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1.
“이긍....산 것도 별로 없는데 15만원이 훌쩍 넘었네.......쯧....”
‘띠리리리....띠리리링~~’
“읔.....여보세요........응 엄마.........잠깐만요.....장바구니 좀.......휴우.........네 여보세요.....네...아뇨..장 좀 보고..트렁크에 싣느라고....하하하.....네...호연이는 외할아버지한테 잠깐 맡기고 저만 나왔어요.....네.........하하하....아뇨....이사하느라고 냉장고 비웠더니 집에 먹을게 하나두 없어서......흐흐.......네.....네.......그럼 주말에 다니러 갈게요.........네에....네.......휴우...........”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으나....
또 한편으론 반드시 익숙해져야만 하는 가장의 부재...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경제적인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넉넉한 잔고가 있었기에...
그 돈이 자신의 돈이 아님을 알지만...
이젠 그런 것에 연연해
삶 자체를 피폐하게까지 할 여유는 없었기에...
그녀의 얼굴은 그가 떠난 시간만큼이나 두꺼워져만 갔고.............
“우쒸.....이런 거 단속도 안하고 뭐하는지 몰라......잠깐 장보는 사이 언제 또 끼워두고 갔는지.......쯧.......”
그녀의 말대로
차량 와이퍼에 끼워져 있던 수많은 전단지를 빼어들어
주차장 한켠의 쓰레기통으로 구겨넣어가던 모습 조차.........
그 세월만큼 억척스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잉........저건 또 뭐야.......”
그러나..
다른 광고전단지와는 사뭇 다른.....
누군가가 황급히 써내려간 듯 보이던 작은 메모 한 장은 ..
시동이 걸려 주인의 탑승만을 기다리던 승용차의 출발을 지체하게 만들고야 말았고..........
“남편분께.. 커플야구모자 씌워주며 처음 떠났던 여행지......오늘 오후 5시....”
지저분한 주차장바닥에 주저앉다시피했던 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떨림과....
일말의 궁금증.....그리고 같은 크기의 두려움으로.....
한참을 그곳에 머물러야만 했으니.....
“호연이는?”
“할아버지가 놀이터 데리고 나갔다.........그나저나 뭘 이렇게 많이 샀어?....온김에 집에서 며칠 쉬면서,, 엄마가 해준 것만 가져가도 그놈의 냉장고 채우고도 남는다니까......쯧쯧..”
“쉴 틈이 어딨다구 그래......왔다갔다하면서 이삿짐 정리도 해야 하고...이삿짐 센터에서 짐 던져놓고 간거 보니까...앞으로도 꼬박 일주일은 해야 그나마 사람 살 모양새가 되겠던데 뭘....휴......”
“그러게 내가 뭐랬어 이것아........좀 비싸더라도 유명한 업체로다가 하라니까...헛똑똑이야 헛똑똑이....”
“아 몰라............엄마는 그것들이나 좀 정리해줘.......난 좀 쉴래......”
“그래...........놀이터 방금 나갔으니까 들어올려면 시간 좀 걸릴게야....그동안만이라도 눈 좀 부치든가......”
“응...............”
낮잠은 커녕.........
친정집 거실 쇼파에 몸을 뉘어도.....
안방으로 옮겨 이부자리를 펼쳐도.......
마트 주차장에서의 메모 한장은 그녀의 정신을 점점 더 또렷하게만 만들고 있었으니..
“엄마....지금 몇시나 됐어?”
“지금.......3시 40분..........왜?”
“아니야.................”
“엄마....지금 몇시나 됐어?”
“지금.......4시 10분.............너 안자니?”
“아니........잘거야........”
“엄마....지금 몇시나 됐어?”
“야 이지연.......너 안자걸랑 나와서 이거나 다듬어........”
“몇시나 됐냐구!!!!!그러게 안방에 시계는 왜 없애서!!!!!! 사람 불편하게.!!!!!!!!!!!”
“허허....저걸 정말........4시 30분............됐니!!!!!!!!”
“..........................”
“얼른 눈부쳐라....조금 있으면 고놈 뛰어들어올텐데...그땐... 자고싶어도 못자...”
“엄마.......여기서 삼척까지 얼마나 걸릴까?”
“음.......차로 가면.....4~50분? 그런데 갑자기 삼척은 왜?”
“아니..............그냥..........”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와 자신...둘 밖에 모르는 추억인데.......
그런 소소한 얘기를 누군가에게 떠벌리고 다니는..그러한 사람도 결코 아니었는데.......
설령 그랬던들......그 누가 있어 자신을......
‘후다다닥~~~~~~~~’
“얘!!!!!너 지금 어디가는거야!!!!!!!!!!!!!”
“엄마.......나 잠깐 삼척 좀 다녀올게.........”
“금방 날 캄캄해올텐데.......거긴 뭐하러!!!!!!!!!!!!”
“급해..........다녀와서.........말해줄게!!!!!!!!!!!!”
“야 이지연!!!!!!!!!!!!!호연아!!!!!!!!!!!!!!!저걸저걸.........쯧.......”
궁금했다....
