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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ffair 리뉴얼 - 16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33 1,737회 0건
-------------------------------------------- 작가 후기-----------------------------------------------
2부를 1부로 합치느라 시간이 좀 많이 걸렸네요.
대략 3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니 부족하진 않으실 것 같습니다.
댓글 중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말씀이 있으신데..
제 글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실제 인물입니다. 이름만 다르게 썼을 뿐입니다...
에피소드 또한 대부분이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다만 일부 에피소드의 경우 소설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을 하거나 추가를 하긴 했지만 대부분이 레알이랍니다..
과거를 복기해서 써나가는 글이다 보니 독자분들이 원하는 방향대로는 써드릴 수가 없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어떤게 레알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도 알려드리진 않을 겁니다.
읽으시면서 독자분들이 나름 생각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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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 운명: http://www.youtube.com/watch?v=ggq0hC8HoF4
윤사라 - 바보: http://www.youtube.com/watch?v=y1hgDeVp_BA

17부의 에피소드중 공연장에서 "그녀"라고 지칭한 부분은 여행스케치의 멤버였던 윤사라라는 여성멤베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여행스케치 멤버보다는 유명 작사가로써 많이 알려져있지만 제게는 여전히 그녀는 여행스케치의 윤사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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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부 운명

그녀의 꽃잎을 손가락으로 벌렸습니다.
괄약근과 보지구멍이 마치 하나라도 된 듯 숨을 쉬고 있습니다.
‘하~~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구나.’

잔득 성이 난 자지를 잠시 그녀의 보지주변에 대고 문댔습니다.
건조했던 자지에 그녀의 보짓물이 잔득 묻어지며 질퍽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음~~~”

부드러운 보짓살의 느낌에 잠시 동안 문지르고만 있자 애간장이 녹는지 임지영의 입에서 연신 단내 나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중간 중간 자지가 구멍입구에 살짝 박혔다 빠져나오니 임지영은 못내 감질이 나는 듯 고개를 돌려 저를 흘겨보고 있습니다.

“아잉.... 진짜 얄밉다... 계속 그럴 거예요?”

의도한 것은 아닌데 무척이나 애달아하는 임지영의 모습에 문지르는 것은 그만둬야 했습니다.
잠시 뒤 구멍입구에 귀두가 맞춰지자 긴장이라도 한 것인지 보지와 항문이 눈에 띄게 씰룩거려왔습니다.

살며시 허리를 움직여 귀두부분을 천천히 진입시켜갔습니다.
귀두가 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구멍입구에선 조여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거세게 나오는 그녀의 보지에 저도 모르게 허리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허리의 움직임에 순식간에 자지의 절반이상이 그대로 미끄러지듯 삽입이 되었습니다.

“학!”
“아아~~~”

저도 그녀도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아까와는 다른 자세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무척이나 달아올라서인지는 몰라도 처음 할 때보단 삽입이 용이했습니다.

자지를 물고 있는 보지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애를 태웠던 자지를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듯 괄약근이 조여지면서 그녀의 보지가 덩달아 마구 조여오고 있습니다.
넣고만 있을 뿐인데도 압박감은 상당했습니다.

박혀있는 자지를 간신히 후진시켰다 다시 한 번 힘차게 밀어 넣었습니다.

“헉!”

왕복운동이 반복할수록 점점 더 자지가 깊게 들어가며 박히고 있습니다.
그녀의 손이 엉덩이를 붙잡고 있는 제 손으로 올라와 포개어집니다.
그녀의 손에 잔득 힘이 들어가 있는 게 느껴집니다.

그저 쾌감에 쫓겨 정신없이 왕복운동을 하고 있자 어느 순간 자지의 뿌리 끝이 그녀의 보짓살에 맞부딪히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깊게 박히니 쾌감이 자지의 뿌리까지 전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쉴 새 없이 그녀의 보지가 자지를 압박해오는 통에 정신이 아득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처음 마음과는 달리 귀두 전체를 엄습해 오는 쾌감에 자꾸만 깊숙이 넣고만 싶어집니다.

“어으윽.. 아으윽...하아...너무 깊어요...아흑”

그녀의 목소리에 가출했던 정신머리가 잠시 돌아왔습니다.
잠시 마음을 다잡고 자지의 중간정도까지만 넣은 채 최대한 손으로 그녀의 몸을 만져주며 천천히 자지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일부러 머릿속으로 어려운 수학공식까지 떠올리며 흥분하지 않으려 나름의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노력이 다행히 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약간 느릿느릿 움직이고는 있지만 왕복운동이 일정하게 이뤄지고 있자 그녀의 엉덩이가 제 움직임에 맞추어 살짝 살짝 움직여 가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정숙한 외모와는 다른 음란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흥분하면 자신의 몸이 이토록 음란하게 변한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빨라지는 엉덩이의 움직임에 저도 모르게 속도를 맞춰가고 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또다시 왕복운동을 빨라져만 갔습니다.

“퍽 퍽 퍽”
“아! 학! 하아! 아으응....너무....너무 깊어요...아~~”

또다시 깊숙하게 자지가 박혀나가자 그녀의 상체가 점점 낮아지는가 싶더니 떨궈진 고개가 결국 베개 속으로 박혀버렸습니다.
상체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상태에서도 엉덩이를 한껏 치켜든 채 어떻게든 제 자지를 받아내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정복감이 느껴져 왔습니다.
자신의 항문과 보지를 완전히 드러낸 채 괴로운 듯 숨을 헐떡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이런 제 기분을 상승시켜오고 있습니다.

“헉 헉.... 지영아.... 좋아?”

정복감이 들어서였을까요? 무의식중에 자연스럽게 반말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악.... 네....좋아요 지섭씨.. 하아~”

색기가 잔뜩 어려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제 이름이 실려 오자 피스톤 운동은 하염없이 빨라지고만 있습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더욱 거칠게 흘러나옵니다.

“하으응.....너무 좋아요. 아으으으... 좀더...아으 깊게요 아으으.. 어흑..아...아....아앙....아~”

큰일입니다. 깊게 넣어달라는데 가뜩이나 지금도 오버페이스인 것 같은데 여기서 깊게 넣었다간 조만간 저는 또다시 싸게 될지도 모릅니다.

임시방편으로 허리반동을 느리게 가져가며 더 깊숙이 박아대기 시작했습니다.

