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항상 누군가에는 미안하게
지름길로 빨리 가자고 택시를 타기는 했지만, 도로 교통 역시 만만하지는 않다. 곳곳이 공사중이고, 심지어는 교통 사고가 난 곳도 있다. 세계 어느 곳이든지 도시의 금요일 밤이란 들떠있는 것에서 보면 다 똑같은 것 같다. 앞에서 택시 기사가 우리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빠른 길이어서 들어왔는데 .."
"괜찮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셀린이 그에게 안심시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험난한 과정을 겪고, 드디어 우리는 꾸어 쌍-에밀리옹 입구에서 우리는 택시에서 내렸다. 평상시 같으면 30분이면 될텐데, 45분이 넘게 걸렸다.
길의 양쪽에는 레스또랑, 비스트로나 카페들이 엄청 많다. 밖에 내놓은 테이블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하면서 먹고 마신다. 더운 여름이 가고 난 후에 찾아온 차가운 밤공기를 모두 즐기는 것 같다. 길을 걸으면서 셀린은 내 손을 잡았고, 나는 셀린의 그 손에 손깍지를 꼈다. 셀린이 조용히 내게 물었다.
"어때? 옛날에 왔을 때보다 많이 달라졌지?"
"건물들이 깨끗해진 것 같네."
"이 쪽을 관광지로 개발한다고 시에서 돈을 엄청 퍼부었대.
물론 서울에도 이렇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 있겠지?"
"셀린이 서울에 오면 전부 다 구경 시켜줄께.
그러려면 아마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 출국날짜를 연기해야 할껄?"
"하아. .. 정말 기대된다.
내가 기껏 서울에 도착했는데, 너는 뉴욕으로 도망치는 일은 없겠지? 하하."
"설마 그럴까?
내가 파리에 왔을 때, 너는 파리에 있잖아?
네가 서울에 오면, 나도 서울에 있을꺼야."
"상수. 그럼 너도 나 때문에 제네바로 가는 일정을 연기시킨거니?"
"몰랐어?"
"하아. .. 이 남자 때문에 돌겠다."
나는 셀린에게 이렇게 말은 했지만 셀린에게 보여줄 만한 거리를 생각해보았다. 이 곳과 비교될만한 곳이라면 인사동 정도일까? 홀대 앞이나 대학로는 분위기가 시끄러워서 셀린의 취향에는 맞지 않을 것 같다.
장난감을 파는 가게도 있고, 옷이나 그릇을 파는 가게도 몇 군데 있다. 셀린은 걸음을 멈추고, 마치 처음으로 와보는 나이 어린 소녀처럼, 쇼우윈도우 앞으로 바짝 다가가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으로 구경을 한다. 짙은 회색의 짧은 미니스커트가 검은 색으로 보인다. 스커트 아래로는 긴 다리가 시원스럽게 뻗어있다. 하얀 블라우스가 그녀의 몸에 피부처럼 딱 달라붙어서 몸을 감싸고 있다. 짙은 녹색의 가디건이 차가운 밤바람에서 그녀의 굴곡진 몸을 지켜준다.
셀린은 호기심 때문에 쇼우윈도우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걸어야 했고, 또 자주 멈춰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것은 내 취향과는 맞지 않았지만 나는 꾹 참고 셀린에게 속도를 맞췄다. 셀린은 혼자 구경을 하다가 나를 부른다. 그 쇼우윈도우에는 여러 가지 인형들이 전시되어있었다.
"하아. .. 어렸을 때 생각이 나네."
셀린의 손은 다시 내 손을 잡았고, 셀린의 눈길은 인형을 향하고 있지만, 셀린의 머리 속에서는 그녀의 어린 시절 어딘가를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우리는 비지니스를 떠나서 개인적으로도 제법 가까워진 것 같다.
이제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마음먹지만, 내 몸은 다르게 움직인다. 나는 셀린의 손을 놓고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셀린도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몸을 기대온다. 우리는 고개를 돌려서 마주보았고, 우리는 가볍고 짧게, 그러나 여러 번 키스했다.
우리는 길을 건너가서 다른 길로 들어섰다. 셀린이 내게 물었다.
"상수. 파리가 마음에 들어?"
"응. 정말 마음에 드는 도시야. 서울에 있어도 자주 생각해. "
"다행이다."
