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오빠오빠..........”
“응?”
“지금 어디에요? 회사?”
“응.....방금 들어왔는데....왜? 무슨 일 있어?”
“히히.......아니........엄마랑 영화보러 나왔다가.....엄마는 친구분이 근처에 계시다고 해서 거기 가고.......나는 혼자 버려졌더용...힝.........”
“풉.....혀짧은 소리.......잘 어울린다.......하하하...”
“히히히......퇴근 시간 다가오는뎅.......나 저녁 사줘.........웅?”
“음.......아직 처리할 일이 남았긴 한데...........”
“히잉..........진짜?...........그럼 할 수 없구...........”
“그러지 말고........회사로 올래?”
“정말?.......내가 가도 되는거야?..........직원분들이 막..........”
“뭐 어때.........오히려 직원들이 우리 예림이한테 잘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헤헤헤.......나 정말 간다?.......그래두 되는거지?”
“응......위치는 찾기 쉬울거야.......잘 찾아와봐...”
“넹........케잌이라도 사갈까?...........음...저녁때라 먹기 좀 그런가?”
“아냐........사와........아니다 잠깐만...........야근 몇 명 하는지 알려줄테니까.....인원수 맞춰서 사오면 더 고맙겠다.....”
“헤헤.......그건 그럼 톡으로 말해줘.......앞에 가서 다시 전화할겡.....”
“응............”
주중에는 더욱 한가해진다는 그녀의 일상과는 달리...
그의 주중 일상은
마치 전쟁터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병사들처럼 쉼없는 시간의 연속이었고..
오늘처럼........
그녀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둘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도 했다.
“똑똑........”
“들어와...........”
“대표님..........손님께서..........”
“김실장도 같이 들어와..............”
“저도 말씀입니까?”
“그래........소개시켜 줘야 할 사람이라...................어서 와......헤매지는 않았지?”
“오빠....웅...........금방 찾았엉..........”
“인사드려...........여기는 우리 회사 김실장........내 혈육이나 다름없는 동생........”
“아..................안녕하세요...........저는 이예림이라고 합니당.......”
“아 네.........저는 김영호라고 하는데............”
“여긴 네 형수 될 분........”
“크학..............정말이십니까? 허어...............허허허허허.......”
“쯧쯧.......놀라긴.............왜케 놀래!!?”아니.....대표님 같으면 안놀라겠습니까.......어떻게......그동안 이런 미인분을 숨겨놓으시고......허어 참.......방금은 결례를 범했습니다...다시 인사올리면..저는 김영호라고 합니다......대표님을 보필하야....흠냐.....어쨌든 이렇게 오랫동안 저를 비롯해 직원들을 괴롭힌.......큼큼....이건 아니고.....여튼 만나뵙게 되어....영광이 이런 영광이 없습니당....흐엉~~~“
“푸흡......네엥........”
“허어.......거 참...........진작 좀 찾아오시지......어디 계시다가 지금에서야.........”
“넌 쉰소리 그만하고......차 마실래?”
“아니....괜찮아요.......엄마랑 방금 마셨어요.......”
“그래..........그럼 거기 앉아....난 잠깐 일 좀 마저 보고.........넌 뭐해?...안나가?”
“험험..........저기......형수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시고.....오늘일은 그냥 내일로 미루심이 좋을 듯 합니당...”
“큭...........”
“쓰읍........거기 케잌이나 가져다 먹어..............”
“허어...........어쩜 마음씨도 이렇게 미모처럼 고우실까몰라..........이게 대체 몇 개야...허허허.....들고 오실 때 힘드셨겠다 울 형수님.......전화를 주셨으면 제가 두 발 벗고 뛰어 나갔을텐데........허어.......”
“그만 나가보지?”
“옙...........그럼 저는 이만..........형수님.........잘 먹겠습니다!!!!!!!!”
“호호호..........네..........별 거 아닌거라........”
“어휴......별게 아니라니요.....그 무슨 당치않은........어쩐지 요즘들어 형님..아니 대표님 히스테리가 예전만 않다 싶더니 그게 다 이유가..........큭...........험험......그럼 두분 좋은 시간되십시오....전 이만........”
“무지 재밌는 분이신 것 같애요....풉......”
“실없는 놈이야......신경쓰지마......”
“히이........울 오빠 일하는 모습은 또 처음본다..........헤헤........”
“30분은 걸릴거야........조금만 기다려줘...”
“웅.........난 신경쓰지 말구.....오빠 하던 일이나 마저 하세용..........흐흐....여기 되게 좋은데 뭐......”
“풉........좋긴...........”
그녀가 그의 일하는 모습을 처음 보게 된 걸 신기해하듯...
그 역시도
자기만이 있던 공간에 그녀라는 존재가 자리하자 웬지 모를 울컥거림이 일어나는 듯 했고...
“배 고프지?”
“아니요........엄마랑 이것저것 군것질 많이 했더니.......괜찮아요.......”
“아까부터 꼬박꼬박 존대말하네?”
“히히......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요..........듣기 거슬려요?”
“푸흡........아니.......괜찮아.........”
“나 땜에.....신경쓰여서 일 안되죠?”
“응...........약간.........”
“뻬..............칫.............뭐야...나 괜히 왔나봐......"
“예림아......”
“웅?”
“와줘서 ...........고마워..........”
“푸하......왜?............뭐가 고마운데?”
“그냥.......기분이 좀........울컥거린다.......”
“푸흡.......이긍 울 오빠.......감상적이시긴..........내가 못올데를 온것두 아니고 뭐......”
“그래......잘 왔어.........저 김이사 놀란 것 봐.......처음이라 더 그런것 같잖아....”
“히히....그러게......우리 오빠 그동안 바람 안 핀거.......인정!!!!!! 헤헤헤......”
“이리와봐..........”
“우잉............왜?...........”
“한번 안아보게.........이리와봐봐......”