“퍽...............퍽.................퍽.................퍽.............퍽”
“아음,,,,,,,,,,,아으응......하아앙.... 너무 좋아요, 하아^하아^어억”

점점 제 몸은 그녀에게 지배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저의 모든 감각이 그녀에게서 잠식되어 버렸습니다.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에 취하고 여전히 입안을 맴돌고 있는 그녀의 보짓물에 제 혀는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속살의 감촉과 이어오는 쪼임에 귀두는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져 있었습니다.
그녀의 신음소리와 자지가 박힐 때마다 보지에서 만들어내는 질퍽거리는 소리에 제 귀는 멀어져갔으며 그녀의 보지와 항문의 움직임에 제 눈마저 멀어버렸습니다.
제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감각들이 임지영이란 여인에게 모두 잠식당해 버렸습니다.

분명 그녀를 지배하기 위해 행하던 섹스였건만 어느새 저는 그녀에게 모든 감각들이 지배당한 채 더 큰 자극을 얻으려고 기를 쓰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가 없었습니다.
제 아무리 성인군자라 한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녀의 보지에 좆을 박아 넣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잠시 뒤 힘겨워하는 그녀의 손이 다시금 제 손을 잡아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손은 지금까지 저에게 잡히지 않은 채 자유스럽게만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결박하듯 그녀의 양손을 부여잡고는 뒤로 당기면서 그녀의 보지 안으로 자지를 더 강하게 박아댔습니다.
그녀의 상체가 살짝 들리고 허리가 더 침대쪽으로 휘어져갔습니다.
이내 그녀의 고개마저 뒤로 젖혀지고 있었습니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아흐흐흐흑....어떡해 아^아^^아^아^^아윽...아~ 어떡해 아^아^하아”

임지영은 연신 ‘어떡해’ 만을 연발하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면 조언이라도 해줄 텐데 말이죠.
그저 본능에 충실해서 그걸 쫓는 수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손으로 그녀의 양손을 결박한 채 엉덩이 위에 올려두곤 나머지 한손을 허벅지 안쪽으로 집어넣어 쉬고 있던 클리토리스를 압박해 들어갔습니다.
그녀의 몸이 격한 반응에 휩싸였습니다.

“학! 어떡해. 아응응~ 미칠 것 같아요.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아~”

그녀의 신음소리가 점차 울부짖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숨 넘어 가는 듯한 그녀의 신음소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어느덧 제 몸에도 한껏 사정감이 차올랐습니다.
더 이상은 제 몸을 컨트롤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는 마치 폭주하고 있는 기관차처럼 그녀의 보지 안으로 자지를 쑤셔 박아댔습니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아..아...아으응..아...아아앙...하아...하아...하아...아으응....안에다...아으으응 안에다가..아으으응”
“아...윽....나.....나올 것 같아......아으으으으윽”
“하^아 하^아 하^아 ....안에다 해요 하^하하^하”

그녀의 뜨거운 보지 깊숙이 마지막으로 자지가 박히곤 찔끔거리면서 정액을 그녀의 몸속으로 분출하였습니다.
수차례에 걸쳐 정액이 발사가 되며 저는 몇 차례 더 그녀의 보지 안으로 자지를 쑤셔 박기만 했습니다.

“어흑....아흑.....아아............”

임지영의 보지 안에서 정액이 분출될 때마다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가 살짝살짝 요동을 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그녀의 허리를 양팔로 휘감고는 하체를 그녀의 몸에 찰싹 붙였습니다.
마지막 정액 한 방울까지 모조리 그녀의 보지 안으로 쑤셔 넣었습니다.
이내 제 몸을 간신히 버티고 있던 그녀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그녀의 몸이 침대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 또한 보지에 자지를 박은 채 그녀의 몸 위로 쓰러져 버렸습니다.

한동안 저와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침대위에 포개진 채로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사이 줄어든 자지가 저의 움직임에 그녀의 보지에서 빠져나와 버렸습니다.

‘아~~“

자지가 빠지면서 그녀의 입에선 외마디 신음이 흘러나옵니다.
몸을 틀어 잠시 하체 쪽을 바라보니 그녀의 보지 구멍이 살짝 넓혀진 채 벌렁거리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넓혀진 구멍사이로 정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다 급박한 듯 들려오는 임지영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냥 보고 있으면 어떻게요~~~ 빨리... 빨리 티슈 좀 줘 봐요.. 흘러내리잖아요...”

황급히 티슈를 뽑아 들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흐르던 정액부터 닦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보지주변까지 물기를 닦아 나가는데 티슈가 그만 그녀의 보지에 들러붙어버렸습니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넣고 일일이 티슈를 떼고 있으려니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보지를 내보이는 게 어색하지 않은가 봅니다.

뒤처리가 끝나자마자 임지영의 옆자리로 바로 쓰러지듯 누워버렸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꽤나 힘들었는지 이마에 땀까지 송골송골 맺혀 있었습니다.
땀을 닦아내주기 위해 손을 이마에 올리자 감겨있던 그녀의 눈이 살포시 떠지고 있습니다.
힘없이 축 처져있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힘들었죠??”

그녀는 대답할 기운도 없는지 그저 희미하게 웃어 보이고만 있습니다.
짠한 마음에 그녀의 상체를 끌어 안아주었습니다.
맞닿은 상체를 통해 그녀의 숨소리가 느껴져 옵니다.

어느새 제 턱 아래 그녀의 얼굴이 조용히 내려앉았습니다.
한참이나 달궈진 그녀의 얼굴이 제 가슴에 와 닿고 있습니다.
그녀가 내뱉고 있는 거친 숨이 제 가슴에 와 닿고 있습니다.

힘들었을 그녀를 위해 잠시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매만져 주었습니다.
그녀가 숨을 고를 때까지 그녀의 몸을 더듬지 않고 조용히 안아주고만 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잠시간을 있자 이내 그녀가 회복이 되었는지 살짝 고개를 들어 제 눈을 마주쳐 왔습니다.
허나 아직도 힘이 드는지 그대로 고개가 떨어지고 맙니다.
걱정스런 마음에 전 재차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괜찮아 졌어 이제?”
“네....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제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확인받고 싶었지만 힘들어 하는 사람을 두고 차마 묻지는 못하겠기에 대신 제가 얼마나 좋았는지를 그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나 너무 좋았어. 온 몸이 녹아내릴 정도로”

제 가슴팍에 안겨있는 그녀가 눈을 깜빡이는지 가슴부위에 그녀의 속눈썹이 닿았다 떼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많이 좋았어요. 마지막엔 정말......하아.. 숨이 멎는 줄 알았어요...”

섹스를 하고나서 이렇게 알몸으로 서로를 안고 있으니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서로의 숨소리와 체온을 느끼며 안고 있다 보니 그녀가 전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안고 있으니까 너무 좋은데......요..”