"앞으로는 더 자주, 더 많이 생각할 것 같아."
셀린이 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내 눈을 하염없이 들여다본다. 나도 푸른 빛이 나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호수를 생각한다. 내 검은 눈을 보면서 셀린은 무슨 생각을 할까?
"파리에는 셀린이 있잖아."
"하아. .. 상수. 너 진짜. .."
셀린은 시작한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하고 내 입술을 빨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셀린이 가슴을 내게 밀어붙이기까지 한다. 나는 내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셀린의 허리를 두 팔로 감고 안았다. 셀린도 두 팔로 내 어깨를 힘주어 잡는다. 셀린의 열린 입술에서 혀가 나와서 내 입술을 핥는다. 나도 셀린의 입술을 빨았다. 우리는 키스를 멈추고 뺨을 서로 맞대고 한참을 서있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면서 나는 엠마에게 엄청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셀린이 내게서 눈길을 거두지 않을 것 같아서 한 말이다. 나는 셀린이 이 말을 기다린다고 생각하고 말을 했을 뿐이지, 결코 내 마음에 있는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내가 파리라는 이 도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와 엠마가 같이 살았기 때문이고, 지금은 엠마가 여기에서 살면서 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감히 어떻게 이 말을 셀린에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파리에 가봤건 가보지 않았건, 파리를 싫어하고, 또 잊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파리에서 아주 특별하게 슬픈 경험을 한 사람들이 아닐까? 누구도 파리라는 도시를 기억하고 싶어하고, 또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어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파리에 대한 기억이나 생각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파리라는 도시는 바로 엠마의 도시이다. 파리에 대한 추억은 거의 다 엠마와의 추억이다. 이런 내가 파리를 싫어할 수 있을까?
셀린이 색색거리는 가쁜 숨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셀린의 뺨도 따스해진다. 내 가슴이 뛰는 것이 셀린에게 느껴질 정도로 셀린이 가슴을 내게로 강하게 말어온다. 셀린의 허리를 감은 내 두 팔에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간다.
"하아. .. 상수. .. 어떡해?"
"왜?"
"이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상수. .. 이제 우리도 저기 앉아서 와인 마실래?"
셀린이 먼저 와인 마시자는 말을 내게 했다. 이 말을 듣자 내 이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그렇지만 그 빨간 불은 금방 녹아 없어진다. 내 몸에 접촉해있는 셀린의 온몸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때문이다.
내 몸의 다른 부분에 초록색 불이 켜진다. 나는 예의를 지키기 위해 엉덩이를 뒤로 약간 뺐다. 그런데 그것은 허사였다. 셀린은 내 예의를 완전 무시한다. 셀린의 두 손이 내 엉덩이를 잡고 힘껏 당겨버린다. 우리의 그 곳이 맞닿아서 지긋이 눌린다. 셀린의 그 곳이 나의 그 곳에 느껴진다. 셀린이 다시 내 입술을 빨았다. 이번에는 약간 거칠다. 그렇지만 내가 부드럽게 셀린의 입술에 키스하면서 셀린의 등을 토닥거렸다.
우리는 서로의 몸에서 떨어졌다. 셀린은 고개를 돌렸다. 셀린의 입에서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한참 후에 거칠게 오르내리던 셀린의 어깨가 조용해졌다.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노천 비스트로에 앉았다. 셀린은 화장실에 간다고 사라지고, 여직원이 나에게 왔다.
나는 여직원에게 레드와인을 주문했다. 그런데 여직원이 내게 물었다.
"마늘과 부추를 기름에 타서 바른 후에 후라이팬에 구운 빵이 있는데, 드실래요?"
"주세요. 고마워요."
"마늘이 들어있다고 분명히 말했어요."
"마늘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가져오기나 하세요."
"그 여자분에게도 괜찮을까요?"
"그것은 나도 모르겠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의 식성도 몰라요?"
"사랑? 우리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여기는 연인들의 까페인데요?
간판에 nid d"amour (사랑의 둥지) 라고 이만큼 크게 써있는데. .."
"그런가? 우리는 못봤어요."
"아닌데? 아까 그 여자분은 분명 보고 나서 들어왔는데?"
