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하 (23) : 대한대 건축학과 4학년
김하늘 (23) : 대한대 건축공학과 4학년
문국희 (23) : 대한대 건축공학과 4학년
박영환 (23) : 대한대 건축학과 4학년
황해리 (21) : 명화여대 영어과 2학년
황영철 (23) : 윤하의 고교 동창. 황해리의 친오빠.
윤은경(25) : 황영철의 여직원
신예진 (22) : 한경여대 미대. 2학년
박혜주(34) : 의정부 한정식집 앞마당 사장
권소라(28) : 가정주부
차경자(22) : 한경여대 수학과 2학년
이하영(22) : 덕수대학 컴퓨터공학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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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신예진의 불멸의 삼인방 & 인터넷 쇼핑몰
[1]
중간고사도 지나고 학교는 축제이다. 나는 원래 대학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3년 동안을 축제와는 담을 쌓고 대학에 다녔다.
그런데, 이번 해에는 하늘이 때문에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보았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아는 후배들은 4학년이라면서 영감 대우를 한다.
또 예진이 손에 이끌려 예진이의 학교 축제에도 가게 된다. 축제라고 해야 구경하는 것, 먹고 마시는 것이고, 나는 이런 문화랑은 거리가 멀고, 낯설다.
하루는 예진이와 전화 통화를 하는데, 예진이가 나에게 주말에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시간을 비워달라고 했다. 그런데 토요일에는 우선 자기 친구들과 같이 삼겹살을 구워먹자는 것이다.
"내 친구 두 명을 같이 부르려고 하는데. 괜찮겠지?"
"그 자리에 나도 가도 되는 거니?"
"걔네들이 오빠를 엄청 보고 싶어 해. 요새 완전 난리야."
우리는 금요일 저녁에 만나서 마트로 갔다. 고기, 야채, 음료수를 사서 예진이의 원룸에 갖다 두었다. 그리고 신예진은 내 침대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는 새벽 두 시 쯤에 예진이를 원룸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그녀의 친구들이 궁금해서 집에 가는 길에 예진이에게 슬며시 물어보았다.
"네 친구들 하나같이 핵퍽이면 어쩌지?"
"그럼. .. 할 수 없다. 오빠가 자폭해야지. 하하."
"농담 아닌데?"
"나도 농담 아니야. 내일 보면 알지만, 그 정도는 아니야."
나는 혹시 나와 황영철처럼 그녀들이 어떤 특별한 사건으로 얽혀있는가를 물은 것이다. 그런데 예진이가 별 말을 하지 않으니까, 나도 그냥 단순한 친구들이겠거니 하고 넘어간다. 모여서 같이 고기를 먹는다니까, 나한테는 아무래도 좋다.
그런데 비빔국수를 먹고 나서 생긴 일을 생각하면, 이번에 고기 먹고 나서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까? 그런데 예진이와 나 사이에는 이제는 더 이상 생길 일도 없을 것 같다.
[2]
다음날 토요일 점심때쯤 해서 예진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이제 나타나실 시간이야."
나는 그녀의 원룸으로 갔다. 예진이는 오늘도 브레지어를 하지 않고 있다. 어깨 끈이 좁은 민소매 를 입고 있는데, 요리를 하느라고 그런 것 같다. 신예진의 절친이라는 두 명의 여자애들은 미리 와있다. 그녀들은 차경자와 이하영이라고 했다. 이들 셋은 같은 여고를 다녔고, 같이 재수를 했다고 한다.
차경자는 신예진과 같은 한경 여대 수학과에 다닌다. 이하영은 한강대학 컴퓨터 공학과라고 했다. 이들은 자기들을 "불멸의 3인방"이라고 했다. 얼굴은 경자가 제일 낫고, 몸매는 예진이가 제일이다. 하영이는 그냥 수수한 편이다. 신예진의 가슴, 허리, 엉덩이는 진짜 불멸의 곡선과 볼륨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우리는 자리를 방바닥에 깔아야 했다. 같이 고기를 먹고, 소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했다. 분위기는 좋았지만, 나에게는 가시방석이다. 여자 3명과 같이 앉아있는 것은 좋은데, 그녀들 중에서 두 명이 처음 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나랑 신예진 둘만 있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무슨 남자 얼굴이 이렇게 잘생겼어?"
"예진이 너도 참. .. 남자 얼굴 뜯어먹고 살을 일 있니?"
"오빠가 잘 생긴긴 걸 날더러 어쩌라고?"
"군데군데 보톡스를 찔러서 쪼끔 못생기게 해."
"남자가 저 정도 잘 생기면 여자 팔자가 사납대."
"미친 년. 주둥이를 그냥 콱!"
"하여간에 예진이 저건 전생에 최소한 아시아 정도는 구한 애야. 하하."
"저건 남자를 꼬셔도 꼭 .. 아휴. 내가 말을 말자."
"부러우면 지는 거다. 하하."
"남자들은 가슴 큰 여자가 그렇게도 좋나?"
"그니까 너도 얼굴만 믿지 말고, 뽕을 하라니까."