흥분 상태가 가라앉으니 여지없이 반말이 어렵게만 느껴져 왔습니다.
제 어정쩡한 말투에 그녀가 웃는지 가슴에 맞닿아 있는 얼굴의 움직임이 그대로 제 몸에 느껴졌습니다.

“왜 웃어......요?”

임지영이 제 가슴팍에 묻고 있던 얼굴을 살짝 들어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어떻게 알았어요??”

저는 대답대신 그녀에게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그녀를 제 옆에 가지런히 눕히고는 그녀의 젖가슴에 제 얼굴을 묻었습니다.
그녀는 이런 제 행동이 다른 쪽으로 해석이 되나 봅니다.

“또 하고 싶은 거예요 설마?”

저는 대답대신 제 긴 속눈썹을 깜빡여서 그녀의 젖가슴에 붙였다 떼기를 반복했습니다.


“어머...... 지섭씨 속눈썹 움직이는 게 느껴져요”

그녀의 젖가슴에 제 볼을 맞대고 웃는 표정을 지어주었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의 넘치는 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듯 그녀 또한 제 얼굴의 움직임을 피부로 느끼고 나자 감탄을 내지르며 저를 바라봤습니다.

“아~~~ 이래서 알았구나 호호호”

저는 장난스럽게 그녀의 젖가슴 위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봤습니다.
손가락이 자신의 젖가슴에 닿자 그녀는 다시금 움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흠~~~ 나 힘든데 좀만 쉬면 안 돼요??...”
“그런 거 아닌데.... 잠시 느껴보세요. 제가 쓴 거 그대로 읽어봐요. 맞추면 소원 하나 들어 줄 테니까”

소원이란 얘기에 그녀가 급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 나 그런 거 잘해요. 빨리 해봐요~~”

그녀가 제 제안에 의욕을 불태워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제가 무었을 쓸 줄 알고 저렇게 흥분하고 있는 것일까요.
제가 한 글자씩 써내려 갈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한자씩 흘러나왔습니다.











,,,,,,,,,,,,,,,,,,,할
거예

,,,,,,,,,,,,,,,,,,,,,,,,,,,,,,,,,,,,,,,,,,,.......요

과연 그녀 말대로 잘 맞추는 것 같습니다.
능청스럽게 그녀의 말에 답을 해줬습니다.

“진짜요? 아 피곤했는데..... 또 힘을 써줘야겠네.. 크크크크”

어느새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전 약속 안 지키는 사람 무지 싫어해요.. 새벽을 고대하며 빨리 자야겠다. 크크크크”

저의 짓궂은 장난에 그녀가 살짝 눈을 흘겨왔지만 그녀 또한 저처럼 웃고 있었습니다.

슬며시 그녀의 목 뒤로 팔을 넣어 팔베개를 해주었습니다.
자세가 불편한지 몇 번의 뒤척임은 있었지만 그녀는 제 겨드랑이 속을 파고들듯 몸을 붙여왔습니다.
누군가를 제 품에 품고 자는 게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온기와 더불어 몸에서 풍겨나는 체취에 취해 저는 금세 곯아떨어졌습니다.

얼마나 잔 것인지 어깨 결림에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임지영은 여전히 제 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곤하게 잠에 취해 있는 모습이 제 눈엔 꽤나 예뻐 보였습니다.
잠시 이불을 들어 그녀의 몸을 보고 있으니 금세 제 안에 욕정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그녀를 깨우지 않고 조심스레 그녀의 몸을 만져갔습니다.
자면서도 느끼는 것인지 보지에 손이 닿자 그녀의 몸이 잠시 움찔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감겨 있는 그녀의 눈이 떠지고 말았습니다.
금세 흥건하게 흘러나온 보짓물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삽입을 하였고 그녀의 등 뒤에서 누운 채로 한차례 사정을 끝내고 또 다시 정상위로 2차례의 사정을 더 한 후에야 다시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중 순간 자지를 통해 오는 자극에 저도 모르게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졸린 눈을 게슴츠레하게 간신히 뜨고는 자극이 오는 곳을 바라보니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채로 임지영이 제 자지를 입안에 물고 있었습니다.
제가 깬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제 귀두를 입에 머금고 혀로 간질이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이어지는 자극적인 모습에 제 입에선 또다시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아으윽 지영씨~~~~~”

제 소리에 놀란 것인지 순간 그녀가 멈칫하고 있습니다.
살짝 눈을 들어 임지영이 제 모습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너무 야릇하잖아요...’
제 자지를 입에 문 채로 올려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자극적인 나머지 절로 신음성이 내뱉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음란하게 보였지만 한편으로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머리에 손을 뻗어 더 빨아달라는 표시를 보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입술이 다시금 움직이며 제 자지를 먹어갔습니다.
6번의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자지는 팔팔하게 발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정액을 뱉어내고도 아직도 뱉어 낼 게 남았는지 임지영의 정성스런 오럴에 제 몸에선 금세 사정감이 찾아들고 있었습니다.

“아....아~~~~~~”

또다시 귀두의 갈라진 틈으로 상당량의 정액이 쏟아져 나와 임지영의 입속을 채워갔습니다.
.
화장실로 달려가 처리를 하고 나온 임지영은 티슈로 깨끗이 제 자지를 닦아내주고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듯 저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저 약속한대로 해줬으니 소원 하나 들어주는 거죠?!! 그쵸?”
“네? 아... 네...네...”

저는 그녀의 말에 뜻밖의 보너스라도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분명 새벽에 일어나서 그녀의 보지 안에 사정을 하고 잔 것 같은데.....
설마 제가 한 거라서 이렇게 지금 자신이 직접 입으로라도 해줬던 걸까요...
아무튼 일어나자마자 예상치도 못한 오럴까지 받으니 몸이 한결 가뿐해 진 기분이 듭니다.

큰일입니다.
금방 사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옷을 벗기고 다시 몸을 합치고만 싶어집니다.
큰일입니다.
방금 전까지 보고 있었는데 잠시 그녀가 자리를 비우자 그녀가 또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순간 머리를 스쳐가는 단어에 저도 모르게 기운이 빠져버립니다.
‘유부녀.........’
설마 제가 사랑에라도 빠진 걸까요...
고작 하룻밤 몸을 나눴다고 유부녀인 임지영에게 사랑을 느끼는 걸까요...
저도 제 마음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 전까지는 고작 대화를 나누는 친구정도였던 그녀가 지금은 왜 이렇게 제 안에서 더 큰 의미로 느껴지고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발 한 순간의 착각이기를 바라봅니다.
그녀도 잠시 욕정에 흔들려 저에게 몸을 허락했기를 바래봅니다.
그게 우리 둘 사이엔 가장 좋은 결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잠시 상념에 빠져있는 사이 임지영이 다시금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빨리 일어나 씻어요. 저 좀 있다 아이 데리러 가야 되요..”