"알았어요. 2인분 주세요. 그녀가 먹지 않으면 나 혼자 다 먹을께요."
"하하하. 알았어요."
그녀가 웃으면서 엉덩이를 유난히 씰룩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셀린이 와서 의자를 내 옆으로 바짝 붙이고 앉는다.
"둘이 좋은 분위기네?"
"마늘과 부추를 발라서 구운 빵을 먹을 수 있느냐고 묻던데."
"나 마늘 잘 먹어. 걱정하지 마."
"다행이다."
"그럼 키스는 이제 더 이상 못하겠네."
"나는 마늘 냄새 괜찮은데?"
"안돼. 내 입술에서 마늘 냄새나는 것은 내가 싫어하거든."
그런데 셀린이 한 이 말은 거짓말이 된다. 우리는 빵을 천천히 씹으면서 와인을 마셨다. 한모금 마시고 나서 셀린은 내 얼굴을 뚫어져라고 보고있다. 나는 셀린의 입술을 당겨와서 내가 셀린의 입술에 키스했다. 셀린은 처음에는 입술을 굳게 닫고 가만히 있었으나, 끝내 입술을 열었다. 그 이후로는 와인 한 모금을 마신 후에는 꼭 키스를 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까 주문을 받은 여직원을 불러서 셀린이 계산을 했다. 셀린은 그녀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상수."
"어?"
"우리 내일 아침 식사 같이 할래?"
"나, 그러고 싶어 미치겠거든.
그런데 이성을 찾아야 해.
정말 그랬다가 선미가 사고를 칠 것 같아."
"하아. .. 그러니까 왜 여직원이랑 같이 오냐고."
"내가 같이 온 것이 아니고, 위에서 그녀에게 같이 가라고 시킨거야."
"너 외국에 다니면서 사고 많이 쳤구나?"
"무슨 사고? 해외로 나오면 나는 차 운전도 안하고, 택시나 지하철로 다니거든."
"그런 사고 말고.
런던에 큰 딸, 뉴욕에 아들, 두바이에 작은 딸, 뭐 이렇게. 하하."
"내가 아기를? 하하하."
"내가 너의 사장이라도 너를 해외로 내보낼 때는 여직원이랑 같이 보낸다. 하하."
한참 후에 택시가 와서 우리는 같이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택시가 멈추자 셀린은 나에게 키스했다. 그런데 이번 키스에서 셀린은 앞이빨로 내 입술을 지긋이 물었다. 나는 택시에서 내리고, 셀린은 계속해서 타고 갔다. 그녀의 집은 센느강 건너쪽으로 10분 거리라고 했다. 그녀는 내일 차를 가지러 오겠다는 말을 나에게 두 번이나 했다.
셀린이 탄 택시가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자, 나는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 휴대 전화기를 꺼내서 열어보았다. 엠마가 궁금해서이다. 엠마는 나에게 여러 번 전화를 했고, 또 문자 메시지까지 보내왔다.
"오늘 못 보는거야?"
나는 강대리가 잠을 제대로 자고 있는지 걱정되었으나, 그것은 잠시였다. 내 촉이 모두 엠마에게 쏠리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다. 나는 엠마에게 전화를 했다.
"하이, 상수."
"엠마. 아직 안자니?"
"아직 너를 기다리는 중이야."
"지금 여기 호텔에서 출발하려고."
"차 있어?"
"회사에서 타고 온 차는 있는데, 키가 없어. 하하."
"기다려. 데리러 갈께."
"20분은 걸릴껄. 그냥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택시로 갈께."
"이 시간에 지나가는 택시가 있을까?"
"그건 호텔에 부탁하면 돼. 내가 알아서 할께."
나는 급히 내 방으로 올라갔다. 예상했던 대로 강대리가 내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웅크린 채로 자고 있다. 숨을 조용히 색색 쉬며 자고 있는 강대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강대리가 고갯짓을 하더니 한마디 한다.
"아오오. 술냄새."
"미안해."
"어? 자기 왔어? 지금 몇 시?"
"12시 반."
"지금까지 셀린이랑 같이 있었어?"
"응."
"그럼 또 그녀에게 가겠군."
"그래야지."
"아오오. 열받아 미치겠다. 괜히 따라와서 못 볼 꼴을 다 보네.