그만큼...두렵기도 했지만.......
너무도 궁금했다...........
과연 누가.....
둘만의 소중한 추억사이에 자리매김하려 하는지......
그 존재가 자신한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니...
도대체 누구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그 의문으로 인해...
악셀에 가해지던 힘은 평소의 배를 상회하기에 이르렀고..
“띠......띠.......띠..............띵!!!!!!!!!!!!!!!!!!!!!! 5시 뉴스.........”
라디오에서 알려주던 시간과...
차량 한켠에서 뿜어나오던 시각의 상이함에 .......
초조함은 1초..1초.....깜빡이는 불빛의 주기만큼...
그녀의 목을 죄어오는 듯 했다.
‘너무 늦은 걸까?’
예상대로 역시나..........
텅 비어있던 초겨울의 바다............................
그래서 더 아무도 찾지 않는.........
그곳의 주인인듯한 갈매기떼들마저도 잔뜩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숙이던 그곳..............
을씨년스러운 바닷바람은....
황급히 뛰어나오느라 외투도 채 걸치지 못했던 그녀의 체온마저 앗아가고 있었고......
발갛게 달아올랐던 볼 또한.....
그 온도만큼이나 하얗던 백사장을 닮아가야 했으니..............
저 바다를 보고 있자니....
공부에 지쳐 꾸벅꾸벅 졸던
어린 날의 그가 살아돌아오는 듯 해서.....
울고 싶었다..........
펑펑................
아이가 항시 옆에 있었기에 차마 그러하지 못했던 지난 날...
지금이라도..........
펑펑....................소리내어 울고 싶었다.......
“우리 찔찔이......예나 지금이나......그놈의 눈물은......”
생생한 그의 목소리가 파도와 함께 실려오는 듯 하자...
그 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큰 격동의 감정으로 그녀를 몰아쳐왔고..................
“춥다.............”
“흐흐흐흑.................흐흑..............”
“추워서 불알이 다 오그라든다......그만 울고 가자......”
“흐흑......잉?”
그 감정이 최후의 몸부림을 표현하려던 찰나 들려오던 목소리에..............
홱~~~~~~~
급격히 돌려져야 했던 고개......
그리고...........
“누.............누구.........세요?”
“키키.....이게 남편 없는 동안 새살림이라도 차렸나........확..........”
“성.........호?”
“불알은 오그라드는데.......자지는 왜 열이 펄펄 나는지 모르겠다.....뭘 봐!!.사람 얼굴 처음봐? 그만 쳐다보고 빨리 일어나...어디 한적한데 가서 이 죽일놈의 자지 좀 어찌하든가 해야 할거 아냐......”
“정말............정말 자기야? 정말....”
“말 더럽게 안들어요...........안 일어나면 나 혼자 간다?....셋.......둘.........하나..........땡!!!!!!!!!!다음 기회에..”
“자기야? 정말..............내가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이............정말 자기 맞는거야?”
“왜? 국과수에서 그 불타죽은 시신이 나라고 해서.....지금의 내가 내가 아닌걸로 보여?”
“아니.......아니아니..............그건 아닌데.......”
“국과수 그 영감.......내가 죽기전에........소주 한잔 거하게 샀는데.........영감탱이가 여자는 또 어찌나 밝히던지.....그날만 도대체 몇 차를 갔던거야........썅............”
“정말......정말 자기 맞는거지? 내가 지금 환상을 보고 있는 건.....”
“환상 같은 소리 하고 있네..웬 털보가 하나 찾아와서 자지 운운하니까......낯설어?”
“돌아봐...........나 좀 보라구!!!!!!!!!!!”
“앞으로 지겹도록 볼건데......뭘 유난을 떨어..........자.........됐냐? 이제 네 서방 얼굴...잘난 남편 얼굴...제대로 보여?”
“정말...................정말............우리 자기.........우리자기 맞는거지?........”
“누가보면.......너 장님인줄 알겠다.......뭘 만져 만지긴.......”
“정말..........흑.........흐흑...........어떻게..........흑흑흑............”
“지연아..........”
“응.......응응?........흑흑흑...........”
“가장 확실하게 확인하려면......어딜 먼저 봐야겠니?”
“흑흑흑.......흐엉.........흑흑.................응?”
“이 바보......나라는 걸........가장 확실히 알려면.....어딜 봐야하느냐구!!!!!!!!”
“흐엉.....몰라.......몰라몰라...........흑흑흑..................정말......정말 자기 맞는거지? 이거 꿈 아니지?”
“꿈인지 실제인지......확실히 확인할려면........남편 자지 보면 알수 있지 않겠어? 키키키..”
“흐엉....................흐앙...........”
“가자...........모텔이든.......어디든.......가서...확인해보자.........꿈인지..생시인지...얼른!!!!...”
“흐엉..............................”
다시 강릉으로 돌아오는 내내.......
이삿짐이 정리도 안된 썰렁한 집안으로 들어서는 내내........
수십번..수백번도 더.......확인해야만 했던 모습..
얼마나 길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을 온통 덮고 있던 수염이 깨끗하게 털려나가고........