예진이는 이야기 하면서도 계속 내 눈치를 살핀다.
그런데 경자의 분위기는 약간 어두운 느낌이다. 가끔씩 나를 쳐다보면서 머엉하니 앉아있기도 하고, 또 한숨도 쉰다. 뿐만 아니라 가끔씩 스커트 자락을 말아 올려서 허벅지와 하얀 팬티가 드러나도록 하기도 한다. 반찬을 집는다며 몸을 앞으로 숙일 때에는 깊게 파인 브이(V)넥이 들리고, 그녀의 빈약한 가슴을 드러내려고도 한다. 처음에는 반반한 그녀의 얼굴과 턱 그리고 목까지만 본다면 도전해 볼 마음이 생기겠지만, 가슴이 작아서 일단 패스 당할 스타일이다.
그 날 그녀들의 메인 화제는 당연히 나와 예진이다.
"얼마 전부터 예진이가 완전 180도 확 달라졌어요."
"사귀는 남자가 생겼다는 말은 했는데, 다른 것은 전부 비밀이래잖아요."
"우리는 완전 배신 당한 기분이고, .."
"오빠가 어떤 남자인지 엄청 궁금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하하."
두 친구들은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
언제 만났느냐?
어떻게 만났느냐?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느냐, 등등.
이하영은 덜 한데 차경자는 엄청 꼬치꼬치 캐묻는다. 예진이는 그 자리에서 우리가 마트에서 처음 만나던 날의 일을 털어놓아야 했다. 두 친구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간중간에 배를 잡고 웃는다.
"아오. 얄미운 것.
오빠가 오는 것을 보고 일부러 집어 던졌구나?"
"나도 그 마트에 가서 비닐팩이나 꽉꽉 채워서 길바닥에서 터트려야겠다. 하하."
"계란 한 판도 사야 해. 잊지 마. 하하."
"계집애가 제일 중요한 얘기를 끝끝내 안하네."
"웃겨. 하나도 안빼고 다 했거든."
"어딜 슬그머니 넘어가려고?
얼마 만에 처음으로 같이 잤는데?"
"야! 경자 너 자꾸 그럴래?
오빠 앞에서 할 말이 따로 있지."
"못할 것은 또 뭔데? 누구는 잠 안자고 사냐?"
"잠이야 매일 자거든요?"
"미쳤다고 둘이 손만 잡고 잠만 자냐?
분명 뭔가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잘거잖아? 하하."
"야! 너 진짜 치사하게 그럴래? 빨랑 불어!"
"그 얘기는 절대 안돼. 19금이야."
"지금 여기 누가 19인데? 우리 다 21는 넘었거든요?"
"만으로는 아직이거든?"
"저게 남자 사귀더니, 벌써 치매 오나?"
"무슨 나이를 거꾸로 먹는대?"
"지금 우리 다 만으로 21살이 넘었고,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야."
"그래. 다들 잘났다. 잘났어."
"그거야 당근이지. 예진이 너보다야. .. 하하."
그녀들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물러설 생각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신예진은 내가 캔맥주와 음료수를 박스째로 사 들고 가서 겨우 비빔국수 한 그릇을 먹은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했다.
그래도 그녀들은 아직 멀었다면서, 그 다음을 요구했고, 예진이는 촛불과 음악, 그리고 와인으로 분위기를 잡은 이야기까지 했다.
"쓸데없는 데에서 괜히 시간 끌지마."
"웬만한 것은 생략하고,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
"그 전부터 내가 아무리 눈치를 줘도, 이 오빠가 꼼짝도 안하는 거야.
기껏 한다는 것이 키스 정도?
입만 아프고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 하하."
"예진이 너 진짜 겁도 없네.
촛불 켜놓고 그러다가 불 나면 어쩌려고 그랬어?"
"맞다. 어떤 골빈 것들이 모텔방에서 촛불 켜고 이벤트 한다고 개지랄했대.
그러다가 불 나는 것도 모르고 그 짓을 너무 열심히 하다가 모텔을 홀라당 태워먹은 얘기 몰라?"
"미친 년. 헛소리하는 것 좀 봐.
그런 찌질이들하고 오빠랑 나랑을 비교하냐?
어쨌든 그 날은 마음 단단히 먹고, 브라는 빼놓고, 끈팬티랑 미니스커트를 올려서 입었거든.
그런데도 이 오빠는 계속 키스만 하잖아.
그 날도 실패하는 줄 알았어."
"그럴 때는 눈치 못 채게 치마를 위로 끌어 올려야지. 하하."
"당연히 그랬지. 아예 엉덩이까지 다 내놓고 있었거든. 하하."
"너는 가슴이 무기잖아? 팍팍 들이 밀어야지."
"했다니까? 오빠가 만지려고 하면 내가 하지 말라고 하거든.
그걸 진짜로 알아듣는지, 도통 그냥 그랬다니까."
"와아아. 그럼 이 오빠 완전 젠틀했네?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안해?"
"뭐라는 거야? 그 정도면 젠틀이 아니라 쑥맥이 부처님이구만."