효원이가 가겠다고 나설 때 그냥 둘껄."
"참나. .. 런던에 가야하는데, 나 때문에 안갔대.
너 같으면 이런 여자를 어떻게 안 만날 수 있어?
갔다 올테니까 자고 있어."
나는 허리를 굽혀서 강대리의 뺨에 뽀뽀를 했다. 강대리가 두 눈을 부릅뜬다.
"셀린이랑 키스한 입으로 지금 나한테 하는 거야?"
"어? 내가 셀린이랑 키스한 것 어떻게 알았지?"
"아까 보니까 오늘 분명 사고 치겠더만.
키스에서 끝나서 다행이야.
오빠의 그녀 때문인가?
아니면 다음을 약속하기라도 했어?"
"내일 말해줄께.
나 간다. 미안해. 잘자."
"흥! 밤중에 택시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나 당해라."
"나 죽거나 다치면?"
"뭐라는거야? 택시만 망가져야지.
오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절대 안돼."
강대리는 내 목에 팔을 두르고 내 목을 당겼다. 그녀의 입술은 내 입술과 혀를 거칠게 빨았다. 내 손을 당겨가서 원피스 안으로 넣고 가슴 위에 얹었다. 나는 부드럽고 따스한 가슴을 어루만지며 사과했다.
"하아. 오빠. 진짜 밉거든."
"미안해."
"그런데 먼저 뿌린 씨가 있으니 어쩌겠어?
너무 힘쓰지 말고, 빨리 갔다 와.
내일 엄마랑 같이 점심 먹자."
"엄마 아니고 엠마라니까.
선미 너도 엠마가 보고 싶어?"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오빠가 푹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지 함 보려고."
"엠마가 안 나올껄."
"아무튼 가봐. 엠마랑 키스할 때, 절대로 양치하지 말고, 내가 빨던 입술 그대로 해."
"양치 안 하면 엠마는 키스를 아예 안하는데"
"의사라고 그러나? 까탈스럽네."
나는 앙탈에 가까운 몸부림을 하는 강대리를 다독거려놓고 방을 나왔다. 호텔 프론트로 가서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까 택시가 와서, 엠마의 집으로 향했다. 택시가 출발하면서 나는 엠마에게 전화로 내 출발을 알렸다.
셀린과 같이 있을 때에는 엠마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엠마에게로 가는 지금은 강대리에게 미안하다. 왜 나는 항상 누군가에게 미안할까?
엠마가 집 앞으로 나와서 도로변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택시가 엠마 옆에 서자 벌써 엠마는 나에게 손을 흔든다. 내가 택시에서 내리자 엠마는 나에게 키스하고, 내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너무 늦었는데, 피곤하지?"
"마지막 일정이라서."
"그런 것 같아. 너한테서 술 냄새도 나고, 마늘 냄새도 나고."
"와인 두 잔 마셨어."
"입술 밑에 있는 이 붉은 점은 와인자국? 아니면 키스자국?"
"와인 자국."
"키스 안 했어?"
"으음. .."
"바보야, 멍청아. 그럴 때는 제발 거짓말 좀 해라."
"거짓말을 할 정도로 내 머리가 좋지 않아서."
"나만큼 예뻐?"
"응. 그렇지만 비지니스로 만난 사이야."
"너나 그녀는 무슨 비지니스를 키스로 하니?
파리지엔느(파리 출신의 여자)이야? 아니면 너랑 같이 왔다는 그 동료야?"
"파리지엔느."
"왜 아침 식사를 그녀와 같이 하지 그랬어?"
"거의 그렇게 돼가는데, 엠마한테 오려고, 그녀를 그냥 보냈어."
“쉽지 않았겠네?”
“부처님의 교훈으로 간신히. ..”
"하아. .. 네가 이렇게 하는데, 내가 어떻게 너를 미워하느냐고.."
우리는 우리만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서둘서 침대로 갔다.
=*=*=*=*=*=*=*=*
여러분들의 성원으로
이 글도 이북으로 출간하자는 제의가 들어와서 논의중입니다.
그런데 써 놓은 글이 없어서
글의 방향이나, 언제 끝날지 오리무중입니다.
출판사에서는 말해달라고 하는데 ..
