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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ffair 리뉴얼 - 7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34 1,780회 0건
-------------------------------------------------작가 후기--------------------------------------------
고백1이라는 편을 처음 쓸때도 그랬지만 리뉴얼을 한 지금도 이편의 심리묘사가 제일 힘들기만 합니다.
고백1에서의 지섭의 복잡 미묘한 마음을 글로 처음 표현했을 땐 무척이나 긴 사족을 붙이고 반복적인 말들을 빈번히 사용했었는데 리뉴얼 된 이번 고백1에서는 이전보다는 독자님들이 생각하실 수 있게 약간의 여백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럼 즐감 되시길 바랍니다.

박혜경 고백: http://www.youtube.com/watch?v=lFTfo5Xy5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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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고백1

종식이형의 연락을 받고 발바닥에 불이나케 술집으로 걸어갔습니다.
희연누나와의 일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서 인지 너무나 술이 마시고 싶어 졌습니다.
이젠 전처럼 희연누나를 편하게 대하지는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어설프게 그녀를 향해 있었던 마음이 아려옵니다.
마음을 취하게 해서 아픔을 잠시나마 잊고만 싶었습니다.
한편 발렌타인데이 이후 연락자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영이가 점점 신경이 쓰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음 주 화이트데이 때 몰래 내려가서 깜짝 이벤트라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걸어오니 벌써 술집 앞입니다.
가볍게 술이나 한잔 하자는 생각으로 막상 오긴 했는데 과연 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누군지가 저를 궁금하게만 만들어 옵니다.
술집 안으로 들어서자 종식이형의 모습이 보입니다.
종식이형과 같은 테이블에 상당히 앳된 외모의 여자 2명이 앉아있습니다.
앳된 외모를 감추기 위함인지 무척이나 화장이 진해보입니다.
아무래도 저 중 한명이 얼마 전 종식이형이 말한 영계백숙인가 봅니다.
테이블로 다가서는 중 종식이 형이 저를 발견한 모양인지 손을 들어 보입니다.

“어~~ 왔냐? 앉아라. 크크크”

어린애들을 앞에 앉혀놓고선 뭐가 그렇게나 좋은지 입을 헤벌쭉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옆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자 종식이형이 가단하게 서로를 소개시켜 주고 있습니다.

“인사해라..얘는 이미나, 내 깔이고 크크크크, 얘는 내 깔 친구고.. 그리고 이놈은 이번에 한국대 들어간 나랑 채팅에서 만나서 호형호제하는 임지섭”

저는 가볍게 목례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우앙~~~ 한국대면 공부 꽤나 하셨나봐용 오빠앙~~”

듣는 순간 몸 전체에 소름이 확 끼쳐왔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콧소리에 벌써부터 피부가 놀라 닭살이 막 일어나려고 합니다.

“크크크 귀엽지? 콧소리 예술이지 않냐?”
“......”

종식이형은 그 나이 먹고도 참 주책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저게 뭐가 귀여운지 전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모름지기 귀여움이란 자연스러움에서 나와야 하는데 억지로 만들어 내는 저 콧소리가 무척이나 신경 쓰이게만 만들고 있었습니다.
허나 처음 보는 자리인지라 내색은 하지 않고 종식이형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 줬습니다.

자꾸만 주변이 의식이 되 불편해져만 갑니다.
혹시나 난처한 상황이 생기진 않을까 싶어 앞에 앉은 그녀들에게는 들리지 않게 귓속말로 종식이형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형 근데 얘들 고딩 아냐? 이렇게 막 술집에 데리고 와도 되?”
“괜찮아 임마... 한두 번 먹은 것도 아닌데 뭘 그러냐.”
“아니 그래도 증 검사 같은 거 하고 그러면 어쩌려고..”
“아 자식 참.... 이미 저 사람들 대충은 눈치 깠을 걸.. 저 사람들도 장사하는 입장에서 한 푼이 아쉬울 텐데 어떻게 사람 가려가면서 받겠냐..”
“어휴~ 난 몰라 그럼 형이 알아서 해..”
“짜식.. 쫄기는.. 나도 고딩때부터 술집 다녔는데 한 번도 안 걸리더라... 크크크”

귓속말 중 종식이형 앞으로 영계백숙의 얼굴이 불쑥 나타났습니다.
‘허얼.....’
지나치게 짙은 영계백숙의 아이라인에 놀란 나머지 본능적으로 몸을 뒤쪽으로 빼고 말았습니다.
제 행동이 우스꽝스러웠는지 잠시 영계백숙과 그녀의 친구가 절 보며 좋아라 웃어대고 있습니다.
‘이런 씨....’
종식이형만 아니면 그 자리에서 머리라도 쥐어박아 버리고 싶었습니다.
잠시간을 웃어대던 영계백숙이 종식이형에게 착 달라붙어 갖은 아양을 떨고 있습니다.
제 눈에는 꿈에 나올까 무서운 애교로 밖에 보이지가 않는데 종식이형은 아주 입이 귀에 걸려있습니다.

“오빠앙~ 사람 한명 더 늘었는데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앙되요옹~?”

‘아우 씨발!!!!’ 느글거려서 소주가 그냥 입안으로 안주도 없이 쭉쭉 들어가지고 있습니다.

“네가 웬일이냐. 권하지도 않는데 먼저 알아서 다 마시고..”

거듭되는 잉잉거림에 손발이 다 닭발처럼 오그라들고 있습니다.
안주 없이 연거푸 술이 목구멍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평소와는 달리 초반부터 달리고 있자 신기하게 쳐다보고만 있던 종식이형이 잠시 후 저를 화장실로 조용히 불러냈습니다.

“어때 귀엽지? 크크크. 깔 친구도 겁나 귀엽던데~~ 여친도 강원도에 있다면서 이참에 세컨으로 하나 키울래?”

저는 종식이형의 말에 경기를 일으킬 뻔 했습니다.

“아 형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종식이형이 영계백숙의 친구를 제게 소개시켜주려고 부른 것 같았습니다.

“근데 형... 설마 나 보고 싶어 한다는 사람이 쟤는 아니지,,, 어?어?”
“맞는데??”
“아놔.... 형!!!”

순간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습니다.
제 짜증스런 표정에 종식이형은 의아해 하고만 있습니다.