"말도 마. 그날 따라 왜 그렇게 물이 많이 나오는지.
끈팬티라서 앞이 너무 좁잖아. 치마가 다 젖어버린거야.
그래서 화장실에 가면서 일부러 취한척 하고 조금 비틀거렸거든.
그랬더니 드디어 덤벼들더라. 하하."
"와아. 그럼 저 오빠 변태니? 그거 완전 치한 아냐?"
"와인이나 맥주에 약을 타서 마시게 한대.
나중에는 모텔로 끌고 가서 남자 여러 명한테 빵시킨다던데."
"미친 년들이 기껏 말하니까, 우리 오빠한테 지금 뭐라는 건데?"
"오빠가 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요새 그런다고. TV도 안보니?"
"그딴 거 볼 시간이 어딨냐?
만나면 할 일이 그렇게도 없어서 그런 모텔 드라마나 보고 있냐?
우리는 만나면 엄청 바빠. 할 일이 따로 있잖아? 하하."
"저년이 진짜 사람 속을 확 다 뒤집어 놓네."
"이 배신은 죽는 날까지 잊지 않겠어."
"무식한 년들 .. 이럴 때는 염장 지른다는 말을 쓰거든요."
"염장이든 된장이든, 알아서 해."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예진이가 내가 알고 있는 신예진이 맞나를 의심할 정도이다. 신예진은 이야기 하는 데에 빠져서 완전 신들린 사람 같다.
그러니까 예진이가 여기까지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내가 너무 순진했었다는 말이 된다. 그 전부터 예진이는 나한테 가슴이나 엉덩이에는 접근을 금지시켰지만, 그것은 그냥 하는 말이었다는 것이다. 또 그 날 밤에도 예진이가 마음을 먹고 덤벼들었음이 밝혀졌다. 결국 나는 신예진의 내숭이라는 농간에 낚여서 일을 치뤘음을 알게 그 자리에서 되었다.
그런데 차경자의 호기심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그니까 어떻게, 어떤 순서로 덤볐냐고."
"누가 누구를 어떻게 덮쳤나, 그것만 얘기해도 봐준다."
"그건 지금 말고, 나중에 오빠 없을 때."
"너 진짜 .. 계란 먹으라며 노른자는 왜 쏙 빼가는데?"
"기집애야. 너는 오빠 생각은 안해?"
"어라? 지금 오빠가 19 살도 안됐어?"
얘네들은 나의 존재는 아예 무시하는 듯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한다. 내가 앉아있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그래도 예진이는 그 날 밤에 침대로 간 이야기는 끝끝내 하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예진이는 결국 말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 예진이는 일단 중요한 부분은 빼놓고 조금만 말하고, 그러면 차경자는 그것을 일일이 문제 삼아서, 결국은 다 들통나고, 할 수 없이 예진이는 뻥튀기를 했을 것 같다.
그녀들은 자기들 보는 앞에서 나와 예진이에게 키스할 것을 요구했다. 방석을 깔아주는데, 나나 예진이가 못할 이유가 뭔가?
"같이 잠까지 잤는데, 키스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맞아. 요새는 길거리에서도 하더만."
"오빠. 어쩌지? 이년들이 하라는데, 할까?"
"콜."
"너네 볼 자신 있어? 우리는 했다 하면 엄청 찐하게 하거든."
"그것이 보고 싶다. 모르니?"
"찐해봤자 키스지. 설마 우리 앞에서 섹스를 하겠어?"
"저거 분명히 질질 흐를 거면서."
"그럼 어때? 티슈 있잖아? 화장실도 있고."
"오빠랑 나랑은 못할 것도 없거든?
잘 봐. 진짜 키스는 이렇게 하는 거야."
방바닥에 앉아서 불편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았다. 눈길을 마주치며 서로를 안았고, 우리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예진이의 눈이 조용히 감기고, 입이 열린다. 짧고 부드러운 입맞춤이 시작된다.
"하아. .. 한다는 것이 겨우 그거니? 그건 뽀뽀잖아."
"감질나게 그러지 말고, 딥으로 확 땡기라고!"
우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혀 끝으로 서로의 입술을 핥기 시작했다.
"빨으라니까 핥기만 해?"
"빨기 기다리다가 밤새겠다."
예진이가 먼저 내 뺨을 어루만지며 내 혀를 빨아들였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경자는 계속 툴툴거리고, 하영이는 약간 조용한 편이다.
"계집애. 입술을 빨으라니까 왜 혀부터 빨고 난리야?"
"조용히 좀 해. 이제 찐해지잖아?"
내 혀가 예진이의 입에서 나오고, 예진이의 혀도 내 혀를 쫓아 나와서 내 입을 밀고 들어온다. 나는 예진이의 혀와 입술을 동시에 빨았다. 우리는 천천히 입술과 혀를 교대로 빨기 시작했다.
"하아. .. 이제 진짜네."
"어떡해."
내 입술은 그녀의 목을 따라 내려가고, 예진이의 턱은 위로 들린다. 나는 예진이의 목을 쇄골라인까지 입술로 부드럽게 터치하며 지나갔다. 예진이가 고개를 꺾고, 내 귀를 빨기 시작한다.