아무튼, 또 어쨌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Ja"dore -
지름길로 빨리 가자고 택시를 타기는 했지만, 도로 교통 역시 만만하지는 않다. 곳곳이 공사중이고, 심지어는 교통 사고가 난 곳도 있다. 세계 어느 곳이든지 도시의 금요일 밤이란 들떠있는 것에서 보면 다 똑같은 것 같다. 앞에서 택시 기사가 우리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빠른 길이어서 들어왔는데 .."
"괜찮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셀린이 그에게 안심시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험난한 과정을 겪고, 드디어 우리는 꾸어 쌍-에밀리옹 입구에서 우리는 택시에서 내렸다. 평상시 같으면 30분이면 될텐데, 45분이 넘게 걸렸다.
길의 양쪽에는 레스또랑, 비스트로나 카페들이 엄청 많다. 밖에 내놓은 테이블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하면서 먹고 마신다. 더운 여름이 가고 난 후에 찾아온 차가운 밤공기를 모두 즐기는 것 같다. 길을 걸으면서 셀린은 내 손을 잡았고, 나는 셀린의 그 손에 손깍지를 꼈다. 셀린이 조용히 내게 물었다.
"어때? 옛날에 왔을 때보다 많이 달라졌지?"
"건물들이 깨끗해진 것 같네."
"이 쪽을 관광지로 개발한다고 시에서 돈을 엄청 퍼부었대.
물론 서울에도 이렇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 있겠지?"
"셀린이 서울에 오면 전부 다 구경 시켜줄께.
그러려면 아마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 출국날짜를 연기해야 할껄?"
"하아. .. 정말 기대된다.
내가 기껏 서울에 도착했는데, 너는 뉴욕으로 도망치는 일은 없겠지? 하하."
"설마 그럴까?
내가 파리에 왔을 때, 너는 파리에 있잖아?
네가 서울에 오면, 나도 서울에 있을꺼야."
"상수. 그럼 너도 나 때문에 제네바로 가는 일정을 연기시킨거니?"
"몰랐어?"
"하아. .. 이 남자 때문에 돌겠다."
나는 셀린에게 이렇게 말은 했지만 셀린에게 보여줄 만한 거리를 생각해보았다. 이 곳과 비교될만한 곳이라면 인사동 정도일까? 홀대 앞이나 대학로는 분위기가 시끄러워서 셀린의 취향에는 맞지 않을 것 같다.
장난감을 파는 가게도 있고, 옷이나 그릇을 파는 가게도 몇 군데 있다. 셀린은 걸음을 멈추고, 마치 처음으로 와보는 나이 어린 소녀처럼, 쇼우윈도우 앞으로 바짝 다가가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으로 구경을 한다. 짙은 회색의 짧은 미니스커트가 검은 색으로 보인다. 스커트 아래로는 긴 다리가 시원스럽게 뻗어있다. 하얀 블라우스가 그녀의 몸에 피부처럼 딱 달라붙어서 몸을 감싸고 있다. 짙은 녹색의 가디건이 차가운 밤바람에서 그녀의 굴곡진 몸을 지켜준다.
셀린은 호기심 때문에 쇼우윈도우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걸어야 했고, 또 자주 멈춰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것은 내 취향과는 맞지 않았지만 나는 꾹 참고 셀린에게 속도를 맞췄다. 셀린은 혼자 구경을 하다가 나를 부른다. 그 쇼우윈도우에는 여러 가지 인형들이 전시되어있었다.
"하아. .. 어렸을 때 생각이 나네."
셀린의 손은 다시 내 손을 잡았고, 셀린의 눈길은 인형을 향하고 있지만, 셀린의 머리 속에서는 그녀의 어린 시절 어딘가를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우리는 비지니스를 떠나서 개인적으로도 제법 가까워진 것 같다.
이제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마음먹지만, 내 몸은 다르게 움직인다. 나는 셀린의 손을 놓고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셀린도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몸을 기대온다. 우리는 고개를 돌려서 마주보았고, 우리는 가볍고 짧게, 그러나 여러 번 키스했다.
우리는 길을 건너가서 다른 길로 들어섰다. 셀린이 내게 물었다.
"상수. 파리가 마음에 들어?"
"응. 정말 마음에 드는 도시야. 서울에 있어도 자주 생각해. "
"다행이다."