지저분함 일색이었던 몸도 본래의 그것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그녀는.......
아파트 거실을 얼마나 서성거려야 했는지 몰랐다.
얼마나 갈등해야 했는지 몰랐다......
아닐거야..........
아니야...........
맞아..............분명해..
번뇌.........의문.............
도깨비는 아닌지........
귀신은 아닌지.............
하지만........
그러한 잡념들은 욕실문이 열리며 등장하던 그의 전신과 함께.....
금세 연기처럼 사라져가야만 했고........
“빨아...........”
특유의 무미건조한 음성이 실내에 울려퍼지자...........
그제서야 현실이란 것을...........
지금 자신이 꾸고 있는 달콤한 꿈이...
결코 꿈이 아님을 직시할 수 있었는데.
“묻지마.......퍽퍽퍽퍽!!!!!”
“흐앙...흐앙....하아앙......”
“호연이 유치원 등원하는거......하원하는거......커 가는 모습......다 보고 있었고.....퍽퍽퍽퍽.......퍽퍽퍽퍽......너.....아파했던거...슬퍼했던거......모두......보고 있었으니까......묻지마......퍽퍽퍽퍽!”
“끄륵.........그륵..........흐아앙......자기야!!!!!!!!!!!!!!!!!”
“앞으로......한동안은.......발각되기전만이라도.......이렇게 살거야........알겠지?”
“흐엉.......흐엉.........”
“알겠냐고 내 보지!!!!!!!!”
“엉엉엉......나쁜 놈아!!!!!!!!!흐앙.................”
“우니까.....보지가 확 조여드네......키키키......계속 울어봐 그럼....퍽퍽퍽퍽!!!!!!”
“흐앙........흐악..........흐앙..........”
“우는거야...? 좋아서 웃는거야.......? 너 뭐니.....키키.....퍽퍽퍽퍽퍽!!!!!!!!!!!!!!!!!”
하체를 찢어발기듯 거칠게 들이닥치던 그......
몸속을 차지해오던 그것만으로도........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그 느낌만으로도..........
그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할 말도 많고.....
물어볼 말도 많고........
억울한 것도 헤아리기 어려울만큼 많았지만.............
그녀는.........
물어볼 수 없었다.....
아니.....
묻지 않았다..............
“아빠......나....새집인데........짐 정리 하느냐 시간이 이렇게 된지도 몰랐네......응...자고 아침에 갈게...아니 거긴 가다가 다시 되돌아왔어.....응...걔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두 몰라.....응....주무세요..........”
그녀의 입이 벌어진 것은....
오직...
그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그것을 삼켜가는 역할에만 한정되어야 했으니.....
그가 그걸 원하는 듯 했으니...
같이 살아오는 내내 언제나 그러했듯.....
오늘도 그녀는 그의 뜻을 따르려고만 하고 있었고..........
“우리 지연이보지...1년 넘게 묵혔더니...아가씨 보지가 다 됐네?.....너무 맛있어 내보지.....찰박찰박.....”
“하아......하아.........하악....하앙.......”
“이 자지도....더 커진 것 같지는 않아? 푸우욱.......퍽퍽퍽.....그전보다 훨씬 더 딱딱해지고.....퍽퍽퍽퍽....훨씬 더 강력해진 것......빙그르르르.........빙그르르르......퍽퍽퍽퍽퍽!!!!!!!!!!!!같지 않냐고?”
“흐악............흐악...............자기야.............흐악흐앙................”
수차례의 아픔이 수반되어야 했으나...
그 따름의 끝에는..........
지금처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형의 기쁨 또한 동반됨을 알기에.........
“커...........너무 커.......흐악........흐앙......너무 좋아...........흐엉........너무 좋다구...흐엉...........”
눈물은.....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녹아 두 뺨을 타고 흘러 내리고 있었다.
“언니는.....한동안 언론에 시달리나 싶더니.....이젠 제법 괜찮아져서....엄마한테 자주 다니러도 오고.....좋아....인성이도 대학생활 잘 하구 있고....”
“...............................”
“보라는......얼마전부터 교제하는 사람이 생겼어..........”
“.............................”
“지희는 자기 그렇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번 찾아 왔었는데.....자기 그렇게 만든 이 나라에 도저히 정을 못붙이겠다며........이민 생각 하고 있는 듯 보였어....아마 조만간....”
“.............................”
“미혜도 왔었어........승하 데리고...........거긴 친정엄마아빠 전부 ........미혜 사는 곳에 터잡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
“승하 씩씩하드라.........”
“그만 떠들어........귀 간지러워서 못 들어주겠네.......”
“피......이 나쁜놈........불리한 얘기 나올 것 같으니까 미리 선수치는 거지!!!!!!맞아 안맞아 이 나쁜 인간아.........”
“킁............”
“하송이..........그 사람도 다녀갔어..”
“잘 산대?”
“두달 전쯤에 와서........아가 사진 보여주더라......”
“...........................”
“너랑 똑닮았더라 인간아!!!!!!!!!!어휴 정말........내가 그때만 생각하면.........”
“원수같지만........살아 돌아오니까 그래도 좋지?”