샤워를 마치고 하체에 타월만 걸친 채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영씨.... 제 옷 어디다 뒀어요?”

제 물음에 그녀는 마치 준비라도 한 듯 잘 개어진 옷을 들고 나왔습니다.
어제 밤 홀딱 젖어있던 제 옷은 어느새 말끔하게 건조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옷을 건네는 임지영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서로의 알몸까지 다 본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타월만 걸치고 있는 제 모습에 부끄러워하고만 있습니다.
이내 다잡고 있던 마음이 그녀의 얼굴과 마주하자 그대로 허물어져버리고 맙니다.

“빨리 옷 입어요... 아침 먹고 나가야 되요...”

그녀가 제 몸에서 시선을 떼고는 조리대로 걸어갑니다.
그녀를 너무나 안고만 싶습니다.
그녀를 뒤 따라가 그대로 제 몸으로 끌어안아버렸습니다.
자신의 허리를 휘감고 있는 제 팔뚝 위로 그녀의 손이 살포시 올라와집니다.
너무나 따뜻한 느낌에 몸이 아득해져만 갑니다.
그녀의 옆얼굴을 통해 그녀가 수줍게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만하고 빨리 옷 입어요~~ 이러다 늦으면 저 곤란해져요...”

조금 더 안고 있고 싶었지만 그녀를 곤란하게 할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먹고 가지....”

그녀의 거듭되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저는 옷을 입자마자 곧바로 그녀의 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밥을 먹고 나면 또다시 그녀에 대한 욕심이 생겨날까 싶어 그곳에 더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로변으로 나와서 시간을 확인하니 8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라 우선 발길을 집으로 향했습니다.
참으로 어제 밤은 제 인생에 있어 무척이나 짧고도 가장 긴 하룻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 도착하니 몸이 무척 나른한 게 피곤함이 몰려왔습니다.
잠시 강의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오전에 3시간짜리 강의가 있었습니다.
‘에이.... 피곤한데 오늘 오전은 재끼고 오후 강의나 들어야겠다.’
몰려오는 졸음에 그대로 침대에 누워버렸습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아씨 누군데 남에 집 문은 두드리고 있어 초인종을 누르던가...’
저는 투덜대며 거실로 나와 인터폰을 쳐다봤습니다.

아뿔싸.. 희연이가 현관문 앞에 서 있습니다.

저는 급하게 현관으로 나가 문부터 열어줬습니다.
뭔가 알고 온 것인지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게 간담이 서늘해지기만 합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제가 지금 딱 그 짝입니다.

“어....어쩐 일이야...”

희연이는 저를 잠시 노려보고는 다짜고짜 제 주머니부터 마구 뒤지기 시작합니다.
‘뭐야... 설마 삐삐를 확인하려고 이러는 건가..’
순간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져 왔습니다.
만일 임지영과 제가 주고받은 연락처가 삐삐에 남아있다면 희연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심을 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필사적으로 삐삐를 가져가지 못하게 방어해야했습니다.

“무슨 짓이야!! 다짜고짜!!”

말릴 새도 없이 그녀의 손안에 제 삐삐가 들어가져 있습니다.
큰일입니다.
생각해보니 최근에 호출 온 대부분의 번호는 임지영의 집 전화였습니다.
수신목록이 풀이 되어야 겨우 지우는 탓에 임지영의 집 번호가 반복적으로 남아 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이러다간 들키고 말 것입니다.
필사적으로 희연이의 손에 들려 있는 제 삐삐를 가로채려고 했습니다.

“내놔 좀... 왜 남에 삐삐를 가져가는데~~~”
“뭐? 남에 삐삐? 이게 왜 남의 삐삐니? 내가 남인거니?”

그녀의 말에 잠시 움찔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순 없습니다.
가뜩이나 눈치가 빠른 희연이었기에 절대 목록을 보게 해선 안 됩니다.
허나 희연이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제 삐삐를 손에 쥔 채 절대 뺏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희연이가 제 삐삐를 들고 제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갑작스런 그녀의 움직임에 저는 뒤늦게 그녀를 쫓아갔습니다.
간신히 그녀가 방문을 닫으려고 하는 찰나 제 발을 방문 사이로 간신히 집어넣었습니다.

“아~~~~~~~~~~~~!!!!!!!!”

살짝 문틈에 끼었을 뿐이지만 일부러 크게 소리를 질러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아씨.... 발 다친 것 같잖아!! 빨리~~ 빨리 열어봐..아..아아..”

허나 희연이게는 통하지가 않습니다.
잠시 뒤 희연이가 제 삐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그녀의 얼굴을 살폈지만 도저히 그녀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설마 본건가.......’

생각이 이에 미치자 벌써 제 머릿속에선 둘러댈 말들을 짜내고 있었습니다.

“꿀꺽....”

희연이가 저를 보며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습니다.
금세 뭔가를 발견이라도 한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습니다.
제 앞으로 그녀가 다가올수록 제 몸은 뒤로 밀리기만 합니다.

희연이가 저를 보며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습니다.
금세 무언가를 찾은 듯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습니다.
제 앞으로 그녀가 다가올수록 왠지 무서워집니다.









희연이가 제게 삐삐를 순순히 넘겨주고 있습니다.
별로 화가 난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저는 재빨리 삐삐를 확인했습니다.

‘어라 꺼져 있잖아.’

아마도 어제 쫄딱 맞은 소나기 덕에 삐삐가 물을 먹어 고장이라도 난 듯 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희연이가 의심스런 눈초리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 전화했는데 왜 전화 안 받았어?”

사족을 붙이는 사이에 둘러댈 말을 생각해냈습니다.

“아~~~아.... 그러니까.....어제,,,,,,,, 너한테 전화했는데 꺼져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동호회 형들 만나서 한 잔했어”

제가 생각해도 전 순간적인 재치가 아주~~~ 뛰어난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마치 제가 거짓말 고수라도 된 기분입니다.

“그럼 왜 아침에는 문을 두드려도 반응도 없었던 거야?”

아차... 희연이는 제가 삐삐도 씹고 집전화도 받지 않아 아침부터 절 찾아왔던 게 분명합니다.

“아....... 어제....... 술을 마시고..... 나오는데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지는 바람에... 비를 쫄딱 맞아 버렸지 뭐야... 잔뜩 취한 상태라.... 그냥 집에 와서 수건으로 대충 몸 말리고 그냥 잤더니 감기가 걸린 건지 몸이 아파서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했어..... 이 봐봐!! 삐삐도 어제 물 먹었는지 고장..났잖아...”