"앞으로는 더 자주, 더 많이 생각할 것 같아."
셀린이 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내 눈을 하염없이 들여다본다. 나도 푸른 빛이 나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호수를 생각한다. 내 검은 눈을 보면서 셀린은 무슨 생각을 할까?
"파리에는 셀린이 있잖아."
"하아. .. 상수. 너 진짜. .."
셀린은 시작한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하고 내 입술을 빨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셀린이 가슴을 내게 밀어붙이기까지 한다. 나는 내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셀린의 허리를 두 팔로 감고 안았다. 셀린도 두 팔로 내 어깨를 힘주어 잡는다. 셀린의 열린 입술에서 혀가 나와서 내 입술을 핥는다. 나도 셀린의 입술을 빨았다. 우리는 키스를 멈추고 뺨을 서로 맞대고 한참을 서있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면서 나는 엠마에게 엄청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셀린이 내게서 눈길을 거두지 않을 것 같아서 한 말이다. 나는 셀린이 이 말을 기다린다고 생각하고 말을 했을 뿐이지, 결코 내 마음에 있는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내가 파리라는 이 도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와 엠마가 같이 살았기 때문이고, 지금은 엠마가 여기에서 살면서 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감히 어떻게 이 말을 셀린에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파리에 가봤건 가보지 않았건, 파리를 싫어하고, 또 잊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파리에서 아주 특별하게 슬픈 경험을 한 사람들이 아닐까? 누구도 파리라는 도시를 기억하고 싶어하고, 또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어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파리에 대한 기억이나 생각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파리라는 도시는 바로 엠마의 도시이다. 파리에 대한 추억은 거의 다 엠마와의 추억이다. 이런 내가 파리를 싫어할 수 있을까?
셀린이 색색거리는 가쁜 숨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셀린의 뺨도 따스해진다. 내 가슴이 뛰는 것이 셀린에게 느껴질 정도로 셀린이 가슴을 내게로 강하게 말어온다. 셀린의 허리를 감은 내 두 팔에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간다.
"하아. .. 상수. .. 어떡해?"
"왜?"
"이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상수. .. 이제 우리도 저기 앉아서 와인 마실래?"
셀린이 먼저 와인 마시자는 말을 내게 했다. 이 말을 듣자 내 이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그렇지만 그 빨간 불은 금방 녹아 없어진다. 내 몸에 접촉해있는 셀린의 온몸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때문이다.
내 몸의 다른 부분에 초록색 불이 켜진다. 나는 예의를 지키기 위해 엉덩이를 뒤로 약간 뺐다. 그런데 그것은 허사였다. 셀린은 내 예의를 완전 무시한다. 셀린의 두 손이 내 엉덩이를 잡고 힘껏 당겨버린다. 우리의 그 곳이 맞닿아서 지긋이 눌린다. 셀린의 그 곳이 나의 그 곳에 느껴진다. 셀린이 다시 내 입술을 빨았다. 이번에는 약간 거칠다. 그렇지만 내가 부드럽게 셀린의 입술에 키스하면서 셀린의 등을 토닥거렸다.
우리는 서로의 몸에서 떨어졌다. 셀린은 고개를 돌렸다. 셀린의 입에서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한참 후에 거칠게 오르내리던 셀린의 어깨가 조용해졌다.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노천 비스트로에 앉았다. 셀린은 화장실에 간다고 사라지고, 여직원이 나에게 왔다.
나는 여직원에게 레드와인을 주문했다. 그런데 여직원이 내게 물었다.
"마늘과 부추를 기름에 타서 바른 후에 후라이팬에 구운 빵이 있는데, 드실래요?"
"주세요. 고마워요."
"마늘이 들어있다고 분명히 말했어요."
"마늘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가져오기나 하세요."
"그 여자분에게도 괜찮을까요?"
"그것은 나도 모르겠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의 식성도 몰라요?"
"사랑? 우리 아직 그 정도는 아닌데?"
"여기는 연인들의 까페인데요?
간판에 nid d"amour (사랑의 둥지) 라고 이만큼 크게 써있는데. .."
"그런가? 우리는 못봤어요."
"아닌데? 아까 그 여자분은 분명 보고 나서 들어왔는데?"
