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꿈(?)속의 첫 키스!..
자그만치 12년이라는 교육과정을 마친 이들은 대부분 홀가분함을 느낀다.
눈 앞에 펼쳐질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설레하기도 하고....
취업..사회라는 낯선 사명에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억겁 같은 세월을 헤쳐나온 그들 대부분은
급작스레 주어진 방만한 자유와
자신을 예전의 어린 아이로만 보지 않는 주위 시선에 고무되어..
무한한 희열에 눈뜨기도 하는데...
더욱이...
싫든 좋든...
억울하든 아니든....
졸업을 즈음해
인륜지대사를 치러야 하는 이들은 더더욱 그러할 수 밖에 없었으니...
“사람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어딜 그렇게 빤히 쳐다봐?...벽에 뭐라도 있어?”
“아....아니.......왔어? 히이..”
“칫...바보......밖에서 몇번을 불렀는데 그것도 못듣고...”
“히히.......미안..”
“으...춥다...오늘 날씨 되게 추워.....어제랑 또 달라....으으...”
“여..여기로 오..올라와......여..여긴..따뜻해..”
“잉??....오빠!! 오늘 오빠방 왜케 차가워?.....보일러 안켰어?”
“으..응.......별..별채...점검...한다고.......조..조금 있으면...불..들어올거야...”
“이긍..따뜻한 날 두고 하필이면 오늘 같이 추운날 점검한다고 난리들이래?...으으...추워....나 그냥 집에 갈까봐.....”
“여...여긴...따..뜻한데..”
“침대는 전기장판 켰어?”
“응!!!!!!!!!!”
“히이.....그럼 잠깐만..아주 잠깐만 몸 녹이고 가야겠담........”
“이렇게 추운데 반팔이 웬말이야....오빤 그렇게 입고 있으면 안추워?”
“으..응.....난...괜.찮아..”
“피이...아주 열이 뻗치시는구만.....그러고보니까 오빤 항상 얇게 있고 지내더라?”
“으응...모..몸에 열이 많아서 그렇대..”
“쯧쯧..할아버지 말씀이 하나도 안틀리네 뭐....어렸을때부터 몸에 좋다는 약이라면 다 구해다 먹였다더니...아니지...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랬다며?”
“.........................”
“아니야? 이상하다...할아버지가 거짓말 같은 거 하실 분은 아닌데?..”
“으..응.....난 잘..모..모르겠어..”
“피이....내가 갑자기 엄마 말 꺼내니까 괜히 기분이 그래서 그런거지? 내가 오빠 한두 해 알고 지냈냐? 얼굴만 봐두 무슨 생각 하는지 대충은 알겠다 뭐...내 말 맞지?”
“히이......”
“풉...바보!!!”
“따..따뜻하지?”
“응...따뜻해...그치만 방바닥 따뜻한거랑은 기분이 달라....왠지 좀 꺼림칙하다고 해야 할까? 암튼 좀 그렇다...”
“응......”
“근데 오빤 하루 종일 집에서 뭐하구 지내? 남들처럼 친구들 만나는 것도 아니고...매일 혼자 있잖아?”
“나..난....그냥.....”
“방금..나 오기 전엔 뭐하고 있었어? 멍하니 벽 쳐다보기 전에 말이야..”
“으응....으..음악..”
“오 그래?...오빤 무슨 음악 좋아하는데? 머리 아프게 클래식 같은거 듣는 건 아니지? 히히.”
“히이...아..아니....그..그냥...여..여자 아이돌...”
“오오오오.......우리 오빠도 남자다 이 말로 들리는데? 푸흡.....”
“여..영아야....”
“응? 왜 오빠?”
“아..아니야...”
“싱겁긴...사람을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왜 하려다 만대? 왜 불렀는데? 엉?”
“아..아...아..아니야....”
“왕더듬는데다 얼굴까지 발개지는거 보니....푸흡....왜? 나 오기 전에 야한 생각이라도 한거야?”
“아..........아아아니!!!!!!!!!!”
“근데 왜케 더듬는데? 평소보다 더 버벅거리잖아!!!!!!얼굴도...얼굴은 왜 또 홍시처럼 빨갛구? 응?”
“진..진짜........아..아니야...”
“피....설령 오빠가 야한 생각 했다고 해도 뭐라고 안할거야.....그리고 좀 하면 어때? 우리 나이가 몇인데...그런 생각이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 나이잖아...안그래?”
“히이...........”
“바보!!.........이 상황에서 왜 또 웃냐!!!”
“여..영아야....시..실은....나....”
“푸흡.......난 그냥 농담한건데.....오빠 진짜였어? 정말?”
“...........................”
“우와~~~~~대박이다 진짜.......푸하하하하.......”
“헤에....”