“아우 형.... 난 어린애들 엄청 싫어해요... 해주려면 연상을 해 주던가 차라리,, 그리고 여자친구가 있는데 내 눈에 쟤 들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전 쇠고랑 차고 싶지 않아요.... 저 불편해서 그만 가볼게요”

분명하게 제 뜻을 전하고 자리를 뜨려고 하니 종식이형이 급하게 저를 붙잡아 세웁니다. 그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 알았어 새캬.... 솔직하게 말 할 테니 한번만 도와줘라 응?”
“아... 뭔데요?”
“아... 그게 원래는 오늘 둘이서만 오붓하게 보내려고 모텔까지 다 잡아뒀는데 갑자기 친구를 달고 나온다잖아.. 내가 어떻게 하겠냐. 갑자기 부를 사람도 마땅치 않고”
“그래서 저한테 원하는 게 뭔데요....”
“그냥 앉아서 술 좀 마시다가 쟤들 좀 취하면 넌 저 친구를 데리고 나가서 집에 보내던 모텔을 가던지 알아서 하면 돼. 얘기 들어보니 술도 많이는 못 마신다고 하더라...”
“아... 형... 쟤가 술 취하면 내가 쟤 집이 어딘지 알고 보내요.”
“아 자식 참... 그냥 두드려 깨워서 주소 물어보고 택시 태워 보내면 되지.. 돈은 이걸로.. 내주고.....흠흠...”
“아 형... 내가 돈 때문에 이래요 지금?”
“아.. 아닌 건 알지.... 걍 눈 딱 감고 한번만 도와주라... 내가 언제 너한테 부탁한적 있냐...”

저는 이제야 왜 종식이형이 제게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부른다면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종식이형은 제 호기심을 이용한 것입니다.
고딩 한명을 따먹으려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지만 이렇게 붙잡고 사정사정하고 있는 종식이형의 부탁을 매몰차게 외면 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 눈에는 그저 그 둘은 핏덩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종식이형 눈에 콩깍지라도 씐 건지, 아니면 나이가 들면 어린여자가 좋아진다는데 저 형님도 그 짝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꾸만 도덕적 관념이 절 주저하게 만듭니다.

“형 남자대 남자로 하나만 묻자...”
“뭔데 그렇게 거창하게 남자까지 들먹이냐...”
“아직 남자들과 몸을 나누기엔 너무 어린 것 같은데, 만약에 쟤 숫처녀면 책임져야 할지도 모르는데....”

순간 양심에 가책이라도 받아 종식이형이 그만 두길 바랐습니다.
허나 제 바람과 달리 종식이형은 저를 보며 코웃음을 쳐오고 있었습니다.

“야 쟤들 다 경험 있는 애들이야 책임은 무슨..... 자식...”
“헐....쟤들이 그래 경험 있다고?”

종식이형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여왔습니다.

“넌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 요즘 애들은 다 빨라 임마. 너처럼 여자친구를 1년 이상 사귀고도 아직까지 못 딴 애들이 있을 거 같냐? 요즘 세상에. 너 임마 아마 죽어서 화장하면 사리만 한 사발은 나오겠다.”

종식이형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습니다.
갈수록 첫경험을 하게 되는 시기가 낮아지는 지금 전 어쩌면 사회에 역행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왠지 미성년자와 섹스를 한다는 게 꺼림직 하게만 느껴집니다.

“알겠어 형. 도와주긴 하겠는데 그 영개백숙 친구하고는 절대 할 생각이 없으니 나하고 역지만 마. 난 쇠고랑 차고 싶지는 않으니까..”

“알았다니까 짜식... 참 고지식하기는 진짜. 근데 쟤 키 큰 사람이 이상형이란다. 싫으면 싫다고 직접 얘기 하던가.. 암튼 내가 깔다구 데리고 나가기 전까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줘라”

결국 전 두 여고딩이 술에 떡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같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어떻게 보면 모텔에 가기엔 꽤나 이른 시간인 것 같은데 골뱅이가 된 것인지 자리에 털썩 깔아지고 있는 영계백숙을 데리고 종식이형은 근처 모텔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영개백숙의 친구인 김현정 이라는 이름의 여고딩과 단둘이 남게 되었습니다.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아 볼살과 허벅지가 통통해 보이는 이 여고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기만 했습니다.
술이 좀 돼서 인지 비틀거리며 걷는 게 그냥 두고 갔다간 사고라도 날 것 같아 발길이 쉽게 돌아서지지가 않았습니다.

“이거 봐요. 학생 집이 어디야~~ 집”

제 말은 인지는 하고 있는지 그 여고딩은 게슴츠레하게 풀린 눈으로 저를 응시하고는 무언가를 중얼 거리고 있었습니다.

“모텔....가요 모텔..으음...꺽”

너무나 쉽게 여고딩의 입에서 모텔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잘못하다간 제가 코가 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봐요. 난 여자친구도 있고,,,, 학생이 여자로 안보여 난.. 그러니까 그냥 집에 데려다 줄 테니까 주소나 불러 봐요 빨리”

저에겐 정말로 김현정이라는 고딩은 여자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여자로 보인다고 해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냥 가요 모텔....꺼~억...누가 하자 그랬나? 꺽~~ 나 그리고 지금 이 상태로 집에 가면 맞아 주거요 꺽~~”

한참을 비틀거리던 여고딩은 이내 힘이 빠졌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쭈그려 앉아버립니다.
쭈그리고 앉아버린 탓에 입고 있는 티셔츠가 위로 올라가고 바지가 살짝 벌어지며 팬티와 엉덩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급해진 마음에 다그치듯 집이 어딘지 물어봤지만 여고딩은 제 물음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모텔만 주구장창 외치고 있습니다.

“아 그냥 모텔....모텔 가요 모텔!!!!”

저와의 실랑이가 계속되자 끝내 여고딩은 바닥에 깔아져 버렸습니다.

“어머... 저 아가씨 왜 저래....”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 때문에 더 이상 이곳에서 실랑이만 하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여고딩의 뜻대로 해야 할 듯 했습니다.

“알았다. 가자 가.. 대신 데려다만 주고 난 나온다. 알았지?”

나름 선심까지 쓰며 참고 있는데도 여고딩은 제 심경을 자꾸 건드려오기만 합니다.

“아씨...재수없어....누가 오빠랑 한데요? 알았다니까요...”

허참 누가 재수 없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를 부축해서 근처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여고딩의 몸을 한 팔로 휘어 감고는 카운터에서 계산을 했습니다.
혹시라도 민증 검사나 숙박계를 내밀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긴장하고 있었지만 카운터 안에 있는 사람은 대실인지 숙박인지 외에는 저희에게 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계산을 마치고나자 엘리베이터로 여고딩을 데려갔습니다.
남의 눈에 혹시라도 띌까싶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쏜살같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몸을 실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도중 어설프게 잡고 있던 여고딩의 몸이 스르륵 흘러내리며 입고 있던 티셔츠가 가슴 언저리까지 말아 올라가 버렸습니다.
여고딩의 몸을 보는 게 죄스럽게 느껴졌는지 저도 모르게 황급히 고개를 돌리곤 그녀의 바지춤을 잡아 도로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곤 대충 손으로 가늠해서 밀려 올라간 티셔츠를 끄집어 내렸습니다.
겨우 여고딩일 뿐인데도 술취한 사람을 부축해서 데려간다는 건 참으로 진땀나는 일이었습니다.

