사모님 소리 듣게 되고.....너같은 삶도 흔치 않아 이것아...복에 겨운 줄 알어...”
“휴우..........글쎄......잘 모르겠다...어떤 삶이 더 나은 삶인지는......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애매모호하기만 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한다.....그나저나 세미나 간 그 인간은 언제 귀국해?”
“내일...안그래두 아침에 공항 나가볼까하구......스텝들이랑 같이 움직여서 반길까 싶다만...그래두....”
“이쁘게 단장하고 나가봐.....혹시 알어? 공항에서 막 덮칠지?..키키키키.....”
“행여나.........풉....”
잡히지 않는 것을 어쩌랴.......
현재에 만족하며 살면 그만인 것을...........
아등바등....
잡아야 할 존재는 분명 잡고 살아왔기에...
분명 지금 내 옆에 존재하기에....
더 이상의 미련은 과욕이라는 것 또한 절감하기에....
나는 오늘에 감사 할 뿐이고.....
“주희 이제 집에 오지 말라고 해....당분간 밖에서도 만나지 말고...알겠어?”
“좋아서 찾아오는데..어떻게 그래요?..”
“그리고 그놈에 추억놀인지 뭔지 그것도 이제 그만해!..한번만 더 옛날 기억 끄집어냈다간 정말 그냥 안넘어가!!!!”
“...........................”
“내가 너 처음 그럴 때부터 예상은 했어..,,결국 이 꼴이잖아!!!!!!”
“...........................”
감사하지만....
충분히 감사드리지만...
그 아픔은 그런 감사 따위로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듯 했다.
“말해놓을 테니까....병원 다녀가고...”
“그럴것 까진 없어요...”
“네가 의사야? 네 멋대로 판단하지마...”
“자기야........”
그래....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고집부려 봤자....
결과는 너무 명확하게 나를 덮칠게 뻔하므로....
하지 말아야지....
과거를 돌이키며..
웃음짓고 눈물 흘려야 했던 감정은 그 기복이 점차 심해져갔다.
그것은 누구보다 내 자신이 가장 먼저 인지했지만..
나 못지않게 그 또한 금세 알게 된 듯 했고...
말라면...
말아야지....
난 그런 여자다.............
완결...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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