“그걸 말이라고 해!!!!!!!!!!!!!!어후..............이름은 호용이로 지었어...유호용....우리 호적에 올랐으니....내가 낳은 아이나 다름없구.............”
“힝........해봐........”
“싫어!!!!!!지금 무슨 뜬금없는 힝 타령이야.......안해!!!!!!!!”
“해봐..............”
“안한다니까!!!!!!”
“해봐봐.......그 소리 듣고 싶어서 혼났단 말야........얼른~~~~”
“힝..............”
“키키키키.........다시 한번.......”
“힝...............쪽..........”
“살 빠졌구나?...”
“응.......쫌........”
“살 빠져서 젖가슴이 몽글몽글해졌다........살 좀 찌워.......”
“피............이젠 할머니 젖 다 됐지 뭘.....살 찐다고 없던 탄력이 다시 붙기라도 할까?”
“입에 물려줘........”
“어휴............이런 모습 보니......우리 자기 100% 맞네 뭐......”
“빨리~~~~~~~”
“자.......우리 큰 아가..........많이 먹고......쑥쑥 커라.......다시는...위험한 곳에 가지말고.....엄마 말 잘듣고.....알겠지?”
“쭙.....................”
“좋아?”
“살아 있으니 이런 호사도 누리는게지........쭙..........쭈웁......좋아..........너무너무......”
“영원히 숨어 사는 한이 있더라도.....앞으로 다시는 일 할 생각마.......알겠지?”
“늙어 죽을때까지...네 젖 만지며...내 보지 단물 빨아마셔가며 살테니...걱정 접어둬.. 쭙쭙..”
“항상 내 옆에만 있으란 말 안할게.....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이렇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데........그런 욕심 절대 안부릴테니까...다시는......다시는 그러지 않는다고 약속해....”
“자지 또 섰다....어쩔거야...키키키키..........”
“약속하라구!!!!!!!!”
“약~~~속~~~~~됐지?.....이놈 빨리 어떻게 좀 해줘...”
“어디서 뭘 하고 살았길래........얘만 이렇게 건강해져서는......쯧........”
“물고기 잡아먹고....전복 따먹고.....죽을날 머지 않은 두 노인네....농삿일 좀 도와드리며 받은 품삯으로 먹고 살았다 왜.....”
“피........말은........”
“안믿기지?......하긴.......나도 그런 내가 안믿겨......키키키....”
“자긴 내 남편이지만........그 속을 알수가 없어...어디까지가 진실이고...어디까지가 농인지....”
“보지나 줘.....”
“힝...........”
“얼른 줘......”
“지저분해졌어...씻고.........”
“지연아.........”
“응.?”
“이젠 좀 실감나?”
“몰라........나 오늘 안잘거야........잠들었다 깨면.........또 사라질 것 같아서......절대 안잘거니까.......오늘 밤 책임져!!!!!!!알겠어? 이 나쁜놈아!!!!!!!!!!!!!!”
“키키키키..........바라던 바야......같이 씻어......”
그녀의 호언대로...
새벽이 밝아올때까지도 울려퍼져야 했던 교성..........
“잠들때까지 빨아줘.......”
굳이 그의 짓궂은 부탁이 없었더라도...
그녀는 눈앞에 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엇이든 응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새근새근.......’
아가처럼..
가벼이 코를 골며 잠들어가던 그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기꺼이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엄마...호연이 유치원 가 있는 동안..아빠랑 잠깐만 이리로 와줘..”
“그러게 내가 정리 같이 하자 그랬지!!!!!이것이 엄마 말 안듣더니.......쯧.......”
그리고.......
날이 밝아오자......
그의 의견을 따라 친정에 이 기쁜 소식을 먼저 알리려 했고........
자신과 다를 바 없었던 부모님의 반응..........
눈물 반...콧물 반의 그 재회를 뒤로 한 채..........
그와 새롭게 시작하는 둘째날의 밤은 찾아오고야 말았으니..........
“아빠 만나면..아직 어려서 유치원에다 무슨 말을 쏟아낼지 모르니...일주일이든.....백일이든....자네가 됐다 싶을때까지...둘이 여기 있게.......호연이는 그 때까지 우리가 잘 돌볼테니까...지 엄마만 잠깐씩 다녀가면 그놈도 별 투정 안부리고 잘 지낼게야..그러니...너무 걱정말고......”
“네 어머님..........”
“너는.........유서방.....몸 좀 보하게 .........아니다아니다.........그건 내가 알아서 퍼 나를테니 너까지 괜히 수선떨지말고....휴우,.......세상에나 세상에나....이일을 어찌......부처님..하나님......용왕님...........모두가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한밤중...
잊을만하면 들려오곤 하던 딸 자식의 울음을 듣지 않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를 한숨으로 지새던 그 자식의 슬픔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 만으로도...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었던........당신들의 바램대로....
그 부부는.......
낮을 밤삼아.........밤을 낮삼아...................
해가 뜨는지.......해가 지는지도 인식하지 못할만큼.......
며칠을 그렇게 뜨거이 불타오르고야 말았다.