모텔 방 앞에 도착해 문을 따기 위해 여고딩을 잠시 벽쪽에 세워뒀습니다.

“푹........”

아니나 다를까 문을 따는 사이 여고딩은 여지없이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진짜 가지가지 한다.. 진짜..”

결국 문을 따고는 여고딩을 어깨에 들쳐 메고 모텔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혔습니다.

“어휴 지친다 지쳐... 아 김종식...씨발...”

종식이형 때문에 이런 개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부아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잠시 땀을 식히며 앉아있자 불현듯 예전 일이 떠올랐습니다.
대략 1년전 겨울 제게 있었서 모텔은 지영이와 너무나 같이 가고 싶던 곳이었는데 오늘의 모텔은 어서 빨리 나가고만 싶은 곳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무척이나 오기 어려웠던 이곳에 첨보는 낯선 여고생과는 첫날부터 오게 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찌되었건 큰 문제없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다 해줬기에 이제 미련 없이 이곳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간단히 목을 축이고 이내 방을 나서려 하자 뻗은 줄로만 알고 있던 여고딩이 어느새 침대에서 일어나 앉은 채로 겁도 없이 소리를 쳐대기 시작했습니다.

“야~~너!! 졸라 매너라곤 없는 새끼!!!. 네가 그렇게 잘났어? 어? 재수 없어 진짜... 가 이새끼야. 걍 가버리라구..”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어떻게 보면 최대한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 여기까지 데리고 와 준 것인데 욕이나 들어 먹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었습니다.

“내가 이래서 너 같은 고딩들이 싫은 거야. 나 같은 사람 만난 게 천만다행인 것은 모르고..에휴... 그냥 잠이나 자라. 너 이러지 않아도 내가 오늘은 충분히 피곤하니까..”

여기서 끝내고 싶었는데 흥분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사족까지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말했지 아까도.... 넌 나한테 여자로써 매력이 전혀 없어.. 알겠어?”

여고딩이 제 말에 더욱 더 발악을 하며 대들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이가 없습니다.
여태껏 취한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고딩은 침대에서 자신의 몸을 너무나도 쉽게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중심까지 아주 잘 잡고 있습니다.

“씨발놈!!!! 그래 너 잘났다. 니똥 칼라똥이다 그래. 졸라 재수 없어 진짜..”

더 이상 얘기해봤자 대화가 안 통할 것 같아 무시하고 그냥 자리를 나서려 했습니다.
그때 뭔가가 제 뒤쪽으로 날아오더니 등을 강타해버렸습니다.
몸을 돌려 바닥에 떨어진 것을 보니 여고딩이 신고 있던 어설프기 그지없는 하이힐이었습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아무한테나 밑에 대주려고 하지 말고, 그 시간에 공부를 해서 머리에 뭔가를 더 넣고 나서 다리를 벌리러 다녀라, 지금처럼 너 같은 골빈 가시나한테는 넣어줄려는 놈도 없을 꺼다”

저도 많이 화가 난 상태라 여고딩에게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말까지 쏟아내 버렸습니다.
여고딩도 이번엔 제법 충격을 받았는지 그저 몸을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습니다.
더 이상 지체하고 있다간 또 다른 욕을 얻어먹을 것만 같아 재빨리 방을 뛰쳐나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서있자 이내 충격에서 벗어났는지 방에서 발악하는 소리가 이곳까지 들려왔습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제때 도착을 해 더 이상의 마찰 없이 전 모텔 밖으로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먹은 술이 다 깨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아.. 꿈에 나올까 무섭다 진짜.. 우연히 라도 길에서 마주치지 말자 진짜...’
허나 그 여고딩과 재회를 하는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가 않았습니다.


이번 주 지영이가 드디어 서울에 올라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보게 되서 그런지 만나기 전부터 이미 흥분상태였던 전 지영이를 보자마자 비디오방으로 데리고 가서 몸을 만져대기 시작했습니다.
한참동안이나 지영이의 가슴과 입술을 오가며 전희를 즐긴 저는 언제나 그렇듯 그녀의 치마 안으로 손을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팬티.....엥 이게 뭐지....
손에 팬티 말고도 또 다른 감촉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손으로 살짝 팬티를 눌러보니 뭔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애무에 빠져 있던 지영이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화들짝 놀라며 제 손을 치마에서 빼내고 있었습니다.

“왜... 왜 그래 지영아?”

평소 같지 않게 지영이가 무척이나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자기야 나 어제부터 그..그날이야... 오늘은 밑에는 안 돼... 애무까지만 하자 응?”

무척이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지영이의 말을 듣고 나니 실망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에 내가 좋은 거 해줄게”

지영이의 어떤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전 오로지 지영이의 보지를 만지고 그 곳을 갖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좋은 게 뭐가 있어... 난 네.... 거기가 제일 좋단말야...”

생리라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투정하는 어린애처럼 굴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영이는 이런 제 모습까지도 사랑스러워 보였나봅니다.

“너 지금 너무 귀여워서 내가 얼마나 깨물어 주고 싶은 줄 모르지?”

말을 하고 있는 지영이의 눈빛이 무척이나 그윽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영이의 눈빛에서 그녀가 절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근심 걱정은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나봅니다.
‘이런 지영일 두고 잠시나마 희연누나까지 마음속에 품으려 했다니’
그동안 제 안에 숨죽여 지켜보고만 있던 양심이 깨어나 저를 채찍질 하고 있었습니다.
‘미안해 지영아... 앞으로 더 잘할게..’

지영이의 입술이 순식간에 제 입술을 덮쳐왔습니다.
아랫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머금고는 이내 부드럽게 깨물어 왔습니다.
지영이의 키스가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키스가 이어지는 와중에 지영이의 손은 제 허리로 내려와 벨트를 풀어 헤치고 있었습니다.
벨트가 풀리자 지영이는 이내 버튼마저 풀어버리곤 그대로 자크까지 내려버렸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닌 듯 지영이는 바지마저 밑으로 내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지영이가 쉽게 벗길 수 있도록 살짝 엉덩이를 들어주었습니다.

바지가 발목에 걸리고 나자 무릎과 무릎 사이로 지영이의 몸이 들어왔습니다.
오늘따라 지영이는 무척이나 과감하게 달려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영이의 손이 부드럽게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허벅지를 지난 손이 사타구니 근처까지 다다르자 팬티 위로 양쪽 부랄을 손에 쥐어보고 있습니다.

