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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 - 10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32 550회 0건
연희와 민숙은 불을 끄고 누웠다.
두 사람은 어둠 속에 가만히 누워서 밤중을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와
도시 위로 부는 바람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에 민숙이 물었다.
-자니?
-아니, 아직 안 자.
민숙은 갑자기 얘기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너를 거만하고 매혹적이고 방종하다고 말하지만
그 말들에는 언제나 존경의 뉘앙스가 섞여 있어서 나를 놀라게 하곤 했어.
너 같은 여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개성 있는 방법으로 잘 헤쳐 나갈 것이 틀림없어.

졸린 목소리로 연희는
-그래
라고 말했다.

-너는 무슨 일이든지 꽉 붙들고 있으려 드는 류의 여자는 아니잖니.
너는 내키고 마음에 들면 무섭게 몰입하다가도,
갑자기 그것에 흥미를 잃고 내던져버리길 잘하지. 너는 짚시 같은 데가 있잖아.
그러니까 지금의 네 상황도 잠정적인 것 일거야.

연희는 민숙의 말을 더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실망해서 생각했다.
(민숙이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군)
연희는 계속되는 민숙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연희가 더이상 반응을 안 하자 민숙은 연희의 어깨를 흔들어보았다.
연희는 마치 깨울 수 없이 깊고 돌같이 무감각한 잠에 빠져서
도달할 수 없이 먼 세계에 있는 사람 같아보였다.

민숙은 연희에게 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민숙은 연희와 준호를 오버랩 시켜 떠올렸다.
(준호의 얼굴에는 고향 없는 사람의 슬픔과
연희를 바라보는 자유의 야생적인 행복감이 동시에 있었다.
연희는 화산과 같은 여자다.
유혹적이고 천진난만하면서도 도덕가연하지 않고,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멀고 생소하고 붙잡을 수 없는 여자다.
둘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아! 준호가 유부남만 아니었더라도...)

민숙은 눈을 감은채로 머리를 흔들었다.
(축복해줄 수 없는 마음으로 연희와 시간을 더 보내다간 얘가 미워질지도 모르겠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자.)





아침에 연희가 먼저 일어나 민숙을 위해 야채즙을 만들었다.
그것을 사이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데
민숙이 가느다랗게 조금 뜬 눈을 부비며 몇 시냐고 물었다.
연희는 7시라고 대답했지만 실은 8시였다.
조금 더 푹 자게 놔두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민숙은 곧 일어나 앉았다.
-나 집에 가야겠어.
민숙이 야채즙을 마시며 말했다.
-그러니.. 좋을대로 하렴.

연희는 예정 보다 일찍 돌아가려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민숙도 붙잡지 않는 연희가 섭섭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우정은 언제까지나 흔들리지 않을 것이었지만
연희에게 닥친 일로 두 사람 사이에 생겨버린 벽은 도리 없는 현실이었다.

연희는 민숙을 서울역 까지 데려다주었다.
-미안해
라고 연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미안하니?
민숙의 생각의 쓴 맛이 민숙의 말 속에 아이러니칼한 날카로움을 주었다.
-모든 것이 다
라고 연희는 슬프게, 신비스럽게 말했다.
민숙은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좀 더 낮은 목소리로 연희는 말했다.
-너를 실망시킨 것이...

연희의 눈에 덮여 있는 우수의 그늘은 연희가 민숙의 염려를 바로 이해했으나
자기가 친구의 바람대로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잠시 동안 동정과 비애와 애정을 가지고 잠자코 서로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작별의 순간이 오자 연희가 깊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다면 가끔 전화해서 내 얘기를 해도 되겠니. 나의 쓰레기통이 되어주겠니.
민숙은 안 된다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연희의 불안한 긴장과 애정이 뒤섞인 얼굴이 그러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 그러렴...

그리고 플렛폼 쪽으로 몇 발자국 걸어가다 다시 돌아와 결심한 듯 말했다.
-나는 어쩌면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놔두고서 딴 이야기만 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 사람 단 한 순간도 너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어.
너를 바라보는 눈에서 너를 진심으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
하지만 나를 더 놀라게 한 건 그 사람 보다 너의 눈이었어.
나는 지금까지 네가 누군가의 옆에서 그렇게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본 적이 없어.
그 사람을 바라보는 너의 눈은 강하고 열렬한 광채를 띠고 있더라.
이제는 가야겠어.

그 말은 연희에게 위안이 아니라
오히려 극도의 불안감을 주는 목소리로 귀에 쟁쟁하게 울리고 있었다.