“그렇게 웃지마!!!정말 바보 같잖아!!!!”
“..................”
“칫......멍충이!!!!!...”
“나..난....안 멍청해...”
“오빤 멍청이야 이 바보야!!!!”
“히이....”
“후우......내가 말을 말아야지...쯧...........그래....야한 생각...대체 얼마나 야한 생각이었길래 그렇게 얼굴까지 빨개졌대? 나랑 뽀뽀라도 하는 생각 했어?”
“아...아니!!!!!!!!!”
“강한 부정은 긍정을 뜻하는거 몰라? 정말 아니야?”
“으..으응!!!!!아니야!!!!!!”
“그럼 뭔데? 빨리 말해봐!!!!!”
“마..말...말 안할래....”
“말할 때까지 집에 안가는 수가 있다? 나 여기서 하룻밤 잔다고 해도 흉볼 사람 없잖아...안그래?”
“여..영아야....”
“빨리 말해줘...응? 응 오빠~~~~응?”
“너..너...너..너무 가까워...”
“뭐가 가깝다고 그래? 그리고 얼마전에 오빠 입으로 분명 그랬잖아...나랑 매일 같은 이불 덮고 살 자신 있다고!!!!그랬어 안그랬어?”
“그..그..그랬어...”
“근데 이게 뭐가 가깝다고 놀라냐!!!...이 정도 가까이도 못견디면서 그날은 왜케 자신있게 말한건데? 엉엉!!?”
“여..여..영아야.........”
“그러니까 빨리 말해달라구........그 생각이 대체 뭔지....그것만 말하면 나 우리집으로 가준다니까!!!응? 응 오빠~~~”
“더 이상...더...더 이상 가까이 오..오면...”
“뭐? 어떡할건데? 엉? 엉~~? 어떡할거냐구!!!!!”
“..........................”
“피이......이 바보..........말만 앞서구 어떻게 하지도 못할거면서......확!!!.”
“히이............”
“으으....그래도 따뜻하니까 좋긴 하다.........또 몸이 막 노곤해지는 것 같애........”
“자...잘래?”
“나 자면 또 야한 생각 할려구?”
“아...아니라니까!!!!!!”
“푸흡......하긴.....그런 생각 하면 뭐해....다가오게도 못하는데.......칫...”
“.............................”
“나 오빠랑 저녁 같이 먹고 놀다가도 되지?”
“으..응....그럼.....되지...!!!”
“그럼 엄마한테 톡 좀 보내구......”
‘꾹꾹꾹~~~꾹꾹~~’
아무 생각없이 무심코 뱉어낸 단어가
여린 그의 마음에 작은 생채기를 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엄마...’
그에게 있어 그 짧은 단어는 진한 아픔만 자아내는 말이거늘...
그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임에도
입 밖으로 쏟아낸 후에야 아차 싶었기에...
그래서 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친밀해보려 애써봤지만....
그의 얼굴에 살포시 드리우던 그림자는 채 걷어내지 못했고...
“잘 자....”
“우웅.....나...조금만 눈 부칠게 오빠....너무 졸려...”
“그래.........”
“너무 잔다 싶음 깨워줘야 해.....꼭!!!”
“응.. 걱정마....”
“우웅.......”
뿐만 아니라...
쏟아지던 졸음을 못 이겨 결국
익숙하디 익숙한 그의 침대위에 몸을 뉘어가면서 들었던 음성...
그 명확함마저 눈치채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고야 말았으니...
“오..오늘 저..저녁은 따로 먹도록 할게요...”
“네에 그렇게 하세요...시간은...”
“그..그것도...이따...말..말씀 드릴게요...”
“네에.....편하신대로 하셔도 됩니다.”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듯한 떼까치의 분주한 날개짓이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던 오래된 감나무 위를 까맣게 수놓던 밤...
그녀가 눈을 떴을 땐 이미
그의 방은 물론이고 창 밖은 모두 어둠으로 물들어 있었다.
두터운 창문을 두드리는 겨울바람소리만 간혹 들려올 뿐...
빛도....소리도 대부분 차단되어 암흑의 낭떠러지를 연상케 하였으나...
그녀는 이제 그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처럼 쉽게 몸을 일으킬 수는 없었고...
이는
어느새 자신의 품안에 고이 잠들어 있던 그로 인해서였음을...
그러한 그의 얼굴이 너무도 고요하고 평안해 보여서
더더욱 그러하기만 했는데....
금세 적응되던 어둠...
한뼘의 거리를 두고 붙어있어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던 그의 얼굴은...
여자 같이 긴 속눈썹...
오똑한 콧날.....
앙다문 입술....
날렵하지만 절제미 가득한 턱선....으로 무장한 채 그녀의 미소를 이끌고 있었고...