1.
“이긍....산 것도 별로 없는데 15만원이 훌쩍 넘었네.......쯧....”
‘띠리리리....띠리리링~~’
“읔.....여보세요........응 엄마.........잠깐만요.....장바구니 좀.......휴우.........네 여보세요.....네...아뇨..장 좀 보고..트렁크에 싣느라고....하하하.....네...호연이는 외할아버지한테 잠깐 맡기고 저만 나왔어요.....네.........하하하....아뇨....이사하느라고 냉장고 비웠더니 집에 먹을게 하나두 없어서......흐흐.......네.....네.......그럼 주말에 다니러 갈게요.........네에....네.......휴우...........”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았으나....
또 한편으론 반드시 익숙해져야만 하는 가장의 부재...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경제적인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넉넉한 잔고가 있었기에...
그 돈이 자신의 돈이 아님을 알지만...
이젠 그런 것에 연연해
삶 자체를 피폐하게까지 할 여유는 없었기에...
그녀의 얼굴은 그가 떠난 시간만큼이나 두꺼워져만 갔고.............
“우쒸.....이런 거 단속도 안하고 뭐하는지 몰라......잠깐 장보는 사이 언제 또 끼워두고 갔는지.......쯧.......”
그녀의 말대로
차량 와이퍼에 끼워져 있던 수많은 전단지를 빼어들어
주차장 한켠의 쓰레기통으로 구겨넣어가던 모습 조차.........
그 세월만큼 억척스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잉........저건 또 뭐야.......”
그러나..
다른 광고전단지와는 사뭇 다른.....
누군가가 황급히 써내려간 듯 보이던 작은 메모 한 장은 ..
시동이 걸려 주인의 탑승만을 기다리던 승용차의 출발을 지체하게 만들고야 말았고..........
“남편분께.. 커플야구모자 씌워주며 처음 떠났던 여행지......오늘 오후 5시....”
지저분한 주차장바닥에 주저앉다시피했던 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떨림과....
일말의 궁금증.....그리고 같은 크기의 두려움으로.....
한참을 그곳에 머물러야만 했으니.....
“호연이는?”
“할아버지가 놀이터 데리고 나갔다.........그나저나 뭘 이렇게 많이 샀어?....온김에 집에서 며칠 쉬면서,, 엄마가 해준 것만 가져가도 그놈의 냉장고 채우고도 남는다니까......쯧쯧..”
“쉴 틈이 어딨다구 그래......왔다갔다하면서 이삿짐 정리도 해야 하고...이삿짐 센터에서 짐 던져놓고 간거 보니까...앞으로도 꼬박 일주일은 해야 그나마 사람 살 모양새가 되겠던데 뭘....휴......”
“그러게 내가 뭐랬어 이것아........좀 비싸더라도 유명한 업체로다가 하라니까...헛똑똑이야 헛똑똑이....”
“아 몰라............엄마는 그것들이나 좀 정리해줘.......난 좀 쉴래......”
“그래...........놀이터 방금 나갔으니까 들어올려면 시간 좀 걸릴게야....그동안만이라도 눈 좀 부치든가......”
“응...............”
낮잠은 커녕.........
친정집 거실 쇼파에 몸을 뉘어도.....
안방으로 옮겨 이부자리를 펼쳐도.......
마트 주차장에서의 메모 한장은 그녀의 정신을 점점 더 또렷하게만 만들고 있었으니..
“엄마....지금 몇시나 됐어?”
“지금.......3시 40분..........왜?”
“아니야.................”
“엄마....지금 몇시나 됐어?”
“지금.......4시 10분.............너 안자니?”
“아니........잘거야........”
“엄마....지금 몇시나 됐어?”
“야 이지연.......너 안자걸랑 나와서 이거나 다듬어........”
“몇시나 됐냐구!!!!!그러게 안방에 시계는 왜 없애서!!!!!! 사람 불편하게.!!!!!!!!!!!”
“허허....저걸 정말........4시 30분............됐니!!!!!!!!”
“..........................”
“얼른 눈부쳐라....조금 있으면 고놈 뛰어들어올텐데...그땐... 자고싶어도 못자...”
“엄마.......여기서 삼척까지 얼마나 걸릴까?”
“음.......차로 가면.....4~50분? 그런데 갑자기 삼척은 왜?”
“아니..............그냥..........”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와 자신...둘 밖에 모르는 추억인데.......
그런 소소한 얘기를 누군가에게 떠벌리고 다니는..그러한 사람도 결코 아니었는데.......
설령 그랬던들......그 누가 있어 자신을......
‘후다다닥~~~~~~~~’
“얘!!!!!너 지금 어디가는거야!!!!!!!!!!!!!”
“엄마.......나 잠깐 삼척 좀 다녀올게.........”
“금방 날 캄캄해올텐데.......거긴 뭐하러!!!!!!!!!!!!”
“급해..........다녀와서.........말해줄게!!!!!!!!!!!!”
“야 이지연!!!!!!!!!!!!!호연아!!!!!!!!!!!!!!!저걸저걸.........쯧.......”
궁금했다....