“푸하.........그러다 직원분 들어오시면 어쩌려구..............싫어싫어.......”
“안들어올거야........들어와도 노크는 필수니까......걱정말구..........얼른 이리와봐봐........”
“하아.........정말이지? 진짜......이러다 예고도 없이 막......그러는거 아니지 오빠?”
“바보.......회사가 장난이니?........그럴 일 없을거니까 걱정말구........”
“히잉............그치만..........”
자신의 의자 옆에...
간이 의자를 끌어다 그녀를 앉히자......
그 울컥거림은 좀 더 진한 감정으로 끓어올라 그를 괴롭혀 왔다.
“어머니랑 영화만 봤어?”
“웅.......엄마가 보고 싶어하는 영화가 있어서 같이 봤는데......졸려서 혼났어.......”
“후훗.....그래두 잘했어..........잘한 거야........”
“히히......오빠가 준 돈으로 내가 계산했지롱.........안쓸려고 그랬는뎅......”
“쓰라고 준건데 왜 묵혀........펑펑 써.............펑펑 쓸만큼 주지도 않았지만....알겠지?”
“넹.......히히....아차..........그리고.......엄마가 주말에는 가평 가셔야 한다고......모레 금요일 저녁에 와줬으면 하던데............일단 오빠 약속 있을지 모른다고....시간 괜찮은지 물어보고 답준댔어.......어때? 괜찮겠어?”
“안돼도 되게 해야지........별 걱정을........가서 괜찮다고 말씀드려......”
“히히.......넹............”
“뽀뽀................”
“정말.....이래두 되는거야?”
“원래는 안되는데.......오늘은 우리 예림이가 처음 방문한 날이기도 하고......좀 특별한 날이기도 하니까....”
“쪽...........히히........그럼 요번 한번으로 만족해요.......”
“후훗...............고마워........”
“자꾸 고맙대........뭐가 고마운지 말도 안해주고.....피이......”
“먼저 나간다..........대충 마무리하고 들어가........”
“옙!!!!!!!!!!!들어가십시오!!!!!!!!!!!!!!!!!!!!!”
“안녕히 계세요~~~~”
“옙!!!!!!!!!!!!!하하하하하............ 두 분 결혼은 언제 하시는겁니까!!!!!!!!하하하하.......”
“두 분 너무 잘 어울려요!!!!!!!!!!!!!!!!대박!!!!!!!!!!!!!!”
“사장님.......내일 점심 쏘셔야 합니다!!!!!!!애인분 너무 예뻐요......”
“하하하하하.............호호호호호호............”
환호 아닌 환호를 뒤로하고 밖에 나와서도...
그녀가 오를 차문을 먼저 열어주고.......자신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도 그 감정은 쉬이 조절이 되지 않았으며.........
이에...
“푸흡.......왜 울어 오빠..............진짜 우는거야? 왜?.......진짜 왜?”
“안울어.............”
“푸하하하하.......이 바보..........진짜 바보오빠야.............”
“먹고 싶은거 있어?”
“나 봐봐.........똑바로 봐봐봐..........웅?”
“............................”
“이긍.........정말 울었네 뭐..................뭐가 오빠를 울렸는지는 몰라두.......울지마...웅? 쪼옥.......내사랑............울지마요........쪽쪽..........알겠징?”
“피식.............”
“그래......이렇게 웃어......그래야 더 예뻐 울 오빤......히히.......쪽쪽..........”
눈가에 고여가던 물기가 그녀에게 들킬지라도.....
심호흡을 여러번 뱉어가며 차에 시동을 걸어갈지라도........
주체하기 어려운 감정에 매몰되어 갔고...........
그녀가 즐겨찾는다는 퓨전음식점에 들러..
달콤한 음식을 뱃속에 넣어갈때까지 계속되어 그녀의 놀림을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온전한 하루이긴 한데.........
결코 온전한 시간이 될 수 없었던 긴장의 약속시간도 눈앞에 성큼 다가와 버렸고.........
“학교는......”
“예....한국대학교 전자공학과 2학년까지 다녔습니다...”
“흠...........한국대학교라........그런데 2학년까지 다니다 말았으면.....”
“예...중퇴입니다..”
“이유는 물어봐도 되겠는가?”
“당시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흠....아무래도 그랬겠지.......혼자 벌어 공부하고 살기가 말이 쉽지....결코 쉬운일은 아니니까 말이야.....”
“지금에 와선 그때의 결정.......무척 후회하고 있습니다.”
“후훗......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지나고 보면 전부 후회덩어리지 뭐......그래...듣자하니 사업을 한다고?”
“예..거창하게 사업이라고까지 말씀드릴 건 없고.........그저 마음 맞는 직원 몇몇 데리고...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후훗.....그래......그럼 되는거지 뭐.........요즘 세상......아무리 좋은 직장이라고 해도 쉰살 넘기기 힘든 험한 세상 아닌가......허허허......그래 회사 꾸려가면서 힘든 일은 없고?.”
“예.....사업 초창기.....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뛰어다녀서인지....근래 들어선 조금 안정을 찾은 듯 합니다...”
“직원은 전부 몇 명인가?”
“예..저 포함해서 모두 12명입니다.......”
“흠......그만하면 꽤 큰 회사구만.....”
“주로 맨파워에 의지하는 직종이라 인력관리만 제대로 하면...큰 위험은 없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허허허허......그래그래......그런 건 자네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할테고....흠.......예림이 엄마랑 예림이.. 두 모녀가 자꾸 눈치 주니....짧게 끝내세.......그래 자네는...우리 예림이 어디가 좋아서 교제를 하게 됐는지...물어봐도 되겠지?”
“예......무엇보다......예림이 첫인상이 무척 좋았습니다...대화를 나눠보니...오랫동안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모습도 보여서.......아버님께서도 들어서 알고 계시겠지만.....제가 어려서부터 갖지 못한 부분까지 예림이가 갖고 있는 그 부분에 많이 끌렸습니다.”