“으으윽,,,”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까지 내며 몸을 떨고 말았습니다.
무척이나 야릇한 지영이의 행동에 자지에서는 벌써부터 쿠퍼액이 흘러넘쳐서 팬티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남아 있던 지영이의 다른 한 손이 젖어 있는 팬티 위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왔습니다.

“하아....하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며 황홀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탁. 탁... 탁...탁”

팬티 안에 있던 자지가 벌떡벌떡 일어나 지영이의 손을 쳐대고 있습니다.
지영이는 그 느낌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좋았는지 한 동안 손을 팬티 바로 위에 올려놓고는 제 자지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자기야... 자기 꺼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하음”

지영이의 손이 올려져 있는 동안 자지는 간식을 받아먹으려고 공중으로 점프를 반복하는 강아지 마냥 섰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지영이의 손을 쳐대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팬티 위에 머물러 있던 지영이의 손이 팬티 안으로 들어와졌습니다.
잠시간을 부드럽게 하복부를 어루만지던 지영이의 손이 드디어 제 자지에 닿았습니다.

“아아....”

지영이의 손이 귀두를 어루만져 옵니다.
흥건하게 흘러나와 있던 쿠퍼액이 지영이의 손을 적시고 있습니다.지영이의 엄지손가락이 귀두 전체에 쿠퍼액을 펴 바르고 있습니다.
귀두와 기둥이 만나는 경계선에 지영이의 손이 닿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게 됩니다.

“헉......허억......헉.....”

제 행동에 한동안 지영이의 손은 그곳에 머물러 저를 쾌락, 그 깊숙한 나락으로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하아... 지영아 나...너무 하고 싶어....”

너무나 하고 싶은 충동에 가랑이 사이에 있는 지영이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곤 또 다시 지영이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려고 했습니다.
허나 지영이의 손이 다시금 저지를 해왔습니다.

“아잉... 안 돼... 어제부터 시작 한 거라 양이 많이 나온단 말야...”
“아.....미치겠단 말야......”
“가만 있어봐 내가 좋은 거 해준다고 했잖아...”

도대체 섹스 말고 좋은 게 또 뭐가 있나 싶었습니다.
또다시 투정을 부리고 있던 전 잠시 뒤 아연실색하고 말았습니다.
이제껏 팬티 안에서 밖에 제 자지를 만진 적이 없던 지영이가 제 팬티마저 벗겨버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지영이의 손에 이끌려 팬티가 아래로 내려가지고 있습니다.
지영이가 잠시 뒷면 제 자지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는 생각에 온 몸이 떨려오기만 합니다.
허나 잘 내려가던 팬티가 빳빳하게 치켜진 자지 끝에 걸려서 더 이상 내려가 지질 않고 있었습니다.
그때 지영이의 손이 팬티를 앞으로 당기기 시작했고 한껏 발기된 자지가 지영이의 얼굴 앞으로 튕겨져 나왔습니다.

“어머...”

팬티에서 자유로워진 자지가 한동안 위아래도 껄떡거리며 지영이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지영이의 양 볼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지만 지영이는 제 자지에서 한 동안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한껏 치솟아 있는 제 자지를 지영이는 무척이나 신비롭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바라만 보던 지영이의 손이 제 자지를 다시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는 숨죽인 채 지영이의 손길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잠시간을 제 자지를 탐사하듯 이리 저리 맴돌던 지영이의 손이 멈추더니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자기야~ 자기 꺼 무지 이쁘게 생겼어~. 색깔도 밝고 매끈하고... 힘줄도 막 보이고..하아.”

지영이도 말을 하면서 흥분을 했는지 멈춰있던 손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었습니다.
허나 지영이의 손에는 이전보다 훨씬 강한 힘이 주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영이가 차마 말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음...그리고....옷 안에서 만질 땐 잘 몰랐는데....”

지영이는 무척이나 뜸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이....이렇게 직접.. 앞에서 보니....무지 큰 것 같아... 두...두께도 두꺼운 것 같구... 아후”

순간 부끄러워졌는지 지영이가 얼굴을 제게 묻어왔습니다.

“허억...”

지영이의 얼굴을 달구고 있던 열기가 고스란히 제 자지에 전달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제 자지에 닿고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제발 그녀가 절 어떻게 좀 해줬으면 했습니다.

지영이가 그런 제 맘을 알기라도 했는지 제 자지를 부여잡고 왕복운동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아.....하아...지.. 지영아...하아....”

맨날 제 손으로 DDR을 칠 때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지영이의 손이 만들어 내는 부드러움이 저를 금세 높은 곳으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지영이가 직접 손으로 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급격하게 사정감이 몰려와 버렸습니다.

“지....지영아....나...나....”

쌀 거 같다는 말이 차마 입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몸이 마구 꿈틀거려 집니다.
이래선 잠시 뒤면 폭발을 일으킬 것 같았습니다.
지영이가 제 반응을 보더니 급하게 빽에서 티슈를 꺼내고 있습니다.

“아.아아..으으윽 아!!!!!~~~~~~”

티슈가 도달하기도 전에 전 그만 참질 못하고 발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정할 때 살짝 몸이 틀어져 버려서 지영이 쪽으로는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양의 정액이 대각선 벽쪽으로 날아가 묻어있었습니다.

“헉....헉.....헉.....헉”

지영이가 티슈를 꺼내 제 자지에 묻어있는 정액을 닦아 내고 있습니다.
그녀의 손이 다시 아직까지 민감한 귀두에 닿자 몸이 마구 움찔거려지고 있습니다.

“좋았어 자기야?”

지영이 앞에서 사정을 했다는 게 좀 쑥스럽긴 했지만 저를 위해서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지영이를 보고 있자니 감개무량했습니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이 눈 녹 듯 사라져 버렸습니다.
애정이 듬뿍 담긴 눈빛을 보내고 있는 지영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저는 제 자지를 매만지고 있는 지영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응...너무 좋았어. 네가 말한 게 이런 건지 몰랐어.. 지영아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에 지영이도 기분이 좋은지 제 자지를 손으로 톡톡 몇 번 더 쓰다듬더니 저를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원래는 이거 보다 더 좋은 거 해 줄려고 했는데... 네가 너무 흥분해 버려서... 그래도 너무 기뻐 네가 너무 좋아해 줘서..”

또다시 지영이의 얼굴이 붉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 역시 지영이의 얼굴색과 같은 색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지영이는 오랄까지 해줄 생각이었나 봅니다.
너무 흥분해 금세 싸버린 제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졌습니다.

얼굴을 붉히고 있던 지영이가 이내 벽쪽에 묻어있는 정액을 닦으러 일어났습니다.
저는 급히 지영이를 앉히곤 티슈를 빼앗듯이 건네받아 벽에 묻어있는 정액들을 닦아 냈습니다.
차마 이런 것까지 지영이를 시키기가 미안했습니다.