그녀는 시간을 잊은 채 한참이나 그런 그의 모습에 취해 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쪽..........”
“오...오....오빠!!!!!!!!”
“쉿!!!!조용~~조용........밖(?)에서 들을라....”
“오...빠?”
“(뽀뽀하는 생각 했냐구?....아니 틀렸어!!..키스하는 생각 했어....이렇게 말이야....)”
‘쪼오오오옥~~~~~~~~~쪼옥!!!’
그러나...
곤히 잠들어 있던 그가...
적어도 자신이 느끼기엔 그렇게 보였던 그가.......
평소의 어눌한 말투를 떨쳐버린 생소한 모습으로 다가와...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두드려오자....
놀람 반....당황스러움 반으로 인해...채 열리지 않고 있던 자신의 입술을
부드러이 가르며 그의 매끈한 혀가 입안으로 들어오자....
여태껏 활짝 뜨고 있던 눈을 자신도 모르게 질끈 감아갈 수 밖에 없었고..
‘그래...이건... 꿈일거야..꿈!!!.’
‘근데....꿈이...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하는
혼란한 마음에 한동안 휩싸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키스 경험이 없던 이들의 모습이라고 감히 평가절하 할 수 없었던 것은..
누운 채로 덩그러니 놓여있던 손을 어찌할 바 모르던 허둥지둥의 그녀는 차치하고라도..
어느새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몸을 자리한 채...
뜨겁디 뜨거운 입김을 연신 불어넣던 그의 모습이 너무도 능숙해서였고...
그러한 그의 리드에
차츰차츰...
조금씩 조금씩 몸과 마음을 열던
따스한 그녀의 본능 또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였으니....
‘쪼오오옥...............쪽!!!’
낮잠 잔 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지만...
그와는 달리
달콤함...감미로움..강렬함 등이 동반되어 한없이 짧게도 느껴졌던 그들만의 시간...
“(내일도 집에 다니러 오래?)”
“아..아니...내일은 안와도 된대...”
“(내일도 와~)”
“오..빠!!?”
“(그래 줄거지?)”
“으..응......그래....그럴게...”
“(고마워...그럼 이제 그만 나가서 밥 먹자...)”
“그..그래....근데 몸을..오빠 몸을.빼줘야지...!!”
“히이...미안...미안......”
“오...오빠!!”
“영아야~~~”
결코 깨기 싫은 꿈이라는 것을 그 또한 공감하였는지는 몰라도...
본의 아니게 그녀의 다리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그의 몸은
방을 나서야 하는 시간을 거부라도 하듯
예의 그 위치에서 조금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고...
그녀 역시....
처음보단 한결 깊어진 키스로...
이 매서운 겨울밤의 이별을 달래보려 애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 그래........영아 무척 오랜만이네?”
“네에...아저씨 요즘 한동안 안보이시던데..어디 다녀오셨어요?”
“아니...내가 가긴 어딜가...외실 구석에 붙어 지내다보면 사람 들락날락 하는 것도 모르지 뭐....그래..그건 그렇고.....많이 늦었지만...축하한다!!!”
“헤에....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감사합니다.”
“어이구.....코흘리개 꼬마들이 벌써 시집 장가간다니.....거 참......난 그동안 뭐하고 살았는지..허허허허......”
“헤헤헤.....아저씨는 언제나 그렇지만...연세를 드셔도 여전히 멋지시니까....좋은 일만 가득할거에요.....”
“그래? 하하하하......우리 영아가 날 그렇게 높이 봐주니.....이거 몸둘바를 모르겠는데? 하하하하하.....”
“히히.......뭘요 엄연한 사실인데.....”
“그래그래.......사실이면 더 좋고...뻥이래도 기분 좋다.....시간이 제법 늦었는데 저녁은 먹고 가는길이니?”
“네 그럼요...방금 먹고 나왔어용.....아저씨두 식사 하셨죠?”
“그럼 시간이 몇신데.........근데 이처럼 아리따운 아가씨가 혼자 밤길 가는데...그 녀석은 데려다주지도 않는대?”
“그러게나 말이에요...히히...하여간 눈치도 되게 없어.....한번 사양했다고 곧바로 그렇게 하란건 또 뭔지......칫..”
“허허허.....이거이거 안되겠구만.... 결혼전에 이 아저씨가 아리따운 여성을 대하는 매너에 대해서 교육 좀 시켜줘야겠어...하하하하.....”
“네 제발 좀 그래주세요......히히........늦었는데 아저씨도 그만 들어가보세요 저도 이만 가볼게요!!”
“늙어서 볼품없지만 이 아저씨라도 밤길 보필해주랴?”
“하하하하........아뇨!!!!!!!집이 엎어지면 코 닿을데 있는데요 뭘....안녕히 계세요...”
“그래그래.....조심해 들어가니라!!!”