"이건 뭐. 야동이 따로 없잖아."
"하아. .. 키스만 하라니까."
나는 보라는 듯이 예진이의 민소매 위에서 예진이의 가슴을 어루만지다가 지긋이 움켜쥔다. 나는 민소매의 앞가슴에서 옷 안으로 손을 조금 집어넣고 젖무덤의 위쪽을 쥐었다 놓기를 한다. 그러면 젖무덤 전체가 흔들린다. 예진이가 민소매 아랫자락을 들추고 내 손을 그 안으로 넣어버렸다.
"이거 완 전 라이브네."
"하아. .. 너무해. 키스하랬지, 누가 가슴까지 하래?"
예진이가 허리를 뒤틀며 약간 큰 소리로 말한다.
"하아. 오빠 젖꼭지 꼭 눌러줘."
"어머머. 어쩜. 쟤 하는 짓 좀 봐."
"우리가 없다고 생각하나?"
이러는 예진이를 친구들이 비난하자, 예진이는 한 술 더 뜬다.
"하악. .. 너무 좋아. 이제 고만 만지고 빨아줘."
"돌겠네. 콱 죽이고 싶다."
"하아. .. 저게 완전 보이는 게 없나?"
"설마 빨으라고 한다고, 오빠가 빨을까?"
"저 오빠, 잘하면 빨지도 몰라. 기다려 봐."
그런데, 그 때 예진이가 떨어져나갔다.
"이제 됐지?"
"누구 약올리냐? 빠는 것은 왜 안보여주는데?"
"아오오. .. 열 받아. 화장실에나 갈란다."
경자는 화장실로 가버린다. 이하영과 신예진이 킥킥대고 웃는다. 신예진이 화장실을 향하여 한마디 했다.
"자꾸 쑤시지 마. 질염 걸린대."
내가 손을 예진이의 가슴에서 빼려고 하자 예진이는 나를 말린다.
"빼지 말고 그냥 있어. 나 지금 너무 좋아."
"야아. 친구들 앞에서 왜 이래?"
"오빠. 뭐 어때?
나 음식 하다가 너무 답답해서 브라 뺐거든.
찌찌가 옷에 자꾸 스쳐서 따갑기도 하고 .. 조금만 있다가 빼."
"저게 정말. 나는 어쩌러고?"
"그럼 오빠한테 만져달라고 잘 말해보든가."
"오빠. 나도 만져주세요. 하하하. 진짜 웃기네."
[3]
그런데 그 자리에서 예진이가 나에게 부탁을 한다. 차경자가 이 동내로 원룸을 얻어서 이사를 오는데, 나보고 경자의 이삿짐을 차로 실어다 달라는 것이다.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예진이의 체면을 생각해서 해주기로 했다. 3인방은 모두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저녁때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3인방을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주고, 나는 혼자 내 텔로 돌아왔다.
그날 밤에 예진이는 경자의 이사 때문에 짐도 싸고 양쪽 집 청소를 하느라고 피곤하다면서 내 오피스텔로 오더니, 샤워를 하고 내 침대로 들어왔다. 우리의 격정이 끝나자 예진이는 경자 얘기를 해준다.
"내가 고딩때, 남자애랑 막 만나기를 시작했거든. 그런데 경자랑 같이 이 남자애를 만났어. 그 뒤로 걔네 둘이 사귄거야. 그러다가 갈 데까지 다 가고 세 달도 못가서 바로 찢어지고 .."
"경자가 들이댔니?"
"경자가 얼굴이 좀 되잖아. 그래서 그 때는 남자애들이 걔를 쫌 그랬어. 나중에 하영이도 남자를 하나 구했는데, 경자가 걔랑도 그랬거든. 하여간에 경자 걔는 꼭 남의 남자를 잘 뺏어. 사실 그래서 잘 되면 누가 뭐래? 그래놓고도 세 달을 안넘긴다니까."
"내가 볼 때는 안넘기는 것이 아니라 못넘기는 것 같은데?"
"아무튼. 사실 걔가 그래서 오늘처럼 같이 만나는 게 기분이 쫌 그래.
오빠도 경자한테 관심 있어?"
"아까 봤을 때는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던데?"
"맞지? 그렇지?"
우리는 같이 자고 다음날 오후에 경자가 살고 있는 원룸으로 갔다. 짐이라고 해도 큰 가방이 두개, 종이 박스가 네 개 정도이다. 우리는 그 짐을 모두 내 차에 싣고 경자가 이사 들어오는 원룸으로 갔다. 경자가 지금까지는 친구와 원룸을 같이 썼는데, 이번에 독립선언을 했다고 한다. 아마도 남자 문제가 있을 것 같다.
경자의 원룸은 예진이나 내가 사는 쪽에서부터 제법 떨어져있다. 걸어가면 20분은 넘게 걸리는 거리이다. 그 날 저녁에는 먹자골목에 있는 치맥집에서 차경자를 환영하는 자리를 조촐하게 가졌다. 그런데 오늘은 같이 짐을 날라서 그런지 제법 친해졌고, 어제처럼 가시방석은 아니었다.