그만큼...두렵기도 했지만.......
너무도 궁금했다...........
과연 누가.....
둘만의 소중한 추억사이에 자리매김하려 하는지......
그 존재가 자신한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니...
도대체 누구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그 의문으로 인해...
악셀에 가해지던 힘은 평소의 배를 상회하기에 이르렀고..
“띠......띠.......띠..............띵!!!!!!!!!!!!!!!!!!!!!! 5시 뉴스.........”
라디오에서 알려주던 시간과...
차량 한켠에서 뿜어나오던 시각의 상이함에 .......
초조함은 1초..1초.....깜빡이는 불빛의 주기만큼...
그녀의 목을 죄어오는 듯 했다.
‘너무 늦은 걸까?’
예상대로 역시나..........
텅 비어있던 초겨울의 바다............................
그래서 더 아무도 찾지 않는.........
그곳의 주인인듯한 갈매기떼들마저도 잔뜩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숙이던 그곳..............
을씨년스러운 바닷바람은....
황급히 뛰어나오느라 외투도 채 걸치지 못했던 그녀의 체온마저 앗아가고 있었고......
발갛게 달아올랐던 볼 또한.....
그 온도만큼이나 하얗던 백사장을 닮아가야 했으니..............
저 바다를 보고 있자니....
공부에 지쳐 꾸벅꾸벅 졸던
어린 날의 그가 살아돌아오는 듯 해서.....
울고 싶었다..........
펑펑................
아이가 항시 옆에 있었기에 차마 그러하지 못했던 지난 날...
지금이라도..........
펑펑....................소리내어 울고 싶었다.......
“우리 찔찔이......예나 지금이나......그놈의 눈물은......”
생생한 그의 목소리가 파도와 함께 실려오는 듯 하자...
그 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큰 격동의 감정으로 그녀를 몰아쳐왔고..................
“춥다.............”
“흐흐흐흑.................흐흑..............”
“추워서 불알이 다 오그라든다......그만 울고 가자......”
“흐흑......잉?”
그 감정이 최후의 몸부림을 표현하려던 찰나 들려오던 목소리에..............
홱~~~~~~~
급격히 돌려져야 했던 고개......
그리고...........
“누.............누구.........세요?”
“키키.....이게 남편 없는 동안 새살림이라도 차렸나........확..........”
“성.........호?”
“불알은 오그라드는데.......자지는 왜 열이 펄펄 나는지 모르겠다.....뭘 봐!!.사람 얼굴 처음봐? 그만 쳐다보고 빨리 일어나...어디 한적한데 가서 이 죽일놈의 자지 좀 어찌하든가 해야 할거 아냐......”
“정말............정말 자기야? 정말....”
“말 더럽게 안들어요...........안 일어나면 나 혼자 간다?....셋.......둘.........하나..........땡!!!!!!!!!!다음 기회에..”
“자기야? 정말..............내가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이............정말 자기 맞는거야?”
“왜? 국과수에서 그 불타죽은 시신이 나라고 해서.....지금의 내가 내가 아닌걸로 보여?”
“아니.......아니아니..............그건 아닌데.......”
“국과수 그 영감.......내가 죽기전에........소주 한잔 거하게 샀는데.........영감탱이가 여자는 또 어찌나 밝히던지.....그날만 도대체 몇 차를 갔던거야........썅............”
“정말......정말 자기 맞는거지? 내가 지금 환상을 보고 있는 건.....”
“환상 같은 소리 하고 있네..웬 털보가 하나 찾아와서 자지 운운하니까......낯설어?”
“돌아봐...........나 좀 보라구!!!!!!!!!!!”
“앞으로 지겹도록 볼건데......뭘 유난을 떨어..........자.........됐냐? 이제 네 서방 얼굴...잘난 남편 얼굴...제대로 보여?”
“정말...................정말............우리 자기.........우리자기 맞는거지?........”
“누가보면.......너 장님인줄 알겠다.......뭘 만져 만지긴.......”
“정말..........흑.........흐흑...........어떻게..........흑흑흑............”
“지연아..........”
“응.......응응?........흑흑흑...........”
“가장 확실하게 확인하려면......어딜 먼저 봐야겠니?”
“흑흑흑.......흐엉.........흑흑.................응?”
“이 바보......나라는 걸........가장 확실히 알려면.....어딜 봐야하느냐구!!!!!!!!”
“흐엉.....몰라.......몰라몰라...........흑흑흑..................정말......정말 자기 맞는거지? 이거 꿈 아니지?”
“꿈인지 실제인지......확실히 확인할려면........남편 자지 보면 알수 있지 않겠어? 키키키..”
“흐엉....................흐앙...........”
“가자...........모텔이든.......어디든.......가서...확인해보자.........꿈인지..생시인지...얼른!!!!...”
“흐엉..............................”
다시 강릉으로 돌아오는 내내.......
이삿짐이 정리도 안된 썰렁한 집안으로 들어서는 내내........
수십번..수백번도 더.......확인해야만 했던 모습..
얼마나 길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을 온통 덮고 있던 수염이 깨끗하게 털려나가고........