“네에!!!!!!!!!”
‘하아......고것 참~~어린 것이....실룩거리는 방뎅이는 물론이고....겨울 잠바 입어도 티나는 저 젖가슴 좀 보소....허허허허........저거저거....벗겨 놓으면....쭈압.......어린 병신 새끼가 저 우물같은 년 색에 빠지면 한동안은 절대 못빠져나오겠구만 ...하하하하...’
적어도 겉으론 태연한 체 하려 애써봤지만...
그녀는 그 저택을 나서 집까지 한달음에 달려와서도...
“그 집은 저녁 뭐해서 먹대? 얘 영아야!!!!!!!!”
엄마의 물음에 답하지도 않은 채 침대에 몸을 뉘어서도..
현실을 투영하는 빛이 보기 싫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써서도..
자신을 강타했던 저녁 나절의 충격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했다.
‘분명 꿈은 아닌데....아까 그 모습은 왜 꿈같기만 한지....근데 저녁 먹을 때의 그 버벅대는 모습은 왜 또 그러구.....하아.....’
해결되지 않을 고민으로 전전긍긍하기 싫어 잠을 청해보기도 했지만....
낮잠 아닌 낮잠의 여파로 인해 그 또한 쉽지만은 않았으니..
‘후우..........’
‘뒤척뒤척....’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한숨만 깊어가던 밤이었다....
그리고....
‘짹짹짹........짹짹.....’
불면의 흔적을 씻어내기 위해서..
기나긴 아침 샤워를 마친 그녀는 아침밥도 먹는둥 마는둥....
쏜살같은 참새떼들의 행렬과 궤를 같이하며 그가 있는 곳으로 다시 향했는데......
“오빠!!!!!”
“잠깐 산책 하고 오자........”
온다고 미리 말하지 않았음에도 어찌 알았는지....
대문 앞에 마중 나와 있던 그는..
역시나.......
자신이 오래토록 알고 지냈던 그가 아니었다.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어 했는지도 몰랐지만......
아무리 봐도....
아무리 세세하게 뜯어봐도.....
그의 눈빛이 아니었다.
“영수 오빠~~”
“하나만 물을게...이런 내 모습이 싫어?”
“아..아니.....그건 아닌데....어떻게..”
“말하자면 길어....사연은 기회를 봐서 차차 말해줄게...그러니까 영아는 힘들어도...지금 이모습의 내가 아니라...예전의 나로 대해줬으면 해.....”
“오..오빠~!!!!”
“그래줄 수 있지?”
“그치만........어떻게 사람이 하루 아침에......”
“반드시 그래줘야 해.......알겠니?”
“오빠!!!!!!!!!!”
“난 아무도 안믿어...그 동안은 세상에서 오직 나 자신만 믿고 살아왔어...그런데 이젠...그 믿음.....영아에게도 나눠주고 싶어...나 혼자 인내하고 버티는 것에 한계가 와서 그렇기도 하지만...그냥...그러고 싶었어.....적어도 영아가 나와 결혼하는 걸 받아들인다면...날 좋아하고...사랑해준다면......”
“오빠........”
“더 숨길 수도 있었지만...어쩌면 영원히 숨긴 채 살수도 있었지만...너까지 속이기는 싫었어...내가 아는 너라면 그만한 자격은 충분히 지녔다 생각했고.......”
“..........................”
“이 자리에서 약속해줘.....”
“그..그럴게......약속할게....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오빠 뜻대로 할게.....”
“그래....고마워........”
“후우........진짜..........내가 아는 오빠...맞아? 막 딴 사람 영혼이 씌이거나..그런건 아니지?”
“드..드...들어가자...영아야.......헤헤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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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3.
“뭐라 대답했어!!!!!”
“영수 도련님 뜻대로 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고 했어요....”
“그래? 그랬더니 영감 반응은?”
“처음엔 무척 언짢아 하셨는데....윤실장님이 일러준대로 말씀 드렸더니...”
“키키키....영감탱이....세상에서 지가 제일 잘난 것처럼 행세하지만...자세히 뜯어보면 그저 세상 물정에 어두운 샌님에 불과하다니까.. 샌님...큭큭큭..”
“아직 결정은 안내리셨어요...”
“그야 두말하면 잔소리지....그 영감.. 자존심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하면 서러워할 양반인데...최실장이 조언한다고 그 자리에서 넙죽...그러마 하겠어? 키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일단 불꽃은 피웠으니까.....활활 타오르게 바람 좀 불어넣어야지....후후훗...”
“휴우........이번 결정이 과연 잘한 일인지....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키키키....기껏 힘들여 써놓은 죽.. 들개들한테 뿌리고 싶지 않걸랑...내가 하자는 대로 해...알겠어!!!”