참 제가 생각해도 너무나 잘 들어맞습니다.
희연이는 제가 아프다는 얘기에 금세 안색을 바꾸고는 급하게 제 이마에 손을 얹어보고 있습니다.
희연이에게 들킬까 싶어 잔뜩 긴장한 통에 다행스럽게도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습니다.

“왜 그러게 그렇게 술은 마시고 그래.. 잘 먹지도 못하면서...”

제가 정말 아픈 줄 알고 희연이는 금세 시무룩해졌습니다.
이런 희연이를 앞에 두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큰 죄책감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진실을 말한다면 그녀는 더 슬픈 얼굴이 되어 있을 겁니다.
전... 제 스스로 거짓말을 합리화시키며 애써 희연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머릿속에서 지워나가려 하고만 있습니다.

제 눈앞에서 저를 너무나 걱정해 주고 있는 희연이가 보입니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그녀를 안아주고 싶은데 차마 안을 수가 없습니다.
잊으려 해도 자꾸만 죄책감이 밀려와 그녀의 몸에 손을 델 수가 없습니다.
그저 그녀를 바라보며 이제는 괜찮다는 듯 미소만 지어주고 있었습니다.

이내 희연이가 저를 방으로 대려가 눕혔습니다.

“있어봐 밥도 안 먹었지? 내가 가서 죽 써올 테니까 좀 쉬고 있어.. 약도 안 먹었지?”

아~~ 희연이의 행동에 더욱더 죄책감이 저를 옥죄어 오고 있습니다.

“괜찮으니까 빨리 학교나 가봐.. 괜히 나 때문에 강의 빠지지 말고.. 한숨 자고 나니 몸은 좀...... 괜찮아 진 것 같아..”

희연이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글썽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픈 저를 의심해서 미안해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그녀를 울리고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바보야! 아프면 전화를 해야지 왜 이렇게 바보같이 앓고만 있어!! 이럴 때 여자친구 찾으라고 있는 거지..,, 훌쩍”
“...............................”

그녀의 훌쩍임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시울만 불거져 옵니다.

“미안해 어제 화내고 그냥 가서... 훌쩍.. 어제 보니 와인도 있고 피아노도 꺼내놨던데.... 내게 이벤트 해주려고 했던 것 같았는데..... 내가 화만 내게 만들어놓고 가서 서운했지? 훌쩍..”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데 고개를 처들 수가 없습니다.
‘바보야 난 ....난......딴 여자랑 어제 자구 왔다구. 네가 생각하는 그런 예전의 임지섭은 이제 없다고.’
저는 그녀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차마 해주질 못했습니다.
하루아침에 그녀를 배신한 제가 앞에서 태연하게 마주서 있다는 게 너무나 고통스럽게만 느껴졌습니다.

희연이가 감정에 복받쳤는지 제 품에 안겨오더니 어깨를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녀의 어깨를 감싸주고 싶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차마 그녀에게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이 제 손에 더렵혀질까 봐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래~~~ 나 괜찮다니까 정말.. 그냥 좀 쉬면 괜찮아 지니까 신경 쓰지 말고 학교나 가. 네가 나 때문에 이러고 있으면 내가 불편해서 못 쉬잖아..”

전 정말 희연이를 대하기가 불편했습니다.
이런 기만적인 제게 그나마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었나 봅니다.

전 제 첫사랑인 지영이가 제게 했던 짓을 희연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던 그 당시 제 모습이 오버랩이 되니 기가 차기만 하고 희연이를 볼 면목이 없었습니다.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서 이렇게 있을 수는 없습니다.
희연이를 학교에 보내는 게 저에게나 희연이에게나 편할 것 같습니다.

“빨리 일어나 학교나 가. 배고프면 시켜먹으면 되니까. 지금 입맛도 없고 그냥 좀 자고 싶어..”

현관문을 나서는 희연이가 자꾸 돌아보고만 있습니다.
못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지 주저하고만 있습니다.
제가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런 희연이를 놔두고 어째서 욕망에 늪에 빠져 제가 가장 혐오하던 짓을 하고 말았던 것일까요......
그저 어제의 일이 회한처럼 다가와 지고 있습니다.
그런 제 마음과는 반대로 희연이에게 이제는 도리어 화를 내고 있습니다.

“아 그만 빨리 좀 가라구.. 쉬고 싶다니까!!!”

북받쳐 오는 제 마음을 희연이에게 보일까 봐 애써 큰소리를 치며 그녀를 돌려보냈습니다.
현관문을 닫을 때 스치듯 보았던 그녀의 슬픔에 찬 눈망울이 자꾸 떠올라 저를 미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 희연이가 어제의 일을 알게 된다면 배신감에 치를 떨지도 모릅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하면 더했을 겁니다.
저는 그저 잊고만 싶단 생각에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미안해 어제 화내고 그냥 가서...미안해 어제 화내고 그냥 가서...미안해 어제 화내고 그냥 가서...’
저도 모르게 자꾸 희연이가 제게 했던 말과 행동이 떠올라 제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저란 놈을 남자친구라고 굳게 믿고 있는 희연이에게 너무나 미안해집니다.





바야흐로 벚꽃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벌써 진해에는 벚꽃이 만개했다고 합니다.
오늘 부모님께서 진해 군항제를 보러 가신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저까지 이제 부모님 곁을 떠나 생활을 하니 두 분은 여행을 다니느라 바쁘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금술이 남다르신 부모님을 보니 잘못하면 내년에 제 동생을 보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저번 주 임지영과의 첫경험을 하고 온 다음날 저는 집에서 쉬느라 ‘성의 사회학’ 이란 교양과목 수업을 빠졌었습니다.
그 전주도 빠져서 인지 아무래도 제가 교수의 눈 밖에 났는지 기범이가 제게 교수님의 메시지를 가져왔습니다.

“얌마 너 오늘도 빠지면 앞으로 수업 들어오지 않아도 된데.,,. 크크크크”

아~ 오늘은 희연이와 간만에 데이트를 가기로 했는데 꼼짝없이 수업을 듣고 나서나 만나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기범이와 같이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니 주희와 희선선배가 이미 와 있었습니다.
주희가 저를 발견하곤 반갑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주고 있습니다.
보지를 연상시키는 주희의 입술은 오늘도 여전했습니다.
기범이와 전 희선선배와 주희가 앉아 있는 옆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임지섭! 너 오랜만이다. 교양이라고 안 들어오다 권총 한 번 차고 싶나보지?”
“아 선배... 이게 다 선배 때문이에요. 학점 잘 주고 대출도 잘된다고 해서 신청했던 건데 대출은 한 번도 안 되고...”