“흠.............”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점보다 더........너무 예뻤습니다.....제가 감히 넘봐도 되는 사람인가 싶을만큼....예뻐서.......”
“하하하하하...........자네 참.......그 솔직한 점은 마음에 드네......암 우리 예림이가 예쁘긴 하지...내가 애비라 그런게 아니라......누가봐도 그래....안그런가? 하하하하...”
“예...그저께 저녁...예림이가 회사에 잠깐 들렀는데.......덕분에 어제 점심 제가 내야했습니다...”
“점심은 왜?”
“너무 예쁘다고...........한턱 내야 한다길래......”
“하하하하하하.............예림이 엄마............”
“네~~~~”
“이 사람 시장할텐데......그만 준비하고 저녁상 내오지........”
“네에...........다 돼가요......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리고......그 뭐시냐........지난번 회사에서 가져온 술 있지?”
“푸흡...........당연히 잘 계시죠......그것도 준비할까요?”
“그래줘........오늘은 그놈 한잔 해야겠어......자네 사업하니까....술도 꽤 하지?”
“예....아버님........”
“하하하하하......좋아좋아...........그래 오늘 같은 날은 ........목 좀 적셔줘야지 않겠어?
1차로....그녀의 아빠에 의해 걸러지던 순간이 지나자..
연이어...
2차.....그녀의 엄마까지 마주해야 했던 시간 역시 펼쳐지고 있었고........
“그래...나이도 있고한데.....결혼도 생각하고 있을테죠?”
“말씀 낮춰주십시오 어머님.....”
“그건 뭐.....차차 해도 늦지 않고........호호호호호.....우리도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긴장되긴 마찬가지라......”
“어머님아버님께서만 허락해주신다면....봄에라도 결혼 하고 싶습니다..”
“허허.......그렇게나 빨리?”
“뭐가 빨라요...........예림이야 빠른 편이지만......이쪽은....많이 늦었지 뭐......”
“늦긴 뭐가 늦어 이 사람아....요즘 우리 회사에도 서른 후반 총각들이 얼마나 많은데..쯧..”
“좀 늦긴 했지만......그래서 더 빨리 결혼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흠........그래.........살 집이야...지금 사는 곳도 괜찮다 들었네만........”
“예....지금 사는 곳에 살아도 되고.....예림이가 불편해하면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도 있습니다..”
“아냐 난..........난 거기가 좋아 오빠.......히이......”
“쓰읍.....넌 좀 조용히 해 이것아............낄데 못낄데 다 낄려고 들어.......쯧....”
“피.......엄마는.........괜히 트집이야.....좋으면 좋다고 말해....아까 나랑 주방에서 말한 거랑 왜 말이 달라.......큭.......”
“쓰읍.............결혼이란 게 두 사람 준비할 것도 많지만...우리도 준비해야 하는게 많은지라...봄은 좀 이른 것 같고......”
“그럼 가을에 식 올려.........우리도 가을에 했잖소 예림엄마........하하하하하......”
“당신도 참.............쯧............그래...가을이면 되겠어요?”
“예......허락만 해주시면.......봄여름에 준비 잘해서......초가을에 식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자 이만하면 시험은 됐고...............한잔씩들 합시다.......하하하하하.......”
오늘은 기대도 않았던
결혼 문제까지 해결의 기미를 보이자.....
그의 기분은 어려운 자리임에도 무척이나 부풀어 오르고 말았다.
“처음 뵙는 자리라...더 망설여지기도 합니다만......”
“편히 말하게........자네가 어려워하면 여기 있는 우리 내외도 같이 어려워지는거야......”
“예.....감사합니다.......그럼............”
‘부스럭..........부스럭...........’
“오빠.......이게 뭐야.......웬 봉투?”
“그래.......이게 뭐에.....아니 이게 뭔가?”
“예 어머님.....별 건 아닌데.........아직 겨울이기도 하고..........제가 오랫동안.......소원했던 일중에 하나인지라..............”
“그러니까.....이게 뭐냐구 오빠..........내가 봐두 돼?”
“쓰읍......넌 좀 가만히 있으라니깐.........”
“피........엄만 맨날 나만 갖구 그래........칫......”
“저저저......망아지 같이.....어휴........정말........저게 뭐가 좋다구.........자네도 요것 데리고 살려면 고생문이 훤할걸세.....‘
“엄마!!!!!!!!!!!!!!”
“예.........다름이 아니라.......제가 어머님 아버님이 생기면....꼭 해드리고 싶었던 겁니다...겨울 내의 사드리고 싶은..........그런...........”
“오...........울 오빠............센스쟁이.......하하하하.......”
“그게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인가?”
“예 어머님..........”
“이긍.......쯧......그게 무에 그리 어렵다고...................내 자네 뜻 잘 알겠고.....이건 그럼 예림이 아빠랑 내 내복 사는데 잘 쓰겠네........”
“예...감사드립니다.........어머님 아버님..........”
“감사는 무슨.............우리야........누구랑 달리...내복까지 챙겨주는 듬직한 아들 하나 생겨 좋지 뭐.....안그래 예림엄마?”
“풉........그렇긴 하죠......하하하.........”
“아빠!!!!말에 뼈가 있다? 그치? 내 욕한거 맞지?”
“하하하하.............”
그래서 더...
오버페이스 할 수 밖에 없었던 음주..............
두 부부가 건네주는 술을 거침없이 위장속으로 쏟아가던 그는.......
술에는 장사없다는 옛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만취할 만큼의 양을 받아마셔야 했고...
그 부부의 따스한 호의가 곁들여져...
당신들만큼이나 기분좋게.........취해갈 수 있었다......
“물 줘?”
“여........여기가.........어디.........”