지저분함 일색이었던 몸도 본래의 그것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그녀는.......
아파트 거실을 얼마나 서성거려야 했는지 몰랐다.
얼마나 갈등해야 했는지 몰랐다......
아닐거야..........
아니야...........
맞아..............분명해..
번뇌.........의문.............
도깨비는 아닌지........
귀신은 아닌지.............
하지만........
그러한 잡념들은 욕실문이 열리며 등장하던 그의 전신과 함께.....
금세 연기처럼 사라져가야만 했고........
“빨아...........”
특유의 무미건조한 음성이 실내에 울려퍼지자...........
그제서야 현실이란 것을...........
지금 자신이 꾸고 있는 달콤한 꿈이...
결코 꿈이 아님을 직시할 수 있었는데.
“묻지마.......퍽퍽퍽퍽!!!!!”
“흐앙...흐앙....하아앙......”
“호연이 유치원 등원하는거......하원하는거......커 가는 모습......다 보고 있었고.....퍽퍽퍽퍽.......퍽퍽퍽퍽......너.....아파했던거...슬퍼했던거......모두......보고 있었으니까......묻지마......퍽퍽퍽퍽!”
“끄륵.........그륵..........흐아앙......자기야!!!!!!!!!!!!!!!!!”
“앞으로......한동안은.......발각되기전만이라도.......이렇게 살거야........알겠지?”
“흐엉.......흐엉.........”
“알겠냐고 내 보지!!!!!!!!”
“엉엉엉......나쁜 놈아!!!!!!!!!흐앙.................”
“우니까.....보지가 확 조여드네......키키키......계속 울어봐 그럼....퍽퍽퍽퍽!!!!!!”
“흐앙........흐악..........흐앙..........”
“우는거야...? 좋아서 웃는거야.......? 너 뭐니.....키키.....퍽퍽퍽퍽퍽!!!!!!!!!!!!!!!!!”
하체를 찢어발기듯 거칠게 들이닥치던 그......
몸속을 차지해오던 그것만으로도........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그 느낌만으로도..........
그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할 말도 많고.....
물어볼 말도 많고........
억울한 것도 헤아리기 어려울만큼 많았지만.............
그녀는.........
물어볼 수 없었다.....
아니.....
묻지 않았다..............
“아빠......나....새집인데........짐 정리 하느냐 시간이 이렇게 된지도 몰랐네......응...자고 아침에 갈게...아니 거긴 가다가 다시 되돌아왔어.....응...걔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두 몰라.....응....주무세요..........”
그녀의 입이 벌어진 것은....
오직...
그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그것을 삼켜가는 역할에만 한정되어야 했으니.....
그가 그걸 원하는 듯 했으니...
같이 살아오는 내내 언제나 그러했듯.....
오늘도 그녀는 그의 뜻을 따르려고만 하고 있었고..........
“우리 지연이보지...1년 넘게 묵혔더니...아가씨 보지가 다 됐네?.....너무 맛있어 내보지.....찰박찰박.....”
“하아......하아.........하악....하앙.......”
“이 자지도....더 커진 것 같지는 않아? 푸우욱.......퍽퍽퍽.....그전보다 훨씬 더 딱딱해지고.....퍽퍽퍽퍽....훨씬 더 강력해진 것......빙그르르르.........빙그르르르......퍽퍽퍽퍽퍽!!!!!!!!!!!!같지 않냐고?”
“흐악............흐악...............자기야.............흐악흐앙................”
수차례의 아픔이 수반되어야 했으나...
그 따름의 끝에는..........
지금처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형의 기쁨 또한 동반됨을 알기에.........
“커...........너무 커.......흐악........흐앙......너무 좋아...........흐엉........너무 좋다구...흐엉...........”
눈물은.....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녹아 두 뺨을 타고 흘러 내리고 있었다.
“언니는.....한동안 언론에 시달리나 싶더니.....이젠 제법 괜찮아져서....엄마한테 자주 다니러도 오고.....좋아....인성이도 대학생활 잘 하구 있고....”
“...............................”
“보라는......얼마전부터 교제하는 사람이 생겼어..........”
“.............................”
“지희는 자기 그렇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번 찾아 왔었는데.....자기 그렇게 만든 이 나라에 도저히 정을 못붙이겠다며........이민 생각 하고 있는 듯 보였어....아마 조만간....”
“.............................”
“미혜도 왔었어........승하 데리고...........거긴 친정엄마아빠 전부 ........미혜 사는 곳에 터잡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
“승하 씩씩하드라.........”
“그만 떠들어........귀 간지러워서 못 들어주겠네.......”
“피......이 나쁜놈........불리한 얘기 나올 것 같으니까 미리 선수치는 거지!!!!!!맞아 안맞아 이 나쁜 인간아.........”
“킁............”
“하송이..........그 사람도 다녀갔어..”
“잘 산대?”
“두달 전쯤에 와서........아가 사진 보여주더라......”
“...........................”
“너랑 똑닮았더라 인간아!!!!!!!!!!어휴 정말........내가 그때만 생각하면.........”
“원수같지만........살아 돌아오니까 그래도 좋지?”
