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가 눈을 떴을 때,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실내등은 켜져 있었고 침대시트가 절반가량 벗겨진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이 방을 들어왔을 때와 같이 흐트러짐이 없었다.
손목시계를 보니 시침은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연희는 쓰러지듯 잠들기 직전, 저항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연희는 사고형 인간이기 보다는 직관형 인간이었다.
준호가 섹스라면 제일 자신 없다고 말한 것과
그렇게나 고상한 얼굴을 가지고 자기는 성도착증 환자라고 말한 상반된 성격의 두 이야기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연희는 자기를 알게 되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섹스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연희는 섹스에 관심이 없었고, 잘 느낄 수도 없는 여자였다.
세상에는 섹스 따위 말고도 중요한 일이 많았다.
연희에게 남자들이란 멀리 하면 불평하고 가까이 하면 불손하게 구는 존재들이었다.
남자들은 대단히 젊잖게 행동하면서 자기는 많은 것을 절제할 수 있고
해를 끼치지 않으며 지켜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기 외의 남자들은 믿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이면서...
그러나 조금만 웃어주고 틈을 보이면 연희는 읽을 수 있었다.
달콤하고 흥분되는 짧은 얼마간을 음미하기 위해서
중요한 인식을 회피하고 적나라한 진실을 잃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얼굴들을...
즉 연희는 아무도 속일 수 없게 분명한 인간이었고
모든 남자에 대한 불신에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언제나 자신 없게 말하면서 애처럼 행동해 버리고
그것 때문에 곤란해져도 조금의 변명도 없이 잠잠하지만 비굴해 보이지 않는
이상한 남자와 자발적으로 함께 있는 것이다.
연희는 많은 부분에 있어 도전적인 여자였다.
마치 위험을 무릅쓰기 위해 때어난 인간처럼...
섹스는 연희에게 어떤 의미로는 가벼운 것이었다.
그것은 연희가 性이라는 것을 행위가 아닌 관념에 집중해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화 케이프 피어에서 살인자가 한 가족을 몰살시키기 위해 그 집안의 막내딸을 유혹하면서
실제로 관계하지 않고도 성이라는 도구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것은
연희의 이런 사고를 설명하는데 좋은 예가 된다.
연희가 그 영화를 보았을 때 줄리엣 루이스가 로버트 드니로의 엄지손가락을 빠는 모습은
섹스의 상징 그 자체로 각인되었다.
연희는 그 장면에서 몹시 흥분하고 있는 자기를 발견했는데
이유는 대학시절 짝사랑하던 선배와 처음으로 손을 잡았을 때의 강렬함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녀관계가 보다 특별해진다면 그것은 육체가 아닌 정신의 교감 때문이어야 하고,
섹스가 둘 만의 비밀스러운 놀이라는 점을 빼면
손을 잡는 것처럼 신체적 접촉에 불과할 수 있다는 생각이 연희에겐 있었다.
연희는 자기가 하는 행동이 본능의 경계 보다 강한 또 하나의 탐욕이라 할지라도
너무 많은 모험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손해를 보는 법이이라 생각하며
퍼즐을 맞춰보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연희가 일어나 커튼을 젖히자 실내조명 보다 강한 햇살의 무수한 입자들이 일제히 준호를 비췄다.
준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눈은 감았지만 깨어있는 것 같았다.
연희가 다시 준호 쪽을 바라보고 누워 두 손을 포개어 베게처럼 받치며 말했다.
-안 자는 거 알아요.
준호가 허락받아 그렇게 하는 사람처럼 슬며시 눈을 떴다.
연희가 모로 누웠던 자세를 고쳐 천정에 시선을 두고 바로 눕자 준호도 따라 그렇게 한다.
천정의 거울이 나란히 누워 있는 두 사람의 전신을 고스란히 비추고 있자 연희는
새삼스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것을 눈치 챘는지 준호가 이불을 끌어다 연희를 덮어주며 말했다.
-피곤은 좀 풀렸어요? 무슨 생각해요?