그 날 밤에 예진이는 침대에서 내게 말했다.
"오빠. 바쁜 사람한테 일 시켜서,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경자가 너무 딱해서 오빠한테 부탁을 하기는 했는데 .."
"에이. 그만한 일로 뭘 그래?"
차경자는 친오빠가 있는데, 엄마가 다르다고 한다. 경자네 오빠는 군에 입대했고, 다른 식구들은 서울을 떠나서 어딘가로 이사를 가버렸단다. 지금은 경자가 자기 엄마로부터 생활비를 받는 것 말고는 식구들과의 관계는 거의 끝났다고 했다.
"경자 걔는 마음도 약하고, 눈물도 많은 애야. 이제 이 동네로 이사 왔으니까 앞으로 나랑은 자주 만나거든. 오빠도 혹시 걔 보면 따뜻하게 좀 대해줘라. 부탁이야."
"어? 아아. 알았어. 그건 걱정하지 마. 차라리 경자한테 남친이 있으면 좋을텐데."
"석달을 못간다니까. 기집애가 좀 밝히고, 성격도 워낙 모가 나서 그러나봐."
"너만큼 밝혀? 하하."
"어? 나 이 정도면 밝히는 거야?"
"농담이야. 하하."
내가 자기 친구 이삿짐을 날라줬다고 해서 그날 밤은 신예진이 특별 서비스를 한다고 덤벼들었다. 드디어 예진이에게 오럴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홍콩으로 가버린다. 처음이라면서 그 날은 무척 서툴렀지만, 예진이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 엄청 귀엽다. 더 죽여주는 말은 예진이가 오럴을 끝내고 삽입한 뒤에 한 말이다.
"오빠, 다음에는 내가 오빠꺼 꼭 먹을게."
예진이는 그 날 피곤한 하루를 보냈지만, 경자 얘기를 했기 때문인지, 그 날 밤에는 제법 밝혔다. 우리는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했고, 내가 사정할 때 신예진은 정말 그렇게 했다. 나는 그 순간에 페니스를 그녀의 동굴로부터 빼냈고, 그녀는 입을 열고 혀를 내밀어서 모두 받아내거니 꿀꺽 삼켜버렸다. 그러더니 욕실로 달려갔다.
이 때에 예진이의 오럴 서비스의 질은 갈수록 좋아진다. 예진이의 부탁으로 나는 오럴 장면이 나오는 야동도 구했다. 그러면 예진이는 하나씩 보면서 실습을 했다. 물론 그 실습은 오럴 만이 아니었다.
나는 이 불멸의 3인방과 여러 번 만나게 된다. 같이 영화도 보고, 교외로 드라이브도 갔다. 그래서 우리는 제법 가까운 사이가 되어간다.
[4]
그러다가 나는 인터넷 쇼핑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 웰빙식품을 인터넷에 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상에 떠도는 말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1% 정도가 될까말까 하다는 것이다. 나는 황영철의 자금을 업고 있으므로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
나도 건축과에 다니면서 컴퓨터는 많이 다루기 때문에 컴퓨터쪽으로 문외한은 아니지만, 웹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웹호스팅을 하는 회사에 맡기는 것도 고객들의 개인정보에 관하여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나는 이 문제를 이하영과 의논하고 싶지만, 그러려니까 웰빙식품이 3인방에게 들통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나는 예진이나 하늘이에게 그 일은 비밀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는 사람이 하려고 한다고 둘러대기로 하고, 이 문제를 먼저 신예진과 이야기를 했다.
"너 사진도 하니?"
"사진? 촬영 말이야?"
"어."
"배우기는 했는데, 아직 멀었지."
"인터넷 쇼핑몰이나 카탈록에 나올 정도면 화질이 어느 정도나 돼야지?"
"예술 사진이 아니고, 그런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거든."
"스튜디오가 있어야 하는데. .."
"조명하고 카메라만 있으면 되는데, 뭐 어렵나?"
"그렇게 말하지 말고 잘 얘기해봐."
"무슨 얘기를 하라는 거야?
오빠도 건축을 하니까 피사체가 뭔지는 알잖아?
피사체에 조명 넣고, 그림자는 살리는 것이 좋은지 안좋은지를 계산하고,
캠코더로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들여다보다가,
제일 좋은 각도를 찾아서 잡고, 그 방향에서 셔터 누르면 안돼?"
"겨우 그거였어?"
"지금은 옛날이랑은 달라.
조명 하는 데에 가서 이야기만 제대로 해주면 돼.
그 사람들이 직접 와서 천정조명, 벽조명, 스탠드 조명, 전부 다 해줘.
무슨 일을 하려고? 오빠가 만든 모델 찍어야 해?"
"어."
"말만 해. 그거면 내가 해줄게.
요새는 디카 시대니까, 한 500장 정도 찍으면 쓸만한 것 몇 장은 나오거든요.
사진은 찍어놓고 보기 전에는 뭐라고 말 못해."