“휴우.......”
===========================================================================
행복하세요..
자그만치 12년이라는 교육과정을 마친 이들은 대부분 홀가분함을 느낀다.
눈 앞에 펼쳐질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설레하기도 하고....
취업..사회라는 낯선 사명에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억겁 같은 세월을 헤쳐나온 그들 대부분은
급작스레 주어진 방만한 자유와
자신을 예전의 어린 아이로만 보지 않는 주위 시선에 고무되어..
무한한 희열에 눈뜨기도 하는데...
더욱이...
싫든 좋든...
억울하든 아니든....
졸업을 즈음해
인륜지대사를 치러야 하는 이들은 더더욱 그러할 수 밖에 없었으니...
“사람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어딜 그렇게 빤히 쳐다봐?...벽에 뭐라도 있어?”
“아....아니.......왔어? 히이..”
“칫...바보......밖에서 몇번을 불렀는데 그것도 못듣고...”
“히히.......미안..”
“으...춥다...오늘 날씨 되게 추워.....어제랑 또 달라....으으...”
“여..여기로 오..올라와......여..여긴..따뜻해..”
“잉??....오빠!! 오늘 오빠방 왜케 차가워?.....보일러 안켰어?”
“으..응.......별..별채...점검...한다고.......조..조금 있으면...불..들어올거야...”
“이긍..따뜻한 날 두고 하필이면 오늘 같이 추운날 점검한다고 난리들이래?...으으...추워....나 그냥 집에 갈까봐.....”
“여...여긴...따..뜻한데..”
“침대는 전기장판 켰어?”
“응!!!!!!!!!!”
“히이.....그럼 잠깐만..아주 잠깐만 몸 녹이고 가야겠담........”
“이렇게 추운데 반팔이 웬말이야....오빤 그렇게 입고 있으면 안추워?”
“으..응.....난...괜.찮아..”
“피이...아주 열이 뻗치시는구만.....그러고보니까 오빤 항상 얇게 있고 지내더라?”
“으응...모..몸에 열이 많아서 그렇대..”
“쯧쯧..할아버지 말씀이 하나도 안틀리네 뭐....어렸을때부터 몸에 좋다는 약이라면 다 구해다 먹였다더니...아니지...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랬다며?”
“.........................”
“아니야? 이상하다...할아버지가 거짓말 같은 거 하실 분은 아닌데?..”
“으..응.....난 잘..모..모르겠어..”
“피이....내가 갑자기 엄마 말 꺼내니까 괜히 기분이 그래서 그런거지? 내가 오빠 한두 해 알고 지냈냐? 얼굴만 봐두 무슨 생각 하는지 대충은 알겠다 뭐...내 말 맞지?”
“히이......”
“풉...바보!!!”
“따..따뜻하지?”
“응...따뜻해...그치만 방바닥 따뜻한거랑은 기분이 달라....왠지 좀 꺼림칙하다고 해야 할까? 암튼 좀 그렇다...”
“응......”
“근데 오빤 하루 종일 집에서 뭐하구 지내? 남들처럼 친구들 만나는 것도 아니고...매일 혼자 있잖아?”
“나..난....그냥.....”
“방금..나 오기 전엔 뭐하고 있었어? 멍하니 벽 쳐다보기 전에 말이야..”
“으응....으..음악..”
“오 그래?...오빤 무슨 음악 좋아하는데? 머리 아프게 클래식 같은거 듣는 건 아니지? 히히.”
“히이...아..아니....그..그냥...여..여자 아이돌...”
“오오오오.......우리 오빠도 남자다 이 말로 들리는데? 푸흡.....”
“여..영아야....”
“응? 왜 오빠?”
“아..아니야...”
“싱겁긴...사람을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왜 하려다 만대? 왜 불렀는데? 엉?”
“아..아...아..아니야....”
“왕더듬는데다 얼굴까지 발개지는거 보니....푸흡....왜? 나 오기 전에 야한 생각이라도 한거야?”
“아..........아아아니!!!!!!!!!!”
“근데 왜케 더듬는데? 평소보다 더 버벅거리잖아!!!!!!얼굴도...얼굴은 왜 또 홍시처럼 빨갛구? 응?”
“진..진짜........아..아니야...”
“피....설령 오빠가 야한 생각 했다고 해도 뭐라고 안할거야.....그리고 좀 하면 어때? 우리 나이가 몇인데...그런 생각이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 나이잖아...안그래?”
“히이...........”
“바보!!.........이 상황에서 왜 또 웃냐!!!”
“여..영아야....시..실은....나....”
“푸흡.......난 그냥 농담한건데.....오빠 진짜였어? 정말?”
“...........................”
“우와~~~~~대박이다 진짜.......푸하하하하.......”
“헤에....”