-아무것도... 사실 생각할 것이 별로 없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내가 기뻐해야 할까요 슬퍼해야 할까요?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죠? 어제 이후 나에겐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또 변화했어요.
-어떤 것들이 변했죠?
준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깐을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나를 대하는 연희씨의 태도...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요...
-그래요? 역시 남자들은 관계지향적인 여자와 달리
목표지향적이라 전화번호를 알아낸다든지, 키스나 스킨쉽을 허락받았을 때 성취감 같은 걸 느끼는가 보군요.
연희가 이렇게 말하자 준호는 억울하다 생각하며
거울에 비춘 연희의 모습에서 시선을 돌려 실제의 연희를 바라보았다.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밝은 빛이 연희의 옆 얼굴 윤곽에 테두리 같은 띠를 만들어 놓고 있었는데,
이마에서부터 콧등, 도톰한 입술과 턱선으로 이어지는 곡선의 어울림이 여인의 누드를 연상시키면서
준호는 순간 아찔해져서 눈을 세게 감았다 떴다.
연희는 뾰로통해진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준호씨 경우는 섹스를 한 후에야 사랑하게 되나요, 사랑한 후에야 섹스하게 되나요...
-연희씨, 그건....
-이미 생겨버린 인연을 해쳐가며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 건 죄악이에요.
그러나 준호는 연희의 마지막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이 연희의 말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인지
아니면 눈앞에 놓인 광경에 넋이 나갔기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준호는 여태까지 느껴 보지 못한 종류의 몽롱한 아름다움이
자신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삶의 대부분을 비의지적으로 살아 온 생의 위기를
연희를 만남으로서 극복하게 된 것을 깨달았다.
준호는 연희의 얼굴을 정면에서 더 가까이 보고 싶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일으켜 연희의 상체를 덮치며 엎드렸다.
연희의 까만 눈동자가 빛났다.
그것은 포박을 당해 저항을 포기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짐승의 눈빛과도 같아 보였다.
준호가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순전한 우연이었지만
원초적 기질이기도 했다.
준호가 연희의 얼굴을 손가락 하나하나로 섬세하게 쓰다듬었다.
연희를 인지하는 감각이 시각에서 촉각으로 이어지며 준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다란 단 한 번의 충격을 피하고
대신 수백 개의 작은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커다란 충격만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작은 충격은 우리를 점점 비참 속에 몰아넣는다. 그것은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불행은 이렇게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 그건 마치 파탄 직전에 있는 상인이 파산을 감추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고 일생 동안 이자를 갚아가는
공포에 쌓인 소상인으로 그치는 것과 같다고 생각 된다.
나는 파산을 선언하고 다시 처음부터 개시하는 편을 택하고 싶다.
연희가 나타남으로 이제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가)
준호의 소유의 꿈은 간결해졌다.
일체의 욕망 중에 탐욕은 하나도 섞여 있지 않았다.
모든 걸 제자리에 돌려 주고도 둘은 편안히 넘쳐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희는 단지 하나 뿐인 새와 같은 존재이지만,
그 새를 공중에 날려 보내 주고,
망망한 하늘을 만족으로 간절히 보듬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지금은 전체의 풍경 중에 유독 한 사람의 존재만이 태산처럼 솟아 있을 뿐이었다.
사랑하고 싶을 뿐이었다.
밀착된 심장과 심장이 부딪혀 고동치고 있었다.
준호는 달콤한 동물적인 따스함을 가지고 연희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연희의 몸짓에 약간의 두려움이 섞여있는 것 같지만
그럴수록 준호는 더 맹목적인 완강함을 가지고 연희를 갖고 싶었다.
두 개의 외로움이 만나 하나의 절망을 낳았다.
연희처럼 뜨거운 여자, 연희처럼 어두운 여자를 준호는 몰랐다.
준호처럼 사랑에 목마른 남자, 준호처럼 사랑에 충족하는 남자도 연희는 몰랐다.
날은 흐려졌고, 태양은 사라졌다.