비디오 방을 나가기 전까지 지영이의 상의를 벗기고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혀로 핥으며 그녀가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을 느끼기라도 했는지 지영이는 혀가 스칠 때마다 제 머리를 격하게 끌어안으며 반응을 해주었습니다.
비록 삽입에 의한 사정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마치 제 것이라도 된 것 같은 마음에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 버렸습니다.


지영이를 집에 바래다주고 온 저는 늦은 시간이지만 오늘의 할 일을 하기 위해 헬스클럽으로 향했습니다.
희연누나 앞에서 DDR을 치다가 걸린 후로는 희연누나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운동시간대를 아침과 저녁으로 나눠서 스포츠센터를 나가고 있었습니다.
두 번으로 나눠 다니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마주쳐서 어색한 상황을 맞이하는 것 보다는 이편이 훨씬 나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희연누나에게 사과는 하고 싶었습니다.
직접 얼굴을 보고는 할 자신이 없었기에 그 날 이후로 시간만 나면 채팅방에 접속을 해 두고 희연누나가 접속을 했나 확인을 하곤 했습니다.
전화를 걸 수도 있었지만 그것조차도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내일이면 개강이라 잘못하면 학교에서 부딪힐 수도 있는데 이러고 있으려니 밤에 잠도 잘 오지 않고 뒤늦은 후회만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사과도 못한 채 질질 끌다 개강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밤잠을 설쳐서 그런지 몸이 그다지 가볍지가 않았습니다.
옷장에서 흰색의 폴로티에 카고바지를 꺼내 입고는 그 위에 자켓을 걸쳐 입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옷은 희연누나와 같이 가서 샀던 옷가지들 이었습니다.
말끔히 정리가 된 줄 알았는데 왠지 옷을 입는 동안 가슴이 뭉클해져 왔습니다.

아무래도 첫날이니 또 술을 마실 것 같아 차는 두고 지하철로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월요일 오전 출근시간이 약간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지하철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웬만하면 오전시간 수업은 넣고 싶지 않았지만 신입생의 경우 대부분의 스퀘줄이 미리 짜여 있어 교양정도만 선택할 수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월요일 오전 1교시부터 교필 수업을 들으러 가야 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해서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들어가 기범이가 앉은 옆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지루한 교육학 개론을 3시간 연짱 들으니 온몸이 찌뿌둥하기만 했습니다.
첫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시간짜리 수업을 거의 풀로 채우는 교수님의 놀라운 내공에 그저 끊임없이 하품만 쏟아져 나왔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잠시 빈둥대다보니 어느새 점심때가 다 되었습니다.
기범이와 동기 몇 놈과 같이 학생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맛이 없다고 일찍이 선배들에게 들었지만 편하고 빠르게 먹기엔 학생식당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기존의 한국식당들과는 다르게 반찬에도 가격이 붙어있었지만 주메뉴는 싼 편이라 오히려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도 한 시간의 공강시간이 있다보니 딱히 할 게 없었던 저와 기범이는 중문에 있는 오락실로 향했습니다..
오우~~ 제가 좋아하는 옛날 야구 게임이 있습니다. "스타디움 히어로"
기범이가 자칭 자신이 동내 고수라며 우겨대기에 저녁내기 게임 한판을 하였습니다.
저는 뚱땡이 499와 몸에 불이나면서 마구를 던지는 투수를 선택했고, 기범이는 학다리와 482를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T팀을 선점한 저는 어느 정도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해본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T팀의 타순 조합은 꽤나 사기적이었습니다.

역시나 게임을 진행하니 거의 원싸이드하게 진행이 되었고. 5회가 끝나기도 전에 콜드게임이 가능한 12-0이 되었습니다.
너무 쉽게 끝나면 돈이 아까웠기에 일부러 점수를 주면서 하게 되었고 결국 봐주면서 했는데도 8회에 18-5 콜드로 끝이 났습니다.
일산 고수의 처절한 대패였습니다.

오후 전공시간이 되어 강의실로 들어가니 과대인 승훈이가 개강총회의 시간을 알려주었습니다. 한참이나 늦은 6시 반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밥을 먹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총회가 있다는 소식에 3시간짜리 수업을 빠르게 2시간만 하고 끝내준 교수님 덕에 여유롭게 저녁을 얻어먹을 수 있었고 남은 시간을 또 오락실에서 보냈습니다.

기범이는 복수를 다짐하며 내일 점심내기 게임을 요구했습니다.
종목은 테트리스.. 나름 웬만한 고전게임은 마스터라 자부하는 저였기에 자신있게 대결을 받아들였습니다.
게임은 시작되었고 우리는 피가 말리는 접전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점점 블록 내려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밑에 블록이 올라오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습니다.
결국 저는 개인 최고 스테이지를 경신하였지만, 기범이에게는 지고 말았습니다.
기범이의 테트리스 실력은 진짜 엄청났습니다.
제가 죽고 나서도 몇 번의 스테이지를 더 진행하고 나서야 1등의 이름에 당당히 자신의 이니셜을 새겨 넣고 있습니다. P.K.B
저도 아쉽지만 나중의 설욕을 다짐하며 2등에 이니셜을 새겨 넣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니 저희주변에 꽤나 많은 사람이 모여서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주희도 껴있었습니다.

패배를 인정하며 쓰라린 실패를 곱씹고 있는 저에게 주희가 와서 슬슬 약을 올려대고 있습니다.
기범이 녀석은 만회를 해서인지 계속 껄껄거리며 웃어대고 있습니다.
기범이는 그렇다 치고 옆에서 깐족대고 있는 주희가 자꾸만 신경을 긁고만 있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주희는 꽤나 여성스럽게 옷을 입었습니다.
치마를 입으니 매끈하게 빠진 각선미가 눈에 확 뛰었습니다.
그리고 보지를 연상시키는 주희의 입술은 립글로스를 발라져서 인지 더욱더 도드라지고 섹시해보였습니다.
마치 보짓물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는 보지처럼 말이죠...

개강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린 본관 세미나 실로 이동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되어 잠시 본관 앞 연못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옆에 온 기범이는 재수를 하면서 배웠다는 담배를 무슨 맛있는 과자라도 먹는 것처럼 감질나게 빨아대고 있습니다.

그렇게 잠시간 시간을 보내고 있자 희선선배의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곧 총회 시작합니다. 신입생들은 지금... 선배님들은 1분 안에만 들어와 주세요.”

평소 다소곳한 희선선배지만 이럴 때 보면 꼭 여장부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 여장부의 은밀한 곳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괜히 므흣해지고 맙니다.
괜히 실실 쪼개고 있는 저를 보며 기범이가 툭툭 쳐대며 웃는 이유를 알려고 합니다.