“그렇게 웃지마!!!정말 바보 같잖아!!!!”
“..................”
“칫......멍충이!!!!!...”
“나..난....안 멍청해...”
“오빤 멍청이야 이 바보야!!!!”
“히이....”
“후우......내가 말을 말아야지...쯧...........그래....야한 생각...대체 얼마나 야한 생각이었길래 그렇게 얼굴까지 빨개졌대? 나랑 뽀뽀라도 하는 생각 했어?”
“아...아니!!!!!!!!!”
“강한 부정은 긍정을 뜻하는거 몰라? 정말 아니야?”
“으..으응!!!!!아니야!!!!!!”
“그럼 뭔데? 빨리 말해봐!!!!!”
“마..말...말 안할래....”
“말할 때까지 집에 안가는 수가 있다? 나 여기서 하룻밤 잔다고 해도 흉볼 사람 없잖아...안그래?”
“여..영아야....”
“빨리 말해줘...응? 응 오빠~~~~응?”
“너..너...너..너무 가까워...”
“뭐가 가깝다고 그래? 그리고 얼마전에 오빠 입으로 분명 그랬잖아...나랑 매일 같은 이불 덮고 살 자신 있다고!!!!그랬어 안그랬어?”
“그..그..그랬어...”
“근데 이게 뭐가 가깝다고 놀라냐!!!...이 정도 가까이도 못견디면서 그날은 왜케 자신있게 말한건데? 엉엉!!?”
“여..여..영아야.........”
“그러니까 빨리 말해달라구........그 생각이 대체 뭔지....그것만 말하면 나 우리집으로 가준다니까!!!응? 응 오빠~~~”
“더 이상...더...더 이상 가까이 오..오면...”
“뭐? 어떡할건데? 엉? 엉~~? 어떡할거냐구!!!!!”
“..........................”
“피이......이 바보..........말만 앞서구 어떻게 하지도 못할거면서......확!!!.”
“히이............”
“으으....그래도 따뜻하니까 좋긴 하다.........또 몸이 막 노곤해지는 것 같애........”
“자...잘래?”
“나 자면 또 야한 생각 할려구?”
“아...아니라니까!!!!!!”
“푸흡......하긴.....그런 생각 하면 뭐해....다가오게도 못하는데.......칫...”
“.............................”
“나 오빠랑 저녁 같이 먹고 놀다가도 되지?”
“으..응....그럼.....되지...!!!”
“그럼 엄마한테 톡 좀 보내구......”
‘꾹꾹꾹~~~꾹꾹~~’
아무 생각없이 무심코 뱉어낸 단어가
여린 그의 마음에 작은 생채기를 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엄마...’
그에게 있어 그 짧은 단어는 진한 아픔만 자아내는 말이거늘...
그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임에도
입 밖으로 쏟아낸 후에야 아차 싶었기에...
그래서 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친밀해보려 애써봤지만....
그의 얼굴에 살포시 드리우던 그림자는 채 걷어내지 못했고...
“잘 자....”
“우웅.....나...조금만 눈 부칠게 오빠....너무 졸려...”
“그래.........”
“너무 잔다 싶음 깨워줘야 해.....꼭!!!”
“응.. 걱정마....”
“우웅.......”
뿐만 아니라...
쏟아지던 졸음을 못 이겨 결국
익숙하디 익숙한 그의 침대위에 몸을 뉘어가면서 들었던 음성...
그 명확함마저 눈치채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고야 말았으니...
“오..오늘 저..저녁은 따로 먹도록 할게요...”
“네에 그렇게 하세요...시간은...”
“그..그것도...이따...말..말씀 드릴게요...”
“네에.....편하신대로 하셔도 됩니다.”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듯한 떼까치의 분주한 날개짓이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던 오래된 감나무 위를 까맣게 수놓던 밤...
그녀가 눈을 떴을 땐 이미
그의 방은 물론이고 창 밖은 모두 어둠으로 물들어 있었다.
두터운 창문을 두드리는 겨울바람소리만 간혹 들려올 뿐...
빛도....소리도 대부분 차단되어 암흑의 낭떠러지를 연상케 하였으나...
그녀는 이제 그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처럼 쉽게 몸을 일으킬 수는 없었고...
이는
어느새 자신의 품안에 고이 잠들어 있던 그로 인해서였음을...
그러한 그의 얼굴이 너무도 고요하고 평안해 보여서
더더욱 그러하기만 했는데....
금세 적응되던 어둠...
한뼘의 거리를 두고 붙어있어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던 그의 얼굴은...
여자 같이 긴 속눈썹...
오똑한 콧날.....
앙다문 입술....
날렵하지만 절제미 가득한 턱선....으로 무장한 채 그녀의 미소를 이끌고 있었고...