"알았어요. 2인분 주세요. 그녀가 먹지 않으면 나 혼자 다 먹을께요."
"하하하. 알았어요."
그녀가 웃으면서 엉덩이를 유난히 씰룩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셀린이 와서 의자를 내 옆으로 바짝 붙이고 앉는다.
"둘이 좋은 분위기네?"
"마늘과 부추를 발라서 구운 빵을 먹을 수 있느냐고 묻던데."
"나 마늘 잘 먹어. 걱정하지 마."
"다행이다."
"그럼 키스는 이제 더 이상 못하겠네."
"나는 마늘 냄새 괜찮은데?"
"안돼. 내 입술에서 마늘 냄새나는 것은 내가 싫어하거든."
그런데 셀린이 한 이 말은 거짓말이 된다. 우리는 빵을 천천히 씹으면서 와인을 마셨다. 한모금 마시고 나서 셀린은 내 얼굴을 뚫어져라고 보고있다. 나는 셀린의 입술을 당겨와서 내가 셀린의 입술에 키스했다. 셀린은 처음에는 입술을 굳게 닫고 가만히 있었으나, 끝내 입술을 열었다. 그 이후로는 와인 한 모금을 마신 후에는 꼭 키스를 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까 주문을 받은 여직원을 불러서 셀린이 계산을 했다. 셀린은 그녀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상수."
"어?"
"우리 내일 아침 식사 같이 할래?"
"나, 그러고 싶어 미치겠거든.
그런데 이성을 찾아야 해.
정말 그랬다가 선미가 사고를 칠 것 같아."
"하아. .. 그러니까 왜 여직원이랑 같이 오냐고."
"내가 같이 온 것이 아니고, 위에서 그녀에게 같이 가라고 시킨거야."
"너 외국에 다니면서 사고 많이 쳤구나?"
"무슨 사고? 해외로 나오면 나는 차 운전도 안하고, 택시나 지하철로 다니거든."
"그런 사고 말고.
런던에 큰 딸, 뉴욕에 아들, 두바이에 작은 딸, 뭐 이렇게. 하하."
"내가 아기를? 하하하."
"내가 너의 사장이라도 너를 해외로 내보낼 때는 여직원이랑 같이 보낸다. 하하."
한참 후에 택시가 와서 우리는 같이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택시가 멈추자 셀린은 나에게 키스했다. 그런데 이번 키스에서 셀린은 앞이빨로 내 입술을 지긋이 물었다. 나는 택시에서 내리고, 셀린은 계속해서 타고 갔다. 그녀의 집은 센느강 건너쪽으로 10분 거리라고 했다. 그녀는 내일 차를 가지러 오겠다는 말을 나에게 두 번이나 했다.
셀린이 탄 택시가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자, 나는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 휴대 전화기를 꺼내서 열어보았다. 엠마가 궁금해서이다. 엠마는 나에게 여러 번 전화를 했고, 또 문자 메시지까지 보내왔다.
"오늘 못 보는거야?"
나는 강대리가 잠을 제대로 자고 있는지 걱정되었으나, 그것은 잠시였다. 내 촉이 모두 엠마에게 쏠리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다. 나는 엠마에게 전화를 했다.
"하이, 상수."
"엠마. 아직 안자니?"
"아직 너를 기다리는 중이야."
"지금 여기 호텔에서 출발하려고."
"차 있어?"
"회사에서 타고 온 차는 있는데, 키가 없어. 하하."
"기다려. 데리러 갈께."
"20분은 걸릴껄. 그냥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택시로 갈께."
"이 시간에 지나가는 택시가 있을까?"
"그건 호텔에 부탁하면 돼. 내가 알아서 할께."
나는 급히 내 방으로 올라갔다. 예상했던 대로 강대리가 내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웅크린 채로 자고 있다. 숨을 조용히 색색 쉬며 자고 있는 강대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강대리가 고갯짓을 하더니 한마디 한다.
"아오오. 술냄새."
"미안해."
"어? 자기 왔어? 지금 몇 시?"
"12시 반."
"지금까지 셀린이랑 같이 있었어?"
"응."
"그럼 또 그녀에게 가겠군."
"그래야지."
"아오오. 열받아 미치겠다. 괜히 따라와서 못 볼 꼴을 다 보네.