“자식~~ 너는 좀 더 크면 알게 돼”

개강총회는 꽤나 단순하고 빨리 끝났습니다.
학과장의 인사를 필두로 각 교수진과 학생회 대표가 나와서 간단하게 소개 및 인사를 하고 참석하신 선배님들의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개강 총회가 끝나자 곧바로 학교 중문에 있는 호프집에서 뒤풀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OB선배들까지 오신 자리라 아무래도 초반 분위기는 조금 엄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슬슬 술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어느새 자연스럽게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꽤나 큰 술집이라 그런지 다른과에서도 이곳에서 뒤풀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OB여선배의 눈에 들어 수발 아닌 수발을 들어야 했습니다.
대화도중 가끔씩 웃으며 허벅지를 때리는 통에 불편하기는 했지만 의도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일종의 버릇인거 같아 보였지만 당하는 사람입장에서는 좀 불쾌하게 느낄 수 도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 중간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OB선배분이 저를 찾아서 그곳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늙은 여우를 벗어났다고 좋아했지만 저는 금세 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우직한 곰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앉은 이후 엄청나게 많은 술을 받아먹고는 모교 교가까지 따라 불러야 했습니다.
어디를 가나 편하게 술을 먹기엔 새내기의 위치는 너무나 하찮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먹어서 인가 금세 머리가 빙빙 도는 것만 같았습니다.
잠시 정신을 차릴 겸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는 몰래 술집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중문의 거리에는 취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펀치 기계 앞에는 서로간의 힘자랑을 하는 남자들로 인해 시끌벅적기만 했습니다.
뒤따라 나온 기범이가 담배 한 대를 제게 건네주었습니다.

“펴봐라 그렇게 멍 때리고 있지 말고”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었기에 담배를 피워 본적이 아예 없던 저는 담배 맛이 궁금하기도 해서 불을 붙이고는 살짝 빨았다 내뱉어 보았습니다.

‘뭐지 이거 별로 맛도 없고 메케한 이 느낌은‘

몇 번을 반복해봤지만 감탄사는커녕 머리만 더 아파 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저를 뭔가 불만 섞인 투로 기범이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야이씨. 돗대는 마누나랑도 안 바꾸는데.,,,, 그 귀한 돗대로 입담배를 피고 있냐"

기범이가 저를 타박하며 담배피우는 법을 설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입 안쪽 기도까지 담배를 쑥 들이마신 후에 한번에 후~~~하고 내뱉으라구~"

기범이가 얘기한 방법대로 한번 담배연기를 빨아 마셔보았습니다.

“콜록콜록.콜록...켁 . 아...... 퉤퉤.”

세상에 이렇게 고약한 맛이 있을까 했습니다.
목이 막혀오고 눈에서 눈물까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그대로 담배를 땅바닥에 내팽개치곤 발로 밟아 불을 꺼버렸습니다.

"아 이 매너 없는 자식아. 장초를 버리다니 이런.."

도대체 왜 이런 걸 돈 주고 사서 피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도 목이 칼칼한 느낌에 살짝 머리까지 띵해졌습니다.
오히려 정신 차리기엔 더욱 안 좋은 게 담배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기범이가 담배를 다 피기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어디선가 많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하지만 평소의 톤과는 달리 무척이나 화가 난 느낌이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제 마음속에는 갑자기 설렘과 그리움이 동시에 일어서고 있었습니다.

"선배 그만 좀 하라구요, 지금 술 취하셨으니까 정신 멀쩡할 때 얘기하세요!!"

저는 목소리가 들리는 호프집 입구로 고개를 돌려보았습니다.


희연 누나였습니다.

제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희연누나를 알아 본 것 같습니다.
비록 사과를 하기 위해 희연누나와의 조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머릿속에서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희연누나의 목소리에 제 심장은 어느새 쿵쾅거리며 뛰고 있었습니다.
헌데 천사 같았던 평소와는 다르게 지금 희연누나는 무척이나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희연누나가 어떤 남자와 호프집 입구에서 실갱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말하는 것으로 보아 술집에서 자꾸 희연누나한테 술을 먹이려고 하다가 희연누나가 화를 내며 그대로 밖으로 나온 것 같았습니다.

“야 저 사람 너랑 친한 예대 퀸카 아냐?”

기범이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앉았습니다.
저는 오로지 그 둘의 얘기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만 있었습니다.
‘어디 쌍팔년도 수법을 쓸려고 그래.. 희연누나는 그런 거에 쉽게 넘어갈 여자가 아니라구’.

점점 희연누나의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대신 나서주고 싶은데 일전의 일 때문에 그저 주저하고 있게만 됩니다.

"아 진짜 진상 좀 그만 피우라구요, 제가 이래서 선배 같은 사람과 술자리 하기가 싫은 거라구요."

희연누나의 입에서 저 정도의 말이 나온다면 분명 꽤나 화가 난 게 틀림없었습니다.
희연누나의 말에 그 옆에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술에 꼴은 것으로 보이는 선배라는 사람도 어느 정도 열이 받은 눈치였습니다.

“이게 건방지게 선배한테 눈을 치켜뜨고, 아주 남자들이 떠받들어 주니 네 눈엔 선배고 뭐고 없지? 그래 니 목구멍에는 아래처럼 금테라도 처 둘렀나 보지?”

순간 뛰쳐나가 저놈의 주댕이를 다물어주고만 싶었습니다.
천사 같은 희연누나의 몸을 가지고 성드립까지 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저는 주저하고만 있었습니다.
싸우는 건 겁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저 희연누나와 마주하게 되는 게 겁이 났습니다.
주저하고 있는 사이 같은 과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 술취한 남자를 제지하고 있었습니다.

“형 그만 좀 해요.. 개강총회에 와서 이게 뭐하는 거에요”

점점 고성이 오가더니 후배로 보이는 남자를 기어이 때리기 시작합니다.
후배로 보이는 남자는 바보같이 그냥 맞고만 있습니다.
고학번이라는 이유로 후배를 때리고 후배라는 이유 때문에 어쩌지도 못하는 게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점입가경이라고 이제는 얼차려 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희연누나가 얼차려를 받고 있는 사람을 일으켜 세웁니다.

“준영선배 일어나요~~ 선배가 왜 이러고 있어요. 진짜..흑흑흑..”

희연누나의 얼굴에서 눈물이 보이고 있습니다.
제 가슴속에서는 피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희연누나는 준영이라는 사람을 일으켜 세우곤 그 술에 취한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술취한 선배놈이 희연누나를 향해 점차 거리를 좁혀오며 밀어 세우고 있습니다.
저를 주저하게 만드는 게 자존심이든 부담감이든 지금은 그 모든 걸 내려놔야 했습니다.
희연누나가 행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는 주저하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제 인내심의 한계는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또다시 희연누나를 밀치려 하는 모습에 그 술취한 선배의 손목을 잡고 막아섰습니다.
희연누나가 놀란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많이 무서웠던지 저를 보자 희연누나의 눈빛은 많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너...너 여긴 어떻게 온 거야?"