그녀는 시간을 잊은 채 한참이나 그런 그의 모습에 취해 있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쪽..........”
“오...오....오빠!!!!!!!!”
“쉿!!!!조용~~조용........밖(?)에서 들을라....”
“오...빠?”
“(뽀뽀하는 생각 했냐구?....아니 틀렸어!!..키스하는 생각 했어....이렇게 말이야....)”
‘쪼오오오옥~~~~~~~~~쪼옥!!!’
그러나...
곤히 잠들어 있던 그가...
적어도 자신이 느끼기엔 그렇게 보였던 그가.......
평소의 어눌한 말투를 떨쳐버린 생소한 모습으로 다가와...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두드려오자....
놀람 반....당황스러움 반으로 인해...채 열리지 않고 있던 자신의 입술을
부드러이 가르며 그의 매끈한 혀가 입안으로 들어오자....
여태껏 활짝 뜨고 있던 눈을 자신도 모르게 질끈 감아갈 수 밖에 없었고..
‘그래...이건... 꿈일거야..꿈!!!.’
‘근데....꿈이...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하는
혼란한 마음에 한동안 휩싸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키스 경험이 없던 이들의 모습이라고 감히 평가절하 할 수 없었던 것은..
누운 채로 덩그러니 놓여있던 손을 어찌할 바 모르던 허둥지둥의 그녀는 차치하고라도..
어느새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몸을 자리한 채...
뜨겁디 뜨거운 입김을 연신 불어넣던 그의 모습이 너무도 능숙해서였고...
그러한 그의 리드에
차츰차츰...
조금씩 조금씩 몸과 마음을 열던
따스한 그녀의 본능 또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였으니....
‘쪼오오옥...............쪽!!!’
낮잠 잔 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지만...
그와는 달리
달콤함...감미로움..강렬함 등이 동반되어 한없이 짧게도 느껴졌던 그들만의 시간...
“(내일도 집에 다니러 오래?)”
“아..아니...내일은 안와도 된대...”
“(내일도 와~)”
“오..빠!!?”
“(그래 줄거지?)”
“으..응......그래....그럴게...”
“(고마워...그럼 이제 그만 나가서 밥 먹자...)”
“그..그래....근데 몸을..오빠 몸을.빼줘야지...!!”
“히이...미안...미안......”
“오...오빠!!”
“영아야~~~”
결코 깨기 싫은 꿈이라는 것을 그 또한 공감하였는지는 몰라도...
본의 아니게 그녀의 다리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그의 몸은
방을 나서야 하는 시간을 거부라도 하듯
예의 그 위치에서 조금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고...
그녀 역시....
처음보단 한결 깊어진 키스로...
이 매서운 겨울밤의 이별을 달래보려 애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 그래........영아 무척 오랜만이네?”
“네에...아저씨 요즘 한동안 안보이시던데..어디 다녀오셨어요?”
“아니...내가 가긴 어딜가...외실 구석에 붙어 지내다보면 사람 들락날락 하는 것도 모르지 뭐....그래..그건 그렇고.....많이 늦었지만...축하한다!!!”
“헤에....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감사합니다.”
“어이구.....코흘리개 꼬마들이 벌써 시집 장가간다니.....거 참......난 그동안 뭐하고 살았는지..허허허허......”
“헤헤헤.....아저씨는 언제나 그렇지만...연세를 드셔도 여전히 멋지시니까....좋은 일만 가득할거에요.....”
“그래? 하하하하......우리 영아가 날 그렇게 높이 봐주니.....이거 몸둘바를 모르겠는데? 하하하하하.....”
“히히.......뭘요 엄연한 사실인데.....”
“그래그래.......사실이면 더 좋고...뻥이래도 기분 좋다.....시간이 제법 늦었는데 저녁은 먹고 가는길이니?”
“네 그럼요...방금 먹고 나왔어용.....아저씨두 식사 하셨죠?”
“그럼 시간이 몇신데.........근데 이처럼 아리따운 아가씨가 혼자 밤길 가는데...그 녀석은 데려다주지도 않는대?”
“그러게나 말이에요...히히...하여간 눈치도 되게 없어.....한번 사양했다고 곧바로 그렇게 하란건 또 뭔지......칫..”
“허허허.....이거이거 안되겠구만.... 결혼전에 이 아저씨가 아리따운 여성을 대하는 매너에 대해서 교육 좀 시켜줘야겠어...하하하하.....”
“네 제발 좀 그래주세요......히히........늦었는데 아저씨도 그만 들어가보세요 저도 이만 가볼게요!!”
“늙어서 볼품없지만 이 아저씨라도 밤길 보필해주랴?”
“하하하하........아뇨!!!!!!!집이 엎어지면 코 닿을데 있는데요 뭘....안녕히 계세요...”
“그래그래.....조심해 들어가니라!!!”