“피...바보.....어디긴 어디야..내 방이지.....그렇게 받아마실 때부터 알아봤어....얼마나 많이 마셨는지........이긍......양주만 세병을 마셨어...정말........여기 물....”
“고마워.............”
“아버님은 괜찮으셔?”
“아빠? 괜찮을 리가 없지..... 완전.........키키키........”
“그런데...너...........두분 계신데 여기 와도 되는거야?”
“푸흡........울 오빠 진짜 많이 취했구나...히히.....방금 엄마가 운전해서 가평 출발하셨어...그러니까 안심하구........좀 더 자....알겠징?”
“아.............엄청난 실례를.........저질렀구나........”
“푸흡......우리 엄마아빤 그런거 신경안쓰니까 걱정마.....근데 오빠.........그 봉투에 대체 얼마를 넣은거야!!!!!!!!엄마만 좋은 일 시켰잖아!!!!!!!!!이 바보......”
“하아.....하하하하...............”
“엄마가 북어국 끓여놨으니깐...........좀 더 자고 일어나서....그거 먹어....알겠징?”
“예림아..........”
“웅?....왜 오빠~~~”
“우리............결혼........허락 받은거...........맞지?”
“그것두 기억안나? 우와.............대박.................몰라.......안가르쳐줄래......히히히.......”
“꿈........아니었구나..............현실이었어...................”
“히히.........좋지? 막.....좋지좋지?”
“응...........꿈이 아니길.....바랬어........꿈이면....너무 잔인할거라고........”
“피이........꿈 아니거등요........엄마가 내색을 안해서 그렇지......아빠보다 더 좋아하시던걸?..뭐라더라....그래...오빠 혼자 살면 먹는거 부실할거라고... 결혼전에 아예 우리집에서 출퇴근하라고 그러질않나....나 참....어이가 없어서......”
“후훗.........그러셨어?”
“웅!!!!!!!!대박이라니깐............대체 하룻밤새 왜케 변한건지.....막 겁날정도로 어휴.......”
“어머니 말씀대로 할까부다 정말............하하하하.......”
“피......그건 내가 싫어........”
“왜?......내가 예림이랑 있는게 싫어?”
“아니........그건 정말 좋지만......이렇게..........아무때나.........안길수 없잖아.....바보오빠야..”
“후훗......아무래도 그렇겠지?.........이렇게...안고 싶을때......막 안지도 못하면......무척 힘들거야...”
“웅.........그래서 내가 안된다고 했어........대신......오빠집에 내가 자주 갈거라고.....”
“하하하.......그랬어?.......그랬더니 별 말씀은 안하시고?”
“삐죽삐죽 거리지 뭐.......히이........우리 오빠 술냄새 장난 아니당.......코오~~자...안 깨울겡....자고 싶을때까지........하루종일 자두 되니까 마음 푹 놓구...........알겠죵?”
“응......”
누군가를 보듬어 품는다는 것..............
자신들의 둥지 안으로 들어오려하는 존재가......
자신의 새끼가 아닌 타인이라면...........
그를 보듬어주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홀로 남은 그녀의 방에서........
그는 또 다시 눈물을 보여야만 했다...........
“유서방.......다 큰 사람이.....울긴 왜 울어......울지마........응?”
“고맙습니다......어머님 아버님...........정말 감사드립니다......훌쩍........”
“어허......이 사람이.....이래서 사업은 어찌 그리 하누........하하하하하.....”
“눈물 날 법도 하겠지요.....그래도.....이그.........그만 울고......내 잔도 받어...응?”
“네 어머님.......제가....평생.......잘 모시겠습니다.........제 어머님 아버님이기도 하니까......평생.....”
“그 말만 들어도 고맙네........자네가 고마운게 아니고 우리가 고마운거야......알겠지?”
“아니에요............어머님........제가...제가 고마운 건데...”
“가족끼린 고마워하고 그런거 없는거야......이젠 자네도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으니까...앞으론 그런말 마.......그저.....엄마처럼.......아빠처럼........아니지아니지....진짜 엄마아빠지 뭐.........그렇게 편히 지내........내 말 이해하지?”
“네........감사드....”
“자자.........그런 의미로다가......딸꾹............거국적으로다가 한잔씩들 들어...........이놈 이예림은 어딜 또 도망간거야!!!!!!야 이예림........”
“잠탱이는 버려두고.............우리끼리............자.........엄마아빠.......다 큰 아들..........건배!!!!!”
“하하하하하..........건배!!!!!!!!!!!!!!!!!!!”
“엄마..................”
비록........
드문드문 떠오르던 기억이지만......
지난밤의 일이 하나둘씩 머릿속을 채워오자.......
흐르는 눈물만큼 진한 미소 또한 떠오르고 있었고...................
“예림아..............예림아........................”
그녀를 부르던 목소리 또한 한층.......밝아져 있었다.
“불렀어? 더 자라니깐..왜 안자구...........”
“이리와봐...........”
“피.......술냄새 작렬인뎅.............난 이럴줄 알고 어제......에그머니.....뭐야아아아~~~바지는 언제 또 벗은거야....하여간........”
“입으로 해줘...........”
“진짜!!!!!!!!!!!!!확.................”
“가을에 웨딩드레스 입으려면....이쁘게 결혼식 치를려면 임신하면 안되니깐......당분간은 입에 할거야......”
“풉.......누구 맘대로!!!!!!!난 됐거등요 아저씨!!!!!순........자기 맘대로야.......”
“안전한 날엔.....우리 예림이 보지속에 가득가득 싸줄테니까.......그때는 그냥 반포집에서 살고....알겠지?”
“푸하하하............우리 오빠 술 안깬거 확실해.........거침없이 쏟아내는 거 보면........에그머니나.........우쒸......오빠!!!!!”
“빨아!!!!!!!!!!!!!!!!!!!!!!!”
“하아 정말.........................뽀옵~~~~~~~~~~쭙~~~”
===================================================================================
새해에는 독자 여러분들께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빠오빠..........”