[4]
나는 윤은경과 황영철에게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제주도나 울릉도에서 주문하면 어쩔래?"
"택배."
"윤하씨. 삼복 더위에 어쩌려고 택배? 가다가 다 익어요."
"그럴 때는 기온 때문에 판매가 불가능하다면서 안하면 되지."
"장난하니? 우리 마음대로 하고 안하고 하게?"
"그래도, 어떻게 되나, 한번 덤벼보기나 하자."
"과장님. 우리 윤하씨가 이번에 또 대박을 터트릴 것 같은 예감이 솔솔 드는데 .."
"또 우리 윤하씨냐? 요새 둘이 잘되고 있기는 해?"
"우리 완전 찹쌀떡 궁합이라니까요. 하하."
"미친. .."
황영철은 나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을 모두 이야기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5000 만원 정도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했다. 내년 상반기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자금을 더 이상은 표시나게 분산시키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 정도까지 안들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 당장 시작해버려. 나도 덤벼들어보니까 생각하던 것이랑 너무 다르더라.
5천도 아래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고민만 하지 말고 직접 해 봐."
나는 신예진이 말하는 조명집에 가서 스튜디오를 만드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나는 스탠드 조명 새 개에 천정 조명 한 개로 공사를 맡겼다. 그들은 우리 논현동 오피스텔에 와서 공사를 하는데, 공사는 세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카메라도 액정 화면이 큰 캠코더 한 대와 디지털 카메라 세 대면 면 충분했다.
컴퓨터는 전자상가에 가서 내가 아는 집에 문의를 했다. 우리는 서버용으로, 동시 접속을 500개 정도로 예상하여 장비를 모두 들어왔다. 인터넷도 아예 전용선을 깔게해서, 우리 서버로 고정 IP 를 받았다.
다음 문제는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도메인을 발급받아서 인터넷에 올리는 일이다. 이 문제는 내가 함부로 손 댈 일이 아니다. 또 보안 문제나, 관리하는 문제를 생각해봐도 나한테 떠오르는 사람은 이하영 뿐이다. 그런데 이하영이 알게되면 3인방 모두 알게된다. 더 이상 비밀은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들 3인방을 모두 논현동 오피스텔로 초대해서 공개를 해버렸다. 황영철은 귀한 손님들이라면서 그날 저녁에 저녁을 샀다. 윤은경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다. 그런데 차경자와 황영철 두 사람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차경자가 만일 윤은경과 황영철이 사귀는 것으로 오판을 한다면, 차경자는 틀림없이 황영철과 사고를 칠 것이다. 신예진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저녁 먹는 자리에서 나는 이하영에게 웹사이트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이하영은 자기는 그 쪽으로는 이론만 알지 직접 작업을 해본 경험은 없다고 했다.
"학교 동아리에 가면 이 분야에서 날고 기는 선배가 있거든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선배에게 배워가면서 하면 어떻겠어요?"
"당장 급한 일은 아니니까, 그래도 돼."
그날 밤에 신예진은 침대에서 내게 물었다.
"그럼 오빠가 저 회사 사장님이셔?"
"사장님은 무슨 사장님? 하하."
"그래도 사업자 등록증 걸린 것을 보니까 오빠가 대표라고 나와있던데?"
"그건 서류만 그렇게 발급 받은 거야."
"그럼 사장님 맞구만.."
[5]
우리는 그 주의 주말에 다 같이 논현동으로 모였다. 윤은경은 김치를 준비하고, 신예진은 촬영을 시작한다. 이하영은 자기가 USB에 담아온 프로그램을 테스트 했다. 거기에 신예진이 주는 사진을 끼워 넣고, 단계적으로 완성을 시켜나갔다.
주부들은 컴퓨터보다는 스마트폰을 더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이하영은 우리 웹사이트의 모바일 버전도 같이 제작했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데 차경자는 황영철의 옆에 붙어서 덜어지지 않는다. 차경자가 오빠라고 부르면서 스킨쉽을 거는데, 황영철이 완전 뿅 가는 것 같다. 윤은경이 나에게 와서 소근거렸다.
"이 쇼핑몰이야 어떻게 되든지 나는 신경 안써.
그런데 저 둘이 저러니까 진짜 보기 좋다."
그런데 신예진도 나를 불러서 화장실로 데리고 가더니 황영철을 걱정한다.
"경자 저 계집애를 진짜 .. 저 오빠 석달 뒤에 상처 받으면 어떡해?"
"쟤네들 둘이 벌써 그렇게 까지 나갔니?"
"경자 얼굴 보니까, 벌써 키스는 했네. 이제 자러 가는 것은 시간문제야."
"아무리 그래도 만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오빠도 만난 날 바로 키스했거든? 하하."
"우리는 신경 끄자. 애들도 아니고, 다 큰 성인들인데 .."
"그럼 나는 진짜 모른다. 손 뗀다."