사람이 어쩌면 자기의 생활 속에서
그처럼 많은 자리를 한 여자에게 내어줄 수 있단 말인가!

캠퍼스는 개강했고 활기에 넘쳐 흘러갔지만
준호는 연희의 주변에 고여 있었다.
연희의 힘은 준호에게 넓게 미쳤다.
연희의 힘은 헤어져 있는 시간에도 준호에게 미쳤다.
준호는 연희를 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연희와 함께 있었다.
날이 새는 놀랍게 황홀한 시간에, 가을의 빛깔이 깨어나는 것을 바라볼 때,
커피를 마실 때, 길을 걸을 때도 늘 연희와 함께였고
밤이면 침대에 누워 연희를 생각하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준호는 지난날 슬픔과 권태에 잠겨
사정없이 회전하는 쳇바퀴와도 같이 시작되던 하루의 시작이
자기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를 이제는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준호는 생각했다.
(그런 날들이 얼마나 먼 옛날이 되고 말았는가.
전에는 내 생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던가? 이제는 더 묻지 않는다.
내가 만약 기도드릴 수 있다면 지금 그것을 하고 싶다.
나는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빌고 싶다. 나의 죄를 긍휼이 여겨달라고.
나의 행복은 나를 전율시킨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면
준호가 행복이라 부르는 것에는 두려움이 섞였다.

-우린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아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준호는 생각했다.
(이 여자의 이런 믿음이 나를 얼마나 방황하게 만드는가.
이 여자는 결혼을 위해서 만들어진 여자일까?
그리고 나 자신은 이 여자와 나를 지탱하는 것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무섭게 긴 주말을 보내고 연희를 보러 가는 차 안에서 준호는 또 생각했다.
(나는 감사를 모르는 인간이다.
두 달 전만 해도 나는 맹목적인 애정과 헌신의 눈을 가진 아내를 위해서
무엇이든지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든가.
그러나 지금의 나는 연희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유령의 생각들은 사라지거라!
나는 살고 싶다.
연희를 느끼고, 연희의 그 까만 눈동자를 보고 목소리를 듣고 싶다.
나는 회의하고 싶지 않다. 공포를 느끼고 싶지 않다.)



월요일 밤 열시쯤 연희는 S커피숍 창가에 앉아
개학을 맞아 변동된 새로운 수업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었다.
연희는 준호에게 오늘은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으나
10분만 내어달라는 준호의 소원을 이번에도 외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말 10분 후에 돌아갈 사람이 아니고
새벽까지 함께 있길 원하며 헤어지는 것을 힘들어 할 것이란 걸 연희는 알고 있었다.

밖은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래도 나무는 굳게 서서 흔들리는 가지로 도로 위에 자기의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
구름을 벗어난 달이 비스듬히 공원 위에 걸려
피곤하고 싸늘한 빛으로 연희의 하는 일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준호가 빠른 걸음으로 작은 쇼핑백을 하나 들고
기쁨에 넘친 빛나는 얼굴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연희는 스케줄 표를 덮고 준호가 문들 열고 들어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흐리게 미소 지었다.
준호는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붉은 립스틱을 엷게 바르고 있는
연희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넘친 한 마디를 외쳤다.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오지 말라니까 왜 이렇게 고집불통이에요.
라고 연희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준호가 그런 연희의 심리를 눈치 채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쇼핑백 속에서 작은 케익 상자를 꺼냈다.
치즈케익이었다.
-학교 앞에 치즈케익으로 유명한 제과점이 있어요.
오늘 그 앞을 지나는데 연희씨 생각이 나더라구요...
-이거 하나 주려고 한 시간을 운전해서 왔단 말이에요?
-설마 정말 10분 뒤에 가라고 할 건 아니죠?
- 이런 거짓말쟁이. 아주 감동적이고 고상한 연기였어요.
연희는 마치 어머니가 세 살짜리 아이의 말썽에 한숨 짓 듯,
참을성 있게 그러나 좀 화를 내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연희씨의 파란 원피스가 더 감동적이에요. 아주 인상 깊어요.

달콤한 치즈케익과 쓴 커피의 조합은 매혹적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은 것이었다.
준호와 연희는 매일 만났고, 끊임 없이 대화를 했고, 서로를 지극히 집중하여 바라봤고,
키스를 했고, 공범이 되었다.

그것은 끊을 수 없는 끈이었다.
도덕의 눈초리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자기를 마비시키는 일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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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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