“응?”
“지금 어디에요? 회사?”
“응.....방금 들어왔는데....왜? 무슨 일 있어?”
“히히.......아니........엄마랑 영화보러 나왔다가.....엄마는 친구분이 근처에 계시다고 해서 거기 가고.......나는 혼자 버려졌더용...힝.........”
“풉.....혀짧은 소리.......잘 어울린다.......하하하...”
“히히히......퇴근 시간 다가오는뎅.......나 저녁 사줘.........웅?”
“음.......아직 처리할 일이 남았긴 한데...........”
“히잉..........진짜?...........그럼 할 수 없구...........”
“그러지 말고........회사로 올래?”
“정말?.......내가 가도 되는거야?..........직원분들이 막..........”
“뭐 어때.........오히려 직원들이 우리 예림이한테 잘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헤헤헤.......나 정말 간다?.......그래두 되는거지?”
“응......위치는 찾기 쉬울거야.......잘 찾아와봐...”
“넹........케잌이라도 사갈까?...........음...저녁때라 먹기 좀 그런가?”
“아냐........사와........아니다 잠깐만...........야근 몇 명 하는지 알려줄테니까.....인원수 맞춰서 사오면 더 고맙겠다.....”
“헤헤.......그건 그럼 톡으로 말해줘.......앞에 가서 다시 전화할겡.....”
“응............”
주중에는 더욱 한가해진다는 그녀의 일상과는 달리...
그의 주중 일상은
마치 전쟁터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병사들처럼 쉼없는 시간의 연속이었고..
오늘처럼........
그녀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둘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도 했다.
“똑똑........”
“들어와...........”
“대표님..........손님께서..........”
“김실장도 같이 들어와..............”
“저도 말씀입니까?”
“그래........소개시켜 줘야 할 사람이라...................어서 와......헤매지는 않았지?”
“오빠....웅...........금방 찾았엉..........”
“인사드려...........여기는 우리 회사 김실장........내 혈육이나 다름없는 동생........”
“아..................안녕하세요...........저는 이예림이라고 합니당.......”
“아 네.........저는 김영호라고 하는데............”
“여긴 네 형수 될 분........”
“크학..............정말이십니까? 허어...............허허허허허.......”
“쯧쯧.......놀라긴.............왜케 놀래!!?”아니.....대표님 같으면 안놀라겠습니까.......어떻게......그동안 이런 미인분을 숨겨놓으시고......허어 참.......방금은 결례를 범했습니다...다시 인사올리면..저는 김영호라고 합니다......대표님을 보필하야....흠냐.....어쨌든 이렇게 오랫동안 저를 비롯해 직원들을 괴롭힌.......큼큼....이건 아니고.....여튼 만나뵙게 되어....영광이 이런 영광이 없습니당....흐엉~~~“
“푸흡......네엥........”
“허어.......거 참...........진작 좀 찾아오시지......어디 계시다가 지금에서야.........”
“넌 쉰소리 그만하고......차 마실래?”
“아니....괜찮아요.......엄마랑 방금 마셨어요.......”
“그래..........그럼 거기 앉아....난 잠깐 일 좀 마저 보고.........넌 뭐해?...안나가?”
“험험..........저기......형수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시고.....오늘일은 그냥 내일로 미루심이 좋을 듯 합니당...”
“큭...........”
“쓰읍........거기 케잌이나 가져다 먹어..............”
“허어...........어쩜 마음씨도 이렇게 미모처럼 고우실까몰라..........이게 대체 몇 개야...허허허.....들고 오실 때 힘드셨겠다 울 형수님.......전화를 주셨으면 제가 두 발 벗고 뛰어 나갔을텐데........허어.......”
“그만 나가보지?”
“옙...........그럼 저는 이만..........형수님.........잘 먹겠습니다!!!!!!!!”
“호호호..........네..........별 거 아닌거라........”
“어휴......별게 아니라니요.....그 무슨 당치않은........어쩐지 요즘들어 형님..아니 대표님 히스테리가 예전만 않다 싶더니 그게 다 이유가..........큭...........험험......그럼 두분 좋은 시간되십시오....전 이만........”
“무지 재밌는 분이신 것 같애요....풉......”
“실없는 놈이야......신경쓰지마......”
“히이........울 오빠 일하는 모습은 또 처음본다..........헤헤........”
“30분은 걸릴거야........조금만 기다려줘...”
“웅.........난 신경쓰지 말구.....오빠 하던 일이나 마저 하세용..........흐흐....여기 되게 좋은데 뭐......”
“풉........좋긴...........”
그녀가 그의 일하는 모습을 처음 보게 된 걸 신기해하듯...
그 역시도
자기만이 있던 공간에 그녀라는 존재가 자리하자 웬지 모를 울컥거림이 일어나는 듯 했고...
“배 고프지?”
“아니요........엄마랑 이것저것 군것질 많이 했더니.......괜찮아요.......”
“아까부터 꼬박꼬박 존대말하네?”
“히히......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요..........듣기 거슬려요?”
“푸흡........아니.......괜찮아.........”
“나 땜에.....신경쓰여서 일 안되죠?”
“응...........약간.........”
“뻬..............칫.............뭐야...나 괜히 왔나봐......"
“예림아......”
“웅?”
“와줘서 ...........고마워..........”
“푸하......왜?............뭐가 고마운데?”
“그냥.......기분이 좀........울컥거린다.......”
“푸흡.......이긍 울 오빠.......감상적이시긴..........내가 못올데를 온것두 아니고 뭐......”
“그래......잘 왔어.........저 김이사 놀란 것 봐.......처음이라 더 그런것 같잖아....”
“히히....그러게......우리 오빠 그동안 바람 안 핀거.......인정!!!!!! 헤헤헤......”
“이리와봐..........”
“우잉............왜?...........”