“그걸 말이라고 해!!!!!!!!!!!!!!어후..............이름은 호용이로 지었어...유호용....우리 호적에 올랐으니....내가 낳은 아이나 다름없구.............”
“힝........해봐........”
“싫어!!!!!!지금 무슨 뜬금없는 힝 타령이야.......안해!!!!!!!!”
“해봐..............”
“안한다니까!!!!!!”
“해봐봐.......그 소리 듣고 싶어서 혼났단 말야........얼른~~~~”
“힝..............”
“키키키키.........다시 한번.......”
“힝...............쪽..........”
“살 빠졌구나?...”
“응.......쫌........”
“살 빠져서 젖가슴이 몽글몽글해졌다........살 좀 찌워.......”
“피............이젠 할머니 젖 다 됐지 뭘.....살 찐다고 없던 탄력이 다시 붙기라도 할까?”
“입에 물려줘........”
“어휴............이런 모습 보니......우리 자기 100% 맞네 뭐......”
“빨리~~~~~~~”
“자.......우리 큰 아가..........많이 먹고......쑥쑥 커라.......다시는...위험한 곳에 가지말고.....엄마 말 잘듣고.....알겠지?”
“쭙.....................”
“좋아?”
“살아 있으니 이런 호사도 누리는게지........쭙..........쭈웁......좋아..........너무너무......”
“영원히 숨어 사는 한이 있더라도.....앞으로 다시는 일 할 생각마.......알겠지?”
“늙어 죽을때까지...네 젖 만지며...내 보지 단물 빨아마셔가며 살테니...걱정 접어둬.. 쭙쭙..”
“항상 내 옆에만 있으란 말 안할게.....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이렇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데........그런 욕심 절대 안부릴테니까...다시는......다시는 그러지 않는다고 약속해....”
“자지 또 섰다....어쩔거야...키키키키..........”
“약속하라구!!!!!!!!”
“약~~~속~~~~~됐지?.....이놈 빨리 어떻게 좀 해줘...”
“어디서 뭘 하고 살았길래........얘만 이렇게 건강해져서는......쯧........”
“물고기 잡아먹고....전복 따먹고.....죽을날 머지 않은 두 노인네....농삿일 좀 도와드리며 받은 품삯으로 먹고 살았다 왜.....”
“피........말은........”
“안믿기지?......하긴.......나도 그런 내가 안믿겨......키키키....”
“자긴 내 남편이지만........그 속을 알수가 없어...어디까지가 진실이고...어디까지가 농인지....”
“보지나 줘.....”
“힝...........”
“얼른 줘......”
“지저분해졌어...씻고.........”
“지연아.........”
“응.?”
“이젠 좀 실감나?”
“몰라........나 오늘 안잘거야........잠들었다 깨면.........또 사라질 것 같아서......절대 안잘거니까.......오늘 밤 책임져!!!!!!!알겠어? 이 나쁜놈아!!!!!!!!!!!!!!”
“키키키키..........바라던 바야......같이 씻어......”
그녀의 호언대로...
새벽이 밝아올때까지도 울려퍼져야 했던 교성..........
“잠들때까지 빨아줘.......”
굳이 그의 짓궂은 부탁이 없었더라도...
그녀는 눈앞에 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엇이든 응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새근새근.......’
아가처럼..
가벼이 코를 골며 잠들어가던 그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기꺼이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엄마...호연이 유치원 가 있는 동안..아빠랑 잠깐만 이리로 와줘..”
“그러게 내가 정리 같이 하자 그랬지!!!!!이것이 엄마 말 안듣더니.......쯧.......”
그리고.......
날이 밝아오자......
그의 의견을 따라 친정에 이 기쁜 소식을 먼저 알리려 했고........
자신과 다를 바 없었던 부모님의 반응..........
눈물 반...콧물 반의 그 재회를 뒤로 한 채..........
그와 새롭게 시작하는 둘째날의 밤은 찾아오고야 말았으니..........
“아빠 만나면..아직 어려서 유치원에다 무슨 말을 쏟아낼지 모르니...일주일이든.....백일이든....자네가 됐다 싶을때까지...둘이 여기 있게.......호연이는 그 때까지 우리가 잘 돌볼테니까...지 엄마만 잠깐씩 다녀가면 그놈도 별 투정 안부리고 잘 지낼게야..그러니...너무 걱정말고......”
“네 어머님..........”
“너는.........유서방.....몸 좀 보하게 .........아니다아니다.........그건 내가 알아서 퍼 나를테니 너까지 괜히 수선떨지말고....휴우,.......세상에나 세상에나....이일을 어찌......부처님..하나님......용왕님...........모두가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한밤중...
잊을만하면 들려오곤 하던 딸 자식의 울음을 듣지 않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를 한숨으로 지새던 그 자식의 슬픔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 만으로도...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었던........당신들의 바램대로....
그 부부는.......
낮을 밤삼아.........밤을 낮삼아...................
해가 뜨는지.......해가 지는지도 인식하지 못할만큼.......
며칠을 그렇게 뜨거이 불타오르고야 말았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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