실내등은 켜져 있었고 침대시트가 절반가량 벗겨진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이 방을 들어왔을 때와 같이 흐트러짐이 없었다.
손목시계를 보니 시침은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연희는 쓰러지듯 잠들기 직전, 저항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연희는 사고형 인간이기 보다는 직관형 인간이었다.
준호가 섹스라면 제일 자신 없다고 말한 것과
그렇게나 고상한 얼굴을 가지고 자기는 성도착증 환자라고 말한 상반된 성격의 두 이야기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연희는 자기를 알게 되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섹스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연희는 섹스에 관심이 없었고, 잘 느낄 수도 없는 여자였다.
세상에는 섹스 따위 말고도 중요한 일이 많았다.
연희에게 남자들이란 멀리 하면 불평하고 가까이 하면 불손하게 구는 존재들이었다.
남자들은 대단히 젊잖게 행동하면서 자기는 많은 것을 절제할 수 있고
해를 끼치지 않으며 지켜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기 외의 남자들은 믿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이면서...
그러나 조금만 웃어주고 틈을 보이면 연희는 읽을 수 있었다.
달콤하고 흥분되는 짧은 얼마간을 음미하기 위해서
중요한 인식을 회피하고 적나라한 진실을 잃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얼굴들을...
즉 연희는 아무도 속일 수 없게 분명한 인간이었고
모든 남자에 대한 불신에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언제나 자신 없게 말하면서 애처럼 행동해 버리고
그것 때문에 곤란해져도 조금의 변명도 없이 잠잠하지만 비굴해 보이지 않는
이상한 남자와 자발적으로 함께 있는 것이다.
연희는 많은 부분에 있어 도전적인 여자였다.
마치 위험을 무릅쓰기 위해 때어난 인간처럼...
섹스는 연희에게 어떤 의미로는 가벼운 것이었다.
그것은 연희가 性이라는 것을 행위가 아닌 관념에 집중해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화 케이프 피어에서 살인자가 한 가족을 몰살시키기 위해 그 집안의 막내딸을 유혹하면서
실제로 관계하지 않고도 성이라는 도구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것은
연희의 이런 사고를 설명하는데 좋은 예가 된다.
연희가 그 영화를 보았을 때 줄리엣 루이스가 로버트 드니로의 엄지손가락을 빠는 모습은
섹스의 상징 그 자체로 각인되었다.
연희는 그 장면에서 몹시 흥분하고 있는 자기를 발견했는데
이유는 대학시절 짝사랑하던 선배와 처음으로 손을 잡았을 때의 강렬함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녀관계가 보다 특별해진다면 그것은 육체가 아닌 정신의 교감 때문이어야 하고,
섹스가 둘 만의 비밀스러운 놀이라는 점을 빼면
손을 잡는 것처럼 신체적 접촉에 불과할 수 있다는 생각이 연희에겐 있었다.
연희는 자기가 하는 행동이 본능의 경계 보다 강한 또 하나의 탐욕이라 할지라도
너무 많은 모험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손해를 보는 법이이라 생각하며
퍼즐을 맞춰보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연희가 일어나 커튼을 젖히자 실내조명 보다 강한 햇살의 무수한 입자들이 일제히 준호를 비췄다.
준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눈은 감았지만 깨어있는 것 같았다.
연희가 다시 준호 쪽을 바라보고 누워 두 손을 포개어 베게처럼 받치며 말했다.
-안 자는 거 알아요.
준호가 허락받아 그렇게 하는 사람처럼 슬며시 눈을 떴다.
연희가 모로 누웠던 자세를 고쳐 천정에 시선을 두고 바로 눕자 준호도 따라 그렇게 한다.
천정의 거울이 나란히 누워 있는 두 사람의 전신을 고스란히 비추고 있자 연희는
새삼스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것을 눈치 챘는지 준호가 이불을 끌어다 연희를 덮어주며 말했다.
-피곤은 좀 풀렸어요? 무슨 생각해요?