“한번 안아보게.........이리와봐봐......”
“푸하.........그러다 직원분 들어오시면 어쩌려구..............싫어싫어.......”
“안들어올거야........들어와도 노크는 필수니까......걱정말구..........얼른 이리와봐봐........”
“하아.........정말이지? 진짜......이러다 예고도 없이 막......그러는거 아니지 오빠?”
“바보.......회사가 장난이니?........그럴 일 없을거니까 걱정말구........”
“히잉............그치만..........”
자신의 의자 옆에...
간이 의자를 끌어다 그녀를 앉히자......
그 울컥거림은 좀 더 진한 감정으로 끓어올라 그를 괴롭혀 왔다.
“어머니랑 영화만 봤어?”
“웅.......엄마가 보고 싶어하는 영화가 있어서 같이 봤는데......졸려서 혼났어.......”
“후훗.....그래두 잘했어..........잘한 거야........”
“히히......오빠가 준 돈으로 내가 계산했지롱.........안쓸려고 그랬는뎅......”
“쓰라고 준건데 왜 묵혀........펑펑 써.............펑펑 쓸만큼 주지도 않았지만....알겠지?”
“넹.......히히....아차..........그리고.......엄마가 주말에는 가평 가셔야 한다고......모레 금요일 저녁에 와줬으면 하던데............일단 오빠 약속 있을지 모른다고....시간 괜찮은지 물어보고 답준댔어.......어때? 괜찮겠어?”
“안돼도 되게 해야지........별 걱정을........가서 괜찮다고 말씀드려......”
“히히.......넹............”
“뽀뽀................”
“정말.....이래두 되는거야?”
“원래는 안되는데.......오늘은 우리 예림이가 처음 방문한 날이기도 하고......좀 특별한 날이기도 하니까....”
“쪽...........히히........그럼 요번 한번으로 만족해요.......”
“후훗...............고마워........”
“자꾸 고맙대........뭐가 고마운지 말도 안해주고.....피이......”
“먼저 나간다..........대충 마무리하고 들어가........”
“옙!!!!!!!!!!!들어가십시오!!!!!!!!!!!!!!!!!!!!!”
“안녕히 계세요~~~~”
“옙!!!!!!!!!!!!!하하하하하............ 두 분 결혼은 언제 하시는겁니까!!!!!!!!하하하하.......”
“두 분 너무 잘 어울려요!!!!!!!!!!!!!!!!대박!!!!!!!!!!!!!!”
“사장님.......내일 점심 쏘셔야 합니다!!!!!!!애인분 너무 예뻐요......”
“하하하하하.............호호호호호호............”
환호 아닌 환호를 뒤로하고 밖에 나와서도...
그녀가 오를 차문을 먼저 열어주고.......자신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도 그 감정은 쉬이 조절이 되지 않았으며.........
이에...
“푸흡.......왜 울어 오빠..............진짜 우는거야? 왜?.......진짜 왜?”
“안울어.............”
“푸하하하하.......이 바보..........진짜 바보오빠야.............”
“먹고 싶은거 있어?”
“나 봐봐.........똑바로 봐봐봐..........웅?”
“............................”
“이긍.........정말 울었네 뭐..................뭐가 오빠를 울렸는지는 몰라두.......울지마...웅? 쪼옥.......내사랑............울지마요........쪽쪽..........알겠징?”
“피식.............”
“그래......이렇게 웃어......그래야 더 예뻐 울 오빤......히히.......쪽쪽..........”
눈가에 고여가던 물기가 그녀에게 들킬지라도.....
심호흡을 여러번 뱉어가며 차에 시동을 걸어갈지라도........
주체하기 어려운 감정에 매몰되어 갔고...........
그녀가 즐겨찾는다는 퓨전음식점에 들러..
달콤한 음식을 뱃속에 넣어갈때까지 계속되어 그녀의 놀림을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온전한 하루이긴 한데.........
결코 온전한 시간이 될 수 없었던 긴장의 약속시간도 눈앞에 성큼 다가와 버렸고.........
“학교는......”
“예....한국대학교 전자공학과 2학년까지 다녔습니다...”
“흠...........한국대학교라........그런데 2학년까지 다니다 말았으면.....”
“예...중퇴입니다..”
“이유는 물어봐도 되겠는가?”
“당시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흠....아무래도 그랬겠지.......혼자 벌어 공부하고 살기가 말이 쉽지....결코 쉬운일은 아니니까 말이야.....”
“지금에 와선 그때의 결정.......무척 후회하고 있습니다.”
“후훗......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지나고 보면 전부 후회덩어리지 뭐......그래...듣자하니 사업을 한다고?”
“예..거창하게 사업이라고까지 말씀드릴 건 없고.........그저 마음 맞는 직원 몇몇 데리고...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후훗.....그래......그럼 되는거지 뭐.........요즘 세상......아무리 좋은 직장이라고 해도 쉰살 넘기기 힘든 험한 세상 아닌가......허허허......그래 회사 꾸려가면서 힘든 일은 없고?.”
“예.....사업 초창기.....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뛰어다녀서인지....근래 들어선 조금 안정을 찾은 듯 합니다...”
“직원은 전부 몇 명인가?”
“예..저 포함해서 모두 12명입니다.......”
“흠......그만하면 꽤 큰 회사구만.....”
“주로 맨파워에 의지하는 직종이라 인력관리만 제대로 하면...큰 위험은 없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허허허허......그래그래......그런 건 자네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할테고....흠.......예림이 엄마랑 예림이.. 두 모녀가 자꾸 눈치 주니....짧게 끝내세.......그래 자네는...우리 예림이 어디가 좋아서 교제를 하게 됐는지...물어봐도 되겠지?”
“예......무엇보다......예림이 첫인상이 무척 좋았습니다...대화를 나눠보니...오랫동안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모습도 보여서.......아버님께서도 들어서 알고 계시겠지만.....제가 어려서부터 갖지 못한 부분까지 예림이가 갖고 있는 그 부분에 많이 끌렸습니다.”