저는 신입생 OT를 끝내고 학교에 와서 강의신청을 할 때 희선선배를 따라 교양과목 신청을 했었습니다.
무엇보다 대출이 확실하다는 얘기에 기범이와 같이 신청을 한 과목이었는데 문제는 기범이의 아랍인 같은 외모 때문에 담당교수가 기범이를 알아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기범이 녀석은 대출을 해 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야 4번 수업 중에 2번을 불참하고는 내 탓을 하면 안 되지 넌!!!!”

희선선배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이상하게 이 수업이 있는 날만 저에게도 일이 생겨 버리는 것 같습니다.

잠시 뒤 교수가 강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출석을 부르고 있습니다.
역시나 그 교수는 기범이를 부를 때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하고는 이내 웃고 있습니다.

“자넨 참 다시 봐도 친근해~~· 그 영화배우 누구더라...”

교수가 고민에 빠진 사이 주변에서 이구동성 같은 말이 들려왔습니다.

“신현준.. 신현준...”
“아 그래 맞아..... 신현준! 신현준 같단 말이지.. 코가 말이야... 허허허허”

그 교수의 농담에 주변이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신주희”
“네”
“음~~~~~ 수업 잘 안 들어오는 임.지.섭 왔나?”

구지 저렇게 절 사랑해주시지 않아도 되는데 그 교수는 사족을 많이도 붙이십니다.

“넵!!”

제 대답이 끝나자마자 교수가 안경위로 저를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흐음.... 자네가 임지섭 군인가?”
“네 그렇습니다.”

피고인이 판결이 내려지기도 전에 이미 죄지은 표정으로 앉아 있으면 그 사람은 이미 죄수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최대한 뻔뻔해 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생긴 게 훤칠한 게 연애하느라 수업을 못 들어오나 보군.”

교수의 말에 주변이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되어야 했습니다.

“발표과제 얘기는 전달을 받았겠지? 자네 조는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박기범군도 있구만. 허허허.. 내 특별히 자네 조는 지켜 볼 걸세. 열심히 해 보라구.”

저는 교수의 뜬금없는 발표과제 얘기에 기범이 녀석을 쳐다봤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게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기범이에게 물었습니다.

“야 저 교수 지금 뭔 소리 하는 거냐? 지금, 발표과제라니?”

기범이가 절 한심스런 눈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이구 이 화상아 삐삐를 새로 사던가~~ 음성까지 남겨놨는데 못 들었냐??”

지난주 고장 난 삐삐를 수리하러 대리점을 찾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수리비 때문에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거금을 들여 셀룰러폰을 사려했습니다.
헌데 제가 사려던 모델의 수량이 부족해서 아직까지 받아보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 뭔데 빨리 얘기나 해봐”
“그러니까 뭐냐 하면 ......중략...... 이렇게 된 거야. 그래서 너랑 주희랑 한 파트 맡고 나랑 희선선배랑 한 파트 맡아서 자료 조사하고 그 조사한 걸 바탕으로 네가 취합해서 발표하는 걸로 정했어”

이런 망할~~~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제가 수업을 안 들어 왔다고 자기들 맘대로 정해놔 버렸습니다.
우선은 수업중이라 자세하게 물을 수가 없었기에 수업이 끝난 후 과제에 대해 듣기로 하였습니다.

역시나 간만에 들어오는 교양 수업이라 그런지 지루하기만 합니다.
저는 거의 졸다시피 ‘성의 사회학’이란 교양과목을 듣고 있었습니다.
잠결에 쳐다보니 끝날 시간이 다 되었는지 교수가 자신의 손목에 찬 시계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자~~ 여러분들 제가 내준 조별 발표과제는 준비가 잘 되어 가고 있겠죠? 중간고사는 과제물로 대체를 하니 아무쪼록 준비를 잘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저는 강의가 끝나자마자 기범이 녀석에게 들러붙어 족치고 있었습니다.

“야 왜 얘기 안 해? 어? 왜 얘기 안 해!!!~~ 그리고 누가 맘대로 발표자는 정해라? 어?”
“너 빼고 다 지난주에 모여서 투표로 다 정했어!!! 나한테 따지지 말고 따지려면 희선 선배한테 따져. 참석안한 사람한테는 투표권이 없다고 했으니까 희선 선배가”

생긴 건 순진하게 생겨가지고 커다란 눈을 끔뻑거리며 기범이 녀석은 유유히 강의실을 나가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미처 강의실 밖으로 나가지 못한 주희라도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해야 했습니다.

“야 신주희~~ 너 나랑 같이 자료준비 해야 된다던데... 왜 얘기 안했어?”

주희는 기가 찬 듯 저를 째려보고 있었습니다.

“너 내가 저번 주에 전화하고 음성을 그렇게 남겼는데 계속 씹어놓고 이제 와서 그러니!!!!”

하긴 지난주 이후로 시간만 나면 임지영을 만나 뜨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집전화도 받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주 전공 수업도 거의 다 빠졌기에 주희를 만날 겨를이 없었습니다.
주희는 억울하다는 듯 인상을 쓴 채로 자료를 하나 툭 던져줬습니다.

“내가 대충 찾아보긴 했는데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 나랑 넌 스와핑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어. 외국 기사에 내용이 좀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없는 걸 시키니 이게 좀 쉽지가 않더라..”

1997년도만 하더라도 스와핑이라는 말은 꽤나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사회적 문제로 이미 대두되어 있었지만 그때까지 우리나라는 PC통신에서 암암리에 사람을 모아 비밀리에 운영하는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스와핑이 처음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 1998년도로 PC통신에서 돈을 받고 주선 및 회원 모집을 하다 걸리면서 수면위로 불거지기 시작했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나 좀 들었고 한국에 와서는 밤늦은 시간 PC통신을 하다 아주 가끔 부부교환이니 하는 방제들로 몇 번 목격한 게 다였습니다.

“우선은 도서관에 가서 미국쪽 기사를 복사해서 스크랩이라도 해야 되. 일본쪽은 나도 일어는 영 젬병이라 그쪽은 포기해야 될 것 같고, 채팅사이트 가보면 ㅂㅂㄱㅎ ㅅㅇㅍ 이런 식으로 자음만 따서 채팅방제로 쓰는 사람들이 있어. 거기 가서 인터뷰를 따는 수밖엔 없을 것 같은데. 그쪽 방면에 빠삭한 형님이 한분 계시니. 함 부탁이나 해봐야겠다. 그런데 이거 언제까지야?”