효원이가 가겠다고 나설 때 그냥 둘껄."
"참나. .. 런던에 가야하는데, 나 때문에 안갔대.
너 같으면 이런 여자를 어떻게 안 만날 수 있어?
갔다 올테니까 자고 있어."
나는 허리를 굽혀서 강대리의 뺨에 뽀뽀를 했다. 강대리가 두 눈을 부릅뜬다.
"셀린이랑 키스한 입으로 지금 나한테 하는 거야?"
"어? 내가 셀린이랑 키스한 것 어떻게 알았지?"
"아까 보니까 오늘 분명 사고 치겠더만.
키스에서 끝나서 다행이야.
오빠의 그녀 때문인가?
아니면 다음을 약속하기라도 했어?"
"내일 말해줄께.
나 간다. 미안해. 잘자."
"흥! 밤중에 택시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나 당해라."
"나 죽거나 다치면?"
"뭐라는거야? 택시만 망가져야지.
오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절대 안돼."
강대리는 내 목에 팔을 두르고 내 목을 당겼다. 그녀의 입술은 내 입술과 혀를 거칠게 빨았다. 내 손을 당겨가서 원피스 안으로 넣고 가슴 위에 얹었다. 나는 부드럽고 따스한 가슴을 어루만지며 사과했다.
"하아. 오빠. 진짜 밉거든."
"미안해."
"그런데 먼저 뿌린 씨가 있으니 어쩌겠어?
너무 힘쓰지 말고, 빨리 갔다 와.
내일 엄마랑 같이 점심 먹자."
"엄마 아니고 엠마라니까.
선미 너도 엠마가 보고 싶어?"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오빠가 푹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지 함 보려고."
"엠마가 안 나올껄."
"아무튼 가봐. 엠마랑 키스할 때, 절대로 양치하지 말고, 내가 빨던 입술 그대로 해."
"양치 안 하면 엠마는 키스를 아예 안하는데"
"의사라고 그러나? 까탈스럽네."
나는 앙탈에 가까운 몸부림을 하는 강대리를 다독거려놓고 방을 나왔다. 호텔 프론트로 가서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까 택시가 와서, 엠마의 집으로 향했다. 택시가 출발하면서 나는 엠마에게 전화로 내 출발을 알렸다.
셀린과 같이 있을 때에는 엠마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엠마에게로 가는 지금은 강대리에게 미안하다. 왜 나는 항상 누군가에게 미안할까?
엠마가 집 앞으로 나와서 도로변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택시가 엠마 옆에 서자 벌써 엠마는 나에게 손을 흔든다. 내가 택시에서 내리자 엠마는 나에게 키스하고, 내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너무 늦었는데, 피곤하지?"
"마지막 일정이라서."
"그런 것 같아. 너한테서 술 냄새도 나고, 마늘 냄새도 나고."
"와인 두 잔 마셨어."
"입술 밑에 있는 이 붉은 점은 와인자국? 아니면 키스자국?"
"와인 자국."
"키스 안 했어?"
"으음. .."
"바보야, 멍청아. 그럴 때는 제발 거짓말 좀 해라."
"거짓말을 할 정도로 내 머리가 좋지 않아서."
"나만큼 예뻐?"
"응. 그렇지만 비지니스로 만난 사이야."
"너나 그녀는 무슨 비지니스를 키스로 하니?
파리지엔느(파리 출신의 여자)이야? 아니면 너랑 같이 왔다는 그 동료야?"
"파리지엔느."
"왜 아침 식사를 그녀와 같이 하지 그랬어?"
"거의 그렇게 돼가는데, 엠마한테 오려고, 그녀를 그냥 보냈어."
“쉽지 않았겠네?”
“부처님의 교훈으로 간신히. ..”
"하아. .. 네가 이렇게 하는데, 내가 어떻게 너를 미워하느냐고.."
우리는 우리만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서둘서 침대로 갔다.
=*=*=*=*=*=*=*=*
여러분들의 성원으로
이 글도 이북으로 출간하자는 제의가 들어와서 논의중입니다.
그런데 써 놓은 글이 없어서
글의 방향이나, 언제 끝날지 오리무중입니다.
출판사에서는 말해달라고 하는데 ..
아무튼, 또 어쨌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Ja"dore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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