“네에!!!!!!!!!”
‘하아......고것 참~~어린 것이....실룩거리는 방뎅이는 물론이고....겨울 잠바 입어도 티나는 저 젖가슴 좀 보소....허허허허........저거저거....벗겨 놓으면....쭈압.......어린 병신 새끼가 저 우물같은 년 색에 빠지면 한동안은 절대 못빠져나오겠구만 ...하하하하...’
적어도 겉으론 태연한 체 하려 애써봤지만...
그녀는 그 저택을 나서 집까지 한달음에 달려와서도...
“그 집은 저녁 뭐해서 먹대? 얘 영아야!!!!!!!!”
엄마의 물음에 답하지도 않은 채 침대에 몸을 뉘어서도..
현실을 투영하는 빛이 보기 싫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써서도..
자신을 강타했던 저녁 나절의 충격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했다.
‘분명 꿈은 아닌데....아까 그 모습은 왜 꿈같기만 한지....근데 저녁 먹을 때의 그 버벅대는 모습은 왜 또 그러구.....하아.....’
해결되지 않을 고민으로 전전긍긍하기 싫어 잠을 청해보기도 했지만....
낮잠 아닌 낮잠의 여파로 인해 그 또한 쉽지만은 않았으니..
‘후우..........’
‘뒤척뒤척....’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한숨만 깊어가던 밤이었다....
그리고....
‘짹짹짹........짹짹.....’
불면의 흔적을 씻어내기 위해서..
기나긴 아침 샤워를 마친 그녀는 아침밥도 먹는둥 마는둥....
쏜살같은 참새떼들의 행렬과 궤를 같이하며 그가 있는 곳으로 다시 향했는데......
“오빠!!!!!”
“잠깐 산책 하고 오자........”
온다고 미리 말하지 않았음에도 어찌 알았는지....
대문 앞에 마중 나와 있던 그는..
역시나.......
자신이 오래토록 알고 지냈던 그가 아니었다.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어 했는지도 몰랐지만......
아무리 봐도....
아무리 세세하게 뜯어봐도.....
그의 눈빛이 아니었다.
“영수 오빠~~”
“하나만 물을게...이런 내 모습이 싫어?”
“아..아니.....그건 아닌데....어떻게..”
“말하자면 길어....사연은 기회를 봐서 차차 말해줄게...그러니까 영아는 힘들어도...지금 이모습의 내가 아니라...예전의 나로 대해줬으면 해.....”
“오..오빠~!!!!”
“그래줄 수 있지?”
“그치만........어떻게 사람이 하루 아침에......”
“반드시 그래줘야 해.......알겠니?”
“오빠!!!!!!!!!!”
“난 아무도 안믿어...그 동안은 세상에서 오직 나 자신만 믿고 살아왔어...그런데 이젠...그 믿음.....영아에게도 나눠주고 싶어...나 혼자 인내하고 버티는 것에 한계가 와서 그렇기도 하지만...그냥...그러고 싶었어.....적어도 영아가 나와 결혼하는 걸 받아들인다면...날 좋아하고...사랑해준다면......”
“오빠........”
“더 숨길 수도 있었지만...어쩌면 영원히 숨긴 채 살수도 있었지만...너까지 속이기는 싫었어...내가 아는 너라면 그만한 자격은 충분히 지녔다 생각했고.......”
“..........................”
“이 자리에서 약속해줘.....”
“그..그럴게......약속할게....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오빠 뜻대로 할게.....”
“그래....고마워........”
“후우........진짜..........내가 아는 오빠...맞아? 막 딴 사람 영혼이 씌이거나..그런건 아니지?”
“드..드...들어가자...영아야.......헤헤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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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3.
“뭐라 대답했어!!!!!”
“영수 도련님 뜻대로 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고 했어요....”
“그래? 그랬더니 영감 반응은?”
“처음엔 무척 언짢아 하셨는데....윤실장님이 일러준대로 말씀 드렸더니...”
“키키키....영감탱이....세상에서 지가 제일 잘난 것처럼 행세하지만...자세히 뜯어보면 그저 세상 물정에 어두운 샌님에 불과하다니까.. 샌님...큭큭큭..”
“아직 결정은 안내리셨어요...”
“그야 두말하면 잔소리지....그 영감.. 자존심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하면 서러워할 양반인데...최실장이 조언한다고 그 자리에서 넙죽...그러마 하겠어? 키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일단 불꽃은 피웠으니까.....활활 타오르게 바람 좀 불어넣어야지....후후훗...”
“휴우........이번 결정이 과연 잘한 일인지....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키키키....기껏 힘들여 써놓은 죽.. 들개들한테 뿌리고 싶지 않걸랑...내가 하자는 대로 해...알겠어!!!”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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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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