제 말에 인상을 쓰고 있던 주희의 얼굴이 펴지고 있었습니다.
“언제 까지긴 다음 주에 발표해야 되는데 못해도 이번 주말까지는 자료 다 취합해서 해야지 그리고 네가 한주 쉰 대가로, 발표는 네가 하기로 했어, 너도 찾아볼 만큼 찾아보고 주말에라도 만나서 PPT 작성을 해놔야지 아무래도...”

주희는 말을 던지다 시피 하고는 황급히 강의실을 빠져나가려 했습니다.
잠시 주희가 준 자료를 훑어보고 있는데 나갔던 주희가 다시 강의실 문 앞으로 오더니 따라오라는 눈빛을 보냅니다.

“이거 정리한 거 보고 모자란 건 네가 찾아서 넣어. 그리고 우리 주관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하루라도 시간 좀 내서 토론이라도 좀 하자구....”
“어? 어... 그러지 뭐....”

할 말은 이제 다 했는지 주희는 자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뭐가 그리 급한 건지 아니면 대화 내용이 불편했던 건지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주희는 저만치 앞서 가 있습니다.
그리곤 뭔가 또 할 말이 남았는지 되돌아서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도 좀 나와라. 무슨 유명연예인도 아니고..... 얼굴 보기가 이렇게 힘드니!!!”

이제는 신주희까지 나서서 제 학교생활을 나무라고 있습니다.
희연이랑 희선 선배한테까지 들었는데 이제는 주희까지 저러니 제가 좀 학교를 많이 빼먹긴 했나 봅니다.
그나저나 골치가 아픕니다.
언제 자료를 구하고 언제 토론을 하고 언제 PPT까지 만들지.... 더군다나 발표까지 해야 한다니 말이죠...
멋도 모르고 희선 선배를 따라서 신청한 것에 급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참 그리고 다다음주에 동아리에서 윤중로 가기로 했거든? 너도 갈거니?”
“글쎄.... 내가 굳이 너희 동아리 가는데 낄 자리는 아닌 거 같은데?”
“왜긴 희연선배 가는데 넌 안 갈 거야?”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떻게 거길 끼냐.... 동아리에서 가는 건데 난 거기 가입도 안했잖아.... 괜히 가서 무슨 눈치 밥을 먹으라고!!!. 그건 됐고 암튼 이거 읽어보고 우선적으로 자료 취합부터 해볼게.”

어느덧 다다음주면 서울의 여의도에도 벚꽃이 개화한다는 것 같습니다.
내심 희연이와 단둘이 같이 가볼 요량이었는데 동아리에서 간다니 저는 다음번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오늘 닥친 데이트가 더 급합니다.

희연이가 저번 주에 저희 집에 다녀 간 이후로 저는 될 수 있으면 희연이와의 신체 접촉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스킨십을 하지 않는 제 태도에 희연이는 의아해 했지만 저는 스킨십 때문에 싸우기 싫고 그녀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주겠다며 애써 둘러대 버렸습니다.
아무 의심 없이 제 말을 쉽게 믿어오는 희연이게는 미안했지만 그 뒤로 희연이와 제 사이에 다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몸에 대한 집착이 우리 둘 싸움의 가장 큰 원인인 듯 했습니다.

아마도 희연이는 제가 임지영을 만나 욕정을 풀고 있는지는 생각도 못할 것입니다.
희연이에게 죄스런 마음은 여전했지만 한번 물꼬가 터지고 나니 욕정을 주체 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로 늦은 밤 제 차로 그녀의 집까지 찾아가 섹스를 했기에 낮 시간엔 수업은 안 듣고 집에서 쉬기에 급급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이제 웬만한 체위는 능수능란하게 소화하게 되었고 전보다는 삽입시간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임지영은 완벽히 저에게 빠져버렸습니다.
그 일주일 사이에 임지영은 완벽하게 제 여자가 되어 제가 요구하는 것을 아무런 거부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희연이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지만 점점 더 그녀의 몸에서 멀어져 가는 것은 어쩔 수 가 없었습니다.

요즘 저의 스킨십이 없어지자 희연이의 태도에도 점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와의 관계에서 항상 수동적이던 희연이는 최근에 먼저 키스를 해오거나 제 몸을 더듬어 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는 소극적으로 대하거나 이내 핑계를 대며 그 자리를 피하기만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희연이는 저와 데이트를 하며 우리사이에 대해서 진진하게 얘기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오늘도 희연이에게 헤어지지 않기 위한 저만의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될 지도 모릅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왔더니 어느덧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 도착을 했습니다.
전 오늘 희연이와 만나서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여행스케치’ 공연을 보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좀 말쑥하게 옷을 갈아입고 가고 싶었지만 망할 교양과목 때문에 시작부터 꼬여버렸습니다.

공원에 도착하니 무명의 밴드들이 그날의 거리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앉아서 기다리기 자칫 지루할 수 있었는데 그나마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희연이는 약속시간보다 늦는 것 같습니다.
이럴 거면 아예 약속시간을 넉넉하게 잡을 것이지 항상 약속시간에 늦게 나오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만나면 이번엔 제대로 화라도 낼까 생각해보지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이내 생각을 고쳐먹게 됩니다.
더군다나 제가 너무나 보고 싶어 하던 여행스케치 공연티켓까지 구해줬는데...
아무래도 희연이는 이전과 달리 소극적으로 변한 제 모습에서 자신에게 실증이라도 나서 소원해진 걸로 생각하나 봅니다.
그래서 이참에 관계개선이라도 하려고 제가 좋아하는 그룹의 티켓을 예매한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전 여전히 희연이가 좋고 여전히 그녀를 사랑합니다.
다만 섹스 때문에 더 이상 희연이와 싸우기가 싫었습니다.
저를 언제나 받아주는 임지영에게서 희연이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고 초보단계의 스킨십에서 조차 종종 트러블이 일어나는 희연이와 굿이 부딪히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희연이와의 소소한 스킨십이 임지영을 통해 섹스의 맛을 알게 된 지금의 제 욕구를 채워 줄 리는 만무했기에 이제는 무리해서라도 진도를 나가려는 그런 노력은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한편 맨날 음악 시디로만 듣던 동경해 오던 그룹을 눈앞에서 본다는 기대감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레어 왔습니다.
들 뜬 마음으로 거리공연을 보며 기다리기를 30분 드디어 희연이가 도착을 했습니다.
제 시간에 왔으면 충분히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텐데 참 해도 너무 하는 것 같습니다.
시계를 보니 저도 모르게 하지 않으려던 말이 터져 나옵니다.
아차 싶었지만 최소한 완곡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정한 것도 아니고 네가 정한 약속인데도 이렇게 늦냐.... 이제 30분은 아예 기본인 것 같다...”

희연이가 잠시 저를 흘겨보더니 이내 제게 은근슬쩍 팔짱을 껴오려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동적으로 그녀의 몸을 피했습니다.