희연누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쏟아 낼 것 같은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며 떨고 있었습니다.

희연누나 앞을 막고 서 있는 저를 보곤 취한 선배놈이 콧방귀를 껴대며 저한테 드리대기 시작했습니다.

"하아.. 이 새끼는 뭐야... 니가 그 희연이 따까리냐??"

"따까리"라는 단어를 모르는 저였지만 말하는 뉘앙스로 대충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는 쉽게 알 수가 있었습니다.

"거 아저씨. 술 좀 드셨으면 그냥 조용히 들어가시죠. 군대도 다녀오신 것 같은데 추하지도 않으세요 자신이?"

비켜서지 않고 계속 희연누나 앞을 막고 서있으니 술취한 선배라는 놈은 자신의 화에 못 이겨 더 미쳐 날뛰기 시작하였습니다.

희연누나가 빠지라며 자꾸 저를 밀쳐냈지만 전 그대로 그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이윽고 술취한 놈이 제 쪽으로 빠르게 달려드는 통에 옆에 있던 희연누나가 부딪히면서 뒤로 밀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순간 희연누나의 넘어지는 모습을 보니 피가 거꾸로 치솟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지간하면 말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더 기다렸다간 주먹다짐까지 갈 것 같았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어떻게든 상대를 빠르게 제압하고 끝내야했습니다.
잡기 용이하게 헐렁한 남방을 겉으로 걸쳐 입은 그 사람의 옷깃을 손으로 잡아채곤 그대로 당겼습니다.
오른쪽 팔꿈치를 그 사람의 겨드랑이에 끼우고 약간 엉덩이를 밀면서 대각선으로 빠르게 꽂아 버렸습니다.

“철퍼덕....”

무방비 상태의 술취한 사람이라 순식간에 들어간 업어치기에 그는 땅바닥으로 그대로 곤두박질 처 벼렸습니다.
반격하지 못하도록 쓰러진 그 사람의 팔목을 살짝 비틀어 잡고는 진정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놔...이거 놔 이샛키야...”

그 사내는 비명을 지르듯 외쳐대고 있었지만 저는 전혀 풀어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희연누나하고 저분한테 사과할 때까지 안 풀어드립니다.”

허나 그 사내는 사과는커녕 여전히 횡설수설하며 욕찌거리를 퍼붓고만 있었습니다.

“왜.... 저 도도한 년이 너한테는 가랑이라도 벌려 줬든 이새끼야~~”

희연누나의 얼굴에 눈물이 또다시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제압당한 사내의 팔을 더 꺽어버렸습니다.

“으아아악~~~~~”

그 사내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순간 저희과 선배들과 희연누나쪽 사람들이 몰려와 저를 그 사내에게서 뜯어내버렸습니다.
아마도 몇 초간 더 지속이 되었다면 그 사내의 팔은 탈골이 되거나 부러졌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뒤 누군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차가 도착하여 그 사내와 저를 경찰자 뒷좌석에 태우곤 앞에 몰려있는 사람들들 중에서 목격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그날 경찰서까지 연행되었고 난생 처음 경찰서란 곳을 밟아 보게 되었습니다.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기범이와 희선누나, 희연누나, 그리고 사진과 준영선배 사람이 경찰서로 찾아왔습니다.
그 술취한 선배라는 놈은 경찰에서 와서도 연신 욕설을 해대는 통에 경찰관들이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저 새끼가 내 팔 부러뜨리려고 했다니깐..... 저 새키 쳐 넣으라고!!!”
“거 좀 조용히 좀 하세요!!! 지금 목격자하고 진술서 받고 있으니까 죄가 있으면 벌 받는 거고. 계속 그렇게 소란피우시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약식기소 되 실수도 있어요!!!”

같이 온 사람들의 증언이 있은 후 쌍방과실과 아무런 피해 흔적이 없어 전 훈방조치로 풀려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희선 선배에게 붙잡혀 밖으로 나가고 있는데 조서를 작성했던 경찰관이 저를 잠시 불러 세웁니다.

"학생도 그런 일이 있으면 경찰을 부르던가 해야지 그렇게 남에게 유도기술을 함부로 쓰면 안 되는 거야.. 여자친구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이해는 가지만 조심해야 돼 알았지?!!"

분명 조서를 작성할 때 희연누나와의 관계를 분명 동네 아는 친한 누나라고 말했는데 경찰관은 굳이 여자친구라고 명명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희연누나를 쳐다봤지만 희연누나는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습니다.
희연누나에게 뭐라도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전 희선선배에게 끌려나오다시피 경찰서를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경찰서를 빠져나오는 와중에 누나의 학과 선배로 동행하셨던 분이 와서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가셨습니다.

경찰서 밖으로 나온 저는 한동안 희선선배에게 실컷 설교 아닌 설교를 듣고 있어야 했습니다.
원인을 제공하니 결과가 존재하는 것인데 원인제공자가 아닌 저 또한 비난받는 건 너무나 억울하기만 했습니다.
무차별적인 폭력이 아닌 나름 정당화 된 폭력이라 생각했습니다.
무조건 적인 폭력은 지탄받아 마땅하겠지만 저는 희연누나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에 누나를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했을 뿐 이었습니다. 그것도 거의 상처 하나 없이 상대에게 잠시의 고통만을 주었을 뿐입니다.
제 내면 깊숙한 곳에서 누나를 보호해야한다는 지극히 타당성이 있는 폭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희선선배에게 제 생각을 얘기해봤자 먹혀들지 않을 것 같아 제 뜻을 관철시키기 보단 구구절절한 바른생활 멘트에 빠르게 항복하고 마무리 짓는 게 나아보였습니다.

다시 뒤풀이가 진행 중인 술집으로 가기도 애매해진 저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먼저 출발을 하였습니다.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잠시 희연누나의 표정이 떠올랐습니다.
뭔가 저한테 실망한 표정 같기도 하고 미안해하는 표정 같기도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희연누나의 표정이 저를 괴롭히고만 있었습니다.
"에이 모르겠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자"
제가 고민을 해봤자 해결이 날 문제는 아니었기에 그냥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만 싶었습니다.