“흠.............”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점보다 더........너무 예뻤습니다.....제가 감히 넘봐도 되는 사람인가 싶을만큼....예뻐서.......”
“하하하하하...........자네 참.......그 솔직한 점은 마음에 드네......암 우리 예림이가 예쁘긴 하지...내가 애비라 그런게 아니라......누가봐도 그래....안그런가? 하하하하...”
“예...그저께 저녁...예림이가 회사에 잠깐 들렀는데.......덕분에 어제 점심 제가 내야했습니다...”
“점심은 왜?”
“너무 예쁘다고...........한턱 내야 한다길래......”
“하하하하하하.............예림이 엄마............”
“네~~~~”
“이 사람 시장할텐데......그만 준비하고 저녁상 내오지........”
“네에...........다 돼가요......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리고......그 뭐시냐........지난번 회사에서 가져온 술 있지?”
“푸흡...........당연히 잘 계시죠......그것도 준비할까요?”
“그래줘........오늘은 그놈 한잔 해야겠어......자네 사업하니까....술도 꽤 하지?”
“예....아버님........”
“하하하하하......좋아좋아...........그래 오늘 같은 날은 ........목 좀 적셔줘야지 않겠어?
1차로....그녀의 아빠에 의해 걸러지던 순간이 지나자..
연이어...
2차.....그녀의 엄마까지 마주해야 했던 시간 역시 펼쳐지고 있었고........
“그래...나이도 있고한데.....결혼도 생각하고 있을테죠?”
“말씀 낮춰주십시오 어머님.....”
“그건 뭐.....차차 해도 늦지 않고........호호호호호.....우리도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긴장되긴 마찬가지라......”
“어머님아버님께서만 허락해주신다면....봄에라도 결혼 하고 싶습니다..”
“허허.......그렇게나 빨리?”
“뭐가 빨라요...........예림이야 빠른 편이지만......이쪽은....많이 늦었지 뭐......”
“늦긴 뭐가 늦어 이 사람아....요즘 우리 회사에도 서른 후반 총각들이 얼마나 많은데..쯧..”
“좀 늦긴 했지만......그래서 더 빨리 결혼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흠........그래.........살 집이야...지금 사는 곳도 괜찮다 들었네만........”
“예....지금 사는 곳에 살아도 되고.....예림이가 불편해하면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도 있습니다..”
“아냐 난..........난 거기가 좋아 오빠.......히이......”
“쓰읍.....넌 좀 조용히 해 이것아............낄데 못낄데 다 낄려고 들어.......쯧....”
“피.......엄마는.........괜히 트집이야.....좋으면 좋다고 말해....아까 나랑 주방에서 말한 거랑 왜 말이 달라.......큭.......”
“쓰읍.............결혼이란 게 두 사람 준비할 것도 많지만...우리도 준비해야 하는게 많은지라...봄은 좀 이른 것 같고......”
“그럼 가을에 식 올려.........우리도 가을에 했잖소 예림엄마........하하하하하......”
“당신도 참.............쯧............그래...가을이면 되겠어요?”
“예......허락만 해주시면.......봄여름에 준비 잘해서......초가을에 식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자 이만하면 시험은 됐고...............한잔씩들 합시다.......하하하하하.......”
오늘은 기대도 않았던
결혼 문제까지 해결의 기미를 보이자.....
그의 기분은 어려운 자리임에도 무척이나 부풀어 오르고 말았다.
“처음 뵙는 자리라...더 망설여지기도 합니다만......”
“편히 말하게........자네가 어려워하면 여기 있는 우리 내외도 같이 어려워지는거야......”
“예.....감사합니다.......그럼............”
‘부스럭..........부스럭...........’
“오빠.......이게 뭐야.......웬 봉투?”
“그래.......이게 뭐에.....아니 이게 뭔가?”
“예 어머님.....별 건 아닌데.........아직 겨울이기도 하고..........제가 오랫동안.......소원했던 일중에 하나인지라..............”
“그러니까.....이게 뭐냐구 오빠..........내가 봐두 돼?”
“쓰읍......넌 좀 가만히 있으라니깐.........”
“피........엄만 맨날 나만 갖구 그래........칫......”
“저저저......망아지 같이.....어휴........정말........저게 뭐가 좋다구.........자네도 요것 데리고 살려면 고생문이 훤할걸세.....‘
“엄마!!!!!!!!!!!!!!”
“예.........다름이 아니라.......제가 어머님 아버님이 생기면....꼭 해드리고 싶었던 겁니다...겨울 내의 사드리고 싶은..........그런...........”
“오...........울 오빠............센스쟁이.......하하하하.......”
“그게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인가?”
“예 어머님..........”
“이긍.......쯧......그게 무에 그리 어렵다고...................내 자네 뜻 잘 알겠고.....이건 그럼 예림이 아빠랑 내 내복 사는데 잘 쓰겠네........”
“예...감사드립니다.........어머님 아버님..........”
“감사는 무슨.............우리야........누구랑 달리...내복까지 챙겨주는 듬직한 아들 하나 생겨 좋지 뭐.....안그래 예림엄마?”
“풉........그렇긴 하죠......하하하.........”
“아빠!!!!말에 뼈가 있다? 그치? 내 욕한거 맞지?”
“하하하하.............”
그래서 더...
오버페이스 할 수 밖에 없었던 음주..............
두 부부가 건네주는 술을 거침없이 위장속으로 쏟아가던 그는.......
술에는 장사없다는 옛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만취할 만큼의 양을 받아마셔야 했고...
그 부부의 따스한 호의가 곁들여져...
당신들만큼이나 기분좋게.........취해갈 수 있었다......
“물 줘?”
“여........여기가.........어디.........”