-아무것도... 사실 생각할 것이 별로 없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내가 기뻐해야 할까요 슬퍼해야 할까요?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죠? 어제 이후 나에겐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또 변화했어요.
-어떤 것들이 변했죠?
준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깐을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나를 대하는 연희씨의 태도...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요...
-그래요? 역시 남자들은 관계지향적인 여자와 달리
목표지향적이라 전화번호를 알아낸다든지, 키스나 스킨쉽을 허락받았을 때 성취감 같은 걸 느끼는가 보군요.
연희가 이렇게 말하자 준호는 억울하다 생각하며
거울에 비춘 연희의 모습에서 시선을 돌려 실제의 연희를 바라보았다.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밝은 빛이 연희의 옆 얼굴 윤곽에 테두리 같은 띠를 만들어 놓고 있었는데,
이마에서부터 콧등, 도톰한 입술과 턱선으로 이어지는 곡선의 어울림이 여인의 누드를 연상시키면서
준호는 순간 아찔해져서 눈을 세게 감았다 떴다.
연희는 뾰로통해진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준호씨 경우는 섹스를 한 후에야 사랑하게 되나요, 사랑한 후에야 섹스하게 되나요...
-연희씨, 그건....
-이미 생겨버린 인연을 해쳐가며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 건 죄악이에요.
그러나 준호는 연희의 마지막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이 연희의 말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인지
아니면 눈앞에 놓인 광경에 넋이 나갔기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준호는 여태까지 느껴 보지 못한 종류의 몽롱한 아름다움이
자신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삶의 대부분을 비의지적으로 살아 온 생의 위기를
연희를 만남으로서 극복하게 된 것을 깨달았다.
준호는 연희의 얼굴을 정면에서 더 가까이 보고 싶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일으켜 연희의 상체를 덮치며 엎드렸다.
연희의 까만 눈동자가 빛났다.
그것은 포박을 당해 저항을 포기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짐승의 눈빛과도 같아 보였다.
준호가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순전한 우연이었지만
원초적 기질이기도 했다.
준호가 연희의 얼굴을 손가락 하나하나로 섬세하게 쓰다듬었다.
연희를 인지하는 감각이 시각에서 촉각으로 이어지며 준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다란 단 한 번의 충격을 피하고
대신 수백 개의 작은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커다란 충격만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작은 충격은 우리를 점점 비참 속에 몰아넣는다. 그것은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불행은 이렇게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 그건 마치 파탄 직전에 있는 상인이 파산을 감추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고 일생 동안 이자를 갚아가는
공포에 쌓인 소상인으로 그치는 것과 같다고 생각 된다.
나는 파산을 선언하고 다시 처음부터 개시하는 편을 택하고 싶다.
연희가 나타남으로 이제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가)
준호의 소유의 꿈은 간결해졌다.
일체의 욕망 중에 탐욕은 하나도 섞여 있지 않았다.
모든 걸 제자리에 돌려 주고도 둘은 편안히 넘쳐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희는 단지 하나 뿐인 새와 같은 존재이지만,
그 새를 공중에 날려 보내 주고,
망망한 하늘을 만족으로 간절히 보듬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지금은 전체의 풍경 중에 유독 한 사람의 존재만이 태산처럼 솟아 있을 뿐이었다.
사랑하고 싶을 뿐이었다.
밀착된 심장과 심장이 부딪혀 고동치고 있었다.
준호는 달콤한 동물적인 따스함을 가지고 연희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연희의 몸짓에 약간의 두려움이 섞여있는 것 같지만
그럴수록 준호는 더 맹목적인 완강함을 가지고 연희를 갖고 싶었다.
두 개의 외로움이 만나 하나의 절망을 낳았다.
연희처럼 뜨거운 여자, 연희처럼 어두운 여자를 준호는 몰랐다.
준호처럼 사랑에 목마른 남자, 준호처럼 사랑에 충족하는 남자도 연희는 몰랐다.
날은 흐려졌고, 태양은 사라졌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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