다음날 오전에 스포츠 센터를 찾아가 평소처럼 오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이지만 직장인들은 미리 와서 운동을 하고 어느새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가벼운 스트레칭 후에 유산소 운동으로 몸을 풀어주는 저의 운동방식을 오늘도 따르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달리자 몸에서 땀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1분간을 전속력으로 질주 하였습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속도를 줄이고 호흡을 조절하며 귀에 꽂혀 있는 헤드셋을 벗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어제일로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지만. 이렇게 달리고 나니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 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숨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천천히 워킹을 하고 있는데 순간 옆자리 런닝머신에 인기척이 들려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런닝머신 앞쪽에 있는 투명창을 이용해 옆자리를 확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호기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자리를 피하고만 싶었습니다.
아직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런닝머신에서 내려와 멀찍이 떨어진 싸이클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싸이클을 탄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누군가 또다시 제 옆자리에 앉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구인지 알 수 있었지만 차마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 또한 제게 말은 걸지 않고 제가 가는 길만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헤드셋을 끼고 정면에 놓여있는 TV모니터만 주시한 채 꾸역꾸역 목표시간을 채우고 내려왔습니다.
혹시라도 시간을 채우고 가버리면 제가 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것만 같아서였습니다.
결국 그날 운동을 마칠 때까지 그 사람과 저 사이에선 한 마디도 말도 오고가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도 저는 스포츠센터에 동일 시간에 정확히 출근도장을 찍었습니다.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오늘도 그 사람은 어김없이 나타나 제 옆에서 저를 따라 몸을 풀고만 있었습니다.
마치 저에게 무언의 시위라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경이 쓰였지만 오늘의 할당량은 채워야 했기에 간단하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런닝머신에 올랐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속도와 시간으로 정해놓고 서서히 스피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또다시 제 옆의 런닝머신에 그 사람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날도 그 사람과 전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에게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와 그 사람은 말 한마디 나누지 않은 채 운동을 같이했습니다.
허나 그 사람과의 어색한 침묵은 금요일 저녁에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답답한 마음에 채팅방을 들어갔더니 종식이형이 술자리가 있다고 나오라고 꼬셔대고 있었습니다. 저번일로 미안하다며 술을 쏜다고 합니다.

답답함을 술로라도 씻어내고 싶은 마음에 종식이형이 있는 술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술집으로 들어가 종식이형을 찾고 있는데 그 사람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테이블로 가기가 머뭇거려졌습니다.
저를 보면 그 사람이 불편해 할 것 같단 생각에 도로 나가려 했지만 이내 종식이형에게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저도 그 사람도 서로를 그저 본체만체하며 술을 마셔나갔습니다.
허나 저를 불편하게 만든 건 그 사람만이 아니었습니다.
전에 만났던 종식의 형의 영계백숙과 그 영계백숙의 친구인 김현정 이라는 그 개념 없는 여고딩까지 그 자리에 나와 있었습니다.

종식이형의 바로 옆에는 형님이 그렇게 아껴마지 않던 영계백숙이 무척이나 야한 차림으로 옆에 철썩 붙어 있었습니다.

"형 진짜 이러기야??"

종식이형은 제 말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는 영개백숙과 쏙닥거리며 저를 향해 요상한 웃음만 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뻔뻔하고 개념 없기로는 기네스에도 오를만한 무개념 여고딩 김현정은 저를 보며 살짝 윙크까지 해가며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어머 근데 오빠앙~ 저번엔 츄리닝 입고 와서 잘 몰랐는데 오늘 보니 스타일 디게 짱 멋있당 오빠앙~~"
젠장 맞을 무한대의 대패질을 요하는 그놈의 콧소리가 작렬하고 있습니다.
영계백숙의 입을 소주병으로라도 막아놓고 싶었지만 그냥 적당히 먹고 빨리 자리를 빠지는게 나을 듯 싶었습니다.

오늘 따라 유난히 더 조용한 그 사람이 의아스럽게 느껴졌는지 연신 종식이형은 그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
잠시 뒤 손바닥만 한 스커트를 입고 온 그 무개념 여고딩이 저에게 앵기듯이 제 옆으로 다가와 앉았습니다.
저는 경기를 일으키며 자리를 벌려 앉으려 했습니다.

"오빠앙~~ 현정이가 오빠 맘에 든데용~~쟤 엄청 인기 많은데 어때요옹?"

현정이라는 저 고딩이 제 앞에서 나체로 다리를 벌려 유혹을 하고 있다고 해도 자지가 벌떡 서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영계백숙의 말을 들은 채 만 채하며 그저 술잔에 술을 채워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 마음과는 다르게 영계백숙은 꽤나 집요하게 저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저기 오빠앙~ 쟤 진짜 인기 짱이에영~~ 놓치면 후회해용~ 여자친구 있는거에요옹?"

떡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자꾸 콧소리를 내며 얘기하니 이내 짜증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관심없어요."

단답형의 대답을 날리니 또 콧소리를 내며 저를 더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웅~ 오빠앙~~ 무지 시크하시당~ 요즘 시크남이 대세긴 한데 호호호, 오빠앙~ 혹시 여자친구 있는 거에용~?"

종식이 형을 봐서 참고 참았는데 이제는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그동안 침묵하고 술만 마시던 그 사람의 입이 마침내 열리고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본적 없는 똥씹은 표정을 한 채 그 사람이 일어서고 있었습니다.

"저기 쟤 여자친구 있으니 그만하시죠. 그리고 콧소리좀 적당히 내요. 진짜 듣고 있으려니 너무 거북스럽네요. 그리고 종식오빠!! 오빠도 그래요. 지섭이한테 오빠라고 부르는 거 보면 미성년인 건데.. 고삐리들을 데리고 이런 댈 오면 어떻게요"

그 사람은 역시 저 만큼이나 그 소리가 듣기 싫었나 봅니다.
이렇게 폭발한 모습은 개강총회 뒤풀이 때를 포함해 2번째 인 것 같습니다.
영계백숙이 그 사람의 말에 울먹울먹거리자 종식이형은 여자 사이에 껴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 사람의 시선이 저에게 쏠립니다.
저를 무척이나 불만스럽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괜한 불똥이 제게 튄 기분이 들었습니다.

"야 임지섭 나와 가게!!!!!!! 그리고 종식오빠 앞으로 이런 자리면 저 부르지 마세요!!!“

자리를 박차고 뚜벅뚜벅 걸어가던 그 사람이 저를 향해 다시 소리치고 있습니다.

“야 너 안 따라 나오고 뭐하고 있어"
“어...어...”

종식이형은 그저 눈치를 보고 있고, 영계백숙은 벙깐 표정으로 저와 그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가 어설프게 일어서만 있자, 보다 못한 그 사람은 결국 제 손을 잡아채고는 밖으로 끌고 나가고 있습니다.

"너 뭐 하는 거야!!! 가잔 소리 못 들었어?"

이렇게 그 사람인 희연누나와 저와의 침묵으로 일관되었던 근 일주일이 막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희연누나는 그동안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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