“도대체 뭐하느라 매번 늦는 건지 얘기나 좀 들어보자...”

화를 내려는 게 아니라 진짜 뭐 때문에 제가 기다리는 건지 알고 싶었습니다.
이런 제 맘을 알 턱이 없는 희연이는 자신의 팔짱을 거부당해서인지 이내 살짝 삐진 얼굴을 해보이고 있습니다.

“피~~ 너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준비하느라 항상 늦는 거지!!! 봐~~ 나 오늘 달라진 거 없어?”

그러고 보니 희연이 말대로 오늘 희연이는 평소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보였습니다.
평소 바르던 립스틱이 아닌 진한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고 미용실을 다녀왔는지 헤어에 웨이브가 들어가 성숙함이 물씬 풍기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흰색에 검은색 패턴이 들어간 블라우스와 제가 무지 좋아하는 허벅지의 절반정도에서 커트되는 붉은색의 플레어스커트까지 입고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다리 아프다며 신지도 않던 높은 하이힐까지 신고 나왔습니다.
평상복만 입고 있어도 미색이 줄줄 흘러나오는 희연이인데 저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하고 나온 걸 보니 툴툴거렸던 게 미안해지기까지 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당장에라도 안아줬을 텐데 선뜻 몸이 움직여지질 않습니다.
죄책감이 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희연이를 생각한다면 임지영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맞지만 임지영을 지금 버린다면 저는 그녀의 몸만을 취하다 버리는 인간말종이 되어 버리는 것이고 그렇다고 희연이에게 임지영과의 일을 얘기한다면 저는 앞으로 희연이를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임지영과의 관계를 얘기한다면 제가 첫사랑 지영이에게 받았던 그 충격과 아픔을 똑같이 희연이에게 주게 되는 것입니다.
전 그 아픔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더더욱 희연이에게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올바른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제가 죄책감을 무시하고 희연이를 속이면서 계속 만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저에게 자신이 의미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고 있는 임지영에게 이별을 통보해야 하는 것인지 쉽게 선택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임지영은 제가 사랑하고 있는 희연이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그 존재를 알고도 제 옆에 와 있는 사람을 내친다는 게 선뜻 내키지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그녀는 저에게 자신의 몸까지 허락하고 있는 헌신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제 욕심일지 모르지만 저는 희연이에게도 임지영에게도 어떠한 상처도 주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허나 그러려면 저는 죄책감을 잊고 사는 독한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 두 명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영악한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저는 저라는 인간의 몸뚱이에 제 자신의 내면은 숨긴 채 살아가야 합니다.
희연이를 위해서도 임지영을 위해서도 저는 그런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들로 마음이 무거워진 저는 데이트를 하기 위해 예쁘게 차려입고 나온 그녀의 옆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일관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지영에게 섹스는 배웠을지 모르지만 포커페이스는 배울 수가 없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이제는 카사노바 기질이 있는 인간에게서 제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라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자기야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어? 나 그렇게? 이상해??”

희연이는 자신이 몸배바지를 입더라도 저에겐 예뻐 보일 거라는 것을 알지 못하나 봅니다.
저는 고개를 크게 가로 저었습니다.

“아니..... 너무 예뻐서,.... 평소의 네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자칫 제 무거운 표정이 다른 것 때문이라 희연이가 생각할까 봐 그녀에게는 평소에도 예뻤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제 어정쩡한 대답에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던 희연이는 결국 제 대답이 못내 아쉽게 느껴졌나 봅니다.

“치~~ 정말 요새 나한테 식은 게 맞긴 하구나.. 전에는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예뻐 죽으려고 했었는데....”

차라리 그녀가 그렇게라도 생각해서 제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이러는 것은 임지영 때문이 아니라 너한테 식어서 라고 말이죠,,,,
희연이가 저를 다시 바라보며 말을 잇습니다.

“그래도 지금 예뻐 보인다고 했으니 나름 노력한 보람은 있는 거네?”

그녀는 제 애매한 말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고는 금세 얼굴이 환해지고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는 것 같습니다.
사귀기 전에는 정말 많이 봤던 미소였는데......
저 때문에 그 동안 미소를 짓지 못한 거 같아 미안하기만 합니다.

저와 희연이는 공연시작 5분전에야 간신히 LIVE소극장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이 몇 번째 공연인지 모르지만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희연이와 제가 공연장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자 주위에서 저희를 향해 눈짓을 보내왔습니다.
희연이도 170이 넘는 키인데 하이힐까지 신어서 주위보다 머리 하나정도는 더 올라온 상태로 저희 둘이 서있다 보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예쁘기까지 하니 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남자들은 희연이만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자기 정말 너무 변한 것 같아.. 전에는 저렇게 남자들이 날 쳐다보면 겉옷으로 내 몸을 가리거나 불쾌해 하고 화내고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무덤덤해 진거 같아.. 그래서 너무 서운해...”

저는 그녀의 말에 잠시 어색하게 웃어 보였습니다.

“왜 언제는 그거 땜에 싸워서 힘들어 했으면서.. 싸우기 싫어서 포기했다 이제는,,..”

희연이는 제 말이 못내 서운한 가 봅니다.

“치!!! 이거 봐 포기했다는 말이 술술 나오고..... 자기 혹시 바람피우는 거 아냐?”

저도 모르게 희연이의 말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 희연이에게 말을 했습니다.

“바람은 무슨..... 너와 싸우기 싫어서 마음을 비웠다는 거야!! 근 일주일 동안 우리 싸운 적이 없잖아..”
“칫... 정말 그 이유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거야??”

왠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대답을 못할 거 같아 잠시 좌석위치를 확인하는 척 하며 얘기를 했습니다.

“어... 내가 네 옷 입는 것 가지고 항상 싸우고 다른 남자들이 쳐다보면 기분나빠하고 네 몸에 너무 집착한다고 싸우고 원인은 다 나였던 거잖아. 마음을 비우니 싸움이 날 일도 없고.”

아직까지 모든 원인이 다 저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녀에게는 지금 이렇게 밖에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제 말에 그녀가 미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이내 저는 희연이의 시선을 피해 들고 있던 좌석표를 맞춰봤습니다.

“저기다~ 위치도 중앙에서 약간 앞쪽이라 싸운드도 좋고 시야도 딱 맞을 거 같은데.”

위치를 확인한 우리는 손을 잡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소극장이라 그리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여행스케치는 가족이다’라는 모토에 맞게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로 공연이 시작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공연시작을 알리듯 스크린에 아름다운 풍경들이 가득 담긴 영상이 틀어졌습니다.
영상이 꺼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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