나는 홈페이지에 김치에 대한 예찬을 사진과 글로 썼다. 아는 것은 없지만, 여기저기서 모아온 자료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신예진은 종류별로 촬영을 했는데, 엄청난 양이었다. 우리가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 화면에서 보는 것과 하영이의 프로그램에 삽입시켜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사용자가 자기 집에서 사용하는 모니터의 사양에 따라서 또 다르게 보일 것이다. 신예진은 이런 점을 감안하여 20장을 선발하기로 했는데, 촬영보다 골라내기가 더 큰 일이었다.
작업은 금요일 밤에 시작했는데, 일요일 밤에 끝났다. 그런데 황영철과 차경자는 중간에 자주 사라졌다. 신예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예진이는 옆방에서 둘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작업을 마치고 헤어질 때 황영철은 돈봉투 하나씩을 쥐어준다. 차경자는 손가락에 금반지를 끼고 있었다. 황영철도 평소에 없던 금반지를 끼고 있었는데, 신예진은 그 두 반지가 똑같은 커플링이라고 했다.
그 바람에 나도 신예진에게 커플링을 해주기는 했는데, 나는 반지를 끼고 다니지 않았다.
"오빠는 반지 왜 안끼고 다녀?"
"건축 모델을 만들면서 지저분해져서 .."
"아하. 그 우드락 붙이는 접착제 때문에 그래?"
"어."
"그래도 나랑 있을 때는 껴야지."
"뺐다 꼈다 하다가 잃어버리면 어쩌게?"
"하긴. .."
[6]
그 다음 주에는 웹사이트가 완성되고, 우리 인터넷 주소도 등록해서 론칭이 끝났다. 모두 합해서 10일 정도 걸렸다. 우리는 아직 보안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문제를 이하영은 보안업체와 같이 하자고 했다. 우리는 보안업체에서 정해준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틀 후에 그들이 우리에게 와서 작업을 하기로 되어있다.
그 날, 내가 사무실에 들어가자 이하영이 갑자기 나에게 화를 낸다.
"오빠. 이 컴퓨터로 혹시 성인사이트 다녀요?"
"나는 그런 일 절대 안하거든. 왜 그러는데?"
"완전 나쁜 손님이 다녀가시면서 흔적을 남기셨어요. 개자식이네."
"뭐야?"
벌써 바이러스가 난리를 부린다. 그 컴퓨터 안에 내장되어있는 문서들은 전부 다 깨져있다. 열어보면 알수 없는 문자들만 들어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띄우기만 하면, 창이 계속해서 오백 개쯤 열리는데, 세계 각국에 있는 성인사이트들이 다 뜬다. 소름 끼치는 일이다. 나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하영은 보안회사에 상황설명을 하고, 작업을 하루 연기시킨다. 이하영과 나는 밤샘을 하면서 복구작업을 했다. 그리고 서버를 꺼놓고 아예 켜지도 않았다. 다음날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나서야 다시 작동시켰다.
"그래도 이런 일이 지금 일어나서 천만 다행이야."
"어?"
"아직은 고객 데이터가 한 개도 없거든.
그 자식들이 그거 다 빼다가 팔아서 돈을 만들어요."
"오빠. 그게 다가 아니거든요. 아직 더 두고 봐야 해요."
"또 있어?"
"바이러스 중에는 이번처럼 와서 바로 발악하는 애들도 있어.
또 어떤 바이러스는 들어와서 날짜를 기다려.
그러다가 그 날짜 그 시간이 되면, 그때야 난리를 부리거든요."
며칠 후에 이하영은 드디어 주문, 결제 시스템과 게시판을 활성화 시켰다. 또 사이트의 사진과 글을 계속 업그레이드 시킨다.
우리는 이 웹사이트에 황영철이 김치를 기증하는 단체에 대한 소개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거짓말은 아니고, 황영철의 고집 때문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하는 일이다. 윤은경은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어쩌면 인터넷에서도 대박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포털사이트에서 김치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했을 때 우리 사이트가 맨 나중 끝에 있어서 보이지도 않는다. 그것을 앞으로 빼내려면 각 포털 사이트에 프리미엄 링크라는 것을 하면서 매월 돈을 내야 했다. 우리는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한다.
우리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웹사이트의 주소를 넣어서 전단지도 다시 제작했다. 황영철은 이 새로운 전단지를 다시 뿌려야 했다.
우리는 이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것을 당분간은 이하영에게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하영은 여름 방학 끝날 때 까지는 시간이 된다면서 하겠다고 했다.
"이제 다 됐지?"
"네. 주문만 오면 돼요. 하하."
우리는 주문에 대비하여 배송할 준비를 했다. 배송을 위하여 포장을 다르게 해야 했고, 보온을 위하여 스티로폼으로 된 박스를 제작해야 했다. 그런데 이 박스는 한 번에 3000개 정도를 해야 한다. 그 바람에 우리 논현동 오피스텔은 이제 창고가 돼버렸다. 황영철은 3000개의 박스를 다 배송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아직 주문은 한 개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 인터넷 쇼핑몰을 제작하는데에 비용은 모두 2000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과연 이렇게 해서 무엇이 되려는 것일까?
[7]
며칠 후에는 의정부의 박혜진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윤하사장. 언제 한 번 안올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그냥 보고 싶기도 하고 .."