“피...바보.....어디긴 어디야..내 방이지.....그렇게 받아마실 때부터 알아봤어....얼마나 많이 마셨는지........이긍......양주만 세병을 마셨어...정말........여기 물....”
“고마워.............”
“아버님은 괜찮으셔?”
“아빠? 괜찮을 리가 없지..... 완전.........키키키........”
“그런데...너...........두분 계신데 여기 와도 되는거야?”
“푸흡........울 오빠 진짜 많이 취했구나...히히.....방금 엄마가 운전해서 가평 출발하셨어...그러니까 안심하구........좀 더 자....알겠징?”
“아.............엄청난 실례를.........저질렀구나........”
“푸흡......우리 엄마아빤 그런거 신경안쓰니까 걱정마.....근데 오빠.........그 봉투에 대체 얼마를 넣은거야!!!!!!!!엄마만 좋은 일 시켰잖아!!!!!!!!!이 바보......”
“하아.....하하하하...............”
“엄마가 북어국 끓여놨으니깐...........좀 더 자고 일어나서....그거 먹어....알겠징?”
“예림아..........”
“웅?....왜 오빠~~~”
“우리............결혼........허락 받은거...........맞지?”
“그것두 기억안나? 우와.............대박.................몰라.......안가르쳐줄래......히히히.......”
“꿈........아니었구나..............현실이었어...................”
“히히.........좋지? 막.....좋지좋지?”
“응...........꿈이 아니길.....바랬어........꿈이면....너무 잔인할거라고........”
“피이........꿈 아니거등요........엄마가 내색을 안해서 그렇지......아빠보다 더 좋아하시던걸?..뭐라더라....그래...오빠 혼자 살면 먹는거 부실할거라고... 결혼전에 아예 우리집에서 출퇴근하라고 그러질않나....나 참....어이가 없어서......”
“후훗.........그러셨어?”
“웅!!!!!!!!대박이라니깐............대체 하룻밤새 왜케 변한건지.....막 겁날정도로 어휴.......”
“어머니 말씀대로 할까부다 정말............하하하하.......”
“피......그건 내가 싫어........”
“왜?......내가 예림이랑 있는게 싫어?”
“아니........그건 정말 좋지만......이렇게..........아무때나.........안길수 없잖아.....바보오빠야..”
“후훗......아무래도 그렇겠지?.........이렇게...안고 싶을때......막 안지도 못하면......무척 힘들거야...”
“웅.........그래서 내가 안된다고 했어........대신......오빠집에 내가 자주 갈거라고.....”
“하하하.......그랬어?.......그랬더니 별 말씀은 안하시고?”
“삐죽삐죽 거리지 뭐.......히이........우리 오빠 술냄새 장난 아니당.......코오~~자...안 깨울겡....자고 싶을때까지........하루종일 자두 되니까 마음 푹 놓구...........알겠죵?”
“응......”
누군가를 보듬어 품는다는 것..............
자신들의 둥지 안으로 들어오려하는 존재가......
자신의 새끼가 아닌 타인이라면...........
그를 보듬어주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홀로 남은 그녀의 방에서........
그는 또 다시 눈물을 보여야만 했다...........
“유서방.......다 큰 사람이.....울긴 왜 울어......울지마........응?”
“고맙습니다......어머님 아버님...........정말 감사드립니다......훌쩍........”
“어허......이 사람이.....이래서 사업은 어찌 그리 하누........하하하하하.....”
“눈물 날 법도 하겠지요.....그래도.....이그.........그만 울고......내 잔도 받어...응?”
“네 어머님.......제가....평생.......잘 모시겠습니다.........제 어머님 아버님이기도 하니까......평생.....”
“그 말만 들어도 고맙네........자네가 고마운게 아니고 우리가 고마운거야......알겠지?”
“아니에요............어머님........제가...제가 고마운 건데...”
“가족끼린 고마워하고 그런거 없는거야......이젠 자네도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으니까...앞으론 그런말 마.......그저.....엄마처럼.......아빠처럼........아니지아니지....진짜 엄마아빠지 뭐.........그렇게 편히 지내........내 말 이해하지?”
“네........감사드....”
“자자.........그런 의미로다가......딸꾹............거국적으로다가 한잔씩들 들어...........이놈 이예림은 어딜 또 도망간거야!!!!!!야 이예림........”
“잠탱이는 버려두고.............우리끼리............자.........엄마아빠.......다 큰 아들..........건배!!!!!”
“하하하하하..........건배!!!!!!!!!!!!!!!!!!!”
“엄마..................”
비록........
드문드문 떠오르던 기억이지만......
지난밤의 일이 하나둘씩 머릿속을 채워오자.......
흐르는 눈물만큼 진한 미소 또한 떠오르고 있었고...................
“예림아..............예림아........................”
그녀를 부르던 목소리 또한 한층.......밝아져 있었다.
“불렀어? 더 자라니깐..왜 안자구...........”
“이리와봐...........”
“피.......술냄새 작렬인뎅.............난 이럴줄 알고 어제......에그머니.....뭐야아아아~~~바지는 언제 또 벗은거야....하여간........”
“입으로 해줘...........”
“진짜!!!!!!!!!!!!!확.................”
“가을에 웨딩드레스 입으려면....이쁘게 결혼식 치를려면 임신하면 안되니깐......당분간은 입에 할거야......”
“풉.......누구 맘대로!!!!!!!난 됐거등요 아저씨!!!!!순........자기 맘대로야.......”
“안전한 날엔.....우리 예림이 보지속에 가득가득 싸줄테니까.......그때는 그냥 반포집에서 살고....알겠지?”
“푸하하하............우리 오빠 술 안깬거 확실해.........거침없이 쏟아내는 거 보면........에그머니나.........우쒸......오빠!!!!!”
“빨아!!!!!!!!!!!!!!!!!!!!!!!”
“하아 정말.........................뽀옵~~~~~~~~~~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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