"그럼 당장 가야죠. 하하."
"당장은 아니고. .. 방학이 언제라고 했지?"
"이번 주만 지나 돼요."
"그럼 다음 주에 와. 월요일에 되겠지?"
"알았어요. 점심 먹으러 갈게요."
"월요일에 배달하라고 내가 오늘 따로 주문 넣을게. 그 대신에 이번에는 꼭 혼자 와."
"예. 그렇게 할게요."
무슨 일일까? 보고 싶다는 말이야 립서비스이고. 그런데 왜 혼자 오라고 할까? 이러다가 내가 돌싱녀와 엮이는 것은 아닐까? 설마 사업까지 하는 여자가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윤은경은 나중에 어떤 경로를 거쳐서든지 이 일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 윤은경에게 숨기는 일이 현명할까? 아니면 이실직고를 해야 할까?
고민 끝에 나는 윤은경에게 털어놓았다. 윤은경이 깔깔대고 웃는다.
"이번에도 또 소개하겠지.
그런데 강원도나 충청도로 갖다 주라고 하면 어쩌지?"
"그런데 왜 혼자 오라고 하는 거지?"
"그거야 .. 나도 모르지."
"사부님이 모른다고 하면 어떡해?"
"나도 모르는 것은 몰라. 이제부터는 윤하씨도 홀로서기 하세요."
"치사하네."
"그게 아냐. 내 입에서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될 말이 있어."
"그러지 말고 그냥 다 말해 봐요."
"알았어. 결론은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잘 판단해 신중하게 처신을 하시오."
"그런 말은 하나마나죠."
"만일 모텔에 가야 할 일이 생기면, 방에 들어가는 즉시 몰카 있는가 확인하고,
또 차 안에서 카섹을 하게 되면 블랙박스도 조심해.
블랙박스 차 안에도 있고, 주변에 있는 다른 차가 바깥쪽을 감시하기도 하거든.
골목길에서는 CCTV도 조심하고.
나도 여자인데, 내가 이런 말까지 해야 해?"
"미안. 그런 말은 안해도 돼."
[8]
우리는 스팸메일을 보내거나, 게시판에 돌아다니면서 광고성 글을 올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포털사이트에 프리미엄 링크를 걸어둔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첫 주문이 들어온 것은 이틀이 지난 후였다. 그 주문은 다름 아닌 황영철이 한 것이다. 그 뒤로 나도 윤은경도 했다. 물론 배송은 하지 않았다. 이하영은 게시판이 너무 설렁하다며, 우리에게 게시판에 김치 잘 받았다는 글을 올리라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에는 정말로 주문이 들어왔다. 배송할 지역은 전라남도 장흥 어디였다. 우리 나라의 남쪽 거의 끝이다. 황영철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한다. 이 때 윤은경이 나에게 우리가 직접 배송하자고 한다.
"첫 고객이니까 윤하씨가 나랑 같이 내려가서 그 분을 만나고 와요."
"이 나라 끝이라니까."
"놀러 간다고 생각하면 되죠."
윤은경은 그녀와 전화 통화를 해서, 우리가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했으나, 그녀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윤은경은 우리 상황을 설명하고 꼭 만나고 싶다고 사정을 해서 어렵게 약속을 했다.
우리는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서 내려갔다. 그런데, 멀어도 너무 멀다. 나중에 서울로 돌아올 때에는 차를 버리고 KTX 로 오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나와 윤은경은 운전을 교대로 했다.
그녀는 그 지역에 있는 화사에 다니고 있고, 학교에 다니는 남동생과 차취한다고 했다. 그 날 그녀는, 김치에 대한 생각이 없이, 인테넷에서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우리 사이트를 구경하고 주문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고, 김치와 사은품을 전달했다. 여러 가지 사는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고맙게도 우리 게시판에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이 여성고객은 또 우리 김치에 대한 입소문을 내 준다.
그 뒤로는 고작 하루에 한두 개 정도이지만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서울이 많고, 지방도 꽤 된다. 그런데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울릉도나 제주도에서는 주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 TV에서는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강좌에서 어떤 정신 나가신 분께서 강연을 한다. 그 분은 홈페이지를 제작해서 인터넷에 걸어놓기만 하면, 주문이 들어오니까, 배송을 해주고, 교환이나 환불 어쩌고 하면서 떠든다. 아마도 자기가 지금 경노당에서 열리는 경노잔치에 나가서 재롱을 부리는 줄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저런 미친 강연을 듣고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는 분들은 없어야 할텐데 ..
=*=*=*=*=*=*=*=*=
이 글에서는
(1) 신예진의 3인방이 등장합니다.
(2) 윤하는 3인방과 손을 잡고 웰빙 식품을 언라인으로까지 확장시킵니다. 성과는 역시 답답하죠.
(3) 의정부에서 돌싱녀가 의문의 전화를 해왔네요.
덜 소라스럽지만, 불만을 갖지 마시길.
이런 과정이 있어야 소라스럽게 간다는 사실 .. ㅋㅋ .. - Ja"dore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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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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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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